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ttle Mermaid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문법을 바닷속으로 옮겨, 노래가 이야기의 뼈대가 되게 한 음악이다.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만든 사람들 ⏳🌊
- 작곡가앨런 멩컨
노래만 맡기로 했다가 배경음악 시안으로 영화 전체의 음악을 맡았고, 아카데미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받았다.
- 작사하워드 애슈먼
모든 노랫말을 쓰고 제작을 겸하며 영화를 브로드웨이식 뮤지컬로 짰다.
- 감독론 클레먼츠·존 머스커
안데르센의 동화를 각색해 공동으로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 주연조디 벤슨
에리얼의 목소리와 노래를 맡아 애슈먼과 함께 「저 너머의 세계」를 녹음했다.
- 주연팻 캐럴
바다 마녀 어슐라의 목소리를 맡아 「불쌍한 영혼들」을 불렀다.
- 주연새뮤얼 E. 라이트
게 세바스찬의 목소리로 「언더 더 씨」와 「키스 더 걸」을 불렀다.
I. 바다 밑의 브로드웨이
(원작) 디즈니는 1837년 덴마크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쓴 동화를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옮기기로 했다. 감독과 각본은 론 클레먼츠와 존 머스커가 맡았다. 원작은 인간 세상을 동경한 인어의 슬픈 이야기였고, 제작진은 이 이야기를 노래로 끌고 가는 뮤지컬로 다시 짰다. (애슈먼) 이 방향을 이끈 사람은 작사가 하워드 애슈먼이었다. 그는 「올리버와 친구들」에 노래 한 곡을 보태러 왔다가 이 작품에 합류해 제작자를 겸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처럼 노래가 이야기의 고비마다 서도록 구성을 짰고, 게 세바스찬을 자메이카 출신으로 바꾸어 칼립소 음악을 들여오자고 제안한 것도 그였다. (멩컨) 작곡은 애슈먼과 오프브로드웨이 히트작 「흡혈식물 대소동」을 함께 만든 뉴욕의 작곡가 앨런 멩컨이 맡았다. 처음에는 노래만 쓰기로 했으나, 경영진에게 배경음악 시안을 들려준 뒤 영화 전체의 음악을 맡게 되었다. 노래와 배경음악을 함께 쓴 그의 첫 영화였고, 이 시리즈에서 다룬 「미녀와 야수」「알라딘」「노트르담의 꼽추」로 이어지는 길이 여기서 시작되었다. 관현악 편곡은 토머스 파사티에리가, 녹음 지휘는 J. A. C. 레드퍼드가 맡았다.
영화의 첫 소리는 바닷속이 아니라 바다 위 선원들의 노래다. 인간 세계에서 시작해 인어의 왕국으로 내려가는 여정을 한 곡이 이끈다.
- 남성 합창이 한 덩어리로 부르는 뱃노래(선원들이 일하며 부르던 노래) 형식이다. 인간들의 투박한 목소리가 에리얼이 동경하게 될 세계를 처음 소개한다.
- 선원들은 바닷속 인어 왕의 전설을 노래한다. 인간 쪽에서 본 바다의 신비가 먼저 제시되어, 두 세계가 서로를 모르는 채 상상만 한다는 이 이야기의 틀이 깔린다.
- 영화에서는 아주 짧게 줄었다. 2008년 브로드웨이 무대판에서는 작사가 글렌 슬레이터가 가사를 덧붙여 훨씬 긴 개막곡으로 다시 살아났다.
- 노래가 끝나면 관현악 타이틀 음악이 이어지며 화면이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목소리에서 악기로 넘어가는 이 이음새가 수면을 지나는 순간처럼 들린다.
II. 수면 위를 그리는 소녀
(뱃노래) 영화는 바다 위에서 시작한다. 안개 낀 바다를 가르는 배에서 선원들이 바닷속 왕국과 인어 왕 이야기를 뱃노래로 부르고, 음악은 곧 물속으로 가라앉아 관현악의 타이틀 음악으로 이어진다. 관객은 노래 한 곡을 따라 인간의 세계에서 인어의 세계로 내려간다. (공연) 바닷속 궁전에서는 트라이턴 왕 앞에서 음악회가 열린다. 짧은 팡파르와 함께 공주들이 차례로 등장해 자매의 노래를 부르지만, 막내 에리얼의 자리는 비어 있다. 음악회를 맡은 지휘자가 바로 게 세바스찬이다. 첫 장면부터 음악은 이 세계의 질서이자 에리얼이 빠져나가려는 틀로 그려진다. (동굴) 에리얼은 난파선에서 주운 인간의 물건을 숨겨 둔 동굴에 있다. 포크와 파이프를 모아 놓은 그곳에서 그녀는 홀로 노래를 시작한다. 이 대목은 시사회 때 어린 관객이 지루해한다는 이유로 삭제 의견이 나왔지만, 감독들과 애슈먼이 지켜냈다. 제작진은 「오즈의 마법사」에서 잘릴 뻔했던 「무지개 너머」를 떠올렸다고 한다.
보물 동굴에서 에리얼이 혼자 인간 세상을 꿈꾸며 부르는 노래다. 주인공이 무엇을 원하는지 밝히는 곡이며, 이 영화의 음악 전체가 이 선율에서 퍼져 나간다.
-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주인공이 초반에 자신의 소망을 털어놓는 곡을 '아이 원트 송(소망의 노래)'이라 부른다. 이 곡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그 형식을 가장 또렷하게 보여 준 예로 꼽힌다.
- 도입부는 노래라기보다 혼잣말에 가깝다. 수집품을 하나씩 들여다보며 말하듯 시작하다가, 동경이 커지면서 선율이 높이 솟아오른다.
- 애슈먼은 이 노래를 직접 불러 녹음한 데모(시안 녹음)를 만들었고, 녹음 때는 조디 벤슨 곁에 서서 한 줄씩 함께 다듬었다고 벤슨은 회고했다.
- 어린 관객이 지루해한다는 이유로 삭제될 뻔했다. 채색이 더 진행된 장면으로 다시 시사했을 때 반응이 좋아 살아남았다.
- 이 선율은 배경음악에서 에리얼을 가리키는 유도동기(인물을 나타내는 짧은 반복 선율)처럼 쓰여 영화 곳곳에서 다시 들린다.
III. 폭풍, 그리고 바닷속의 축제
(축제) 수면 위로 올라간 에리얼은 왕자 에릭의 배를 본다. 불꽃놀이 음악이 터지고 선원들의 흥겨운 지그(빠른 춤곡)가 흐르는데, 그 소리는 에리얼이 처음 가까이서 듣는 인간의 음악이다. (폭풍) 이윽고 폭풍이 배를 덮친다. 관현악이 거세게 몰아치고, 에리얼은 물에 빠진 에릭을 해변으로 끌어낸다. 정신을 잃은 그의 곁에서 그녀는 동굴의 노래를 다시 부른다. 같은 선율이지만 이번에는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한 사람을 향한 마음이다. 에릭은 얼굴은 보지 못하고 목소리만 기억한다. 이 목소리가 이야기 끝까지 실마리가 된다. (칼립소) 세바스찬은 에리얼을 바다에 붙잡아 두려고 바닷속 생물을 모두 불러 모은다. 스틸 드럼과 마림바가 울리는 칼립소 넘버는 이 영화에서 가장 화려한 장면이다. 그러나 노래가 끝났을 때 에리얼은 이미 자리를 떠나 있다. 축제의 음악은 그녀를 붙잡지 못한다. (파괴) 딸의 마음을 안 트라이턴은 동굴의 보물을 부수고, 배경음악은 노래 없이 그 상처를 그린다.
폭풍 뒤 해변에서 정신을 잃은 에릭을 내려다보며 에리얼이 다시 부른다. 같은 선율이 막연한 꿈에서 한 사람을 향한 결심으로 바뀐다.
- 리프라이즈(앞서 나온 노래를 다시 부르는 것)는 같은 선율을 다른 상황에 놓아 인물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여 준다. 동굴에서는 세상을, 여기서는 한 사람을 노래한다.
- 에릭은 얼굴 대신 이 노랫소리만 기억한다. 노래가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이야기를 움직이는 단서가 되는 순간이다.
- 뒷부분에서는 관현악이 크게 부풀며 파도가 바위에 부서지는 장면과 겹친다. 조용한 독백이 결심의 선언으로 커지는 흐름이 음악에 그대로 담겨 있다.
세바스찬이 바다 생물들을 모아 에리얼에게 바다에 남으라고 노래하는 장면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화려하지만, 정작 듣고 있어야 할 사람은 노래가 끝날 때 그 자리에 없다.
- 카리브해의 칼립소(트리니다드에서 생겨난 경쾌한 노래 양식) 리듬에 강철 드럼통을 두드려 내는 스틸 드럼과 나무 건반 악기 마림바가 어우러진다. 애슈먼이 세바스찬을 자메이카 출신으로 바꾸자고 한 결정이 여기서 결실을 맺었다.
- 바닷속 생물이 하나씩 악기를 맡아 합류하면서 악단이 점점 불어나는 구성이다. 소리가 쌓일수록 바닷속 세계가 얼마나 풍성한지를 귀로 보여 준다.
- 새뮤얼 E. 라이트의 능청스러운 말투와 리듬감이 곡의 인상을 결정한다. 노래라기보다 설득하는 말에 가락을 얹은 것처럼 들린다.
- 이 곡으로 멩컨과 애슈먼은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았다. 같은 해 멩컨은 음악상도 함께 받았다.
IV. 바다 마녀의 거래
(유혹) 울고 있는 에리얼에게 곰치 두 마리, 플롯섬과 젯섬이 다가온다. 미끄러지듯 감기는 배경음악이 두 마리를 따라다니며, 그녀를 바다 마녀 어슐라의 동굴로 이끈다. (어슐라) 어슐라의 노래는 이 영화의 다른 노래와 결이 전혀 다르다. 느릿하게 몸을 흔드는 걸음, 무대 위의 쇼걸 같은 몸짓, 다정한 척하다가 문득 드러나는 냉소가 한 곡 안에 섞여 있다. 어슐라는 자신을 불행한 이들을 돕는 자선가로 꾸미며 노래로 상대를 설득한다. 이 영화에서 노래는 진심을 털어놓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속임수의 도구가 된다. (배역) 어슐라 역은 처음에 다른 배우들을 염두에 두었다가 팻 캐럴에게 돌아갔다. 애슈먼은 이 노래를 직접 불러 시범을 보였고, 캐럴은 그 연기를 바탕으로 배역을 만들어 갔다. 캐릭터의 외모는 드래그 퀸 배우 디바인에게서 가져왔다. (대가) 거래의 조건은 에리얼의 목소리다. 노래로 자신을 드러내던 인물이 노래를 빼앗기는 것이다. 이 순간부터 에리얼은 남은 이야기 내내 한 소절도 부르지 못한다.
바다 마녀 어슐라가 에리얼에게 목소리를 대가로 인간의 다리를 주겠다고 꾀는 노래다. 노래를 잃는 거래가 노래로 맺어진다.
- 느리게 몸을 흔드는 리듬과 쇼 무대의 과장된 몸짓이 섞인 곡이다. 다정하게 달래다가 문득 냉소를 드러내는 화법이 어슐라라는 인물을 그대로 그린다.
- 어슐라는 자신을 불행한 이들의 후원자로 소개하며, 지난 거래의 희생자들을 자랑하듯 보여 준다. 노래가 진심이 아니라 속임수를 위해 쓰이는 이 영화의 유일한 대목이다.
- 애슈먼이 직접 이 곡을 연기해 시범을 보였고, 팻 캐럴은 그것을 바탕으로 배역을 만들었다. 낮은 말소리와 높은 노랫소리를 오가는 캐럴의 연기가 명연으로 꼽힌다.
- 곡 끝부분은 노래가 주문으로 바뀌면서 관현악과 합창이 소용돌이친다. 거래가 성립하는 순간 에리얼의 목소리가 빠져나가는 장면과 맞물린다.
V. 목소리 없는 사흘
(침묵) 인간의 다리를 얻은 에리얼은 사흘 안에 에릭의 진정한 입맞춤을 받아야 한다. 목소리가 없으니 그녀의 마음은 이제 배경음악과 주변 인물들의 노래가 대신 전한다. 주인공이 침묵하는 동안 음악이 그녀의 대변인이 되는 구조다. (주방) 성의 주방에서는 프랑스 요리사 루이가 생선을 다지며 신나게 노래한다. 르네 오베르주누아가 부른 이 곡은 우스꽝스러운 상송풍 넘버지만, 세바스찬에게는 목숨이 걸린 소동이다. 긴장이 이어지는 이야기 한가운데에 놓인 짧은 숨 고르기다. (산책) 이튿날 에리얼과 에릭은 마차를 타고 왕국을 둘러본다. 배경음악은 가볍고 맑게 흐르며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하루를 따라간다. 밤이 되어 침실 장면의 음악이 하루를 조용히 닫는다. (석호) 저녁의 석호에서 세바스찬은 동물들을 모아 즉석 악단을 꾸리고, 망설이는 에릭의 등을 떠민다. 부드럽게 흔들리는 카리브풍 리듬, 개구리와 새의 소리를 흉내 낸 반주가 수면 위의 배를 감싼다. 하지만 노래가 절정에 이르는 순간, 물밑의 방해가 장면을 끊는다.
목소리 없는 에리얼을 대신해 세바스찬이 석호의 동물들과 함께 에릭의 망설임을 부추기는 노래다. 주인공의 침묵을 주변 인물의 노래가 메운다.
- 「언더 더 씨」처럼 카리브풍이지만 훨씬 느리고 부드럽다. 같은 인물의 음악이 장면에 따라 축제에서 속삭임으로 바뀐다.
- 개구리, 새, 곤충 소리를 흉내 낸 소리가 반주에 섞여, 석호 전체가 하나의 악단이 된다. 밤의 물가라는 장소가 소리로 그려진다.
- 노래가 무르익을 무렵 물밑의 방해로 장면이 끊긴다. 음악이 절정에 이르기 직전에 멈추는 것이 이야기의 긴장을 그대로 드러낸다.
-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같은 해 수상작인 「언더 더 씨」와 함께 같은 영화의 두 곡이 후보에 올랐다.
VI. 결혼식의 종소리와 그 뒤
(결혼식) 다음 날 아침, 에릭이 누군가와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배경음악은 축하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어딘가 맞지 않는 데가 있다. 결혼식은 해 질 무렵 배 위에서 열리고, 해가 지면 에리얼의 시간은 끝난다. 관객은 음악이 들려주는 불안을 들으며 시계를 본다. (구조) 마지막 대목의 배경음악은 이 영화에서 가장 길고 가장 거센 관현악이다. 앞서 나왔던 바다 마녀의 어두운 음형, 폭풍 장면의 몰아치는 현악이 다시 몰려와 맞부딪친다. 노래는 한 곡도 끼어들지 않는다. 이 영화는 결정적 순간에 노래 대신 오케스트라에 이야기를 맡긴다. 그 싸움이 어떻게 끝나는지는 화면으로 확인할 일이다. (합창) 모든 일이 지나간 뒤 합창단이 부르는 마지막 곡이 흐른다. 영화 초반 동굴에서 혼자 부르던 동경의 선율이 여러 목소리로 불어나 크게 울린다. 한 소녀의 독백이 마지막에는 모두의 노래가 되는 셈이다. (유산) 이 영화의 성공 이후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은 브로드웨이식 뮤지컬을 기본 문법으로 삼았다. 2008년에는 무대 뮤지컬로, 2023년에는 실사 영화로 다시 만들어졌다.
결혼식 배 위에서 시작해 바다 한가운데로 번지는 마지막 대결의 배경음악이다. 노래는 한 곡도 없이 관현악이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간다.
- 사운드트랙의 배경음악 가운데 가장 긴 곡이다. 노래 중심의 영화가 결정적 순간에는 노래를 멈추고 오케스트라에 장면을 넘긴다.
- 어슐라와 그 부하들을 따라다니던 어두운 음형, 폭풍 장면의 몰아치는 현악이 다시 몰려온다. 앞에서 들은 재료가 마지막 대목에서 한데 부딪친다.
- 금관 악기가 낮게 짓누르는 소리와 현악의 빠른 음형이 맞서, 거대한 힘과 작은 인물들의 싸움처럼 들린다.
- 멩컨이 처음엔 노래만 맡기로 했다가 배경음악 시안으로 영화 전체를 맡게 되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 곡은 그 판단이 옳았음을 보여 준다. 이 영화로 그는 아카데미 음악상과 골든글로브 음악상을 받았다.
덜 알려진 이야기
이 영화의 노래는 사실상 애슈먼의 목소리에서 먼저 태어났다. 그는 곡마다 직접 불러 데모를 만들었고, 조디 벤슨은 그 데모를 바탕으로 노래를 익혔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다. 벤슨은 애슈먼이 연출한 무대 뮤지컬 「스마일」에 출연한 인연으로 이 배역에 왔다. 완성된 영화에서는 작사가로만 이름이 남지만, 배우들의 연기 밑바탕에는 그의 노래가 깔려 있다. 멩컨은 처음에 배경음악까지 맡을 예정이 아니었다. 노래만 쓰기로 했다가 경영진에게 들려준 배경음악 시안이 받아들여지면서 영화 전체를 맡게 되었다. 실제 녹음에서는 관현악 편곡의 토머스 파사티에리와 지휘자 J. A. C. 레드퍼드가 큰 몫을 했다. 개막곡 「깊은 바다 아래」는 원래 더 긴 곡이었다. 뒤이어 나오는 큰 노래들과 겨루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영화에서는 짧게 잘렸다. 이 곡은 약 20년 뒤 2008년 브로드웨이 무대판에서 글렌 슬레이터의 가사가 더해진 긴 개막곡으로 되살아났다. 애슈먼은 이 영화를 만들던 무렵 이미 에이즈 진단을 받았으나 거의 알리지 않았다. 멩컨은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에야 그 사실을 들었다고 회고했다. 애슈먼은 「미녀와 야수」가 완성되기 전인 1991년에 세상을 떠났고, 그의 삶은 2018년 다큐멘터리 「하워드」에서 비로소 자세히 조명되었다. 기술적으로도 이 영화는 하나의 끝이었다. 손으로 칠한 셀(투명 필름에 그린 그림)을 쓴 마지막 디즈니 장편이었고, 그 뒤 디즈니는 컴퓨터 채색으로 넘어갔다.
용어 노트 📚🔎
아이 원트 송(소망의 노래)
(말뜻) 영어 I want 는 나는 원한다는 뜻이다. 주인공이 내가 바라는 것은 이것이라고 노래하는 곡이라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뮤지컬 초반에 주인공이 마음속 소망을 관객에게 털어놓는 노래를 말한다. 관객은 이 노래를 듣고 주인공이 무엇을 위해 움직일지 알게 되고, 남은 이야기는 그 소망이 이루어지는지를 따라간다. 새 학기 첫 시간에 올해 목표를 발표하면 반 친구들이 그 목표를 기억하고 지켜보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인어공주」의 「저 너머의 세계」가 대표적인 예다.
리프라이즈
(말뜻) 프랑스어 reprise 는 다시 잡다, 되풀이하다라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앞에서 한 번 나온 노래를 뒤에서 다시 부르는 것이다. 보통 가사나 분위기를 바꾸어서, 그 사이에 인물이나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 준다. 운동회 때 응원가를 경기 전에는 들뜬 마음으로, 이긴 뒤에는 벅찬 마음으로 다시 부르면 같은 노래라도 느낌이 다른 것과 같다. (다른 데서는) 펜싱에서는 첫 공격이 막힌 뒤 곧바로 다시 찌르는 동작을 리프라이즈라고 부른다.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
(말뜻) 독일어 Leitmotiv 는 이끄는(leit) 동기(Motiv), 곧 이야기를 이끄는 짧은 음악 조각이라는 뜻이다. 한자 이름 유도동기(誘導動機)도 이끌어 주는 동기라는 뜻으로 옮긴 말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특정 인물이나 물건, 감정에 붙여 두고 그것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하는 짧은 선율을 말한다. 관객은 그 선율만 들어도 화면에 아직 나오지 않은 인물을 떠올린다. 게임에서 보스가 등장하기 직전에 늘 같은 음악이 깔리면, 음악만 듣고도 곧 보스가 나오겠구나 하고 알게 되는 것과 같다.
언더스코어(배경음악)
(말뜻) 영어 underscore 는 밑에 깔린 악보라는 뜻이다. 대사와 장면 밑에 깔리는 음악이라서 이렇게 부른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등장인물이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장면 뒤에서 관현악 등이 연주하는 음악이다. 인물은 이 음악을 듣지 못하지만 관객은 이 음악 덕분에 긴장하거나 슬퍼한다. 요리 프로그램에서 요리사가 말없이 칼질할 때 깔리는 경쾌한 음악을 떠올리면 된다. 요리사는 그 음악을 듣지 못하지만 시청자는 그 덕분에 장면이 신난다고 느낀다. (다른 데서는) 일상 영어에서 underscore 는 밑줄을 긋다, 곧 강조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데모(시안 녹음)
(말뜻) 영어 demo 는 보여 준다는 뜻의 demonstration 을 줄인 말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정식 녹음 전에 작곡가나 작사가가 곡이 어떤 모습일지 보여 주려고 간단히 만든 녹음이다. 제작진은 이것을 듣고 곡을 쓸지 정하고, 가수는 이것을 들으며 노래를 익힌다. 모둠 발표를 하기 전에 선생님께 대강의 계획을 먼저 보여 드리고 허락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게임에서는 정식 출시 전에 일부만 맛보기로 해 볼 수 있게 내놓은 판을 데모라고 부른다.
칼립소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카리브해의 섬나라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생겨난 노래 양식이다. 통통 튀는 리듬에 재치 있는 가사를 얹어, 춤을 추며 듣기 좋은 흥겨운 음악이다. 「인어공주」에서는 자메이카 출신 게 세바스찬의 노래가 이 양식을 빌려 바닷속 축제의 분위기를 만든다. 학교 축제에서 반 전체가 박수를 치며 몸을 흔들게 되는 신나는 노래를 떠올리면 그 느낌에 가깝다. (다른 데서는) 그리스 신화의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를 붙잡아 둔 바다의 요정 이름도 칼립소다.
스틸 드럼
(말뜻) 영어 steel drum 은 강철로 만든 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기름을 담던 강철 드럼통을 잘라 두드려 만든 데서 이름이 왔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드럼통 윗면을 여러 칸으로 우묵하게 두드려 칸마다 다른 음이 나게 만든 타악기다. 북처럼 채로 치지만 선율을 연주할 수 있고, 맑고 동글동글한 소리가 나서 카리브해 음악을 상징하는 악기가 되었다. 「언더 더 씨」에서 이 소리가 들리면 곧바로 따뜻한 남쪽 바다가 떠오른다. 냄비 뚜껑을 숟가락으로 두드릴 때 자리마다 소리가 조금씩 다른 것을 일부러 정교하게 맞춰 악기로 만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