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girls
같은 노래가 누구의 목소리로, 어떤 편곡으로 불리는가에 따라 한 사람의 자리가 바뀐다. 이 작품의 음악은 노래 자체가 권력이 되는 이야기다.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만든 사람들 ⏳🌊
- 작곡가헨리 크리거
원작 뮤지컬의 작곡가로, 영화를 위해 새 노래 네 곡을 쓰고 음반의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았다.
- 작사톰 아이엔
원작의 대본과 가사를 써 1982년 토니상 대본상을 받았고, 1991년 세상을 떠났다.
- 감독빌 콘던
「시카고」의 각본가로, 이 작품의 각본과 연출을 맡아 배경을 디트로이트로 옮겼다.
- 주연제니퍼 허드슨
에피 화이트 역으로 영화에 데뷔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 주연비욘세 놀스
디나 존스 역을 맡았고, 신곡 「리슨」의 작곡에도 참여했다.
- 주연에디 머피
쇼맨 지미 '선더' 얼리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I. 무대에서 스크린으로
(원작) 「드림걸즈」의 뿌리는 1981년 12월 브로드웨이 임페리얼 극장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이다. 1960~70년대 흑인 여성 보컬 그룹이 남의 노래를 받쳐 주는 백업 싱어에서 팝 스타로 올라서는 이야기다. 연출가 마이클 베넷은 대사 대부분을 노래로 잇는 성스루(sung-through)에 가까운 방식으로 무대를 짰고, 공연은 1,521회 이어졌다. (작곡가) 음악을 쓴 헨리 크리거는 뉴욕에서 태어나 20대에 오프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 곡을 쓰던 작곡가였다. 작가 톰 아이엔과 1975년 「더 더티스트 쇼 인 타운」의 뮤지컬판을 함께 만들었는데, 그 무대에 선 넬 카터를 보고 두 사람은 흑인 백업 가수들의 이야기를 구상했다. 크리거는 이 작품으로 원작 캐스트 음반의 그래미를 받았다. (영화화) 영화판은 「시카고」의 각본을 쓴 빌 콘던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작사가 아이엔은 1991년에 세상을 떠났으므로 크리거는 다른 작사가들과 새 노래 네 곡을 썼고, 영화 음반의 오케스트라 지휘도 직접 맡았다. 원곡 편곡은 프로듀서 팀 언더독스가 다시 다듬어 시대의 질감을 살리면서 당대 알앤비의 소리를 입혔고, 스티븐 트래스크가 추가 스코어를 보탰다. (이동) 무대판의 배경은 시카고였지만 영화는 이야기를 슈프림스와 모타운의 고향 디트로이트로 옮겼다. 무대에는 없던 음반사 레인보 레코드가 생기면서 이야기는 한 그룹의 부침에서 흑인 음악 산업의 역사로 넓어졌다. 음악가와 그를 키운 매니저, 음반사의 얽힘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의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과도 결이 닿는다.
II. 디트로이트의 아마추어 무대
(경연) 1962년, 디트로이트 극장의 아마추어 경연 대회. 에피 화이트, 디나 존스, 로렐 로빈슨 세 사람으로 이뤄진 드리메츠는 에피의 오빠 C.C.가 쓴 노래 「무브」로 무대에 오른다. 짧고 단단한 세 성부의 화음과 그 앞에 선 에피의 굵은 목소리가 이 그룹의 첫 모습이다. (발탁) 캐딜락 판매원 커티스 테일러 주니어는 경연 결과와 상관없이 이들을 붙잡는다. 그는 리듬앤블루스 스타 지미 '선더' 얼리의 백업 싱어 자리를 주선하고, 세 사람은 지미의 무대 「페이크 유어 웨이 투 더 톱」에서 처음으로 남의 노래 뒤에 선다. 에디 머피가 연기한 지미는 제임스 브라운이나 재키 윌슨 같은 쇼맨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로, 무대를 휘젓는 몸놀림이 노래의 리듬에 그대로 실린다. (커버) 커티스는 자기 자동차 대리점에서 레인보 레코드를 시작하고 첫 곡 「캐딜락 카」를 낸다. 그러나 백인 그룹이 곧바로 이 곡을 다시 녹음해 내놓고, 원곡은 묻힌다. 흑인 가수의 노래를 백인 가수가 매끈하게 다시 불러 라디오를 차지하던 1950~60년대의 커버 관행을 이야기 속에 그대로 옮겨 놓은 장면이다. (소리) 이 대목의 음악은 아직 소박하다. 작은 편성의 리듬앤블루스로 시작한 소리는 그룹이 커질수록 현악과 관악을 더해 점점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는다. 편곡이 바뀌는 흐름이 그대로 이야기의 시간표 구실을 하는 셈이다.
디트로이트 아마추어 경연에서 드리메츠가 처음 부르는 노래다. 영화의 첫 장면이 이 곡으로 그룹의 원래 모습을 보여 준다.
- 세 성부가 촘촘히 맞물리는 화음은 1960년대 초 걸그룹 사운드를 떠올리게 한다. 아직 누가 주인공인지 정해지지 않은 셋이 한 몸처럼 들린다.
- 그 화음 앞으로 튀어나오는 에피의 굵은 목소리를 들어 보자. 이 그룹의 중심이 처음에는 에피였다는 사실을 음악이 먼저 알려 준다.
- 2분 남짓한 짧은 곡이다. 무대에서 쫓기듯 끝나는 길이가 아마추어 경연의 조급한 공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 원작 무대에서도 막을 여는 경연 장면의 곡이었다. 영화는 이 곡을 앨범 1번 트랙에 두어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III. 리드 보컬이 바뀌다
(페이올라) 「캐딜락 카」의 실패에서 커티스가 얻은 교훈은 좋은 노래만으로는 라디오에 오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디제이들에게 돈을 건네는 페이올라로 다음 곡 「스테핀 투 더 배드 사이드」를 차트 위로 밀어 올린다. 노래는 커티스와 C.C., 지미, 세 여성이 소리를 주고받는 큰 앙상블로 부풀어 오르고, 커티스가 선을 넘는 순간과 음악이 가장 신나는 순간이 겹친다. (마이애미) 마이애미비치의 백인 손님들이 드는 고급 클럽에서 지미의 거친 무대는 외면받는다. 커티스는 지미를 혼자 투어에 보내고 세 여성을 드림스라는 이름으로 무대 한가운데 세운다. 그리고 리드 보컬을 에피에서 디나로 바꾼다. 백인 청중까지 사로잡으려면 가볍고 매끈한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가족) 흔들리는 일행을 붙드는 것은 C.C.의 노래 「패밀리」다. 서로 기대는 한 식구라는 노래가, 바로 그 식구를 갈라놓는 결정을 받아들이게 하는 데 쓰인다는 점이 쓰다. (강등) 새 노래 「드림걸즈」는 반짝이는 현악과 매끄러운 팝 리듬 위에 디나의 맑은 목소리를 얹는다. 에피는 이제 뒤에서 화음을 넣는다. 그룹의 성공을 알리는 노래가 한 사람의 강등을 함께 기록하는 셈이다. 비욘세 놀스가 연기한 디나는 이때까지 남이 정해 준 소리를 충실히 내는 인물로 그려진다.
커티스가 페이올라로 히트곡을 만들어 내는 대목이다. 음반사가 처음으로 선을 넘는 순간이 가장 신나는 앙상블로 그려진다.
- 커티스, C.C., 지미, 세 여성의 목소리가 한 사람이 부르면 여럿이 받는 주고받기(콜 앤드 리스폰스)로 쌓인다. 일곱 명의 목소리가 엮이는 이 앨범의 대표 앙상블이다.
- 가사는 나쁜 쪽으로 발을 들여놓는 일을 신나게 노래한다. 그런데 장면은 실제로 뒷돈이 오가는 현장이다. 노래의 즐거움과 장면의 어두움이 일부러 엇갈리게 놓였다.
- 곡이 진행될수록 편성이 커지고 리듬이 빨라지는 것처럼 들린다. 레코드가 차트를 타고 오르는 속도를 음악이 따라가는 셈이다.
- 브로드웨이 베테랑 힌턴 배틀이 함께 노래한다. 원작에서 이 곡은 마이클 베넷의 안무가 빛나는 1막의 대형 넘버였다.
리드 보컬이 디나로 바뀐 뒤 그룹의 새 얼굴이 되는 노래다. 성공의 노래이자 에피가 뒤로 밀려나는 노래다.
- 지금까지의 거친 리듬앤블루스와 달리 현악이 반짝이고 리듬이 매끈하다. 백인 청중까지 겨냥한 크로스오버 팝으로 소리가 바뀌었음을 귀로 알 수 있다.
- 디나의 맑고 가벼운 목소리가 앞에 서고, 에피는 화음 속으로 들어간다. 누가 어느 자리에서 노래하는지가 곧 권력의 위치다.
- 제목이 곧 작품 제목인 곡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피날레로 다시 돌아오니, 처음 들을 때 선율을 잘 기억해 두면 좋다.
- 곡의 무대 장면은 슈프림스의 1960년대 텔레비전 무대를 떠올리게 하는 의상과 조명으로 꾸며졌다. 연극 조명가 줄스 피셔와 페기 아이젠하워가 영화의 무대 조명을 맡았다.
IV. 떠나지 않겠다는 노래
(균열) 1960년대 중반, 드림스는 최고 인기 그룹이 되지만 에피의 자리는 점점 좁아진다. 텔레비전 공연 도중 무대를 떠난 일까지 겹치자 커티스는 비서 미셸 모리스를 새 멤버로 들인다. 1966년 섣달그믐 라스베이거스에서 에피는 그룹에서 밀려난다. (말다툼) 「잇츠 올 오버」는 노래로 하는 말다툼이다. 다섯 사람이 짧은 선율을 끊어 주고받으며 감정을 쌓아 가는 이 장면은, 말하듯 노래하는 오페라의 레치타티보를 알앤비 어법으로 옮긴 것에 가깝다. 목소리들이 엉키며 높아질수록 에피 혼자 고립된다. (절규) 이어지는 곡이 「앤드 아이 앰 텔링 유 아임 낫 고잉」이다. 모두가 등을 돌린 자리에서 에피는 떠나지 않겠다고, 자신을 버리지 말라고 노래한다. 거의 말에 가깝게 시작한 노래는 가스펠의 호소로 부풀어, 끝에서는 오케스트라 전체를 뚫고 나오는 벨팅으로 치닫는다. 대답할 사람이 이미 떠났는데도 노래는 멈추지 않는다. (데뷔) 제니퍼 허드슨은 783명이 지원한 오디션을 거쳐 에피 역을 맡았고, 이 작품이 그의 첫 영화였다. 이 장면 촬영에는 나흘이 걸렸다. 무대판에서 이 노래는 1막의 마지막 곡이었는데, 영화에서도 이야기의 허리를 꺾는 자리에 놓여 전반부를 닫는다.
말다툼 끝에 혼자 남은 에피가 터뜨리는 노래로, 영화 전반부가 여기서 닫힌다. 작품 전체의 상징이 된 곡이다.
- 앞 곡 「잇츠 올 오버」의 말다툼에서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처음에는 노래라기보다 흐느끼듯 말하는 소리에 가깝다. 대사와 노래의 경계가 어디서 무너지는지 들어 보자.
- 곡이 진행될수록 반주가 두터워지고 목소리는 가슴 소리를 높은 음까지 밀어붙이는 창법(벨팅)으로 치닫는다. 교회에서 신에게 호소하는 가스펠의 어법이 한 남자를 향한 애원으로 옮겨진 것이다.
- 1981년 원작에서 제니퍼 홀리데이가 이 곡을 불러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홀리데이의 녹음은 1982년 빌보드 알앤비 차트 1위에 올랐고 그래미를 받았다.
- 영화에서는 제니퍼 허드슨이 이 곡을 불렀고, 데뷔작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로는 따로 찍은 영상 대신 영화의 장면이 그대로 쓰였다.
V. 한 노래, 두 판본
(세월) 1973년. 드림스는 슈퍼스타가 되었고 레인보는 본사를 로스앤젤레스로 옮겼다. 디나와 결혼한 커티스는 아내를 영화 「클레오파트라」의 주인공으로 세울 구상에 빠져 있다. 같은 시기 디트로이트에서 에피는 홀로 딸을 키우며 생활 보조금으로 살아간다. (메시지) 지미는 시대의 공기를 담은 노래 「페이션스」를 녹음한다. 로렐과 C.C., 가스펠 합창단이 함께하는 이 곡을 커티스는 너무 무겁다며 거절한다. 음반사가 무엇을 팔고 무엇을 버리는지가 한 곡으로 드러난다. 레인보 10주년 기념 무대에서 지미는 정해진 노래를 부르다가 즉흥 랩으로 무대를 뒤집고, 그 길로 음반사에서 쫓겨난다. 지미의 이야기는 이 장에서 비극으로 닫힌다. (재기) 에피는 동네 클럽 무대에서 「아이 앰 체인징」을 부른다. 「앤드 아이 앰 텔링 유」가 누군가를 붙잡는 노래였다면 이 곡은 스스로를 다시 세우는 노래다. 같은 목소리가 다른 쪽을 향한다. (가로채기) 에피와 화해한 C.C.는 동생을 위해 「원 나이트 온리」를 쓴다. 이 곡이 지역에서 반응을 얻자 커티스는 드림스에게 디스코 판으로 다시 녹음시켜 페이올라로 밀어붙인다. 한 곡이 발라드와 디스코로 갈라져 화면 위에서 교차하며 맞선다. 「캐딜락 카」 때 자신이 당한 일을 이제 커티스가 에피에게 되풀이하는 것이다.
지미가 시대의 메시지를 담아 녹음하지만 커티스가 거절하는 곡이다. 영화를 위해 새로 쓴 네 곡 가운데 하나다.
- 작사는 윌리 레알이 맡았다. 화려한 쇼맨이던 지미가 처음으로 차분하게 세상을 향해 말하는 노래로, 1970년대 초 소울 음악이 사회 문제로 눈을 돌리던 흐름을 떠올리게 한다.
- 에디 머피, 로렐 역의 애니카 노니 로즈, C.C. 역의 키스 로빈슨에 가스펠 합창이 더해진다. 목소리가 한 사람에서 공동체로 퍼져 나가는 짜임이다.
- 이 곡은 음반사가 버리는 노래다. 관객은 아름다운 곡이 세상에 나가지 못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커티스의 레인보가 무엇을 잃어 가는지를 보여 주는 장면이다.
-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디럭스판 2번 디스크 마지막에는 크리거가 직접 연주한 이 곡의 지휘자용 데모가 실려 있어, 편곡 전의 뼈대를 들어 볼 수 있다.
C.C.가 에피를 위해 쓴 발라드를 커티스가 드림스의 디스코 판으로 가로채는 대목이다. 같은 노래의 두 판본이 화면 위에서 맞선다.
- 에피의 판본은 피아노와 목소리 중심의 느린 발라드다. 단 하룻밤만 곁에 있어 달라는 호소가 숨소리까지 들리도록 가깝게 녹음되어 있다.
- 드림스의 판본은 같은 선율에 빠른 디스코 리듬, 현악, 반짝이는 효과음을 입혔다. 같은 곡이 편곡(곡의 악기와 리듬을 새로 짜는 일)에 따라 간절한 고백에서 화려한 댄스곡으로 뜻이 뒤집힌다.
- 영화는 두 판본을 번갈아 보여 주는 교차 편집으로 노래의 대결을 그린다. 「캐딜락 카」가 백인 커버에 묻혔던 2장의 일이 이번에는 커티스의 손으로 되풀이된다.
- 디스코 판은 2006년 늦여름 클럽용 12인치 싱글과 디지털 음원으로 먼저 소개되었다. 무대판에서도 두 판본이 맞붙는 구성은 2막의 핵심 장면이었다.
VI. 들어 달라는 요구
(각성) 로스앤젤레스. 디나는 커티스가 「원 나이트 온리」를 가로챈 일과 그동안의 거래를 알게 된다. 디나는 에피에게 연락하고, 오랫동안 등을 돌렸던 두 사람이 다시 마주 앉는다. 영화의 무게중심이 두 여성의 관계로 돌아오는 대목이다. (신곡) 「리슨」은 영화를 위해 새로 쓴 곡이다. 크리거의 음악에 스콧 커틀러와 비욘세 놀스가 선율을 보탰고, 앤 프레븐이 가사를 썼다. 무대판에는 디나가 자기 속내를 길게 털어놓는 독창이 없었는데, 영화는 이 빈자리를 채워 디나를 이야기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세웠다. (목소리) 노래는 디나가 자기를 만들어 낸 남자에게 이제는 내 말을 들으라고 요구하는 내용이다. 「드림걸즈」에서 가볍고 통제된 팝 보컬이던 디나의 목소리가 여기서는 피아노 반주로 조용히 시작해 큰 편성 위에서 활짝 열린다. 그동안 남이 정해 준 소리만 내던 사람이 처음으로 자기 음역을 다 쓰는 셈이다. (거울) 「앤드 아이 앰 텔링 유」가 떠나지 않겠다는 노래였다면 「리슨」은 떠날 수 있다는 노래다. 한 사람에게 버림받은 여성과 한 사람에게 묶여 있던 여성의 대표곡이 거울처럼 마주 선다. 두 노래를 이어 들으면 이 영화가 결국 두 목소리의 이야기임이 분명해진다.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디나가 처음으로 속마음을 노래하는 곡이다. 영화를 위해 새로 썼고 무대판에는 없다.
- 피아노 몇 음으로 조용히 시작해 곡이 진행될수록 현악과 드럼이 차례로 더해진다. 한 사람이 망설이다가 끝내 마음을 다 꺼내 놓는 과정이 편성의 크기로 표현된다.
- 「드림걸즈」에서 가볍게 통제되던 디나의 목소리가 여기서는 높은 음역에서 힘껏 열린다. 같은 배우의 두 노래를 이어 들으면 인물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귀로 알 수 있다.
- 음악은 크리거, 스콧 커틀러, 비욘세 놀스가, 가사는 앤 프레븐이 썼다. 주연 배우가 작곡에 참여해 자기 배역의 노래를 만든 드문 경우다.
-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고 방송영화비평가협회상 주제가상을 받았다. 영화 개봉 전 사운드트랙의 첫 공식 싱글로 라디오에 먼저 소개되었다.
VII. 처음의 무대로
(귀향) 드림스는 디트로이트 극장에서 고별 공연을 연다. 이야기가 시작된 바로 그 무대다. 「하드 투 세이 굿바이」에서 세 사람은 무대와 작별하는 노래를 부르고, 마지막 곡에 이르러 무대 위의 자리 배치가 달라진다. (리프라이즈) 피날레 「드림걸즈」는 3장의 그 노래를 다시 부르는 리프라이즈다. 한때 한 사람을 뒤로 밀어낸 노래가 이번에는 전혀 다른 뜻으로 울린다. 선율은 같지만 그 앞에 선 목소리와 화음이 놓인 자리가 달라져, 같은 곡이 사과처럼도 귀환처럼도 들린다. (시선) 이 마지막 장면에는 노래가 다 말하지 않는 순간이 하나 더 있다. 영화는 그 순간을 음악이 가장 크게 부풀어 오르는 지점에 겹쳐 둔다. 그래서 관객은 대사로 설명을 듣기 전에 음악을 통해 먼저 그 무게를 느낀다. 그 순간이 무엇인지는 직접 보며 확인하는 편이 좋다. (유산) 영화는 아카데미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제니퍼 허드슨의 여우조연상과 음향상을 받았다.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세 곡은 모두 영화를 위해 새로 쓴 노래였다. 사운드트랙은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한 가수가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노래로 따라간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의 「라비앙 로즈」와 나란히 들어 보아도 좋다.
덜 알려진 이야기
작품의 첫 제목은 「원 나이트 온리」였다. 크리거와 아이엔은 넬 카터를 염두에 두고 이 작품을 시작했고, 한때 「프로젝트 넘버 9」이라는 이름으로 조지프 팝의 워크숍에 올렸다. 그러나 1978년 카터가 텔레비전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면서 작업이 멈췄다. 1년 뒤 마이클 베넷이 「빅 드림스」라는 이름으로 작품을 되살렸다. 훗날 2막의 핵심 넘버가 된 곡의 제목이 원래는 작품 전체의 이름이었던 셈이다. 초기 워크숍에서 에피는 1막 끝에서 죽는 인물이었다. 당시 스무 살이던 가스펠 가수 제니퍼 홀리데이는 이 설정에 반대했고, 결국 2막을 다시 써서 에피의 비중을 키웠다. 지금 관객이 아는 에피의 재기 이야기는 이 개작에서 나왔다. 무대 뒤 워크숍의 사정이라 완성된 공연만 본 관객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영화화는 오래 미뤄졌다. 판권을 가진 데이비드 게펜은 1987년 베넷이 세상을 떠난 뒤 원작의 무대를 지키려고 여러 제안을 거절했다. 1980년대 말에는 하워드 애시먼이 휘트니 휴스턴 주연으로 영화를 준비했고, 1990년대 말에는 조엘 슈마허 감독이 로린 힐을 디나로, 켈리 프라이스를 에피로 구상했지만 모두 무산되었다. 1982년 원작 캐스트 음반은 노래와 대사가 이어지는 장면들을 독립된 곡으로 잘라 내느라 악보의 절반가량을 싣지 못했다. 2006년 영화 사운드트랙의 두 장짜리 디럭스판은 무대에 쓰인 곡까지 폭넓게 담았고, 2번 디스크 끝에 숨은 트랙 하나를 넣었다. 이 음반은 발매 5주째에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는데, 이듬주 1위를 지킨 판매량 6만 장은 당시 1위 앨범으로는 가장 낮은 기록이었다. 연말연시 비수기에 거둔 1위였기 때문이다.
용어 노트 📚🔎
성스루(sung-through)
(말뜻) 영어 sung-through는 처음부터 끝까지(through) 노래로 부른다(sung)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대사를 따로 말하지 않고 거의 모든 장면을 노래로 이어 가는 뮤지컬 형식이다. 「드림걸즈」의 무대판이 이 방식에 가까웠고, 영화판은 말로 하는 대사를 늘렸다. 친구에게 할 말을 전부 노래로 지어 부른다고 생각해 보자. 인사도, 다툼도, 화해도 모두 노래가 된다. 성스루 뮤지컬에서는 그것이 정말로 일어난다.
레치타티보
(말뜻) 이탈리아어 recitare(낭송하다)에서 나온 말로, 낭송하듯 부르는 노래라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원래 오페라에서 줄거리를 빠르게 진행하려고 말하는 리듬에 가깝게 부르는 부분을 가리킨다. 아름다운 선율을 길게 뽑는 노래(아리아)와 짝을 이룬다. 「잇츠 올 오버」처럼 인물들이 짧은 선율로 말다툼을 주고받는 장면이 이 전통에 닿아 있다. 국어 시간에 시를 그냥 읽지 않고 리듬을 살려 낭송할 때를 떠올리면 된다. 말과 노래의 중간쯤이다.
벨팅
(말뜻) 영어 belt에는 큰 소리로 힘차게 내지른다는 뜻이 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말할 때 쓰는 가슴 울림의 소리를 높은 음까지 그대로 끌어올려 크고 힘 있게 부르는 창법이다. 가성으로 가볍게 넘기지 않고 꽉 찬 소리로 밀어붙이기 때문에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에 자주 쓰인다. 운동장 끝에 있는 친구를 소리쳐 부를 때 목이 아니라 배와 가슴에 힘을 주는 느낌과 비슷하다. 다만 가수는 그 소리를 음정에 정확히 맞추고 오래 버틴다. (다른 데서는) 일상 영어에서 belt는 허리띠를 가리킨다.
백업 싱어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주인공 가수 뒤에서 화음을 넣고 후렴을 받아 주며 노래를 풍성하게 만드는 가수들이다. 「드림걸즈」의 세 여성은 처음에 지미의 백업 싱어로 출발한다. 리드 보컬이 바뀐 뒤 에피가 뒤로 물러나 화음을 넣게 되는 장면은 이 역할의 차이가 곧 신분의 차이였음을 보여 준다. 합창 대회에서 독창하는 친구 뒤로 반 전체가 화음을 받쳐 주는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관객 눈에 덜 띌 뿐 소리의 바탕은 그들이 깐다.
콜 앤드 리스폰스
(말뜻) 영어로 부름(call)과 응답(response)이라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한 사람이 한 소절을 부르면 다른 사람들이 그에 답하듯 받아 부르는 방식이다. 아프리카 음악과 미국 흑인 교회의 가스펠에서 이어진 전통으로, 리듬앤블루스와 소울의 뼈대가 되었다. 「스테핀 투 더 배드 사이드」에서 여러 인물이 소리를 주고받는 짜임이 이렇다. 응원전에서 응원단장이 한 구호를 외치면 관중이 다음 구호로 받는 것과 똑같은 원리다.
리프라이즈
(말뜻) 프랑스어 reprise는 다시 잡는다, 되풀이한다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앞에서 나온 노래를 극의 뒷부분에서 다시 부르는 것이다. 똑같이 되풀이하기보다 상황이 바뀐 뒤에 불러 같은 선율에 새로운 뜻을 싣는 경우가 많다. 「드림걸즈」의 피날레가 3장의 곡을 다시 부르는 리프라이즈다. 처음 전학 왔을 때 들은 교가를 졸업식에서 다시 부르면, 같은 노래인데 전혀 다르게 들리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펜싱에서는 첫 공격이 막힌 뒤 곧바로 다시 찌르는 동작을 리프라이즈라고 한다.
페이올라
(말뜻) 지불하다(pay)라는 말에 1920~30년대 미국 축음기 상표 이름에 흔하던 어미 -ola를 붙여 만든 말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음반사가 라디오 디제이나 방송국에 몰래 돈이나 선물을 주고 자기 노래를 자주 틀게 하는 일이다. 미국에서는 1950년대 말 큰 스캔들이 된 뒤 법으로 금지되었다. 「드림걸즈」의 커티스는 이 방법으로 두 번이나 차트를 움직인다. 반 대표를 뽑는 투표에서 몰래 간식을 돌려 표를 얻는 일을 떠올려 보자. 노래가 좋아서가 아니라 돈 때문에 인기가 만들어진다는 점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