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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K.L

핑클 (1998–2005)

CD 판매가 정점을 찍던 1990년대 말을 하얀 요정의 이미지로 건넜고, 이십여 년 뒤 다시 네 사람으로 돌아온 걸그룹.

한눈에 보기 🔭💭

1. 결성대한민국 서울 결성대성기획 4인조PC통신으로 작명2. 데뷔발라드 데뷔곡「내 남자친구에게」골든디스크 신인상3. 정점「영원한 사랑」1999년 두 개의 대상S.E.S.와 경쟁4. 변신「Now」 힙합 변신리메이크 앨범CD 시장의 하강5. 흩어짐4집 「영원」이효리 솔로 성공2005 디지털 싱글6. 지금「캠핑클럽」 재회「남아있는 노래처럼」2026 완전체 재결합핑클1998–20051998년 데뷔해 S.E.S.와 1세대 걸그룹…
무대의 여정 🧭🗺️
N대한민국서울1998–2026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곁의 사람들 ⏳🌊

  • 후원이호연

    대성기획(DSP미디어)을 세운 대표로, 핑클을 기획하고 데뷔곡 이후 후속곡의 방향을 직접 정했다.

  • 프로듀서주태영

    핑클이 최전성기에 부른 「영원한 사랑」을 작곡한 작곡가로, 고인이 됐다.

  • 경쟁S.E.S.

    SM엔터테인먼트가 1997년 내놓은 걸그룹으로, 핑클과 함께 1세대 걸그룹 경쟁 구도를 이뤘다.

  • 경쟁조성모

    1999년 서울가요대상에서 핑클과 대상을 나눠 받은 발라드 가수로, 그해 음반 시장을 함께 이끌었다.

  • 멤버이효리

    마지막으로 합류한 리더로, 4집 「영원」의 노랫말을 썼고 2003년 솔로로 성공해 그룹 이후의 시대를 열었다.

  • 프로듀서김현철

    2019년 14년 만의 신곡 「남아있는 노래처럼」의 프로듀서를 맡았다.

YouTube에서 8곡 이어 듣기 ↗

I. 네 개의 색 · 1997–1998

(출발) 1998년 5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대성기획(오늘날 DSP미디어)의 4인조 걸그룹으로 데뷔했다. 기획사를 이끈 이호연 대표는 1997년 젝스키스를 데뷔시켜 남성 그룹 시장에 자리를 잡은 상태였고, 그보다 앞서 여성 그룹 코코를 내놓은 적도 있었다. 같은 무렵 SM엔터테인먼트는 1997년 11월 S.E.S.를 데뷔시켜 아이돌 걸그룹 시장의 문을 열었다. 핑클은 처음부터 S.E.S.의 대항마로 기획됐다고 전해진다. (발탁) 가장 먼저 뽑힌 멤버는 옥주현이었다. MBC 라디오 출연을 계기로 이호연 대표에게 발탁된 것으로 알려진 옥주현은 그룹이 3인조로 기획되던 때부터 메인보컬(팀의 노래 중심을 맡는 사람)이었다. 이어 이진이 오디션을 거쳐, 성유리가 학교 사생대회를 계기로 캐스팅되어 합류했다. 데뷔 직전 멤버 구성이 한 차례 바뀌었고, 1998년 1월 마지막으로 들어온 이효리가 리더를 맡으면서 4인 체제가 갖춰졌다. 네 사람은 모두 10대였다. (이름) 팀 이름은 1998년 2월 PC통신을 통해 정해졌다.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끝내겠다는 뜻의 영어 문구 'Fine Killing Liberty'를 줄인 이름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데뷔하기도 전에 이름이 통신 게시판에서 먼저 오갔다는 점에서, 전화선 모뎀으로 동호회가 움직이던 1990년대 말의 팬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데뷔 초 네 멤버는 이효리 레드, 옥주현 블랙, 이진 블루, 성유리 화이트처럼 각자를 색깔로 소개했다. 서로 다른 개성을 한 팀으로 묶는 장치였다.

II. 비와 요정 · 1998

(발라드) 데뷔곡은 「Blue Rain」이었다. 이승호가 노랫말을 쓰고 신인수가 곡을 쓴 차분한 R&B 발라드(흑인 음악인 리듬앤블루스의 감성을 입힌 느린 노래)였다. 신인 그룹은 댄스곡으로 나오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에 핑클은 옥주현의 목소리를 앞세운 발라드를 골랐고, 이는 S.E.S.와 다른 길을 가려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이 곡은 SBS 「인기가요」와 MBC 「음악캠프」에서 2위까지 올랐다. (전환) 신인의 첫 성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호연 대표는 만족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가 후속곡(타이틀곡에 이어 활동하는 곡)으로 고른 것은 하우스 음악가 김석찬이 만든 경쾌한 댄스곡 「내 남자친구에게」였다. 연인에게 귀엽게 투정하며 다짐을 받아 내는 소녀의 말투를 담은 이 곡이 크게 히트했고, 이때부터 핑클에게 '요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세 번째 활동곡인 발라드 「루비」까지 사랑받으면서 데뷔 앨범 한 장에서 히트곡이 세 곡 나왔다. (시장) 1집은 30만 장 가까이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 당시 음악은 CD와 카세트테이프로 팔렸고, 매주 방송되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1위 후보 발표가 인기를 재는 기준이었다. 1998년은 외환위기의 충격이 컸던 해였지만, 10대를 겨냥한 아이돌 음반은 오히려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핑클은 그해 골든디스크 신인상을 받으며 첫해를 마쳤다.

♪블루 레인 (Blue Rain)1998무대 핑클 · 2019 JTBC 캠핑클럽

춤이 아니라 발라드로 데뷔를 시작한, 당시로서는 드문 선택이었다. 이호연 대표가 핑클 곡 가운데 가장 아꼈던 노래로도 전해진다.

  • 곡의 중심에는 옥주현의 보컬이 있다. 발라드로 데뷔한 것은 처음부터 메인보컬의 가창력을 앞세우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 느린 R&B 리듬(리듬앤블루스 특유의 끈적하고 여유로운 박자) 위에 신시사이저로 만든 현악 배경음이 깔린다. 1990년대 말 가요 발라드의 전형적인 소리처럼 들린다.
  • 네 멤버가 절(벌스)을 나눠 부르다가 후렴(코러스)에서 목소리를 모은다. 색깔이 다른 네 목소리를 처음 소개하는 자기소개 같은 구성이다.
  • 노랫말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비 오는 풍경 속에서 그리워하는 정서를 담고 있다. 단순한 이별을 넘어 영영 떠난 사람을 그리는 노래로 읽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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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친구에게1998무대 핑클 · 1998 KBS

데뷔곡의 아쉬운 성적 뒤에 방향을 틀어 내놓은 후속곡이다. 이 곡의 크게 히트하면서 핑클에게 요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 하우스 음악가 김석찬의 곡이다. 일정하게 쿵쿵 찍히는 킥 드럼 위에 밝은 신시사이저가 얹혀, 경쾌한 댄스 팝으로 들린다.
  • 연인에게 귀엽게 투정을 부리다가 다짐을 받아 내는 1인칭 소녀의 말투가 곡 전체의 색깔을 정한다.
  • 안무는 손동작과 표정을 강조하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동작이 중심이다. 이 곡에서 굳어진 깜찍한 콘셉트가 요정 이미지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 1998년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세대 걸그룹 경쟁 구도를 본격적으로 만든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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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하얀 정점 · 1999

(정점) 1999년 5월에 나온 2집 「White」로 그룹은 최전성기를 맞았다. 타이틀곡 「영원한 사랑」은 작곡가 주태영의 곡으로, 맑고 밝은 선율에 변치 않는 사랑을 다짐하는 소녀의 마음을 실었다. 그룹이 내세우던 요정 콘셉트(이미지와 분위기)가 이 곡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후속곡 「자존심」은 연인의 다툼을 그린 댄스곡이었다. 앨범 판매량은 60만 장 안팎으로 집계되며, 70만 장에 가까웠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이 앨범에는 성유리가 작곡과 편곡을 맡은 수록곡 「유리」도 실렸다. (대상) 그해 연말 핑클은 SBS 가요대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서울가요대상에서는 그해 음반 시장을 함께 이끈 발라드 가수 조성모와 대상을 나눠 받았다. 골든디스크에서는 「White」로 본상을 받았다. 데뷔 이듬해에 시상식의 가장 큰 상을 받은 것이다. (선물) 11월에는 3집을 준비하는 사이 팬들을 위해 만든 2.5집 「S.P.E.C.I.A.L」을 내놓았다. 타이틀곡은 옥주현의 보컬이 돋보이는 발라드 「나의 왕자님께」였고, 함께 실린 「White」는 하얀 겨울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로 오래 사랑받았다. 이 곡은 훗날 여성 듀오 다비치가 리메이크해 다시 주목받았다. (경쟁) 이 시기 S.E.S.와 핑클의 경쟁 구도는 SM과 DSP 두 기획사의 경쟁과 맞물렸다. 젝스키스와 핑클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DSP는 SM과 함께 국내 양대 기획사로 꼽히게 됐다. 두 걸그룹을 둘러싼 팬덤의 대비는 1세대 아이돌 문화를 대표하는 장면으로 남았다.

♪영원한 사랑1999무대 핑클 · 1999 MBC 음악캠프

2집 타이틀곡으로, 요정 콘셉트가 정점에 이른 노래다. 이 곡이 실린 2집으로 핑클은 그해 대상을 받았다.

  • 작곡가 주태영의 곡이다. 밝고 맑은 장조 선율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져, 따라 부르기 쉬운 후렴이 곡의 중심이 된다.
  • 후렴 직전에 긴장을 끌어올리는 짧은 구간(프리코러스)에서 후렴으로 넘어갈 때 네 목소리가 겹친다. 여러 목소리를 쌓아 올린 소리(코러스 더빙)가 화사함을 더한다.
  • 노래는 변치 않는 사랑을 약속하는 소녀의 순수한 고백으로 짜여 있어, 당시 10대 팬덤이 그린 이상적인 걸그룹의 모습과 맞아떨어졌다.
  • 2019년 「캠핑클럽」에서 네 사람이 14년 만에 함께 이 곡을 부른 무대가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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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White)1999무대 핑클 · 2000 MBC 음악캠프

3집을 준비하던 중 팬을 위해 만든 2.5집에 실린 노래다. 겨울이 오면 다시 불려 나오는 곡이 됐다.

  • 반짝이는 종소리 같은 음색과 가벼운 리듬이 겨울 분위기를 만든다. 계절을 떠올리게 하는 소리 덕분에 오래 사랑받는 곡이 됐다.
  • 격한 춤보다 표정과 몸짓으로 분위기를 전하는 무대에 어울리는 중간 빠르기(미디엄 템포) 곡이다.
  • 훗날 여성 듀오 다비치가 리메이크해 다시 주목받았다. 원곡을 모르는 세대에게도 노래가 전해진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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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변신 · 2000–2001

(변신) 2000년 10월에 나온 3집 「Now」에서 핑클은 요정의 옷을 벗었다. 타이틀곡 「Now」는 힙합 리듬을 앞세운 댄스곡으로 성숙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 줬다. 데뷔 3년째로, 멤버들이 모두 스무 살 안팎이 된 때였다. 이 곡은 방송사 순위 프로그램 1위를 휩쓸었고, 당시 신인이던 배우 조인성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앨범은 40만 장 넘게 팔렸고, 핑클은 골든디스크 본상을 2년 연속 받았다. (전환기) 같은 시기 한국 음악 산업은 큰 변화를 겪고 있었다. 초고속 인터넷이 빠르게 퍼지고 MP3 파일을 주고받는 서비스가 생기면서, 1990년대 말 수십만 장씩 팔리던 CD 시장은 2000년대 초부터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1집 이후 핑클의 음반 판매량이 오르내린 흐름도 이 변화와 겹친다. (리메이크) 2001년에는 리메이크 앨범 「Memories & Melodies」를 냈다. 10대와 20대에게는 새로운 음악을, 30대와 40대에게는 추억을 건넨다는 취지였고, 멤버들이 직접 수록곡 선정에 참여했다. 타이틀곡은 길옥윤이 작사·작곡하고 1975년 혜은이가 데뷔곡으로 불렀던 「당신은 모르실거야」였다. 영화를 패러디한 뮤직비디오가 함께 나왔고, 부모 세대의 노래를 자녀 세대의 아이돌이 다시 부르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앨범은 25만 장 안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

♪나우 (Now)2000공식 MV — 핑클

요정 이미지를 벗고 성숙한 힙합 댄스로 바꾼 3집 타이틀곡이다. 데뷔 3년 차 그룹이 스스로 방향을 바꾼 순간을 보여 준다.

  • 무겁게 튀는 힙합 비트가 앞선 귀여운 댄스 팝과 뚜렷이 다르다. 2000년 무렵 가요계에 흑인 음악 리듬이 대중화되던 흐름이 느껴진다.
  • 멤버들의 창법도 맑고 높은 소녀풍에서 낮고 힘 있는 쪽으로 바뀌었다. 같은 그룹이 다른 사람처럼 들리게 한 변화다.
  • 안무는 강렬한 동작으로 비트의 강세를 짚는다. 무대 의상과 연출 모두 성숙한 콘셉트로 바뀌었다.
  • 당시 신인이던 조인성이 출연한 뮤직비디오가 화제가 됐다. 훗날 가수 김경호가 이 곡을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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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모르실거야2001공식 MV — 핑클

1975년 혜은이의 데뷔곡을 다시 부른 리메이크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부모 세대의 노래가 자녀 세대 아이돌의 목소리로 다시 불렸다.

  • 길옥윤이 쓴 원곡의 선율은 그대로 두고, 리듬과 악기 소리를 2000년대 초 댄스 팝 감각으로 바꿨다. 원곡과 나란히 들으면 편곡의 차이가 선명하다.
  • 원곡이 한 가수의 독창이라면, 핑클 버전은 네 목소리가 소절을 주고받아 대화처럼 들린다.
  • 영화를 패러디한 뮤직비디오가 함께 제작됐다. 텔레비전에서 30~40대 부모와 10대 자녀가 함께 아는 노래가 된 문화적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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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영원, 그리고 각자의 길 · 2002–2005

(마지막) 2002년 3월 4집 「영원」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이 앨범이 핑클의 마지막 정규 앨범이 됐다. 타이틀곡 「영원」, 더블 타이틀곡 「Never」, 후속곡 「Don't Go Away」가 사랑받았다. 타이틀곡 「영원」은 리더 이효리가 직접 노랫말을 썼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마음을 노래한 이 곡은, 멤버들이 각자의 길로 흩어진 뒤에 돌아보면 더 각별하게 들린다. (개인) 이 무렵 네 멤버는 이미 저마다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었다. 이효리와 성유리는 예능 진행자로, 옥주현은 라디오 DJ로, 이진과 성유리는 연기자로 영역을 넓혔다. 2002년 연말 시상식에서는 성유리와 이진이 연기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그룹의 인기가 개인 활동의 발판이 되고 개인 활동이 다시 그룹을 알리는 이 방식은 이후 아이돌 산업에서 흔한 모델이 됐다. (솔로) 2003년 이효리가 솔로 1집 「Stylish」와 타이틀곡 「10 Minutes」로 크게 성공하면서, 핑클의 활동은 사실상 멤버 개인 활동 중심으로 바뀌었다. 2005년 10월 디지털 싱글 「Forever Fin.K.L」이 나왔다. 처음에는 정규 5집으로 계획됐다가 디지털 싱글로 바뀐 음반이었다. CD를 사던 시대에서 음원 사이트에서 곡을 받는 시대로 넘어가던 산업의 변화가 이 결정에 그대로 드러난다. 2006년 가을까지 네 멤버 모두 DSP를 떠나 각기 다른 소속사로 옮겼다. 다만 공식적인 해체 선언은 없었고, 그룹을 떠난 멤버도 없었다.

♪영원2002공식 MV — 핑클

마지막 정규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리더 이효리가 노랫말을 썼다. 그룹의 한 시기를 닫는 노래가 됐다.

  • 현악기 소리가 감싸는 느린 발라드로 들린다. 데뷔곡 「Blue Rain」처럼 발라드로 돌아온 구성이 묘한 수미상관(처음과 끝이 서로 맞물림)을 이룬다.
  • 멤버가 직접 쓴 노랫말이 변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어, 그 뒤 흩어진 네 사람을 떠올리면 더 각별하게 들린다.
  • 같은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 「Never」, 후속곡 「Don't Go Away」와 함께 들으면 발라드와 댄스를 오가던 핑클 음악의 폭을 한 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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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남아 있는 노래 · 2006–2026

(인연) 그룹 활동은 오래 멈췄지만 인연은 이어졌다. 2008년 이효리의 콘서트에서 네 사람이 함께 무대에 섰고, 2010년에는 옥주현이 진행하던 라디오에 멤버들이 함께 출연했다. 그사이 옥주현은 「엘리자벳」 같은 대형 뮤지컬의 주연 배우로, 이진과 성유리는 연기자로, 이효리는 솔로 가수로 각자 자리를 굳혔다. (은인) 2010년 뇌출혈로 쓰러진 이호연 대표를 멤버들이 찾아가 「루비」를 불러 줬다는 일화가 보도로 전해진다. 그는 8년 가까이 투병한 끝에 2018년 2월 64세로 세상을 떠났다. 같은 해 옥주현은 데뷔 20주년 음악회를 열었고, 멤버들이 응원했다고 전해진다. (캠핑) 2019년 7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JTBC 예능 「캠핑클럽」은 네 사람이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다니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이었다. 방송이 끝나 갈 무렵인 9월, 핑클은 14년 만의 신곡 「남아있는 노래처럼」을 발표했다. 김현철이 프로듀서를 맡았고 멤버들이 직접 노랫말을 썼으며, 곡은 음원 차트 정상에 올랐다고 보도됐다. 1990년대 말에 10대를 보낸 세대가 30대가 되어 텔레비전과 유튜브 영상으로 이들을 다시 만났다. (다시) 2026년 9월, 소속사 젬스톤이앤엠은 네 멤버가 모두 참여하는 완전체 활동을 발표했다. 네 명 전원이 함께하는 공식 활동은 2005년 디지털 싱글 이후 처음이다. 지속적인 활동을 위한 새 출발로 소개됐으며,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남아있는 노래처럼2019공식 MV — 핑클

「캠핑클럽」 끝 무렵에 나온 14년 만의 신곡이다. 김현철이 프로듀서를 맡았고 멤버들이 노랫말을 썼다.

  • 김현철 특유의 부드러운 화성과 어쿠스틱한 질감이 곡의 바탕이 된다. 1990년대 말 핑클의 댄스 팝과는 결이 다른 어른의 소리처럼 들린다.
  • 멤버들이 직접 쓴 노랫말은 함께 불러 온 노래들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정서를 담고 있다. 서로에게, 그리고 오래 기억해 준 사람들에게 건네는 화법이다.
  • 목소리의 나이가 그대로 드러나는 담담한 창법이 오히려 20년이라는 시간을 들려준다.
  • 방송 직후 음원 차트 정상에 올랐다고 보도됐다. 텔레비전 예능과 음원 차트가 바로 이어지는 2010년대 말 산업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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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알려진 이야기

핑클의 데뷔일은 자료마다 다르다. 지금 데뷔 기념일은 5월 12일이지만, 5월 5일을 첫 무대로 보는 자료가 있고 5월 23일로 적은 기록도 있다. 영어권 자료에는 1집 발매일이 5월 20일로 남아 있다. 방송 첫 출연과 음반 발매 가운데 무엇을 데뷔로 볼지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던 1990년대 말이라, 이런 차이가 그대로 남았다. 팬들에게 귀엽게 들리던 팀 이름에는 생각보다 묵직한 뜻이 들어 있었다.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끝낸다는 뜻의 'Fine Killing Liberty'를 줄인 이름이다. 데뷔 전 PC통신에서는 한동안 '핀클'로 불리다가 '핑클'로 굳어졌다. 요정 이미지 뒤에 가려져 이 뜻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멤버의 창작 참여는 생각보다 일찍 시작됐다. 1999년 2집에는 성유리가 작곡과 편곡을 맡은 수록곡 「유리」가 실렸다. 아이돌은 주어진 노래를 부르는 존재로 여겨지던 시절이라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 흐름은 4집 「영원」의 노랫말을 쓴 이효리, 2019년 신곡의 노랫말을 함께 쓴 네 멤버로 이어졌다. 병상의 이호연 대표에게 멤버들이 불러 준 노래는 보도에서는 「루비」로 전해진다. 반면 그가 가장 아낀 곡은 「Blue Rain」이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자세한 사정은 엇갈리지만, 기획자와 그가 키운 그룹 사이의 오랜 정을 보여 주는 장면이라는 점은 같다. 2005년 「Forever Fin.K.L」은 처음에 정규 5집으로 기획됐다가 디지털 싱글로 바뀌었다. 핑클은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한 적도, 그룹을 떠난 멤버도 없다. 2026년 같은 이름으로 다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용어 노트 📚🔎

1세대 아이돌

(한국 대중음악에서) 1990년대 후반 기획사가 10대 연습생을 뽑아 노래와 춤을 가르치고 팀으로 데뷔시킨 첫 세대의 그룹을 가리킨다. H.O.T., 젝스키스, S.E.S., 핑클, god 등이 여기에 든다. 학교 축제 무대를 위해 반 친구들 가운데 노래 잘하는 아이, 춤 잘 추는 아이를 골라 한 팀을 짜고 몇 달 동안 함께 연습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아이돌은 그 일을 회사가 몇 년에 걸쳐 전문적으로 한다. (다른 데서는) 아이돌(idol)은 본래 숭배하는 우상이라는 뜻이고, 일상에서는 누군가 동경하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타이틀곡

(말뜻) 영어 title은 제목이라는 뜻이다. 앨범의 얼굴, 곧 제목처럼 앨범을 대표하는 곡이라는 말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앨범에 실린 여러 곡 가운데 방송 무대와 뮤직비디오로 가장 먼저, 가장 힘을 주어 알리는 곡이다. 핑클 2집의 타이틀곡은 「영원한 사랑」이었다. 책 한 권에서 표지에 내세우는 대표 그림을 고르는 것과 같다. 책 안에는 다른 그림도 많지만 사람들은 표지 그림으로 그 책을 기억한다.

후속곡

(말뜻) 후속(後續)은 뒤(後)에 이어진다(續)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타이틀곡 활동이 끝난 뒤 같은 앨범에서 다른 곡을 골라 다시 방송 활동을 하는 곡이다. 핑클은 데뷔곡 「Blue Rain」의 후속곡 「내 남자친구에게」로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축구 경기에서 전반전 작전이 잘 안 풀리면 후반전에 선수를 바꿔 다른 작전으로 나서는 것과 비슷하다.

콘셉트

(말뜻) 영어 concept은 라틴어 concipere에서 왔는데, 여러 생각을 함께 붙잡아 하나로 모은다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그룹이나 앨범이 내세우는 이미지와 분위기를 말한다. 노래, 의상, 안무, 뮤직비디오를 그 이미지에 맞춰 짠다. 핑클은 요정 콘셉트로 시작해 3집 「Now」에서 성숙한 콘셉트로 바꿨다. 학예회 연극에서 해적 이야기를 하기로 정하면 옷, 소품, 배경 음악까지 모두 해적에 맞추는 것과 같다. (다른 데서는) 광고나 디자인에서도 작품 전체를 꿰는 중심 생각이라는 뜻으로 쓴다.

리메이크

(말뜻) 영어 re(다시)와 make(만들다)가 합쳐진 말로, 다시 만든다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예전에 다른 가수가 발표한 노래를 새 편곡과 새 목소리로 다시 녹음하는 것이다. 핑클은 1975년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를 리메이크했고, 핑클의 「White」는 훗날 다비치가 리메이크했다. 할머니께 배운 옛날 요리법을 그대로 따르되 요즘 재료와 그릇으로 다시 차려 내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예전 작품을 새로 찍는 것을 리메이크라고 한다.

대상

(말뜻) 대상(大賞)은 큰(大) 상(賞)이라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그해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가수에게 주는 가장 높은 상이다. 그 아래 본상, 신인상 같은 상이 있다. 핑클은 1999년 SBS 가요대전과 서울가요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학년 말에 반마다 상을 주는데, 그중 학교 전체에서 단 한 명에게 주는 최우수상과 같다.

디지털 싱글

(말뜻) 디지털(digital)은 손가락을 뜻하는 라틴어 digitus에서 왔다. 손가락으로 수를 세듯 정보를 숫자로 바꿔 다룬다는 뜻이고, 싱글(single)은 하나라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CD 같은 실물 음반 없이 음원 사이트에서 파일로만 내놓는 한두 곡짜리 발표를 가리킨다. 2000년대 중반 CD 판매가 줄고 음원 서비스가 커지면서 흔해졌다. 핑클의 2005년 「Forever Fin.K.L」도 정규 앨범으로 계획됐다가 디지털 싱글로 바뀌었다. 종이 공책에 쓰던 숙제를 온라인 학습방에 파일로 올려 내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싱글은 결혼하지 않은 사람, 혹은 테니스나 배드민턴의 단식 경기를 가리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