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areads.musicMusical

Wicked

위키드 (2003)

마녀의 선율이 사랑의 노래로도, 하늘로 솟는 노래로도 바뀐다. 이 악보는 주제 몇 개를 옷만 바꿔 입히며 두 소녀의 우정을 끝까지 따라간다.

한눈에 보기 🔭💭

1. 출발미국 2003 초연매과이어 소설슈워츠의 설득2. 인물초록 피부 엘파바인기인 글린다마법사의 비밀3. 선율엘파바의 주제무지개 일곱 음축제 합창 회귀4. 전환에메랄드 시중력을 거슬러5. 여운포 굿 이중창원을 닫는 종막6. 유산그래미 수상 음반영화 두 편위키드2003오즈의 두 마녀, 우정 하나. 같은 선율이 자…
이야기의 무대 🧭🗺️
N미국영국Guatemala샌프란시스코2003뉴욕2003–시카고2005–2009런던2006–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만든 사람들 ⏳🌊

  • 작곡가스티븐 슈워츠

    작사와 작곡을 맡았고, 소설의 무대 권리를 직접 얻어 내 작품을 시작했다.

  • 각본위니 홀츠먼

    슈워츠와 함께 줄거리를 새로 짰고, 두 마녀의 우정을 이야기의 중심에 두었다.

  • 감독조 만텔로

    샌프란시스코 시험 공연부터 브로드웨이 초연까지 무대를 연출했다.

  • 제작마크 플랫

    유니버설의 프로듀서였다가 슈워츠의 부탁으로 데이비드 스톤과 함께 제작을 맡았다.

  • 주연이디나 멘젤

    엘파바 역을 처음 맡았고, 이 배역으로 토니상 뮤지컬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 주연크리스틴 체노웨스

    글린다 역을 처음 맡아 높은 소프라노와 희극 연기로 이 배역의 기준을 세웠다.

YouTube에서 6곡 이어 듣기 ↗

I. 뒤집어 본 오즈

(원작) 「위키드」는 그레고리 매과이어가 1995년에 낸 소설에서 출발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악당으로만 나오던 서쪽 마녀에게 엘파바라는 이름과 어린 시절을 주고, 착한 마녀 글린다와 함께 지낸 학창 시절을 그린 이야기였다. 이 소설의 영화화 권리는 처음에 유니버설 픽처스가 갖고 있었다. (경위) 스티븐 슈워츠는 휴가 중에 이 소설을 읽고 무대에 올리고 싶어졌다. 1998년 그는 매과이어를 설득해 무대 권리를 얻었고, 유니버설의 프로듀서 마크 플랫에게 간곡하게 부탁해 그를 제작에 끌어들였다. 플랫은 데이비드 스톤과 함께 제작자가 되었다. (작곡가) 슈워츠는 스물셋에 「가스펠」, 이듬해 「피핀」으로 브로드웨이에 이름을 알렸다. 그 뒤로는 디즈니의 「포카혼타스」와 드림웍스의 「이집트 왕자」로 아카데미상을 받으며 영화 음악 쪽에서 일했다. 「위키드」는 그가 오랜만에 브로드웨이로 돌아온 작품이었다. 그는 작사와 작곡을 모두 맡았고, 원작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낼지도 직접 정했다. (각색) 대본은 텔레비전 작가 위니 홀츠먼이 맡았다. 두 사람은 1년 가까이 줄거리를 짰고, 소설의 어둡고 복잡한 정치 이야기는 많이 덜어냈다. 그 대신 엘파바와 글린다의 우정을 이야기의 중심에 두었다. 연출은 조 만텔로, 관현악 편곡은 윌리엄 데이비드 브론, 음악 감독은 스티븐 오리머스가 맡았다. (시험대) 2003년 여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시험 공연에서는 평이 엇갈렸다. 제작진은 석 달 동안 작품을 고쳤다. 피에로가 처음 등장하는 노래를 새로 썼고, 엘파바의 비중을 늘렸다. 그해 10월 30일 뉴욕 거슈윈 극장에서 정식으로 막이 올랐다.

II.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마녀

(서곡) 막이 오르면 음악은 먼저 경고처럼 울린다. 금관악기가 무겁게 짚는 짧은 선율이 나오는데, 엘파바를 가리키는 주제다. 그 사이로 엘파바의 힘을 뜻하는 짧은 동기가 지나간다. 관객은 아직 모르지만 이 두 재료가 이후 두 시간을 이끈다. (축제) 첫 장면에서 오즈의 백성들은 서쪽 마녀가 죽었다는 소식에 기뻐한다. 합창은 밝고 들떠 있지만 선율 곳곳에 어두운 화음이 끼어 있어서, 축하가 마냥 순수하게 들리지 않는다. 이 자리에서 군중이 묻고 글린다가 답하면서 이야기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연 전체를 회상의 틀로 감싸는 구조다. (입학) 장면은 시즈 대학으로 옮겨 간다. 교가를 닮은 짧은 합창은 학교를 엄숙하고 예스러운 곳으로 그린다. 피부가 초록색인 엘파바는 이곳에서 처음부터 구경거리가 되고, 몸이 불편한 여동생 네사로즈를 감싸느라 날카로워져 있다. (꿈) 엘파바의 첫 독창은 마법사를 만나는 날을 그리는 노래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말하듯 시작하지만, 꿈이 커질수록 음역이 높아지고 반주가 두꺼워진다. 외롭게 자란 아이가 처음으로 자기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게 되는 순간이다. 슈워츠는 원래 이 자리에 다른 노래를 썼다가 지금의 곡으로 바꾸었다. 엘파바가 무엇을 바라는지를 더 분명하게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서곡 /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마녀 (Overture / No One Mourns the Wicked)2003영화 장면 — Wicked

마녀가 죽었다는 소식에 기뻐하는 축제로 막이 오른다. 이 곡에 들어 있는 재료가 작품 전체에 다시 쓰인다.

  • 서곡 첫머리에서 금관이 무겁게 짚는 선율은 엘파바의 주제다. 슈워츠는 이 화음 진행이 자신이 음악 감독을 맡았던 1971년 록 오페라 「성 잔다르크의 생존」 작업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 중간에 짧게 스치는 일곱 음은 엘파바의 힘을 가리키는 유도동기(인물이나 생각을 가리키는 짧은 반복 선율, 라이트모티프)다. 슈워츠는 이 첫 일곱 음이 「오버 더 레인보우」의 첫 소절과 같다고 했다. 1939년 영화의 작곡가 해럴드 알렌에게 바치는 경의로 알려져 있다.
  • 백성들의 합창은 밝은 장조로 들뜨지만, 사이사이 어두운 화음이 끼어든다. 축제 속에 무언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귀가 먼저 알아챈다.
  • 이 합창은 2막 첫머리와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돌아온다. 처음 들을 때 귀에 익혀 두면 끝에서 같은 선율이 얼마나 다르게 들리는지 알 수 있다.
YouTube에서 듣기 ↗
♪마법사와 나 (The Wizard and I)2003영화 장면 — Cynthia Erivo · Wicked (2024)

외톨이 엘파바가 처음으로 큰 꿈을 품는 노래다. 그녀가 무엇을 바라는지가 여기서 정해진다.

  • 말하듯 시작해서 점점 노래가 되는 흐름을 따라가 보자. 혼잣말이 꿈이 되고, 꿈이 확신이 된다.
  • 끝으로 갈수록 음역이 높아지고 관현악이 두꺼워진다. 엘파바의 상상이 커지는 만큼 소리도 커진다.
  • 원래 이 자리에는 「메이킹 굿」이라는 다른 노래가 있었다. 제작 과정에서 지금의 곡으로 바뀌었고, 옛 노래는 5주년 기념 음반의 보너스 트랙으로 실렸다.
  • 엘파바가 이 노래에서 그리는 꿈은 1막 마지막 넘버에서 정반대로 뒤집힌다. 두 곡을 이어 들으면 그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분명해진다.
YouTube에서 듣기 ↗

III. 룸메이트

(혐오) 엘파바와 글린다는 어쩌다 한방을 쓰게 된다. 둘이 서로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털어놓는 이중창은 형식만 보면 사랑 노래다. 첫눈에 빠진 연인이 설렘을 고백하는 화법을 그대로 빌려서 반대의 감정을 노래한다. 학생들의 합창이 맞장구치면서 웃음은 더 커진다. (불길) 그 밝은 소동 뒤로 짧고 낮은 노래가 이어진다. 염소 교수 딜러먼드가 동물들이 말을 잃어 간다는 소문을 꺼내는 장면이다. 이 짧은 대목이 작품의 정치적인 줄기를 처음으로 드러낸다. (인기) 피에로가 들어오면서 학교는 파티 분위기가 된다. 그가 부르는 노래는 아무 생각 없이 즐기며 살자는 태도를 경쾌한 리듬에 실었다. 같은 장면에서 글린다가 엘파바에게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선물하는데, 이 장난에는 엘파바의 주제 선율이 비꼬듯 따라붙는다. 파티장에서 엘파바가 그 모자를 쓰고 혼자 춤을 추자, 글린다가 다가가 함께 춘다. 두 사람의 관계가 바뀌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단장) 마음을 연 글린다는 엘파바를 인기 있는 아이로 바꿔 주겠다며 나선다. 이어지는 독창은 이 작품에서 가장 웃긴 노래다. 글린다의 허영과 다정함이 한 노래 안에 함께 들어 있다. (체념) 그 뒤에 엘파바가 혼자 부르는 짧은 노래는 조용하다. 피에로를 좋아하지만 그 자리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스스로 접는 마음을 노래한다. 반주가 거의 없어 목소리만 남는다.

♪파퓰러 (Popular)2003뮤지컬 무대 Kristin Chenoweth · 오리지널 캐스트

엘파바를 인기 있는 아이로 바꿔 주겠다고 나선 글린다의 독창이다. 웃음 속에 진짜 호의가 섞여 있다.

  • 노래와 대사가 수시로 오간다. 글린다가 혼자 신이 나서 떠드는 말투가 리듬이 된다.
  • 오리지널 글린다 크리스틴 체노웨스는 오페라를 공부한 높은 소프라노와 희극 연기를 함께 살렸다. 이후 이 배역을 맡는 배우들은 그녀의 해석을 기준처럼 여긴다.
  • 가볍고 경쾌한 반주는 글린다의 겉모습을 닮았다. 하지만 노래가 끝날 무렵이면 그녀가 엘파바를 진심으로 아낀다는 것이 전해진다.
  • 2024년 영화판에서는 아리아나 그란데가 이 노래를 불렀다. 기숙사 방을 마음껏 돌아다니는 동선이 무대판보다 훨씬 넓다.
YouTube에서 듣기 ↗

IV. 에메랄드 시에서

(여행) 엘파바는 마침내 마법사를 만나러 에메랄드 시로 가고, 글린다도 따라간다. 둘이 도시를 구경하며 부르는 노래는 관광 엽서처럼 화려하다. 합창과 춤이 무대를 가득 채우는데, 1막에서 두 사람이 가장 가까운 순간이다. (마법사) 마법사는 위압적인 기계 머리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가 부르는 짧은 노래는 옛 보드빌(노래·춤·만담을 섞은 버라이어티 쇼)풍이고, 소탈하고 다정한 아저씨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 소박한 말투는 무언가를 가리고 있다. 엘파바는 곧 자신이 우러러보던 사람이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알게 된다. (선택) 그 자리에서 엘파바가 고를 수 있는 길은 둘뿐이다. 순응하고 인정받거나, 등을 돌리고 쫓기는 몸이 되거나. 글린다는 함께 가자는 손을 결국 잡지 못한다. 음악은 둘이 다른 길을 가는 이 순간을 길게 끌며 보여 준다. (비상) 1막의 끝은 엘파바가 혼자 하늘로 솟아오르는 장면이다. 이 마지막 넘버는 서곡에서 지나가듯 들렸던 힘의 동기를 처음으로 크게 펼쳐 보인다.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음은 점점 높아진다. 노래가 끝날 때 엘파바는 처음 바라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붙잡는다.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는 쓸모를 버리고, 스스로 정한 자유를 택한다. (막간) 인터미션에 들어서는 관객은 엘파바가 「오즈의 마법사」 속 서쪽 마녀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2막은 그 마녀가 왜 그렇게 불리게 되었는지를 보여 준다.

♪중력을 거슬러 (Defying Gravity)2003실황 Idina Menzel · Barefoot at the Symphony

엘파바가 마법사에게 등을 돌리고 혼자 날아오르는 1막 피날레다. 작품 전체가 이 곡을 향해 쌓아 왔다.

  • 서곡에서 스치듯 나왔던 힘의 동기가 여기서 처음으로 크게 펼쳐진다. 짧은 조각이 마침내 하나의 선율로 완성되는 순간이다.
  • 앞부분은 글린다와 주고받는 대화형 이중창이다. 뒤로 갈수록 엘파바 혼자 남고, 음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들어 보자.
  • 마지막 고음에서 엘파바가 무대 위로 솟아오른다. 이디나 멘젤은 이 배역으로 토니상 뮤지컬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 2024년 영화판에서 신시아 에리보는 이 노래를 촬영 현장에서 불렀다고 전해진다. 녹음실에서 따로 녹음한 소리가 아니라, 현장의 숨소리와 긴장이 그대로 남아 있다.
YouTube에서 듣기 ↗

V. 착한 일 하나 없이

(축하) 2막은 1막 첫 장면의 축제 합창으로 돌아가며 시작한다. 이번에 무대 한가운데 선 사람은 글린다다. 그녀는 오즈 사람들에게 착한 마녀로 추앙받고, 약혼 축하도 받는다. 겉으로는 행복을 노래하지만, 사이사이 혼자 말하는 대목에서 웃음이 조금씩 흔들린다. 바라던 것을 다 가졌는데 왜 기쁘지 않은지 그녀 자신도 모른다. (유혹) 마법사는 엘파바에게 다시 손을 내민다. 이번에도 보드빌풍 노래다. 사람들은 원래 진실보다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는 처세를, 가볍게 발을 끌며 추는 춤처럼 늘어놓는다. 선율이 다정할수록 그 안에 담긴 말은 더 냉소적으로 들린다. (사랑) 엘파바와 피에로가 함께 부르는 이중창은 이 작품에서 거의 하나뿐인 사랑의 이중창이다. 그런데 이 노래의 선율은 서곡에서 금관이 위협적으로 울리던 엘파바의 주제를 다시 쓴 것이다. 같은 재료가 악기와 화음만 바뀌어 부드러운 사랑 노래가 된다. (붕괴) 쫓기는 엘파바는 끝내 무너진다. 소중한 사람들을 하나씩 잃고 홀로 남은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작품에서 가장 거칠다. 주문을 외우는 말과 절규가 뒤섞이고, 그동안 선의로 해 온 일들이 모두 거꾸로 돌아왔다는 깨달음이 쏟아진다. 엘파바가 사람들이 부르는 그 이름의 마녀가 되기로 하는 순간이다. (사냥) 곧 군중이 횃불을 들고 마녀 사냥에 나선다. 행진곡의 리듬은 첫 장면 축제 합창의 들뜬 기운을 분노로 바꿔 놓는다.

♪착한 일 하나 없이 (No Good Deed)2003무대 Cynthia Erivo · Misty Copeland (발레)

모든 것을 잃은 엘파바가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의 마녀가 되기로 하는 독창이다. 2막이 가장 높이 올라가는 자리다.

  • 첫머리에서 주문을 외우는 듯 같은 말이 되풀이된다. 노래라기보다 무언가를 붙잡으려는 몸부림처럼 들린다.
  • 엘파바의 힘의 동기가 이번에는 일그러진 모습으로 다시 나온다. 1막에서 자유를 뜻하던 재료가 여기서는 절망 속에서 울린다.
  • 반주는 거칠게 몰아치고, 엘파바는 높은 음역에서 소리를 지른다. 이 노래는 아름답게 부르기보다 무너지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는 쪽을 택했다.
  • 노래가 끝나면 곧바로 마녀 사냥 행진곡이 이어진다. 엘파바 개인의 절망이 군중의 분노로 넘어가는 흐름을 이어서 들어 보자.
YouTube에서 듣기 ↗

VI. 다시 만나는 두 사람

(재회) 모든 것이 끝나 가는 자리에서 엘파바와 글린다가 다시 마주한다. 둘이 부르는 마지막 이중창에는 화해도, 사랑 고백도, 구원의 약속도 없다. 서로를 만나 자신이 달라졌다는 것을 담담하게 인정할 뿐이다. 한 사람이 한 소절을 맡고 다른 사람이 받다가, 마지막에 두 목소리가 겹친다. 같은 선율을 함께 부르기보다 각자의 선율이 포개지는 방식이어서, 두 사람이 끝까지 서로 다른 사람으로 남는다는 것이 소리로 들린다. (종막) 피날레는 작품의 첫 장면으로 돌아간다. 축제 합창의 선율이 다시 들리고, 그 위에 마지막 이중창의 조각이 겹친다. 같은 음악이지만 처음과는 전혀 다르게 들린다. 관객이 이제 그 축제가 무엇을 덮고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이 무엇을 보여 주는지는 여기서 밝히지 않겠다. 다만 그 장면에서 음악은 대사보다 먼저 사실을 알려 주고, 등장인물 가운데 누군가는 끝내 그것을 알지 못한다. (구조) 서곡과 종막이 같은 재료로 짜여 있어서, 이 작품은 원을 그리듯 처음 자리로 돌아와 닫힌다. 엘파바의 주제, 힘의 동기, 축제 합창, 이 세 재료가 자리를 옮길 때마다 뜻이 바뀐다. 「마틸다」처럼 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고 비범한 힘을 지닌 소녀가 주인공이라는 점도 같지만, 「위키드」의 무게는 한 사람의 성장보다 두 사람의 관계에 있다. (이후) 이 작품은 2024년과 2025년에 존 M. 추 감독의 영화 두 편으로 나뉘어 다시 만들어졌다. 영화가 나온 뒤 2003년 캐스트 앨범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최고 순위를 새로 썼다.

♪포 굿 (For Good)2003노래 Kristin Chenoweth · Idina Menzel · Out of Oz

엘파바와 글린다가 마지막으로 부르는 이중창이다. 서로를 만나 자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 한 사람이 부르고 다른 사람이 받는 주고받기로 시작한다. 마지막에 두 선율이 겹치는데, 같은 음을 부르는 대신 서로 다른 선율이 화음을 이룬다.
  • 반주는 마지막까지 절제되어 있다. 큰 소리 대신 두 사람의 목소리가 이 노래를 끌고 간다.
  • 이 노래의 선율은 피날레에서 축제 합창 위에 다시 겹쳐진다. 작품이 처음 자리로 돌아와 닫힐 때, 우정이 마지막으로 남는 소리가 된다.
  • 무대판 2막을 옮긴 영화 「위키드: 포 굿」의 제목이 이 노래에서 왔다. 무대판과 달리 영화판 2부에는 새로 쓴 노래 두 곡이 더해졌다.
YouTube에서 듣기 ↗

덜 알려진 이야기

엘파바의 주제는 「위키드」를 위해 처음 쓴 선율이 아니다. 슈워츠는 이 화음 진행이 자신이 음악 감독을 맡았던 1971년 록 오페라 「성 잔다르크의 생존」 작업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그 작품은 크게 알려지지 않았고, 30년 넘게 지나서야 이 재료가 서쪽 마녀의 소리로 다시 쓰였다. 출처가 금방 막을 내린 작품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객은 이 사실을 모른다. 엘파바의 힘을 가리키는 일곱 음이 「오버 더 레인보우」의 첫머리와 같다는 것도 들어서 알아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리듬과 화음이 달라서 귀에 잘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 인용은 1939년 영화의 작곡가 해럴드 알렌에게 바치는 경의로 알려져 있다. 같은 오즈를 그린 두 작품이 일곱 음으로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엘파바라는 이름은 매과이어가 만들었다. 「오즈의 마법사」의 원작자 L. 프랭크 바움(L. Frank Baum)의 머리글자 L, F, B를 소리 나는 대로 이어 붙인 이름이다. 무대에서는 한 번도 설명되지 않아서 원작 소설을 읽은 사람들 사이에서만 알려져 있다. 공식 캐스트 앨범에는 2막의 넘버 하나가 빠져 있다. 네사로즈, 엘파바, 보크가 함께 부르는 동쪽 마녀 장면이다. 제작진은 음반에 맞게 편곡하기 어려웠고 줄거리를 너무 많이 드러낸다고 판단해 이 곡을 넣지 않았다. 그래서 음반만 들은 사람은 이 대목을 모른다. 힘의 동기가 보통의 단조를 벗어나 장조로 울리는 드문 장면이 바로 이 곡이다.

용어 노트 📚🔎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

(말뜻) 독일어 라이트모티프(Leitmotiv)는 이끄는(leit) 동기(Motiv)라는 뜻이다. 짧은 선율 조각이 듣는 사람을 이야기 속 특정한 인물이나 생각으로 이끈다는 뜻이 이름에 들어 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특정한 인물, 물건, 감정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되는 짧은 선율을 말한다. 「위키드」에서는 엘파바의 주제와 그녀의 힘을 가리키는 일곱 음이 대표적이다. 이 선율이 들리면 그 인물이 무대에 없어도 관객은 그를 떠올린다. 게임에서 보스가 나타나기 직전에 늘 같은 음악이 깔리면, 화면을 보지 않아도 무엇이 올지 알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서곡(오버추어)

(말뜻) 서곡(序曲)은 차례(序)의 맨 앞에 오는 곡(曲)이라는 뜻이다. 영어 오버추어(overture)는 연다는 뜻의 옛 프랑스어에서 왔다. 막을 여는 음악이라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막이 오르기 전이나 막 오른 직후에 관현악만으로 연주하는 음악이다. 앞으로 나올 노래들의 선율을 조금씩 미리 들려준다. 책을 읽기 전에 차례를 훑어보는 것과 비슷하다. 차례를 보면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짐작이 가듯, 서곡을 들으면 어떤 노래가 나올지 귀가 먼저 알게 된다. (다른 데서는) 영어 overture는 일상에서 협상이나 화해를 먼저 제안한다는 뜻으로도 쓴다.

리프라이즈

(말뜻) 영어 reprise는 다시 잡는다는 뜻의 프랑스어 reprendre에서 왔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앞에서 나온 노래를 극의 다른 자리에서 다시 부르는 것이다. 보통 더 짧게 부르고, 가사나 분위기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같은 선율이 다시 나오더라도 그사이 이야기가 흘렀기 때문에 뜻이 달라진다. 「위키드」의 2막 첫머리와 피날레가 그렇다. 학기 초에 친구에게 했던 인사를 졸업식 날 똑같이 다시 하면, 같은 말이라도 전혀 다르게 들리는 것과 같다.

1막 피날레

(말뜻) 피날레(finale)는 끝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라틴어 finis(끝)에서 왔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2막으로 된 뮤지컬에서 1막을 닫는 큰 넘버를 말한다. 인물이 결정적인 선택을 하거나 큰 사건이 터지는 자리여서, 관객이 쉬는 시간 내내 2막을 궁금해하게 만든다. 「위키드」에서는 「중력을 거슬러」가 이 자리에 있다. 드라마 한 회가 가장 궁금한 장면에서 끝나서 다음 회를 기다리게 만드는 것과 같은 효과다. (다른 데서는) 스포츠 중계에서는 시즌이나 대회의 마지막 경기를 피날레라고 부르기도 한다.

관현악 편곡(오케스트레이션)

(말뜻) 관현악(管絃樂)은 관(管)악기와 현(絃)악기가 함께 연주하는 음악이라는 뜻이다. 관은 대롱, 현은 줄을 가리킨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작곡가가 쓴 선율과 화음을 어떤 악기가 어떻게 나눠 연주할지 정하는 일이다. 같은 선율도 금관이 크게 불면 위협적으로 들리고, 현악기가 부드럽게 켜면 다정하게 들린다. 「위키드」에서 엘파바의 주제가 서곡에서는 경고처럼, 2막 사랑의 이중창에서는 부드럽게 들리는 것도 이 덕분이다. 같은 재료로 볶음밥을 만들 수도 있고 죽을 쑬 수도 있는 것처럼, 재료는 같아도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

트라이아웃(시험 공연)

(말뜻) 영어 try out은 시험 삼아 해 본다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뮤지컬을 브로드웨이에 올리기 전에 다른 도시에서 먼저 공연해 보는 것이다. 관객 반응과 평론가의 평을 보고 노래를 바꾸거나 장면을 고친다. 「위키드」는 샌프란시스코 시험 공연 뒤에 피에로의 등장 노래를 새로 쓰고 엘파바의 비중을 늘렸다. 학예회 전에 반 친구들 앞에서 미리 해 보고, 반응이 시원찮던 부분을 고치는 것과 같다. (다른 데서는) 스포츠에서 트라이아웃은 선수를 뽑기 위해 실력을 직접 보는 공개 선발 테스트를 말한다.

캐스트 앨범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뮤지컬에 출연한 배우들이 공연 그대로의 노래를 녹음해 낸 음반이다. 오리지널 캐스트 앨범은 처음 무대에 선 배우들의 목소리를 남기기 때문에, 그 작품의 기준이 되는 녹음으로 여겨진다. 「위키드」의 브로드웨이 캐스트 앨범은 2003년 11월에 녹음되었고, 2005년 그래미상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받았다. 학급 발표회를 영상으로 남겨 두면, 몇 년 뒤 다른 반이 같은 연극을 해도 우리 반 영상이 처음 버전으로 남는 것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