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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 Duk-bae

조덕배 (1985–)

무대에서 앉은 채로 불렀던 노래들은 서른 해가 지나 후배들의 목소리로 다시 불렸다.

한눈에 보기 🔭💭

1. 뿌리대한민국 서울 출생소아마비, 앉은 무대삼호그룹 집안2. 데뷔5공 시기 그룹 해체1985년 첫 앨범나의 옛날이야기3. 정점1986년 「꿈에」이호준의 피아노88 패럴림픽 폐회식4. 사랑노래3.5집 다짐의 노래아내에게 쓴 곡그대 내 맘에…5. 세월8집 「人生」조성모와 듀엣2007년 9집6. 재조명나가수 리메이크아이유 「꽃갈피」2020년대 신곡조덕배1985–기업가 집안이 무너진 뒤 앉아서 노래한 싱어송…
무대의 여정 🧭🗺️
N대한민국서울1959–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곁의 사람들 ⏳🌊

  • 가족조봉구

    삼호그룹을 이끈 작은아버지다. 그룹이 해체된 일이 조카 조덕배가 가수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되었다.

  • 우정조성모

    2005년 리메이크 앨범에서 원곡자 조덕배와 함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불러 타이틀곡으로 삼았다.

  • 영향아이유

    2014년 「꽃갈피」에 「나의 옛날이야기」를 실어 그의 노래를 스트리밍 세대에게 이어 주었다.

YouTube에서 5곡 이어 듣기 ↗

I. 서울의 소년 · 1959–1977

(출생) 1959년 8월 21일, 대한민국 서울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한양 조씨다. 집안은 1980년대 초까지 계열사 열세 곳을 거느린 삼호그룹 일가였고, 작은아버지가 그룹을 이끈 조봉구 회장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십 년도 지나지 않은 서울에서, 그는 남부럽지 않은 집의 아들로 자랐다. (소아마비)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하반신이 자유롭지 못했다. 이 일은 훗날 그의 무대 모습을 정했다. 그는 평생 앉아서 노래했고, 그렇게 노래하는 모습이 곧 조덕배의 모습이 되었다. 부모와 형제에 대해 공개된 이야기는 많지 않다. (그림) 학교는 한흥미술학교(오늘날 서울미술고등학교)를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술을 공부한 소년이 노래를 짓게 된 과정은 자세히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래도 그의 노래가 장면을 그리듯 이야기를 풀어 가는 데에는 그림을 배운 이력이 겹쳐 보인다. (짝사랑) 대표곡 「꿈에」의 노랫말은 중학생 때 쓴 글에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창밖으로 바라보기만 하던 이웃 소녀를 끝내 부르지 못했고, 그 소녀가 이사 갔다는 말을 듣고 쓴 글이었다고 한다. 십 대의 수줍은 상실감이 십여 년 뒤 그의 가장 유명한 노래가 된 셈이다.

II. 무너진 집, 첫 음반 · 1978–1985

(경영) 가수가 되기 전 그는 그룹 계열사인 삼호까뮤의 대표를 맡았다고 알려져 있다. 노래는 아직 취미였고, 앞날은 집안 사업 쪽에 놓여 있었다. (해체) 신군부가 집권한 제5공화국 시기인 1984년에 삼호그룹은 해체되었다. 그는 2011년 MBC 「놀러와」에서 5공 시절 회사가 하루아침에 공중분해되었고, 회사가 부도난 뒤 정식으로 1집을 내며 꿈에 도전했다고 직접 말했다. 그룹이 무너진 뒤 남은 어음을 현금으로 바꿔 첫 음반 제작비를 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데뷔) 1985년 첫 정규 앨범을 내며 데뷔했다. 수록곡 「나의 옛날이야기」가 젊은 층의 사랑을 받았다. 지나간 시절을 담담하게 돌아보는 이 노래에는 이제 막 큰 집을 잃은 사람의 사정이 겹쳐 있었다. 다만 그는 그 사정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 한 사람의 추억처럼 풀어냈다. (시대) 1985년은 들국화가 데뷔 앨범을 내고, 직접 곡을 쓰고 노래하는 이들이 가요의 중심으로 들어오던 해였다. 음악은 LP와 카세트테이프, 라디오의 심야 음악 프로그램을 타고 퍼졌다.

♪나의 옛날이야기1985무대 조덕배 · 2005 KBS 콘서트7080

집안이 무너진 직후에 낸 첫 앨범의 수록곡이다. 지나간 날을 돌아보는 노래였지만 원망이나 탄식 대신 담담한 회상의 어조를 택했다.

  • 어쿠스틱 기타와 건반이 중심인 소박한 아날로그 밴드 녹음이다. 1980년대 중반 포크와 발라드 사이에 놓인 소리로 들린다.
  • 조덕배의 목소리는 힘주어 내지르지 않고 말하듯 낮게 흘러간다. 이 담담함이 회상하는 노래의 정서를 만든다.
  • 2014년 아이유가 「꽃갈피」에서 부른 판과 나란히 들어 보면 좋다. 같은 가락이 남성 화자의 독백에서 젊은 여성의 회상으로 바뀌는 차이가 뚜렷하다.
  • 2007년 광고 음악과 닮았다는 문제가 불거졌을 만큼 귀에 쉽게 남는 가락이다. 후렴(코러스)의 진행이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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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꿈에 · 1986–1988

(꿈에) 1986년 2집의 타이틀곡 「꿈에」가 그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중학생 시절의 글에서 출발한 노랫말은 꿈속에서나마 그리운 사람을 만나는 화자의 독백으로 다듬어졌다. 애틋하지만 매달리지 않는 화법이 그 시대 청년들의 정서에 맞았다. (피아노) 이 곡의 피아노는 조용필의 「친구여」를 작곡한 키보디스트 이호준이 연주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가요에서는 드물게 클래식에 가까운 피아노 반주가 곡 전체를 받쳤다. 덕분에 조덕배의 목소리는 큰 편곡 없이도 또렷하게 들렸다. (앉은자리) 그는 무대 위 의자에 앉아 기타를 안고 노래했다. 서서 춤추는 무대가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에 그의 무대는 조용했다. 그런데도 그 조용함을 오래 기억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의 목소리에 한(恨)이 배어 있다는 평이 이 무렵부터 따라다녔다. (패럴림픽) 1988년 서울 하계 패럴림픽 폐회식 무대에 올랐다. 올림픽에 이어 열린 장애인 체육 대회의 마지막 날이었다. 소아마비를 안고 노래해 온 가수가 그 자리에 섰다는 점은 개인의 경력을 넘어 사회적인 의미도 지녔다. 그는 뒤에 장애인문화예술대상을 받기도 했다.

♪꿈에1986무대 조덕배 · 2005 KBS 콘서트7080

중학생 때 이웃 소녀를 짝사랑하며 쓴 글에서 나왔다고 전해지는 2집의 타이틀곡이다. 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 곡을 받치는 피아노는 조용필 「친구여」의 작곡자인 키보디스트 이호준이 연주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가요로는 드물게 클래식에 가까운 반주다.
  • 그리운 사람을 꿈에서 만나는 화자의 독백이다. 목소리가 커지지 않고 속삭이듯 이어지다가 후렴(코러스)에서만 조금 열린다.
  • 앉아서 부르는 그의 발성에는 배에서 밀어 올리는 힘보다 숨결이 많이 섞인다. 그 숨소리가 곡의 애틋함을 더한다.
  • 2016년 마마무 솔라, 「나는 가수다」의 정엽 등이 다시 부르면서 원곡을 몰랐던 세대에게도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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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슬픈 노래와 사랑 노래 · 1988–1993

(3집) 1988년 무렵 3집을 냈다. 뒤이어 이전 곡과 새 곡을 묶은 음반이 3.5집이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이 시기 음반은 정리가 어려워 발매 연도가 1988년, 1991년, 1993년 등으로 자료마다 엇갈린다. 음원 사이트에는 1991년 발매로 등록되어 있다. (슬픔) 3.5집의 대표곡 「슬픈 노래는 부르지 않을 거야」는 제목부터 일종의 다짐이다. 지금까지 이별과 그리움을 주로 노래해 온 사람이 이제 슬픔에서 걸어 나오겠다고 말하는 노래로 들린다. 그래서 그의 노래 목록에서 하나의 전환점처럼 읽힌다. (아내) 같은 시기에 발표한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은 그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이다. 아내를 위해 쓴 노래로 알려져 있다. 편곡은 변성용이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곡 발표 연도는 1989년으로 적은 자료와 1991년으로 적은 자료가 함께 있다. 마음에 들어온 사람에게 조심스레 다가가는 고백의 화법은 이후 여러 세대의 가수들이 거듭 다시 부르는 바탕이 되었다. (발라드) 1990년 전후는 변진섭·이승철·신승훈이 이끈 발라드의 시대였다. 매체도 LP에서 카세트테이프, 다시 CD로 넘어가고 있었다. 화려한 고음과 큰 편곡이 유행하던 때에 조덕배는 기타와 피아노 위에 낮은 목소리로 말하듯 노래하는 방식을 지켰다. 그 방식이 그를 다른 발라드 가수들과 구별해 주었다.

♪슬픈 노래는 부르지 않을 거야1991무대 조덕배 · 2005 KBS 콘서트7080

3.5집의 대표곡이다. 이별과 그리움을 노래해 온 사람이 이제 슬픔에서 걸어 나오겠다고 말하는, 다짐에 가까운 노래다.

  • 제목 자체가 화자의 결심이다. 슬픔을 털어 버리겠다는 말을 슬픈 음색으로 부르는 역설이 이 곡의 맛이다.
  • 기타와 건반 위에 목소리를 얹는 간결한 편곡이다. 화려한 고음 경쟁이 한창이던 1990년 전후 발라드와는 다른 길을 보여 준다.
  • 발매 연도가 자료마다 1988년, 1991년으로 엇갈리는 곡이다. 음원 사이트에는 1991년 3.5집 수록곡으로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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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1991무대 조덕배 · 2005 KBS 콘서트7080

아내를 위해 썼다고 알려진 자작곡이다. 그 뒤 조성모, MBLAQ, 조관우 등이 거듭 다시 부르며 그의 노래 가운데 가장 많이 불리는 곡이 되었다.

  • 작사·작곡은 조덕배, 편곡은 변성용이다. 3분 반이 안 되는 짧은 곡 안에 고백의 정서가 압축되어 있다.
  • 마음에 들어온 사람에게 서두르지 않고 다가가는 화법이다. 조심스러운 고백의 어조가 목소리의 낮은 음역과 잘 맞는다.
  • 2005년 조성모 리메이크 앨범에서 원곡자와 함께 부른 판과 비교해 보면 좋다. 두 세대의 발라드 창법이 한 곡 안에서 만난다.
  • 1989년 발표로 적은 자료도 있다. 음원 사이트에는 1991년 3.5집과 이후의 5집 표기로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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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인생 · 1993–2008

(꾸준함) 1990년대에도 정규 앨범을 이어 냈다. 6집이 나왔고, 1990년대 후반에는 한자 제목 「人生」을 단 8집을 냈다. 그사이 가요의 중심은 댄스 음악과 아이돌 그룹으로 옮겨 갔다. 그의 이름은 방송 순위 프로그램보다 라디오와 노래방 목록에서 더 자주 보였다. (이어부르기) 2005년 조성모는 원곡 가수와 함께 편곡하고 노래하는 리메이크 앨범 「조성모 클래식 1+1 그랜드 피처링」을 냈다. 조덕배가 함께 부른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이 이 앨범의 타이틀곡이었다. 같은 해 조PD가 「나의 옛날이야기」를 랩 버전으로 다시 불렀다고 알려져 있다. 1980년대 노래가 2000년대 가수들의 목소리로 다시 불리기 시작한 때였다. (9집) 2007년, 9년 만에 9집을 냈다. 신곡 네 곡과 옛 히트곡 열 곡을 새로 편곡해 녹음한 앨범이었다. 신곡 「없습니다」에는 당시 그의 마음이 가장 잘 담겼다는 평이 나왔다. 인터뷰에서는 젊은 날의 자신이 미숙하고 건방졌으며 비관적이었다고 돌아보았다. 가족의 사랑이 자신을 행복하게 한다는 말도 했다. (광고 음악) 같은 해 한 광고의 노래가 「나의 옛날이야기」와 닮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이 일을 원만하게 매듭지었다. 그러면서 곡을 쓰는 사람이라면 발표하기 전에 비슷한 곡이 있는지 스스로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없습니다2007무대 조덕배 · 2007 KBS 콘서트7080

9년 만에 낸 9집의 신곡이다. 쉰을 앞둔 무렵 그의 마음이 가장 잘 담겼다는 평을 받았다.

  • 옛 히트곡 열 곡을 다시 녹음한 9집 안에 놓인 몇 안 되는 신곡이다. 같은 앨범의 재녹음 곡들과 견주어 들으면 목소리가 세월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 들린다.
  • 1980년대 곡들의 그리움이 이 곡에서는 지난날을 받아들이는 체념과 정리의 정서로 옮겨 간 것처럼 들린다.
  • CD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넘어가던 2007년에 나온 앨범이다. 중견 가수가 정규 앨범을 내는 일 자체가 드물어지던 때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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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다시 불리는 노래 · 2009–2026

(투병) 2009년 뇌출혈로 쓰러졌다가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2011년 MBC 「놀러와」의 싱어송라이터 특집에 나와서는 몸이 아파 노래가 예전처럼 나오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날 아코디언의 심성락, 베이스의 신현권 같은 베테랑 연주자들과 함께 「꿈에」와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짧게 불렀다. (헌정) 2010년에는 데뷔 25주년 기념 음반 「The Artist」가 기획되었다. 그해 2월 MBLAQ가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다시 불러 기념 음반의 한 부분으로 먼저 공개했다. 2011~2012년에는 MBC 「나는 가수다」 무대에서 조관우가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정엽이 「꿈에」를 불렀다. 성시경, 이수영 등도 그의 노래를 무대에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갈피) 2014년 아이유는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에 「나의 옛날이야기」를 실었다. 1980년대 가요의 정취를 살린 이 음반으로 1985년의 노래가 스트리밍 시대의 십 대·이십 대에게 닿았다. 2016년에는 마마무의 솔라가 「꿈에」를 다시 불렀다. 원곡을 몰랐던 세대가 리메이크를 거쳐 그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지금) 2023년 싱글 「춤추던 달밤」과 「이 세상엔 없는 사랑이었어」를, 2024년에는 프로듀서 dxp가 참여한 「아름다운 그대여」를 냈다. 데뷔 마흔 해 가까이 지난 2024년에도 새 노래를 냈다.

덜 알려진 이야기

조덕배는 서정적인 발라드 가수로 기억되지만, 데뷔 전에는 재계 상위권 기업 집안의 일원이었다. 그는 2011년 방송에서 집안의 삼호그룹이 1980년대 초 신군부 시기에 공중분해되었고, 그 뒤에야 정식으로 1집을 냈다고 직접 말했다. 노래 속 그리움이 연애 이야기로만 받아들여지면서, 그의 데뷔가 기업의 몰락이라는 시대사와 맞물려 있었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꿈에」의 피아노를 조용필 「친구여」의 작곡자인 키보디스트 이호준이 연주했다는 이야기도 크레딧을 꼼꼼히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오간다. 1980년대 가요 음반은 연주자 표기가 부실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세션 연주자의 몫은 오래 가려져 있었다. 1988년 서울 하계 패럴림픽 폐회식에 그가 출연한 일도 올림픽의 그늘에 가려 잘 회자되지 않는다. 그러나 소아마비를 안고 앉아서 노래해 온 그가 장애인 체육 대회의 마지막 무대에 섰다는 점은 그의 경력에서 상징적인 장면이다. 그는 뒤에 장애인문화예술대상을 받았다. 2007년 「나의 옛날이야기」와 닮은 광고 음악이 문제가 되었을 때, 그는 이 일을 원만하게 마무리했다. 그러면서 곡을 쓰는 사람이 발표 전에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노래 한 곡이 스무 해 넘게 사람들의 귀에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이 일로 오히려 확인된 셈이었다.

용어 노트 📚🔎

싱어송라이터

(말뜻) 영어 singer(노래하는 사람)와 songwriter(노래를 짓는 사람)를 합친 말이다. 노래를 직접 만들고 직접 부르는 사람을 가리킨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작곡가가 써 준 곡을 받아 부르는 가수와 달리, 자기 이야기를 자기 곡으로 부르는 음악인을 말한다. 1980년대 중반 조덕배·들국화 같은 이들이 이 흐름을 키웠다. 친구가 써 준 편지를 대신 읽는 것과 내가 쓴 일기를 직접 읽는 것의 차이를 떠올리면 된다. 싱어송라이터는 늘 자기 일기를 읽는 쪽이다.

타이틀곡

(말뜻) 영어 title(제목)에 곡(曲)을 붙인 말로, 앨범의 얼굴이 되는 곡이라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앨범에 실린 여러 곡 가운데 방송과 홍보에 앞세우는 대표곡이다. 앨범 이름이 이 곡의 제목을 따는 경우도 많다. 반 대표를 뽑아 학급 회의에 내보내는 것과 비슷하다. 반 전체를 대신해 나서는 한 사람이 타이틀곡이다.

세션

(말뜻) 영어 session은 원래 정해진 모임이나 회기를 뜻한다. 음악에서는 녹음이나 공연을 위해 잠시 모인 연주 자리, 그리고 그 자리에서 연주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가수의 노래를 받쳐 주려고 녹음실에 불려 와 악기를 연주하는 전문 연주자를 세션맨이라 부른다. 「꿈에」의 피아노를 쳤다고 알려진 이호준이 그런 예다. 연극에서 주인공은 아니지만 무대를 완성하는 조연과 조명 담당을 떠올리면 된다. (다른 데서는) 회의나 학회에서는 발표가 이어지는 한 묶음의 시간을 세션이라 부르고, 인터넷에서는 접속해 있는 동안을 세션이라 한다.

3.5집

(한국 대중음악에서) 3집과 4집 사이에 내는 앨범을 가리키는 한국식 표기다. 새 곡 몇 곡에 이전 히트곡이나 다른 판을 함께 묶어 내는 경우가 많다. 정식 앨범 번호를 붙이기에는 규모가 작거나 성격이 다를 때 쓴다. 게임에서 큰 업데이트 사이에 나오는 작은 패치처럼, 다음 정규 앨범 전에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조덕배의 경우 이 시기 음반 표기가 3집, 3.5집, 5집 등으로 섞여 있다. 그래서 같은 곡의 발표 연도가 자료마다 다르게 적혀 있다.

리메이크

(말뜻) 영어 remake는 다시(re) 만든다(make)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이미 발표된 노래를 다른 가수가 새 편곡과 새 목소리로 다시 녹음해 내는 일이다. 원곡의 가락과 노랫말은 그대로 두고 분위기를 바꾼다. 아이유의 「나의 옛날이야기」, 조성모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이 그 예다. 할머니가 해 주던 김치찌개를 내가 같은 재료로 끓이되 내 입맛대로 간을 맞추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영화에서는 예전 영화를 새 배우와 감독이 다시 찍는 것을 리메이크라 한다.

피처링

(말뜻) 영어 featuring은 특별히 내세운다는 뜻의 feature에서 왔다. 곡의 주인공 옆에 다른 가수를 특별히 초대해 세운다는 의미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한 가수의 곡에 다른 가수나 래퍼가 일부 구간을 함께 부르거나 연주하는 것이다. 제목 뒤에 feat. 표기로 밝힌다. 조성모의 2005년 리메이크 앨범은 원곡 가수들을 피처링으로 불러 함께 부르게 했다. 학교 발표회에서 우리 반 합창에 다른 반 친구 한 명이 독창 부분을 맡아 들어오는 것과 같다.

발라드

(말뜻) 영어 ballad는 본래 이야기를 담은 노래나 시를 뜻했다. 춤곡을 뜻하는 옛말에서 왔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느린 박자에 사랑과 이별 같은 감정을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노래를 말한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가요의 중심 장르였다. 체육 시간의 빠른 달리기가 댄스곡이라면, 발라드는 저녁 산책처럼 천천히 걸으며 마음을 정리하는 노래다. (다른 데서는) 문학에서는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시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