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ah Carey
다섯 옥타브의 목소리와 스스로 쓴 노래로, 혼혈 소녀는 팝의 정점에 올랐다.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함께한 사람들 ⏳🌊
- 가족퍼트리샤 캐리
성악가였던 어머니로, 어린 캐리에게 발성의 기초를 가르쳤다.
- 가족알프레드 로이 캐리
항공 엔지니어였던 아버지로, 2002년 세상을 떠났다.
- 동료토미 모톨라
소니뮤직 수장으로 캐리를 발견해 데뷔시켰고, 이후 남편이 되었다가 1998년 이혼했다.
- 동료월터 아파네시예프
초기 여러 앨범을 함께 작곡·프로듀스한 창작 동반자였다.
- 동료제르메인 듀프리
2005년 재기작 「디 이맨시페이션 오브 미미」를 함께 만든 프로듀서였다.
- 경쟁어셔
2005년 비슷한 시기 R&B 히트곡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자주 비교됐다.
I. 롱아일랜드의 혼혈 소녀 · 1969–1987
(혼혈) 1969년 3월,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헌팅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퍼트리샤 캐리는 아일랜드계 미국인 성악가이자 보컬 코치였고, 아버지 알프레드 로이 캐리는 아프리카계와 베네수엘라계 혈통을 지닌 항공 엔지니어였다. 인종이 섞인 부부를 향한 이웃의 노골적인 적대감 때문에 가족은 여러 번 거처를 옮겨야 했다. (이혼) 부모는 캐리가 세 살 무렵 이혼했다. 손위로 오빠 모건과 언니 앨리슨이 있었고, 캐리는 어머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랐다. 아버지는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딸과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고 전해진다. (재능) 어머니는 딸이 걸음을 떼기도 전부터 음정을 정확히 따라 불렀다고 회고했다. 성악가였던 어머니에게서 발성의 기본을 배웠고, 교회음악과 소울, 가스펠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음역을 넓혀 갔다. (독립) 고등학교를 마친 열일곱 무렵 뉴욕 맨해튼으로 나와 혼자 생계를 꾸렸다. 식당 종업원과 미용실 보조로 일하며 밤에는 작곡 동료 벤 마굴리스와 작은 스튜디오에서 곡을 썼다. 가난과 불안정한 생활은 훗날 직접 곡을 쓰는 가수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를 다지게 했다.
II. 데모 테이프와 데뷔 · 1988–1990
(만남) 1988년, 백업 가수로 일하던 브렌다 K. 스타의 초청으로 간 파티에서 소니뮤직(당시 CBS 레코드)의 수장 토미 모톨라에게 데모 테이프를 건넬 기회를 얻었다. 모톨라는 행사장을 나서는 차 안에서 테이프를 듣다 차를 돌려 다시 찾아왔다고 전해진다. (계약) 그 만남 뒤 컬럼비아 레코드와 계약했다. 모톨라는 데뷔 앨범 제작에 깊이 관여하며 곡 선정과 이미지까지 전반적으로 조율했다. (작곡) 데뷔 앨범의 여러 곡을 벤 마굴리스와 공동 작곡했다. 당시 틴팝 스타들이 대개 외부 작곡가의 곡을 받아 부르던 관행과 달리, 처음부터 자신의 손으로 곡을 쓰는 가수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데뷔) 1990년 자신의 이름을 건 데뷔 앨범을 내놓았다. 첫 싱글 「비전 오브 러브」는 발표 두 달여 만에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랐고, 다섯 옥타브에 이르는 음역과 노래 끝부분의 휘파람 음역이 대중과 평단을 놀라게 했다. (인정) 평단은 그를 휘트니 휴스턴과 아레사 프랭클린으로 이어지는 가스펠 기반 보컬 전통의 새로운 계승자로 평가했다. 1991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베스트 팝 보컬상을 받으며 단숨에 팝계 정상급 가수로 올라섰다.
데뷔와 동시에 다섯 옥타브 음역을 세상에 알린 곡으로, 무명 시절의 노력이 한순간에 증명된 순간이었다.
- 가스펠 창법으로 한 음절을 여러 음으로 굽이치게 늘이는 창법(멜리스마)이 곡 전반에 두드러진다.
- 후반부에서 성대 일부만 울려 가늘고 높게 내는 휘파람 음역으로 치닫는 대목이 유명하다.
- 단순한 피아노 발라드에서 점차 풍성해지는 편곡이 보컬의 상승을 받쳐 준다.
- 1991년 그래미 시상식 라이브 무대에서 녹음과 같은 휘파람음을 실제로 재현해 화제가 됐다.
III. 결혼, 상자, 그리고 날개 · 1991–1998
(감정) 1991년 두 번째 앨범 「이모션스」에서는 가스펠식 애드리브를 한층 과감하게 드러냈다. 동명 타이틀곡은 이후 공연에서 가장 높은 음을 내는 순간으로 꼽히며 보컬적 상징이 됐다. (결혼) 1993년, 20여 년 연상의 토미 모톨라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외딴 저택에 살았고, 캐리는 훗날 그 집을 '싱싱'이라는 별명으로 불렀다고 전해진다. (상자) 같은 해 발표한 「뮤직 박스」는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했지만, 일부 평론가는 음악이 지나치게 다듬어져 개성이 옅다고 평했다. 레이블이 원하는 팝의 틀과 자신이 좋아하는 소울·힙합 사이에서 거리를 느꼈다고 훗날 밝혔다. (전환) 1995년 「데이드림」에서는 힙합 색채를 과감히 끌어들였다. 수록곡 「판타지」의 리믹스에 우탱클랜의 올 더티 바스타드를 참여시킨 결정은 당시 파격으로 받아들여졌고,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더 분명히 드러내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독립) 모톨라와의 결혼은 1997~98년 사이 끝났다. 이혼을 전후해 작업한 「버터플라이」(1997)는 제목부터 날개를 펴고 자유로워지는 변화를 상징했고, 모브 딥 등 힙합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한층 자기주도적인 음악을 보여 주었다.
「뮤직 박스」 시절 레이블이 원하는 보편적 발라드의 전형을 보여주면서도, 이후 수많은 추모·자선 무대에서 다시 불리며 독자적 생명력을 얻었다.
- 낮은 음역에서 담담하게 시작해 후렴으로 갈수록 감정이 고조되는 다이내믹이 특징이다.
- 피아노 인트로에서 현악과 코러스까지 점층적으로 쌓아 올리는 전형적인 발라드 구조를 띤다.
- 내면의 힘을 격려하는 보편적인 정서를 다뤄, 개인적 서사보다 모두를 향한 화법으로 들린다.
- 이후 여러 추모 공연과 자선 무대에서 상징곡처럼 다시 불렸다.
힙합 리믹스에 올 더티 바스타드를 끌어들인 결정은 결혼 생활 속에서도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지키려는 시도로 읽힌다.
- 톰톰클럽의 「지니어스 오브 러브」에서 가져온, 낮은 음역에서 반복돼 그루브의 뼈대가 되는 베이스 리프(베이스라인)가 경쾌한 흥을 만든다.
- 가볍고 명랑한 톤으로, 후렴에서 높은 음으로 산뜻하게 튀어오르는 창법이 들린다.
- 우탱클랜 올 더티 바스타드가 참여한 리믹스 버전은 랩 벌스를 더해 힙합 색채를 입혔다.
- 빌보드 핫100 1위로 곧장 데뷔한 최초의 여성 아티스트 곡으로 기록됐다.
이혼을 전후해 완성한 「버터플라이」의 대표곡으로, 스파이 콘셉트 뮤직비디오를 통해 과거와 다른 이미지로의 전환을 알렸다.
- 턴테이블 스크래치와 샘플 기반의 비트가 당대 뉴욕 힙합 프로듀서들과의 협업을 드러낸다.
- 가볍게 속삭이듯 부르는 도입부와 힘을 실은 후렴의 대비가 또렷하다.
- 007을 연상시키는 스파이 콘셉트 뮤직비디오로 과거의 청순한 이미지에서 벗어난 전환을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 메이스와 더 럭스의 벌스가 담긴 리믹스 버전이 따로 존재해 힙합과의 거리를 더 좁혔다.
IV. 글리터의 추락과 재기 · 1999–2005
(결별) 1999년 「레인보우」를 끝으로 컬럼비아를 떠나, 2001년 버진 레코드와 1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당시 음반 산업 역사상 가장 큰 개인 계약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실패) 같은 해 내놓은 영화와 동명 앨범 「글리터」는 비평과 흥행 모두에서 부진했다. 건강 문제로 입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버진은 알려진 바로는 약 2800만 달러의 위약금을 지급하고 계약을 종료했다. (재기) 이후 아일랜드/데프잼으로 자리를 옮겨 L.A. 레이드와 손잡았다. 2002년 「참브레이슬릿」은 재기의 첫걸음이었지만 반응은 소박했다. (정점) 2005년 제르메인 듀프리와 함께 만든 「디 이맨시페이션 오브 미미」가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위 빌롱 투게더」는 그해 가장 큰 히트곡이 됐고, 비슷한 시기 어셔가 「컨페션스」로 거둔 성공과 자주 비교되곤 했다.
「글리터」의 실패 이후 가장 낮은 자리에서 다시 쌓아올린 재기의 정점을 보여준 곡이다.
- 절제된 중저음으로 시작해 후렴에서 감정이 터지는 다이내믹과 애드리브(즉흥적 꾸밈음)가 섞인 호흡이 인상적이다.
- 간결한 비트 위에 보컬이 중심이 되는 미니멀한 R&B 발라드 구조를 지녔다.
- 제르메인 듀프리와의 협업으로, 옛 소울 레코드의 보컬 한 구절을 가져와 끼워 넣는 기법(인터폴레이션)이 쓰였다.
- 빌보드가 2000년대를 대표하는 '디케이드의 노래'로 꼽은 바 있다.
V. 크리스마스의 여왕과 가족 · 2006–2016
(음반) 2008년 「E=MC²」의 싱글 「터치 마이 바디」가 1위에 오르며 빌보드 핫100 역사상 솔로 아티스트 최다 1위 기록을 계속 쌓아갔다. (결혼) 같은 해 방송인 닉 캐넌과 결혼했고, 2011년 쌍둥이 모로칸과 먼로를 얻었다. 두 사람의 결혼은 2016년 이혼으로 끝났다. (연기) 2009년 영화 「프레셔스」에서 화려한 이미지를 벗고 사회복지사 역을 맡아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가수로서의 이미지를 내려놓은 이 도전은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심사) 2012년부터 2013년까지 TV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새로운 세대의 가수들을 평가했다. (크리스마스) 1994년에 써 둔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는 2010년대 스트리밍 시대에 접어들며 해마다 연말 차트에 되돌아오는 현상이 됐다. 이 곡 하나로 '크리스마스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1994년에 쓰인 이 곡은 스트리밍 시대에 이르러 비로소 해마다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크리스마스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완성시켰다.
- 1960년대 프로듀서 필 스펙터의 '월 오브 사운드'(여러 악기를 겹겹이 쌓아 두껍게 만드는 제작 기법)를 연상시키는 풍성한 현악과 종소리가 깔린다.
- 캐럴 특유의 경쾌한 고음 애드리브가 곳곳에 섞여 있다.
- 업템포의 두왑·모타운풍 리듬이 몸을 흔들게 하는 흥을 만든다.
- 발매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매년 연말마다 스트리밍 차트 1위에 오르는 드문 현상의 곡이다.
VI. 솔직함의 노래 · 2017–2026
(코션) 2018년 「코션」은 화려한 기교를 앞세우던 예전과 달리 절제된 톤과 성숙한 정서를 담아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오랜 활동 끝에 보여준 작지만 단단한 전환이었다. (공개) 같은 해 「피플」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양극성장애 2형 진단을 받았다고 직접 밝혔다. 오랫동안 숨겨 온 이야기를 공개한 뒤, 이를 숨기지 않는 솔직함이 음악에도 스며들었다고 말했다. (회고록) 2020년 자서전 「더 미닝 오브 머라이어 캐리」를 펴내 자신의 삶을 가감 없이 돌아봤다. 책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유산) 솔로 아티스트로서 최다 빌보드 핫100 1위(19곡)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투어를 이어가고 있다. 아리아나 그란데를 비롯한 여러 후배 보컬리스트들이 그의 영향을 직접 언급해 왔다.
화려한 기교보다 정서적 솔직함을 앞세운 「코션」 시대를 대표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손에 쥐려는 태도를 담았다.
- 과시적인 고음 대신 낮고 절제된 톤으로 성숙함을 드러낸다.
- 미니멀한 신스와 베이스 중심의 현대적 R&B 프로덕션이 돋보인다.
- 거리를 두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담은 화법이 멜로디보다 리듬감 있는 말하기에 가깝게 들린다.
- 평론가들은 보컬 기교보다 정서적 뉘앙스를 앞세운 전환으로 이 곡을 평가했다.
덜 알려진 이야기
머라이어라는 이름은 부모가 즐겨 듣던 뮤지컬 「페인트 유어 왜건」의 노래 「데이 콜 더 윈드 마리아」에서 따온 것이다. 바람을 부르는 노래 제목에서 이름을 얻었다는 사실은 화려한 무대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두 사람의 소박한 취향을 보여주는 일화다. 데뷔 당시 업계는 그를 레이블이 만든 팝스타로 포장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데뷔 앨범 거의 모든 곡을 직접 쓰거나 공동 작곡했다. 당대 틴팝 가수들이 외부 작곡가의 곡을 받아 부르던 관행에 비추어 보면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화려한 보컬에 가려 작곡가로서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용어 노트 📚🔎
휘파람 음역
(팝에서) 성대 일부만 가늘게 진동시켜 휘파람을 부는 것처럼 매우 높고 가는 소리를 내는 발성 기법이다. 음악 수업에서 들어 봤을 법한, 사람 목소리가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음역대로 여겨진다. (다른데서) 일상에서 '휘파람'은 그저 입으로 부는 소리를 가리킬 뿐, 음악적 의미는 노래 안에서만 쓰인다.
멜리스마
(말뜻) 그리스어 '멜로스'(노래)에서 온 말로, 원래는 선율 자체를 뜻했다. (팝에서) 하나의 음절에 여러 음을 얹어 굽이치듯 길게 꺾어 부르는 창법이다. 합창단에서 '아~' 한 글자를 길게 늘이며 음을 오르내리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샘플링
(말뜻) 영어 '샘플'(표본)에서 온 말로, 기존 녹음의 일부를 표본처럼 떼어내 쓴다는 뜻이다. (팝에서) 다른 곡의 리듬이나 멜로디 한 조각을 그대로 가져와 새 곡 안에 넣는 제작 방식이다. 친구가 찍은 사진 한 조각을 오려 내 그림에 붙이는 콜라주와 비슷하다. (다른데서) 과학 실험에서는 측정을 위해 떠낸 적은 양의 물질을 '샘플'이라 부른다.
인터폴레이션
(말뜻) 라틴어로 '사이에'(inter)와 '다듬다'(polire)가 합쳐져 '사이에 끼워 넣다'는 뜻이다. (팝에서) 원곡 녹음을 그대로 쓰지 않고, 그 멜로디나 구절을 새로 연주해 곡 안에 끼워 넣는 기법이다. 친구의 노래를 그대로 복사하는 게 아니라 내 방식대로 다시 불러 내 노래 중간에 넣는 것과 같다. (다른데서) 수학에서는 두 값 사이의 값을 추정하는 방법을 '보간법'이라 부르는데, 이를 인터폴레이션이라고도 한다.
애드리브
(말뜻) 라틴어 '애드 리비툼'(원하는 대로)에서 온 말이다. (팝에서) 악보에 정해져 있지 않은, 가수가 그 순간 감정에 따라 즉흥적으로 덧붙이는 소리나 꾸밈음이다. 발표 수업이 끝난 뒤 즉석에서 한마디 덧붙이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데서) 연극이나 코미디에서도 대본 없이 즉흥적으로 던지는 대사를 애드리브라 부른다.
월 오브 사운드
(말뜻) 글자 그대로 '소리의 벽'이라는 뜻으로, 1960년대 프로듀서 필 스펙터가 만든 제작 기법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팝에서) 여러 악기와 목소리를 겹겹이 쌓아 두껍고 풍성한 소리를 만드는 방식이다. 합창단 전체가 한꺼번에 소리를 내는 장면을 떠올리면 가깝다.
그루브
(말뜻) 원래 '홈·고랑'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데, 레코드판에 새겨진 홈을 따라 바늘이 움직이며 반복되는 느낌을 가리키다가 리듬감 자체를 뜻하게 됐다. (팝에서) 몸을 저절로 움직이게 만드는 반복적인 리듬의 느낌이다. 발이 까딱거려지는 그 느낌이 바로 그루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