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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ramhoe

전람회 (1993–1997)

‘너를 빼고 나의 청춘이 존재할 수 있을까’ — 2024년 겨울, 김동률이 친구 서동욱을 보내며 남긴 글의 첫 문장

한눈에 보기 🔭💭

1. 뿌리대한민국 서울 결성휘문고 데모 테이프「첫사랑」 감상문2. 데뷔대학가요제 대상「꿈속에서」신해철·김형석 제작3. 정점1집 「기억의 습작」군 복무2집 「취중진담」4. 졸업EP 「졸업」1997년 해체서동욱의 흥얼거림5. 이후카니발과 솔로서동욱 금융인의 길「건축학개론」 역주행6. 이별2024년 서동욱 별세추모 콘서트 「산책」전람회1993–1997휘문고 동창 두 사람이 음반 세 장으로 199…
무대의 여정 🧭🗺️
N대한민국서울1991–1997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곁의 사람들 ⏳🌊

  • 멤버김동률

    모든 곡의 작곡과 대부분의 편곡을 맡고 노래와 피아노를 맡은 전람회의 음악적 중심이었으며, 해체 뒤 카니발과 솔로로 활동을 이어 갔다.

  • 멤버서동욱

    김동률의 데모 테이프를 듣고 감상문을 보내 전람회의 출발점을 만들었고, 베이스와 노랫말을 맡았으며, 해체 뒤에는 금융인으로 일하다 2024년 세상을 떠났다.

  • 프로듀서신해철

    대학가요제 선배로서 1집을 함께 제작하고 2집을 감독했으며, 두 사람에게 사운드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신촌의 동동브라더스라는 별명을 붙였다.

  • 프로듀서김형석

    신해철과 함께 1집의 공동 제작자로 참여해 음반이 나올 수 있게 했고, 「향수」의 편곡을 맡았다.

  • 우정이적

    해체한 그해 김동률과 카니발을 결성했고, 서동욱이 세상을 떠났을 때 모든 것을 나눈 사이였다며 추모했다.

YouTube에서 4곡 이어 듣기 ↗

I. 데모 테이프와 감상문 · 1991–1993

(결성) 1993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휘문고등학교 동창 김동률과 서동욱이 만든 2인조였다. 그해 MBC 대학가요제 대상으로 세상에 처음 이름을 알렸고, 이듬해 대영AV에서 첫 음반을 냈다. 두 사람은 1974년 3월과 4월에 태어난 동갑이었다. (데모) 시작은 김동률이 고등학생 때 혼자 만든 데모 테이프였다. 그 안에 든 「첫사랑」을 친구의 친구를 거쳐 들은 서동욱이 긴 감상문을 써 보냈고, 그 글 덕분에 두 사람은 친구가 됐다. 김동률은 훗날 이 곡을 전람회가 생겨난 결정적 계기로 꼽았다. 1991년 휘문고 교내 한티가요제에서는 두 사람이 화음을 맞춰 부른 「다짐」이 상을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분업) 둘은 나란히 연세대학교에 들어갔다. 역할은 일찍부터 나뉘었다. 김동률은 곡을 쓰고 피아노를 치며 노래했고, 서동욱은 베이스를 치고 노랫말을 썼다. (가요제)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두 사람은 재즈풍의 「꿈속에서」로 대상과 특별상을 함께 받았다. 둘 다 1학년이었고, 가락은 김동률이 짓고 가사는 서동욱이 썼다. 대학가요제는 1980년대까지 대학생 음악인을 가요계로 들여보내는 대표 통로였다. 무한궤도로 이 무대를 거친 신해철이 곧 두 사람의 첫 제작자가 된다.

♪꿈속에서1993 (재녹음 1997)무대 전람회 (김동률·서동욱) · 1993 MBC 대학가요제

대학 1학년생 두 사람에게 1993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과 특별상을 안긴 곡이다. 4년 뒤 마지막 음반 「졸업」에 새로 녹음해 다시 실었다.

  • 재즈풍 화성(기본 화음에 음을 몇 개 더 얹어 색을 짙게 만든 화음)이 바탕에 깔린다. 1990년대 초 대학가요제에서는 흔하지 않던 어법이었다.
  • 김동률이 가락을, 서동욱이 가사를 맡은 두 사람의 첫 공동 작업이다. 이후 전람회의 분업이 이 곡에서 시작됐다.
  • 가요제 원곡과 1997년 「졸업」 재녹음판을 이어 들으면, 4년 사이 목소리와 편곡이 얼마나 단단해졌는지 비교할 수 있다.
  • 꿈과 현실 사이를 떠도는 화자가 혼잣말하듯 이야기하는 곡이라, 낮은 음역에서 담담하게 부르는 창법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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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첫 번째 전시 · 1994

(제작) 1994년 5월, 대영AV에서 1집 「Exhibition」이 나왔다. 프로듀서 자리에는 신해철과 김형석, 그리고 전람회 자신이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곡을 쓰는 실력은 뛰어났지만 사운드를 만들어 본 경험이 적었고, 이때 신해철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전해진다. 이름에 똑같이 동(東) 자가 들어간 두 사람을 신해철은 신촌의 동동브라더스라고 불렀다. (여행) 수록곡 「여행」에는 녹음실 잡담이 지워지지 않고 남았다. 서동욱이 실제 관악 연주자를 불러 녹음하자고 하자 김동률이 비용을 걱정했다고 전해진다. 그러자 신해철이 돈 걱정은 너희가 할 일이 아니니 그냥 하라고 답했다고 전해진다. 갓 스무 살 신인과 선배 제작자 사이의 공기가 녹음에 그대로 담긴 셈이다. 「세상의 문 앞에서」는 신해철과 김동률이 함께 불렀다. 1집에서는 당시 N.EX.T가 3인 체제여서 「기억의 습작」의 일렉트릭 기타를 정기송이 연주했다. (습작) 타이틀곡 「기억의 습작」은 김동률이 고등학생 때 쓴 곡이다. 지나간 사랑을 혼자 돌아보는 독백을 그의 낮고 굵은 목소리가 차분하게 끌고 갔다. (시대) 1994년 방송은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의 댄스 음악이 휩쓸고 있었고, 음반은 카세트테이프와 CD로 팔렸다. 그런 가운데 피아노와 현악, 재즈 화성을 쓴 대학생 듀오의 발라드는 라디오와 대학가를 타고 퍼졌다. 1집이 150만 장 넘게 팔렸다는 기록도 있다. 다만 당시 판매 집계가 엄밀하지 않아 정확한 숫자는 확인하기 어렵다.

♪기억의 습작1994무대 전람회 · 1994 MBC 대학가요제

김동률이 고등학생 때 쓴 1집 타이틀곡으로, 대학생 듀오를 한꺼번에 알린 곡이다. 18년 뒤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다시 차트에 올랐다.

  • 피아노 전주로 시작해 현악이 차례로 겹쳐 든다. 간주의 트럼펫 독주(관악기 혼자 가락을 끌고 가는 대목)가 이 곡의 명장면으로 자주 꼽힌다.
  • 김동률이 녹음은 한 번에 끝내야 하는 줄 알고 딱 한 번만 부르고 나왔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도입부 음이 살짝 낮게(플랫) 들린다는 이야기가 팬들 사이에 있다.
  • 고음을 내지르지 않고 낮은 음역에서 말하듯 부른다. 지나간 사랑을 혼자 돌아보는 독백의 화법이 이 창법에서 나온다.
  •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첫사랑의 기억을 불러내는 노래로 쓰였고, 개봉 뒤 1집 판매가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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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994무대 김동률 · 2002 KBS 이소라의 프로포즈

신해철, 서동욱, 김동률이 녹음실에서 나눈 대화가 그대로 담긴 곡이다. 신인과 선배 제작자 사이의 분위기가 녹음에 남아 있다.

  • 곡에 섞인 잡담에서 실제 관악기를 쓰자는 서동욱, 비용을 걱정하는 김동률, 그냥 하라는 신해철의 목소리를 차례로 들을 수 있다.
  • 그 대화 끝에 녹음한 실제 관악 연주(생브라스, 신시사이저가 아니라 연주자가 직접 분 금관 소리)가 곡을 환하게 밝힌다.
  • 원래 대학가요제에 내려던 곡이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가사는 서동욱, 곡은 김동률이 썼다.
  • 김동률 베스트 앨범에 실린 버전에서는 잡담이 빠졌다. 그래서 대화가 담긴 1집 원본이 따로 찾아 듣는 판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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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군 복무 · 1994–1996

(입대) 1집 활동을 마친 두 사람은 나란히 입대해 군 복무를 했다. 고등학교와 대학에 이어 군대까지 같은 길을 걸은 것이다. 30년 뒤 김동률이 친구를 기리며 떠올린 시절도 고등학교, 대학, 군대, 전람회의 순서였다. (휴가) 2집은 이 무렵 모양을 갖췄다. 복무 중에 기획해서 휴가 때마다 조금씩 작업했다는 이야기가 전하고, 제대한 뒤 본격적으로 만들었다는 기록도 있다. 어느 쪽이든 군 생활의 일정이 2집의 일정을 정했다. 1집으로 막 이름을 알린 신인이 2년 가까이 무대를 비운 것은 활동 면에서 손해였지만, 두 사람에게는 다음 음반을 오래 다듬을 시간이 되었다. (주도) 1집과 달리 이번에는 김동률과 서동욱이 직접 프로듀서를 맡았다. 같은 소속사 선배인 신해철은 한발 물러나 전체를 감독했다. 김동률은 현악 녹음을 직접 지휘했고, 기타리스트 김세황이 녹음에 참여했다. 첫 곡 「고해소에서」의 기타는 이병우가 쳤다. 제작자에게 배우던 신인이 1년 남짓 만에 녹음실을 스스로 지휘하게 된 것이다. (성장) 1집이 재능 있는 대학생의 첫 습작이었다면, 2집은 편곡과 녹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책임진 작업이었다. 보컬과 작사, 작곡이 모두 1집보다 나아졌다는 평이 따랐다. 서동욱은 재즈풍의 「J's BAR에서」에 가사를 쓰고 베이스를 직접 연주해, 무대 옆자리의 연주자를 넘어 팀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IV. 이방인의 계절 · 1996

(발매) 1996년 봄, 2집 「Exhibition 2」가 나왔다. 발매일은 4월이라는 기록과 5월이라는 기록이 엇갈린다. 영문 부제는 Strangers... The Lonely Flight Towards Eternal Freedom이었고, 타이틀곡은 「이방인」이었다. 「고해소에서」, 「유서」, 「10년의 약속」 같은 곡 제목이 보여 주듯, 아홉 곡은 고백과 이별, 그리고 낯선 자리에 선 젊은이의 외로움을 1집보다 무겁게 다뤘다. (취중진담) 그러나 사람들이 가장 오래 기억한 곡은 타이틀곡이 아니라 여덟 번째 곡 「취중진담」이었다. 술기운을 빌려서야 겨우 속마음을 꺼내는 남자의 서툰 고백이 20대 청취자에게 와닿았다. 1996년 대학가요제 무대에서 부른 버전이 따로 남아 있을 만큼 이 곡은 앨범을 벗어나 따로 사랑받았고, 결국 전람회를 대표하는 노래가 됐다. (마중) 「마중가던 길」은 서동욱이 혼자 부른 유일한 곡이다. 늘 무대 한쪽에서 베이스를 치던 그의 꾸밈없는 목소리가 앨범 한가운데 자리를 얻었다. (매체) 1996년은 CD가 카세트테이프를 빠르게 따라잡고, 노래방이 동네마다 들어서던 때였다. 그해 가을 H.O.T.가 데뷔하면서 가요 순위 프로그램은 10대 아이돌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전람회는 방송에 자주 나오기보다 라디오와 음반 자체로 자리를 지켰다. 「취중진담」이 노래방에서 고백할 때 부르는 노래로 흔히 꼽히게 된 것도 이 무렵의 매체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이방인1996

군 복무를 거쳐 두 사람이 직접 만든 2집의 타이틀곡이다. 앨범 영문 부제 Strangers와 짝을 이룬다.

  • 김동률이 작사, 작곡, 편곡을 모두 맡았다. 제작자에게 배우던 신인이 녹음실을 스스로 이끌게 된 2집의 성격이 이 곡에 드러난다.
  • 낯선 곳에 홀로 선 사람의 고독을 다룬다. 1집의 아련한 첫사랑 정서보다 한층 어둡고 무겁게 들린다.
  • 현악 녹음을 김동률이 직접 지휘한 앨범이라, 현악기가 노래를 받치는 방식에 귀 기울여 들을 만하다.
♪취중진담1996실황 김동률

타이틀곡이 아니라 2집의 여덟 번째 곡이었지만, 결국 전람회를 대표하는 노래가 되었다.

  • 술기운을 빌려서야 속마음을 꺼내는 1인칭 고백이다. 망설임과 용기 사이를 오가는 화자의 태도가 곡 전체의 정서를 이룬다.
  • 5분이 넘는 긴 발라드로, 서두르지 않고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 후렴(곡에서 되풀이되는 중심 대목)에서 터뜨리는 짜임이다.
  • 1996년 대학가요제 무대에서 부른 버전이 따로 남아 있다. 앨범을 벗어나 따로 사랑받은 곡이라는 증거다.
  • 노래방이 전국에 퍼지던 때와 맞물려, 고백할 때 부르는 노래로 흔히 꼽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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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졸업 · 1997

(EP) 1997년 1월, 다섯 곡을 담은 「졸업」이 대영AV에서 나왔다. 정규 앨범이 아니라 짧은 EP였고, 두 사람은 이 음반을 마지막으로 정했다. 녹음은 1996년에 했고, 김동률이 다섯 곡을 모두 작곡하고 편곡했다. 가사는 「다짐」 한 곡을 빼고 두 멤버가 함께 썼다. (회귀) 수록곡을 보면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구성이었다. 「첫사랑」은 두 사람을 처음 이어 준 고교 시절 데모 테이프의 그 곡으로, 노영심이 피아노를 쳤다. 「다짐」은 1991년 한티가요제 수상곡이고 양지윤과 김동률이 가사를 썼다. 「꿈속에서」는 대학가요제 대상곡을 새로 녹음한 것이다. 타이틀곡 「졸업」에서는 김동률이 다시 현악을 지휘했고 김세황이 기타를 쳤다. 마지막 곡 「우리」는 두 멤버의 장난기 섞인 노래와 서동욱의 흥얼거림으로 끝난다. (해체) 전람회는 이 음반과 함께 활동을 마쳤다. 공식 활동은 1997년 3월에 끝난 것으로 정리되어 있다. 두 사람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는 기록은 없다. 서동욱은 학교를 마치고 경영 컨설턴트가 되었고, 김동률은 음악 말고는 잘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음악에 남았다. (마감) 이별 노래를 많이 쓴 팀이 졸업이라는 이름으로 직접 끝을 알렸다는 점에서 이 음반은 특별하다. 고교 시절의 곡, 대학 1학년 때의 곡, 그리고 지금의 곡을 한 장에 묶은 것은 두 사람이 함께한 시간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학창 시절과의 작별이라는 제목은 그대로 두 사람의 실제 진로와 겹쳤다.

♪첫사랑1997

고교 시절 데모 테이프에 있던 곡이자 두 사람을 처음 이어 준 곡이다. 마지막 음반에 와서야 정식으로 녹음됐다.

  • 노영심이 피아노를 쳤다. 늘 직접 건반을 치던 김동률이 이 곡에서는 노래에 집중한다.
  • 서동욱이 이 곡을 듣고 감상문을 보낸 것이 전람회의 출발점이다. 그러니 시작의 곡이 끝의 음반에 실린 셈이다.
  • 2025년 서동욱을 추모한 콘서트 「산책」에서 김동률이 「기억의 습작」과 함께 불러, 이 곡에 새 의미가 더해졌다.
♪졸업1997

전람회가 해체를 앞두고 직접 붙인 마지막 인사의 제목이자 마지막 음반의 타이틀곡이다.

  • 김동률이 직접 현악을 지휘해, 음반 소개에도 오케스트라풍이라는 장르 표기가 붙었다. 현악기가 넓게 깔리며 작별의 무게를 만든다.
  • N.EX.T의 기타리스트 김세황이 기타를 쳤다. 신해철 쪽 음악인들과 맺은 인연이 마지막 음반까지 이어졌다.
  • 학창 시절과 청춘을 떠나보내는 노래다. 실제로 각자의 길로 갈라선 두 사람의 진로와 겹쳐 들린다.

VI. 각자의 길, 그리고 이별 · 1997–2025

(카니발) 해체한 그해에 김동률은 이적과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을 만들었다. 서동욱은 카니발 1집의 「그녀를 잡아요」에 참여했다. 김동률은 1998년 솔로 1집 「The Shadow of Forgetfulness」로 혼자 서기 시작했고, 서동욱은 그 음반과 솔로 3집에도 힘을 보탰다. (금융) 서동욱은 맥킨지앤드컴퍼니, 두산그룹, 알바레즈앤마살을 거쳐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의 부대표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1998년과 2008년 김동률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올라 전람회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역주행)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이 「기억의 습작」을 다시 불러냈다. 1990년대 대학가의 첫사랑을 그린 이 영화에서 곡은 서연이 건넨 CD에 담긴 노래로 나왔고, 개봉 뒤 곡과 1집이 다시 큰 사랑을 받았다. 스트리밍 시대의 청취자들이 CD 시대의 노래를 새로 만난 순간이었다. (작별) 2024년 12월 18일, 서동욱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세였다. 김동률은 발인을 마친 뒤 고등학교, 대학, 군대, 전람회 시절을 함께한 친구를 그리는 글을 올렸고, 이적도 모든 것을 나눈 사이였다며 추모했다. 2025년 11월 단독 콘서트 「산책」에서 김동률은 친구를 보내는 글귀를 띄우고 「첫사랑」과 「기억의 습작」을 불렀다. 그해 12월 1주기에는 아직도 많이 보고 싶지만 오래도록 전람회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적었다.

덜 알려진 이야기

(관악) 1집 「여행」에 담긴 녹음실 잡담은 그저 장난이 아니라 제작 과정을 증언하는 기록이다. 실제 관악 연주자를 쓰자는 서동욱의 제안, 비용을 걱정하는 김동률, 돈 걱정은 너희 몫이 아니라는 신해철의 대답이 차례로 들린다. 1집 크레딧에서 신해철이 공동 프로듀서였다는 사실이 이 대화로 구체적인 장면이 된다. 그런데 김동률 베스트 앨범에 다시 실릴 때 이 대화가 빠져, 원본 1집을 들은 사람만 아는 대목이 되었다. (기타) 1집의 일렉트릭 기타는 N.EX.T 멤버가 아니라 정기송이 연주했다. 당시 N.EX.T가 3인 체제여서 전담 기타리스트가 없었기 때문이다. 신해철 사단의 음반이라는 인상과 달리 실제 연주진은 그때그때 꾸려졌다. 2집과 3집에서는 1994년 N.EX.T에 합류한 김세황이 기타를 맡아, 크레딧만으로도 신해철 주변의 인적 변화를 따라갈 수 있다. (다짐) 해체 음반 「졸업」의 「다짐」은 다섯 곡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곡이다. 1991년 휘문고 교내 한티가요제에서 상을 받은 곡이고, 가사는 김동률과 함께 양지윤이 썼다. 데모 테이프의 「첫사랑」, 대학가요제의 「꿈속에서」와 함께 놓고 보면, 마지막 음반은 고교, 대학 1학년, 해체 직전이라는 세 시점의 곡을 일부러 한 장에 모은 셈이다. 이 구성은 음반 크레딧과 수록곡의 내력을 맞춰 볼 때 비로소 드러나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용어 노트 📚🔎

대학가요제

(말뜻) 대학(大學) 학생들이 노래(歌謠)를 겨루는 잔치(祭)라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MBC가 1977년부터 열어 온 대학생 대상 창작곡 경연 대회다. 대학생이 직접 쓴 노래를 들고 나와 겨루고, 큰 상을 받으면 바로 음반을 내고 가수가 되는 길이 열렸다. 신해철의 무한궤도와 전람회가 모두 이 무대에서 대상을 받았다. 학교 축제의 장기자랑이 전국 방송으로 커진 셈이다. 다만 이 무대는 남의 노래가 아니라 자기가 만든 노래를 불러야 했다.

데모 테이프

(말뜻) 데모(demo)는 보여 준다는 뜻의 영어 demonstration을 줄인 말이다. 정식 음반을 내기 전에 곡을 들려주려고 만든 시험 녹음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곡을 쓴 사람이 노래와 반주를 간단히 녹음해 카세트테이프에 담은 것이다. 음반사나 제작자, 친구에게 들려주는 데 썼다. 김동률이 고등학생 때 만든 데모 테이프의 「첫사랑」이 서동욱의 귀에 들어가면서 전람회가 시작됐다. 그림 대회에 내기 전에 연필로 먼저 그려 보는 밑그림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게임이나 소프트웨어에서는 정식판을 사기 전에 맛보기로 해 보는 체험판을 데모라고 부른다.

프로듀서

(말뜻) 영어 produce는 만들어 낸다는 뜻이고, 프로듀서는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음반 전체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어떤 곡을 넣을지, 어떤 악기와 연주자를 쓸지, 녹음을 어떻게 할지, 돈을 어디에 쓸지를 결정한다. 전람회 1집은 신해철과 김형석이 프로듀서였고, 2집부터는 두 멤버가 직접 맡았다. 학급 연극에서 대본을 쓰는 사람과 연기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도, 전체를 보고 순서와 소품과 연습 시간을 정하는 연출자가 따로 있는 것과 같다. (다른 데서는) 방송이나 영화에서는 제작 전체를 기획하고 돈과 사람을 관리하는 책임자를 프로듀서, 줄여서 PD라고 부른다.

세션

(말뜻) 영어 session은 모여서 무언가를 하는 한 차례의 시간을 뜻한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음반을 녹음할 때 팀 바깥에서 불러와 특정 악기를 연주하게 하는 전문 연주자, 또는 그 녹음 작업을 말한다. 전람회 1집의 기타는 정기송이, 2집과 3집의 기타는 김세황과 이병우가 세션으로 연주했고, 「첫사랑」의 피아노는 노영심이 쳤다. 반 대표 축구팀에 골키퍼가 없을 때 옆 반의 잘하는 친구를 그 경기에만 데려오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회의나 학회에서는 주제별로 나뉜 한 토막의 발표 시간을 세션이라고 한다.

EP

(말뜻) Extended Play의 줄임말로, 싱글보다 길고 정규 앨범보다는 짧은 음반이라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보통 네다섯 곡에서 일곱 곡쯤 담은 음반을 가리키며, 미니 앨범이라고도 부른다. 정규 앨범처럼 열 곡 안팎을 채우지 않고 하나의 주제나 짧은 기간의 작업을 묶을 때 낸다. 전람회의 마지막 음반 「졸업」은 다섯 곡짜리 EP였다. 두꺼운 문집이 아니라 몇 편만 골라 묶은 얇은 시집 같은 것이다.

역주행

(말뜻) 거꾸로(逆) 달린다(走行)는 뜻이다. 원래는 차가 정해진 방향과 반대로 달리는 것을 말한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발표된 지 한참 지나 순위에서 내려갔던 노래가 어떤 계기로 다시 인기를 얻어 차트를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다. 1994년 곡인 「기억의 습작」은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에 쓰이면서 다시 주목받았고, 1집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몇 년 전 유행하다 잊힌 놀이가 누군가 영상에 올린 뒤 갑자기 다시 반 전체에 퍼지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도로에서는 반대 차선으로 달리는 위험한 위반 행위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