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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by Kim

바비킴 (2004–)

두 개의 언어와 두 개의 이름 사이에서, 그의 노래는 언제나 태평양을 오가는 목소리였다.

한눈에 보기 🔭💭

1. 뿌리대한민국 서울 출생트럼펫 연주자 아버지캘리포니아 이민2. 데뷔닥터레게 데뷔본명 김도균이승철 곡 오디션3. 언더그라운드부가킹즈 결성간디·주비트레인랩 가이드 활동4. 전성기고래의 꿈아버지와 협연나는가수다 1위5. 시련나가수 탈락4년의 슬럼프거울 앨범6. 지금복면가왕 출연2022년 결혼2026년 득녀바비킴2004–언더그라운드 세션 보컬에서 알앤비의 목소리로,…
무대의 여정 🧭🗺️
N대한민국서울1973서울1993–현재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곁의 사람들 ⏳🌊

  • 가족김영근

    트럼펫 연주자인 아버지로, 그의 음악적 뿌리이자 두 세대에 걸쳐 앨범에 함께한 연주자다.

  • 영향이승철

    1993년 오디션에서 부른 그의 「마지막 콘서트」가 바비킴의 데뷔를 여는 계기가 됐다.

  • 영향윤미래

    언더그라운드 선후배로서 그가 알앤비 색깔의 솔로 음반을 내도록 격려했다고 전해진다.

  • 멤버간디

    부가킹즈에서 함께한 멤버로, 1999년의 만남이 팀 결성으로 이어졌다.

  • 멤버주비트레인

    부가킹즈의 또 다른 멤버로, 세 사람은 오랜 세월 팀의 이름을 지켜왔다.

YouTube에서 6곡 이어 듣기 ↗

I. 은평구에서 캘리포니아로 · 1973–1993

(출생) 1973년, 대한민국 서울 은평구에서 로버트 도균 킴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아버지 김영근은 MBC 관현악단 출신의 트럼펫 연주자였고, 어머니 정정자는 그의 곁을 지켰다. 두 살 무렵 가족은 미국으로 건너갔다. 클래식 관악기 연주자로 밥벌이를 이어가기 쉽지 않던 시절, 아버지는 새 무대를 찾아 태평양을 건넜다. (이민) 캘리포니아와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며 자란 어린 시절은 한국어보다 영어가 먼저 붙는 나날이었다. 집 안에서는 아버지의 트럼펫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라디오에서는 소울과 훵크, 초기 힙합이 흘러나왔다. 흑인 음악 특유의 리듬과 창법은 그에게 공기처럼 스며들었다. (거리) 10대 후반 그는 나이트클럽과 패션쇼 무대에서 랩을 하기 시작했다. 정식 무대라기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마이크를 잡는 자리에 가까웠지만, 이 경험은 훗날 그가 한국 가요계에서 랩과 알앤비를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이민자 가정의 아들로서 그는 늘 두 언어, 두 정체성 사이에 있었다. (귀환) 1993년, 스무 살의 그는 한국을 방문했다. 이 방문은 그의 삶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게 된다.

II. 다시 서울에서, 김도균이라는 이름으로 · 1993–1998

(오디션) 1993년 한국을 찾은 그는 한 음반사 오디션에서 가수 이승철의 노래 「마지막 콘서트」를 불러 합격했다. 태평양 건너에서 자란 청년이 한국 가요계 선배의 발라드로 자신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본격적으로 가수의 길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닥터레게) 1994년, 그는 레게 밴드 닥터레게의 멤버로 데뷔했다. 무대 위 이름은 본명을 딴 「김도균」이었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아직 낯설던 레게 장르를 정면으로 내세운 팀이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2년여 만에 활동을 접었다. (세션) 팀이 흩어진 뒤에도 그는 가요계를 떠나지 않았다. 발음이 정확하고 리듬감이 살아 있는 목소리는 여러 가요 제작진의 눈에 띄었고, 그는 정식 발표곡에 앞서 랩을 미리 불러 주는 가이드 역할을 자주 맡았다. 1990년대 후반 댄스 가요의 전성기, 핑클과 젝스키스, NRG 같은 그룹의 음반 작업 곁에서 그의 목소리는 이름 없이 스쳐 갔다. (첫 앨범) 1998년 그는 첫 솔로 앨범 《Holy Bumz Presents》를 냈다. 언더그라운드 성격이 짙은 이 음반은 훗날 2005년 《Ground Zero》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오게 되지만, 당시에는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세션 보컬이자 무명의 래퍼, 그것이 1990년대가 끝나갈 무렵 그의 자리였다.

III. 부가킹즈와 언더그라운드 · 1999–2005

(만남) 1999년 그는 래퍼 간디를 만났다. 두 사람은 몇 달 뒤 주비트레인과 합류해 세 명의 팀을 꾸렸고, 이 팀은 곧 부가킹즈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2001년 한 컴필레이션 음반 수록곡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들은, 같은 해 투팍 헌정 음반에 실린 곡을 통해 3인조로서 공식적인 첫걸음을 뗐다. (크루) 부가킹즈에서 그는 세 멤버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고 미국 힙합 문화에 익숙한 축이었다. 랩과 노래를 오가는 그의 창법은 팀의 색깔을 다른 언더그라운드 힙합 크루와 구분 짓는 요소가 됐다. 세 사람은 무대와 자리를 함께하며 형제처럼 지냈고, 그 정서는 이후 부가킹즈의 여러 곡에 그대로 묻어났다. (인정) 2004년 바비킴은 서울가요대상 최우수 힙합부문을, 2005년에는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힙합부문을 솔로 활동으로 받았다. 정통 알앤비와 소울을 지향하던 그의 솔로 색깔과 달리, 부가킹즈는 거리의 언어에 가까운 힙합을 밀고 나갔다. 2005년 두 번째 음반 《The Renaissance》는 그런 팀의 정체성을 정리한 결과물이었다. (양다리) 같은 시기 그는 솔로 활동도 병행하고 있었다. 그룹과 솔로, 힙합과 알앤비를 오가는 이 시기는 이후 그의 음악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이중의 정체성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틱택톡 (Tic Tac Toe)2005무대 바비 킴 & 부가킹즈 · 2013 Arirang Radio

부가킹즈 2집 《The Renaissance》의 타이틀곡으로, 레게 리듬 위로 바비킴의 소울 보컬과 랩, 간디·주비트레인의 랩이 한 절씩 이어진다.

  • 세 멤버가 한 절씩 번갈아 이어받는 구성은 마치 틱택토 게임판에 번갈아 표시를 채워 넣듯 짜여 있다.
  • 흥겨운 레게 리듬은 무겁지 않은 힙합을 내세운 이 음반의 방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 바비킴의 목소리는 다른 두 멤버보다 낮고 탁하게 걸쳐 있어, 팀 안에서 리듬의 중심추 역할을 한다.
  • 절 사이마다 제목을 외치는 후렴(훅)이 되풀이되며 세 사람의 목소리를 한 곡으로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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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고래의 꿈, 알앤비 가수로 · 2004–2009

(1집) 2004년 그는 공식적인 솔로 1집으로 꼽히는 《Beats Within My Soul》을 발표했다. 힙합 세션 보컬로 이름을 알려 온 그가 알앤비와 소울에 무게를 둔 음반을 낸 데는 동료 가수 윤미래의 격려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함께 활동하던 선후배 사이, 윤미래는 그가 자신의 목소리를 전면에 내세우도록 힘을 보탰다. (협연) 타이틀곡 「고래의 꿈」에는 아버지 김영근이 트럼펫 세션으로 참여했다. 미국행 이민의 이유였던 그 트럼펫 소리가 20여 년 만에 아들의 데뷔 앨범 타이틀곡에 실린 셈이었다. 이 음반에는 애잔한 발라드 「Let Me Say Goodbye」도 함께 담겨, 그가 랩만이 아니라 노래로도 설 수 있는 가수임을 알렸다. (OST) 2006년 두 번째 음반 《Follow Your Soul》을 낸 뒤, 그는 드라마 삽입곡으로 대중에게 더 가깝게 다가갔다. 2007년 「쩐의 전쟁」 삽입곡 「일년을 하루같이」와 「하얀거탑」 삽입곡 「소나무」가 잇달아 인기를 얻으면서, 드라마를 즐기던 시청자들 사이에 그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각인됐다. (전환) 2009년에는 스페셜 음반 《Love Chapter.1》을 내며 사랑을 주제로 한 곡들을 모았다. 힙합 세션 보컬로 출발한 그가 이 무렵에는 발라드와 알앤비를 오가는 가수로 완전히 자리를 옮긴 뒤였다.

♪고래의 꿈2004무대 바비킴 · KBS 열린음악회

공식 솔로 1집의 타이틀곡으로, 아버지 김영근의 트럼펫이 함께한 순간을 담았다.

  • 도입부에 낮게 깔리는 트럼펫 선율은 아버지 김영근이 직접 연주한 것으로, 곡 전체의 정서를 여는 문 역할을 한다.
  • 바비킴은 고음을 쥐어짜지 않고 허스키하게 흘려보내는 창법으로, 힘보다 여운을 남기는 쪽을 택한다.
  • 후렴에서 여러 목소리를 겹쳐 쌓는 코러스 더빙이 더해지며 소리가 점점 두꺼워진다.
  • 2000년대 초 한국 알앤비가 미국식 소울 발성을 받아들이던 흐름 속에서, 세션 보컬 출신 가수가 자기 목소리로 전면에 나선 상징적인 순간으로 회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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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을 하루같이2007무대 바비 킴 · 2025 KBS 더 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

드라마 「쩐의 전쟁」 삽입곡으로, 절절한 짝사랑의 정서를 담아 드라마 밖에서도 널리 불렸다.

  • 피아노 한 대로 시작하는 전주는 드라마 한 장면처럼 절제된 슬픔을 예고한다.
  • 벌스(절)에서 후렴으로 넘어가며 음역이 크게 뛰어오르는 구간이 이 곡의 킬링파트로 꼽힌다.
  • 미국에서 자란 발음의 흔적이 오히려 애절한 창법에 독특한 색을 더한다는 평이 많다.
  • 드라마 OST 시장이 커지던 2000년대 후반, 방송 화면과 함께 소비되는 노래라는 산업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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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2007무대 바비킴·뉴위즈덤하모니 · KBS 열린음악회

드라마 「하얀거탑」 삽입곡으로, 인물의 고독을 담담하게 감싸는 곡이다.

  • 현악 편곡이 잔잔하게 깔리며 인물의 내면을 그리듯 조용히 시작한다.
  • 이 곡에서 바비킴은 애드리브를 절제하고 가사를 또박또박 전달하는 쪽을 택해, 드라마 장면과 겹치는 느낌을 살린다.
  • 후렴에서 음을 살짝 꺾어 부르는 대목은 그의 알앤비 창법이 발라드에 스며든 예로 꼽힌다.
  •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오랫동안 방송 삽입곡 명곡으로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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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절정과 나는 가수다 · 2010–2012

(3집) 2010년 4월 정규 3집 《Heart & Soul》을 발표했다. 라틴 리듬과 브라스 세션을 앞세운 타이틀곡 「남자답게」와 수록곡 「외톨이」가 나란히 사랑받으며, 음반은 발매 직후 실시간 차트에서 당대 인기 가수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해 서울가요대상에서 최우수 알앤비 부문을 받으며 그의 이름은 언더그라운드를 넘어 대중적으로 확고해졌다. (나가수) 2011년 그는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다. 기성 가수들이 매주 순위로 평가받는 이 무대에서 한동안 연속으로 1, 2위를 오가며 전성기를 증명했다. 알앤비 특유의 애드리브와 꺾임, 미국에서 자란 발음이 오히려 개성으로 받아들여진 시기였다. (탈락) 그러나 2012년 1월 그는 경연에서 탈락하며 무대를 내려왔다. (공존) 같은 시기 부가킹즈도 활동을 이어 갔다. 2012년 결성 10여 년을 맞아 미니앨범 《A Decade》를 내며, 세 사람은 각자 솔로 활동을 병행하면서도 팀의 이름을 놓지 않았다.

♪남자답게2010무대 바비킴 (Live)

정규 3집 《Heart & Soul》의 타이틀곡으로, 라틴 리듬과 브라스 세션을 앞세워 전성기를 열었다.

  • 브라스(금관악기) 섹션이 곡 전체를 이끄는 훅으로 기능해, 도입부부터 축제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 라틴 리듬 특유의 경쾌한 그루브 위에서 바비킴은 랩에 가까운 속사포 전달과 노래를 자유롭게 오간다.
  • 후렴에서 여러 성부가 겹쳐 쌓이는 코러스는 브라스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올릴 때 더욱 두드러진다.
  • 발매 하루 만에 실시간 음반 차트 1위에 오르며, 당대 인기 가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순간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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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슬럼프와 거울 · 2012–2019

(정체) 3집 이후 다음 정규 음반까지는 4년이 걸렸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 시기를 스스로를 잃은 채 포기하고 도망가고 싶던 시간이라고 돌아본 바 있다. 화려했던 무대와 순위의 기억 뒤에 남은 것은, 다음 앨범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알 수 없는 막막함이었다. (자화상) 2014년 그는 정규 4집 《거울》을 냈다. 제목 그대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비추려 한 음반이었다. 타이틀곡 「사과」에는 다시 아버지 김영근의 트럼펫이 실렸고, 뮤지션 이적이 가사 작업에 힘을 보탰다. 화려한 편곡보다 자기 고백에 가까운 노래들이 이 시기 그의 음악을 채웠다. (공백) 이후 2019년까지 그는 새 음반도 방송 출연도 없이 대중의 눈앞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 (재발견) 2019년 그는 MBC 「복면가왕」에 「요것봐라~? 체게바라」라는 가면을 쓰고 출연해 최종 라운드까지 올랐으나 가왕 걸리버에게 패했다. 얼굴을 가린 채 순수하게 노래로만 평가받는 이 무대에서, 그의 소울과 알앤비 창법은 세대를 넘어 다시 주목받았다. 정체를 밝힌 뒤 그는 베테랑 가수로서 새삼스러운 환대를 받았다.

♪사과2014무대 바비킴 · MBC 문화콘서트 난장

정규 4집 《거울》의 타이틀곡으로, 슬럼프를 지나며 쓴 자기 고백에 가까운 발라드다.

  • 다시 등장하는 아버지 김영근의 트럼펫이 곡의 시작과 끝을 감싸며, 10년 전 「고래의 꿈」과 이어지는 울림을 만든다.
  • 군더더기 없는 어쿠스틱 반주 위에서 바비킴의 목소리는 기교보다 담담한 고백에 가깝게 전달된다.
  • 뮤지션 이적이 쓴 가사는 화려한 은유 대신 정직한 화법을 택해, 곡의 절제된 편곡과 맞물린다.
  • 요란한 후렴 대신 잔잔하게 마무리되는 구성은, 그가 이 앨범에서 강조한 자화상이라는 주제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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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 다시 쓰는 노래 · 2020–2026

(재회) 2020년 그는 오래전 잠시 만났던 인연을 다시 만났다. 2010년 자신의 콘서트 투어에서 기획 관계자로 알게 됐던 사이였다고 전해진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결혼은 한동안 미뤄졌고, 2022년 6월에야 예식을 올렸다. (가정) 2026년 여름, 그는 결혼 4년 만에 딸을 얻었다. 20대에 태평양을 오가며 정체성을 찾던 청년은 50대에 이르러 서울에 가정을 꾸린 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활동) 2025년 그는 소속사를 어트랙트로 옮기며 활동을 이어갔다. 같은 해 말에는 3년 만의 단독 공연을 열어 30년 가까운 활동 기간 동안 쌓아 온 곡들을 무대에 올렸다. 쉰을 넘긴 나이에는 유튜브 채널을 열어 젊은 세대와도 직접 소통하기 시작했다. (지금) 언더그라운드 세션 보컬에서 드라마 OST의 목소리로, 「나는 가수다」의 스타에서 「복면가왕」의 재발견까지, 그의 이력은 한국 대중음악이 힙합과 알앤비를 받아들여 온 과정과 나란히 놓인다. 그는 지금도 서울을 무대로 노래하고 있다.

덜 알려진 이야기

그가 얼마나 많은 노래의 유령 목소리였는지는 정확히 헤아리기 어렵다. 그러나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에 따르면 당시 랩이 들어간 가요 열 곡 중 여덟 곡꼴로 바비킴이 랩 가이드를 녹음했다고 한다. 완성된 음반에는 이름이 오르지 않는 자리였지만, 그 시절 그는 누구보다 많은 히트곡의 첫 형태를 자신의 목소리로 빚어낸 사람이었다. 이런 이력은 그가 정식으로 이름을 건 가수로 자리 잡은 뒤에도 좀처럼 조명받지 못했다 — 완성곡만 기억하는 대중음악 산업의 특성상, 가이드 보컬의 존재 자체가 잘 남지 않기 때문이다. 2014년 정규 4집 《거울》의 「사과」에서 아버지 김영근과 9년 만에 다시 협연했을 때, 그가 아버지에게 지급한 세션비가 다름 아닌 상품권이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 일화는 두 사람이 20년 가까이 무대 안팎에서 음악으로 이어져 온 관계를 웃음기 있게 보여준다. 지금은 바비킴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졌지만, 1994년 데뷔 당시 그의 활동명은 본명을 딴 김도균이었다. 레게 밴드 닥터레게 해체 이후 세션과 언더그라운드를 오가던 시절을 거치며 그는 비로소 영어 이름 바비킴을 전면에 내세우게 됐다. 두 개의 이름 사이에는 태평양을 오간 그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용어 노트 📚🔎

랩 가이드

(말뜻) 가이드는 영어 guide에서 온 말로 안내자, 길잡이라는 뜻이다. 정식 가수가 녹음하기 전에 노래의 뼈대를 미리 불러 보여주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이 이름이 붙었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작곡가나 제작진이 완성곡의 느낌을 미리 확인하기 위해, 정식 가수가 녹음하기 전 임시로 랩이나 노래를 불러 넣는 것을 말한다. 학교 합창 시간에 선생님이 먼저 한 소절을 불러 학생들에게 음을 알려 주는 것과 비슷하다 — 다만 가이드는 듣는 사람이 아니라 다음 녹음실의 가수를 위한 것이다.

언더그라운드

(말뜻) 말 그대로 지하라는 뜻으로, 방송이나 대형 기획사 밖에서 이뤄지는 활동을 땅 밑에 비유한 말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방송 순위 프로그램보다 클럽 공연과 음반 판매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음악가나 장면을 가리킨다. 학교로 치면 교내 방송에 나오는 학생 대신, 동아리방에서 자기들끼리 연습하고 공연을 여는 밴드에 가깝다.

알앤비(R&B)

(말뜻) 리듬 앤드 블루스(Rhythm and Blues)의 줄임말로, 미국 흑인 음악에서 리듬감 있는 블루스를 가리키던 말이었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소울풀한 창법과 그루브(몸이 반응하는 리듬감)를 강조하는 노래 스타일을 가리킨다. 발라드가 감정을 절제해 담담히 전달한다면, 알앤비는 한 음을 길게 꺾고 흔들며 감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다르다.

드라마 OST

(말뜻) OST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riginal Sound Track)의 줄임말로, 본래는 영화나 드라마를 위해 만든 음악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드라마의 특정 장면에 맞춰 만들어지거나 삽입된 노래를 뜻하며, 방송 화면과 함께 대중에게 각인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드라마의 슬픈 장면에서 흐르던 노래가 그 장면과 함께 오래 기억되는 것과 같다.

브라스 섹션

(말뜻) 브라스는 금관악기를, 섹션은 무리·부분을 뜻해, 트럼펫이나 트롬본 같은 금관악기 연주자들이 모인 편성을 가리킨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노래 반주에서 금관악기들이 함께 연주하며 곡에 화려하고 경쾌한 색을 입히는 편곡 방식을 말한다. 학교 관악부가 축제 무대에서 신나는 행진곡을 연주할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코러스 더빙

(말뜻) 코러스는 합창을, 더빙은 겹쳐 녹음한다는 뜻으로, 한 사람이 자기 목소리를 여러 번 녹음해 겹쳐 쌓는 방식을 가리킨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가수가 후렴 부분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여러 겹 녹음해 소리를 두껍게 만드는 녹음 기법이다. 혼자 노래방에서 화음 넣기 기능을 켜고 부르면 여러 명이 함께 부르는 것처럼 들리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