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dwig and the Angry Inch
장벽의 도시에서 라디오로 록을 배운 한 사람의 삶이 글램 록에서 펑크로, 다시 기타 한 대의 포크 발라드로 옮겨 가며 노래 한 곡 한 곡이 그대로 이야기의 장(章)이 된다.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만든 사람들 ⏳🌊
- 작곡가스티븐 트래스크
작곡과 작사를 모두 맡았고, 자신의 밴드 치터와 함께 무대와 영화의 앵그리 인치 사운드를 만들었다.
- 감독존 캐머런 미첼
원작 무대의 대본을 쓰고 영화의 각본·감독·주연을 겸해 헤드윅을 연기했으며, 이 역으로 골든글로브 후보에 올랐다.
- 주연마이클 피트
헤드윅의 노래를 가지고 떠나 록 스타가 되는 토미 그노시스를 연기했다.
- 주연미리엄 쇼어
1998년 오프브로드웨이 초연에 이어 영화에서도 헤드윅의 남편이자 백보컬인 이착을 맡았다.
I. 비행기에서 시작된 노래
(만남) 「헤드윅」의 음악을 쓴 스티븐 트래스크는 1966년생으로 미국 코네티컷에서 자라 웨슬리언 대학을 나온 록 음악인이다. 1989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배우 존 캐머런 미첼과 말을 트게 된 것이 이 작품의 출발점이었다. 미첼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빅 리버」에 출연한 배우였고, 트래스크는 밴드 치터(Cheater)를 이끄는 작곡가이자 연주자였다. (스퀴즈박스) 트래스크는 뉴욕 소호의 클럽에서 열리던 드래그 펑크 파티 스퀴즈박스의 음악감독이자 하우스 밴드였다. 미첼이 처음 구상한 주인공은 군 장성의 아들인 소년 토미였고 헤드윅은 조연이었다. 1994년 트래스크의 권유로 미첼이 헤드윅의 차림으로 스퀴즈박스 무대에 서면서 중심이 바뀌었다. 초기 공연에서는 기성 록 곡에 가사를 바꿔 부르기도 했다. (초연) 4년 가까이 다듬은 작품은 1998년 2월 맨해튼 제인 스트리트 극장에서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으로 막을 올려 857회 공연되었고 오비상을 받았다. 무대 위 밴드 앵그리 인치는 실제로 트래스크의 밴드 치터였다. 작품 속 밴드와 현실의 밴드가 같았던 셈이다. (영화화) 미첼은 직접 각색하고 감독하고 주연을 맡아 2001년 영화로 옮겼다. 각본 일부는 선댄스 연구소에서 다듬었고, 영화는 그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트래스크는 영화의 음악도 맡았다. 그의 그래미 후보작은 1999년 오프브로드웨이 캐스트 음반과 2014년 브로드웨이 재공연 캐스트 음반이다. 그 뒤 그는 「스테이션 에이전트」, 「인 굿 컴퍼니」의 음악을 썼고, 이 시리즈에서 다룬 「드림걸즈」에서는 노래와 노래 사이를 잇는 배경음악을 맡았다.
II. 해산물 식당의 무대
(무대) 영화는 빌지워터스라는 해산물 체인 식당에서 시작한다. 헤드윅과 밴드 앵그리 인치는 손님 몇 명이 접시를 비우는 식당 한쪽에서 공연한다. 같은 무렵, 헤드윅의 노래로 스타가 된 토미 그노시스는 대형 공연장을 돌고 있고, 헤드윅의 밴드는 그 투어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화려한 록 스타와 초라한 식당 무대가 처음부터 나란히 놓인다. (형식) 이야기는 공연 사이사이 헤드윅이 관객에게 들려주는 말과 노래로 풀려 나간다. 무대판은 한 사람이 이끄는 콘서트 형식이었지만, 영화는 이를 회상 장면과 길 위의 장면으로 넓혔다. 그래도 노래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골격은 그대로 남았다. (장벽) 첫 곡 「Tear Me Down」은 헤드윅이 자신을 베를린 장벽에 빗대는 거친 글램 록이다. 짧은 기타 악절을 되풀이하는 리프가 곡을 밀고 가고, 중간에는 헤드윅의 남편이자 백보컬인 이착이 장벽의 역사를 말로 들려주는 낭송(스포큰 워드) 대목이 끼어든다. 동과 서, 남과 여 사이에 끼인 존재라는 헤드윅의 자기 규정이 이 곡에서 시작된다. (신화) 이어지는 「The Origin of Love」는 이 인물의 세계관을 담은 노래다. 미첼은 플라톤의 『향연』을 트래스크에게 건네며 이것으로 노래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트래스크는 아리스토파네스가 들려주는 인간 기원 신화, 곧 본래 하나였던 인간을 신들이 둘로 갈랐다는 이야기를 그림책 한 장을 넘기듯 노래로 옮겼다. 잃어버린 반쪽을 찾는다는 영화 전체의 질문이 여기서 놓인다. 화면에는 애니메이터 에밀리 허블리의 손그림이 흐른다.
해산물 식당의 초라한 무대에서 헤드윅이 자신을 베를린 장벽에 빗대며 등장하는 첫 곡이다.
- 헤드윅은 자신을 동과 서, 남과 여를 가르는 장벽에 견준다. 이 비유는 영화 끝까지 이어지는 주제의 첫 제시다.
- 중간에 이착(미리엄 쇼어)이 장벽의 역사를 말로 들려주는 낭송(스포큰 워드) 대목이 있고, 그동안 밴드는 짧은 기타 악절을 되풀이하는 리프로 긴장을 쌓는다.
- 무대판에서도 첫 곡이었지만, 영화는 이 곡을 무심한 식당 손님들 앞에 세워 록 스타의 몸짓과 초라한 현실을 대비시킨다.
- 미트 로프가 2003년에 커버했고, 밴드 스푼의 커버에서는 스티븐 콜베어가 낭송 부분을 맡았다.
플라톤 『향연』의 인간 기원 신화를 옮긴 노래로, 잃어버린 반쪽을 찾는다는 영화 전체의 질문을 세운다.
- 미첼이 트래스크에게 『향연』을 건네며 이 노래를 부탁했다. 아리스토파네스의 연설 속, 둘로 갈라진 인간의 신화가 원천이다.
- 트래스크는 그림책 한 장을 넘기듯 쓰려 했다고 밝혔다. 조용히 시작해 악기가 하나씩 더해지며 이야기가 점점 커지는 구성으로 들린다.
- 영화에서는 애니메이터 페이스와 존 허블리의 딸 에밀리 허블리의 손그림 애니메이션이 노래와 함께 흐른다. 이 애니메이션 대목은 영화에서 특히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힌다고 알려져 있다.
- 영화에는 토미 그노시스가 부르는 발췌 버전도 나온다. 같은 노래를 그것을 가져간 사람의 목소리로 들을 때 생기는 어긋남이 이야기의 핵심과 닿아 있다.
III. 동베를린의 라디오
(라디오) 헤드윅의 본래 이름은 한젤 슈미트, 동베를린에서 자란 소년이다. 좁은 집에서 소년은 오븐 속에 머리를 넣은 채 장벽 너머 서방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미국 록을 듣는다. 이 장면에서 음악은 배경이 아니다. 닫힌 도시로 새어 들어오는 바깥 세계 그 자체다. (유혹) 청년이 된 한젤은 미군 병사 루터를 만난다. 「Sugar Daddy」는 이 만남을 컨트리 풍이 섞인 경쾌한 록으로 그린다. 사탕을 내밀며 다가오는 루터와 그 달콤함에 기대 보려는 한젤의 계산이 가볍게 엇갈린다. 2014년 토니상 시상식에서 닐 패트릭 해리스가 이 곡을 불렀다. (대가) 루터와 결혼해 동독을 떠나려면 한젤은 여자가 되어야 했다. 수술은 잘못되었고, 그때 남은 것이 작품 제목에 들어간 '성난 1인치'다. 「Angry Inch」는 이 사연을 가장 사납게 내지르는 펑크 록이다. 영화는 이 곡을 식당 무대에 올려, 노래가 불편한 손님들과 밴드 사이의 소동으로 번지게 만든다. (장르) 여기서 트래스크의 작법이 잘 드러난다. 그는 장면마다 다른 록 장르를 고른다. 1970년대 데이비드 보위의 글램 록, 루 리드와 이기 팝의 날 선 소리, 존 레넌의 담백한 선율이 곡마다 다른 비율로 섞인다. 장르가 바뀌는 것은 헤드윅의 삶이 옮겨 가는 장소와 시간이 바뀐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실패한 수술로 남은 '성난 1인치'의 사연을 식당 무대에서 가장 사납게 내지르는 곡이다.
- 짧고 빠른 펑크 록이다. 고통스러운 사연을 감상에 젖지 않고 분노와 블랙 유머로 밀어붙이는 화법이 헤드윅이라는 인물을 압축한다.
- 영화는 이 곡을 식당 무대에 올려 불편해하는 손님들과 밴드 사이의 소동으로 번지게 한다. 노래가 그대로 장면의 사건이 된다.
- 영화 사운드트랙의 기타에는 허스커 두 출신의 밥 몰드가 참여했다. 무대판 음반보다 두껍고 거친 기타 소리를 비교해 들을 만하다.
- 헤비메탈 밴드 타입 오 네거티브가 2003년에 커버했고, 헌정 음반 「Wig in a Box」에서는 슬리터-키니와 프레드 슈나이더가 함께 불렀다.
IV. 캔자스의 가발
(트레일러) 루터를 따라 미국 캔자스주 정크션시티의 트레일러 주택단지에 온 헤드윅은 결혼 1주년에 버림받는다. 같은 날 텔레비전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소식을 전한다. 장벽을 넘으려 몸까지 바꿨는데 장벽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영화에서 가장 쓴 아이러니가 음악 없이 뉴스 화면만으로 지나간다. (가발) 「Wig in a Box」는 바닥까지 내려간 헤드윅이 가발을 쓰며 다른 사람이 되는 노래다. 혼잣말처럼 조용히 시작해 악기가 하나씩 붙고 마침내 다 함께 따라 부르는 노래로 커진다. 가발은 헤드윅에게 숨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를 새로 지어 입는 도구로 그려진다. (토미) 헤드윅은 부대 사령관의 집에서 아이를 돌보다가 그 집의 큰아들 토미를 만난다. 수줍은 소년에게 록을 가르치고, 함께 노래를 만들고, 그에게 무대 이름을 지어 준다. 「Wicked Little Town」은 이 시절 헤드윅이 토미에게 건네는 노래로, 기타 한 대 위에 얹힌 단순한 포크 발라드다. 헤드윅의 노래 가운데 가장 꾸밈이 없다. (균열) 그러나 토미는 헤드윅의 몸이 지닌 사연 앞에서 등을 돌리고, 둘이 만든 노래를 가지고 떠나 록 스타가 된다. 이야기는 여기서 방향을 튼다. 사랑의 이야기가 빼앗긴 노래의 이야기가 되고, 앞에서 들은 곡들은 모두 원래 누구의 것이었는지를 묻는 증거가 된다.
캔자스의 트레일러에서 버림받은 헤드윅이 가발을 쓰고 다른 사람이 되어 다시 일어서는 노래다.
- 혼잣말처럼 조용히 시작해 악기가 하나씩 붙고 끝내 다 함께 부르는 노래로 커진다. 절망에서 자기 연출로 넘어가는 마음의 변화가 편곡 그대로 드러난다.
- 가발은 숨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를 새로 지어 입는 도구로 그려진다. 1970년대 글램 록이 화장과 의상으로 정체성을 바꿔 입던 전통과도 닿아 있다.
- 영화는 이 곡을 따라 부르기 좋은 장면으로 연출해 관객을 노래 안으로 끌어들인다. 컬트 상영에서 관객들이 함께 부르는 곡이 된 까닭이기도 하다.
- 2003년 성소수자 청소년 단체 헤트릭-마틴 연구소를 돕기 위해 나온 헌정 음반의 제목이 바로 이 곡에서 왔다.
헤드윅이 소년 토미에게 건네는 소박한 포크 발라드로, 영화 후반에 다른 자리에서 다시 불리며 뜻이 바뀐다.
- 기타 한 대 위에 얹힌 단순한 포크 발라드다. 거친 록 넘버들 사이에서 헤드윅이 꾸밈을 내려놓는 드문 순간이다.
- 사운드트랙에는 헤드윅 버전과 토미 그노시스 버전이 따로 실렸다. 같은 선율이 부르는 사람에 따라 다른 뜻을 띠는 리프라이즈의 좋은 예다.
- 음반 크레디트에 따르면 토미 그노시스의 노래들은 트래스크와 미리엄 쇼어, 밥 몰드 등이 녹음했다. 영화 속 화면과 음반을 비교해 들어 볼 만하다.
- 두 번째 버전이 이야기의 어느 지점에서 누구의 입으로 불리는지는 영화에서 직접 확인하는 편이 좋다. 그 자리에서 이 노래는 작별인 동시에 응답처럼 들린다.
V. 갈라진 목소리
(추격) 헤드윅의 밴드는 토미의 투어를 따라 식당을 전전한다. 매니저는 저작권 소송을 준비하고, 밴드 안에서는 헤드윅과 이착 사이의 긴장이 커진다. 헤드윅은 이착이 무대 앞으로 나서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무대판에서 이착이 대신 부르는 「The Long Grift」는 영화에서 한 줄만 남기고 잘렸다. (사고) 뜻밖의 사고로 헤드윅과 토미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지고, 헤드윅은 하루아침에 화제의 인물이 된다. 그토록 바라던 큰 무대가 열리지만, 그 무대는 그녀가 쌓아 온 것이 흔들리는 자리이기도 하다. (탄식) 「Hedwig's Lament」는 거의 맨목소리로 시작하는 짧은 탄식이다. 이 영화는 대부분의 리드 보컬을 촬영 현장에서 동시녹음했고, 이 곡에서도 숨소리와 떨림이 연기의 일부로 남아 있다. (파열) 탄식은 곧바로 「Exquisite Corpse」로 터진다. 제목은 여러 사람이 차례로 그림이나 문장을 이어 붙이던 초현실주의자들의 놀이에서 왔다. 조각난 리듬과 소음에 가까운 기타가, 여러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든 헤드윅이라는 존재가 흩어지는 순간을 들려준다. 영화는 이 대목부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린다. (되풀이) 이어서 「Wicked Little Town」이 리프라이즈로 다시 흐른다. 같은 선율이 다른 자리에서 다시 불리며 뜻이 바뀌는 대목이다. 누가 누구에게 부르는지는 직접 보고 듣는 편이 낫다.
짧은 탄식 「Hedwig's Lament」에서 곧바로 터져 나와, 헤드윅이라는 존재가 산산이 흩어지는 절정의 순간을 그린다.
- 직전의 「Hedwig's Lament」는 거의 맨목소리로 부르는 짧은 탄식이다.
- 제목은 여러 사람이 차례로 그림이나 문장을 이어 붙이던 초현실주의자들의 놀이 '우아한 시체'에서 왔다.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든 헤드윅이라는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다.
- 조각난 리듬과 소음에 가까운 기타가 쏟아진다. 곱게 다듬은 선율 대신 파열 자체를 음악으로 만든 펑크의 방식이다.
- 영화는 이 곡을 경계로 현실과 환상의 구분을 흐린다. 뒤이은 장면들은 줄거리라기보다 꿈의 논리로 읽는 편이 자연스럽다.
VI. 한밤의 라디오
(해방) 마지막 곡 「Midnight Radio」는 낮고 느리게 시작해 서서히 쌓아 올리다가 모든 악기가 한꺼번에 터지는 앤섬이다. 노래는 헤드윅 자신만이 아니라, 라디오 너머에서 그녀를 버티게 해 준 여성 음악인들, 곧 아레사 프랭클린, 오노 요코, 패티 스미스의 이름을 차례로 부르며 세상의 외톨이들에게 손을 내민다. (원점) 동베를린의 오븐 속에서 라디오를 듣던 소년의 장면과 이 곡의 제목은 서로 마주 본다. 영화의 처음과 끝이 라디오로 이어지는 셈이다. 바깥 세계를 엿듣던 소년이 이제는 라디오를 듣는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쪽이 되었다. (결말) 이 노래가 흐르는 동안 화면이 무엇을 보여 주는지는 적지 않는다. 다만 「The Origin of Love」가 던진 잃어버린 반쪽의 질문에 이 곡이 신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답한다는 것만 밝혀 둔다. 첫 곡에서 무너뜨려 보라고 내밀던 장벽이 마지막 곡에서 어떻게 되는지 귀 기울여 들을 만하다. (이후) 영화는 600만 달러를 들여 미국 극장에서 약 36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지만, 시간이 흐르며 두터운 관객층을 얻었고 2019년 크라이테리온 컬렉션에 들어갔다. 2014년 브로드웨이 재공연은 토니상 최우수 리바이벌 뮤지컬상을 받았고, 닐 패트릭 해리스와 레나 홀이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이 노래들은 지금도 새 목소리를 만나고 있다.
오븐 속에서 라디오를 듣던 소년의 장면과 마주 보는 마지막 곡으로, 영화 전체를 해방의 앤섬으로 닫는다.
- 낮고 느리게 시작해 서서히 쌓아 올리다가 모든 악기가 한꺼번에 터지는 구성이다. 공연장 전체가 함께 부르는 앤섬의 형식을 따른다.
- 노래는 아레사 프랭클린, 오노 요코, 패티 스미스 같은 여성 음악인들의 이름을 부르며 헤드윅을 버티게 해 준 목소리들에게 경의를 바친다.
- 제목의 라디오는 동베를린 장면을 되불러 온다. 바깥 세계를 엿듣던 소년이 이제 라디오 너머의 외톨이들에게 말을 거는 쪽이 된다.
- 이 곡이 흐르는 동안 화면이 보여 주는 결말은 직접 볼 몫으로 남겨 둔다. 첫 곡의 장벽과 둘째 곡의 반쪽 신화가 여기서 함께 매듭지어진다.
- 헌정 음반 「Wig in a Box」에서는 신디 로퍼가 이 곡을 불렀다.
덜 알려진 이야기
(첫 주인공) 지금은 헤드윅이 이 작품의 얼굴이지만, 처음 구상에서 주인공은 소년 토미였다. 트래스크의 회고에 따르면 1989년 무렵 비행기에서 미첼과 처음 대화를 나눈 것은 다른 승객들과 달리 두 사람만 헤드폰을 쓰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전해진다. 헤드윅은 1994년 스퀴즈박스 무대를 거치며 조연에서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자전의 층) 헤드윅의 모습은 미첼이 십대 시절 캔자스 정크션시티에서 가족의 아이를 돌봐 주던 독일 여성에게서 왔다. 오히려 미첼 자신을 닮은 쪽은 토미다. 둘 다 군 장성의 아들이고, 가톨릭 신앙이 깊었으며, 신화에 빠져 있었다. 미첼의 아버지는 냉전기 서베를린 미군 구역의 사령관을 지냈다. 베를린과 캔자스의 미군 기지를 잇는 이야기의 뼈대가 작가 자신의 성장 환경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화려한 헤드윅의 이미지에 가려 덜 언급된다. (극장) 초연 무대였던 제인 스트리트 극장은 호텔 리버뷰(지금의 제인 호텔)의 옛 연회장이었다. 이 건물은 본래 선원들을 위한 숙소였고, 1912년 타이태닉호 생존자 일부가 머문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낡은 연회장의 분위기는 몰락한 록 스타의 공연이라는 설정과 잘 맞았다. (녹음) 영화의 리드 보컬은 대부분 촬영 현장에서 동시녹음되었지만, 사운드트랙 음반은 주로 뉴욕주 베어스빌 스튜디오에서 따로 녹음한 것이다. (흥행) 개봉 당시 흥행은 제작비에 미치지 못했다. 이 작품을 오래 살려 둔 것은 극장 매출보다 노래였다. 2003년 성소수자 청소년 단체를 돕는 헌정 음반에 여러 음악가가 참여했고, 그 뒤 브로드웨이 재공연과 미국 순회공연으로 이어졌다.
용어 노트 📚🔎
리프라이즈(reprise)
(말뜻) 프랑스어 reprise 는 다시(re) 잡다(prendre)라는 뜻이다. 앞에서 한 번 나온 것을 다시 집어 든다는 말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앞에서 불렀던 노래를 극의 뒷부분에서 다시 부르는 것을 가리킨다. 보통 가사나 부르는 사람, 분위기가 바뀌어서, 같은 선율인데도 뜻이 달라진다. 운동회 개회식에서 다 같이 부른 응원가를 경기에 진 뒤 조용히 다시 부르면, 같은 노래인데도 전혀 다르게 들리는 것과 비슷하다. 「헤드윅」의 「Wicked Little Town」이 그렇게 두 번 불린다. (다른 데서는) 펜싱에서는 상대가 막은 뒤 곧바로 다시 찌르는 재공격을 같은 말로 부른다.
글램 록(glam rock)
(말뜻) 글램은 영어 glamour, 곧 화려한 매력을 줄인 말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1970년대 초 영국에서 꽃핀 록의 한 갈래로, 화장과 반짝이는 의상, 남녀의 경계를 흐리는 무대 차림과 극적인 연출이 특징이다. 데이비드 보위가 대표적이다. 음악만큼이나 무대 위에서 다른 인물이 되어 보이는 것이 중요했다. 학예회에서 분장을 하고 의상을 입는 순간 평소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대담해지는 경험을 떠올리면 된다. 헤드윅의 가발과 화장이 바로 이 전통을 잇는다.
펑크 록(punk rock)
(말뜻) 영어 punk 는 원래 쓸모없는 녀석, 애송이를 낮잡아 부르던 속어였다. 그 말을 음악가들이 스스로 이름으로 가져다 썼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1970년대 중반 뉴욕과 런던에서 나온 록으로, 짧고 빠르고 시끄럽다. 화려한 연주 기술보다 몇 개의 코드와 날것의 분노를 앞세운다. 꼭 잘하지 않아도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다는 정신이 핵심이다. 체육 시간에 규칙 다 따지지 않고 공 하나로 신나게 뛰어노는 것처럼, 서툴러도 힘껏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음악이다. 「Angry Inch」가 대표적이다. (다른 데서는) 한국어에서 타이어가 터졌다고 할 때의 펑크는 영어 puncture 에서 온 전혀 다른 말이다.
리프(riff)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록에서 기타나 베이스가 되풀이하는 짧은 악절을 말한다. 몇 마디짜리 가락을 계속 반복해 곡의 뼈대와 추진력을 만든다. 노래는 잊어도 리프는 기억에 남는 경우가 많다. 줄넘기를 할 때 친구들이 박자에 맞춰 같은 구호를 계속 되풀이하면 몸이 저절로 그 리듬을 타는 것처럼, 리프는 곡 전체가 기대어 달리는 반복 장치다.
스포큰 워드(spoken word)
(말뜻) 영어로 말해진 말, 곧 노래로 부르지 않고 말로 하는 언어라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노래 중간이나 음악 위에서 가락 없이 말로 이야기하거나 시를 읊는 부분을 가리킨다. 우리말로는 낭송이라고도 한다. 반주는 계속되지만 목소리는 말하듯 흘러가서, 노래만으로는 담기 어려운 사실이나 사연을 전한다. 수업 발표 때 배경 음악을 깔고 대본을 읽어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Tear Me Down」에서 베를린 장벽의 역사를 들려주는 대목이 그렇다. (다른 데서는) 공연 예술에서는 시인이 무대에서 시를 소리 내어 공연하는 장르 자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동시녹음
(말뜻) 동시녹음(同時錄音)은 같은(同) 때(時)에 소리를 기록한다(錄音)는 뜻이다. 화면을 찍는 바로 그 순간에 소리도 함께 녹음한다는 말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뮤지컬 영화는 흔히 노래를 미리 스튜디오에서 녹음해 두고, 촬영 때는 배우가 그 녹음에 입을 맞춘다. 동시녹음은 배우가 카메라 앞에서 실제로 노래하고 그 소리를 그대로 쓰는 방식이다. 숨소리나 떨림이 살아 있어 연기와 노래가 하나가 되지만, 실수도 그대로 남는다. 학교 합창 대회를 미리 녹음한 음원으로 틀지 않고 무대에서 직접 부르는 것과 같다.
앤섬(anthem)
(말뜻) 영어 anthem 은 고대 영어를 거쳐 그리스어 antiphona, 곧 서로 마주 보며 주고받아 부르는 노래에서 왔다. 처음에는 교회에서 함께 부르는 찬가를 뜻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대중음악에서는 많은 사람이 한목소리로 따라 부르게 만드는, 크고 벅찬 노래를 가리킨다. 대개 조용히 시작해 점점 쌓아 올리다가 마지막에 모든 악기와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체육대회 마지막에 반 전체가 어깨동무하고 반가를 부르는 순간을 떠올리면 된다. 「Midnight Radio」가 이 영화의 앤섬이다. (다른 데서는) national anthem, 곧 국가(國歌)를 가리킬 때도 이 말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