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ce
이 영화에서는 아무도 감정에 떠밀려 갑자기 노래하지 않는다. 노래는 늘 누군가 실제로 부르고 연주하는 것이지만, 대사가 하지 못한 말은 모두 노래가 대신 한다.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만든 사람들 ⏳🌊
- 작곡가글렌 핸사드
더 프레임스의 리더로, 대부분의 곡을 쓰고 남자 주인공을 직접 연기했다.
- 작곡가마르케타 이르글로바
체코 출신 피아니스트이자 가수로, 「폴링 슬로울리」를 함께 쓰고 「더 힐」 등을 혼자 썼으며 여자 주인공을 연기했다.
- 감독존 카니
더 프레임스의 베이스 연주자 출신으로,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뒤에 「비긴 어게인」과 「싱 스트리트」를 만들었다.
- 작곡가퍼거스 오패럴
인터피어런스의 보컬로, 사운드트랙에서 두 주인공이 쓰지 않은 유일한 곡 「골드」를 썼다.
- 제작마르티나 닐런드
적은 예산과 짧은 촬영 일정 속에서 이 작은 영화를 완성으로 이끈 제작자다.
I. 거리에서 온 두 사람
(작품) 「원스」는 아일랜드 감독 존 카니가 쓰고 연출한 저예산 영화다. 제작비는 약 11만 2천 유로였고, 그 가운데 4분의 3가량을 아일랜드 영화위원회가 댔다. 촬영은 17일 만에 끝났다. 스태프는 몇 명뿐이었고, 자연광 아래에서 친구들의 집을 빌려 찍었다. 더블린 거리 장면은 망원 렌즈로 멀리서 담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연) 음악을 맡은 글렌 핸사드는 카니와 한 밴드에서 활동한 사이다. 카니는 1990년대 초 핸사드가 이끄는 록 밴드 더 프레임스에서 베이스를 쳤다. 핸사드는 열세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더블린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며 음악을 시작했다. 연기 경력이라고는 앨런 파커 감독의 「더 커미트먼츠」에서 기타리스트를 연기한 것이 거의 전부였다. 남자 주인공으로는 처음에 킬리언 머피가 거론되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카니는 노래를 직접 쓴 핸사드에게 배역을 맡겼다. (협업) 마르케타 이르글로바는 체코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가수다. 두 사람은 그녀의 부모가 체코에서 열던 음악 축제에서 처음 만났고, 이후 함께 곡을 쓰며 더 스웰 시즌이라는 이름의 듀오로 음반을 냈다. 카니는 두 사람의 노래들을 바탕으로 대본을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 속 두 인물에게는 이름이 없다. 크레디트에도 남자와 여자로만 적혀 있다. (방식) 이 영화의 노래는 모두 인물이 실제로 부르고 연주하는 극중 음악이다. 그런데도 노래가 이야기를 앞으로 끌고 간다는 점에서는 뮤지컬의 오래된 문법을 따른다. 카니는 훗날 「비긴 어게인」과 「싱 스트리트」에서도 노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야기의 한가운데에 놓았는데, 그 출발점이 이 영화였다.
II. 그래프턴 거리의 밤
(낮) 영화는 더블린의 번화가 그래프턴 거리에서 시작한다. 낮의 남자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알 만한 익숙한 노래를 부른다. 동전을 벌려고 부르는 노래다. 몸통에 구멍이 날 만큼 닳은 낡은 통기타 한 대가 그가 가진 전부다. (밤) 거리가 한산해진 밤이 되어서야 그는 자기 노래를 부른다. 「세이 잇 투 미 나우」는 그렇게 텅 빈 거리에서 터져 나온다. 처음에는 낮게 읊조리듯 시작하지만 끝내는 목이 찢어질 듯 외치게 되는 이 노래에는, 떠나간 사람에게 끝내 하지 못한 말을 안고 사는 남자의 속이 그대로 드러난다. (만남) 노래가 끝나자 박수를 치는 사람이 있다. 거리에서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 여자다. 그녀는 거침없이 묻는다. 누구를 위해 쓴 노래인지, 왜 낮에는 이런 노래를 부르지 않는지. 그러다 그의 아버지가 진공청소기 수리점을 한다는 말을 듣고는, 고장 난 자기 청소기를 고쳐 달라고 한다. (청소기) 다음 날 그녀는 정말로 청소기를 끌고 나타나고, 두 사람은 함께 버스를 탄다. 버스 안에서 그녀가 다시 노래를 들려 달라고 하자, 남자는 즉석에서 짧고 우스꽝스러운 노래를 지어 부른다. 「브로큰 하티드 후버 픽서 서커 가이」다. 1분도 안 되는 이 노래는 상처를 농담으로 덮는 남자의 버릇을 보여 주는 동시에, 두 사람 사이에 처음으로 웃음이 생기는 순간이기도 하다. 밤거리의 절규와 버스 안의 농담, 두 노래가 이 남자의 양면을 나란히 보여 준다.
밤의 그래프턴 거리에서 남자가 처음으로 자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이 노래가 끝났을 때 박수 소리가 들리고, 그렇게 두 사람이 만난다.
- 낮에 부르던 남의 노래와 달리 이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남자 자신의 이야기다. 낮의 노래와 밤의 노래가 갈리는 지점에서 이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난다.
- 낮게 읊조리던 목소리가 점점 거칠어지다가 끝내 외침으로 바뀐다. 소리를 서서히 키워 가는 점강(크레셴도)이 악기 편성이 아니라 목소리 하나로 이루어진다.
- 반주는 닳은 통기타 하나뿐이다. 기타 줄을 세게 긁어내리는 거친 주법이 절제된 화면과 맞서며 남자의 감정을 드러낸다.
- 사운드트랙 음반에서만 들으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진다는 평도 있다. 카메라가 천천히 다가가다 박수 소리로 끝나는 영화 속 장면과 함께 들을 때 제 힘이 나는 곡이다.
고장 난 청소기를 들고 버스에 오른 두 사람. 그녀가 노래를 청하자 남자는 즉석에서 자기 처지를 우스개로 엮어 부른다.
- 1분이 채 안 되는 이 소품은 사운드트랙에서 가장 짧은 곡이다. 영화에서 처음으로 웃음이 터지는 곳이 바로 이 노래다.
- 실연의 상처를 청소기 수리공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처지로 바꿔 부르는 화법이 눈여겨볼 만하다. 슬픔을 농담으로 덮는 이 남자의 버릇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앞선 「세이 잇 투 미 나우」와 같은 사람이 같은 기타로 부르는데도 정서는 정반대다. 두 곡을 이어 들으면 인물의 양면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III. 악기점의 피아노
(피아노) 그녀에게는 피아노가 없다. 그래서 악기점 주인의 허락을 얻어 매장에 놓인 피아노를 치곤 한다. 청소기를 고친 뒤 남자는 그녀를 따라 그 악기점에 간다. 그녀가 먼저 몇 소절을 들려주고, 그는 그녀의 솜씨를 알아본다. (가르침) 남자는 자기 노래 하나를 가르쳐 준다. 코드를 불러 주고, 어디서 함께 들어오면 되는지 일러 준다. 「폴링 슬로울리」는 그렇게 영화 속에서 태어난다. 기타가 박자를 잡고 피아노가 조심스럽게 따라 들어오다가, 어느 순간 그녀의 목소리가 그의 노래 위에 포개진다. (시선) 연주가 맞아 들어가는 동안 두 사람은 서로를 오래 바라보지 않는다. 기타 줄을 보고, 건반을 보고, 가끔 상대의 손을 본다. 마음을 털어놓는 대사는 한 줄도 없다. 그래도 관객은 그 몇 분 동안 무엇이 시작되었는지 알아챈다. 감정을 말로 설명하지 않고 합주로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이 장면은 영화 전체가 어떻게 말하는지를 미리 보여 준다. (무게) 이 곡은 이후 영화의 기둥이 된다. 2008년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곡이 바로 이 노래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는 아직 상과 아무 상관이 없다. 낯선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맞춰 본 합주일 뿐이고, 화면이 지키는 것도 그 소박함이다. 화려하게 다듬은 무대가 아니라 손님이 드문 가게 한구석이라는 점이, 이 노래를 더 가깝게 들리게 한다.
악기점에서 남자가 그녀에게 가르쳐 주며 처음 함께 부른 노래. 영화의 중심이 되는 곡이며 결말에서 다시 돌아온다.
- 기타가 박자를 잡고 피아노가 조심스럽게 따라 들어오는 순서를 들어 보자. 낯선 두 사람이 서로의 연주를 맞춰 가는 과정이 편곡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 후렴에서 두 목소리가 겹치며 화음(하모니)을 이룬다. 둘이 같은 음을 부르지 않고 서로 다른 음을 받쳐 준다는 점이, 다가가면서도 각자로 남는 두 사람의 관계처럼 들린다.
- 2008년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았다. 영화 개봉 전에 이미 체코 영화 「뷰티 인 트러블」과 두 사람의 앨범에 실렸던 터라 후보 자격이 문제 되었으나, 아카데미는 이 영화를 위해 쓴 곡이라는 판단을 유지했다.
- 무대 뮤지컬판에서는 스티브 카지와 크리스틴 밀리오티가 불렀다. 이 곡이 실린 무대판 출연진 음반은 그래미상 뮤지컬 음반 부문을 받았다.
IV. 밤길의 가사
(숙제) 남자는 아직 가사가 없는 곡 하나를 녹음해 그녀에게 건넨다. 가사를 붙여 보라는 부탁이다. 그녀는 밤늦도록 CD 플레이어로 그 곡을 듣다가 배터리가 떨어지자 가게까지 걸어가 새 배터리를 사 온다. 돌아오는 밤길에서 그녀는 이어폰을 꽂은 채, 방금 지은 가사를 작은 목소리로 불러 본다. 그렇게 「이프 유 원트 미」가 생겨난다. (목소리) 이 곡은 이르글로바가 혼자 쓴 노래이고, 영화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홀로 화면을 채우는 대목이다. 상대가 원한다면 곁에 있겠다는, 조심스럽게 마음을 내미는 노래다. 그녀에게도 남자가 아직 모르는 사정이 있고, 그 망설임이 노래 전체에 배어 있다. (미련) 한편 남자는 런던으로 떠난 옛 연인의 사진을 넘겨 보며 「라이즈」를 다듬는다. 컴퓨터 화면에 지난날의 장면들이 흐르고, 노래는 원망과 미련 사이를 오간다. 그녀의 노래가 앞을 향해 조심스럽게 손을 내민다면, 그의 노래는 여전히 뒤를 돌아보고 있다. (모임) 두 사람은 어느 집에서 열린 작은 모임에도 간다. 사람들이 돌아가며 노래를 부르는 자리다. 이때 흐르는 「골드」는 사운드트랙에서 유일하게 두 사람이 쓰지도 부르지도 않은 곡이다. 아일랜드 밴드 인터피어런스의 퍼거스 오패럴이 쓴 노래로, 오패럴은 핸사드의 오랜 친구였다. 친구들끼리 노래를 돌려 부르는 아일랜드의 거실 풍경이 꾸밈없이 담긴 이 장면은, 이 영화의 음악이 어디서 왔는지를 보여 준다.
남자가 건넨 가사 없는 곡에 그녀가 밤길을 걸으며 가사를 붙여 부른다. 그녀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홀로 화면을 채우는 대목이다.
- 이 곡은 이르글로바가 혼자 쓴 노래다. 노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그대로 화면에 담긴다는 점이 이 영화답다.
- 이어폰으로 반주를 들으며 밤길에서 작은 목소리로 부르는 장면이라, 노래가 혼잣말처럼 들린다.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설정 덕분에 감정이 오히려 더 솔직해진다.
- 상대가 원한다면 곁에 있겠다는, 조건을 단 고백의 화법을 들어 보자.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과 머뭇거림이 한 노래 안에 함께 있다.
- 사운드트랙에는 영화 장면과 다른 편곡의 버전이 실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 속 혼자 부르는 모습과 견주어 들으면 차이가 분명하다.
런던으로 떠난 옛 연인의 사진을 보며 남자가 다듬는 노래. 컴퓨터 화면에 지난날의 장면들이 흐른다.
- 같은 시기 그녀가 「이프 유 원트 미」로 앞을 향해 손을 내미는 동안, 남자는 이 노래로 여전히 뒤를 돌아본다. 두 곡을 나란히 놓으면 두 사람이 서 있는 자리가 다르다는 것이 보인다.
- 원망과 미련 사이를 오가는 노래다. 그래서 목소리가 날카롭게 솟았다가도 금세 다시 가라앉는다.
- 작곡에는 두 사람의 이름이 함께 올라 있다. 남자의 사연을 담은 노래에도 그녀의 손길이 닿아 있다는 뜻이다.
V. 스튜디오의 하룻밤
(준비) 남자는 런던에 가서 음악으로 승부를 걸어 보기 전에 제대로 된 데모를 만들고 싶어 한다. 두 사람은 거리의 버스커들을 모아 밴드를 꾸리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주말 동안 녹음 스튜디오를 빌린다. 이야기는 이제 둘만의 방에서 나와 여러 사람이 함께 소리를 내는 자리로 옮겨 간다. (설득) 스튜디오 엔지니어는 처음에 이 아마추어들을 시큰둥하게 맞는다. 분위기가 바뀌는 것은 밴드가 「웬 유어 마인즈 메이드 업」을 연주하면서다. 조용히 시작한 노래가 점점 부피를 키우다가 끝에 가서 폭발하듯 솟구치자, 유리창 너머에서 엔지니어의 태도가 달라진다. 말 대신 음악이 상대를 설득하는 장면이다. 낮에는 동전을 받던 거리의 연주자들이, 여기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대접받는다. (새벽) 밤샘 녹음 도중 쉬는 시간에 그녀는 혼자 피아노 앞에 앉아 「더 힐」을 부른다. 지금까지의 노래가 대부분 남자의 사연이었다면, 이 곡은 그녀의 사연이다. 다른 악기 없이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이루어진, 영화에서 가장 고요한 순간 가운데 하나다. (시험) 녹음을 마친 뒤 그들은 완성된 데모를 들고 차에 올라 바닷가로 향한다. 스튜디오의 좋은 스피커가 아니라 평범한 자동차 스피커로 들어도 괜찮게 들리는지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이 짧은 대목은 작은 노래들이 결국 보통 사람의 일상 속 귀를 향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스튜디오에서 밴드가 이 곡을 연주하자, 시큰둥하던 엔지니어의 태도가 달라진다. 말 대신 음악이 상대를 설득하는 장면이다.
- 조용하게 시작한 곡이 악기와 목소리를 하나씩 더해 가며 부피를 키우다 끝에 가서 터진다. 점점 커지는 점강(크레셴도)이 장면의 분위기 변화와 정확히 맞물린다.
- 영화에서 처음으로 드럼과 베이스까지 갖춘 밴드 소리가 나오는 곡이다. 기타 한 대로 시작한 이야기가 여러 사람의 소리로 넓어진다.
- 핸사드가 쓴 곡이다. 거리의 버스커들이 처음으로 진지하게 대접받는 순간을 소리로 들려준다.
밤샘 녹음 도중 쉬는 시간, 그녀가 혼자 피아노 앞에 앉아 부르는 노래. 영화에서 가장 고요한 순간 가운데 하나다.
- 반주는 피아노 하나뿐이다. 밴드 소리로 꽉 찼던 바로 앞 장면과 대비되어 고요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 화음을 한 음씩 풀어 흘려보내는 분산화음(아르페지오)이 노래 밑을 잔잔하게 받친다. 목소리를 덮지 않고 뒤에서 떠받치는 반주다.
- 이르글로바가 혼자 쓴 곡이다. 그동안 남자의 사연을 주로 들어 온 관객이 여기서 처음으로 그녀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 듣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새벽에 부른다는 설정 때문에, 누구에게 털어놓는다기보다 혼잣말처럼 들린다.
VI. 다시 흐르는 노래
(결말) 영화가 어떻게 끝나는지는 여기서 밝히지 않는다. 다만 결말에서 음악이 무엇을 하는지는 말할 수 있다. 데모가 완성되고 나면 이야기는 두 사람이 각자 무엇을 고르느냐로 넘어가고, 마지막 장면과 엔딩 크레디트에 악기점에서 처음 함께 불렀던 「폴링 슬로울리」가 다시 흐른다. (재현) 같은 노래인데 뜻이 달라져 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무언가가 시작되는 노래였다. 다시 들을 때는 그 며칠 동안 노래를 통해 무엇을 주고받았는지를 돌아보는 노래가 된다. 선율은 그대로인데 듣는 사람의 귀가 달라져 있는 것이다. 앞에 나온 곡을 뒤에서 다시 꺼내는 재현(리프라이즈)은 이렇게 쓰일 때 가장 큰 힘을 낸다. (여운) 영화는 모든 것을 깔끔하게 매듭짓지 않는다. 대신 마지막 몇 분을 노래에 맡긴다. 관객이 극장을 나서며 기억하는 것은 대사가 아니라 그 노래다. 작은 영화가 오래 기억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후) 영화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 시네마 부문 관객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고, 2011년 뉴욕에서 무대 뮤지컬로 옮겨졌다. 엔다 월시가 각색하고 존 티퍼니가 연출한 무대판은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영화의 방식을 그대로 살렸고, 2012년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8개 부문을 받았다. 그래프턴 거리에서 시작된 노래가 그렇게 브로드웨이까지 갔다.
덜 알려진 이야기
(먼저 나온 노래) 「폴링 슬로울리」가 처음 실린 영화는 「원스」가 아니었다. 이 곡은 체코 감독 얀 흐르제베이크의 2006년 영화 「뷰티 인 트러블」의 주제곡으로 먼저 쓰였고, 같은 해 두 사람의 듀오 앨범 「더 스웰 시즌」과 더 프레임스의 앨범 「더 코스트」에도 실렸다. 그래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뒤 자격 문제가 불거졌다. 아카데미는 「원스」 제작 과정에서 쓴 곡이고 그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쪽의 경위 설명을 받아들여 후보 자격을 유지했다. 오스카 수상곡이라는 사실만 기억되면서 이 앞선 이력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두 번의 소감) 시상식에서 핸사드가 먼저 소감을 말한 뒤, 이르글로바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퇴장 음악이 시작되어 그녀는 인사 한마디만 겨우 하고 물러나야 했다. 광고가 끝나자 진행자 존 스튜어트가 그녀를 다시 무대로 불렀다. 이르글로바는 이 노래가 희망의 관점에서 쓰였다며, 어려운 형편에서 작업하는 독립 음악가들에게 이 상이 갖는 의미를 이야기했다. 당시 그녀는 열아홉 살이었다. (골드의 주인) 파티 장면에 흐르는 「골드」를 쓴 퍼거스 오패럴은 아일랜드 서부 코크 출신으로, 인터피어런스라는 밴드를 이끌었다. 그는 근이영양증으로 휠체어를 타게 된 뒤에도 곡을 쓰고 노래했으며, 2016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를 10년에 걸쳐 따라간 다큐멘터리 「브레이킹 아웃」에는 핸사드가 친구로 자주 나오며, 이 작품은 2021년 아일랜드 영화텔레비전 아카데미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원스」의 노래 중 많은 이들이 핸사드의 곡으로 알고 있는 이 노래 뒤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집에서 찍은 영화) 촬영 기간은 17일이었고, 파티 장면은 핸사드가 실제로 사는 집에서 찍었다. 카니는 자기 돈도 일부 보탰고 자기 몫의 연출료는 두 주연에게 돌렸다고 알려져 있다. 개봉 뒤 스티븐 스필버그는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 작은 영화가 남은 한 해를 버틸 만큼의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용어 노트 📚🔎
극중 음악(디제시스 음악)
(말뜻) 디제시스(diegesis)는 그리스어로 이야기하기, 서술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디제시스 음악은 이야기 세계 안에 실제로 있는 음악을 말한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화면 속 인물이 직접 부르거나 연주하거나 라디오로 듣는 음악, 그러니까 인물도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반대로 관객에게만 들리는 배경음악은 비디제시스 음악이라고 한다. 학교 축제 장면에서 무대 위 밴드가 연주하는 노래는 극중 음악이고, 주인공이 고민할 때 깔리는 잔잔한 피아노는 배경음악이다. 「원스」는 거의 모든 노래가 극중 음악이다.
버스킹
(말뜻) 영어 busk는 길거리에서 공연하며 돈을 번다는 뜻의 동사이고, 이렇게 공연하는 사람을 버스커(busker)라고 부른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거리나 광장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노래하거나 연주하고, 기타 케이스 같은 곳에 동전을 받는 공연을 말한다. 미리 표를 산 관객이 아니라 우연히 지나가던 사람의 발걸음을 붙잡아야 하므로, 누구나 아는 노래를 부르는 일이 많다. 공원에서 친구들이 장기자랑을 하다가 모르는 사람이 멈춰 서서 구경하기 시작하는 상황을 떠올리면 된다.
데모
(말뜻) 영어 demonstration을 줄인 말로, 보여 주기, 시연이라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정식 음반을 내기 전에 곡이 어떤 노래인지 들려주려고 간단히 녹음한 음원이다. 음악가는 데모를 음반사나 공연 기획자에게 보내 자기 음악을 알린다. 요리 대회 본선에 나가기 전에 심사위원에게 시식용으로 한 접시를 먼저 내놓는 것과 비슷하다. 「원스」의 남자가 런던에 가져가려는 것도 이 데모다. (다른 데서는) 게임에서는 정식판을 사기 전에 앞부분만 해 볼 수 있게 내놓은 체험판을 데모라고 부른다.
화음(하모니)
(말뜻) 화음(和音)은 어울리는(和) 소리(音)라는 뜻이다. 영어 하모니는 그리스어 harmonia에서 왔는데, 원래는 맞추다, 잇다라는 뜻이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높이가 다른 음 여러 개가 동시에 울려 어울리는 소리를 말한다. 두 사람이 노래할 때 똑같은 음을 부르면 제창이고, 한 사람이 선율을 부르는 동안 다른 사람이 그보다 높거나 낮은 음으로 받쳐 주면 화음이 된다. 합창 대회에서 소프라노와 알토가 서로 다른 음을 부르는데도 하나로 어울리는 것이 바로 화음이다. (다른 데서는) 일상에서 하모니는 사람들 사이의 조화나 협력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분산화음(아르페지오)
(말뜻) 아르페지오는 이탈리아어 arpa, 곧 하프에서 나온 말이다. 하프를 뜯듯이 연주한다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화음을 이루는 음들을 한꺼번에 누르지 않고 아래에서 위로, 또는 위에서 아래로 한 음씩 차례로 흘려 연주하는 방법이다. 한꺼번에 치면 쿵 하고 무겁게 울리지만, 펼쳐서 치면 물결처럼 잔잔하게 흐른다. 그래서 노래 뒤를 조용히 받치는 피아노 반주에 자주 쓰인다. 계단을 한 번에 뛰어오르지 않고 한 칸씩 밟아 올라가는 것과 비슷하다.
점강(크레셴도)
(말뜻) 크레셴도(crescendo)는 이탈리아어로 자라나는, 커지는이라는 뜻이다. 성장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increase와 뿌리가 같은 라틴어 crescere에서 왔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소리를 조금씩 키워 가는 것을 말한다. 악보에는 옆으로 벌어지는 꺾쇠 모양으로 표시한다. 조용히 시작한 노래가 마지막에 크게 터지면 듣는 사람은 감정이 차오르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운동회 계주에서 마지막 주자가 결승선에 가까워질수록 응원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이 꼭 크레셴도와 같다. (다른 데서는) 일상 영어에서는 어떤 일이 점점 고조되어 정점에 이르는 순간을 비유적으로 크레셴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재현(리프라이즈)
(말뜻) 리프라이즈(reprise)는 프랑스어 reprendre, 다시 잡다, 되찾다에서 온 말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앞에서 나왔던 노래나 선율을 이야기의 뒷부분에서 다시 들려주는 것이다. 같은 노래라도 그사이에 일어난 일 때문에 관객에게 전혀 다른 뜻으로 들리게 된다. 입학식 날 부른 교가를 졸업식 날 다시 부르면 가사는 같은데 마음이 완전히 다른 것과 같다. 「원스」의 결말에서 「폴링 슬로울리」가 다시 흐를 때가 바로 이런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