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ynton Marsalis
뉴올리언스 교회 밴드의 소년은 재즈를 연주회장의 고전으로 세우는 일에 반평생을 바쳤다.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함께한 사람들 ⏳🌊
- 가족엘리스 마살리스 주니어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로 아들들에게 재즈의 기초를 가르쳤고, 2020년 세상을 떠났다.
- 가족브랜퍼드 마살리스
한 살 위 형이자 초기 5중주의 색소폰 주자로, 형제는 한 무대에서 서로를 밀어붙였다.
- 스승대니 바커
어린 그를 교회 브라스 밴드에 세웠고, 훗날 「블루스의 위엄」에 밴조로 함께했다.
- 스승아트 블레이키
재즈 메신저스에서 십대의 그에게 하드 밥과 밴드 리더의 길을 보여 주었다.
- 후원허비 행콕
VSOP 순회에 그를 데려갔고 데뷔 음반의 일부를 프로듀스했다.
- 영향앨버트 머리
블루스를 미국 문화의 핵심으로 본 그의 사상이 링컨센터 재즈의 바탕이 됐다.
I. 여섯 형제의 집 · 1961–1977 (0–16세)
(출생) 1961년 10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엘리스 마살리스 주니어는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교사였고, 어머니 돌로레스 페르디난드 마살리스는 집안을 꾸리며 여섯 아들을 키웠다. 윈튼이라는 이름은 아버지가 아끼던 피아니스트 윈튼 켈리, 마일스 데이비스 밴드에서 활동했던 그 연주자에게서 따왔다. (형제) 한 살 위 형 브랜퍼드는 색소폰을, 동생 델피오는 트롬본을, 막내 제이슨은 드럼을 잡아 저마다 음악가가 됐고, 엘리스 3세는 시인·사진가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는 대중음악보다 모던 재즈를 고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들들은 일찍부터 음악가의 삶을 가까이에서 보며 자랐다. (트럼펫) 여섯 살 무렵, 아버지가 함께 일하던 트럼페터 앨 허트에게서 첫 트럼펫을 받았다. 어린 시절 밴조 연주자 대니 바커가 이끌던 페어뷰 침례교회 어린이 브라스 밴드에 서기도 했지만, 그때는 열심인 학생이 아니었다고 그는 스스로 회고했다. (전환) 열두 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연습에 매달리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뉴올리언스 창의예술센터(NOCCA)에서 클래식과 재즈를 함께 배웠고, 열네 살에는 뉴올리언스 필하모닉과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을 협연했다. 같은 시기 친구들과 펑크 밴드를 꾸려 동네 파티에서 연주하며 용돈을 벌기도 했다. 악보를 한 음도 어기지 않는 고전 음악의 엄격함과 춤추는 사람의 몸을 읽는 거리 음악의 감각을 동시에 익힌 이 시절이, 훗날 두 갈래로 뻗어 나갈 그의 경력의 뿌리가 됐다.
II. 길 위의 학교 · 1978–1982 (17–21세)
(탱글우드) 1979년 여름, 열일곱 살에 매사추세츠주의 탱글우드 버크셔 음악센터에 들어가 오케스트라 연주를 익혔다. 그는 이 과정에 받아들여진 최연소 관악 연주자였다고 전해진다. 그해 가을 뉴욕으로 옮겨 줄리아드 음악원에 입학했다. (메신저스) 1980년, 드러머 아트 블레이키의 재즈 메신저스에 합류했다. 블레이키는 젊은 연주자를 무대에 세워 길러 내는 것으로 이름난 밴드 리더였고, 윈튼은 그 밴드에서 하드 밥의 어법과 밤마다 청중 앞에서 밴드를 끌고 가는 법을 배웠다. 그는 줄리아드를 마치지 않고 순회 버스라는 학교를 택했다. (VSOP) 1981년에는 허비 행콕, 베이스의 론 카터, 드럼의 토니 윌리엄스와 함께 VSOP 4중주로 순회했다. 1960년대 마일스 데이비스 5중주의 리듬 섹션 한가운데에서 스무 살이 채 안 된 트럼페터가 연주한 셈이었다. 그는 이 경험을 거장들이 서로의 소리를 듣는 방식을 몸으로 배운 시간으로 기억했다. (콜럼비아) 같은 무렵 콜럼비아 레코드와 계약했고, 이후 이 레이블에서 재즈 음반과 클래식 음반을 나란히 냈다. 1982년에 나온 데뷔작은 행콕이 일부를 프로듀스했고 형 브랜퍼드가 색소폰을 맡았다. 레이블은 정장을 차려입고 어쿠스틱 재즈를 연주하는 그를 새 세대, 이른바 영 라이언스의 얼굴로 내세웠다. 전기 악기와 록 리듬이 재즈의 주류를 차지하던 때, 스무 살 청년이 고른 길은 오히려 오래된 어법을 정면으로 다시 배우는 쪽이었다.
블레이키와 행콕 곁에서 배운 스무 살의 데뷔작이다. 형 브랜퍼드와 행콕의 4중주가 나뉘어 참여해, 그가 두 세대 사이에서 출발했음을 보여 준다.
- 행콕·론 카터·토니 윌리엄스와 함께한 곡들은 VSOP 순회 중에 녹음됐다. 세 거장의 리듬 섹션이 템포를 밀고 당기는 사이로 젊은 트럼펫이 끼어드는 긴장을 들어 볼 만하다.
- 론 카터가 쓴 「RJ」에서는 토니 윌리엄스의 심벌이 쉬지 않고 박을 쪼개며 솔로이스트를 앞으로 떠미는 듯 들린다.
- 「헤지테이션」은 피아노 없이 트럼펫과 테너 색소폰이 거슈윈 「아이 갓 리듬」의 코드 진행(리듬 체인지) 위에서 말을 주고받는 곡이다. 형제가 서로의 문장을 이어받는 대화를 따라가 보자.
- 음색은 밝고 고음이 정확하며, 프레이징에서는 프레디 허버드와 1960년대 마일스 데이비스의 영향이 비치는 것처럼 들린다.
열네 살에 협연했던 하이든을 스물두 살에 다시 녹음한 클래식 데뷔작으로, 이듬해 재즈 음반과 함께 그래미를 안겼다. 레이먼드 레퍼드가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 하이든 협주곡은 1796년, 음을 바꾸는 키가 달린 새 트럼펫을 위해 쓰였다. 그 덕에 낮은 음역에서도 반음 진행이 가능해진 선율을 오케스트라와 주고받는 대목에 귀를 기울여 보자.
- 느린 2악장에서는 재즈에서 쓰는 떨림(비브라토)을 아끼고 곧게 뻗는 소리로 노래하듯 이어 가는 호흡이 핵심이다.
- 빠른 3악장은 같은 주제가 되돌아오는 형식(론도)으로, 혀로 음을 빠르게 끊어 내는 기술(텅잉)의 깔끔함이 돋보인다.
- 같은 해 녹음한 재즈 음반과 나란히 들으면, 한 연주자가 장르마다 음색과 발음을 얼마나 다르게 다루는지 비교할 수 있다.
III. 두 분야의 그래미 · 1983–1989 (22–28세)
(그래미) 1984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재즈 부문은 「싱크 오브 원」으로, 클래식 부문은 하이든·훔멜·레오폴트 모차르트의 트럼펫 협주곡 녹음으로 받았다. 한 해에 두 분야를 함께 수상한 첫 연주자였고, 이듬해에도 같은 일을 되풀이했다. 스물둘의 나이였다. (5중주) 그의 5중주는 형 브랜퍼드, 피아노의 케니 커클랜드, 드럼의 제프 테인 와츠를 중심으로 베이스 자리에 찰스 팜브로와 찬넷 모펫 등이 섰다. 형제가 한 무대에서 서로를 밀어붙이던 이 시기의 음악은 1960년대 마일스 5중주의 긴장을 이어받으면서도, 박자를 쪼개고 겹쳐 템포가 바뀌는 듯한 복잡한 리듬을 실험했다. (이별) 1985년, 브랜퍼드와 커클랜드가 록 가수 스팅의 밴드에 합류하며 5중주를 떠났다. 그해 나온 「블랙 코즈」가 이 편성의 마지막 정점이 됐다. 윈튼은 피아니스트 마커스 로버츠, 베이시스트 로버트 허스트, 그리고 남은 와츠와 새 판을 짰고, 이후 색소폰의 웨설 앤더슨과 토드 윌리엄스, 베이스의 레지널드 빌, 드럼의 헐린 라일리 같은 동료들이 밴드의 얼굴이 됐다. (뿌리) 이 무렵 그는 비평가 스탠리 크라우치, 작가 앨버트 머리와 가까워졌다. 머리는 블루스를 고난을 견디며 삶을 축복하는 흑인 미국인의 형식으로 읽었고, 윈튼은 그 생각을 받아들여 루이 암스트롱과 듀크 엘링턴, 고향 뉴올리언스의 전통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스탠더드 곡을 새로 해석한 「스탠더드 타임」 연작이 1987년 시작됐고, 1989년 「블루스의 위엄」에서는 어린 시절의 스승 대니 바커를 밴조로 불러 뉴올리언스의 장례 행진을 다뤘다.
형 브랜퍼드, 케니 커클랜드와 함께한 5중주의 마지막 스튜디오 작품이다. 제목은 남북전쟁 뒤 해방된 흑인의 권리를 묶어 둔 남부의 법률에서 따왔다.
- 표제곡에서는 박자를 쪼개 갑자기 템포가 바뀐 듯 들리게 하는 리듬 장치(메트릭 모듈레이션)가 되풀이된다. 제프 테인 와츠의 드럼이 그 틀을 흔들며 밴드를 끌고 간다.
- 커클랜드의 피아노는 솔로이스트 뒤에서 짧은 화음을 찔러 넣으며 대화하는 반주(컴핑)로 긴장을 쌓는다. 1960년대 행콕의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이 많다.
- 브랜퍼드의 색소폰과 윈튼의 트럼펫이 주제를 함께 연주하다 갈라지는 대목에서 형제 밴드 특유의 호흡이 드러난다.
- 음반 끝의 「블루스」는 트럼펫과 찬넷 모펫의 베이스만으로 된 2중주로, 12마디 블루스를 가장 앙상한 뼈대로 들려준다.
앨버트 머리와 스탠리 크라우치의 사상, 그리고 고향 뉴올리언스로의 귀환이 한데 모인 음반이다. 어린 시절의 스승 대니 바커가 밴조로 함께했다.
- 표제곡에서 그는 고무컵으로 나팔 끝을 막았다 열었다 하는 플런저 뮤트로 사람 목소리처럼 우는 소리를 낸다. 엘링턴 악단의 트럼페터들에게서 이어진 소리다.
- 긴 모음곡 「더 뉴올리언스 펑션」은 뉴올리언스 장례 행렬을 따라간다. 묘지로 갈 때의 느린 장송가가 돌아오는 길의 흥겨운 행진으로 바뀌는 순간이 핵심이다.
- 크라우치가 쓴 설교문을 목사가 낭독하는 대목이 있어, 흑인 교회의 말과 음악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들을 수 있다.
- 헐린 라일리의 드럼은 뉴올리언스 거리 행진의 북 장단(세컨드 라인)을 바탕으로 박을 굴려, 모던한 화성 아래 오래된 몸놀림을 깐다.
IV. 링컨센터의 재즈 · 1987–1997 (26–36세)
(링컨센터) 1987년, 뉴욕 링컨센터가 여름 재즈 연주회 시리즈를 열며 그를 예술 책임자로 맞았다. 시리즈는 이후 재즈 앳 링컨센터라는 정식 부서가 됐고, 1996년에는 뉴욕 필하모닉·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나란히 독립된 구성 기관으로 올라섰다. 그가 이끄는 링컨센터 재즈 오케스트라는 엘링턴과 카운트 베이시, 텔로니어스 몽크, 젤리 롤 모튼의 악보를 교향악단의 고전 레퍼토리처럼 정성껏 되살려 연주했다. (교육) 1995년 무렵 고등학교 빅밴드들에 엘링턴의 원본 악보를 보내 경연을 여는 「에센셜리 엘링턴」을 시작했고, 같은 해 PBS 방송 「마살리스 온 뮤직」에서 어린이들에게 음악의 짜임을 풀어 설명했다. 순회 중 도시마다 학교를 찾아 강습을 여는 일은 그의 오랜 습관이 됐다. 교사였던 아버지의 방식이 아들에게서 더 큰 규모로 되풀이된 셈이었다. (작곡) 작곡가로서의 비중도 커졌다. 무용가 가스 페이건의 작품을 위해 쓴 「시티 무브먼트」, 흑인 교회 예배의 순서를 빌린 「인 디스 하우스, 온 디스 모닝」을 거쳐, 1994년 노예로 끌려온 두 아프리카인의 이야기를 그린 오라토리오 「블러드 온 더 필즈」를 초연했다. 이 작품은 1997년 재즈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퓰리처상 음악 부문을 받았다. (사상) 1994년 책 「스위트 스윙 블루스 온 더 로드」에서는 밴드와 버스를 타고 도시를 옮겨 다니는 순회 생활을 기록했다. 그는 이 무렵부터 재즈를 미국 민주주의의 축소판, 곧 저마다 자유롭게 말하되 서로를 들어야만 굴러가는 대화로 설명했고, 이 믿음이 이후 그의 작품과 교육 활동을 꿰는 줄기가 됐다.
노예로 끌려온 남녀 제시와 리오나가 자유에 이르는 여정을 그린 세 시간짜리 오라토리오로, 재즈 작품 최초의 퓰리처상 수상작이다. 녹음은 1995년, 발매는 1997년이었다.
- 카산드라 윌슨이 리오나, 마일스 그리피스가 제시, 존 헨드릭스가 현자 역을 노래한다. 세 사람의 발성이 저마다 다른 인물의 나이와 처지를 말해 준다.
- 들판의 노동요와 서로 부르고 받는 외침(콜 앤드 리스폰스)이 빅밴드 편곡 안에 녹아들어, 노예제 시대의 소리가 재즈의 언어로 옮겨지는 과정을 들을 수 있다.
- 링컨센터 재즈 오케스트라의 관악 파트는 엘링턴처럼 악기마다 다른 음색을 겹쳐 색을 만든다. 무거운 장면에서 낮은 관악이 깔리는 대목에 주목해 보자.
- 가사가 이야기를 이끄는 극음악이므로, 장면이 바뀔 때 리듬과 템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따라가면 줄거리가 귀로 잡힌다.
V. 로즈홀과 고향의 물 · 1998–2012 (37–51세)
(상실) 1998년, 초기 5중주의 피아니스트 케니 커클랜드가 마흔셋에 세상을 떠났다. 형제와 함께 젊은 날을 보낸 동료의 죽음이었다. (다작) 1999년 한 해 동안 그는 몽크의 곡을 다룬 「스탠더드 타임」 4집, 젤리 롤 모튼 곡집 「미스터 젤리 로드」, 빌리지 뱅가드 실황을 담은 일곱 장짜리 음반 등을 잇달아 냈고, 같은 해 12월 뉴욕 필하모닉과 대편성 작품 「올 라이즈」를 초연했다. 콜럼비아와 이어 온 오랜 관계는 이 무렵 마무리됐고, 2000년대에는 블루노트에서 음반을 냈다. (다큐) 2001년 켄 번스의 다큐멘터리 「재즈」에 자문으로 참여해 화면에 자주 등장하며 루이 암스트롱이 재즈에 남긴 의미를 풀어 설명했다. 많은 시청자가 그의 해설을 통해 재즈의 역사를 처음 접했다. (로즈홀) 2004년 10월, 맨해튼 콜럼버스 서클의 타임워너 센터 안에 재즈를 위해 지은 공연장 프레더릭 P. 로즈 홀이 문을 열었다. 안쪽의 클럽에는 디지 길레스피의 이름이 붙었다. 그는 건립 기금 마련에도 앞장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트리나)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고향 뉴올리언스를 덮치자, 그해 9월 로즈홀에서 구호 콘서트 「하이어 그라운드」를 열어 기금을 모았다. 같은 해 국가 예술 훈장을 받았다. 2007년 「플랜테이션에서 교도소까지」에서는 노래가 있는 소편성으로 미국 사회의 인종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교향) 2008년 컨트리 가수 윌리 넬슨과 함께한 블루스 실황 음반 「투 멘 위드 더 블루스」를 냈고, 할렘의 아비시니안 침례교회를 위한 「아비시니안 미사」를 초연했다. 2010년에는 사이먼 래틀이 지휘한 베를린 필하모닉과 재즈의 역사를 한 편으로 엮은 「스윙 심포니」를 선보였다.
2010년 사이먼 래틀이 지휘한 베를린 필하모닉과 초연한 교향곡을, 2018년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지휘한 세인트루이스 심포니와 다시 연주해 블루 엔진에서 낸 녹음이다. 링컨센터에서 평생 다뤄 온 재즈의 역사를 오케스트라와 한 무대에 올렸다.
- 악장이 바뀔 때마다 래그타임과 뉴올리언스 재즈에서 스윙, 비밥, 그 이후로 재즈의 시대가 차례로 지나간다. 어느 악장이 어느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지 짚어 보자.
- 교향악단과 재즈 오케스트라가 번갈아 앞에 나서다 겹치는 순간, 악보대로 연주하는 쪽과 박을 뒤로 끄는 스윙 쪽의 리듬 감각 차이가 드러난다.
- 재즈 연주자들의 즉흥 독주가 교향악의 짜인 흐름 사이에 끼어드는 자리에서, 두 전통이 어떻게 이음매를 만드는지 들을 수 있다.
VI. 아버지의 교실 · 2013–2026 (52–65세)
(귀환) 2014년 줄리아드 음악원 재즈 과정의 책임자가 됐다. 열여덟 살에 졸업을 미루고 순회 버스에 올랐던 학교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 것이다. 2015년 링컨센터 재즈는 자체 레이블 블루 엔진 레코드를 세워 오케스트라의 녹음과 미발표 실황을 직접 내기 시작했고, 이듬해 그는 국가 인문학 훈장을 받았다. 음반사의 판단에 기대지 않고 기관이 스스로 기록을 남기는 길을 연 셈이었다. (협주곡) 2015년 스코틀랜드의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라 베네데티를 위해 쓴 바이올린 협주곡을 런던에서 초연했고, 이 작품의 녹음은 2020년 그래미 클래식 독주 부문을 받았다. 2021년에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튜바 협주곡을 초연하는 등, 열네 살에 하이든으로 시작한 클래식의 길을 작곡가로서 이어 갔다. (이별) 2017년 어머니 돌로레스가 세상을 떠났고, 2020년 4월에는 아버지 엘리스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여든다섯에 눈을 감았다. 평생 뉴올리언스의 교실에서 제자를 길러 낸 아버지였다. 팬데믹으로 공연장이 문을 닫은 그해, 윈튼은 링컨센터 재즈 오케스트라 7중주와 「더 데모크라시! 스위트」를 녹음해 이듬해 1월 내놓았고, 링컨센터 재즈의 공연과 강습을 온라인으로 옮겨 이어 갔다. 서로 떨어진 시간에 함께하는 법을 묻는 음악이었다. (현재) 2020년대 중반까지 그는 예술감독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작곡과 교육을 이어 왔다. 어린이 그림책을 쓰고, 고등학교 밴드의 연주를 듣고, 밤에는 여전히 트럼펫을 들고 무대에 선다. 아버지가 가르치던 교실을 도시 하나 크기로 넓혀 온 일생이라 할 만하다.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공연장이 닫힌 해에 7중주와 녹음한 모음곡이다. 재즈를 민주주의의 대화로 보아 온 그의 오랜 생각이 소편성으로 압축됐다.
- 트럼펫·트롬본·알토·테너 네 대의 관악이 빅밴드보다 훨씬 가볍게 화음을 쌓는다. 적은 인원으로 큰 악단 같은 색을 내는 편곡의 짜임새를 들어 보자.
- 곡마다 블루스, 스윙, 라틴 리듬 등 성격이 달라 모음곡이라는 형식의 묘미가 드러난다.
- 피아노·베이스·드럼의 리듬 섹션은 요란하지 않게 박을 받쳐 주며, 독주자가 바뀔 때마다 밀도를 조절해 대화의 차례를 넘겨준다.
덜 알려진 이야기
그의 이름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카인드 오브 블루」 가운데 「프레디 프리로더」에서 피아노를 친 윈튼 켈리에게서 왔다. 전통을 지키는 트럼페터로 알려진 그가 태어날 때부터 1960년대 모던 재즈의 한복판에 있던 피아니스트의 이름을 물려받았다는 사실은, 아버지 엘리스가 무엇을 듣고 살았는지를 보여 주는 작은 증거다. 첫 트럼펫을 건넨 앨 허트는 당시 대중적인 히트곡으로 이름난 뉴올리언스의 트럼페터였고, 아버지 엘리스는 그의 밴드에서 피아노를 치며 생계를 꾸렸다. 모던 재즈만으로는 살림이 어려웠던 집안 사정이 악기 한 대의 내력에 담겨 있다. 그의 작품 목록에는 재즈 밴드 없이 쓴 실내악도 있다. 1995년 링컨센터 실내악협회의 위촉으로 쓴 현악 4중주 「앳 디 옥터룬 볼스」, 스트라빈스키의 「병사의 이야기」에 응답해 쓴 「피들러스 테일」이 그렇다. 트럼페터와 기관장으로서의 명성에 가려 잘 거론되지 않는다. 프랑스 남서부의 작은 마을 마르시악은 여름 재즈 축제에 오랫동안 그를 맞아 왔고, 마을에는 그를 기리는 청동상도 서 있다. 미국 밖에서 그가 가장 오래 관계를 이어 온 곳 가운데 하나다. 2012년에는 악기 소리를 의성어로 풀어 쓴 그림책 「스퀵, 럼블, 훔프! 훔프! 훔프!」를 내는 등 어린이책 작가로도 활동해 왔다.
용어 노트 📚🔎
하드 밥
(말뜻) 하드(hard)는 단단하다·거칠다는 뜻이고, 밥(bop)은 1940년대의 비밥에서 따온 말이다. 비밥을 더 굵고 힘 있게 다진 음악이라는 뜻이 이름에 담겨 있다. (재즈에서) 1950~60년대 아트 블레이키, 호레이스 실버 같은 연주자들이 이끈 재즈 양식이다. 비밥의 빠르고 복잡한 화성을 바탕으로 하면서 교회 음악과 블루스의 끈끈한 느낌을 더해, 듣는 사람이 몸으로 느끼기 쉽게 했다. 축구로 치면 화려한 개인기에 몸싸움과 투지를 더한 경기 스타일과 비슷하다.
스윙
(말뜻) 영어 swing은 그네처럼 앞뒤로 흔들린다는 뜻이다. (재즈에서) 박을 똑같은 길이로 나누지 않고 앞은 조금 길게, 뒤는 조금 짧게 연주해 박자의 뒷부분을 살짝 끌어 밀고 당기는 리듬감을 말한다. 1930년대 빅밴드 음악을 가리키는 장르 이름이기도 하다. 줄넘기를 할 때 일정한 박자로 뛰면서도 몸이 저절로 출렁이는 느낌, 그 출렁임이 스윙이다. (다른 데서는) 야구나 골프에서는 배트나 클럽을 휘두르는 동작을 스윙이라고 한다.
12마디 블루스
(말뜻) 블루스(blues)는 영어로 파랗다는 블루에서 왔는데, 영어에서 블루는 우울하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슬픔과 시름을 노래하는 음악이라는 뜻이 이름에 들어 있다. (재즈에서) 미국 남부 흑인들의 노래에서 나온 음악으로, 재즈에서는 12마디를 한 바퀴로 하는 정해진 코드 진행을 가리킨다. 4마디씩 세 줄로 나뉘어, 첫 줄을 말하고 둘째 줄에서 되풀이한 뒤 셋째 줄에서 답하는 구조가 많다. 운동장 트랙을 한 바퀴씩 돌듯, 연주자는 이 12마디를 여러 바퀴(코러스) 돌며 즉흥 연주를 펼친다.
리듬 체인지
(말뜻) 거슈윈의 노래 「아이 갓 리듬」의 코드 진행(체인지)이라는 뜻이다. (재즈에서) 이 노래의 화음 순서를 그대로 빌려 와 그 위에 새 멜로디를 얹은 곡과 연주를 말한다. 8마디 선율 A를 두 번, 다른 선율 B를 한 번, 다시 A를 한 번 부르는 32마디 AABA 형식이다. 같은 운동장 트랙에서 달리는 길은 똑같지만 저마다 다른 폼으로 달리듯, 뼈대는 같고 그 위의 선율과 즉흥은 연주자마다 다르다.
플런저 뮤트
(말뜻) 플런저(plunger)는 막힌 변기를 뚫는 고무 흡착기다. 연주자들이 실제로 그 고무컵을 악기에 대어 쓴 데서 이름이 나왔고, 뮤트(mute)는 소리를 줄이거나 바꾸는 약음기를 뜻한다. (재즈에서) 트럼펫이나 트롬본의 나팔 끝을 고무컵으로 막았다 열었다 하며 소리를 사람의 말소리나 울음처럼 와와 울리게 하는 기법이다. 듀크 엘링턴 악단의 관악 연주자들이 특히 잘 썼다. 손바닥으로 입을 막았다 뗐다 하며 와와 소리를 내 보는 장난과 원리가 같다.
빅밴드
(재즈에서) 트럼펫·트롬본·색소폰이 각각 여러 대씩 모인 관악 파트에 피아노·베이스·드럼이 더해진 15명 안팎의 재즈 악단이다. 악보로 짜인 편곡이 중심이고, 그 사이사이에 독주자가 나와 즉흥 연주를 한다. 학교 합창단이 파트별로 화음을 내다가 한 학생이 앞으로 나와 독창하는 장면과 닮았다.
모음곡 (스위트)
(말뜻) 모음곡은 여러 곡을 모은 곡이라는 뜻이다. 서양 이름 스위트(suite)는 프랑스어에서 뒤따르는 것, 한 벌을 뜻하며, 달콤하다는 뜻의 스위트(sweet)와는 다른 말이다. (재즈에서) 하나의 주제 아래 성격이 다른 여러 곡을 이어 붙인 작품이다. 듀크 엘링턴이 즐겨 썼고, 마살리스도 여러 편을 썼다. 단편 소설집처럼 한 곡씩 따로 들어도 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 들으면 큰 이야기가 된다. (다른 데서는) 호텔의 스위트룸은 여러 방이 한 벌로 이어진 객실을 말한다.
협주곡
(말뜻) 협주곡(協奏曲)은 함께(協) 연주하는(奏) 곡이라는 뜻이다. 서양 이름 콘체르토의 라틴어 뿌리 concertare 에는 겨루다라는 뜻도 있어서,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겨루듯 주고받는 이 음악의 성격이 이름에 이미 들어 있다. (재즈에서) 원래 클래식 음악의 형식으로, 한 명의 독주자가 오케스트라 앞에 서서 주고받으며 연주하는 곡이다. 마살리스는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 같은 고전 작품을 연주했을 뿐 아니라 바이올린 협주곡, 튜바 협주곡을 직접 쓰기도 했다. 학급 발표에서 한 학생이 앞에 나와 발표하면 반 친구들이 맞장구치고 질문하며 함께 이끌어 가는 모습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