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ônio Carlos Jobim
‘브라질은 초보자를 위한 나라가 아니다.’ — 조빔이 남긴 말로 널리 전해진다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함께한 사람들 ⏳🌊
- 영향에이토르 빌라로부스
브라질의 숲과 민속을 관현악에 담은 이 작곡가를 조빔은 평생 스승처럼 우러렀다.
- 스승한스요아힘 쾰로이테르
독일에서 망명해 온 작곡가로, 십 대의 조빔에게 피아노와 음악 이론을 가르쳤다.
- 동료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
1956년 「콘세이상의 오르페우」로 만나 「이파네마의 소녀」 등 수많은 노래에 가사를 붙인 평생의 작사 파트너였다.
- 동료주앙 질베르투
기타 한 대와 낮은 목소리로 조빔의 노래를 보사노바로 탄생시킨 가수이자 기타리스트였다.
- 동료스탄 게츠
「재즈 삼바」와 「겟츠/질베르투」로 조빔의 노래를 미국 재즈의 중심에 올려놓은 테너 색소폰 연주자였다.
- 동료프랭크 시나트라
1967년 조빔을 직접 불러 함께 앨범을 녹음하며 그의 노래를 미국 노래책의 고전으로 받아들였다.
I. 티주카의 소년 · 1927–1944 (0–17세)
(출생) 1927년 1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곳은 도시 북쪽의 주택가 티주카였고, 정식 이름은 안토니우 카를루스 브라질레이루 지 알메이다 조빔이었다. 가족과 친구들은 그를 톰이라고 불렀다. 아버지 조르지 지 올리베이라 조빔은 외교관 일을 했고 글을 쓰고 가르치던 지식인이었으며, 어머니는 닐자 브라질레이루 지 알메이다였다. 1931년에 누이동생 엘레나가 태어났다. 엘레나는 훗날 작가가 되어 오빠의 전기를 썼다. (이별) 부모는 그가 어릴 때 갈라섰고, 아버지는 1935년에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학교를 세워 운영했고, 셀수 프로타 페소아와 재혼했다. 의붓아버지는 소년의 음악적 관심을 너그럽게 받아 주었고, 집에 들인 피아노가 그의 첫 악기가 되었다. 조빔은 평생 의붓아버지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었다고 엘레나는 전기에 적었다. (이파네마) 가족은 당시 한적한 바닷가 마을이던 이파네마로 옮겨 살았다. 소년은 모래밭과 석호, 언덕의 숲을 쏘다니며 새와 나무의 이름을 익혔다. 이 시절의 바다와 숲은 훗날 그의 노래 제목과 화성 속에 거듭 되돌아온다. (스승) 십 대 초반에 독일에서 망명해 온 작곡가 한스요아힘 쾰로이테르에게 피아노와 음악 이론을 배웠다. 쾰로이테르는 열두 음을 고르게 쓰는 전위적 작곡법을 브라질에 소개한 인물이었다. 이후 루시아 브랑쿠, 토마스 테란에게도 배웠다. 그는 빌라로부스와 드뷔시, 라벨의 음악을 깊이 사랑했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삼바와 쇼루도 함께 들으며 자랐다. 클래식의 섬세한 화성과 거리의 리듬, 이 두 갈래가 일찍부터 그의 귀에 나란히 자리 잡았다.
II. 밤의 피아니스트 · 1945–1955 (18–28세)
(건축) 청년 조빔은 건축학교에 들어갔지만 오래 다니지 않고 그만두었다. 설계 사무소에서 일해 본 경험이 맞지 않았다고 그는 회고했다. 음악으로 먹고살겠다는 결심은 곧 생활의 무게로 이어졌다. (결혼) 1949년 테레자 오테루 에르마니와 결혼했고, 이듬해 첫아이가 태어났다. 둘 사이에는 두 자녀가 있었다. 가장이 된 그는 코파카바나의 바와 나이트클럽에서 밤마다 피아노를 쳤다. 손님의 주문에 맞춰 거슈윈과 콜 포터의 미국 노래, 브라질의 삼바를 번갈아 연주하던 이 시절을 그는 고단했지만 많은 것을 배운 때로 회고했다. (악보) 1952년 무렵부터는 콘치넨탈 음반사에서 일했다. 악보를 읽고 쓰지 못하는 작곡가들이 흥얼거린 노래를 오선지에 받아 적어 저작권 등록용 악보를 만드는 일이 처음 맡은 업무였다. 이곳의 음악 감독이던 편곡자 라다메스 그나탈리 곁에서 그는 관현악을 다루는 법(편곡)을 실무로 익혔다. (쿨재즈) 이 무렵 리우의 젊은 음악가들은 미국 서부의 차분한 재즈에 귀를 기울였다. 제리 멀리건의 담백한 앙상블, 쳇 베이커의 나지막한 노래가 그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크게 외치지 않고 속삭이듯 부르는 이 방식은 몇 해 뒤 보사노바의 창법과 깊이 닮게 된다. (첫성공) 1954년 빌리 블랑쿠와 함께 쓴 「바닷가의 테레자 (Tereza da Praia)」를 가수 지크 파르니와 루시우 알베스가 불러 인기를 얻었다. 같은 해 블랑쿠와 함께 관현악과 노래를 엮은 「리우데자네이루 교향곡」도 발표했다. 밤의 클럽에서 익힌 노래의 감각과 낮의 스튜디오에서 익힌 관현악의 기술이 처음으로 한데 모였다.
III. 보사노바의 탄생 · 1956–1961 (29–34세)
(비니시우스) 1956년 시인이자 외교관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를 만났다. 비니시우스는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를 리우 언덕의 빈민가로 옮긴 희곡 「콘세이상의 오르페우」를 무대에 올리려 했고, 조빔에게 음악을 맡겼다. 그해 9월 시립극장에서 막을 올린 이 공연으로 두 사람의 오랜 협업이 시작되었다. (주앙) 오데온 음반사에서 편곡자로 일하던 그는 바이아 출신의 기타리스트이자 가수 주앙 질베르투를 만났다. 주앙은 삼바의 여러 타악기 리듬을 기타 한 대의 엄지와 손가락으로 줄여 담는 독특한 주법을 지니고 있었다. 1958년 가수 엘리제치 카르도주의 음반 「너무 많은 사랑의 노래 (Canção do Amor Demais)」에 주앙이 기타로 참여했고, 같은 해 7월 주앙 자신의 노래로 「셰가 지 사우다지」가 녹음되었다. 훗날 보사노바(새로운 경향이라는 뜻)라 불릴 음악의 출발점이었다. (뉴턴) 피아니스트 뉴턴 멘돈사와 함께 「데사피나두」와 「삼바 지 우마 노타 수」를 썼다. 데사피나두는 음정이 어긋났다는 뜻으로, 새 음악을 두고 노래가 음정이 불안하다고 깎아내리던 비평에 재치 있게 답한 곡으로 받아들여진다. 멘돈사는 1960년 서른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 「오르페우」는 프랑스 감독 마르셀 카뮈의 영화 「흑인 오르페 (Orfeu Negro)」로 다시 태어났다. 조빔과 루이스 봉파의 노래가 쓰인 이 영화는 1959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이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1960년에는 새 수도 브라질리아의 출범을 기리는 「브라질리아, 새벽의 교향곡」을 비니시우스와 함께 썼다. 무대 음악과 노래, 교향적 작품을 오가는 그의 폭이 이 시기에 이미 드러났다.
조빔이 편곡하고 주앙 질베르투가 노래한 이 싱글은 클래식을 배운 작곡가의 화성과 기타 한 대로 줄인 삼바 리듬이 처음 맞물린 순간이었다. 그리움은 이제 그만이라는 뜻의 제목처럼, 떠난 사람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화자의 담담한 독백이다.
- 곡의 앞부분은 어두운 단조로 흐르다가 뒷부분에서 같은 으뜸음의 밝은 장조로 넘어간다. 그리움이 기다림의 희망으로 바뀌는 정서가 조성의 변화로 그대로 드러난다.
- 주앙의 기타는 엄지로 낮은 음을 일정하게 짚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화음을 박자보다 살짝 앞서거나 늦게 끊어 친다(싱코페이션). 이 주법은 바치다(두드림)라 불리며 보사노바 리듬의 원형이 되었다.
- 목소리는 비브라토(음을 떨리게 하는 기법)를 거의 쓰지 않고 말하듯 낮게 흘러간다. 큰 소리로 감정을 밀어붙이던 당시 라디오 가수들과 정반대의 화법이다.
- 조빔의 편곡은 플루트와 현악을 노래 사이사이에 짧게 끼워 넣을 뿐 앞에 나서지 않는다. 주앙이 목소리와 기타에 마이크를 따로 달아 달라고 고집해 녹음이 길어졌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IV. 뉴욕의 겨울 · 1962–1966 (35–39세)
(재즈삼바) 1962년 테너 색소폰 연주자 스탄 게츠와 기타리스트 찰리 버드가 낸 「재즈 삼바 (Jazz Samba)」가 미국에서 크게 팔렸다. 그 안의 「데사피나두」가 싱글로 인기를 얻으며 미국의 재즈 음악가들이 앞다퉈 보사노바를 녹음했다. (카네기홀) 그해 11월 뉴욕 카네기홀에서 보사노바 공연이 열렸다. 조빔은 출연을 두고 오래 망설였다고 전해진다. 무대 준비는 어수선했지만 공연은 브라질의 새 음악을 미국 음악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그는 이후 몇 달씩 뉴욕에 머물며 일했다. (이파네마) 같은 해 비니시우스와 「이파네마의 소녀」를 썼다. 이파네마의 술집 앞을 지나가던 한 소녀가 영감이 되었다고 두 사람은 회고했다. 1963년 3월 뉴욕에서 녹음된 「겟츠/질베르투」에서 조빔은 피아노를 맡았고, 영어로 노래한 아스트루드 질베르투의 목소리와 함께 이 곡은 세계적인 노래가 되었다. 같은 해 트럼펫 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도 편곡자 길 에번스와 만든 「콰이엇 나이츠」에 그의 「코르코바두」를 담았다. (고향) 1964년 브라질에서는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그 무렵 그의 노래들은 미국 차트와 그래미 시상식을 휩쓸었고, 인세는 그의 삶을 처음으로 넉넉하게 해 주었다. 그러나 뉴욕의 추위와 소란 속에서 그는 리우의 바다와 숲을 몹시 그리워했다고 엘레나는 적었다. 그 무렵 그가 녹음한 자신의 연주들이 유난히 고요하고 절제되어 있는 것을, 평자들은 그 그리움과 함께 이야기하곤 한다.
뉴욕에 머물던 시기, 조빔은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이 녹음에 참여했다. 스탄 게츠의 테너와 주앙의 속삭이는 노래가 만나 보사노바가 미국의 음악이 되었다.
- 「이파네마의 소녀」에서 주앙이 포르투갈어로 먼저 부르고 아스트루드가 영어로 이어받는다. 해변을 걷는 소녀를 멀리서 바라보며 애틋해하는 화자의 노래로, 두 사람 모두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평탄한 목소리를 쓴다.
- 게츠의 테너 색소폰은 숨이 섞인 부드러운 소리로 노래의 선율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다 조금씩 장식을 더해 간다. 화려한 빠른 음보다 긴 음의 음색으로 승부하는 솔로다.
- 조빔의 피아노 솔로는 한 손가락으로 치듯 음을 몇 개만 골라 놓는다. 적은 음 사이의 여백이 곡 전체의 고요함을 지킨다.
- 1963년 3월 뉴욕의 A&R 스튜디오에서 프로듀서 크리드 테일러와 엔지니어 필 라몬이 녹음했다. 싱글로 낼 때는 주앙이 부른 포르투갈어 부분을 잘라 내 짧게 편집했고, 이 판이 라디오에서 크게 히트했다.
- 드럼의 밀톤 바나나는 스틱 대신 브러시로 스네어를 쓸듯 두드리며 삼바의 리듬을 아주 작게 깔아 준다. 리듬 섹션 전체가 노래보다 크게 울리는 순간이 없다.
카네기홀 공연 뒤 뉴욕에 머물며 처음 낸 자신의 이름의 앨범이다. 노래 없이 피아노와 기타, 현악만으로 작곡가 자신이 자기 노래를 들려준다.
- 「삼바 지 우마 노타 수 (One Note Samba)」에서는 선율이 한 음에 오래 머무는 동안 그 아래의 화음이 계속 바뀐다. 같은 음이 화음에 따라 다른 색으로 들리는 것을 느껴 볼 수 있다.
- 클라우스 오거먼의 현악 편곡은 화음을 길게 깔아 바닥을 만들고, 조빔의 피아노가 그 위에 선율을 띄운다. 오거먼과의 오랜 협업이 이 앨범에서 시작되었다.
- 조빔의 피아노는 기교를 드러내기보다 선율을 또박또박 들려준다. 작곡가가 연주자보다 앞에 서 있는 연주라는 평이 많다.
- 화음에는 기본 세 음 위에 아홉째·열한째 음 같은 음이 덧붙어 있다(텐션). 드뷔시와 라벨을 사랑한 그의 귀가 브라질 노래에 들여온 색채다.
V. 숲과 새의 노래 · 1967–1979 (40–52세)
(시나트라) 1967년 초 프랭크 시나트라가 그를 직접 불러 할리우드에서 함께 앨범을 녹음했다. 편곡자 클라우스 오거먼의 현악 위에서 시나트라는 평소보다 훨씬 작은 목소리로 노래했고, 조빔은 기타를 치며 포르투갈어로 화음을 넣었다. 같은 해 프로듀서 크리드 테일러와 연주 앨범 「웨이브 (Wave)」도 만들었다. (사비아) 1968년 시인이자 가수 시쿠 부아르키와 함께 쓴 「사비아」가 국제가요제에서 우승했다. 사비아는 브라질의 지빠귀로, 노래는 고향을 떠난 이가 돌아오기를 그리는 정서를 담았다. 군사 정권에 맞서는 직설적인 노래를 기대하던 관객은 결선 무대에서 야유를 보냈다. 조빔은 대체로 정치적 구호와 거리를 두었지만, 이 일은 그에게 오래 남았다고 전해진다. (자연) 1970년대의 그는 리우 근교 산간의 시골집 포수 푼두에서 오래 머물렀다. 그는 새의 이름과 울음소리를 줄줄 꿰었고, 대서양 연안의 숲이 베어져 나가는 것에 공개적으로 분노했다. 1972년 그곳에서 3월의 비를 보며 「3월의 물 (Águas de Março)」을 썼고, 이듬해 앨범 「마치타 페레 (Matita Perê)」, 1976년 「우루부 (Urubu)」에는 숲의 새와 강의 이름이 곡목으로 붙었다. (엘리스) 197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수 엘리스 헤지나와 「엘리스 & 톰」을 녹음했다. 서로 기질이 다른 두 사람이 만든 이 음반은 브라질 대중음악의 대표작으로 남았다. (습관) 그는 술집에서 친구들과 오래 이야기를 나누기를 좋아했고, 위스키와 담배를 오랫동안 즐겼다. 사교적이고 재치 있는 말솜씨로 유명했지만, 비행기를 타는 일과 큰 무대에 대한 두려움은 끝내 다 떨치지 못했다고 주변은 회고했다.
미국 대중가요의 가장 큰 목소리가 브라질의 작곡가를 찾아와 만든 앨범이다. 조빔에게는 자신의 노래가 미국 노래책의 한가운데에 받아들여졌다는 상징이었다.
- 시나트라는 평소의 힘 있는 발성을 거두고 속삭이듯 노래한다. 그가 이토록 작게 노래한 것은 후두염에 걸렸을 때 이후 처음이라고 농담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 조빔은 기타로 보사노바 리듬을 깔고, 「이파네마의 소녀」 등에서 포르투갈어로 화음을 넣는다. 두 목소리의 낮은 결이 서로 겹쳐 하나의 음색처럼 들린다.
- 브라질 노래 일곱 곡 사이에 콜 포터와 어빙 벌린 등의 미국 노래 세 곡을 보사노바 리듬으로 바꿔 넣었다. 미국 스탠더드가 이 리듬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지 비교해 들어 볼 만하다.
- 클라우스 오거먼의 편곡은 현악과 플루트를 아주 얇게 써서 노래 뒤에 머문다. 녹음은 1967년 초 할리우드에서 사흘에 걸쳐 이루어졌다.
시나트라와의 녹음과 같은 해, 프로듀서 크리드 테일러와 만든 연주 앨범이다. 바다와 바람을 그리는 그의 서정이 말없이 화음만으로 펼쳐진다.
- 타이틀곡의 도입부는 베이스가 낮은 음을 한 걸음씩 짚어 내려가며 시작한다. 그 위로 화음이 반음씩 미끄러지듯 움직여 물결이 밀려오고 빠지는 느낌을 준다.
- 트롬본과 플루트, 현악이 선율을 나눠 맡으며 조빔의 피아노와 기타를 감싼다. 크게 부딪히는 순간 없이 악기들이 교대로 앞에 나섰다 물러난다.
- 론 카터의 베이스는 삼바의 낮은 박을 부드럽게 받쳐 주면서도 재즈 베이스처럼 선율적으로 움직인다. 브라질 리듬과 재즈의 감각이 만나는 지점이다.
- 뉴저지의 밴 겔더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다. 노래 없는 연주 음반이지만 이 앨범의 여러 곡은 이후 재즈 연주자들의 스탠더드가 되었다.
포수 푼두의 시골집에서 쓴 「3월의 물」이 엘리스 헤지나와의 이중창으로 남았다. 숲과 비를 사랑한 작곡가와 폭발적인 가수가 만나 브라질 대중음악의 대표작을 만들었다.
- 「3월의 물」은 막대기, 돌, 길 끝 같은 사물의 이름을 하나씩 늘어놓는 목록 같은 노래다. 여름이 끝나는 3월의 비 속에서 사물과 삶의 끝과 시작을 나란히 놓는 화법이다.
- 두 사람은 짧은 구절을 주고받다 웃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이 웃음까지 그대로 살린 녹음이 곡의 놀이 같은 성격을 더한다.
- 선율은 몇 개의 음을 맴돌며 거의 움직이지 않고, 그 아래 베이스가 한 음씩 내려가며 화음을 바꾼다.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듯한 가사와 맴도는 선율이 서로 닮아 있다.
- 엘리스의 목소리는 맑고 단단하며 박자에 정확히 맞물린다. 조빔의 거칠고 낮은 목소리와 대비되어 두 사람의 개성이 뚜렷이 갈린다.
- 1974년 로스앤젤레스의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고, 프로듀서는 알로이지우 지 올리베이라, 편곡은 피아니스트 세자르 카마르구 마리아누가 맡았다.
VI. 브라질 사람 안토니우 · 1980–1994 (53–67세)
(헌정) 1980년 앨범 「테라 브라질리스」를 냈고, 이듬해 엘라 피츠제럴드가 그의 노래만으로 엮은 두 장짜리 앨범 「엘라 아브라사 조빔」을 발표했다. 미국 노래책의 대가가 그의 노래를 스탠더드(세대를 넘어 거듭 연주되는 표준 레퍼토리)로 공인한 셈이었다. (반다노바) 1984년 무렵 여러 가수와 연주자로 이루어진 악단 반다 노바를 꾸렸다. 아들 파울루 조빔이 기타를, 자키스 모렐렌바움이 첼로를 맡았고 여성 가수들이 합창을 이루었다. 그는 이 악단과 함께 세계를 돌며 피아노 앞에서 자신의 노래를 직접 불렀다. 젊은 시절 무대를 두려워하던 그가 노년에 오히려 순회공연을 즐겼다는 점을 동료들은 흥미롭게 회고했다. (재혼) 1986년 사진가 아나 론트라와 결혼했다. 이듬해 낸 앨범 「파사링 (Passarim)」의 제목은 작은 새를 뜻하는 말로, 그가 평생 사랑한 새와 숲의 주제가 여기서도 이어졌다. (친구들) 1993년 상파울루에서는 그를 기리는 공연이 열려 허비 행콕, 조 헨더슨, 셜리 혼 같은 미국의 재즈 음악가들이 무대에 함께 섰다. 이 공연 실황은 그의 사후에 음반으로 나왔다. 마지막 앨범 「안토니우 브라질레이루」는 1994년에 완성되었다. (죽음) 1994년 말 그는 방광암 수술을 받으러 뉴욕의 마운트시나이 병원에 들어갔다. 수술 후 회복하던 중 12월 8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예순일곱이었다. 시신은 리우로 돌아가 묻혔고, 1999년 리우의 갈레앙 국제공항에는 그의 이름이 붙었다.
덜 알려진 이야기
조빔이 음악 산업에 처음 발을 들인 일은 작곡도 연주도 아니었다. 콘치넨탈 음반사에서 그가 맡은 일은 악보를 모르는 작곡가들이 흥얼거린 삼바를 받아 적어 저작권 등록용 악보로 만드는 것이었다. 남의 노래를 수없이 받아 적으며 브라질 대중가요의 선율 구조를 몸으로 익힌 이 경험은, 화려한 보사노바 신화에 가려 전기의 각주 정도로만 언급된다. 그를 이파네마의 낭만적인 노래만의 작곡가로 기억하는 해외의 인상과 달리, 그는 평생 교향적 작품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 1954년의 「리우데자네이루 교향곡」, 1960년 새 수도를 위한 「브라질리아, 새벽의 교향곡」, 1976년 앨범 「우루부」 뒷면의 관현악곡들이 그 흔적이다. 이 작품들은 히트곡에 비해 거의 연주되지 않아 덜 알려졌다. 「3월의 물」의 영어 가사는 다른 작사가가 아니라 조빔 자신이 썼다. 남반구에서 3월은 여름이 끝나는 계절이지만 북반구에서는 봄이 오는 때여서, 그는 영어판의 이미지를 북반구의 계절에 맞게 바꾸었다. 자기 노래가 번역되는 방식에 그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보여 주는 대목이다. 그는 새를 관찰하는 데 진지했다. 수많은 새의 이름과 울음소리를 알았고, 「우루부」라는 앨범 제목에 쓴 독수리과의 새 우루부를 두고 숲을 청소하는 고마운 존재라고 인터뷰에서 변호하기도 했다. 앨범 제목과 곡명에 새와 강, 나무의 이름이 거듭 나오는 것은 이런 관심에서 비롯되었으나, 음악 평론보다는 브라질의 인터뷰와 전기 속에 주로 남아 있다.
용어 노트 📚🔎
보사노바
(말뜻) 포르투갈어로 보사(bossa)는 재주나 경향, 노바(nova)는 새롭다는 뜻이다. 합치면 새로운 경향, 새로운 멋이라는 말이 된다. (재즈에서) 1950년대 말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생겨난 브라질 음악으로, 삼바의 리듬을 기타 한 대로 줄이고 그 위에 재즈와 클래식에서 온 섬세한 화음을 얹었다. 노래는 크게 외치지 않고 말하듯 조용히 부른다. 시끌벅적한 운동회 응원가를 교실에서 짝꿍에게 들려주려고 작게 바꿔 부르면 리듬은 그대로 살아 있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라진다 — 보사노바가 삼바에게 한 일이 그와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브라질에서는 음악 말고도 새롭고 세련된 방식이나 재치를 가리키는 일상어로도 쓰였다.
삼바
(재즈에서) 브라질에서 아프리카계 사람들의 춤과 북 장단을 뿌리로 자라난 음악이자 춤이다. 여러 타악기가 동시에 서로 다른 리듬을 두드려 들썩이는 느낌을 만들고, 해마다 리우의 카니발 행진을 이끈다. 반 전체가 손뼉, 발 구르기, 책상 두드리기를 서로 다르게 맡아 한꺼번에 치면 각자는 단순해도 합치면 복잡한 리듬이 된다 — 삼바 악단의 타악기들이 바로 그렇게 소리를 쌓는다. (다른 데서는) 댄스스포츠에서는 브라질 삼바에서 따온 볼룸 춤의 한 종목을 가리킨다.
싱코페이션
(말뜻) 영어 syncopation 은 그리스어에서 온 말로 잘라 내다, 줄이다라는 뜻을 품고 있다. 박자의 자연스러운 강세를 잘라 다른 자리로 옮긴다는 이 기법의 성격과 통한다. (재즈에서) 보통 세게 치는 박자를 비워 두고, 약하게 지나가던 자리에 힘을 주는 리듬 기법이다. 듣는 사람은 예상이 살짝 어긋나며 몸이 들썩이는 느낌을 받는다. 줄넘기를 할 때 줄이 바닥에 닿는 순간이 아니라 그 사이에 손뼉을 치는 것 — 박자는 그대로인데 강세의 자리가 엇갈리니 리듬이 훨씬 신이 난다. 주앙 질베르투의 기타가 바로 이런 엇박으로 화음을 끊어 친다. (다른 데서는) 의학에서는 실신, 곧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일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편곡
(말뜻) 편곡(編曲)은 엮을 편(編)에 노래 곡(曲)을 쓴다. 이미 있는 노래를 새로 엮는다는 뜻이다. (재즈에서) 작곡가가 만든 선율과 화음을 바탕으로 어떤 악기가 언제 무엇을 연주할지 정하고, 도입부와 사잇가락, 끝맺음을 짜는 일이다. 같은 노래도 편곡에 따라 피아노 한 대의 소곡이 되기도 하고 큰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되기도 한다. 같은 김치볶음밥 재료로도 누구는 치즈를 얹고 누구는 달걀부침을 올리듯, 같은 노래도 편곡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조빔은 클라우스 오거먼과 같은 편곡자와 오래 함께 일했고, 자신도 숙련된 편곡자였다. (다른 데서는) 일상에서는 이야기를 각색하듯 원래 것을 새로 짜 맞춘다는 비유로도 쓰인다.
텐션
(말뜻) 영어 tension 은 팽팽하게 당겨진 상태, 곧 긴장을 뜻한다. (재즈에서) 도·미·솔 같은 기본 세 음으로 된 화음 위에 레나 파 같은 음을 하나 더 얹어 화음에 은근한 긴장과 색을 주는 음이다. 귀에 살짝 걸리지만 불쾌하지 않고, 화음을 더 풍성하고 몽롱하게 만든다. 하얀 쌀밥에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리면 밥은 그대로인데 향이 확 달라진다 — 텐션이 화음에 하는 일이 그렇다. 조빔의 노래가 단순한 선율인데도 깊게 들리는 큰 이유가 이 음들에 있다. (다른 데서는) 일상에서는 긴장감이나 신경이 곤두선 분위기, 또는 들뜬 기분을 가리키는 말로 흔히 쓴다.
스탠더드
(말뜻) 영어 standard 는 표준, 기준이라는 뜻이다. (재즈에서) 오랜 세월 수많은 연주자와 가수가 되풀이해 연주하고 노래해서, 재즈 음악가라면 누구나 아는 기본 레퍼토리가 된 곡을 말한다. 처음에는 뮤지컬이나 영화 노래였던 것이 많다. 생일이 되면 어디서든 누구나 같은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지만 부르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부르듯, 스탠더드는 모두가 알기에 오히려 각자의 해석을 비교해 듣는 재미가 생긴다. 「이파네마의 소녀」와 「코르코바두」는 브라질에서 온 대표적인 재즈 스탠더드가 되었다. (다른 데서는) 일상에서는 표준 규격이나 평범한 기본형을 가리킬 때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