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 Seung-hun
'난 여전히 현재진행형 가수다.' — 데뷔 35년째 정규 12집을 내며 한 말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곁의 사람들 ⏳🌊
- 가족신중철
건축업을 한 아버지로, 통기타로 학비를 벌겠다는 장남의 음악 활동을 허락했고 2022년 세상을 떠났다.
- 영향유재하
그가 음악적으로 깊이 존경한 싱어송라이터로, 그의 기일인 11월 1일을 데뷔일로 골랐다.
- 프로듀서김창환
대전에서 온 데모 테이프를 듣고 그를 발탁해 라인음향에서 데뷔시킨 프로듀서다.
- 경쟁김건모
같은 기획사에서 함께 지내며 1990년대 순위 프로그램의 정상을 다툰 동료이자 오랜 친구다.
- 우정김형석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OST 「I Believe」를 써서 그에게 부탁한 작곡가다.
- 제자손승연
2012년 「보이스 코리아」에서 그의 팀으로 지도를 받아 우승한 가수다.
I. 대전의 장남 · 1966–1985
(출생) 1966년 대한민국 대전에서 태어났다. 한국어 위키백과는 3월 21일, 대전 동구를 출생지로 적고 있다. 2남 3녀 가운데 셋째이자 장남이었다. (부모) 아버지 신중철은 건축업을 했다. 그는 정식으로 음악을 배운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창) 대전동광초등학교와 우송중학교, 대전대신고등학교를 다녔다. 1970~80년대의 대전은 서울에서 멀지 않았지만 음반 산업의 중심과는 떨어진 지방 도시였다. 지방 청소년에게 대중가요를 들려주는 창구는 라디오와 카세트테이프가 거의 전부였다. 그도 그렇게 남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귀를 길렀다. (진학) 1986년 충남대학교 경영학과에 들어갔다. 장남에게 기대되는 안정된 길이었다. 그러나 대학에서 그를 붙잡은 것은 경영학 강의가 아니라 통기타 동아리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노래를 좋아하는 지방 대학생 가운데 한 명이었고, 직업 가수가 되겠다는 계획이 뚜렷하지도 않았다.
II. 통기타와 데모 테이프 · 1985–1990
(동아리) 그의 음악은 충남대 통기타 동아리에서 시작되었다. 1986년 8월 23일 대전의 PJ카페에서 오디션을 보고 처음 무대에 섰다. 그 뒤로 대전의 여러 카페와 음악감상실, 호프집, 미용실을 돌며 통기타를 치고 노래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통기타 아르바이트는 학비를 버는 방편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모창) 음악감상실에서 자기 목소리로 부르면 손님들이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가수의 목소리를 흉내 내기 시작했다고 그는 회고했다. 손님의 관심을 끌려는 방편이었지만 여러 가수의 발성을 연구하는 공부이기도 했다. 미용실에서는 드라이어 소리를 뚫을 만큼 크게 울리는 곡을 골라야 했다. 무명 가수의 이런 현장 감각은 훗날 그의 노래가 처음부터 귀에 쉽게 들어오는 바탕이 되었다. (유재하) 그가 특히 아낀 음악가는 유재하였다. 1987년 앨범 한 장만 남기고 세상을 떠난 이 싱어송라이터는 자기 곡을 직접 쓰고 부르는 발라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상경) 서울로 올라가 기회를 찾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는 대전으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서울의 기획사 여섯 곳에 데모 테이프를 보냈다. 그 테이프가 작사가 신재각의 손에 들어갔고, 신재각을 통해 DJ이자 라인음향의 프로듀서였던 김창환에게 닿았다. 훗날 김건모와 클론을 키워 내는 김창환이 이 대전 청년을 서울로 불러올렸다.
III. 미소 속에 비친 그대 · 1990–1992
(데뷔) 1990년 11월 1일 1집 『미소 속에 비친 그대』를 내고 방송에 데뷔했다. 이 날짜는 그가 존경한 유재하의 기일이라 일부러 고른 것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날 김현식이 세상을 떠났다. 데뷔 전 김현식과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은 없었지만, 그에게 이 우연은 오래 남았다. (자작곡) 자기가 쓴 「미소 속에 비친 그대」가 데뷔 타이틀곡이 되었다. 이 곡은 거리에서 먼저 알려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1집은 140만 장이 팔린 것으로 집계되고, 1991년 서울가요대상 신인상을 심신과 함께 받았다. (2집) 1991년 2집 『보이지 않는 사랑』을 냈다. 그는 이 곡의 노랫말을 10분 만에 썼다고 회고했다. 앨범은 밀리언셀러가 되었고, 타이틀곡은 SBS 「인기가요」에서 14주 연속 1위에 올라 한국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알려져 있다. (격변)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하면서 가요계의 판도는 랩과 댄스 쪽으로 크게 기울었고, 많은 발라드 가수가 설 자리를 잃었다. 그해 KBS 가요대상 대상은 신승훈이 받았다. 카세트테이프가 백만 장 단위로 팔리고 컬러TV 순위 프로그램이 유행을 정하던 시대에 그는 발라드의 자리를 지켜 냈다. 골든디스크 대상도 두 차례 받았다. '발라드의 황제'라는 별명이 이 무렵부터 그를 따라다녔다.
무명 가수가 직접 쓴 곡으로 세상에 나온 데뷔곡이다. 그 자신이 가장 아낀다고 밝힌 곡이기도 하다.
- 음악을 따로 배운 적 없는 싱어송라이터(곡을 직접 쓰고 부르는 가수)의 첫 타이틀곡이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따라 부르기 쉬운 선율의 흐름에 귀를 기울여 볼 만하다.
- 1990년의 아날로그 녹음이다. 건반과 현악 느낌의 반주가 목소리를 감싸는 당시 발라드 편곡의 전형을 들을 수 있다.
- 카페와 음악감상실에서 다져진 맑고 단정한 발성은 그의 이름을 알린 음색의 출발점이다. 고음에서도 소리를 지르지 않고 부드럽게 올라간다.
- 이 곡은 라디오와 거리의 스피커로 먼저 퍼졌다고 전해진다.
10분 만에 노랫말을 썼다는 곡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직전의 시대에 발라드가 누린 마지막 전성기를 상징한다.
- 떠난 사람을 여전히 마음에 품는 화자의 정서가 곡 전체를 끌고 간다. 차분하게 시작해 후렴(코러스)에서 감정이 크게 열리는 구조다.
- 벌스(절)에서는 소리를 아끼고, 후렴에서는 목소리를 길게 뻗어 감정을 터뜨린다. 그의 발라드 창법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곡이다.
- 현악과 피아노가 중심인 반주는 1990년대 초 대형 발라드 편곡의 모범처럼 들린다.
- SBS 「인기가요」 14주 연속 1위로 한국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알려진 곡이다. 순위 프로그램이 유행을 정하던 시대가 남긴 상징적 기록이다.
IV. 백만 장의 시대 · 1993–1999
(정점) 1990년대 중반은 그의 음반이 낼 때마다 백만 장을 넘던 시기였다. 1993년 3집(타이틀곡 「널 사랑하니까」)과 1994년 4집(「그 후로 오랫동안」)도 백만 장을 넘겼고, 1996년 5집(「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은 247만 장이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 5집이 그의 최고 기록이다. 음반 시장의 중심이 카세트에서 CD로 넘어가던 때였고, 한 장의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감상 습관이 자기 곡으로 앨범을 채우는 그의 방식과 잘 맞았다. (김건모) 그 시기 그와 가장 많이 비교된 가수는 김건모였다. 두 사람은 김창환의 라인음향에서 함께 지냈다. 김창환은 두 사람을 서로 다른 유형의 가수로 보았다고 전해진다. 훗날 방송에서 동료 가수 이본은 둘을 뼛속까지 경쟁 상대였다고 회고했다. 순위 프로그램에 함께 나오면 오프닝과 엔딩 무대를 두고 신경전이 치열했다는 것이다. 둘은 경쟁하면서 오래 친구로 지냈다. (고집) 광고 제안은 대부분 거절했고, 음악과 상관없는 방송에도 거의 나가지 않았다. 그 대신 'The 신승훈 Show'라는 이름의 콘서트를 이어 갔다. (위기) 1998년 6집(「지킬 수 없는 약속」)은 외환위기의 한파 속에서도 130만 장 안팎이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정규 1집부터 10집까지 모두 골든디스크 본상을 받는데, 이는 최다 기록이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4집의 타이틀곡이다. 김건모와 순위 프로그램 정상을 다투던 한복판에서 나왔다.
- 헤어진 뒤 오래 남는 그리움을 다룬다. 감정을 터뜨리기보다 지나간 시간을 담담하게 되짚는 말투가 특징이다.
- 4집 영어 제목 『After A Long Time』이 말해 주듯 시간의 흐름이 곡의 중심 정서다. 같은 선율이 되풀이될 때마다 감정이 조금씩 짙어지는 짜임을 따라가 볼 만하다.
- 음반 시장이 카세트에서 CD로 넘어가던 시기의 녹음이다. 1집보다 공간감이 넓어지고 소리가 매끈해진 1990년대 중반 발라드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의 최고 판매 기록인 5집(247만 장)의 타이틀곡이다. 앨범의 영어 제목은 『To Heaven』이었다.
- 앨범의 영어 제목처럼, 먼 곳으로 떠난 사람을 올려다보며 부르는 노래로 받아들여진다. 슬픔을 원망보다 위로의 말투로 풀어낸다.
- 제목처럼 긴 문장형 선율이 숨을 길게 끌며 이어진다. 긴 프레이즈(한 숨에 이어 부르는 선율 단위)를 흔들림 없이 끌고 가는 호흡이 이 곡의 핵심이다.
- 곡의 후반부로 갈수록 반주가 두터워지고 목소리가 정점으로 올라간다. 1990년대 대형 발라드의 극적인 구성을 그대로 따른다.
V. 발라드 밖으로 · 2000–2009
(실험) 2000년 7집 『Desire To Fly High』를 내며 그는 데뷔 10년을 결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전설속의 누군가처럼」은 당시 서구에서 유행하던 월드뮤직 쪽 소리를 끌어왔다. 발라드를 타이틀로 하라는 압력이 컸지만 새로운 음악을 보여 주겠다는 뜻으로 밀어붙였다고 한다. 같은 해 Mnet 영상음악대상(현 MAMA)에서 남자 가수상을 받았다. (OST) 2001년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 실린 「I Believe」가 크게 사랑받았다. 작곡가 김형석이 쓴 곡으로, 그가 직접 쓰지 않은 곡이 대표곡이 된 드문 경우였다. 같은 해 H.O.T.의 강타가 솔로 1집에서 신승훈의 1집 수록곡 「오늘같이 이런 창밖이 좋아」를 다시 불렀다. 그 무렵 그는 자기 곡의 리메이크를 좀처럼 허락하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다. (독립) 자신의 회사 도로시뮤직(현 도로시컴퍼니)을 통해 2002년 8집 『The Shin Seung Hun』(「사랑해도 헤어질 수 있다면」)을 직접 제작해 냈다. 가수가 직접 제작자가 된 것이다. (일본) 2004년 9집 『Ninth Reply』(「그런 날이 오겠죠」)를 낸 뒤 일본에 진출해 5년가량 활동했다. 2005년 일본에서 싱글 「I Believe」를 냈고, 2007년에는 에이벡스와 계약했다. 한류 붐 속에서 그는 대형 콘서트를 열었다. (전환) MP3와 음원 서비스가 음반 시장을 밀어내면서 2006년 10집 『The Romanticist』 무렵에는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그는 정규 앨범 대신 미니앨범 3부작을 시작했다. 2008년의 첫 작품에 『Radio Wave』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라디오에서 노래하던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이었다.
발라드를 타이틀로 내라는 압력을 무릅쓰고 데뷔 10년을 결산하며 내놓은 실험작이다. 영어 제목은 「The Unwritten Legend」였다.
- 인도 여성의 허밍 같은 목소리, 아프리카 기우제를 떠올리게 하는 소리, 국악기 소금이 함께 쓰였다고 당시 보도되었다. 서구의 월드뮤직 유행을 가요에 들여온 편곡이다.
- 느린 발라드 대신 앞으로 나아가는 리듬을 택했다. 꿈과 도전을 향한 다짐을 담은 곡이라 템포감 자체가 메시지의 일부가 된다.
- 2000년 Mnet 영상음악대상 남자 가수상을 안긴 곡이다. 발라드의 황제가 장르의 울타리를 넘은 순간으로 회자된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OST로, 작곡가 김형석의 곡을 불러 대표곡이 되었다. 2005년에는 일본에서 싱글로 발매되었다.
- 작곡가 김형석은 이 곡이 원래 성시경을 생각하며 준비한 곡이었는데 싱어송라이터인 신승훈에게 어렵게 부탁했다고 밝혔다.
- 영화 장면과 함께 기억되는 곡이다. 극장과 방송의 영상이 노래를 퍼뜨린 2000년대 초 OST 전성기를 보여 준다.
- 자기 곡이 아닌 노래를 부르는 그의 해석이 들어 있다. 김형석 특유의 넓은 선율을 그는 과장 없이 정공법으로 부른다.
- 한류 초기 일본에서 그를 알린 곡이기도 하다. 국경을 넘어 다시 발매된 드문 한국 OST 곡이다.
VI. 코치석의 선배 · 2010–2020
(멘토) 2010년 MBC 「위대한 탄생」 1기에 멘토로 나왔고, 2012년에는 Mnet 「보이스 코리아」의 코치를 맡았다. 그의 팀에서 지도를 받은 손승연이 우승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신인을 뽑는 큰 통로가 된 시대에, 카페 무대에서 혼자 길을 찾았던 그가 후배를 가르치는 자리에 앉은 셈이다. (회고) 데뷔 20주년 무렵 그는 1집부터 차례로 옛 노래를 다시 녹음하며 젊은 날의 자신과 마주했다. 감정이 넘쳐흐르던 과거의 목소리에 스스로 놀랐다고 했다. 2012년 엠넷 공연에서는 영상 속의 김현식과 듀엣을 불렀다. 데뷔하던 날 세상을 떠난 선배에게 바친 무대였다. (웨이브) 2013년 3부작의 마지막 『Great Wave』를 냈다. 타이틀곡 「쏘리」는 공개 직후 주요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고 보도되었다. 2015년 11집 『I am... & I am』에서는 배우 김고은, 래퍼 빈지노와 함께 작업하며 다음 세대와 소리를 섞었다. (기록) 데뷔 이래 누적 음반 판매량은 약 1700만 장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20년 무렵 방탄소년단이 넘어서기 전까지 한국 가수 가운데 최고 기록이었다. (서른) 2020년 데뷔 30주년 앨범 『My Personas』를 냈다. 타이틀 후보 두 곡을 두고 관계자들의 평가가 뚜렷하게 갈려,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와 「그러자 우리」를 더블 타이틀로 정했다. 앞의 곡은 격한 감성, 뒤의 곡은 덤덤한 감성의 노래로 소개되었다. 미혼인 그는 수록곡 「늦어도 11월에는」에 결혼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미니앨범 3부작을 마무리한 『Great Wave』의 타이틀곡이다. 공개 직후 주요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고 보도되었다.
- 브리티시 록과 발라드의 경계에 놓인 곡으로 소개되었다. 밴드 사운드의 기타가 발라드 선율을 밀어 올리는 짜임에 주목해 볼 만하다.
- 같은 앨범의 수록곡 「내가 많이 변했어」에는 다이나믹듀오의 최자가 랩으로 참여했다. 3부작이 젊은 사운드와 섞이려 했던 흔적이다.
- 음반이 아니라 디지털 음원 차트에서 성적을 확인받은 곡이다. 스트리밍 시대에 노장 발라드 가수가 거둔 반등으로 읽힌다.
VII. 현재진행형 · 2021–2026
(이별) 2022년 아버지 신중철이 세상을 떠났다. 아들이 걸어온 35년의 음악 인생을 지켜본 아버지였다. (열두째) 2025년 9월 23일 데뷔 35주년을 맞아 정규 12집 『SINCERELY MELODIES』를 냈다. 11집 이후 10년 만의 정규 앨범이었다. 11곡 전곡의 프로듀싱과 작곡에 그가 참여했다. 타이틀곡은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트릭 기타를 엮은 브릿팝 발라드 「너라는 중력」, 그리고 미국 내슈빌 컨트리 사운드를 입힌 「TRULY」였다. 앨범은 CD와 디지털 음원 등으로 나왔다. 스트리밍 시대에 11곡짜리 정규 앨범을 낸 것은 앨범을 한 덩어리의 작품으로 듣던 시절에 대한 고집처럼 보인다. (하강) 음반 판매량은 1990년대보다 크게 줄었다. 그는 방송에서 한물갔다는 말이 맞다고 담담하게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가수이며, 학처럼 아름답게 내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정상에서 버티는 법보다 품위 있게 내려오는 법을 고민하는 노장의 말이었다. (소통) 몇 해 동안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던 그는 2024년 말부터 SNS에 다시 사진을 올렸고, 유튜브 콘텐츠 「딩고 킬링벌스」에도 나왔다. 히트곡을 이어 부르는 이 형식은 그의 노래를 처음 듣는 세대에게 35년치 노래를 한 번에 들려주었다. KBS 「불후의 명곡」 신승훈 특집에는 「보이스 코리아」에서 가르친 손승연이 출연했다. (무대) 2025년 가을 콘서트에서 그는 3시간 30분을 모두 라이브로 노래했다고 보도되었다. 대전의 음악감상실에서 손님의 눈길을 끌려고 애쓰던 청년은 2026년 현재에도 무대에 서고 있다.
데뷔 35주년 정규 12집 『SINCERELY MELODIES』의 더블 타이틀곡 가운데 하나다. 전곡의 작곡과 프로듀싱에 그가 참여한 앨범이다.
-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트릭 기타를 엮은 브릿팝(1990년대 영국 기타 팝) 발라드로 소개되었다. 피아노와 현악 중심이던 1990년대 그의 발라드와 비교해 들어 볼 만하다.
- 사랑이 끝난 뒤에도 그 사람에게 끌려가는 마음을 중력에 빗댄 노래다. 이별 뒤에 밀려오는 감정을 차분한 말투로 풀어낸다.
- 예순을 앞둔 목소리는 젊은 날보다 낮고 굵어졌다. 고음을 밀어붙이기보다 음색의 결로 감정을 전한다.
- CD와 디지털 음원 등으로 나왔다. 스트리밍 시대에 앨범 단위 감상을 고집한 발매 방식이다.
덜 알려진 이야기
11월 1일이라는 데뷔일은 그가 고른 날이었다. 1987년 그날 세상을 떠난 유재하를 기리려는 뜻이었다. 그런데 1990년 바로 그날 김현식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데뷔 전 김현식과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은 없었지만 그를 깊이 존경하는 선배로 여겼다. 그리고 22년 뒤 영상 속의 김현식과 듀엣을 부르는 것으로 그 인연에 답했다. 데뷔 기록에는 날짜만 남아 있어서 두 선배가 겹쳐 있다는 사실은 잘 이야기되지 않는다. 발라드의 황제로 불린 그의 출발점에는 모창이 있었다. 대전의 음악감상실에서 자기 목소리로 부르면 손님들이 쳐다보지 않아 유명 가수의 목소리를 흉내 냈다고 그는 회고했다. 생계를 위한 요령이었지만 여러 가수의 발성을 몸으로 익히는 독학이기도 했다. 정식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그에게는 이것이 음악 학교였다. 지금은 그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I Believe」는 원래 그를 위한 곡이 아니었다. 작곡가 김형석은 2023년 방송에서 이 곡을 처음에는 성시경을 생각하며 썼다고 밝혔다. 당시 OST 작업을 많이 하던 성시경 대신, 자기 곡만 부르던 싱어송라이터 신승훈에게 어렵게 부탁했다는 것이다. 두 발라드 가수의 이름이 한 곡에 겹쳐 있었다는 사실은 20여 년 동안 바깥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오랫동안 자기 곡의 리메이크를 잘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2001년 H.O.T.의 강타가 솔로 1집에 1집 수록곡 「오늘같이 이런 창밖이 좋아」를 다시 부른 일은 드문 경우였다. 1세대 아이돌이 1990년대 발라드를 이어받은 이 장면은 그의 노래가 세대를 건너간 이른 사례였다.
용어 노트 📚🔎
발라드
(말뜻) 영어 ballad는 원래 이야기를 담은 노래나 춤곡을 가리키던 말이다. 뿌리는 춤춘다는 뜻의 라틴어 ballare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느린 박자에 사랑과 이별 같은 감정을 길게 풀어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가요의 중심 장르가 되었다. 조용히 시작해 후렴에서 감정이 터지는 구성이 많다. 수련회 마지막 밤 캠프파이어에서 모두 조용해진 채 부르는 노래를 떠올리면 비슷하다. 신나게 뛰는 노래가 아니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노래다. (다른 데서는) 서양 문학과 클래식 음악에서는 이야기를 담은 시나 기악곡을 가리키기도 한다. 쇼팽의 발라드가 그런 예다.
싱어송라이터
(말뜻) 영어 singer(노래하는 사람)와 songwriter(노래를 짓는 사람)를 합친 말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남이 써 준 곡을 받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직접 곡과 노랫말을 쓰고 부르는 가수를 말한다. 유재하와 신승훈이 대표적이다. 학예회에서 남이 쓴 대본으로 연기하는 대신 직접 대본을 쓰고 주인공까지 맡는 친구를 떠올리면 된다. 그래서 노래에 그 사람의 삶과 감정이 더 직접 담긴다고 여겨진다.
밀리언셀러
(말뜻) 영어 million(백만)과 seller(팔리는 것)를 합친 말로, 백만 개가 팔린 상품이라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음반이 100만 장 넘게 팔린 경우를 말한다. 카세트테이프와 CD가 많이 팔리던 1990년대에는 인기 가수의 기준처럼 쓰였다. 신승훈은 1집부터 6집까지 연달아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우리 학교 전교생이 1000명이라면 그런 학교 1000곳의 학생이 모두 한 장씩 산 셈이다. 음원 스트리밍이 대세가 된 지금은 실물 음반 100만 장이 극히 일부 아이돌에게만 가능한 숫자가 되었다. (다른 데서는) 출판에서는 100만 부 넘게 팔린 책을 가리킬 때 쓴다.
타이틀곡
(한국 대중음악에서) 앨범에 실린 여러 곡 가운데 방송과 홍보에 앞세우는 대표곡이다. 뮤직비디오를 찍고 순위 프로그램 무대에서 부르는 곡이 보통 타이틀곡이다. 반 대항 체육대회에서 반 전체를 대표해 이어달리기 마지막 주자로 뛰는 선수와 비슷하다. 대표곡을 둘로 정하면 더블 타이틀이라고 하는데, 신승훈은 30주년과 35주년 앨범을 모두 더블 타이틀로 냈다. (다른 데서는) 운동 경기에서 타이틀은 챔피언 자리를 뜻한다. 타이틀 방어전이 그 예다.
순위 프로그램
(한국 대중음악에서) KBS 「가요톱텐」이나 SBS 「인기가요」처럼 매주 노래 순위를 매기고 1위 곡을 발표하는 TV 프로그램이다. 음반 판매, 방송 횟수, 시청자 엽서나 투표를 섞어 순위를 정했다. 1990년대에는 이 순위가 곧 유행이었다. 오래 1위를 하면 골든컵을 받고 순위에서 빠졌는데, 이를 명예졸업이라고 불렀다. 학교에서 매주 칭찬 스티커 1등을 발표하다가, 다섯 번 1등을 한 친구에게는 상을 주고 다음부터 다른 친구들에게 기회를 넘기는 방식과 비슷하다.
OST
(말뜻) 영어 Original Sound Track의 머리글자다. 필름 가장자리에 소리를 기록하던 띠(사운드트랙)에서 온 말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영화나 드라마에 쓰려고 만든 노래와 음악, 또는 그것을 모은 앨범이다. 장면과 함께 기억되기 때문에 작품이 흥행하면 노래도 함께 크게 사랑받는다. 신승훈의 「I Believe」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함께 퍼졌다. 게임을 하다 보스전 배경음악만 들어도 그 장면이 떠오르는 것과 같은 원리다.
미니앨범
(한국 대중음악에서) 정규 앨범보다 곡 수가 적은 음반이다. 보통 네다섯 곡에서 일고여덟 곡 정도가 실린다. 영어권에서는 EP라고 부른다. 정규 앨범은 열 곡 넘게 담아 한 시기를 정리하는 작품이고, 미니앨범은 더 자주, 더 가볍게 새 방향을 시험할 때 쓰인다. 학기말 큰 시험을 치르기 전에 보는 단원평가와 비슷하다. 신승훈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미니앨범 세 장을 이어지는 3부작으로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