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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evision

텔레비전 (1973–2023)

짧고 거친 것이 미덕이던 시대에, 두 대의 기타로 긴 대화를 나눈 밴드였다.

한눈에 보기 🔭💭

1. 뿌리미국 뉴욕 결성델라웨어 인연패티 스미스2. 결성버레인과 헬로이드와 피카CBGB3. 교체헬의 탈퇴프레드 스미스 영입4. 정점마키 문애드벤처5. 해체와 재결합1978 해체1992 재결합6. 유산버레인 사망 2023포스트 펑크 영향텔레비전1973–2023CBGB에서 시작해 두 기타의 대화로 평단의 …
무대가 된 도시 🧭🗺️
N뉴욕1973–2023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멤버와 동료들 ⏳🌊

  • 멤버톰 버레인

    기타와 노래를 맡은 공동 설립자였다.

  • 멤버리처드 헬

    초기 베이시스트로, 1975년 밴드를 떠났다.

  • 멤버리처드 로이드

    버레인과 기타 선율을 주고받은 또 다른 기타리스트였다.

  • 멤버빌리 피카

    델라웨어 시절부터 버레인과 알던 드러머였다.

  • 멤버프레드 스미스

    블론디를 떠나 헬의 빈자리를 채운 베이시스트였다.

  • 우정패티 스미스

    버레인과 가까웠던 시인이자 음악가로, 서로의 초기 활동에 함께했다.

YouTube에서 5곡 이어 듣기 ↗

I. 뉴욕 이전의 소년들 · 1949–1973

(결성) 1973년, 미국 뉴욕에서 결성됐다. 그러나 중심이 된 두 사람은 뉴욕 출신이 아니었다. 톰 버레인은 1949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태어나 델라웨어주에서 자랐고, 리처드 헬은 같은 해 켄터키주 렉싱턴에서 태어났다. 둘은 델라웨어의 작은 기숙학교 샌퍼드 스쿨에서 만나 친구가 됐다. 둘 다 랭보와 케루악을 읽는 문학 소년이었고, 틀에 박힌 학교생활을 못 견뎌 함께 가출을 벌이기도 했다. (가출) 열여섯 살 무렵, 둘은 짐을 꾸려 남쪽으로 도망쳤다가 앨라배마에서 붙잡혀 돌려보내진 일이 있었다. 그 무모함이 훗날 음악의 태도로 이어졌다. 둘은 각각 톰 밀러와 리처드 마이어스라는 본명을 버리고, 프랑스 시인 폴 베를렌에서 따온 버레인과 지옥을 뜻하는 헬이라는 이름을 스스로 지었다. 1970년대 초 뉴욕으로 흘러들어 서점 점원, 접시닦이 같은 일을 하며 시를 쓰고 음악을 들었다. (합류) 드러머 빌리 피카도 델라웨어 시절부터 버레인과 알던 사이였다. 기타리스트 리처드 로이드는 피츠버그에서 태어나 떠돌듯 여러 도시를 거쳐 뉴욕에 닿았다. 네 사람은 1973년 로어 맨해튼의 허름한 연습실에서 처음 함께 소리를 맞췄다.

II. CBGB의 네 사람 · 1973–1975

(역할) 버레인은 기타와 노래를, 헬은 베이스를, 로이드는 또 다른 기타를, 피카는 드럼을 맡았다. 버레인과 로이드 두 기타가 서로 선율을 쪼개 주고받는 방식은 당시 로큰롤에서 흔치 않은 것이었다. 매니저 역할을 자청한 테리 오크의 주선으로 밴드는 1974년 봄 바워리 거리의 작은 클럽 CBGB 무대에 섰다. (CBGB) 클럽 주인 힐리 크리스털은 원래 컨트리와 블루그래스를 틀 생각이었지만, 텔레비전의 공연을 보고 마음을 바꿔 로큰롤 밴드들에게 무대를 내주기 시작했다. 그 결정 덕에 패티 스미스 그룹, 라몬즈, 토킹 헤즈 같은 밴드들이 같은 무대를 쓰게 됐다. 텔레비전은 그 장면의 사실상 첫 번째 밴드였다. (우정) 버레인은 시인이자 가수인 패티 스미스와 가까웠다. 둘은 1970년대 중반 한때 연인 관계였다고 알려져 있다. 버레인은 스미스의 초기 녹음에 기타로 참여하기도 했다.

III. 리처드 헬이 떠난 자리 · 1975–1977

(갈등) 1974년 함께 녹음에 나서면서 버레인과 헬 사이의 방향 차이가 또렷해졌다. 버레인은 한층 정교하고 치밀한 연주를 원했고, 헬은 거칠고 즉흥적인 느낌을 지키고 싶어 했다. 두 사람의 음악적 지향이 갈라지면서 헬은 이듬해인 1975년 초 밴드를 떠났다. (스미스) 헬의 빈자리는 베이시스트 프레드 스미스가 채웠다. 스미스는 원래 블론디의 창단 멤버였다가 텔레비전으로 자리를 옮긴 터였다. 안정된 리듬을 쥔 스미스와 피카의 호흡 위에서, 버레인과 로이드의 기타는 더 길고 자유로운 대화를 나눌 여유를 얻었다. (마키문) 1976년, 밴드는 엘렉트라 레코드와 계약하고 앤디 존스와 함께 데뷔 앨범 《마키 문》을 녹음해 이듬해 2월에 내놓았다. 존스는 레드 제플린과 롤링 스톤스의 레코드를 다루며 다져진 엔지니어였지만, 텔레비전의 녹음에서는 과장을 줄이고 기타 두 대의 대화를 선명하게 살리는 쪽을 택했다. 평단은 이 앨범을 펑크의 거친 간판 아래 숨어 있던 섬세함의 증거로 받아들였다.

♪리틀 조니 주얼 (Little Johnny Jewel)1975실황 Television · 2005 브라질 Tim Festival

헬이 떠난 뒤 프레드 스미스의 베이스로 완성된 녹음이었다.

  • A면과 B면으로 나눠 발표된 7인치 싱글로, 매니저 테리 오크의 인디 레이블 오크 레코드에서 낸 텔레비전의 첫 레코드였다.
  • 두 음만 눌러 굵게 울리는 화음(파워 코드) 없이, 가늘고 건조한 기타 리프가 곡 전체를 끌고 간다.
  • 버레인의 보컬은 또박또박 끊어 말하듯 불안정하게 흔들려, 세련되기보다 날 선 느낌을 준다.
  • 피카의 드럼은 로큰롤보다 로커빌리에 가까운 느슨한 스윙 리듬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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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 (Venus)1977실황 Television · 2005 Tim Festival (Brazil)

《마키 문》 시기, 두 기타가 어떻게 대화하는 법을 찾았는지 보여 주는 곡이다.

  • 곡 전체에 흐르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두 기타가 서로 얽히듯 주고받으며 만든다.
  • 버레인의 기타는 디스토션에 기대지 않고도 맑은 톤으로 긴장을 쌓는다.
  • 후렴 직전 로이드의 기타가 짧게 치고 들어오는 응답 구절을 들어 보면 두 기타의 역할 분담이 드러난다.
  • 프레드 스미스의 베이스는 멜로디를 따라가기보다 저음에서 묵직하게 곡을 받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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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마키 문》 (Marquee Moon)1977실황 「Marquee Moon」 Television · 2005 브라질

앤디 존스의 손끝에서 거친 펑크의 간판 아래 숨은 섬세함이 완성된 순간이다.

  • 표제곡은 10분을 넘는데, 당시 펑크가 짧고 거친 것을 미덕으로 삼던 시절에 정반대 길을 걸은 파격이었다.
  • 중반부 긴장이 서서히 쌓이다 터지는 기타 솔로 구간은, 버레인과 로이드가 번갈아 주고받는 구절들로 이어진다.
  • 앰프가 가볍게 떨리듯 울리는 톤(트레몰로)의 기타가 곡 전체의 긴장감을 지탱한다.
  • 엔딩에서 두 기타가 같은 리프로 수렴하는 순간은 라이브마다 길이와 강도가 달라졌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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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애드벤처와 해체 · 1977–1978

(투어) 《마키 문》은 상업적으로 크게 팔리지 않았지만 평단의 지지는 두터웠다. 밴드는 영국까지 건너가 공연했고, 그 사운드는 훗날 포스트 펑크로 불릴 흐름에 영향을 남겼다. 그러나 투어 생활의 피로와 금전적 어려움은 네 사람의 관계를 조금씩 갉아먹었다. (애드벤처) 1978년 두 번째 앨범 《애드벤처》를 내놓았다. 전작보다 한결 밝고 다듬어진 소리였지만, 그만큼 날이 서 있던 첫 앨범의 날카로움을 그리워하는 평도 있었다. 로이드는 훗날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 시기 투어 중 약물에 의존했던 시절을 스스로 밝힌 바 있다. (해체) 버레인과 로이드 사이의 성격 차이는 점점 벌어졌다. 버레인은 완벽주의에 가까운 통제를 원했고, 로이드는 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원했다. 1978년 7월, 밴드는 별다른 선언 없이 활동을 멈췄다. 해체는 다툼의 결말이 아니라 지쳐 가던 네 사람이 조용히 각자의 길로 흩어진 과정이었다.

♪글로리 (Glory)1978실황 Television · 2002 Fuji Rock Festival

《애드벤처》의 문을 여는 곡으로, 전작의 날카로움과는 다른 공기를 들려준다.

  • 앨범의 첫 곡으로, 《마키 문》보다 한결 밝고 청량한 기타 톤으로 분위기 전환을 알린다.
  • 절과 후렴의 구분이 또렷해져, 전작의 느슨한 전개보다 대중적인 구조를 취했다.
  • 버레인의 보컬에 겹쳐지는 화음(코러스)은 이전 앨범에는 없던 화사한 질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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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애드벤처》 (Adventure)1978

투어의 피로와 다듬어진 야망이 뒤섞인, 해체 직전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이다.

  • 대표곡 「폭스홀」은 앨범에서 가장 공격적인 곡으로, 스미스의 베이스 선율이 곡 전체를 밀어붙인다.
  • 기타 톤이 《마키 문》보다 한층 거칠고 두껍게 다듬어져, 후에 나올 포스트 펑크 밴드들의 질감에 가깝다.
  • 후렴에서 두 기타가 같은 리프를 겹쳐 치는 순간은 라이브에서 특히 힘 있게 살아났다고 전해진다.

V. 각자의 길과 재결합 · 1978–1992

(솔로) 해체 뒤 버레인은 솔로 음악가로 홀로 서서 1979년부터 거의 10년 동안 꾸준히 앨범을 냈다. 그는 여전히 무대 밖에서는 말을 아꼈고, 인터뷰보다 녹음실에서의 시간을 더 좋아했다. 로이드도 세션 연주자로, 또 자신의 이름으로 음반을 냈다. (헬) 헬은 밴드 하트브레이커스를 거쳐 보이도이즈를 이끌며 펑크의 또 다른 축을 만들었지만, 1980년대 중반 음악을 접고 작가로 방향을 틀었다. 피카는 여러 밴드를 거치며 드러머로 꾸준히 활동했다. (재결합) 1992년, 네 사람은 14년 만에 다시 모여 셀프타이틀 앨범 《텔레비전》을 녹음했다. 《마키 문》의 날카로움 대신 한결 차분하고 노련한 연주가 자리했다. 짧은 투어를 돌았지만 밴드는 이전처럼 활발히 움직이지는 않았다.

♪앨범 《텔레비전》 (Television)1992실황 「Call Mr. Lee」 Television · 2002 Fuji Rock Festival

14년의 공백 뒤 재결합한 네 사람이 조심스럽게 찾은 균형점이다.

  • 대표곡 「콜 미스터 리」는 젊은 날의 날카로움 대신 차분하고 노련한 연주를 들려준다.
  • 버레인의 기타는 예전보다 느긋한 템포에서 공간을 많이 남기며 소리를 배치한다.
  • 보컬과 기타 사이의 팽팽한 긴장보다 조화를 택한 편곡으로, 재결합한 밴드의 심리를 짐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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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간헐적 귀환과 마지막 · 1992–2023

(간헐) 재결합 이후 텔레비전은 해체된 적도 완전히 다시 뭉친 적도 없는 상태로 남았다. 몇 해에 한 번씩 무대에 올랐고, 로이드는 2007년 무렵 밴드를 떠났다가 다른 기타리스트가 그 자리를 채우기도 했다. 버레인은 여전히 음반을 내고 공연을 이어 가며 자신만의 속도를 지켰다. (사망) 2023년 1월, 톰 버레인은 뉴욕에서 눈을 감았다. 그의 죽음은 텔레비전이라는 이름을 실질적으로 마감하는 사건이 됐다. 평론가들은 그가 남긴 기타 연주가 이후 숱한 밴드들에게 말이 아니라 소리로 긴장을 쌓는 법을 가르쳤다고 썼다. (유산) 텔레비전은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마키 문》 한 장만으로도 이후 포스트 펑크와 인디 록 기타리스트들에게 되풀이해 인용되는 참고점이 됐다. 짧고 거친 것이 미덕이던 시절, 그들은 길고 정교한 기타의 대화로 다른 길을 보여 줬다.

덜 알려진 이야기

리처드 헬이 즐겨 입던 찢어진 셔츠와 안전핀 차림은 사실 극빈한 생활에서 나온 즉흥적인 스타일이었다. 1975년 뉴욕을 방문한 영국인 맬컴 맥래런이 그 모습을 눈여겨봤고, 훗날 자신이 관리하던 영국 밴드들의 옷차림을 구상할 때 참고했다고 전해진다. 이 일화는 텔레비전이 사운드보다 이미지 쪽에서 펑크 역사에 남긴, 잘 알려지지 않은 흔적이다. 밴드 이름 텔레비전은 당시로서는 낯선 선택이었다. 로큰롤 밴드 이름으로는 너무 평범하고 가정적인 물건을 가져다 쓴 것이었는데, 이름을 지은 리처드 헬은 여기에 '비전을 말하다'라는 뜻의 '텔 어 비전(tell a vision)'과 발음이 같은 말장난을 담았다. 당대를 지배하던 매체의 이름을 밴드가 되찾아 쓴다는 뜻도 있었다. 버레인의 기타 연주는 당대 록 기타리스트보다 프리 재즈 색소포니스트 앨버트 아일러에게서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스스로 밝힌 적이 있다. 정해진 코드 진행을 벗어나 긴장을 쌓다가 풀어내는 그의 솔로 방식은, 블루스 음계를 반복하는 전형적인 록 기타와는 결이 달랐다. 이 영향 관계는 음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대중적인 소개 글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용어 노트 📚🔎

펑크

(말뜻) 영어 펑크는 원래 '썩은 나무'나 '하찮은 것'을 가리키는 속어였다. 1970년대 음악인들이 자신들의 거칠고 꾸미지 않은 음악에 일부러 이 낮잡아 보는 말을 가져다 붙였다. (록에서) 복잡한 연주 기술이나 화려한 무대 장치 없이, 짧고 단순하고 빠른 곡으로 기존 로큰롤의 과장을 거부한 흐름을 가리킨다. 학교 축제에서 화려한 춤 대신 그냥 소리치고 뛰어노는 쪽을 택하는 것과 비슷한 태도다. (다른 데서는) 펑크는 일상어로는 여전히 보잘것없는 것이나 불량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리프

(록에서) 곡 전체에서 되풀이되며 곡의 정체성을 만드는 짧은 기타(혹은 베이스) 선율 구절을 가리킨다. 돌림노래에서 모두가 기억하는 짧은 가락을 계속 반복하는 것과 비슷하게, 리프는 한 번 들으면 곡 전체를 떠올리게 하는 손잡이 같은 역할을 한다.

트윈 기타

(말뜻) 트윈은 쌍둥이라는 뜻으로, 두 대의 기타가 쌍을 이루듯 함께 연주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록에서) 한 기타가 주된 선율을 치는 동안 다른 기타가 그 틈을 메우거나 엇갈리게 받아치는 연주 방식이다. 숨바꼭질에서 한 사람이 숫자를 세는 동안 다른 사람이 움직이듯, 두 기타가 서로의 빈틈에 들어가 맞물린다.

오버더빙

(록에서) 이미 녹음된 연주 위에 다른 악기나 목소리를 추가로 덧입혀 녹음하는 방식이다. 그림을 한 번에 완성하지 않고 밑그림 위에 색을 한 겹씩 덧칠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루브

(록에서) 베이스와 드럼이 맞물려 만들어 내는, 몸이 저절로 반응하게 되는 리듬의 흐름을 가리킨다. 줄다리기에서 다 함께 호흡을 맞춰 당기는 순간의 느낌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그루브는 일상어로 '제 궤도에 올라 잘 돌아가는 상태'를 가리킬 때도 쓴다.

솔로

(말뜻) 이탈리아어로 '혼자'라는 뜻이다. (록에서) 노래나 다른 악기가 잠시 물러나고 한 악기(흔히 기타)가 혼자 돋보이게 연주하는 구간을 가리킨다. 합창 중간에 한 명이 잠시 앞으로 나와 혼자 부르는 순서와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솔로는 등산이나 비행에서 '혼자 하는 것'을 가리킬 때도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