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o
같은 선율이 자장가로도, 무대의 노래로도, 가족의 화음으로도 들릴 수 있다는 것을 이 악보는 증명한다.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만든 사람들 ⏳🌊
- 작곡가마이클 지아키노
업, 라따뚜이에 이어 픽사와 다시 호흡을 맞춰 코코의 배경음악을 맡았다.
- 작사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로버트 로페즈
프로즌의 노래를 쓴 부부로, 코코의 대표곡 리멤버 미를 비롯한 여러 노래를 썼다.
- 작곡가제르멘 프랑코
언 포코 로코를 비롯한 여러 노래의 곡을 썼다.
- 각본에이드리언 몰리나
공동감독이자 각본가로, 노래 작사에도 참여해 멕시코 문화 고증을 이끌었다.
- 감독리 언크리치
죽은 자의 날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몇 해에 걸쳐 준비하고 연출했다.
- 주연앤서니 곤잘레스
미겔의 목소리와 노래를 모두 맡은 배우로, 촬영 당시 소년이었다.
I. 코코와 지아키노
(제안) 리 언크리치 감독은 멕시코의 명절 디아 데 로스 무에르토스(죽은 자의 날)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몇 해에 걸쳐 구상했고, 스코어(배경음악)를 마이클 지아키노에게 맡겼다. (지아키노) 그는 이미 「업」과 「라따뚜이」에서 픽사와 손발을 맞춘 사람으로, 관현악을 다루는 솜씨와 따뜻하면서도 장난기 있는 어법으로 알려져 있다. (역할분담) 노래는 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로버트 로페즈 부부와 제르멘 프랑코, 에이드리언 몰리나가 나누어 맡았고, 지아키노는 장면과 장면을 잇는 배경음악에 집중했다. (조사) 제작진은 오악사카와 과나후아토, 멕시코시티를 여러 차례 오가며 명절의 풍경과 음악을 직접 보고 들었다. 그 결과는 마리아치 편성을 뼈대로 삼은 악단 소리로 스코어 전체에 배어들었다. (균형) 지아키노는 노래마다 등장하는 주제 선율을 스코어 안에서 다시 가져와 변형함으로써, 노래와 배경음악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게 했다.
II. 금지된 음악
(마을) 멕시코의 작은 마을에 사는 소년 미겔은 신발을 만드는 집안에서 자랐다. 몇 대 전 조상이 음악을 좇아 가족을 버리고 떠난 뒤로, 이 집안에서는 음악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금기가 되었다. (재능) 미겔은 몰래 기타를 치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 델라크루즈를 우상으로 삼는다. 그의 방에는 숨겨둔 우상의 사진과 오래된 음반이 가득하다. (선율) 이 장면들에서 스코어는 미겔의 마음속 동경을 짧고 들뜬 현악 선율로 그린다. 이 선율은 뒤에서 여러 번 모습을 바꾸어 돌아오는 미겔의 주제가 된다. (대비) 동시에 가문의 금기를 나타내는 무겁고 단호한 저음의 화음이 번갈아 등장해, 소년의 열망과 집안의 금지 사이에 놓인 긴장을 소리로 미리 보여준다.
미겔이 숨어서 갈고닦은 재능을 마음껏 펼치는 장면에 붙는 곡으로, 금기를 어기고 싶은 소년의 들뜸을 그대로 담았다.
- 도입부의 통통 튀는 기타 리듬은 미겔이 몰래 연습해 온 흥을 그대로 드러낸다.
- 노래 중간 갑작스레 조가 바뀌는 대목은 인물의 마음이 순간 다른 방향으로 튀는 것을 소리로 그린 것처럼 들린다.
- 이 곡은 개봉 이후 라이브 공연에서 자주 연주되며 코코의 대표곡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III. 저승으로 넘어가는 밤
(축제) 죽은 자의 날 밤, 미겔은 집안의 반대를 뒤로하고 마을 광장의 노래 경연에 나가려 한다. 이 대목에서 마리아치 스타일의 신나는 곡이 축제의 들뜬 공기를 채운다. (충돌) 할머니와의 다툼 끝에 미겔은 델라크루즈의 묘당에서 기타를 몰래 가져와 치고, 그 순간 죽은 자의 물건을 훔친 저주를 받아 죽은 자의 땅으로 넘어간다. (풍경) 죽은 자의 땅은 색색의 빛으로 겹겹이 쌓인 도시로 그려지고, 스코어는 이곳을 신비롭고 장엄하게, 그러나 무섭지 않게 들리도록 타악기와 목관을 겹겹이 쌓아 울린다. (만남) 이곳에서 미겔은 낯설고 허름한 차림의 헥터라는 해골을 만나고, 둘은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기로 하며 우상 델라크루즈를 찾아 나선다.
미겔이 다락 은신처에서 델라크루즈의 옛 영화를 틀어 놓고 기타로 따라 부르는 곡으로, 우상을 향한 소년의 동경을 신나는 노래에 담았다.
- 화면 속 델라크루즈의 노래에 미겔의 목소리와 기타가 겹쳐, 우상을 따라 부르는 소년의 마음을 들려준다.
IV. 헥터와의 동행
(동행) 미겔과 헥터는 죽은 자의 땅 곳곳을 함께 다니며 뜻밖의 우정을 쌓는다. (그늘) 그러나 헥터에게는 말하지 못한 사연이 있고, 그의 이름이 이승에서 잊혀 가고 있다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이 장면의 스코어는 화려한 축제 음향을 걷어내고 홑겹의 기타 선율만 남긴다. (단서) 미겔은 델라크루즈에 얽힌 오래된 물건과 사진을 마주하며 자신이 알던 이야기와 다른 무언가가 있음을 눈치채기 시작한다. (변주) 이 대목에서 미겔의 주제 선율은 이제까지와 달리 단조로 기울어 흐르며, 동경이 흔들리고 있음을 은근히 알려준다.
V. 무대 위, 뒤바뀌는 진실
(무대) 델라크루즈의 화려한 극장 공연 장면에서 스코어와 노래는 정점에 이른다. 큰 오케스트라와 합창, 폭죽 같은 타악기가 어우러져 우상의 화려함을 한껏 부풀린다. (균열) 그러나 그 화려함 뒤에서 미겔은 결정적인 장면과 마주하고, 지금까지 믿어온 것이 흔들리는 순간을 맞는다. 이 대목은 직접 밝히지 않는 편이 낫다. (대비) 관객을 향한 우렁찬 노래와, 그 이면에서 조용히 흐르는 낮은 현악 음형이 동시에 놓여, 무대 위와 무대 뒤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음악만으로 느끼게 한다. (선택) 미겔은 이 순간 이후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되찾을지 스스로 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델라크루즈의 극장 공연 장면에서 웅장하게 불리는 버전으로, 극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선율이 처음으로 크게 드러난다.
-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총동원되는 이 버전은 화려함 자체가 이야기의 한 겹임을 들려준다.
- 같은 선율이 이후 전혀 다른 편성과 정서로 다시 등장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들으면, 첫 등장의 화려함이 새롭게 다가온다.
- 이 곡은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받았고, 영화 음악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사례로 남았다.
VI. 기억과 귀환
(귀환) 이승으로 돌아온 미겔은 가족 앞에서 그동안 숨겨온 진실과 자신이 배운 것을 풀어놓는다. 이 장면에서 미겔의 주제 선율은 처음의 들뜬 장조로 돌아오되, 더 단단하고 차분한 편곡으로 다시 울린다. (자장가) 특히 이 대목에서 다시 불리는 조용한 노래 한 곡은 한 사람을 기억하는 일이 무엇을 뜻하는지 가족 모두에게, 그리고 관객에게 나직이 건넨다. (합류) 마지막 장면에서 가문은 다시 음악을 받아들이고, 앞서 갈라섰던 두 선율 — 가족의 화음과 미겔의 주제 — 이 하나로 겹쳐진다. (잔향) 엔딩 크레디트까지 이어지는 스코어는 화려한 축제 리듬으로 돌아가면서도, 그 아래 조용한 주제 선율을 한 번 더 지나가게 해 여운을 남긴다.
이야기의 끝자락, 가족 앞에서 다시 불리는 이 버전은 앞서 무대에서 들었던 것과 같은 선율이 얼마나 다른 뜻을 품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 오케스트라와 합창 대신 목소리와 기타 한 대만 남은 편성은 이 노래의 원래 자리가 무대가 아니었음을 암시하는 것처럼 들린다.
- 장조와 단조를 오가는 화음 진행은 그리움과 다정함이 동시에 담긴 정서를 만든다.
- 이 리프라이즈는 개봉 당시 관객과 평단 양쪽에서 영화의 감정적 정점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대목이다.
엔딩에서 다시 흐르는 이 버전은 가족과 축제, 그리고 미겔의 주제가 한데 겹쳐지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 여러 인물의 주제 선율이 동시에 겹쳐 연주되는 대목은 지금까지 따로 흐르던 이야기의 갈래들이 하나로 모였음을 음악적으로 보여준다.
- 마리아치 편성과 관현악이 함께 어우러지는 마지막 클라이맥스는 영화 전체의 음향적 정체성을 요약해 들려준다.
덜 알려진 이야기
제작 초반, 디즈니는 「Dia de los Muertos」라는 표현을 상표로 등록하려다 멕시코계 미국인 사회와 예술가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신청을 철회했다. 이 일이 있은 뒤 제작진은 만화가 로 알카라스를 비롯한 문화 자문단을 새롭게 꾸려 각본과 미술, 음악 전반을 다시 점검했다고 알려져 있다. 스코어 녹음 과정에서 제작진은 신시사이저로 마리아치 음향을 흉내 내는 대신, 기타론과 비웰라 같은 전통 악기를 실제로 다룰 줄 아는 멕시코시티의 연주자들을 불러 녹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완성된 스코어에 널리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실제 연주가 섞여 있다는 뜻이다. 주제곡 「리멤버 미」는 하나의 선율을 신나는 무대곡, 조용한 자장가, 가족의 화음으로 각각 편곡해 쓰겠다는 설계 아래 여러 차례 다시 쓰였다. 같은 멜로디로 서로 다른 장면의 정서를 모두 감당하게 한다는 이 접근은 작곡 과정에서부터 세워둔 전략이었다. 화가 프리다 칼로는 죽은 자의 땅에서 자기 공연을 리허설하는 장면에 짧게 등장한다. 전체 흐름에서 두드러지지 않아 눈여겨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대목이다.
용어 노트 📚🔎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
(말뜻) 독일어 라이트모티프(Leitmotiv)는 이끄는(Leit) 동기(Motiv)라는 뜻이다. 오페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가 인물이나 사물마다 짧은 선율을 붙여 이야기를 이끌게 한 데서 이 말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특정 인물이나 감정에 짧은 선율 하나를 정해 붙이고, 그 인물이 등장하거나 마음이 움직일 때마다 그 선율을 조금씩 바꿔 다시 들려주는 기법이다. 마치 친구를 부를 때 늘 같은 별명을 쓰는 것과 비슷하다 — 별명만 들어도 누구를 말하는지 알 수 있듯, 그 선율만 들어도 누구의 이야기인지 짐작하게 된다.
스코어(배경음악)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노래처럼 가사가 있는 곡과 달리, 화면 뒤에서 흐르며 장면의 분위기와 인물의 감정을 소리로 그리는 관현악 음악을 말한다. 체육 시간에 응원가가 배경으로 깔리는 것처럼, 화면 위 대사가 없어도 음악만으로 지금이 슬픈 순간인지 신나는 순간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마리아치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멕시코를 대표하는 악단 편성으로, 바이올린과 트럼펫, 기타론(커다란 저음 기타), 비웰라(작은 기타) 등이 함께 어우러져 흥겹고 힘찬 소리를 낸다. 코코의 음악은 이 편성을 바탕으로 관현악을 더해 멕시코 특유의 색을 냈다.
편곡(어레인지먼트)
(말뜻) 편곡(編曲)은 곡(曲)을 다시 엮는다(編)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같은 멜로디라도 어떤 악기로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반 친구들과 함께 부르던 동요를 기타 하나로 조용히 연주하면 전혀 다른 곡처럼 들리는 것과 같다. 코코에서는 하나의 주제 선율이 신나는 축제 버전과 조용한 자장가 버전으로 여러 번 편곡되어 나타난다.
조성(장조와 단조)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같은 음들을 밝게 쌓으면 장조(밝은 느낌), 어둡게 쌓으면 단조(어두운 느낌)가 된다. 같은 멜로디를 장조에서 단조로 슬쩍 바꾸기만 해도 즐거웠던 노래가 순식간에 쓸쓸한 노래로 들린다.
리프라이즈
(말뜻) 프랑스어 reprise는 다시 잡다, 되풀이하다라는 뜻에서 왔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앞에서 나온 노래를 극 후반에 다시 불러, 상황이나 인물의 마음이 그때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주는 기법이다. 같은 노래라도 처음 불렀을 때와 마지막에 다시 불렀을 때 뜻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