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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rence Foster Jenkins

플로렌스 (2016)

이 영화의 음악은 웃음과 진심 사이, 그 아슬아슬한 경계를 한 발도 먼저 넘지 않으려 애쓴다.

한눈에 보기 🔭💭

1. 출발영·미 2016 개봉실화 각색프리어스 감독2. 인물후원자 플로렌스동반자 베이필드반주자 맥문3. 음악데스플라 작곡오페라 인용코미디와 진심4. 무대베르디 클럽녹음실카네기홀5. 절정매진된 공연엇갈린 시선6. 여운질문과 정적사랑의 자리플로렌스2016사랑받고 싶었던 목소리, 그 진심을 끝내 놀리…
이야기의 무대 🧭🗺️
N베르디 클럽자택녹음 스튜디오카네기홀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만든 사람들 ⏳🌊

  • 작곡가알렉상드르 데스플라

    프랑스 출신 작곡가로, 감독 스티븐 프리어스와는 「더 퀸」(2006)부터 여러 편을 함께해 온 사이다.

  • 감독스티븐 프리어스

    인물을 향한 온기와 거리감을 동시에 유지하는 연출로 이 실화를 그렸다.

  • 각본니컬러스 마틴

    플로렌스의 삶을 코미디와 애정이 공존하는 이야기로 각색했다.

  • 주연메릴 스트립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 역을 맡아, 정확한 음정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어긋나게 부르는 절제된 창법을 연습했다.

  • 주연휴 그랜트

    그녀를 세상의 냉소로부터 지키려 하는 동반자 세인트클레어 베이필드 역을 맡았다.

  • 주연사이먼 헬버그

    그녀의 반주자 코스메 맥문 역을 맡아, 극의 감정적 중심을 잡는다.

YouTube에서 3곡 이어 듣기 ↗

I. 뉴욕의 후원자

(작품) 플로렌스는 1944년 뉴욕을 배경으로, 스스로를 성악가라 믿었던 부유한 사교계 후원자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의 실화를 옮긴 영화다. 스티븐 프리어스가 연출을, 메릴 스트립이 주인공을 맡았고 휴 그랜트와 사이먼 헬버그가 그녀를 둘러싼 두 남자를 연기했다. (작곡가) 음악은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맡았다. 프랑스 출신인 그는 프리어스와 2006년 「더 퀸」에서 이미 함께 일한 사이였고,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다시 불려왔다. (성격) 데스플라의 음악은 큰 몸짓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작은 편성으로 인물의 속을 들여다보는 쪽에 가깝다. 실내악적인 질감, 피아노와 현악 중심의 절제된 소리가 그의 특징으로 꼽힌다. (과제) 이 영화가 그에게 던진 과제는 이중적이었다. 플로렌스가 실제로 부르는 우스꽝스러운 노래들을 우습게 들리도록 하면서도, 그 뒤에 있는 진심 어린 사랑만큼은 비웃지 않고 담아내야 했다.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 (Florence Foster Jenkins)2016

영화를 여는 데스플라의 주제 선율로, 인물의 세계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

  • 도입부의 짧은 선율은 플로렌스라는 인물을 가리키는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처럼 영화 내내 되돌아온다.
  • 현악과 목관이 가볍게 주고받는 편성은 그녀의 세계가 얼마나 인위적이고 사랑스러운 무대인지를 보여준다.
  • 왈츠에 가까운 흐름은 그녀가 살아가는 1940년대 뉴욕 사교계의 우아함을 가리킨다.
  • 완전히 밝지만은 않은 화성이 한두 곳 섞여 있어 이야기 뒤에 숨은 씁쓸함을 미리 흘린다.

II. 베르디 클럽의 여주인

(무대) 이야기는 뉴욕 사교계, 플로렌스가 세운 음악 후원 모임 「베르디 클럽」에서 시작한다. 그녀는 오랫동안 음악가들을 후원해왔고, 스스로도 무대에 서고 싶어 한다. (동반자) 그녀 곁에는 배우 출신의 동반자 세인트클레어 베이필드가 있다. 그는 그녀의 세계를 현실의 소음으로부터 지키는 역할을 자처한다. (반주자) 새로 고용된 젊은 피아니스트 코스메 맥문은 그녀의 노래를 처음 듣고 충격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곧 이 기묘한 고용주에게 예의와 애정을 품게 된다. (음악의 자리) 이 도입부의 음악은 인물들을 소개하는 데 집중한다. 맥문에게 붙는 짧은 피아노 선율, 플로렌스라는 인물 자체를 요약하는 주제가 이 장에서 처음 등장해 영화 내내 되돌아온다.

♪맥문 (McMoon)2016

반주자 코스메 맥문에게 붙는 데스플라의 짧은 피아노 주제.

  • 피아노 단독으로 연주되는 짧은 선율로, 그의 조심스럽고 예의 바른 성격을 그대로 옮겨놓은 유도동기다.
  • 피아노가 중심이 되는 악기 선택은 그가 반주자로서 플로렌스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위치를 알려준다.
  • 선율이 말끔히 끝맺지 못하고 머뭇거리듯 마무리되는 대목은 그가 이 상황을 편히 받아들이지 못함을 암시한다.

III. 웃음의 노래

(연습) 플로렌스는 개인 교습을 받으며 매일 노래 연습에 몰두한다.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가 남다르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어긋남)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음정과 박자가 자주 어긋나지만, 본인은 이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 앞에서 웃음을 삼킨다. (공모) 베이필드는 비평가와 기자들을 미리 구슬리고, 청중석은 우호적인 얼굴들로 채워진다. 그의 보호는 세심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음악의 자리) 이 장의 웃음은 잔인하지 않다. 정확한 음을 알면서 의도적으로 비껴가는 연기가 요구되는 대목으로, 코미디와 애정이 동시에 담긴 소리로 설계되어 있다.

♪웃음의 노래 (Adele's Laughing Song, 「박쥐」 중)실황 Regula Mühlemann (소프라노) · Vienna State Opera 2020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에서 따온 곡으로, 플로렌스가 베르디 클럽의 초대 손님들 앞에서 연 작은 발표회에 쓰인다.

  • 원곡은 오페레타 「박쥐」에서 하녀 아델레가 부르는 익살스러운 노래로, 웃음소리를 흉내 내는 대목이 특기다.
  • 메릴 스트립은 정확한 음정을 알고 있으면서 의도적으로 어긋나게 부르는데, 이는 제대로 못 부르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절제된 연기다.
  • 사이먼 헬버그가 연기하는 반주자의 표정과 피아노 반주가 어긋나는 타이밍을 그대로 따라가며 웃음을 받아내는 대목이 볼거리다.
  • 원곡의 화려한 콜로라투라(빠르게 오르내리는 장식음)가 얼마나 어려운 기교인지 알아야 이 장면의 낙차가 온전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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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레코드에 담긴 목소리

(전환) 플로렌스는 맥문과 함께 녹음실을 찾아, 베르디 클럽 회원들에게 줄 성탄 선물로 처음 자신의 목소리를 음반에 새긴다. 이 사적인 기록이 뜻밖에 세상 밖으로 흘러나간다. (확산) 라디오와 입소문을 타고 그녀의 노래는 조롱 섞인 유행이 된다. 정작 본인은 이를 인기와 사랑으로 받아들인다. (결심) 커지는 관심 속에서 그녀는 모차르트의 가장 어려운 아리아 중 하나로 카네기홀 무대에 서겠다는 결심을 굳힌다. 베이필드는 이를 막으려 하지만 그녀의 뜻은 확고하다. (음악의 자리) 이 영화에서 음악은 두 개의 목소리로 나뉜다. 영화 초반 릴리 퐁스의 무대에서 울린 완벽한 정식 성악과, 교습실에서 그녀가 같은 선율로 만들어내는 버전이 나란히 놓이며 이상과 현실의 거리를 그대로 드러낸다.

♪종의 노래 (The Bell Song, 「라크메」 중)노래 Sabine Devieilhe (소프라노)

영화 초반 릴리 퐁스의 무대에서 정식 성악 버전이 먼저 울리고, 맥문과의 첫 교습에서 플로렌스의 버전이 뒤따른다.

  • 레오 들리브의 오페라 「라크메」 중 가장 유명한 대목으로, 방울 같은 고음 장식음이 특징인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시험대다.
  • 정식 성악가가 부르는 버전과 스트립·헬버그가 교습 장면에서 만드는 버전을 나란히 들으면 두 목소리의 거리가 그대로 이야기가 된다.
  • 같은 선율이 한쪽에서는 완벽하게, 다른 쪽에서는 아슬아슬하게 흔들리며 흐르는 대비가 이 영화 음악 전체의 축소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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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카네기홀

(무대) 1944년 10월, 플로렌스는 마침내 카네기홀 무대에 오른다. 표는 매진되고 군복을 입은 병사들까지 객석을 채운다. (공연) 그녀는 자신이 준비한 가장 어려운 곡을 부른다. 객석의 웃음이 조금씩 터져 나오기 시작하지만, 그녀는 무대 위에서 여전히 확신에 차 있다. (균열) 베이필드가 그토록 지켜온 보호막에 처음으로 틈이 생긴다. 무대 뒤와 객석, 두 사람의 시선이 서로 다른 곳을 향한다. (음악의 자리) 이 장의 음악은 화려한 도전과 그 이면의 아슬아슬함을 동시에 지고 간다. 오케스트라가 뒤를 받치는 동안, 무대 위 목소리는 완성과 균열 사이 어딘가를 오간다.

♪밤의 여왕 아리아 (Queen of the Night's Aria, 「마술피리」 중)무대 Diana Damrau (소프라노) · The Royal Opera

카네기홀 무대에서 그녀가 도전하는 모차르트의 가장 어려운 아리아.

  •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속 가장 유명한 대목으로, 극도로 높은 음역과 빠른 장식음을 요구하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정점으로 꼽힌다.
  • 왜 하필 이 곡을 골랐는지가 인물의 자신감과 순진함을 동시에 설명해 준다.
  • 무대 위 목소리와 오케스트라 반주가 어긋나면서도 끝까지 밀고 나가는 대목은 이 영화에서 가장 아슬아슬한 순간이다.
  • 실제 오페라 무대에서도 손꼽히는 난곡이라, 이 장면의 낙차를 이해하려면 원곡의 악명부터 알아 둘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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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기홀 (Carnegie Hall)2016

공연의 절정을 받치는 데스플라의 오케스트라 큐.

  • 앞서 등장한 주제 선율이 오케스트라 전체로 확장되며 이날 무대의 무게를 실어 준다.
  • 관객석의 동요와 무대 위 인물의 확신이 동시에 진행되도록, 음악은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고 둘 다를 담는다.
  • 금관과 현악이 함께 차오르는 대목은 이 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큰 편성을 쓰는 순간이다.

VI. 마지막 무대 인사

(귀가) 공연이 끝난 뒤 플로렌스는 집으로 돌아온다. 그녀가 세상의 반응을 얼마나 알게 되는지는 이 영화가 가장 조심스럽게 다루는 대목이다. (질문) 베이필드에게 던지는 그녀의 질문 하나가 영화 전체의 무게를 진다. 대답이 나오는 그 몇 초의 정적이야말로 이 작품에서 가장 음악적인 순간이다. (마무리) 데스플라의 음악은 이 대목에서 조롱도 동정도 아닌 자리를 찾는다. 그녀가 평생 사랑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담담히 되짚는다. (여운) 엔딩에 이르러 음악은 다시 처음의 선율로 돌아가지만, 지나온 이야기를 알고 듣는 그 선율은 처음과 같은 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음악을 향한 사랑 (For the Love of Music)2016

이야기를 정리하는 데스플라의 마무리 곡.

  • 조롱도 동정도 아닌 담담한 어조로 흐르는 선율은 이 영화가 인물을 대하는 태도 그 자체다.
  • 앞서 나온 그녀의 주제가 변형되어 돌아오는데, 화성이 한결 차분해져 있어 같은 선율이 다른 의미로 들린다.
  • 피아노가 다시 두드러지는 편성은 맥문과의 관계, 그리고 음악 자체에 대한 순수한 애정으로 초점을 되돌린다.

덜 알려진 이야기

줄리아 코건은 오페라 성악가 출신으로, 이 영화의 원안을 처음 제안하고 각본에도 기여했다고 주장하며 약 5년에 걸친 크레디트 분쟁을 벌였다. 2021년 그녀는 마침내 공식적으로 원작·각본 기여자로 인정받았다. 이 다툼은 완성된 영화 화면에는 드러나지 않는 대목이라, 관객 대부분은 이 사실을 모른 채 영화를 본다. 메릴 스트립은 이 역할을 위해 실제 발성 훈련을 받았는데, 정확한 음을 알면서도 미묘하게 어긋나게 부르는 절제된 오차를 만들어내는 일은 단순히 잘 부르는 것보다 오히려 더 까다로운 기술로 꼽힌다. 제작진과 성악 코치들은 이 준비 과정을 여러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 있다. 실제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가 1940년대에 남긴 음반들은 지금도 정식으로 재발매되어 들을 수 있다. 영화 속 연기와 실제 녹음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각색이 어디를 과장하고 어디를 오히려 억제했는지가 뚜렷이 드러난다. 실제 카네기홀 공연은 1944년 10월 25일 열렸고, 암표가 나돌 만큼 화제를 모았다. 전기 작가들의 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이 공연 이후 한 달 남짓 뒤인 11월 26일 세상을 떠났고, 그 사이에 벌어진 일들은 오늘날까지도 전기마다 조금씩 다르게 전해진다.

용어 노트 📚🔎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

(말뜻) 독일어 라이트모티프는 이끄는(Leit) 동기(motiv)라는 뜻으로, 특정 인물이나 감정을 표시하려고 반복해서 쓰는 짧은 선율을 가리킨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인물이 화면에 등장하거나 그 마음이 움직일 때마다 같은 선율 조각을 살짝 바꿔 다시 들려주는 방식이다. 돌림노래에서 뒷사람이 같은 가락을 따라 부르듯, 관객은 그 선율만 들어도 누구의 이야기인지 곧바로 알아챈다.

콜로라투라

(말뜻) 이탈리아어로 색칠, 장식을 뜻하는 콜로라투라는 소리에 화려한 장식을 입힌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음을 빠르게 오르내리며 화려하게 꾸미는 고난도 발성 기교, 또는 그런 기교를 쓰는 소프라노 자체를 가리킨다. 체육 시간에 아무나 못 하는 어려운 동작을 유난히 잘하는 친구를 떠올리면 된다 — 콜로라투라는 노래에서 그런 존재다.

아리아

(말뜻) 이탈리아어로 공기, 분위기를 뜻하는 아리아는 오페라에서 등장인물이 걸음을 멈추고 혼자 마음을 노래로 풀어내는 대목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줄거리가 잠시 멈추고 한 인물의 감정에 조명이 집중되는 노래다. 학예회에서 연극 대사가 멈추고 한 사람이 독창을 하는 순간과 비슷하다.

오페레타

(말뜻) 작은 오페라라는 뜻의 오페레타는 오페라보다 가볍고 대사가 많으며 유머가 있는 음악극을 가리킨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심각한 오페라와 달리 풍자와 소극이 섞인 작품을 말한다. 이 영화에서 플로렌스가 부르는 「웃음의 노래」가 바로 오페레타 속 한 곡이다.

코다

(말뜻) 이탈리아어로 꼬리를 뜻하는 코다는 한 곡의 끝에 따로 붙이는 마무리 부분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이야기가 다 끝난 뒤 여운을 남기기 위해 붙이는 짧은 음악적 매듭이다. 편지의 추신처럼, 본문이 끝난 뒤에도 하고 싶은 말을 한 줄 더 남기는 것과 비슷하다.

관현악 편성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어떤 악기를 얼마나, 어떻게 배치해 연주할지 정하는 일이다. 현악기 위주로 조촐하게 갈지, 금관까지 다 동원해 웅장하게 갈지에 따라 같은 선율도 전혀 다른 느낌을 낸다. 학급 합창에서 몇 명이 어느 파트를 맡을지 정하는 것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