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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of Metal

사운드 오브 메탈 (2020)

이 영화에서 음악은 선율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감각 그 자체로 존재한다

한눈에 보기 🔭💭

1. 출발미국 2020 개봉메탈헤드 원안베케의 합류2. 소리스코어 대신 사운드바이노럴 녹음주관적 청취3. 인물루벤과 로우조와 쉼터수어 공동체4. 전환인공와우 이식낯선 디지털음5. 절정파리 재회정적의 선택6. 유산사운드 부문 오스카코다와 공명메탈2020청력을 잃어가는 드러머의 이야기를 스코어 대신…
이야기의 무대 🧭🗺️
N벨기에안트베르펜(벨기에)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만든 사람들 ⏳🌊

  • 작곡가니콜라 베케

    사운드 디자이너로서 전통적 배경음악 대신 청력 자체를 소리로 설계해 이 영화의 음악적 언어를 만들었다.

  • 작곡가에이브러햄 마더

    영화의 원곡을 작곡했으며 형 다리어스 마더와 함께 각본도 썼다.

  • 감독다리어스 마더

    데릭 시안프랜스의 오랜 기획을 이어받아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 주연리즈 아메드

    루벤 스톤 역을 위해 드럼과 미국 수어를 오랜 기간 훈련했다.

  • 주연올리비아 쿡

    루벤의 연인이자 밴드 동료 로우 버거 역을 맡았다.

  • 주연폴 라시

    쉼터를 이끄는 조 역을 맡았으며, 듣지 못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 수어에 능통한 배우로 알려져 있다.

YouTube에서 5곡 이어 듣기 ↗

I. 작품과 만든 사람들

(기획) 사운드 오브 메탈은 감독 데릭 시안프랜스가 오래전부터 품고 있던 구상에서 시작됐다. 그는 실제 메탈 밴드 드러머가 청력을 잃어가는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방식으로 찍고 싶어했고, 이 기획은 '메탈헤드'라는 제목으로 십여 년 가까이 표류했다고 알려져 있다. (마더 형제) 이후 시안프랜스는 직접 연출하는 대신 다리어스 마더에게 연출을 맡겼고, 다리어스는 동생 에이브러햄 마더와 함께 각본을 다시 썼다. 에이브러햄은 이 영화의 음악 작곡도 함께 맡아, 형제가 이야기와 소리 양쪽에서 같은 세계를 그렸다. (베케의 합류) 여기에 프랑스의 사운드 아티스트 니콜라 베케가 합류하면서 영화의 성격이 결정적으로 바뀌었다. 베케는 이전부터 실험적인 현장 녹음과 신체에 밀착한 마이크 기법으로 알려진 인물로, 그는 이 영화에서 전통적인 배경음악을 쓰는 대신 청력 자체를 소리로 설계하는 쪽을 택했다. (선언) 그 결과 사운드 오브 메탈은 스코어가 거의 없는 영화가 됐다. 대신 소리가 커지고 작아지고 뭉개지고 사라지는 과정 자체가 이 영화의 음악이 된다. 이어지는 장들은 그 소리가 어떻게 이야기를 이끄는지를 따라간다.

II. 블랙개먼, 무대 위의 소음

(듀오) 루벤 스톤과 로우 버거는 '블랙개먼'이라는 이름의 2인조 노이즈 메탈 밴드로 낡은 트레일러를 타고 미국 전역을 순회한다. 루벤은 드럼을, 로우는 기타와 보컬을 맡아 단둘이 무대를 가득 채우는 압도적인 소리를 만들어낸다. (공연) 영화는 이 밴드의 실제 라이브 공연 같은 무대로 문을 연다. 귀를 때리는 저음과 일그러진 기타 소리, 쉼 없이 몰아치는 드럼이 관객을 콘서트장 한가운데로 밀어넣는다. (전사) 두 사람은 연인이자 밴드 동료이며, 루벤에게는 지나온 중독의 시간이 있고 로우 역시 자신의 상처를 지나 이 길 위의 삶에 도달한 인물이다. 트레일러 안에서의 소박한 일상과 무대 위의 폭발적인 소음이 나란히 놓이며 이 관계의 균형을 보여준다. (전조) 그러나 이 요란한 도입부는 곧 닥칠 정적과 대비되도록 설계된 것이기도 하다. 공연장의 소리가 클수록, 뒤에 올 침묵은 더 크게 다가온다.

♪블랙개먼 콘서트 오프닝 (Opening Concert)영화 장면 — 《Sound of Metal》 (블랙개먼: 리즈 아메드·올리비아 쿡)

밴드 블랙개먼의 폭발적인 라이브 공연이 이 영화가 가진 청각적 낙차의 출발점을 연다.

  • 오프닝 장면은 실제 라이브 공연처럼 녹음돼 관객이 콘서트장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압도적 저음과 일그러진 기타·드럼 소리를 겪게 한다.
  • 드럼과 기타·보컬 단 둘이 꽉 채운 밀도 높은 편성은 실제 노이즈 록 듀오들에서 영감을 받은 형태로 알려져 있다.
  • 이 장면의 볼륨과 밀도는 이후 등장할 정적과 극단적으로 대비되도록 설계된 것으로, 영화 전체 청각적 낙차의 첫 신호탄이다.
  • 리즈 아메드는 이 배역을 위해 수개월간 드럼과 미국 수어를 훈련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상당 부분의 드럼 연주가 그의 실연으로 촬영됐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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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소리가 사라지다

(증상) 어느 날 아침 루벤은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해지는 것을 느낀다. 병원에서는 청력이 이미 크게 손상되었고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주관적 소리) 이 순간부터 영화는 화면은 그대로 둔 채 소리만 물속에 잠긴 듯 둔탁하게 바꾼다. 관객은 루벤이 듣는 것과 거의 같은 것을 듣게 되고, 그가 느끼는 공포와 혼란을 설명이 아니라 감각으로 전달받는다. (공포) 무대에서, 대화에서, 심지어 로우와의 다툼에서도 소리는 예고 없이 뭉개지거나 완전히 끊긴다. 루벤은 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예전의 삶을 붙잡으려 하고, 이 저항이 그를 위태로운 선택 쪽으로 몰아간다. (전환) 결국 로우는 루벤을 청각장애인을 위한 재활 공동체에 데려다 놓기로 한다. 소리를 잃어가는 이야기가, 이제 소리 없는 세계 속으로의 이주로 이어진다.

♪청력이 사라지는 순간 (The Hearing Loss Sequence)영화 장면 — 《사운드 오브 메탈》

화면은 그대로인데 소리만 뭉개지며 관객이 루벤과 같은 감각을 겪게 되는 대목이다.

  • 청력이 꺼지는 순간 소리가 물속에 잠긴 듯 둔탁해지는 처리로, 관객이 루벤과 거의 같은 청각 경험을 하게 만든다.
  • 니콜라 베케는 특수 마이크와 신체에 밀착한 콘택트 마이크로 소리를 녹음해, 일반적 필터 효과보다 실제 청각장애 경험자의 증언에 가까운 질감을 구현했다고 전해진다.
  • 대사와 배경음이 동시에 뭉개지는 처리는 이 영화가 전통적 의미의 스코어를 갖지 않는다는 태도를 가장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 이 시퀀스는 영화가 아카데미 사운드 부문을 수상하는 데 자주 언급되는 대목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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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쉼터, 침묵의 공동체

(도착) 시골에 자리한 이 쉼터는 청각장애를 가진 중독 회복자들이 함께 지내는 공동체로, 조라는 인물이 이곳을 이끈다. 조 역시 청력을 잃은 인물로, 그는 루벤에게 이곳에서 지내려면 먼저 이 침묵 속에 머무르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일상의 소리) 대사와 배경음악이 크게 줄어드는 대신,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는 소리나 발소리, 문 여닫는 소리 같은 작은 소음이 또렷하게 확대돼 들린다. 이 소리들이 사실상 이 구간의 멜로디를 대신한다. (수어) 루벤은 미국 수어를 배우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며 서서히 이 공동체의 리듬에 스며든다. 소리 대신 손과 표정으로 오가는 대화들이 화면을 채운다. (내적 갈등) 그러나 그는 여전히 이 침묵을 잃어버린 것으로만 느끼고, 돌아갈 방법을 마음 한구석에서 계속 찾는다. 공동체가 그에게 건네는 평온과, 그가 붙잡고 있는 옛 세계에 대한 미련이 팽팽하게 맞선다.

V. 유혹과 이식

(결심) 루벤은 자신의 트레일러와 장비를 팔아 인공와우 수술 비용을 마련하기로 한다. 이는 공동체가 강조하는 '받아들임'의 가르침과 정면으로 부딪는 선택이다. (균열) 조는 이 결정을 만류하지만 루벤은 밀어붙이고, 결국 공동체를 떠나 수술을 받는다. 침묵 속에서 얻은 안정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식) 수술 후 장치가 켜지는 순간, 그가 다시 듣는 소리는 예전의 소리가 아니다. 거칠고 금속적이며 어딘가 고장 난 듯한 디지털 신호에 가깝다. 인공와우는 잃어버린 청력을 되돌려주는 대신, 전혀 다른 낯선 감각을 그에게 안긴다. (재회 예고) 이 낯선 소리를 들고 루벤은 로우를 찾아 나서고, 이야기는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마주하는 자리로 옮겨간다.

♪인공와우, 낯선 소리 (Cochlear Implant Activation)영화 장면 — Sound of Metal

장치가 켜지는 순간의 소리는 회복이 아니라 낯선 신호의 시작임을 들려준다.

  • 인공와우가 켜지는 순간의 소리는 의도적으로 거칠고 금속적이며 디지털적으로 깨진 질감으로 만들어졌다.
  • 베케는 실제 인공와우 사용자들의 증언을 참고해, 이 장치가 잃어버린 청력을 완전히 복원하지 못하고 낯선 신호로 옮겨놓을 뿐이라는 사실을 소리로 정직하게 그려냈다고 전해진다.
  • 관객이 기대했을 법한 극적인 회복의 순간을 배반하며, 기술이 만능의 해답이 아니라는 영화의 태도를 소리 하나로 압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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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파리

(재회) 로우는 이제 프랑스 파리, 아버지의 집에서 지내고 있다. 루벤은 그곳까지 그녀를 찾아가고, 오랜만에 두 사람은 다시 마주 앉는다. (다른 세계) 이 집 안에는 다시 피아노 소리와 사람들의 대화가 있다. 요란한 무대와 절대적인 침묵 사이 어디쯤에 있는, 오랜만에 듣는 '풍경으로서의 소리'다. (어긋남) 그러나 루벤이 손에 넣은 인공와우의 소리와 그가 그리워하던 로우 곁의 삶은 서로 순순히 포개지지 않는다. 두 사람 사이에, 그리고 루벤과 그가 되찾으려 한 세계 사이에 미묘한 거리가 드러난다. (선택의 문턱) 이 만남은 루벤에게 답을 주는 대신 질문을 하나 남긴다. 그가 정말로 되찾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영화는 여기서부터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한다.

♪파리의 재회 (The Paris Reunion)영화 장면 — Sound of Metal (루와 아버지의 노래)

오랜만에 다시 놓인 피아노와 대화 소리가 앞선 정적과 대비되는 온기를 들려준다.

  • 파리의 재회 장면은 피아노와 대화 소리가 있는 공간으로, 앞선 정적의 시퀀스들과 대비되는 온기를 들려준다.
  • 다시 '풍경으로서의 소리'로 돌아온 이 대목은 루벤이 잠시 떠나 있던 세계의 질감을 환기한다.
  • 이 장면에서 로우가 들려주는 노래는 절제된 어조로 그녀의 심경 변화를 짐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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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 정적 이후

(귀환) 로우 아버지의 집을 떠난 뒤 루벤은 혼자 거리 벤치에 앉는다. 도시의 소음이 인공와우를 통해 여전히 낯설고 거친 채로 그의 귀에 흘러든다. (선택) 그 자리에서 그는 어떤 행동을 한다. 이 대목이 영화 전체가 쌓아온 소리와 침묵의 의미를 완전히 다른 자리에 놓는 순간이며, 여기서부터는 직접 보는 사람의 몫으로 남겨두는 편이 옳다. (여운) 확실한 것은, 이 장면 이후 영화가 다시 완전한 정적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그 정적은 상실처럼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으로 루벤이 스스로 고른 소리처럼 들린다. (마무리) 사운드 오브 메탈은 이 마지막 침묵으로 끝맺으며, 시작부터 지켜온 원칙 - 음악은 선율이 아니라 감각이라는 것 - 을 마지막까지 놓지 않는다.

♪마지막 정적 (The Final Silence)영화 장면 — Riz Ahmed

거리 소음이 한순간 완전한 정적으로 끊기며 영화가 끝까지 스코어를 거부했음을 보여준다.

  • 마지막 장면은 거리 소음이 이어지다 한순간 완전한 정적으로 끊기는 구성으로, 이 침묵이 결말의 정서를 가장 압축적으로 전달한다.
  • 이 마지막 컷의 소리 처리는 많은 평자들에게 대담한 결단으로 꼽히며 자주 인용된다.
  • 엔딩 크레딧에는 에이브러햄 마더가 쓰고 부른 노래 'Green'이 흐르며, 마지막 정적 뒤에야 비로소 선율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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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알려진 이야기

이 영화의 음악은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곡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는데, 이는 단순한 낙선이 아니라 음악 분과 심사에서 자격 자체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여러 매체가 보도했다. 이는 당시 아카데미의 오리지널 스코어 자격 기준(오리지널 음악 비율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대신 이 영화는 사운드 부문에서 니콜라 베케를 포함한 팀이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니콜라 베케가 청각장애의 소리를 만들기 위해 오랜 기간 청각 관련 기관과 협력하고, 신체에 밀착한 특수 마이크로 다양한 소리를 녹음했다는 사실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비교적 자세히 알려져 있다. 다만 그가 이 과정에서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스스로의 청각 경험을 좁혔는지에 대해서는 매체마다 조금씩 다르게 전해진다. 조 역의 폴 라시는 듣지 못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 미국 수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며 오랫동안 청각장애인 극단에서 활동해온 배우다. 이 배역 이전까지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그의 경력이 이 영화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됐다는 점은, 캐스팅의 우연이 작품의 사실성에 얼마나 크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종종 언급된다. 이 영화의 원안이 데릭 시안프랜스가 '메탈헤드'라는 제목으로 거의 십 년 가까이 붙들고 있던 기획이었다는 사실은 완성작만 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는 당초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형식으로 직접 연출할 생각이었지만, 다른 작업들에 밀려 결국 연출을 다리어스 마더에게 넘기고 원안자로만 이름을 남겼다.

용어 노트 📚🔎

사운드 디자인(Sound Design)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영화에 필요한 모든 소리 - 대사와 음악을 뺀 발소리, 바람 소리, 기계음, 심지어 침묵까지 - 를 설계하고 배치하는 작업을 뜻한다. 교실에서 조용히 하라는 신호로 손뼉을 두 번 치는 규칙을 정해두는 것처럼, 영화도 어떤 소리를 언제 들려줄지 미리 설계해 관객의 감정을 조율한다. 사운드 오브 메탈은 이 사운드 디자인 자체를 스코어의 자리에 놓은 드문 예로 꼽힌다. (다른 데서는) 게임이나 앱을 만들 때도 '사운드 디자인'이라는 말을 쓰는데, 이때는 클릭음이나 알림음처럼 기능을 알리는 소리를 만드는 작업을 가리킨다.

바이노럴 녹음(Binaural Recording)

(말뜻) 바이노럴은 '두 귀의'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온 말로, 사람의 양쪽 귀가 듣는 방식을 그대로 흉내 내 녹음한다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사람 머리 모양을 본뜬 마네킹의 양쪽 귀 위치에 마이크를 달아 녹음하면, 헤드폰으로 들을 때 소리가 왼쪽에서 오는지 오른쪽에서 오는지, 가까운지 먼지가 실제처럼 느껴진다. 눈을 감고 교실 뒤에서 누가 부르는 소리만으로 그 방향을 알아채는 감각과 비슷하다. 니콜라 베케는 이 기법으로 루벤이 듣는 세계를 관객의 귀에 그대로 옮겨놓으려 했다.

포인트 오브 오디션(Point of Audition, 주관적 청취 시점)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카메라가 한 인물의 눈으로 보는 화면을 '시점 쇼트'라고 부르듯, 소리를 그 인물이 듣는 대로 들려주는 것을 포인트 오브 오디션이라 한다. 만화나 게임에서 주인공이 물속에 들어가면 소리가 갑자기 먹먹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사운드 오브 메탈은 영화 대부분을 루벤의 포인트 오브 오디션으로 구성해, 관객이 그의 청력 변화를 몸으로 겪게 한다.

디제틱 사운드와 논디제틱 사운드(Diegetic / Non-diegetic Sound)

(말뜻) 디제틱은 그리스어에서 온 '이야기 속'이라는 뜻의 말에서 나왔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디제틱 사운드는 극 중 인물도 들을 수 있는 소리 -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 콘서트장의 연주 - 이고, 논디제틱 사운드는 인물은 못 듣고 관객만 듣는 배경음악이다. 체육 시간에 실제로 울리는 호루라기 소리는 디제틱, 긴장된 장면에 깔리는 배경음악은 논디제틱인 셈이다. 사운드 오브 메탈은 이 둘의 경계를 자주 흐려, 루벤의 귀울림 같은 주관적 소리가 마치 배경음악처럼 들리게 한다.

폴리(Foley)

(말뜻) 이 기법을 정립한 음향 기술자 잭 폴리의 이름에서 따온 말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촬영 현장에서 담기 어려운 발소리, 옷깃 스치는 소리, 물건 부딪는 소리 등을 후반 작업실에서 실감 나게 따로 녹음해 입히는 작업이다. 요리 방송에서 칼질 소리를 유난히 선명하게 들려주기 위해 따로 녹음해 얹는 것과 비슷하다. 사운드 오브 메탈에서는 쉼터의 숟가락 소리, 발소리 같은 폴리음이 사실상 멜로디를 대신한다.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 Leitmotif)

(말뜻) 독일어로 '이끄는 동기'라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특정 인물이나 감정과 짝지어진 짧은 선율을 반복해, 그 소리만 들어도 관객이 그 인물이나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기법이다. 좋아하는 유튜버의 영상마다 똑같은 인트로 음악이 나오면 그것만 듣고도 누구 영상인지 아는 것과 비슷하다. 사운드 오브 메탈에는 선율로 된 유도동기 대신, 이명 소리 같은 특정한 소리의 질감이 반복되며 같은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