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her
무대 위에서 노래와 춤을 하나로 묶어, 알앤비 공연의 문법을 다시 쓴 가수였다.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함께한 사람들 ⏳🌊
I. 댈러스에서 채터누가로 · 1978–1991
(댈러스) 1978년 10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어셔 레이먼드 4세였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부모가 갈라섰고, 어머니 조네타 패튼이 그와 남동생 제임스를 데리고 테네시주 채터누가로 옮겨 갔다. (교회) 채터누가에서 그는 세인트엘모 선교침례교회 성가대에서 노래를 배웠다. 목소리가 유독 또렷하다는 것을 알아챈 어머니는 그를 지역 노래 경연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어머니) 조네타 패튼은 혼자 두 아들을 키우며 생계를 꾸렸고, 아들의 재능을 가장 먼저 알아본 사람이었다. 그는 더 큰 무대를 찾아 가족을 애틀랜타로 옮기기로 결심했다 — 이 결정이 그의 삶 전체를 바꿔 놓았다. (경연) 1991년 그는 텔레비전 경연 프로그램 「스타 서치」에 출연해 라페이스 레코드의 눈에 띄었다. 훗날 널리 알려진 성공 신화와 달리, 그의 출발은 승리가 아니라 패배였다.
II. 애틀랜타의 소년 가수 · 1991–1997
(발탁) 애틀랜타로 옮긴 뒤 어머니는 여러 통로로 아들을 레이블에 알렸고, 라페이스 레코드의 대표 안토니오 엘에이 리드가 그를 눈여겨봤다. 1993년 라페이스와 계약을 맺었다 — 열네 살이었다. (데뷔) 1994년 첫 앨범 「어셔」를 냈지만 반응은 미지근했다. 변성기를 지나는 소년 가수의 앨범은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레이블 안에서는 그를 포기하자는 말도 나왔다고 전해진다. (뉴욕) 이에 앞서 앨범이 나오기 전인 1994년 봄, 엘에이 리드는 그를 당시 떠오르던 프로듀서 션 콤스(퍼프 대디)에게 맡겼다. 애틀랜타의 10대는 한동안 뉴욕에서 지내며 무대 매너와 프로 의식을 새로 배웠다. (도약) 1997년 두 번째 앨범 「마이 웨이」로 반등했다. 「유 메이크 미 워너」와 「나이스 앤 슬로우」가 잇달아 히트했고, 「나이스 앤 슬로우」는 첫 빌보드 핫100 1위를 안겼다. 끝날 뻔한 경력이 스무 살 문턱에서 다시 시작됐다.
마이 웨이의 리드 싱글로, 끝날 뻔한 경력을 되살린 곡이다.
- 인트로의 신스 훅이 가볍게 튕기며 곡 전체의 리듬을 예고한다.
- 후렴에서 소년티를 벗은, 가성으로 부르는 창법(팔세토)이 또렷하게 들린다.
- 미드템포 그루브 위로 쌓인 백보컬 화음이 곡을 부드럽게 감싼다.
- 당시 10대였던 그가 무대에서 선보인 절제된 안무가 뮤직비디오에 남아 있다.
그에게 첫 빌보드 핫100 1위를 안긴 느린 사랑 노래(슬로우 잭)다.
- 느린 템포 위에서 한 음절을 여러 음으로 굽이치게 늘이는 창법(멜리스마)이 자주 등장한다.
- 낮게 깔려 반복되며 그루브의 뼈대가 되는 베이스 리프가 곡 전체의 관능적인 분위기를 지탱한다.
- 벌스에서 후렴으로 넘어갈 때 목소리 톤이 한층 낮아지며 긴장을 만든다.
- 10대 후반이던 그가 성인 알앤비 창법을 시도한 첫 사례로 꼽힌다.
III. 컨페션스, 최고의 순간 · 1997–2004
(성숙) 2001년 앨범 「8701」에서 한층 성숙한 이미지를 선보였다. 「유 갓 잇 배드」 같은 발라드는 10대 스타의 이미지를 벗고 정통 알앤비 보컬리스트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이별) 이 무렵 알앤비 그룹 티엘시의 로존다 칠리 토머스와 오랜 연인 관계였고, 두 사람은 결국 헤어졌다. 그 이별의 감정이 다음 앨범을 채우는 재료가 됐다. (폭발) 2004년 「컨페션스」는 그의 경력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앨범이 됐다. 상실과 후회, 이별의 감정을 다룬 노래들이 앨범 전체를 관통했고, 미국에서만 수백만 장이 팔렸다. (협업) 프로듀서 릴 존과 래퍼 루다크리스가 함께한 「예!」는 당시 남부에서 떠오르던 크렁크 사운드를 주류 차트 정상에 올려놓았다. 「번」 같은 발라드와 나란히, 앨범은 댄스곡과 이별 발라드를 오가며 그해 팝 음악을 지배했다.
8701 수록곡으로, 소년 가수 이미지를 벗은 정통 발라드다.
- 도입부의 현악 편곡이 곡에 클래식한 무게를 더한다.
- 브리지에서 목소리가 떨리며 감정을 고조시킨다.
- 후렴이 반복될 때마다 미세하게 다른 즉흥 장식(애드리브)을 덧붙여 지루함을 막는다.
- 소울 가수들의 발성을 떠올리게 하는 흐느끼는 듯한 창법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릴 존, 루다크리스와 함께한 곡으로 남부의 크렁크 사운드를 주류로 올려놓았다.
- 인트로의 굵직한 신스 베이스가 클럽 사운드 특유의 무게감을 만든다.
- 둘째·넷째 박을 세게 치는(백비트) 드럼 패턴이 춤을 유도한다.
- 랩 벌스와 노래하는 후렴이 교차되며 곡의 짜임새를 다채롭게 한다.
- 뮤직비디오 속 칼군무는 2000년대 중반 클럽 안무의 전형이 됐다.
컨페션스 안에서 이별을 정면으로 다룬 발라드다.
- 잔잔한 피아노 위에서 시작해 후렴으로 갈수록 편곡이 두꺼워진다.
- 가성과 진성을 오가는 보컬 전환이 감정의 기복을 그대로 드러낸다.
- 후렴 뒤에 짧게 삽입되는 즉흥 장식(애드리브)이 곡의 여운을 늘린다.
- 뮤직비디오에서 사진을 태우는 장면이 곡의 주제를 시각화한다.
IV. 결혼과 이혼의 노래 · 2004–2010
(결혼) 2007년 타메카 포스터와 결혼했고, 이 무렵 두 아들이 태어났다. 이듬해 낸 앨범 「히어 아이 스탠드」는 아버지가 된 심경과 결혼 생활을 담았다. (재편) 2007년 매니저였던 어머니 조네타 패튼과 사업적으로 결별했다가 이듬해 다시 매니저로 복귀시켰고, 2009년 말 최종적으로 결별했다. 소년 시절부터 그를 이끌어 온 관계가 사업적으로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이혼앨범) 2009년 타메카 포스터와 이혼했다. 2010년 앨범 「레이먼드 브이 레이먼드」는 그 결혼과 이혼을 정면으로 다뤘고, 수록곡 「데어 고즈 마이 베이비」로 그래미 알앤비 부문을 수상했다 — . (발굴) 같은 시기 그는 스쿠터 브라운의 소개로 유튜브에서 화제였던 십 대 저스틴 비버를 만나 자신과 함께 만든 레이블로 데려왔다. 한때 어린 나이에 발탁됐던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며 그를 곁에서 가르쳤다고 전해진다.
이혼을 정면으로 다룬 레이먼드 브이 레이먼드의 수록곡이다.
- 오케스트라풍 현악 편곡이 곡 전체에 극적인 무게를 더한다.
- 후렴 직전 잠깐의 정적 뒤 목소리가 터져 나오듯 폭발한다.
- 절제된 벌스와 폭발적인 후렴의 대비가 곡의 기승전결을 뚜렷하게 만든다.
- 이 곡으로 2011년 그래미 알앤비 남성 보컬 부문을 수상했다.
V. 다시 찾은 자신 · 2010–2020
(실험) 2012년 앨범 「루킹 포 마이셀프」에서 프로듀서 딜로와 함께 만든 「클라이맥스」는 이전과 다른 몽환적인 사운드로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상업적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음악적 실험에 나선 시기였다. (재혼) 2015년 오랜 매니저였던 그레이스 미겔과 결혼했으나 2018년 이혼을 공식 발표했다. (신작) 2016년 앨범 「하드 투 러브」를 냈다. 대형 히트곡은 줄었지만, 무대 위 가수로서의 입지는 꾸준히 유지했다. (모색) 2010년대 후반, 그는 대형 투어 대신 한 도시에 머물며 매일 공연하는 레지던시 형태의 무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음악 산업이 스트리밍 중심으로 재편되는 동안, 그는 라이브 무대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었다.
프로듀서 딜로와 만든 실험적인 곡으로, 상업성보다 음악적 모색을 보여 준다.
- 미니멀한 신스와 드럼머신이 몽환적인 공간감을 만든다.
- 가성 위주의 보컬이 또렷한 멜로디 대신 분위기를 그리는 데 집중한다.
- 곡 후반부로 갈수록 리듬이 점점 흐트러지며 긴장이 고조된다.
- 당시 알앤비 장르 안에서 드물게 몽환적인(앰비언트) 질감으로 평가받았다.
VI. 베가스와 슈퍼볼, 그리고 지금 · 2020–2026
(레지던시) 2021년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콜로세움에서 레지던시 공연을 시작했고, 2022년부터는 파크엠지엠 돌비 라이브로 무대를 옮겨 이어 갔다. 한 자리에서 반복되는 공연은 그의 댄스와 무대 연출력을 응축해 보여 줬고, 공연은 몇 차례나 연장됐다. (슈퍼볼) 2024년 2월, 그는 슈퍼볼 하프타임 쇼 무대에 섰다. 앨리샤 키스, 릴 존, 루다크리스가 함께 올라 지난 30년의 히트곡을 이어 불렀다. 같은 주에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 「커밍 홈」을 발매했다. (가정) 오랜 동반자 제니퍼 고이코에체아와 함께해 왔으며, 2024년 슈퍼볼 주간에 결혼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유산) 어린 시절 마이클 잭슨과 제임스 브라운의 무대 영상을 보며 춤을 익혔던 그는, 이제 그 계보를 잇는 무대 퍼포머로 꼽힌다. 2026년 현재도 공연과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데뷔 30주년 앨범 커밍 홈의 대표곡으로, 여전히 진화하는 목소리를 보여 준다.
- 미드템포 그루브 위에 쌓은 보컬 층이 두텁게 들린다.
- 후렴에서 가성과 진성을 오가며 여전히 유연한 음역을 과시한다.
- 랩 벌스와 노래 파트가 교차되는 구성이 오랜 크렁크 시절 곡들과 닮아 있다.
- 30년 경력의 관록이 절제된 즉흥 장식(애드리브)에서 묻어난다.
덜 알려진 이야기
그가 스타 반열에 오르기까지 순탄한 성공 신화로만 그려지곤 하지만, 1991년 텔레비전 경연 프로그램 「스타 서치」 출연이 그의 화려한 우승 스토리는 아니었다. 이 패배는 훗날 인터뷰에서 그가 직접 언급한 사실이지만, 화려한 성공담 속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는다. 1994년 데뷔 앨범을 만들던 중 변성기로 목소리가 흔들리자, 엘에이 리드는 그를 계약에서 놓아줄지까지 고민했다고 전해진다. 그해 봄 리드가 그를 퍼프 대디에게 맡긴 것은 단순한 육성이 아니라, 사실상 마지막 기회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대중에게는 안무와 보컬이 뛰어난 퍼포머로 각인돼 있지만, 그는 「컨페션스 파트 2」를 비롯한 여러 히트곡의 작사·작곡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린 공동 작곡가이기도 하다. 레이블이 기획한 아이돌이라는 인상과 달리, 창작 과정에 꾸준히 관여해 왔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덜 조명됐다.
용어 노트 📚🔎
크렁크
(팝에서) 2000년대 초중반 미국 남부에서 유행한, 쿵쿵 울리는 저음과 외침에 가까운 콜앤리스폰스가 특징인 힙합·댄스 음악 스타일이다. 운동 경기 응원처럼 다 같이 소리치고 뛰는 듯한 에너지가 특징이다.
슬로우 잭
(팝에서) 느린 템포로 연애 감정이나 유혹을 노래하는 알앤비 발라드를 가리킨다. 학교 축제 마지막 순서에 흐르는 느린 춤곡을 떠올리면 된다.
멜리스마
(말뜻) 그리스어 멜로스(노래)에서 온 말이다. (팝에서) 한 음절의 가사를 여러 음으로 길게 늘여 부르는 창법이다. 생일 축하 노래에서 '생일' 한 글자를 길게 흔들며 부르는 것을 떠올리면 비슷하다.
레지던시
(말뜻) 영어 레지던시(residency)는 원래 한곳에 머문다는 뜻이다. (팝에서) 가수가 투어를 도는 대신 한 도시의 한 공연장에서 정해진 기간 동안 반복해서 공연하는 방식이다. 같은 반이 축제 기간 내내 같은 무대를 계속 올리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의학에서 레지던트는 병원에서 수련하는 전공의를 가리킨다.
애드리브
(말뜻) 라틴어 '애드 리비툼(ad libitum, 자유롭게)'에서 줄어든 말이다. (팝에서) 정해진 멜로디나 가사 없이 가수가 그 순간 즉흥적으로 덧붙이는 짧은 보컬 장식을 말한다. 발표하다가 원고에 없는 말을 즉석에서 덧붙이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연극이나 코미디에서도 즉흥 대사를 애드리브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