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ovo Cinema Paradiso
영화관의 주제, 사랑의 주제, 유년이 성숙으로 자라는 주제. 세 갈래의 선율이 한 사람의 생애를 따라 함께 나이 든다.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만든 사람들 ⏳🌊
- 작곡가엔니오 모리코네
처음에는 고사했다가 각본을 읽고 이 영화를 맡았고, 이후 토르나토레의 영화음악을 평생 썼다.
- 작곡가안드레아 모리코네
엔니오의 아들로, 이 영화의 사랑의 주제를 썼고 아버지와 함께 BAFTA 영화음악상을 받았다.
- 감독주세페 토르나토레
시칠리아 바게리아 출신으로, 자신이 자란 고장을 무대로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 제작프랑코 크리스탈디
모리코네에게 음악을 청했고, 이탈리아 흥행 부진 뒤 감독과 함께 국제판을 줄여 편집했다.
- 주연필리프 누아레
프랑스 배우로, 무뚝뚝하지만 다정한 영사기사 알프레도를 연기했다.
- 주연살바토레 카시오
어린 토토를 맡아 영화의 앞부분을 이끌었다.
(작품) 「시네마 천국」은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두 번째 장편이다.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 광장에 있는 영화관 시네마 파라디소에서 자란 소년 살바토레, 애칭 토토와 영사기사 알프레도의 이야기다. 어른이 된 토토의 회상으로 엮었다. 제작은 이탈리아 영화계의 중진 프랑코 크리스탈디가 맡았다. (경위) 크리스탈디가 엔니오 모리코네에게 음악을 맡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전해진다. 모리코네는 「미션」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직후였고, 처음에는 고사했다. 그러나 각본을 읽고 마음을 바꿔 이 영화를 맡았다고 전해진다. (작곡가) 모리코네는 1928년 로마에서 태어났다. 트럼펫 연주자였던 아버지에게 음악을 배웠고,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했다. 서부극의 휘파람과 전자기타로 이름이 났지만, 실험 음악과 선율 쓰기를 평생 나란히 이어 온 사람이었다. (주문) 토르나토레는 영화에 필요한 주제를 셋으로 나눠 청했다. 영화관의 주제, 사랑의 주제, 그리고 유년이 성숙으로 자라는 주제였다. 모리코네는 주제마다 네댓 가지 안을 써 와서 감독에게 고르게 했다. 이 가운데 사랑의 주제는 아들 안드레아 모리코네가 썼다. (편성) 모리코네는 이 영화를 감독 자신의 성장담으로 읽었다. 그래서 큰 관현악 대신 현악기, 피아노, 플루트, 첼레스타, 알토 색소폰 같은 작은 편성을 택했다. 이 영화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협업은 모리코네가 세상을 떠난 2020년까지 이어졌다.
감독이 청한 세 주제 가운데 영화관의 주제로, 영화 전체를 대표하게 된 선율이다. 음반의 처음과 끝을 이 곡이 맡는다.
- 현악 4중주와 피아노 위에 선율을 얹은 작은 편성은 큰 극장이 아니라 마을 극장 크기의 소리처럼 들린다. 모리코네가 이 영화를 감독 자신의 성장담으로 읽고 고른 편성이다.
- 같은 선율은 영화 곳곳에서 빠르기와 악기를 바꾼 변주(뼈대는 두고 모양을 바꿔 다시 들려주기)로 돌아온다. 그래서 장면이 바뀌어도 관객은 늘 같은 극장 안에 있다고 느낀다.
- 엔니오와 안드레아 모리코네는 이 영화로 영국 아카데미(BAFTA) 영화음악상을 함께 받았다.
- 요요마가 모리코네의 지휘로 녹음한 음반 「Yo-Yo Ma Plays Ennio Morricone」에도 이 영화의 음악이 실려, 첼로로 듣는 판본이 널리 알려졌다.
II. 로마에 걸려 온 전화
(현재) 영화는 로마의 밤에서 시작한다. 중년의 영화감독 살바토레가 늦게 집에 돌아오자, 함께 있던 여인이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전한다. 알프레도가 죽었고 장례식이 곧 열린다는 소식이다. 살바토레는 삼십 년 가까이 고향에 돌아가지 않았다. (회상) 잠들지 못하고 누운 그의 얼굴 위로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 전쟁이 끝나 갈 무렵의 시칠리아 마을 잔칼도가 나타난다. 성당 신부가 영화의 검열관을 겸하고, 꼬마 토토는 영사실 문 앞을 기웃거린다. 잔칼도는 지어낸 마을 이름이다. (대비) 음악은 두 시간대를 나눠 맡는다. 로마의 현재에는 기타와 플루트, 현악이 낮게 깔리는 「성숙」이 흐른다. 이 곡은 어른이 된 토토의 상실감 쪽으로 기운다. 회상으로 넘어가면 음악은 훨씬 가볍고 밝은 옷으로 갈아입는다. 감독이 청한 유년이 성숙으로 자라는 주제는 이렇게 한 사람의 두 나이를 짝지어 들려준다. (소란) 회상 속 마을에서 영화관은 거의 유일한 오락이다. 관객들은 스크린 속 대사를 따라 외우고, 잘려 나간 장면에 휘파람과 야유를 보낸다. 이때 들리는 소리의 상당 부분은 모리코네의 작곡이 아니다. 극장에 걸린 영화들의 소리, 곧 등장인물들도 함께 듣는 화면 속 음악이다. 모리코네의 음악은 그 소란이 가라앉은 자리, 인물의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에 조용히 들어온다.
로마의 밤, 알프레도의 부고를 들은 어른 살바토레의 현재를 감싸는 음악이다.
- 기타와 플루트, 현악이 낮은 음역에서 천천히 움직인다. 회상 속 밝은 음악과 달리 지나간 시간 쪽을 돌아보는 어조여서, 영화가 처음부터 그리움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린다.
- 감독이 청한 유년이 성숙으로 자라는 주제의 어른 쪽 얼굴로 들린다. 뒤에 나올 아이의 음악과 짝을 지어 들어 보면 한 사람의 두 나이가 겹쳐진다.
- 음반에서는 2분 남짓이지만 영화에는 앞부분만 짧게 쓰였다는 지적이 있다. 음반으로 들으면 영화에서 잘려 나간 뒷부분까지 마저 들을 수 있다.
III. 영사실의 아이
(검열) 영사실은 극장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아델피오 신부는 개봉 전에 홀로 영화를 미리 보며 입맞춤 장면마다 종을 울린다. 알프레도는 그 대목을 잘라 내고, 잘린 필름 조각은 영사실 바닥에 쌓인다. 토토는 그 조각들을 갖고 싶어 한다. (사제) 알프레도는 처음에는 아이를 쫓아내지만 결국 영사기 다루는 법을 가르치게 된다. 토토의 아버지는 전쟁에 나가 돌아오지 않았고, 알프레도에게는 자식이 없다. 알프레도가 늦깎이로 초등학교 졸업 시험을 치를 때 토토가 답을 알려 주고 그 대가로 기술을 배우기로 한다. 작은 일들이 쌓이며 둘은 스승과 제자가 된다. (토토의 주제) 이 대목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흔히 토토의 주제라 불리는 선율이다. 플루트와 첼레스타, 현악이 세 박자로 가볍게 흔들리는 왈츠풍 음악으로, 아이의 장난기와 호기심을 닮았다. 특정 인물을 가리키는 짧은 선율, 곧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처럼 쓰여서, 뒤에서 토토가 자라는 만큼 악기와 빠르기를 바꿔 다시 나온다. (계보) 스승이 제자에게 일을 물려주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시리즈의 「홀랜드 오퍼스」와 닮았다. 다만 그 영화의 교사가 학생들에게 음악을 건넸다면, 이 영화의 영사기사는 아이에게 빛과 어둠을 다루는 법을 건넨다. 그리고 알프레도는 그 기술이 평생의 족쇄가 될 수도 있음을 일찍부터 알고 있다.
영사실을 드나드는 꼬마 토토와 알프레도의 나날을 묶는 토토의 주제가 길게 펼쳐지는 곡이다.
- 플루트와 첼레스타(건반을 누르면 작은 망치가 쇠막대를 쳐서 종처럼 맑게 울리는 악기)가 선율을 맡아 아이의 장난기와 반짝이는 호기심을 그린다.
- 세 박자로 흔들리는 왈츠풍 리듬이 걸음을 가볍게 만든다. 토토가 등장할 때마다 되돌아오는 유도동기(인물을 가리키는 짧은 선율, 라이트모티프)다.
- 제목에 유년과 성숙이 함께 들어 있듯, 같은 선율이 나중에 토토가 청년이 되는 대목에서는 금관으로 옮겨 가며 나이를 먹는다.
IV. 불타는 필름
(화재) 어느 밤 극장이 몰려든 관객을 다 받지 못한다. 알프레도는 영사기 빛을 창밖으로 돌려 광장 건너편 건물 벽에 영화를 비춘다. 광장의 사람들이 환호하는 사이, 불이 잘 붙는 옛 질산 필름에 불꽃이 옮겨 붙어 영사실을 삼킨다. 토토가 쓰러진 알프레도를 끌어내지만, 알프레도는 시력을 잃는다. (격변) 이 대목의 「불타는 영화관」은 사운드트랙에서 가장 격렬한 곡이다. 짧은 음형을 끈질기게 되풀이하는 오스티나토 위로 현악이 몰아치고 트럼펫이 찌른다. 실내악처럼 작고 다정하던 음색이 갑자기 깨지는 것 자체가 사건의 크기를 알린다. (재건) 극장은 잿더미가 된다. 축구 복권에 당첨된 나폴리 출신 스파카피코가 그 돈으로 극장을 다시 세운다. 이름은 누오보 시네마 파라디소, 새 천국 영화관이다. 이제 마을에서 영사기를 돌릴 줄 아는 사람은 어린 토토뿐이고, 토토는 소년 영사기사가 된다. (경계) 새 극장에서는 더 이상 입맞춤 장면을 자르지 않는다. 검열하던 시대가 끝나고, 놀던 아이는 일하는 사람이 된다. 이어지는 「붕괴 이후」에서는 영화의 큰 주제가 현악만으로 느리게 불린다. 상실을 애도하는 음악이면서 새 시대의 문턱에서 머뭇거리는 음악처럼 들린다.
질산 필름에 불이 붙어 영사실이 불타고 알프레도가 시력을 잃는 대목의 음악이다.
- 짧은 음형을 끈질기게 되풀이하는 오스티나토(고집스러운 반복 음형)가 번지는 불길처럼 쉬지 않고 밀어붙인다.
- 현악이 거칠게 몰아치고 트럼펫이 날카롭게 끼어든다. 실내악처럼 작던 이 영화의 소리가 처음으로 크게 부서지는 순간이다.
- 앞뒤 곡이 모두 부드럽기 때문에 이 곡의 격렬함이 더 크게 들린다. 대비로 사건의 무게를 재는 모리코네다운 배치다.
잿더미가 된 극장 앞에서 마을이 절망하고, 그 뒤 새 극장이 세워지기까지를 잇는 음악이다.
- 영화의 큰 주제가 현악만으로 느리게 불린다. 피아노나 관악 없이 현악만 남긴 편성이 텅 빈 광장의 공기를 닮았다.
- 선율은 처음 들었던 것과 같지만 빠르기와 음색이 바뀌어 애도의 노래가 된다. 같은 선율이 장면에 따라 뜻을 바꾸는 변주를 듣기 좋은 예다.
- 애도의 음악이면서 새 시대의 문턱에 선 음악처럼 들린다. 이 곡 뒤로 검열이 사라진 극장과 소년 영사기사의 시절이 시작된다.
V. 창 아래의 겨울
(첫눈) 청년이 된 토토는 작은 영화 카메라로 마을 풍경을 찍다가 은행장의 딸 엘레나를 처음 렌즈에 담는다. 이 순간부터 영화의 중심은 영사실에서 한 사람의 얼굴로 옮겨 간다. (기다림) 토토는 마음을 고백하고, 그녀가 답할 때까지 매일 밤 창 아래에서 기다리겠다고 한다. 겨울 내내 창은 열리지 않는다. 지친 그가 영사실로 돌아와 달력을 찢는 바로 그때, 엘레나가 영사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사랑의 주제) 여기서 안드레아 모리코네가 쓴 사랑의 주제가 처음으로 온전히 펼쳐진다. 플루트와 첼레스타가 조심스럽게 꺼낸 선율을 현악이 이어받아 크게 부푼다. 토토의 주제가 아이를 가리켰다면 이 선율은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 청년을 가리킨다. (빗속) 여름날 바닷가 야외 상영이 한창일 때 비가 쏟아진다. 관객이 흩어진 자리에서 두 사람은 입맞춤한다. 「엘레나를 위하여」에서 같은 선율은 현악 4중주로 작고 가깝게 불린다. (이별) 엘레나의 가족은 둘을 갈라놓고, 토토는 군에 입대한다. 제대하고 돌아왔을 때 그녀의 소식은 끊겨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알프레도는 이 마을에 머물지 말고 떠나라고, 그리고 돌아오지 말라고 이른다. 토토는 기차에 오르고, 영화는 다시 로마의 현재로 돌아온다.
안드레아 모리코네가 쓴 선율로, 엘레나가 영사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처음 온전히 펼쳐진다.
- 처음에는 플루트와 첼레스타가 조심스럽게 꺼내고, 이어 현악이 받아 크게 부푼다. 망설이던 고백이 받아들여지는 순간의 감정선을 악기 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그린다.
- 음반에서는 알토 색소폰이 선율을 맡는 대목이 있다. 이 시리즈의 「버드」에서 찰리 파커가 불던 바로 그 악기여서, 재즈의 숨결이 살짝 스미는 것처럼 들린다.
-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 선율이 다시 돌아와 대사 없이 장면 전체를 이끈다. 무엇을 위해 돌아오는지는 직접 보고 들을 때 가장 크게 와닿는다.
- 이차크 펄먼이 존 윌리엄스의 지휘로 녹음한 영화음악 음반 「Cinema Serenade」에 바이올린 판본이 실려 널리 연주되는 곡이 되었다.
여름 바닷가 야외 상영 중에 비가 쏟아지고, 흩어진 관객 사이에서 두 사람이 입맞춤하는 대목의 음악이다.
- 사랑의 주제가 현악 4중주(바이올린 둘, 비올라, 첼로로 이루어진 네 사람의 합주)로 불린다. 오케스트라보다 작고 가까운 소리가 둘만 남은 자리를 그린다.
- 이 곡에서는 화면 속 영화의 소리와 빗소리가 걷히고 음악이 둘의 시간을 차지한다. 이 영화에서 음악이 들어오는 방식이 가장 잘 보이는 장면이다.
- 곧 이별이 닥친다는 것을 아는 관객에게는 더없이 행복한 이 장면이 오히려 가장 아프게 들린다. 같은 선율이 마지막 장면에서 어떻게 다시 들리는지 기억해 두면 좋다.
VI. 다시 광장으로
(귀향) 장례식에 맞춰 살바토레는 삼십 년 만에 고향 땅을 밟는다. 늙은 어머니, 몰라보게 달라진 광장, 문 닫은 지 오래된 누오보 시네마 파라디소가 그를 맞는다. 극장은 주차장을 만들려고 곧 헐릴 참이다. (철거) 철거하는 날 광장에 모인 옛 관객들 가운데는 스크린 앞에서 함께 웃고 울던 얼굴들이 있다. 영화는 그들의 늙은 얼굴을 보여 줄 뿐 많은 말을 붙이지 않는다. 그 침묵이 마을에서 영화관이 무엇이었는지를 대신 말한다. (유품) 알프레도의 아내가 그가 남긴 것이라며 필름 한 통을 건넨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마지막 장면에 가서야 드러난다. (귀결) 로마로 돌아간 살바토레가 홀로 그 필름을 영사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사랑의 주제가 다시 흐른다. 이때 음악은 대사의 자리를 완전히 차지한다. 화면에 무엇이 비치든 들리는 것은 엘레나를 위해 쓰였던 선율이다. 그 선율이 이제는 한 사람을 넘어 스승과 고향, 그리고 영화라는 것 자체를 향한 그리움으로 넓어지는 것처럼 들린다. (여운) 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사람들이 이 음악을 오래 기억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극장 음악으로 시작한 선율은 이후 수많은 연주회와 음반으로 옮겨 가 영화관 바깥에서 다시 살게 되었다.
덜 알려진 이야기
오늘날 세계적인 고전이 된 이 영화는 이탈리아 첫 개봉 때 흥행에 실패했다. 155분 원판은 관객이 들지 않았고, 줄인 판으로 다시 걸었을 때도 곧 극장에서 내려졌다. 감독과 제작자 크리스탈디가 124분으로 줄인 국제판이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뒤에야 이탈리아에서도 재개봉해 관객을 모았다. 칸 이전에 베를린 영화제에 출품했다가 거둬들인 일도 있었다. 원판에서 잘려 나간 부분에는 어른 살바토레와 엘레나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 대목은 2002년 173분 감독판으로 다시 공개되었다. 음반에는 국제판에서 짝이 되는 장면을 찾기 어려운 큐도 있어, 음반이 더 긴 판본의 흔적을 품고 있다는 이야기가 수집가들 사이에서 오간다. 토르나토레가 훗날 밝힌 작업 방식도 흥미롭다. 모리코네는 주제마다 네댓 가지 안을 써 왔고, 감독이 하나를 고르면 나머지는 버렸다. 감독은 고르기가 늘 괴로웠다고 회고했다. 먼저 관현악으로 녹음하고 감독이 그것을 장면에 맞춰 편집한 뒤 길이를 조정하는 순서였는데, 제작진은 이 방식을 그리 반기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유명한 사랑의 주제는 아들 안드레아의 곡이다. 하지만 음반과 악보가 흔히 엔니오 모리코네의 이름 아래 묶여 나온 탓에 이 사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판본에 따라 작곡자 표기가 다르게 적혀 있기도 하다.
용어 노트 📚🔎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
(말뜻) 독일어 Leitmotiv는 이끌다(leiten)와 동기(Motiv)를 합친 말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짧은 음악 조각이라는 뜻이다. 한자어 유도(誘導)동기도 같은 뜻을 옮긴 것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특정 인물이나 장소, 감정에 짧은 선율을 붙여 두고, 그 선율이 들리면 관객이 저절로 그 대상을 떠올리게 하는 기법이다. 「시네마 천국」에서는 토토의 주제와 사랑의 주제가 그런 역할을 한다. 반에서 어떤 친구가 들어올 때마다 누군가 같은 노래를 흥얼거렸다면, 나중에는 그 노래만 들어도 그 친구가 떠오를 것이다. 그것과 같은 원리다.
변주
(말뜻) 변주(變奏)는 바꾸어(變) 연주한다(奏)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선율의 뼈대는 그대로 두고 빠르기, 악기, 화음, 리듬을 바꿔 다른 느낌으로 들려주는 것이다. 영화음악에서는 같은 주제를 장면마다 변주해, 관객이 같은 선율을 기쁘게도 슬프게도 듣게 만든다. 같은 김치볶음밥이라도 치즈를 올리거나 매운맛을 줄이면 맛이 확 달라지지만 여전히 김치볶음밥인 것과 비슷하다.
오스티나토
(말뜻) 이탈리아어 ostinato는 고집스러운, 끈질긴이라는 뜻이다. 같은 음형을 고집스럽게 되풀이하는 성격이 이름에 그대로 들어 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짧은 리듬이나 음형을 쉬지 않고 반복해 긴장감과 추진력을 만드는 기법이다. 추격이나 재난 장면에 자주 쓰인다. 「불타는 영화관」에서 번지는 불길을 밀어붙이는 힘이 이것이다. 줄넘기할 때 친구들이 똑같은 박자로 하나, 둘을 끝없이 세면 점점 숨이 차고 마음이 급해지는 것과 비슷하다.
첼레스타
(말뜻) 프랑스어 céleste에서 온 이름으로, 하늘의 또는 천상의라는 뜻이다. 소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 맑다고 붙은 이름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피아노처럼 생긴 건반 악기지만, 건반을 누르면 작은 망치가 현이 아니라 쇠막대를 때려 종처럼 반짝이는 소리가 난다.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의 사탕 요정의 춤으로 유명하고, 영화에서는 동심이나 꿈, 마법 같은 분위기를 낼 때 자주 쓴다. 오르골 뚜껑을 열었을 때 나는 맑은 소리를 떠올리면 가깝다.
현악 4중주
(말뜻) 4중주(四重奏)는 네(四) 겹으로 포개어(重) 연주한다(奏)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바이올린 둘, 비올라 하나, 첼로 하나가 함께 연주하는 편성이다. 오케스트라보다 작아서 소리가 가깝고 섬세하다. 영화에서는 사적이고 은밀한 장면에 자주 쓴다. 네 명이 한 모둠이 되어 각자 다른 역할을 맡되 결국 하나의 발표를 만들어 내는 모둠 과제와 비슷하다.
화면 속 음악(디제시스 음악)
(말뜻) 그리스어 diēgēsis는 이야기하기라는 뜻으로, 영화 이론에서는 이야기 속 세계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라디오, 극장 스크린, 거리의 악사처럼 등장인물도 함께 듣는 음악을 말한다. 관객에게만 들리는 배경 음악과 구별한다. 「시네마 천국」의 마을 극장에서 울리는 옛 영화의 소리가 이것이다. 게임에서 캐릭터가 라디오를 켜서 나오는 노래는 캐릭터도 듣는 화면 속 음악이고, 전투가 시작될 때 깔리는 배경 음악은 플레이어만 듣는 음악이다.
왈츠
(말뜻) 독일어 walzen, 곧 돌다, 굴리다에서 온 말로, 짝을 지어 빙글빙글 도는 춤에서 이름이 생겼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쿵짝짝 하고 세 박자로 흐르는 춤곡이다. 첫 박에 힘이 실리고 나머지 두 박이 가볍게 따라온다. 영화에서는 우아한 무도회뿐 아니라 「시네마 천국」의 토토의 주제처럼 아이의 들뜬 마음을 그릴 때도 쓴다. 그네를 탈 때 크게 한 번 밀고 두 번 흔들리는 리듬을 떠올리면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