Kim Dong-ryul
작은 라디오로 들어도 같은 감정이 전해지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고 그는 6집 「동행」을 내며 말했다.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곁의 사람들 ⏳🌊
- 우정서동욱
「첫사랑」 데모를 듣고 보낸 긴 감상평이 계기가 되어 함께 전람회를 결성한 동료로, 2024년 세상을 떠났다.
- 프로듀서신해철
1994년 전람회 데뷔 앨범을 프로듀스해 갓 스무 살이 된 김동률을 가요계에 내놓았다.
- 우정이승환
휘문고 선배로, 김동률이 쓴 「천일 동안」과 「다만」을 1995년에 불렀다.
- 우정이소라
김동률의 곡 「너무 다른 널 보면서」를 불렀고, 2018년 「사랑한다 말해도」에서 그와 듀엣을 했다.
- 우정이적
1997년 카니발을 함께 만들어 「그땐 그랬지」와 「거위의 꿈」을 남겼고, 이후 뮤직팜에서 함께했다.
- 우정이상순
2010년 베란다 프로젝트를 함께했고, 6집의 「청춘」에도 참여했다.
I. 피아노만 허락된 집 · 1974–1993
(출생) 1974년 3월, 대한민국 서울 역삼동(오늘날 강남구)에서 태어났다. 학구적인 집안이라 공부 말고 허락된 것은 피아노 연습 정도였다고 하는데, 그 피아노가 그를 작곡으로 이끌었다. 초등학교 때 첫 곡을 썼고, 열네 살 무렵에는 훗날 전람회의 「첫사랑」이 되는 노래를 만들었다. (학교) 서울역삼초등학교와 단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를 거쳐 1993년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휘문고는 이승환의 모교이기도 해서 두 사람은 선후배 사이가 되었고, 이 인연은 몇 해 뒤 곡 작업으로 이어진다. (만남) 1993년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에 입학했다. 음악을 직업으로 삼겠다는 계획은 그때까지 뚜렷하지 않았다. 계기를 만든 사람은 서동욱이었다. 김동률이 2025년에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서동욱은 친구를 통해 「첫사랑」 데모를 듣고 긴 감상평을 보내왔다. 그 글이 우정이 되었고 밴드 결성으로 이어졌다. 두 사람 이름에 모두 '동' 자가 들어 있어 신촌 시절에는 '동동 브라더스'로 불렸다. (가요제) 둘은 2인조 전람회를 꾸려 그해 MBC 대학가요제에 나갔다. 김동률이 곡을 쓰고 서동욱이 노랫말을 붙인 「꿈속에서」로 대상과 특별상을 함께 받았다. 곡은 고교 시절에 이미 완성해 두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7년에 시작된 대학가요제는 1990년대 초에도 대학생 아마추어가 가요계로 들어서는 대표적인 관문이었다. 피아노를 치던 공대 신입생이 하룻밤 사이에 음반 데뷔를 앞둔 신인이 되었다.
II. 전람회와 카니발 · 1994–1997
(데뷔) 1994년 5월, 전람회 1집 「Exhibition」이 나왔다. 프로듀서는 신해철이었다. 김동률이 작곡과 피아노, 보컬을 맡고 서동욱이 베이스를 쳤다. 낮게 깔리는 김동률의 목소리와 절제된 발라드는 「기억의 습작」을 타고 대학가 너머로 퍼졌다. 앨범은 60만 장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CD와 카세트테이프가 함께 팔리며 음반 시장이 정점으로 치닫던 때였다. (입대) 1994년 10월, 두 사람은 같은 날 입대했다. 김동률은 육군 제52보병사단 군악병으로 복무했고 1996년 4월 방위병으로 소집 해제되었다. 데뷔 앨범이 한창 사랑받는 동안 팀 전체가 자리를 비운 셈이었다. (졸업) 복무를 마친 1996년에 2집 「Exhibition 2」를 냈고, 1997년 3집 「졸업」에는 열네 살에 쓴 「첫사랑」을 실었다. 앨범 제목대로 전람회는 그해 활동을 마쳤다. 서동욱은 음악을 떠나 스탠퍼드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고 금융계로 진로를 옮겼다. (카니발) 같은 해 김동률은 라디오 공연에서 알게 된 이적과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을 결성했다. 패닉에서 날 선 노랫말을 쓰던 이적과 정제된 발라드를 쓰던 김동률은 결이 달랐다. 그런데도 펑크(funk) 리듬과 브라스를 끌어들인 단 한 장의 앨범 「Carnival」에서 「그땐 그랬지」와 「거위의 꿈」이 나왔고, 앨범은 골든디스크 본상을 받았다. 두 사람의 우정은 이후 30년 가까이 이어졌다. (곡 제공) 같은 시기 다른 가수에게도 곡을 썼다. 휘문고 선배 이승환에게는 1995년 「천일 동안」과 「다만」을 주었고, 같은 해 황호욱에게 써 준 「너무 다른 널 보면서」는 뒤에 이소라가 다시 불렀다. 한참 뒤인 2016년에는 이소라에게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도 주었다. 스무 살 무렵에 이미 남의 목소리에 맞춰 곡을 쓰는 작곡가이기도 했다.
신해철이 프로듀스한 전람회 데뷔 앨범에 실려 스무 살 김동률의 목소리를 알린 곡이다.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에 이 앨범이 등장하면서 다른 세대에게도 다시 닿았다.
- 피아노가 이끄는 담백한 반주 위에 김동률의 낮고 굵은 목소리(바리톤 음역)가 얹힌다. 꾸밈보다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감정을 전하는 그의 창법이 이미 이때 자리 잡혀 있다.
- 서동욱의 베이스는 앞에 나서지 않고 밑을 받친다. 2인조라는 단출한 편성이 소리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 아날로그 녹음에서 디지털 녹음으로 넘어가던 1990년대 중반의 발라드다. 건반 악기로 만든 현악 소리가 빈 공간을 채우는 질감이 그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것처럼 들린다.
- 지나간 시절과 그리움을 1인칭으로 담담하게 되짚는 화법은 이후 그의 노랫말 대부분에 이어지는 기본 태도다.
전람회를 마친 해에 이적과 만든 카니발의 곡이다. 발라드에 머물던 김동률이 다른 결의 음악가와 부딪쳐 낸 소리이며, 골든디스크 본상을 안겼다.
- 끊어 치는 기타와 베이스로 몸을 들썩이게 하는 흑인 음악의 리듬(펑크, funk)이 바탕에 깔린다. 김동률의 솔로 발라드와 가장 거리가 먼 그루브다.
- 앨범에 미국의 브라스 편곡자 제리 헤이의 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관악기들이 짧게 끊어 치며 리듬을 찌르는 반주(브라스 섹션)에 귀를 기울여 볼 만하다.
- 높고 날카로운 이적의 음색과 낮고 둥근 김동률의 음색이 주고받으며 대비를 이룬다.
- 지나간 학창 시절을 오랜 친구에게 말 걸듯 회고하는 화법이어서, 무겁지 않은 향수가 남는다.
III. 혼자 서다, 보스턴으로 · 1998–2003
(독립) 1998년 첫 솔로 앨범 「망각의 그림자」를 냈다. 「배려」가 앨범을 대표했고, 앨범은 20만 장 넘게 팔렸다. 그보다 앞선 1996년 김원준에게 써 준 「SHOW」는 경쾌한 댄스곡이어서 발라드 작곡가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해 성탄절에는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유학) 1999년 그는 연세대를 그만두고 미국 보스턴의 버클리 음악대학에 들어가 작곡과 영화음악을 공부했다. 이미 히트곡을 가진 가수가 다시 학생이 된 셈이었고, 2003년 학사 과정을 마쳤다. (희망) 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도 앨범은 계속 나왔다. 2000년 2집 「희망」에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사물놀이가 함께 실렸고, 양파와 부른 「벽」이 소개되었다. 강의실에서 익히던 관현악 어법을 곧바로 자기 음반에 옮겨 본 시도였다. 커다란 편성의 현악은 이후 그의 음악을 알아보게 하는 특징이 된다. (귀향) 2001년 10월에 낸 3집 「귀향」은 국악과 클래식의 질감을 섞었다. 타이틀곡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는 음악 순위 프로그램 1위에 올랐고, 앨범은 26만 장 넘게 팔려 솔로 앨범 가운데 가장 많이 나갔다. 고향을 떠나 공부하던 시기에 앨범 제목을 「귀향」이라 붙인 것도 그 무렵의 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 시기 그는 박효신에게 「동경」을 써 주기도 했다.
버클리 유학 중에 낸 3집 「귀향」의 타이틀곡이다. 음악 순위 프로그램 1위에 올라, 학생으로 돌아간 그가 여전히 대중 곁에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 피아노로 시작해 현악이 한 겹씩 쌓여 가는 편곡이다. 버클리에서 공부하던 관현악 편곡 감각이 발라드 안에 녹아 있는 것처럼 들린다.
- 앞부분(벌스)은 낮은 음역에서 말하듯 부르고, 후렴(코러스)으로 갈수록 현악이 두터워지며 목소리도 높아진다. 감정이 조금씩 차오르도록 짠 형식이다.
- 헤어진 사람에게 다시 마음을 꺼낼지 망설이는 혼잣말 같은 화법이다. 크게 외치기보다 삼키듯 부르는 대목에서 머뭇거림이 전해진다.
- CD가 아직 음반 시장의 중심이던 시기의 곡이다. 3집은 26만 장 넘게 팔려 그의 솔로 앨범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다.
IV. 토로와 독백 · 2004–2010
(토로) 2004년 3월, 유학을 마치고 낸 첫 앨범인 4집 「토로」가 나왔다. 보사노바와 삼바, 팝 오페라까지 끌어들였고 이소은과 함께 부른 「욕심쟁이」도 실었다. 앨범은 발매 직후 음반 판매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그는 이 앨범으로 한 단계를 마무리했으며 다음 앨범부터는 더 성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8월 서울·부산 공연 실황은 이듬해 라이브 앨범 「초대」로 묶였다. (진행)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MBC TV 음악 프로그램 「For You」와 KBS 쿨FM 「뮤직 아일랜드」를 진행했다. 2007년에는 「감사」로 KBS 바른언어상 아름다운 노랫말 부문에 선정되었다. (뮤직팜) 2007년부터는 이적이 소속된 뮤직팜과 함께했다. 그해 낸 베스트 앨범 「Thanks」에는 신곡 「감사」가 실렸다. (독백) 2008년 1월에 낸 5집 「Monologue」는 음원이 음반을 밀어내던 시기에 나왔다. 그런데도 앨범 판매 1위에 올랐고 10만 장 넘게 팔렸다. 열 곡 가운데 「출발」과 「뒷모습」을 뺀 모든 곡의 가사를 직접 썼다. 이 앨범으로 골든디스크 음반 본상과 2009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팝 음반상을 받았고, 「다시 시작해보자」로 엠넷 KM 뮤직 페스티벌 작사상을 받았다. 그해 세 차례 공연은 빠르게 매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란다) 2010년에는 이상순과 베란다 프로젝트를 꾸려 앨범 「Day Off」를 냈다. 대편성 편곡에서 잠시 내려와, 친구와 어쿠스틱 악기 몇 대로 소박하게 연주한 휴가 같은 작업이었다.
음반 시장이 바닥을 치던 2008년에 10만 장 넘게 팔린 5집 「Monologue」의 곡이다. 거의 모든 가사를 직접 쓴 앨범에서 나온 노래다.
- 2008년 4월 싸이월드 디지털 뮤직 어워드에서 이달의 노래로 뽑혔다. 미니홈피에 배경음악을 걸어 마음을 드러내던 시절의 풍경 한가운데 있던 곡이다.
- 앨범 제목처럼 독백에 가까운 화법이다. 사랑 앞에서 계산 없이 솔직해지고 싶은 마음을 꾸밈없이 털어놓는다.
- 피아노와 현악 위에 목소리를 가까이 붙여 녹음한 소리가 귓가에서 말하는 듯한 친밀감을 만든다.
- 골든디스크 디지털 음원 부문 후보에도 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원 시대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음반과 음원 양쪽으로 사랑받은 드문 예다.
V. 4년의 시계 · 2011–2019
(크리스마스) 2011년 11월, 3년 10개월 만에 EP 「KimdongrYULE」을 냈다. 제목은 성탄절을 뜻하는 옛 영어 YULE에서 따왔다. 타이틀곡 「Replay」는 2000년대 초에 써 두었던 곡이고, 「겨울잠」은 직접 피아노를 치며 부른 곡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법」에는 이적, 유희열, 윤상, 박정현 등 음악인 18명이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방송 대신 공연으로 앨범을 알리겠다고 했다. (동행) 2014년 10월 정규 6집 「동행」이 나왔다. 타이틀곡 「그게 나야」는 공개 직후 음원 사이트 8곳의 실시간 차트에서 1위에 올랐고, SBS 「인기가요」와 KBS 「뮤직뱅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상순과 함께한 「청춘」, 같은 소속사 후배 존박과 함께한 「Advice」도 실렸다. 그는 유행이나 어려운 음악 문법에 기대지 않고, 작은 라디오로 들어도 같은 감정이 전해지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듬해 가온차트 K-POP 어워즈에서 「그게 나야」로 올해의 가수상 음원 부문(10월)을 받았다. (답장) 2018년 1월에는 EP 「답장」을 냈다. 전년도에 영국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녹음했고, 이소라와 함께 부른 「사랑한다 말해도」를 실었다. 발매 전 그는 SNS에 스무 살의 자신이 이런 순간을 상상이나 했을지 묻는 글을 남겼다. 같은 해 아이유가 함께 부른 싱글 「동화」도 발표했다. (주기) 앨범과 앨범 사이가 3~4년씩 벌어지면서 '4년 주기 가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대신 그 사이를 공연이 채웠다. 2019년에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래된 노래」를 여덟 차례 무대에 올렸다.
2000년대 초에 써 두었다가 10년 가까이 지나 크리스마스 EP의 타이틀곡으로 낸 노래다. 공개되자마자 주요 음원 차트 정상에 올랐다.
- 5분 39초에 이르는 긴 곡이다. 한 곡 안에서 여러 차례 조를 옮겨(전조) 음높이를 끌어올리고, 바뀔 때마다 감정의 층이 한 단계씩 높아진다.
- 오케스트라 반주가 곡 전체를 감싸는 장대한 편곡이어서, 짧은 훅을 반복하는 당시 음원 차트의 곡들과 정반대의 길을 간다.
- 제목처럼 지나간 사랑의 장면들을 되감아 다시 틀어 보는 화법이다. 회상이 거듭될수록 목소리의 세기도 커진다.
- 그는 이 앨범을 방송 대신 공연으로 알렸다. 라이브에서는 전조마다 오케스트라가 한꺼번에 부풀어 오르는 순간이 이 곡의 백미로 꼽힌다.
정규 6집 「동행」의 타이틀곡으로, 방송 출연 없이 음원 사이트 8곳과 지상파 순위 프로그램 1위를 함께 차지했다. 작은 라디오로 들어도 같은 감정이 전해지기를 바랐다는 그의 말이 그대로 담긴 곡이다.
- 멜로디와 가사가 먼저 들리도록 편곡을 절제했다. 유행하는 소리나 어려운 문법을 피하겠다던 그의 제작 의도가 소리로 드러난다.
- 상대에게 자기 마음의 전부를 숨김없이 털어놓는 고백의 화법이다. 후렴에 이르러 망설임이 확신으로 바뀌는 흐름이 노래의 축이다.
- 공개 직후 실시간 차트 8곳에서 1위에 올랐다. 아이돌 음악이 차트를 이끌던 2014년에 30대 이상 청취자를 다시 음원 사이트로 불러들인 장면으로 기억된다.
-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공유가 출연했다. 무대 대신 영상과 공연으로 곡을 알리는 그의 방식이 이때도 이어졌다.
6집 이후 3년 3개월 만에 낸 EP의 타이틀곡이다. 앨범의 다음 순서를 기다려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데 대한 고마움이 앨범 전체의 정서로 깔려 있다.
- 영국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녹음했다. 2집 「희망」 이후 다시 이어진 인연으로, 실제 대편성 현악이 내는 깊은 울림을 들을 수 있다.
- 제목처럼 누군가의 편지에 답하듯 2인칭으로 말을 건네는 화법이다. 혼잣말이 많았던 이전 곡들과 결이 다르다.
- 공개 이튿날 아침 음원 사이트 7곳의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고, 수록곡이 차트 상위권에 나란히 줄지어 올랐다.
-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현빈이 출연했다.
VI. 산책 · 2020–2026
(기록) 2020년 9월, 전년도 공연 실황을 담은 「KIMDONGRYUL LIVE 2019 오래된 노래」가 나왔다. 스트리밍이 음악 소비를 지배하던 시기였지만 그는 실황을 음반으로 남기는 방식을 계속 이어 갔다. (멜로디) 2023년에 싱글 「황금가면」과 「옛 얘기지만」, 그리고 「망각」의 라이브 버전을 발표했다. 그해 콘서트 「Melody」는 6회 공연에 약 6만 명이 찾았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싱글 「산책」을 냈다. (이별) 2024년 12월 18일, 서동욱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는 사모펀드 회사의 부대표로 일하고 있었다. 김동률의 음악 인생을 연 동료이자 신촌 시절의 단짝이었다. (산책) 2025년 11월, 1만 석 규모의 KSPO돔에서 연 콘서트 「산책」은 7회 공연 동안 약 7만 명이 찾았고 예매가 열리자마자 매진되었다. 그는 미국 유학 시절 배리 매닐로우의 공연을 보고 빅밴드와 오케스트라를 곁에 둔 무대를 꿈꾸게 되었다고 말했다. 앙코르에서는 서동욱을 기리며 「첫사랑」과 「기억의 습작」을 불렀다. 마지막 공연에서는 「첫사랑」을 끝까지 부르지 못했고, 못다 부른 부분을 관객이 조용히 채웠다. 1주기에 그는 아직도 많이 보고 싶고 힘들지만 전람회의 노래를 오래 부르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이 공연은 대중음악계 종사자들이 꼽은 그해 최고의 공연에 이름을 올렸다. (단출) 2026년 10월 17일부터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래된 노래」를 7회 일정으로 열고 있다. 전람회 시절까지 통틀어 처음으로 오케스트라 없이 전담 밴드 '율밴'과 목소리만으로 꾸민 무대다. 그는 대곡 스타일을 여전히 좋아하지만 한 번쯤 단출한 공연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덜 알려진 이야기
(쇼) 스포츠 경기장과 응원석에서 오래 불려 온 김원준의 「SHOW」를 쓴 사람이 김동률이다. 발라드 작곡가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이 경쾌한 댄스곡의 작곡가가 그라는 사실은 지금도 기사 제목에 '뜻밖'이라는 말이 붙을 만큼 덜 알려져 있다. 그는 같은 시기 장혜진의 「1994년 어느 늦은 밤」도 썼는데, 김현철의 조언으로 피아노 중심으로 편곡되었다고 전해진다. (편지) 전람회의 결성 경위는 오랫동안 대학가요제 출전 이야기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 앞에 있었던 일, 곧 서동욱이 친구를 통해 「첫사랑」 데모를 듣고 장문의 비평을 보내왔고 그 글이 우정과 밴드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는 2025년 12월 서동욱 1주기에 김동률이 쓴 추모 글에서 자세히 밝혀졌다. 열네 살에 쓴 노래 한 곡이 한 팀의 출발점이었던 셈이다. (피아노) 그는 학구적인 집안에서 공부 외에는 피아노 연습만 허락받았고, 그 영향으로 초등학교 때 처음 작곡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제한된 환경에서 고른 악기 하나가 평생의 작법이 되었다. 그의 곡이 대체로 피아노에서 출발해 현악으로 넓어지는 것도 이 이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매닐로우) 그의 공연을 상징하는 대편성 오케스트라에는 구체적인 기원이 있다. 2025년 「산책」 무대에서 그는 미국 유학 시절 배리 매닐로우의 공연을 보고 빅밴드·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무대를 꿈꾸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2026년 「오래된 노래」가 전람회 시절까지 통틀어 처음으로 오케스트라 없이 꾸민 무대라는 점은, 30년 넘게 지켜 온 방식을 스스로 내려놓는 실험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용어 노트 📚🔎
대학가요제
(한국 대중음악에서) MBC가 1977년부터 열어 온 대학생 노래 경연 대회다. 아마추어 대학생이 직접 쓴 곡으로 무대에 서고, 상을 받으면 음반 계약과 방송 출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가수가 되는 대표적인 관문으로 꼽혔다. 김동률도 1993년 전람회로 대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학교 축제 장기자랑에서 1등을 했더니 그 자리에 와 있던 방송국 사람이 바로 데뷔를 제안한 것과 비슷하다.
싱어송라이터
(말뜻) 영어 singer(노래하는 사람)와 songwriter(노래를 쓰는 사람)를 합친 말로, 자기가 부를 노래를 직접 쓰는 사람을 뜻한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작곡가가 만든 곡을 받아 부르는 가수와 달리, 곡을 쓰고 노랫말을 붙이고 노래까지 직접 하는 음악인을 가리킨다. 김동률처럼 편곡과 프로듀싱까지 맡는 경우도 많다. 남이 낸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직접 내고 직접 풀어서 발표하는 학생을 떠올리면 된다.
프로젝트 그룹
(한국 대중음악에서) 계속 활동할 정식 팀이 아니라, 특정한 앨범이나 기간을 정해 놓고 잠시 모인 팀을 말한다. 각자 원래 하던 활동이 따로 있고, 작업이 끝나면 다시 흩어진다. 김동률과 이적의 카니발, 김동률과 이상순의 베란다 프로젝트가 그런 예다. 학교 과학 경진대회 때만 다른 반 친구와 짝을 지어 함께 작품을 만들고, 대회가 끝나면 각자 반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 (다른 데서는) 회사에서 프로젝트 팀이라고 하면 특정 업무를 위해 여러 부서에서 사람을 모아 꾸린 임시 조직을 뜻한다.
타이틀곡
(한국 대중음악에서) 앨범에 실린 여러 곡 가운데 대표로 내세워 방송과 홍보에 쓰는 곡이다. 뮤직비디오도 대개 이 곡으로 만든다. 앨범 이름과 제목이 같을 때도 있고(「답장」), 다를 때도 있다(6집 「동행」의 「그게 나야」). 반 대표로 대회에 나갈 친구 한 명을 뽑는 것과 비슷하다. 반 전체가 실력이 있어도 바깥에 처음 얼굴을 내미는 사람은 대표 한 명이다.
전조
(말뜻) 전조(轉調)는 조(調)를 옮긴다(轉)는 뜻이다. 우리말로는 조바꿈이라고도 한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노래 중간에 기준이 되는 음 높이(조)를 통째로 바꾸는 것이다. 발라드에서는 마지막 후렴을 한두 음 높여 부르며 감정을 끌어올리는 데 자주 쓴다. 김동률의 「Replay」는 한 곡 안에서 여러 번 전조한다.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다가 마지막 소절만 다 함께 한 칸 높여 부르면 갑자기 분위기가 고조되는데, 그게 전조의 효과다.
피처링
(말뜻) 영어 featuring에서 온 말로, 누군가를 특별히 내세운다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한 가수의 곡에 다른 가수가 손님처럼 참여해 일부를 부르는 것을 말한다. 곡 제목 뒤에 feat.를 붙여 표시한다. 김동률의 「동화」에는 아이유가, 「욕심쟁이」에는 이소은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발표회에서 내가 주인공이지만 한 대목은 친구가 함께 나와 거들어 주는 것과 같다. 노래의 주인은 여전히 원래 가수다.
실시간 차트
(한국 대중음악에서) 멜론이나 벅스 같은 음원 사이트가 한 시간 단위처럼 짧은 간격으로 어떤 곡이 가장 많이 재생되었는지 순위를 매겨 보여 주던 차트다. 2010년대에는 신곡이 나오면 몇 개 사이트에서 1위를 했는지가 성공의 기준처럼 쓰였다. 「그게 나야」가 8곳에서 1위를 했다는 말이 그런 뜻이다. 게임에서 지금 이 순간 접속자 점수 순위가 계속 바뀌며 보이는 실시간 랭킹 화면과 같다. 다만 순간의 순위라서 하루가 지나면 크게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