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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masi Washington

카마시 워싱턴 (1981–)

어릴 적 동네 친구들과 함께 숨 쉬던 소리를, 세 시간짜리 서사시로 세상에 내놓은 테너 색소폰 연주자.

한눈에 보기 🔭💭

1. 뿌리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생음악 교사 아버지잉글우드의 친구들2. 배움UCLA 민족음악학월드 스테이지제럴드 윌슨 빅 밴드3. 사이드맨스눕 독·로린 힐웨스트 코스트 겟 다운2011년 한 달 세션4. 서사시플라잉 로터스켄드릭 라마디 에픽 20155. 차이하모니 오브 디퍼런스헤븐 앤드 어스숨겨진 더 초이스6. 현재비커밍 영화 음악피어리스 무브먼트여전한 옛 친구들워싱턴1981–동네 친구들과 함께 만든 3시간짜리 「디 에픽…
무대의 여정 🧭🗺️
N미국로스앤젤레스1981잉글우드1980년대–1990년대로스앤젤레스1999–현재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함께한 사람들 ⏳🌊

  • 가족리키 워싱턴

    색소폰·플루트 연주자이자 음악 교사인 아버지로, 아들을 음악으로 이끌었고 그의 공연 무대에도 함께 섰다.

  • 영향웨인 쇼터

    그가 색소폰을 택하게 만든 연주자로, 지금까지도 가장 자주 이름을 드는 영웅이다.

  • 스승제럴드 윌슨

    UCLA의 원로 작곡가로, 그를 빅 밴드에 불러 대편성 편곡의 원리를 가르쳤다.

  • 동료썬더캣

    열 살 남짓에 만난 이웃 친구이자 베이시스트로, 웨스트 코스트 겟 다운의 핵심 일원이다.

  • 후원플라잉 로터스

    자신의 레이블 브레인피더에서 「디 에픽」을 내 그를 세상에 알린 프로듀서다.

  • 동료켄드릭 라마

    「투 핌프 어 버터플라이」에 그를 연주자이자 현악 편곡자로 불렀다.

YouTube에서 5곡 이어 듣기 ↗

I. 잉글우드의 아이 · 1981–1998 (0–17세)

(출생) 1981년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리키 워싱턴은 색소폰과 플루트를 부는 연주자이자 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교사였다. 집에는 악기와 레코드가 늘 있었고, 아버지가 동료들과 연습하는 소리가 첫 음악 교실이었다고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회고했다. 어머니와 형제에 관해 공개된 이야기는 많지 않다. (잉글우드) 유년의 많은 시간은 로스앤젤레스 남서쪽의 잉글우드와 사우스 센트럴 일대에서 보냈다. 그는 어린 시절 처음 살던 동네가 꽤 위험한 곳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그에게 음악은 다른 길로 건너가는 다리였다. (쇼터) 처음 손에 잡은 악기는 드럼이었고,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거쳐 십 대 초반에 색소폰으로 옮겼다. 웨인 쇼터의 곡을 익히다 색소폰으로 마음을 정했다고 그는 회고했다. 쇼터는 이후로도 그가 가장 자주 이름을 드는 영웅으로 남았다. (친구들) 이 무렵 그는 이웃의 브루너 형제 — 훗날 썬더캣으로 알려질 베이시스트 스티븐 브루너와 드러머 로널드 브루너 주니어 — 그리고 피아니스트 캐머런 그레이브스와 어울려 함께 연주하기 시작했다. 해밀턴 고등학교의 음악 과정에 다니면서는 지역 음악 교육자 레지 앤드루스가 이끄는 연합 학생 재즈 밴드에서 큰 편성의 소리를 익혔다. 열 살 남짓에 시작된 이 우정은 이후 30년 가까이 그의 음악을 떠받치는 바닥이 되었다.

II. UCLA와 레이머트 파크 · 1999–2004 (18–23세)

(UCLA) 고등학교를 마친 뒤 UCLA에 진학해 민족음악학을 공부했다. 이 대학의 재즈 과정은 기타리스트 케니 버렐이 이끌었고, 빅 밴드 작곡가 제럴드 윌슨과 드러머 빌리 히긴스 같은 원로들이 학생들을 가르쳤다. 재즈와 함께 세계 여러 지역의 음악을 배우면서, 소리를 한 공동체의 삶으로 바라보는 눈을 얻었다고 그는 말했다. (월드스테이지) 교실 밖의 학교는 레이머트 파크였다. 흑인 문화의 거점이던 이 동네의 작은 공연장 월드 스테이지는 히긴스가 시인 카마우 다아우드와 함께 세운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잼 세션이 자주 열렸다. 그는 그 무대에서 선배들 앞에 서며 배웠다고 회고했다. 히긴스는 2001년 세상을 떠났다. (윌슨) 제럴드 윌슨은 그를 자신의 빅 밴드에 불렀다. 1930년대 지미 런스퍼드 악단에서 출발한 이 노장 곁에서 그는 수십 명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편곡의 원리를 몸으로 익혔다. 이 경험은 훗날 합창과 현악을 끌어들인 대편성 작품을 쓸 때 그대로 되살아났다. (자이언츠) 2004년 그는 브루너 형제, 그레이브스와 함께 영 재즈 자이언츠라는 이름으로 첫 음반을 냈다. 동네 친구들이 그대로 밴드가 된 셈이었다.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십여 년 뒤 세상을 놀라게 할 조합의 첫 기록이었다.

III. 사이드맨의 세월 · 2004–2011 (23–30세)

(사이드맨) 대학 이후 몇 해 동안 그의 생계는 다른 이의 무대에서 나왔다. 그는 스눕 독의 순회 공연 밴드에서 색소폰을 불었고, 로린 힐, 채카 칸, 라파엘 사딕 같은 가수들의 공연과 녹음에도 참여했다. 베이시스트 스탠리 클라크의 음반에도 참여했다. 힙합과 알앤비 무대에서 익힌 단단한 그루브는 그의 재즈에 그대로 섞여 들었다. (생계) 사이드맨 일은 꾸준한 수입이 되었지만 자기 음악을 세상에 내놓을 통로는 되지 못했다. 그는 수년 동안 곡을 써서 쌓아 두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 음반사가 길고 진지한 재즈 작품에 선뜻 돈을 대던 시절도 아니었다. (동료들) 그사이 어릴 적 친구들 주변으로 사람이 모였다. 업라이트 베이스의 마일스 모즐리, 건반의 브랜던 콜먼, 트롬본의 라이언 포터, 드럼의 토니 오스틴, 보컬의 패트리스 퀸이 브루너 형제, 그레이브스와 합류해 웨스트 코스트 겟 다운이라는 이름의 동인 모임을 이뤘다. 이들은 로스앤젤레스의 작은 바에서 정기 공연을 이어 가며 서로의 곡을 연주했다. (세션) 2011년 말, 이들은 한 달 동안 스튜디오를 빌려 서로의 곡을 몰아서 녹음했다. 여러 사람의 앨범을 한꺼번에 만들겠다는 계획이었고, 모두 190곡가량이 녹음됐으며 그 가운데 그의 곡은 45곡이었다. 생계를 위해 남의 무대에 서던 시간이, 자기 음악을 위한 단 한 번의 큰 걸음으로 모인 순간이었다.

IV. 서사시 · 2012–2015 (31–34세)

(편집) 녹음 이후 그는 몇 해 동안 방대한 테이프를 추리고 다듬었다. 밴드 녹음 위에 30명 남짓의 현악 편성과 20명 규모의 합창을 직접 편곡해 덧입혔다. 윌슨의 빅 밴드에서 익힌 큰 소리의 감각이 여기서 되살아났다. 윌슨은 2014년 세상을 떠났다. (플라잉로터스) 길을 연 것은 오랜 동료들이었다. 썬더캣과 가까웠던 프로듀서 플라잉 로터스는 자신의 음반 「유어 데드!」에 그를 불렀다. 이 2014년 음반에는 허비 행콕도 참여했다. 앨리스 콜트레인의 조카손자이기도 한 플라잉 로터스는 자신의 레이블 브레인피더에서 그의 앨범을 내기로 했다. (켄드릭) 같은 무렵 그는 켄드릭 라마의 「투 핌프 어 버터플라이」 녹음에도 색소폰과 현악 편곡으로 참여했다. 2015년 3월 이 앨범이 힙합의 기념비로 받아들여지면서 함께한 연주자들의 이름도 함께 알려졌다. (디에픽) 두 달 뒤인 2015년 5월, 세 장의 음반에 세 시간 가까운 음악을 담은 「디 에픽」이 나왔다. 아버지 리키는 이후 그의 공연 무대에 플루트와 소프라노 색소폰으로 함께 서기도 했다. 신인의 첫 정규작으로는 무모한 분량이었지만, 평단과 젊은 청중은 이 음반을 재즈가 다시 넓은 세상과 만나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오랫동안 쌓아 둔 곡들과 20년 지기 친구들의 소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결과였다.

♪체인지 오브 더 가드 (Change of the Guard)2015 (34세)실황 Kamasi Washington · Jazz Night in America

「디 에픽」의 첫 곡이다. 오래 쌓아 둔 곡과 20년 지기 친구들의 소리가 합창·현악과 함께 처음 세상에 터져 나온 순간이다.

  • 피아노의 짧은 도입 뒤에 합창이 들어오며 곡의 무대가 단숨에 넓어진다. 밴드 녹음 위에 나중에 덧입힌 합창과 현악이 어떻게 한 덩어리가 되는지 들어 볼 만하다.
  • 드럼이 두 대다. 「디 에픽」의 녹음에는 토니 오스틴과 로널드 브루너 주니어가 함께 참여했고, 두 사람이 겹쳐 만드는 두꺼운 리듬이 곡 전체를 떠민다.
  • 테너 색소폰 솔로는 짧은 동기(몇 음짜리 가락 조각)를 되풀이하며 차츰 음역을 넓혀 가다 높은 음의 거친 외침으로 절정에 이른다. 존 콜트레인과 파로아 샌더스의 영적인 재즈(스피리추얼 재즈)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이 많다.
  • 업라이트 베이스의 마일스 모즐리는 손가락으로 튕기다 활로 긋기도 하며, 낮은 음역에서 솔로이스트를 단단히 받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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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듬 체인지스 (The Rhythm Changes)2015 (34세)실황 Kamasi Washington · 2016 KEXP 스튜디오

「디 에픽」 가운데 가장 노래다운 곡이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마음을 담담하게 말하는 노래로, 오랜 동료 패트리스 퀸이 불렀다.

  • 제목은 거슈윈의 「아이 갓 리듬」에서 나온 유명한 코드 진행(리듬 체인지)을 가리키는 재즈 용어를 비틀어, 변화하는 삶이라는 뜻을 겹쳐 놓은 말장난으로 읽힌다.
  • 패트리스 퀸의 목소리는 힘을 들이지 않고 담담하게 말하듯 노래한다. 듣는 이에게 조용히 약속을 건네는 화법이다.
  • 느긋하게 흔들리는 그루브(몸을 끄는 일정한 박자의 흐름) 위에서 합창과 현악이 노래를 부드럽게 감싼다.
  • 노래가 끝나면 테너 색소폰이 가락을 이어받아 노래의 정서를 악기의 말로 다시 한 번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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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차이의 조화 · 2015–2018 (34–37세)

(순회) 「디 에픽」 이후 그와 밴드는 세계 곳곳의 대형 음악 축제와 공연장을 돌았다. 재즈 클럽보다 록과 힙합 무대에 더 자주 섰고, 청중의 상당수는 재즈 공연을 처음 보는 젊은이들이었다. 2016년 이 앨범은 첫 회 아메리칸 뮤직 프라이즈를 받았다. 사이드맨 시절과 달리 이제 그는 자기 이름으로 무대를 채우는 리더가 되었다. (대위법) 2017년 그는 뉴욕 휘트니 미술관의 휘트니 비엔날레에 초청받아 연작 「하모니 오브 디퍼런스」를 선보였다. 서로 다른 다섯 개의 선율을 각각 들려준 뒤 마지막 곡에서 그것들을 한꺼번에 겹쳐 하나의 음악으로 만드는 구성이었다. 차이를 견디는 것이 아니라 차이 자체를 아름다움으로 보자는 생각을 음악의 짜임으로 옮긴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분노) 2018년 두 장짜리 앨범 「헤븐 앤드 어스」가 나왔다. 그는 땅의 음반은 자신이 바깥으로 보는 세상을, 하늘의 음반은 자신이 안으로 보는 세상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땅의 음반 첫 곡을 브루스 리 영화의 주제곡으로 연 데에는 불의 앞에서 맞서야 한다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고 그는 인터뷰에서 밝혔다. (신념) 그는 음악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인터뷰마다 그는 공동체, 정의, 상상력을 이야기했고, 그 말은 대편성 합창과 긴 즉흥 연주로 고스란히 옮겨졌다.

♪트루스 (Truth)2017 (36세)실황 Kamasi Washington · 2017 WFUV 스튜디오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연작 「하모니 오브 디퍼런스」의 마지막 곡이다. 차이를 아름다움으로 보자는 그의 생각이 음악의 짜임으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 앞선 다섯 곡의 서로 다른 선율이 이 곡에서 한꺼번에 겹친다. 여러 가락을 동시에 울리면서도 서로 어울리게 짜는 기법(대위법)이 곡의 핵심이다.
  • 느린 템포로 시작해 10분이 넘도록 조금씩 쌓아 올리는 구성이다. 악기가 하나씩 더해지며 소리가 두꺼워지는 과정을 따라가 보면 좋다.
  • 중반 이후 합창이 들어오면서 개별 선율이 하나의 거대한 물결로 합쳐진다.
  • 색소폰 솔로는 쌓인 소리 위에서 가장 높은 지점을 찍고 다시 합주 속으로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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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츠 오브 퓨리 (Fists of Fury)2018 (37세)실황 Kamasi Washington · 2019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

「헤븐 앤드 어스」의 땅의 음반을 여는 곡이다. 지금 있는 세상의 불의 앞에서 맞서야 한다는 감정을 브루스 리 영화의 음악에 담았다.

  • 원곡은 1972년 브루스 리 영화의 주제 음악이다. 그는 여기에 새 가사를 붙여 부당한 현실에 맞서겠다는 결의를 노래하는 곡으로 바꿨다.
  • 패트리스 퀸과 드와이트 트리블의 두 목소리가 번갈아, 또 함께 노래하며 외침과 응답을 주고받는다.
  • 현악과 합창이 영화 음악처럼 극적인 긴장을 만들고, 그 위로 테너 색소폰이 거칠게 뚫고 나온다.
  • 드럼과 베이스는 같은 리듬 꼴을 고집스럽게 되풀이하며 곡에 행진하는 듯한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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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두려움 없는 움직임 · 2019–2026 (38–45세)

(비커밍) 2020년 그는 미셸 오바마의 삶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비커밍」의 음악을 맡았다. 화면 뒤에서 이야기를 받쳐 주는 영화 음악은 대편성의 함성과는 다른 절제를 요구했고, 그는 이 작업을 통해 작곡가로서의 폭을 넓혔다. (멈춤) 같은 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공연이 멈췄다. 1년의 대부분을 무대에서 보내던 그와 밴드에게 이것은 생계와 리듬이 동시에 끊기는 일이었다. 그는 이 시기에도 곡 작업을 이어 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 그사이 그는 아버지가 되었고, 이 경험이 다음 앨범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공식 인터뷰에서 밝혔다. 자신을 음악으로 이끈 아버지 리키를 떠올리며 대를 잇는 감정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도 말했다. (무브먼트) 2024년 5월 앨범 「피어리스 무브먼트」가 나왔다. 그는 이 음반을 몸을 움직이게 하는 춤의 음반이라고 소개했다. 플루트를 든 앙드레 3000, 펑크의 원로 조지 클린턴, 오랜 친구 썬더캣 등이 참여했고, 우주와 영혼을 노래하던 이전 작품보다 지금 이 땅의 삶과 기쁨에 가까이 다가간 음반으로 받아들여졌다. (현재) 그는 지금도 로스앤젤레스를 근거지로 웨스트 코스트 겟 다운의 동료들과 무대에 선다. 열 살 남짓에 만난 친구들이 여전히 그의 곁에서 연주한다는 사실은, 그의 음악이 무엇에서 시작되었는지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 준다.

♪드림 스테이트 (Dream State)2024 (43세)공식 영상 — Kamasi Washington · André 3000

「피어리스 무브먼트」 가운데 가장 고요한 곡이다. 대편성의 함성 대신 두 관악기의 대화로 내면을 들여다본다.

  • 앙드레 3000이 플루트를 분다. 랩으로 이름난 그가 플루트 연주에 몰두하던 시기의 소리로, 숨결이 그대로 들리는 부드러운 음색이 곡의 분위기를 정한다.
  • 정해진 박자의 그루브보다 떠다니는 듯한 소리의 결이 앞선다. 꿈속처럼 시간이 흐르는 느낌을 만들려는 것으로 들린다.
  • 테너 색소폰은 크게 외치지 않고 플루트와 낮은 목소리로 주고받는다. 그의 다른 대표곡과 달리 절제가 돋보인다.
  • 건반과 배경의 잔향이 넓은 공간을 만들어 두 관악기가 그 안에서 천천히 움직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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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알려진 이야기

「디 에픽」은 흔히 한 사람의 데뷔작으로 기억되지만, 2011년 말 한 달간의 녹음 세션은 본래 웨스트 코스트 겟 다운 동료들의 앨범을 한꺼번에 만들기 위한 자리였다. 그는 그때 여러 사람이 서로의 곡을 연주해 주었다고 회고했다. 몇 해 뒤 캐머런 그레이브스, 마일스 모즐리, 라이언 포터, 브랜던 콜먼도 자기 이름의 앨범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사람의 이름 아래 가려진 공동 작업의 성격은 그의 음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대목이다. 세 장의 음반에 붙은 이름 — 계획, 영광스러운 이야기, 역사의 반복 — 은 그가 꾼 꿈에서 나왔다고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산꼭대기의 문을 지키는 수호자와, 산 아래 마을에서 그에게 도전하려고 수련하는 이들에 관한 꿈이었다고 한다. 앨범을 곡의 모음으로만 듣는 청자에게는 잘 드러나지 않는 설계다. 2018년 「헤븐 앤드 어스」의 실물 음반에는 포장 안쪽에 숨겨진 또 한 장의 음반 「더 초이스」가 들어 있었다. 포장을 직접 뜯어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스트리밍으로만 들은 사람들은 그 존재를 모르고 지나가기 쉬웠다. 땅과 하늘 사이의 선택이라는 앨범의 주제를 물건의 형태로 옮긴 장치였다.

용어 노트 📚🔎

사이드맨

(말뜻) 영어 side(옆)와 man(사람)을 합친 말로, 리더의 옆자리에 선 연주자라는 뜻이다. (재즈에서) 자기 이름의 밴드를 이끄는 리더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밴드에 고용되어 연주하는 사람을 말한다. 리더가 정한 곡과 방향을 따르면서 자기 기량을 보탠다. 학교 연극에서 주인공은 아니지만 무대를 함께 채우는 조연과 비슷하다. 많은 거장이 오랜 사이드맨 시절을 거쳐 리더가 되었다.

잼 세션

(재즈에서) 미리 짜인 공연이 아니라, 연주자들이 모여 잘 알려진 곡을 즉석에서 함께 연주하는 자리다. 처음 만난 사람끼리도 같은 곡을 알면 바로 어울릴 수 있다. 공원에서 처음 보는 아이들과 즉석으로 편을 갈라 축구 한 판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젊은 연주자에게는 선배들 앞에서 실력을 시험받고 배우는 학교 역할도 했다. (다른 데서는) 잼(jam)은 과일을 졸여 만든 잼을 뜻하기도 하고, 꽉 끼거나 막힌다는 뜻으로도 쓴다.

빅 밴드

(재즈에서) 트럼펫·트롬본·색소폰이 각각 여러 명씩 무리를 이루고, 피아노·베이스·드럼이 받쳐 주는 15명 안팎의 큰 재즈 악단이다. 각 무리가 같은 가락을 화음으로 함께 불거나 서로 주고받도록 미리 편곡해 둔다. 반 전체가 파트를 나눠 합창 대회에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 소프라노와 알토가 따로 연습했다가 무대에서 하나로 합친다.

그루브

(말뜻) 영어 groove는 본래 레코드판에 파인 홈을 뜻한다. 바늘이 홈을 따라 미끄러지듯, 음악이 몸을 자연스럽게 끌고 가는 느낌을 가리키게 되었다. (재즈에서) 베이스와 드럼이 일정한 리듬 꼴을 되풀이하면서 듣는 사람의 몸이 저절로 움직이게 만드는 흐름이다. 박자를 정확히 맞추는 것만으로는 생기지 않고, 연주자들이 서로의 호흡에 맞춰 미세하게 밀고 당길 때 생긴다. 줄넘기를 여럿이 할 때 돌리는 사람과 뛰는 사람이 한 리듬에 몸을 맡기는 그 느낌이 바로 그루브다.

리듬 체인지

(재즈에서) 조지 거슈윈의 노래 「아이 갓 리듬」에 쓰인 코드 진행(화음이 바뀌어 가는 순서)을 가리킨다. 영어로 코드의 바뀜을 changes라고 부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재즈 연주자들은 이 진행 위에 새 가락을 얹어 수많은 곡을 만들었다. 같은 반주 위에 서로 다른 가사를 붙여 부르는 개사곡 놀이와 비슷하다 — 반주는 같지만 가락은 사람마다 다르다.

대위법

(말뜻) 대위법(對位法)은 마주 놓인(對) 자리(位)의 방법이라는 뜻이다. 라틴어 punctus contra punctum, 곧 음표 대 음표라는 말에서 왔다. (재즈에서) 서로 다른 여러 가락을 동시에 울리면서도 각각이 살아 있고 함께 어울리도록 짜는 작곡 기법이다. 본래 바흐 같은 서양 고전 음악에서 발달했고, 카마시 워싱턴은 「트루스」에서 다섯 개의 선율을 겹치는 데 이 원리를 썼다. 돌림노래에서 여러 사람이 같은 노래를 시차를 두고 부르면 서로 다른 소리가 겹치는데도 어울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대위법은 아예 다른 가락끼리도 어울리게 만든다.

스피리추얼 재즈

(말뜻) 영어 spiritual은 영혼의, 영적인이라는 뜻이다. (재즈에서) 1960년대 후반 존 콜트레인, 앨리스 콜트레인, 파로아 샌더스 등이 이끈 흐름으로, 신앙과 명상, 우주와 영혼 같은 큰 주제를 음악에 담으려 했다. 긴 즉흥 연주, 반복되는 리듬, 하프와 합창 같은 넓은 소리가 특징이다. 체육관 강당에서 전교생이 한목소리로 교가를 부를 때 느끼는 벅찬 감정을 떠올리면 비슷하다. 카마시 워싱턴의 음악은 이 흐름을 오늘날에 되살렸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