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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 Side Story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957)

휘파람 한 소절에 숨은 불안한 음정 하나가 처음엔 싸움의 신호였다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 되고, 마지막까지 다 풀리지 않은 채 남는다.

한눈에 보기 🔭💭

1. 출발미국 1957 초연로미오와 줄리엣로빈스의 발상2. 음정삼온음반음 위 해결희망의 동기3. 춤프롤로그체육관 맘보쿨 푸가4. 노래마리아투나잇 오중창섬웨어5. 영화1961 영화판아카데미 10개곡 순서 변경6. 유산교향적 무곡스필버그 리메이크스토리1957맨해튼 뒷골목으로 옮겨 온 로미오와 줄리엣, …

만든 사람들 ⏳🌊

  • 작곡가레너드 번스타인

    지휘자이자 작곡가로, 「온 더 타운」에 이어 로빈스와 다시 손잡고 클래식과 재즈, 라틴 리듬을 한 악보에 엮었다.

  • 작사스티븐 손드하임

    스물다섯 살에 이 작품의 노랫말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했고, 훗날 「스위니 토드」 등을 쓴 작곡가가 되었다.

  • 각본아서 로런츠

    대본을 쓰고 무대를 로스앤젤레스가 아닌 뉴욕 서쪽 거리로 정했다.

  • 감독제롬 로빈스

    작품을 처음 구상하고 무대의 연출과 안무를 맡았으며, 1961년 영화를 로버트 와이즈와 공동 연출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함께 받았다.

  • 주연치타 리베라

    초연 무대에서 아니타를 맡아 「아메리카」를 이끌었다.

  • 주연리타 모레노

    1961년 영화에서 아니타를 연기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고, 2021년 영화에도 새 배역으로 출연하며 제작 총괄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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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뒷골목의 로미오와 줄리엣

(발상) 1949년 안무가 제롬 로빈스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오늘의 뉴욕으로 옮기자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가톨릭 가문과 유대인 가문 사이의 비극으로 구상했고, 가제는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였다. 계획은 다섯 해 가까이 묵혀 있었다. 1955년 극작가 아서 로런츠와 번스타인이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에서 멕시코계 청소년 패거리를 다룬 신문 기사를 화제에 올리면서 다시 살아났다. 무대는 맨해튼 서쪽,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청년들과 백인 노동계층 청년들이 부딪히는 거리로 바뀌었다.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은 그때 서른 후반의 지휘자이자 작곡가였다. 로빈스와는 1944년 발레 「팬시 프리」와 뮤지컬 「온 더 타운」을 함께 만든 사이였고, 클래식과 재즈와 브로드웨이를 모두 다루던 사람이었다. 그는 이 작품을 오페라에 가까운 형식으로 쓰고 싶어 했지만 로빈스와 로런츠는 그보다 가벼운 서정 연극을 원했다. 이 줄다리기 끝에 노래와 춤과 극이 한 몸으로 움직이는 지금의 형태가 나왔다. (작사) 처음에는 번스타인이 노랫말도 쓸 생각이었다. 그러나 로런츠가 스물다섯 살의 신인 스티븐 손드하임을 데려왔고, 번스타인은 워싱턴 시험 공연 중에 공동 작사 표기를 스스로 내려놓았다. (초연) 1957년 9월 26일 브로드웨이 윈터 가든 극장에서 막을 올려 732회 공연했다. 관현악 편곡(오케스트레이션)은 번스타인의 꼼꼼한 지시에 따라 시드 레이민과 어윈 코스털이 맡았다. 코스털은 훗날 이 시리즈에서 다룬 「메리 포핀스」와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판의 편곡도 맡았다. 1961년 영화판을 공동 연출한 로버트 와이즈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감독이기도 하다.

II. 손가락이 먼저 말하다

(휘파람) 막이 오르면 대사보다 먼저 휘파람과 손가락 튕기는 소리가 들린다. 제츠파 소년들이 거리를 걷고 샤크파가 그 길을 가로막는다. 두 패거리는 노래 없이 몸짓과 리듬만으로 서로를 밀어붙인다. 「프롤로그」는 이 이야기가 말보다 춤과 음악으로 먼저 진행된다는 것을 몇 분 만에 알려 준다. (삼온음) 그 휘파람 신호에는 작품 전체를 꿰는 음정이 하나 들어 있다. 온음 세 개를 이어 붙인 거리인 삼온음(트라이톤)이다. 옛 음악 이론가들이 불안하다며 꺼리던 이 음정은 「프롤로그」와 「제트 송」에서 싸움의 날을 세우고, 뒤에서는 전혀 다른 얼굴로 돌아온다. (거리) 1961년 영화는 이 장면을 맨해튼 상공의 항공 촬영으로 열고 실제 거리로 내려앉는다. 무대의 추상적인 공간이 진짜 골목이 되자 춤도 더 거칠고 넓어졌다. 곧이어 제츠파는 「제트 송」에서 패거리에 대한 충성과 자부심을 떠들썩하게 외치고, 리더 리프는 옛 동료 토니를 그날 밤 댄스파티에 데려가기로 한다. (예감) 패거리를 떠나 가게에서 일하는 토니는 혼자 남아 「섬싱스 커밍」을 부른다.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다는,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기대의 노래다. 빠르게 뒤척이는 박자 위에서 선율이 자꾸 앞으로 쏠리지만 토니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연구자 스티븐 서스킨에 따르면 손드하임이 이 작품에서 작곡에 손댄 것은 이 곡의 후렴을 다듬은 일 하나뿐이었다.

♪프롤로그 (Prologue)1957영화 장면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961)

노래 없이 휘파람과 손가락 튕기는 소리, 춤만으로 두 패거리의 관계를 세워 보이는 막 앞의 몇 분이다.

  • 휘파람 신호의 첫 음정은 온음 세 개 거리의 불안한 음정인 삼온음(트라이톤)이다. 작품 전체가 이 음정 하나에서 자라난다.
  • 손가락 튕기는 소리와 짧은 정적이 번갈아 와서, 아직 아무도 싸우지 않는데도 금방 터질 것 같은 긴장이 생긴다.
  • 초연 무대의 오케스트라 31명 가운데 다섯이 타악기 연주자였을 만큼 타악기의 몫이 크다. 북과 심벌즈가 배우의 발소리처럼 움직임을 짚는다.
  • 영화판은 맨해튼 상공의 항공 촬영으로 시작해 실제 거리에서 로빈스의 안무를 찍었다. 이 춤은 「교향적 무곡」의 첫 곡으로 연주회에서도 자주 연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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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체육관의 맘보

(무도회) 동네 체육관 댄스파티에서 두 패거리는 같은 바닥 위에서 따로 춤춘다. 「댄스 앳 더 짐」은 블루스, 행진, 맘보, 차차, 만남의 장면, 점프로 이어지는 춤곡 모음이다. 사회자가 두 무리를 섞어 보려 하지만 맘보에 이르러 금관악기와 타악기가 터져 나오면 춤은 대결로 바뀐다. (만남) 그 소란 한가운데서 토니와 마리아가 서로를 본다. 마리아는 샤크파 리더 베르나르도의 여동생이다. 주변이 흐려지듯 음악이 가라앉고 조용한 차차가 흐르는데, 이 차차의 선율은 곧 토니가 부를 「마리아」의 가락을 춤곡으로 미리 들려준다. 사랑이 말보다 먼저 음악 속에 와 있는 셈이다. (이름) 파티가 끝난 뒤 토니는 방금 알게 된 이름을 되뇌며 「마리아」를 부른다. 여기서 싸움을 가리키던 삼온음이 다시 나오지만, 이번에는 곧바로 반음 위로 올라가 안정된 음에 닿는다. 불안한 음이 편안한 음으로 풀려나는 이 움직임을 해결이라 한다. 같은 음정이 패거리의 노래에서는 위협이 되고 토니의 노래에서는 설렘이 된다. (발코니) 토니는 마리아의 집 비상계단을 찾아가고, 두 사람은 「투나잇」을 함께 부르며 이 밤이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셰익스피어의 발코니 장면이 맨해튼 공동주택의 철제 계단으로 옮겨 온 것이다. 무대에서는 이 이중창이 「아메리카」보다 앞에 오지만, 영화판에서는 「아메리카」 뒤로 옮겨졌다.

♪댄스 앳 더 짐 (The Dance at the Gym)1957지휘 Gustavo Dudamel · Simón Bolívar SO 「Mambo」

한 체육관 안에서 두 패거리의 춤이 맞부딪히고, 그 소란 한가운데서 토니와 마리아가 처음 마주친다.

  • 블루스, 행진, 맘보, 차차, 만남의 장면, 점프가 쉬지 않고 이어지는 춤곡 모음(메들리)이다. 춤의 종류가 바뀔 때마다 두 무리의 관계도 바뀐다.
  • 맘보에서는 금관악기와 라틴 타악기가 한꺼번에 터지고 춤추는 사람들이 소리를 지른다. 춤이 곧 힘겨루기가 되는 순간이다.
  • 갑자기 조용해지는 차차는 곧 나올 노래 「마리아」의 선율을 춤곡으로 바꾼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의 이름을 알기 전부터 음악은 이미 사랑을 들려준다.
  • 구스타보 두다멜이 이끈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교향적 무곡」의 맘보를 연주한 공연이 널리 알려져, 이 대목은 연주회 앙코르로도 사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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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Maria)1957노래 Aaron Tveit · 2017 뉴욕 필 신년 전야

파티가 끝난 뒤, 방금 알게 된 이름 하나를 붙들고 토니가 혼자 부르는 노래다.

  • 이름을 부르는 첫 세 음에서 삼온음이 나오자마자 반음 위로 올라가 편안하게 풀린다(해결). 프롤로그에서 위협이던 음정이 여기서 설렘으로 바뀐다.
  • 같은 이름이 끝없이 되풀이되는 동안 반주는 낮게 깔린 채 기다리고, 노래가 점점 높아지며 감정이 차오른다.
  • 이 세 음은 작품 곳곳에 다시 나타나 마리아와 사랑을 가리키는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처럼 쓰인다.
  • 초연 무대에서는 래리 커트가 불렀다. 영화판에서는 리처드 베이머가 연기한 토니의 노래를 짐 브라이언트가 대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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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두 개의 아메리카

(이민) 같은 밤 지붕 위에서 베르나르도의 연인 아니타와 샤크파 여자들은 고향 푸에르토리코와 새 땅 미국을 두고 말다툼하듯 노래한다. 이 곡이 「아메리카」다. 한쪽이 떠나온 섬을 그리워하면 다른 쪽은 이곳의 편리함을 내세워 받아친다. 여섯 박을 둘로 나누는 리듬과 셋으로 나누는 리듬을 번갈아 쓰는 헤미올라가 박자를 엇갈리게 하며 말싸움의 탄력을 만든다. (개작) 무대에서는 여자들끼리의 논쟁이었던 이 곡을 영화는 남녀의 대결로 바꾸었다. 손드하임은 영화판 노랫말을 새로 다듬어 이민자가 겪는 차별을 더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냉정) 두 패거리는 약국에 모여 결투를 정한다. 무대에서 리프가 이끄는 「쿨」은 흥분을 누르라는 노래이자 춤이다. 재즈 리듬 위에서 한 선율을 여러 성부가 차례로 쫓아 들어가는 푸가가 쓰였고, 그 주제에도 삼온음이 들어 있다. 영화는 이 곡을 결투 뒤로 옮겨 리더를 잃은 패거리가 폭발을 참는 장면으로 바꾸었다. (서약) 다음 날 마리아가 일하는 웨딩숍에서 두 사람은 마네킹을 하객 삼아 혼인 서약을 흉내 내며 「원 핸드, 원 하트」를 부른다. 원래 「캔디드」를 위해 쓰였던 선율이다. (오중창) 결투 전날 밤에는 「투나잇」 오중창이 이어진다. 토니와 마리아는 다시 만날 시간을, 아니타는 연인과 보낼 밤을, 두 패거리는 결투를 기다린다. 서로 다른 선율을 동시에 겹치는 대위법으로 다섯 갈래의 기다림이 한 시각에 모인다.

♪아메리카 (America)1957노래 2021 영화 출연진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지붕 위에서 아니타와 샤크파 사람들이 고향 섬과 새 땅을 두고 노래로 말다툼을 벌인다.

  • 여섯 박을 둘씩 나누다가 셋씩 나누기를 번갈아 하는 헤미올라 리듬이 핵심이다. 박자가 발을 헛디디듯 엇갈리며 주고받는 말싸움에 탄력이 붙는다.
  • 이 리듬은 멕시코 민속 춤곡 우아팡고를 떠올리게 한다고 흔히 설명된다. 손뼉과 라틴 타악기가 리듬의 뼈대를 맡는다.
  • 초연 무대에서는 치타 리베라의 아니타가 이끄는 여자들끼리의 논쟁이었고, 영화는 남녀의 대결로 바꾸면서 노랫말도 새로 다듬었다.
  • 영화판에서 아니타를 연기한 리타 모레노와 베르나르도를 연기한 조지 차키리스는 각각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과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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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 (Cool)1957영화 장면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961)

결투를 앞두고, 영화에서는 결투가 끝난 뒤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라고 다그치는 재즈 넘버다.

  • 낮고 느린 재즈 리듬 위에서 손가락 튕기는 소리가 박자를 지키고, 음악 전체가 터지기 직전의 상태를 버틴다.
  • 중간에 한 선율을 여러 악기가 차례로 따라 들어가는 푸가가 펼쳐진다. 돌림노래처럼 쌓이면서 억눌린 에너지가 점점 커진다.
  • 푸가의 주제에도 삼온음이 들어 있어서, 침착하라는 노래 밑바닥에서 프롤로그의 불안이 계속 울린다.
  • 무대에서는 결투 전에 리프가 이끌고, 영화에서는 결투 뒤에 아이스가 이끈다. 순서가 바뀌면서 이 곡은 슬픔과 분노를 참는 노래로 뜻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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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나잇 오중창 (Tonight Quintet)1957영화 장면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961)

결투 전날 밤 다섯 인물과 두 패거리의 서로 다른 기다림이 한 곡 안에서 동시에 겹친다.

  • 토니와 마리아의 사랑 노래, 아니타의 기대, 두 패거리의 결투 다짐이 서로 다른 가사와 선율로 동시에 흐른다. 이처럼 여러 선율을 함께 겹치는 기법을 대위법이라 한다.
  • 패거리들의 빠르고 날카로운 리듬 위로 발코니 장면의 「투나잇」 선율이 크게 떠오른다. 사랑과 폭력이 같은 밤을 기다리고 있음을 귀로 듣게 된다.
  • 여러 인물이 각자의 속마음을 동시에 노래하는 오페라 앙상블의 전통을 잇는다. 작품을 오페라처럼 쓰고 싶어 한 번스타인의 바람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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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고가도로 아래의 밤

(결투) 결투는 고가도로 밑에서 벌어진다. 「럼블」에서 오케스트라는 짧고 날카로운 음형을 겹겹이 쌓아 몸싸움의 속도를 그대로 옮긴다. 토니는 싸움을 말리려 나서지만 칼부림 끝에 두 패거리의 리더가 쓰러지고, 그중 한 사람은 토니의 손에 쓰러진다. 1막은 그 충격 속에서 끝난다. (아이러니) 무대의 2막은 아무것도 모르는 마리아의 「아이 필 프리티」로 시작한다. 사랑에 빠진 소녀가 거울 앞에서 들뜨는 3박자의 경쾌한 노래가 관객만 아는 비극 앞에 놓여 아이러니가 된다. 영화판에서는 이 곡이 결투 앞으로 옮겨져 그 그늘이 사라졌다. (꿈) 토니가 마리아를 찾아오고, 두 사람은 「섬웨어」에서 폭력이 없는 어딘가를 꿈꾼다. 무대에서는 두 사람이 직접 부르지 않는다. 무대 밖에서 한 소녀의 목소리가 노래하는 동안 두 패거리가 함께 춤추는 꿈의 발레로 펼쳐진다. 영화는 이 장면을 두 사람의 이중창으로 줄였다. 이 곡의 첫머리 선율은 희망을 가리키는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가 되어 작품 끝까지 따라온다. (풍자) 그사이 제츠파는 경관에게 붙들린 김에 「지 오피서 크럽키」를 부른다. 비행 청소년을 두고 판사, 정신과 의사, 사회복지사가 늘어놓는 말을 흉내 내는 보드빌풍의 풍자극이다. 비극 한가운데 놓인 이 웃음은 오히려 아이들이 처한 막다른 처지를 드러낸다. 영화판에서는 이 곡도 결투 앞으로 옮겨져 리프가 부른다.

♪섬웨어 (Somewhere)1957실황 Nadine Sierra (소프라노) · 2018 베를린

결투 뒤 두 연인이 폭력도 미움도 없는 어딘가를 꿈꾸는 노래로, 이 선율은 작품 끝까지 따라온다.

  • 첫머리에서 선율이 일곱 음 가까이 단번에 뛰어오른다(단7도 도약). 이 도약이 베토벤 「황제」 피아노 협주곡 2악장의 첫 선율과 닮았다는 지적이 있다.
  • 무대에서는 무대 밖 소녀의 목소리가 노래하는 동안 두 패거리가 함께 춤추는 꿈의 발레로 펼쳐지고, 영화에서는 토니와 마리아의 이중창으로 바뀌었다.
  • 첫머리 선율은 희망을 가리키는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가 되어 마지막 장면에 다시 돌아온다. 같은 선율이 그때 어떤 뜻을 띠는지 귀 기울여 들어 볼 만하다.
  •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톰 웨이츠를 비롯한 많은 가수가 불러, 극 밖에서도 독립된 노래로 널리 사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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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남은 노래

(대결) 아니타는 마리아에게 「어 보이 라이크 댓」을 퍼붓는다. 그런 남자는 잊으라는 날 선 노래다. 마리아는 「아이 해브 어 러브」로 답하며 사랑을 굽히지 않는다. 두 여자의 목소리가 한 곡 안에서 맞서다가, 아니타의 선율이 차츰 마리아 쪽으로 기울어 마침내 둘이 함께 부른다. 노래가 끝날 무렵이면 한 인물의 마음이 바뀌어 있다. (엇갈림) 그 뒤로 이야기는 오해와 우연이 겹치며 빠르게 기운다. 이 대목에서 번스타인은 새 노래를 거의 쓰지 않았다. 사건이 노래보다 빨라지는 자리에서 음악은 앞서 나온 동기들을 짧게 불러내 긴장을 이어 간다. (피날레) 마지막 장면에서 음악은 새 선율을 내놓지 않고 「섬웨어」를 조용히 되불러 낸다. 그 꿈의 장소가 이제 무엇을 뜻하게 되었는지는 이 선율이 대신 말한다. 마지막 화음은 밝은 C장조 위에서 베이스가 삼온음 떨어진 F#을 고집스럽게 붙들어, 끝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막을 내린다. 프롤로그의 휘파람에서 시작된 음정이 그렇게 마지막까지 남는다. (유산) 1961년 영화는 아카데미상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과 음악상(뮤지컬 영화 부문)을 포함해 10개를 받았다. 사운드트랙 음반은 빌보드 스테레오 앨범 차트 정상에 54주 동안 머물렀다. 번스타인은 1960년 이 음악을 관현악 모음곡 「교향적 무곡」으로 엮었고, 1985년에는 오페라 가수들과 함께 전곡을 직접 지휘해 녹음했다. 2021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작품을 다시 영화로 만들었다.

♪어 보이 라이크 댓 / 아이 해브 어 러브 (A Boy Like That / I Have a Love)1957노래 Julie Andrews·Carol Burnett · 1962 카네기홀

분노한 아니타와 물러서지 않는 마리아가 한 곡 안에서 맞서다가 끝내 같은 노래를 부르게 된다.

  • 아니타의 노래는 낮고 거칠게 몰아치고, 마리아의 노래는 높고 길게 뻗는다. 목소리의 높낮이 차이가 곧 두 사람의 입장 차이다.
  • 두 노래를 한 곡으로 이어 붙인 구성이다. 마리아의 선율이 아니타를 끌어당기듯 둘이 결국 함께 부르게 되면서, 노래 하나 안에서 마음의 변화가 일어난다.
  • 영화판에서는 리타 모레노가 연기한 아니타의 노래 일부를 베티 원드가 대신 불렀다. 이 곡은 그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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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알려진 이야기

지금은 이 작품의 음반이 손꼽히는 베스트셀러지만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컬럼비아 레코드는 처음에 악보가 너무 어둡고 어렵다며 원 캐스트 음반 녹음을 거절했다. 결국 고더드 리버슨이 제작을 맡아 초연 사흘 뒤 녹음했지만, 이 음반이 차트 상위권에 오르고 골드 인증을 받은 것은 영화가 나온 뒤인 1962년이었다. 영화 사운드트랙의 기록적인 성공에 가려 이 망설임은 쉽게 잊혔다. 번스타인은 이 작품과 「캔디드」를 같은 시기에 썼고, 두 악보 사이에 음악이 오갔다. 「지 오피서 크럽키」의 음악은 「캔디드」의 베네치아 장면에서 왔고, 「원 핸드, 원 하트」는 원래 퀴네공드의 노래로 구상되었다. 「캔디드」가 1956년 초연에서 흥행에 실패한 탓에 이 연결은 오랫동안 연구서의 각주에 머물렀다. 손드하임은 훗날 가사집 『피니싱 더 햇』에서 이 작품의 노랫말 몇 곳을 스스로 엄하게 비판했다. 이를테면 「아이 필 프리티」의 재치 있는 말장난은 마리아 같은 인물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았다. 대표작의 작사가가 자기 가사를 가장 박하게 평가한 사람이었던 셈이다. 1961년 영화의 일부 장면은 링컨 스퀘어 재개발로 철거를 앞둔 실제 거리에서 촬영되었다. 흑인과 푸에르토리코계 주민이 많이 살던 샌후안 힐 일대로, 철거된 자리에는 링컨 센터가 들어섰다. 링컨 센터는 근래 「샌후안 힐의 유산」이라는 기획으로 이 역사를 스스로 되짚었다.

용어 노트 📚🔎

삼온음(트라이톤)

(말뜻) 삼온음(三全音)은 온음(全音) 세(三) 개를 이어 붙인 거리라는 뜻이다. 영어 트라이톤(tritone)도 세 개의 온음이라는 뜻이다. 중세에는 듣기에 불안하다며 꺼려서 음악 속의 악마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피아노 건반에서 도와 그 위의 파#처럼 반음 여섯 개 거리에 있는 두 음이다. 둘을 함께 누르면 불편하고 어딘가로 움직이고 싶은 소리가 난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는 이 음정이 프롤로그의 휘파람, 「쿨」, 「마리아」, 마지막 화음까지 작품 전체를 꿰는 실처럼 쓰인다. 시험 전날 밤처럼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상태를 소리로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해결

(말뜻) 해결(解決)은 맺힌 것을 풀어(解) 결말짓는다(決)는 뜻이다. 음악에서도 긴장을 풀어 마무리한다는 의미로 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불안하게 들리는 음이나 화음이 편안하게 들리는 음이나 화음으로 옮겨 가는 움직임이다. 「마리아」에서 삼온음이 곧바로 반음 위로 올라가 안정되는 것이 바로 해결이다. 반대로 해결이 오지 않으면 듣는 사람은 계속 무언가를 기다리게 된다. 계단을 내려가다 마지막 한 칸이 생각보다 낮을 때의 덜컹하는 느낌과, 그 칸에 발이 닿았을 때의 안도감을 떠올려 보면 된다. (다른 데서는) 일상에서는 문제나 갈등을 풀어 마무리한다는 뜻으로 쓴다.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

(말뜻) 독일어 라이트모티프(Leitmotiv)는 이끄는(leit) 동기(Motiv)라는 뜻이다. 우리말 유도동기(誘導動機)도 듣는 사람을 이끄는 짧은 악상이라는 뜻을 담았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특정 인물이나 감정, 생각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되는 짧은 선율이다. 이 작품에서는 「섬웨어」 첫머리 선율이 희망을, 「마리아」의 세 음이 사랑을 가리키며 여러 번 돌아온다. 같은 선율이 다른 장면에서 다시 나오면 앞서의 기억이 함께 떠오른다. 게임에서 특정 보스가 나타나기 직전에 늘 같은 음악이 깔리면, 화면을 보기도 전에 누가 오는지 아는 것과 같다.

대위법

(말뜻) 영어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는 라틴어 punctus contra punctum, 곧 음표(점)에 맞서는 음표라는 말에서 왔다. 한 선율의 음 하나하나에 다른 선율의 음을 맞세워 짠다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서로 다른 선율 여러 개를 동시에 울리면서도 각 선율이 제 모양을 잃지 않게 엮는 작곡 기법이다. 「투나잇」 오중창에서 연인들, 아니타, 두 패거리가 각자 다른 노래를 동시에 부르는데도 하나의 음악으로 들리는 것이 대위법 덕분이다. 교실에서 여러 모둠이 각자 다른 구호를 외치는데, 박자가 딱 맞아 오히려 하나의 응원가처럼 들리는 장면을 떠올려 보면 된다.

푸가

(말뜻) 푸가(fuga)는 라틴어와 이탈리아어로 달아남, 도주라는 뜻이다. 한 선율이 앞서 달아나면 다른 성부가 그 뒤를 쫓아 들어가는 모습에서 붙은 이름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짧은 주제 선율 하나를 여러 성부나 악기가 시차를 두고 차례로 따라 들어가며 쌓아 올리는 형식이다. 바흐가 대표적인 작곡가인데, 번스타인은 「쿨」에서 이 오래된 형식을 재즈 리듬 위에 올려 억눌린 긴장을 표현했다. 돌림노래에서 뒷사람이 같은 가락을 한 마디 늦게 따라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푸가에서는 따라 들어오는 쪽이 음높이를 옮겨 부른다.

헤미올라

(말뜻) 헤미올라(hemiola)는 그리스어 hemiolios에서 온 말로 하나 반, 곧 3 대 2의 비율이라는 뜻이다. 같은 길이를 셋으로 나누다가 둘로 나누는 리듬의 바뀜이 이름에 담겨 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같은 길이의 시간을 어떤 때는 셋씩 묶고 어떤 때는 둘씩 묶어 박자를 엇갈리게 하는 리듬 기법이다. 「아메리카」에서 여섯 박을 하나둘셋-하나둘셋으로 셌다가 하나둘-하나둘-하나둘로 바꿔 세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줄넘기를 하다가 친구가 갑자기 돌리는 박자를 바꾸면 발이 한 번 헛디뎌질 것 같은 그 느낌이, 춤곡에 생기를 불어넣는 헤미올라의 맛이다.

관현악 편곡(오케스트레이션)

(말뜻) 오케스트라(orchestra)는 고대 그리스 극장에서 무대 앞에 합창단이 춤추던 자리인 오르케스트라에서 온 말이다. 오케스트레이션은 그 연주자들에게 음악을 나누어 맡긴다는 뜻이 되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작곡가가 쓴 선율과 화음을 어떤 악기가 언제 어떻게 연주할지 정해 실제 악보로 만드는 일이다. 브로드웨이에서는 작곡가와 편곡자가 따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도 번스타인의 상세한 지시를 바탕으로 시드 레이민과 어윈 코스털이 31인 편성의 악보를 만들었다. 같은 요리법이라도 어떤 그릇에 어떤 재료를 얼마나 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 같은 선율도 바이올린이 연주할 때와 트럼펫이 연주할 때 전혀 다르게 들린다. (다른 데서는) 컴퓨터 분야에서는 여러 서버나 프로그램이 함께 돌아가도록 조율하는 일을 오케스트레이션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