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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Bamba

라 밤바 (1987)

열일곱 살 소년이 남긴 노래를 서른 해 뒤 한 동네 밴드가 원래 편곡에 거의 손대지 않고 다시 연주했고, 그 연주가 영화 전체를 이끈다.

한눈에 보기 🔭💭

1. 출발미국 1987 개봉루이스 발데스 연출유족이 고른 밴드2. 음악로스 로보스 재녹음산타나·굿맨 스코어동시대 스타 재현3. 도입농장의 소년되풀이되는 악몽이복형의 귀환4. 전환티후아나의 민요치유사의 부적스페인어 로큰롤5. 절정브루클린 무대겨울 순회공연수화기 너머 화해6. 유산핫 100 1위국립영화등기부국립녹음등기부밤바1987리치 밸런스의 짧은 생애를 로스 로보스가 다시…
이야기의 무대 🧭🗺️
N미국멕시코할리우드티후아나필라델피아브루클린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만든 사람들 ⏳🌊

  • 작곡가리치 밸런스

    「컴 온, 렛츠 고」와 「도나」를 쓰고 민요 「라 밤바」를 로큰롤로 편곡한, 이 영화 노래들의 원작자다.

  • 작곡가카를로스 산타나

    마일스 굿맨과 함께 노래 사이를 잇는 배경 음악을 써서 BMI 영화음악상을 받았다.

  • 감독루이스 발데스

    엘 테아트로 캄페시노를 세운 연극인으로, 각본과 연출을 함께 맡았다.

  • 제작테일러 핵퍼드

    빌 보든과 함께 영화를 제작했다.

  • 주연루 다이아몬드 필립스

    리치 밸런스를 연기했고, 로스 로보스의 녹음에 맞춰 노래 장면을 소화했다.

  • 주연이사이 모랄레스

    동생을 아끼면서도 엇갈리는 이복형 밥을 연기했다.

YouTube에서 7곡 이어 듣기 ↗

I. 열일곱 살의 노래

(작품) 「라 밤바」는 열일곱 살에 세상을 떠난 로큰롤 가수 리치 밸런스의 생애를 그린 전기 영화다. 각본과 연출은 루이스 발데스가 맡았다. 그는 농장 노동자 파업 현장에서 극단 엘 테아트로 캄페시노를 세웠고 영화 「주트 수트」를 만들었다. 멕시코계 미국인의 이야기를 미국 대중문화의 한가운데에 놓아 온 사람이다. 제작은 테일러 핵퍼드와 빌 보든이 맡았고 컬럼비아 픽처스가 배급했다. (원곡자) 이 영화 음악의 뿌리는 밸런스 자신이다. 본명은 리처드 발렌수엘라이고, 로스앤젤레스 북쪽 파코이마에서 태어났다. 열일곱 살에 델파이 레코드와 계약한 뒤 1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컴 온, 렛츠 고」, 「도나」, 「라 밤바」를 남겼다. 기타 한 대로 리듬과 선율을 함께 끌고 가는, 단순하고 힘 있는 곡들이었다. 그가 영화음악을 맡은 것은 아니다. 영화가 그의 노래를 따라 걸어간다. (유족) 노래를 다시 부를 사람은 유족이 골랐다. 밸런스의 유족이 직접 청해 이스트 로스앤젤레스 출신 밴드 로스 로보스가 새로 녹음을 했다. 밴드는 원곡의 편곡을 거의 그대로 따랐다. 영화는 밸런스의 옛 음반을 쓰지 않고, 이 새 녹음 위에 배우 루 다이아몬드 필립스의 연기를 얹었다. 노래 사이를 잇는 배경 음악(스코어)은 카를로스 산타나와 마일스 굿맨이 썼다. (계보) 이 시리즈의 「버드」는 일찍 세상을 떠난 음악가 찰리 파커의 삶을 그의 음악으로 따라갔다. 「라 밤바」는 같은 일을 1950년대 로큰롤의 한 소년에게 한다.

II. 농장의 기타

(악몽) 영화는 꿈으로 시작한다. 학교 운동장 위 하늘에서 비행기 두 대가 부딪치고 잔해가 쏟아진다. 이 장면은 실제 사고에서 왔다. 1957년 1월 파코이마의 한 중학교 운동장에 공중 충돌한 비행기가 떨어졌고, 밸런스는 그날 할아버지 장례식 때문에 학교에 없었다. 영화는 이 기억을 친구를 잃은 소년의 되풀이되는 악몽으로 바꾸고, 비행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 밑바닥에 깔아 둔다. (농장) 1957년 여름, 열여섯 살 리치는 캘리포니아 북부의 농장에서 가족과 함께 일한다. 일을 마친 뒤 그가 붙드는 것은 기타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로큰롤이다. 이때 음악은 아직 무대 위에 있지 않다. 한 소년의 손끝과 귀에 머물러 있다. (형) 그 여름 이복형 밥이 집으로 돌아온다. 영화 속 밥은 거칠고 불안정하다. 동생을 아끼면서도 동생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견디지 못한다. 형제의 엇갈림은 리치의 노래가 하나씩 뜰 때마다 조금씩 깊어진다. 이 영화를 끝까지 끌고 가는 또 하나의 줄기다. (이주) 어머니 코니는 가족을 데리고 남쪽 샌퍼낸도 밸리로 옮긴다. 이 이사가 리치를 새 학교와 첫 밴드로, 그리고 할리우드의 녹음실로 데려간다. 영화는 이렇게 소년의 세계를 농장에서 도시로 옮겨 놓는다.

III. 골드 스타의 녹음실

(밴드) 새 학교에서 리치는 같은 학교의 도나 러드윅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동네 밴드 실루엣츠에 들어간다. 무대라고 해야 동네 파티와 모임 자리가 전부지만, 그의 기타와 목소리는 금세 눈에 띈다. (발견) 델파이 레코드의 밥 킨이 그를 찾아낸다. 킨은 그의 이름을 리치 밸런스로 줄이고, 그를 할리우드의 골드 스타 스튜디오로 데려간다. 녹음실 유리창 너머에서 소년은 처음으로 자기 소리를 녹음된 소리로 듣는다. (녹음) 녹음실 장면에서는 「위 빌롱 투게더」와 「컴 온, 렛츠 고」가 나온다. 앞의 곡은 다른 사람이 쓴 느린 사랑 노래이고, 뒤의 곡은 그가 직접 쓴 짧고 빠른 로큰롤이다. 영화는 두 곡을 나란히 놓아 이 소년의 두 얼굴을 한꺼번에 보여 준다. 그는 다정한 발라드 가수이면서 몸을 들썩이게 하는 로커다. (도나) 도나의 아버지는 딸이 멕시코계 소년을 만나는 것을 막는다. 만날 수 없게 된 리치는 그 마음을 담아 「도나」를 쓴다. 이 노래는 그를 전국에 알린 히트곡이 되지만, 노래를 받은 사람과는 오히려 멀어진다. (목소리) 이 장면들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모두 로스 로보스의 것이다. 필립스는 직접 노래하지 않고 녹음에 맞춰 입과 손을 움직인다. 그래도 장면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밴드가 밸런스의 노래하는 버릇과 숨 쉬는 자리까지 충실히 따랐기 때문이다.

♪컴 온, 렛츠 고 (Come On, Let's Go!)실황 Los Lobos · 1987 Ritz

골드 스타 녹음실에서 소년이 처음으로 자기 곡을 녹음하는 장면에 흐른다. 리치의 로커다운 얼굴을 보여 주는 곡이다.

  • 2분이 채 안 되는 짧은 곡이다. 같은 짧은 외침을 계속 되풀이하는 후렴(훅) 하나로 끝까지 밀고 가는데, 이 단순함이 1950년대 십 대 로큰롤의 힘이었다.
  • 로스 로보스는 원곡의 빠르기와 기타 소리를 거의 바꾸지 않았다. 덕분에 영화 속 녹음 장면이 1958년의 녹음실처럼 들린다.
  • 드럼이 박자마다 고르게 몰아치고 기타가 그 위에서 짧게 끊어 치며 리듬을 만든다. 몸이 먼저 반응하도록 짜인 편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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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빌롱 투게더 (We Belong Together)노래 Los Lobos · 영화 장면 몽타주

같은 녹음실 장면에서 「컴 온, 렛츠 고」와 짝을 이루는 느린 사랑 노래다. 소년의 다정한 얼굴을 맡는다.

  • 원래 듀오 로버트 앤드 조니가 부른 곡을 밸런스가 다시 불렀다. 영화는 남의 노래를 자기 목소리로 소화하는 신인 가수의 모습으로 이 곡을 보여 준다.
  • 한 박을 셋으로 나누어 흔들리듯 흐르는 셋잇단 리듬(트리플렛) 위에 노래가 얹힌다. 1950년대 연인들이 천천히 춤추던 발라드의 전형적인 걸음이다.
  • 빠른 「컴 온, 렛츠 고」 바로 곁에 놓여서, 이 소년이 어느 한쪽에 갇히지 않는 가수였다는 것을 대비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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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 (Donna)노래 Los Lobos

만날 수 없게 된 도나에게 바친 노래다. 그를 전국에 알렸지만 정작 노래를 받은 사람과는 멀어지게 한 곡이다.

  • 밸런스의 원곡은 빌보드 차트 2위까지 올라 그의 가장 큰 히트곡이 되었다. 영화에서도 이 곡이 그를 「아메리칸 밴드스탠드」로, 처음 타는 비행기로 데려간다.
  • 1950년대 사랑 노래에서 흔히 쓰던 네 화음의 순환(이른바 50년대 진행)이 곡 내내 되풀이된다. 같은 자리를 맴도는 화음이 닿지 못하는 마음을 닮았다.
  • 노랫말은 떠나간 연인의 이름을 부르며 그리움을 털어놓는 1인칭 고백이다. 꾸밈 없이 거듭 이름을 부르는 화법이 열일곱 살의 진심처럼 들린다.
  • 도나 역은 대니엘 폰 제넥이 맡았다. 그녀가 화면에 나오는 장면과 이 노래가 겹치면서 실제 이야기와 노래가 하나로 묶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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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티후아나의 밤

(국경) 리치는 형 밥과 함께 국경 너머 티후아나로 간다. 형이 데려간 밤의 유흥가에서 그는 무대 위 악단이 연주하는 곡에 붙들린다. 멕시코 동부 베라크루스의 민속 음악 손 하로초를 대표하는 곡 「라 밤바」다. 이 장면에서 악단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로스 로보스다. 영화의 노래를 맡은 밴드가 한 번 직접 화면에 나서는 대목이다. (뿌리) 이 장면에서 이야기의 방향이 바뀐다. 리치는 스페인어에 서툰 캘리포니아 소년이다. 그런 그가 베라크루스 사람들이 잔치에서 불러 온 오래된 춤곡을 듣고, 자기 집안의 소리를 처음으로 제대로 알아듣는다. 앞의 노래들이 미국 십 대의 언어였다면, 이 곡은 그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묻는다. (부적) 다음 날 형제는 어느 마을에서 치유사(쿠란데로)를 만난다. 치유사는 리치에게 비행의 두려움을 막아 줄 부적을 건넨다. 첫 장면의 악몽이 여기서 다시 고개를 든다. 이 부적은 이후 형제 사이에서 중요한 물건이 된다. (결심) 집에 돌아온 리치는 이 민요를 로큰롤로 녹음하겠다고 한다. 스페인어 노래가 미국 라디오에서 통할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던 때의 결정이다. 영화는 한 곡이 국경을 건너는 과정을 같은 선율의 반주가 바뀌는 일로 보여 준다. 악단이 여럿이 함께 퉁기던 리듬이 전기 기타 한 대의 리프로 바뀐다.

♪라 밤바 (La Bamba)실황 Los Lobos · 1989 Watsonville High School

티후아나의 밤에 처음 듣고, 브루클린의 무대에서 마침내 자기 노래로 부르는 곡이다. 영화 제목이자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 원래 베라크루스의 민속 음악 손 하로초의 곡이다. 세 개의 화음이 짧게 돌고 도는 틀 위에서 노래와 춤이 이어진다. 밸런스는 이 틀을 그대로 두고 전기 기타의 리프(짧게 되풀이되는 기타 악절)로 옷을 갈아입혔다.
  • 밸런스는 사촌에게 이 노래를 배웠고 스페인어 가사를 소리 나는 대로 외워 불렀다고 한다. 뿌리의 노래를 모국어처럼 익히지 못한 소년이 불렀다는 사실이 영화 속 티후아나 장면과 겹친다.
  • 로스 로보스판은 원곡의 편곡을 따르다가, 끝에 어쿠스틱 악기로 베라크루스 전통 방식의 짧은 맺음 악절(코다)을 덧붙였다. 로큰롤이 된 곡을 마지막에 고향의 소리로 되돌려 놓는 대목이다.
  • 로스 로보스판은 1987년 빌보드 핫 100 1위에 3주 동안 머물렀고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 후보에 올랐다. 필립스가 나오는 뮤직비디오는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영화 부문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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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브루클린의 무대

(비행) 「도나」가 인기를 얻자 필라델피아의 텔레비전 음악 프로그램 「아메리칸 밴드스탠드」가 그를 부른다. 리치는 두려움을 누르고 처음으로 비행기에 오른다. 부적을 쥔 손과 창밖을 피하는 눈만으로도 장면이 채워진다. 노래가 그를 무서워하던 하늘로 올려 보낸 셈이다. (집) 그는 번 돈으로 어머니에게 새 집을 사 준다. 농장에서 기타를 치던 소년이 집안의 기둥이 되는 순간이다. 영화는 이 장면을 길게 끌지 않는다. 성공이 가족에게 무엇이었는지 짧게 보여 주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파라마운트) 뉴욕 브루클린 파라마운트 극장에서 앨런 프리드가 여는 로큰롤 쇼에 선 리치는 「라 밤바」를 부른다. 티후아나의 밤에 처음 들은 곡이 이제 뉴욕 관객 앞에 선다. 영화는 이 시절 그가 오른 무대를 같은 시대의 스타들로 채운다. 브라이언 세처는 에디 코크런이 되어 「서머타임 블루스」를, 하워드 헌츠베리는 재키 윌슨이 되어 「론리 티어드롭스」를 부른다. 리치는 이제 그들과 같은 무대에 서는 동료다. (균열) 성탄절 귀향 잔치에서 형과 다툼이 벌어지고, 티후아나에서 받은 부적이 끊어진다. 무대 위의 환호와 집 안의 균열이 같은 대목 안에서 맞붙는다. 음악이 높이 올라갈수록 형제 사이의 골이 깊어지는 구도가 여기서 가장 뚜렷해진다.

♪서머타임 블루스 (Summertime Blues)무대 Brian Setzer · 1987 La Bamba Party

리치가 오른 1950년대 로큰롤 무대를 보여 주는 곡이다. 브라이언 세처가 에디 코크런으로 나와 부른다.

  • 노랫말은 여름에 일만 하고 놀지 못하는 십 대의 불평을 익살스럽게 늘어놓는다. 중간중간 낮은 목소리가 끼어들어 상사나 부모 같은 어른의 말투를 흉내 내며 주고받는 것이 이 곡의 재미다.
  • 세처는 1980년대 초 로커빌리(컨트리와 리듬앤드블루스가 섞인 초기 로큰롤)를 되살린 밴드 스트레이 캐츠의 기타리스트다. 원곡의 시대를 몸으로 아는 연주자를 고른 캐스팅이다.
  • 통기타를 세게 내리치는 반주와 갑자기 멈췄다가 다시 터지는 리듬이 무대의 활기를 단숨에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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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리 티어드롭스 (Lonely Teardrops)실황 Howard Huntsberry

하워드 헌츠베리가 재키 윌슨으로 나와 부른다. 리치가 이제 당대 스타들과 같은 무대에 서 있음을 보여 주는 곡이다.

  • 재키 윌슨이 1958년에 크게 히트시킨 곡이다. 작곡자 가운데 한 사람이 훗날 모타운 레코드를 세우는 베리 고디다.
  • 노랫말은 떠난 연인에게 돌아와 달라고 애원하는 내용이다. 교회 성가에서 온 듯한 뜨거운 창법으로 한 음절을 여러 음으로 굴려 부르는 멜리스마가 곳곳에 나온다.
  • 헌츠베리의 녹음은 사운드트랙에서 가장 긴 곡이다. 원곡 가수의 무대 위 에너지를 재현하는 데 공을 들인 연주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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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겨울 무도회

(순회) 리치는 버디 홀리, 빅 보퍼와 함께 미국 중서부를 도는 겨울 순회공연 '윈터 댄스 파티'에 합류한다. 혹한 속에서 버스가 거듭 고장 나고 공연단은 지쳐 간다. 화려한 무대 뒤로 추위와 피로가 화면을 채운다. (클리어 레이크) 아이오와 주 클리어 레이크의 무대에서 마셜 크렌쇼가 연기하는 버디 홀리가 「크라잉, 웨이팅, 호핑」을 부른다. 울고 기다리고 바란다는 제목처럼, 이 곡은 무언가를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한다. 경쾌한 반주에 실려 이 밤의 공기를 들뜨게 하면서도 어딘가 서늘하게 만든다. (화해) 공연을 앞두고 리치는 형에게 전화를 건다. 형제는 서로에게 쌓인 말을 내려놓고, 리치는 형에게 다음 공연에 함께 가자고 한다. 영화가 오래 미뤄 온 형제의 화해가 수화기 너머에서 이루어진다. (선택) 다음 공연지로 서둘러 가기 위해 몇몇이 작은 비행기를 빌린다. 그다음 일은 극장에서 직접 볼 몫으로 남긴다. 다만 이 영화에서 음악은 처음부터 무대와 함께 있었고, 비행에 대한 두려움은 첫 장면부터 깔려 있었다. 그 두 줄기를 떠올리며 보면, 흥겨운 무대의 소리가 물러나는 순간이 무엇을 뜻하는지 관객은 말없이 알아차리게 된다.

♪크라잉, 웨이팅, 호핑 (Crying, Waiting, Hoping)노래 Marshall Crenshaw

클리어 레이크 무대에서 마셜 크렌쇼가 연기하는 버디 홀리가 부른다. 영화의 마지막 큰 공연 장면을 채운다.

  • 버디 홀리가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뉴욕의 아파트에서 녹음해 둔 곡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 사연을 아는 관객에게 이 무대는 남다르게 들린다.
  • 제목처럼 노랫말은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울며 기다리고 바라는 마음이다. 경쾌한 리듬에 서글픈 내용을 실어, 듣는 사람이 기쁨과 슬픔을 한꺼번에 느끼게 한다.
  • 코러스가 주선율의 말끝을 받아 메아리처럼 되풀이하는 주고받기(콜 앤드 리스폰스)가 곡을 이끈다. 기다림이 계속 이어진다는 느낌을 소리로 만든다.
  • 크렌쇼는 버디 홀리 전통을 잇는 싱어송라이터로 평가받는다. 흉내에 그치지 않고 자기 목소리로 부르면서도 홀리의 담백한 창법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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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 다리 위의 이름

(다리) 마지막 장면에서 밥은 홀로 다리를 건넌다. 형제가 함께 보낸 날들이 그의 머릿속을 겹쳐 지나간다. 영화는 이야기를 노래하는 동생이 아니라 곁에 남은 형의 자리에서 끝낸다. 형제의 이야기로 시작한 영화다운 마무리다. (차트) 영화가 끝난 뒤에도 노래는 남았다. 1987년 여름 로스 로보스의 「라 밤바」는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라 3주를 머물렀고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1위를 했다. 약 서른 해 전 밸런스의 원곡은 「도나」의 B면(싱글 음반의 뒷면)에 실려 22위에 그쳤다. 사운드트랙 음반도 빌보드 200 1위에 올라 미국에서 더블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보존) 영화는 2017년 미국 의회도서관 국립영화등기부에 올랐고, 밸런스의 원곡 「라 밤바」는 2018년 국립녹음등기부에 올랐다. 한 소년이 남긴 노래와 그를 그린 영화가 나란히 미국 문화의 기록으로 보존되었다. (귀향) 로스 로보스는 이 큰 성공 뒤 멕시코 전통 노래를 어쿠스틱 악기로 연주한 음반 「라 피스톨라 이 엘 코라손」을 냈다. 이 음반은 차트에서는 조용했지만 그래미상을 받았다. 남의 노래로 정상에 오른 밴드가 이어서 자기 뿌리의 노래를 연주한 것이다.

덜 알려진 이야기

(발음) 밸런스는 「라 밤바」를 사촌 디키 코타에게 배웠고, 스페인어 가사는 소리 나는 대로 외워 불렀다고 전한다. 이 곡은 가장 유명한 스페인어 로큰롤로 꼽히지만, 정작 그 언어를 편하게 쓰지 못한 캘리포니아 소년이 불렀다. 멕시코계 스타라는 상징이 커지면서 이 사실은 오히려 덜 이야기되었다. (연주자) 1958년 원곡 녹음에는 로스앤젤레스의 최정상 스튜디오 연주자들이 참여했다. 드럼과 리듬 막대(클라베스)는 얼 파머, 어쿠스틱 리듬 기타는 캐럴 케이, 바리톤 기타는 르네 홀, 피아노는 어니 프리먼이 맡았다. 당시 싱글 음반에는 연주자 이름을 적지 않았으므로, 이들의 이름은 훗날 연구자들이 녹음 기록을 정리하면서 알려졌다. (B면) 오늘날 밸런스를 대표하는 곡은 「라 밤바」이지만, 처음 나왔을 때 이 곡은 「도나」의 뒷면이었다. 「도나」가 2위에 오르는 동안 「라 밤바」는 22위에 머물렀다. 지금의 명성은 1987년 영화와 로스 로보스의 1위 기록이 거꾸로 만들어 준 셈이다. (어머니) 밸런스의 실제 어머니 콘셉시온 발렌수엘라가 영화에 짧게 나온다. 로스 로보스에게 노래를 맡긴 것도 유족의 뜻이었다. 이 영화는 가족이 직접 고른 목소리로 아들의 노래를 되살린 작업이기도 했다.

용어 노트 📚🔎

스코어(영화 배경 음악)

(말뜻) 스코어(score)는 원래 막대에 새긴 눈금이나 기록을 뜻했다. 음악에서는 여러 악기의 악보를 한데 모은 총보를 가리키게 되었고, 영화에서는 그 영화를 위해 새로 쓴 음악 전체를 이르는 말이 되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등장인물이 부르거나 화면 속 악단이 연주하는 노래와 달리, 스코어는 장면 뒤에서 분위기와 감정을 받쳐 주는 음악이다. 「라 밤바」에서는 노래를 로스 로보스가, 스코어를 카를로스 산타나와 마일스 굿맨이 맡았다. 게임에서 캐릭터가 부르는 노래가 노래라면, 던전에 들어설 때 깔리는 긴장감 있는 음악이 스코어다. (다른 데서는) 운동 경기에서 스코어는 점수를 뜻한다.

커버(다시 부르기)

(말뜻) 영어 cover는 덮는다는 뜻이다. 다른 가수의 곡을 자기 연주로 덮어 새로 내놓는다는 데서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이미 발표된 곡을 다른 가수나 밴드가 다시 녹음하는 것을 말한다. 「라 밤바」 사운드트랙의 노래는 거의 모두 커버다. 로스 로보스는 밸런스의 곡을, 브라이언 세처와 마셜 크렌쇼는 에디 코크런과 버디 홀리의 곡을 다시 불렀다. 장기자랑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내 목소리로 부르는 것도 작은 커버다. (다른 데서는) 책의 표지나 잡지의 겉장도 커버라고 한다.

손 하로초

(말뜻) 손(son)은 스페인어로 소리라는 뜻이고, 멕시코와 카리브해 지역에서는 노래와 춤이 함께하는 민속 음악의 한 갈래를 가리킨다. 하로초(jarocho)는 멕시코 베라크루스 지방 사람이나 그곳의 것을 이르는 말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베라크루스의 민속 음악으로, 스페인과 원주민과 아프리카계 음악이 섞여 생겼다. 작은 기타처럼 생긴 하라나, 선율을 맡는 레킨토, 하프가 함께 연주한다. 짧은 화음 순환을 되풀이하며 잔치에서 춤과 함께 길게 이어진다. 「라 밤바」가 이 음악의 대표곡이다. 반 친구들이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는 동안 한 명씩 돌아가며 한 줄씩 지어 부르는 놀이와 비슷하다.

리프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곡 전체에서 계속 되풀이되는 짧은 악절로, 주로 기타나 베이스가 연주한다. 한 번 들으면 귀에 붙어서 곡의 얼굴 노릇을 한다. 밸런스는 민요 「라 밤바」의 화음 순환을 전기 기타 리프로 바꿔 로큰롤로 만들었다. 운동회 응원에서 빠밤 빠밤 하고 되풀이하는 짧은 북소리가 응원을 하나로 묶어 주듯, 리프가 곡을 하나로 묶는다.

코다(맺음 악절)

(말뜻) 코다(coda)는 이탈리아어로 꼬리라는 뜻이다. 곡의 몸통이 끝난 뒤에 붙는 꼬리 부분이라는 말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곡의 본 내용을 마친 뒤 마무리를 위해 덧붙이는 부분이다. 로스 로보스의 「라 밤바」는 원곡을 따라 연주하다가, 끝에 어쿠스틱 악기로 베라크루스 전통 방식의 코다를 붙여 곡을 고향의 소리로 돌려보낸다. 편지를 다 쓴 뒤 덧붙이는 추신(P.S.)처럼,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을 한마디 더 얹는 자리다.

B면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예전의 싱글 레코드판은 앞뒤 양면에 한 곡씩 실렸다. 음반사가 밀어 주는 곡을 앞면(A면)에, 덜 기대하는 곡을 뒷면(B면)에 넣었다. 밸런스의 「라 밤바」는 처음에 「도나」의 B면이었다. 그런데도 뒤에 실린 곡이 더 오래 기억되었다. 학예회에서 주인공이 아닌 조연이 오히려 오래 기억되는 일과 비슷하다.

멜리스마

(말뜻) 그리스어 멜리스마(melisma)는 노래 또는 가락이라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가사의 한 음절을 여러 음으로 굴리며 길게 늘여 부르는 창법이다. 교회 성가와 가스펠에서 많이 쓰고, 「론리 티어드롭스」 같은 리듬앤드블루스 곡에서 감정을 끌어올릴 때 자주 나온다. 생일 축하 노래의 마지막 한 글자를 여러 음으로 꺾어 부르며 멋을 내는 것이 바로 멜리스마다.

로커빌리

(말뜻) 로큰롤의 록(rock)과 미국 남부 시골 음악을 낮춰 부르던 힐빌리(hillbilly)를 합친 말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1950년대 미국 남부에서 컨트리 음악과 흑인 리듬앤드블루스가 만나 생긴 초기 로큰롤이다. 손가락으로 줄을 튕기는 콘트라베이스와 날카로운 전기 기타, 통통 튀는 리듬이 특징이다. 「서머타임 블루스」를 부른 브라이언 세처의 밴드 스트레이 캐츠가 1980년대에 이 음악을 되살렸다. 할머니 댁 옛 노래에 요즘 박자를 입혀 부르면 새 노래처럼 들리는 것과 비슷하게, 시골 음악에 도시의 리듬을 입힌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