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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s

캣츠 (1981)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음악은 시마다 다른 옷을 입는다. 엘리엇의 고양이 시 한 편 한 편에 다른 장르를 붙였고, 그 사이를 기억의 선율 하나가 꿰고 지나간다.

한눈에 보기 🔭💭

1. 출발영국 1981 초연엘리엇의 고양이 시시드먼턴 시연2. 사람들트레버 넌 연출질리언 린 안무매킨토시 제작3. 형식노래로만 진행고양이마다 장르춤의 뮤지컬4. 중심곡메모리그리자벨라의 선율푸치니 풍 원곡5. 절정올드 듀터로노미하나의 선택헤비사이드 레이어6. 유산런던 21년 공연토니상 작품상1998 영상판캣츠1981엘리엇의 고양이 시에 곡을 붙여, 노래와 춤만…
이야기의 무대 🧭🗺️
N영국런던그레이브젠드글래스고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만든 사람들 ⏳🌊

  • 작곡가앤드루 로이드 웨버

    엘리엇의 고양이 시에 곡을 붙여 「캣츠」를 완성했다.

  • 작사T. S. 엘리엇

    원작 시집의 시인으로, 넘버 대부분의 가사가 그의 시에서 나왔다.

  • 감독트레버 넌

    초연을 연출했고, 엘리엇의 시를 엮어 「메모리」의 노랫말을 썼다.

  • 제작캐머런 매킨토시

    어렵게 제작비를 모아 런던 초연을 성사시켰다.

  • 주연일레인 페이지

    런던 초연의 그리자벨라로 「메모리」를 처음 무대에서 불렀다.

  • 주연베티 버클리

    브로드웨이 초연의 그리자벨라로 토니상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YouTube에서 8곡 이어 듣기 ↗

I. 고양이 시에서 무대로

(원작) 「캣츠」는 T. S. 엘리엇이 1939년에 낸 가벼운 시집 『주머니쥐 할아버지의 고양이 지침서(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에서 나왔다. 대자녀들에게 들려주려고 쓴 고양이 시들로, 이 뮤지컬 가사의 대부분이 이 시집에서 왔다. 줄거리가 있는 희곡이 아니라 고양이 한 마리씩을 그린 인물 시 모음이었다.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이때 이미 팀 라이스와 함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에비타」를 만든 작곡가였다. 「캣츠」는 라이스와 헤어진 뒤 만든 대형 작품이었고, 작사가가 쓴 새 가사 대신 이미 있는 시에 곡을 붙였다는 점에서 그에게도 낯선 작업이었다. 그는 처음에 이 시들을 무대극이 아니라 연가곡으로 구상했다. (시드먼턴) 1980년, 그는 자신이 해마다 여는 시드먼턴 페스티벌에서 이 곡들을 처음 선보였다. 그 자리에 엘리엇의 미망인이자 유산 관리인인 발레리 엘리엇이 왔고, 시집에 실리지 않은 고양이 시 원고를 가져왔다. 그 가운데 한 편이 한 편의 뮤지컬로 키울 실마리가 되었다. (제작진)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는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의 트레버 넌을 연출가로, 질리언 린을 안무가로 불렀다. 45만 파운드를 모으는 데 애를 먹었지만, 공연은 1981년 5월 11일 런던 뉴 런던 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매킨토시와 넌은 훗날 이 시리즈에서 다룬 「레미제라블」에서 다시 손을 잡았고, 매킨토시는 「미스 사이공」과 로이드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도 제작했다.

II. 젤리클 고양이들

(어둠) 막이 오르면 객석 앞에 거대한 쓰레기장이 있다. 실제보다 크게 만든 폐품 더미 사이로 고양이 눈빛이 번득이고, 배우들이 객석 통로로도 들고 난다. 처음부터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흐리는 연출이었다. (선언) 첫 넘버 「젤리클 고양이를 위한 젤리클 노래」에서 고양이들은 자기들이 어떤 종족인지 소개한다. 짧게 끊기는 구절을 여럿이 주고받다가 한목소리로 모인다. 대사가 거의 없이 노래로만 이어가는 형식이 이 첫 곡에서 정해진다. (이름) 이어지는 「고양이 이름 짓기」는 고양이에게는 이름이 셋 있다는 엘리엇의 시를 거의 읊조리듯 옮긴다. 노래라기보다 낭송에 가까운 대목으로, 음악이 한 걸음 물러나 시의 말맛을 앞세운다. 엘리엇의 원문을 지키려는 제작진의 태도가 여기서 가장 잘 드러난다. (목적) 오늘 밤은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젤리클 무도회의 밤이다. 우두머리 올드 듀터로노미가 오면 고양이 하나를 골라 새 삶을 얻게 한다. 그 뒤로 이어지는 넘버들은 후보로 나서는 고양이들이 차례로 자기를 소개하는 자리다. 줄거리는 이 한 줄이 전부다. (소개) 먼저 늙은 검비 고양이 제니애니닷츠가 낮잠만 자는 척하며 밤에는 쥐와 바퀴벌레를 가르친다는 노래로 경쾌하게 판을 연다. 곧이어 럼 텀 터거가 엉덩이를 흔드는 록으로 무대를 휘젓는다. 고양이마다 장르가 다르다는 이 작품의 원리가 처음 몇 곡 만에 귀에 들어온다.

♪젤리클 고양이를 위한 젤리클 노래 (Prologue: Jellicle Songs for Jellicle Cats)1981영화 장면 — Cats (1998)

쓰레기장에 모여든 고양이들이 자기 종족을 소개하는 첫 장면이다. 이 곡에서 노래로만 이어가는 작품의 형식이 정해진다.

  • 짧게 끊기는 구절을 여러 고양이가 한 마디씩 주고받다가 한목소리로 모인다. 흩어져 있던 무리가 하나의 공동체로 묶이는 과정을 소리로 들려준다.
  • 박자가 고르지 않고 자꾸 걸려 넘어지듯 바뀐다. 고양이의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을 리듬으로 옮긴 것처럼 들린다.
  • 신시사이저와 전자 악기가 관현악 위에 겹쳐 있다. 1980년대 초의 팝 사운드를 극장 음악에 들인 로이드 웨버의 선택이 잘 드러난다.
  • 배우들이 객석 통로에서 나타나는 연출과 함께 들으면 이 곡이 관객을 고양이 세계로 끌어들이는 문 노릇을 한다는 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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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 텀 터거 (The Rum Tum Tugger)1981뮤지컬 무대 — 캣츠 (Cats)

늘 반대로만 구는 변덕쟁이 고양이를 록 스타로 그린 넘버다. 고양이마다 다른 장르를 입히는 작품의 원리가 가장 선명하게 보인다.

  • 전기기타와 드럼이 앞에 나서는 록 사운드다. 1970년대 록 스타의 무대 매너를 그대로 고양이에게 씌웠다.
  • 런던 초연에서는 폴 니컬러스가 이 배역을 맡아 록 가수의 허세와 장난기를 함께 보여 주었다.
  • 2014년 런던 재공연에서는 터거가 브레이크댄스를 추는 거리의 고양이로 바뀌고 노래도 랩이 되었다. 2016년 브로드웨이 재공연에서는 원래 버전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대에 따라 가장 많이 손질된 넘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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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무도회와 그림자

(그리자벨라) 흥겨운 소개가 이어지는 사이, 낡은 털옷을 걸친 고양이 하나가 들어오면 모두가 등을 돌린다. 한때 화려했던 글래머 고양이 그리자벨라다. 그녀를 다룬 짧은 넘버는 비웃는 투로 쓰였다. 이 고양이는 엘리엇이 시집에 넣지 않았던 원고에서 왔다. (조각) 그리자벨라가 무대에 나올 때마다 나중에 「메모리」가 될 선율이 짧게 비친다. 아직 노래가 다 펼쳐지지 않은 채 몇 마디만 들렸다 끊긴다. 관객은 그 조각을 무심코 듣고 지나가지만, 음악은 이 밤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처음부터 표시해 두고 있다. (풍자) 뚱뚱한 신사 고양이 버스토퍼 존스는 런던 신사 클럽의 거드름을 흉내 내고, 좀도둑 남매 멍고제리와 럼플티저는 재빠른 이중창으로 사고를 친다. 이어 올드 듀터로노미가 등장하면 음악은 찬송가처럼 느리고 엄숙해진다. 고양이 사회의 위계가 음악의 무게로 드러난다. (무도회) 1막의 정점 「젤리클 무도회」는 거의 춤으로만 이루어진 긴 대목이다. 질리언 린의 안무가 발레와 재즈 댄스를 오가고, 음악은 같은 동기를 박자와 악기를 바꿔 가며 이어 붙인다. 이 뮤지컬을 춤의 작품이라고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전주) 무도회가 끝나고 그리자벨라가 다시 나온다. 그녀는 「메모리」의 앞부분만 부르다 멈추고, 1막은 그 미완의 선율 위에서 닫힌다. 음악이 답을 2막으로 미루어 둔 것이다.

♪젤리클 무도회 (The Jellicle Ball)1981뮤지컬 무대 — Cats (1999 영상판)

1막의 정점으로, 노래보다 춤이 중심인 긴 무용 대목이다. 질리언 린의 안무와 음악이 가장 단단하게 맞물리는 자리다.

  • 몇 개의 짧은 선율 토막을 박자와 악기를 바꿔 가며 이어 붙인다. 같은 재료가 계속 모양을 바꾸니 긴 춤 대목이 지루하지 않다.
  • 음악이 갑자기 멈췄다 다시 터지는 대목에서 무용수들이 동작을 맞춘다. 음악이 춤의 호흡에 맞춰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원 런던 캐스트 음반에는 이처럼 긴 무용 대목이 녹음 사정상 일부 잘려 실렸다. 무대에서 듣는 무도회는 음반보다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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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지난날의 무대

(행복) 2막은 올드 듀터로노미가 행복의 순간을 되새기는 짧은 노래로 연다. 엘리엇의 다른 시에서 가져온 구절이라 고양이 이야기라기보다 명상에 가깝다. 이 노래로 2막의 주제가 시간과 기억이라는 것이 정해진다. (거스) 극장 고양이 거스는 늙고 손이 떨린다. 한때 무대를 주름잡던 시절을 떠올리는 그의 노래는 느리고 다정하다. 오래 무대에 선 배우를 연출가와 관객이 함께 존중하는 마음이 담겨 있고, 그리자벨라와 나란히 놓고 보면 늙음을 다루는 두 가지 방식이 된다. (회상) 거스의 기억은 곧 극 중 극으로 번진다. 템스강의 해적 고양이 그롤타이거의 마지막 싸움이다. 런던 초연판에서는 이 장면의 이중창에 엘리엇이 발표하지 않은 시를 썼고, 브로드웨이판은 이를 이탈리아 오페라를 흉내 낸 아리아로 바꿨다. 로이드 웨버가 푸치니 풍의 선율을 일부러 과장해 쓴 대목이다. (기차) 분위기는 철도 고양이 스킴블섕크스에서 다시 밝아진다. 런던 유스턴역을 떠나 북쪽으로 달리는 야간 우편열차를 지키는 고양이로, 고양이들이 폐품으로 즉석에서 기관차를 꾸며 낸다. 음악은 바퀴가 선로를 치는 소리처럼 같은 리듬을 고집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대비) 이 장의 넘버들은 서로 닮은 데가 없다. 회상의 발라드, 오페라 패러디, 열차 행진곡이 나란히 놓인다. 하나로 이어지는 극적 줄거리 대신 장르를 바꿔 가며 다양함을 쌓는 것이 이 작품의 짜임새다.

♪거스: 극장 고양이 (Gus: The Theatre Cat)1981뮤지컬 무대 — Cats

늙은 배우 고양이가 화려했던 무대 시절을 회상한다. 2막의 주제인 시간과 기억을 다정한 쪽에서 비춘다.

  • 느린 템포와 작은 편성이 노인의 떨리는 목소리를 감싼다. 화려한 넘버들 사이에서 숨을 고르게 하는 자리다.
  • 거스를 부드럽게 존중하는 이 노래와 그리자벨라를 외면하는 1막의 노래를 나란히 놓고 들어 보면, 같은 늙음을 대하는 두 가지 태도가 보인다.
  • 1998년 영상판에서는 노배우 존 밀스가 거스를 맡았다. 배우의 실제 경력이 배역과 겹쳐 노래의 무게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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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킴블섕크스: 철도 고양이 (Skimbleshanks: The Railway Cat)1981노래 Geoffrey Garratt · Cats (1998)

야간 우편열차를 지키는 고양이의 노래다. 고양이들이 폐품으로 기관차를 꾸며 내는 장면과 함께 2막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다.

  • 바퀴가 선로 이음매를 치는 듯한 일정한 리듬이 곡 내내 이어진다. 반복되는 리듬 자체가 기차의 그림이다.
  • 후렴에서는 다른 고양이들이 기다렸다는 듯 이름을 부르며 끼어든다. 혼자 부르는 노래가 모두의 합창으로 커진다.
  • 점점 빨라지는 대목에서 열차가 속도를 내는 느낌이 난다. 템포(빠르기)를 바꾸는 것만으로 거리감과 속도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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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사라진 것들

(그림자) 무대에 갑자기 사이렌 같은 소리가 울리고 고양이들이 흩어진다. 범죄의 천재 매캐비티가 나타난 것이다. 그는 이 밤에 자기를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 남겨 두는 유일한 고양이다. (블루스) 매캐비티의 노래는 정작 그 자신이 부르지 않는다. 그를 아는 두 암고양이가 낮고 끈적한 블루스로 그가 얼마나 신출귀몰한지 들려준다. 범인이 현장에 없다는 엘리엇 시의 농담을 음악이 그대로 살려, 부재하는 인물을 노래로 그린다. (위기) 매캐비티는 결국 올드 듀터로노미를 데려가 버린다. 오늘 밤 하나를 골라야 할 우두머리가 사라졌으니 무도회는 멈춰 선다. 줄거리가 거의 없는 이 작품에서 드물게 극적인 고비가 생기는 순간이다. (마법) 그 해결을 맡는 것은 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다. 그의 넘버는 반짝이는 소리와 함께 시작되고, 런던 초연에서 웨인 슬립이 연기한 이 배역은 쉬지 않고 도는 회전으로 유명해졌다. 음악은 춤이 묘기를 부릴 자리를 비워 두고 박수가 터질 틈까지 계산해 둔다. (전환) 미스토펠리스의 마법으로 무도회는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러나 이 소동은 고양이들의 들뜬 축제가 끝나 간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무대가 조용해지고 남은 것은 오늘 밤의 선택뿐이다. 바로 그때 이 밤 내내 밀려나 있던 고양이가 다시 나타난다.

♪매캐비티: 미스터리 고양이 (Macavity: The Mystery Cat)1981영화 장면 — Cats (1998)

범죄의 천재 매캐비티를 그를 아는 두 암고양이가 노래한다. 정작 주인공은 노래하는 동안 무대에 없다.

  • 낮고 끈적한 블루스 화법이다. 1940~50년대 재즈 클럽의 가수를 떠올리게 하는 색채가 수상한 고양이의 분위기를 만든다.
  • 그는 늘 그 자리에 없다는 엘리엇 시의 농담을 음악이 그대로 받는다. 부재하는 인물을 남이 묘사하는 노래로 그린다는 점이 재미있다.
  • 두 목소리가 번갈아 부르다 겹친다. 한 사람이 말하면 다른 사람이 맞장구치는 소문의 말투처럼 들린다.
  • 후반에는 춤과 함께 템포가 빨라지며 극적인 소동으로 넘어간다. 이 곡은 노래이면서 동시에 이야기의 고비로 들어가는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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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기억의 노래

(귀환) 그리자벨라가 다시 들어선다. 1막에서 몇 번이고 조각으로만 들리던 선율이 이번에는 끝까지 펼쳐진다. 작품 전체가 이 한 곡을 향해 짜여 있었다는 것이 그제야 분명해진다. (가사) 「메모리」의 노랫말은 연출가 트레버 넌이 엘리엇의 시 「바람 부는 밤의 광시곡」과 「전주곡들」을 엮어 썼다. 달빛 아래 거리에서 지난날의 아름다움을 돌아보고 새날을 기다리는 노래다. 시집 속의 장난스러운 고양이들과 달리, 엘리엇의 진지한 시가 이 자리에서 들어온다. (도약) 노래는 낮고 조용하게 시작한다. 혼잣말처럼 흘러가다가 후반에 조가 한 단계 올라가면서 목소리가 한껏 터진다. 오래 눌러 둔 감정이 그 순간 한꺼번에 밖으로 나오는 것처럼 들린다. (명연) 런던 초연에서는 일레인 페이지가, 브로드웨이에서는 베티 버클리가 이 노래를 불렀다. 페이지의 싱글은 1981년 영국 차트 6위에 올랐다. 이 노래는 2006년까지 600번 가까이 녹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택) 노래가 끝나면 올드 듀터로노미가 마침내 고양이 하나를 고른다. 누가 선택되는지는 직접 보기를 권한다. 다만 그 자리에서 음악은 지금껏 흩어져 있던 고양이들의 목소리를 처음으로 한 방향으로 모은다.

♪메모리 (Memory)1981무대 Elaine Paige · Royal Albert Hall 기념 공연

밤 내내 조각으로만 들리던 선율이 그리자벨라의 목소리로 끝까지 펼쳐진다. 작품 전체가 이 한 곡을 향해 짜여 있었다.

  • 1막에서 그리자벨라가 나올 때마다 이 선율이 몇 마디씩 먼저 비쳤다. 한 인물을 가리키는 짧은 선율, 곧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처럼 쓰인 셈이다.
  • 후반에 조가 한 단계 올라가는 조바꿈(전조) 대목에서 목소리가 크게 터진다. 오래 억눌린 감정이 밖으로 나오는 순간처럼 들린다.
  • 선율은 원래 무산된 푸치니 관련 작품을 위해 일부러 푸치니 풍으로 쓴 것이었다.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 같은 넓은 숨결이 그 흔적이다.
  • 런던의 일레인 페이지, 브로드웨이의 베티 버클리가 대표적인 명연으로 꼽힌다. 버클리는 이 배역으로 토니상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배리 매닐로의 음반도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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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 하늘로 가는 길

(상승) 「헤비사이드 레이어로 가는 여정」은 선택된 고양이가 새 삶을 얻으러 떠나는 장면이다.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점점 높이 쌓여 오르고, 무대 장치도 그 움직임을 따라간다. 1막 첫 곡의 흩어진 목소리들이 여기서는 하나의 커다란 합창이 된다. (이름) 헤비사이드 레이어라는 말은 영국 물리학자 올리버 헤비사이드의 이름이 붙은 실제 대기층에서 따왔다. 과학 용어가 고양이들의 천국을 가리키는 이름이 된 셈이다. 엘리엇다운 지적 장난이 마지막 장면에도 남아 있다. (인사) 마지막 넘버 「고양이에게 말 거는 법」에서 올드 듀터로노미는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건넨다. 고양이는 개가 아니니 예의를 갖춰 다가가라는 내용이다. 음악은 웅장한 송가처럼 차려입었지만 노랫말은 엘리엇의 가벼운 유머 그대로다. 이 어긋남이 작품을 너무 무겁지 않게 끝맺는다. (기록) 「캣츠」는 런던에서 21년 동안 8,949회, 브로드웨이에서 18년 동안 7,485회 공연되었다. 브로드웨이에서는 1997년에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웠고, 2006년 같은 작곡가의 「오페라의 유령」이 그 기록을 넘어섰다. 토니상에서는 작품상과 음악상을 받았다. (유산) 대사 없이 노래와 춤만으로 흘러가는 형식, 처음부터 끝까지 한 곡이 무게중심을 잡는 구성은 이후 웨스트엔드 대형 뮤지컬의 표본이 되었다. 1998년에는 일레인 페이지와 존 밀스가 출연한 영상판이 런던 아델피 극장에서 촬영되어 무대를 보지 못한 관객에게 이 공연을 전했다.

♪헤비사이드 레이어로 가는 여정 (The Journey to the Heaviside Layer)1981뮤지컬 무대 — Cats

선택된 고양이가 새 삶을 얻으러 떠나는 장면이다. 흩어져 있던 목소리들이 하나의 커다란 합창으로 모인다.

  • 합창과 관현악이 층층이 쌓여 올라간다. 음역과 음량이 함께 높아지면서 위로 올라가는 움직임을 소리로 그린다.
  • 앞에서 나온 선율들이 다시 불려 나와 웅장하게 편곡된다. 같은 선율을 다시 부르는 재현(리프라이즈)이 밤의 기억을 한데 모은다.
  • 엄숙한 성가풍의 화음이 앞선 록·블루스 넘버들과 대비된다. 장르를 오가던 작품이 마지막에 하나의 양식으로 수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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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알려진 이야기

(선율의 내력) 「메모리」의 선율은 「캣츠」를 위해 쓴 것이 아니었다. 로이드 웨버는 원래 무산된 푸치니 관련 작품을 위해 일부러 푸치니 풍으로 이 곡을 썼다. 혹시 푸치니의 어느 곡을 모르는 사이 베낀 게 아닐까 걱정되어 아버지에게 들려주었더니, 백만 달러짜리 소리가 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선율은 한때 「선셋 대로」 초기 구상에 쓰일 뻔하기도 했다. 히트곡이 워낙 이 작품과 한 몸이 되어 버려서 이런 내력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가사의 갈림길) 이 노래에는 다른 가사도 있었다. 팀 라이스가 가사를 써서 냈지만, 제작진은 엘리엇의 시를 엮은 트레버 넌의 가사를 택했다. 넌은 프리뷰 공연이 한참 진행된 뒤에야 가사를 마무리했다. 작품의 상징이 된 노래가 막이 오르기 직전까지 완성되지 않았던 셈이다. (빠진 시) 그리자벨라는 엘리엇의 시집에 없는 고양이다. 발레리 엘리엇이 시드먼턴에 가져온 미발표 원고에서 나왔고, 엘리엇이 아이들에게 들려주기에는 너무 슬프다고 여겨 시집에서 뺀 것으로 전해진다. 시인이 버린 원고 한 장이 작품의 감정적 중심이 된 것이다. (배역의 우연) 원래 그리자벨라와 제니애니닷츠는 주디 덴치가 함께 맡기로 되어 있었다. 첫 프리뷰 일주일 전 덴치가 부상으로 하차하면서, 그리자벨라는 일레인 페이지에게, 제니애니닷츠는 대역 마이라 샌즈에게 돌아갔다. (두 개의 그롤타이거) 런던과 브로드웨이의 「캣츠」는 같은 공연이 아니었다. 런던판 그롤타이거 장면의 이중창은 엘리엇의 미발표 시를 썼지만, 브로드웨이판은 이를 익살스러운 이탈리아 오페라 패러디 아리아로 바꿨다. 1998년 영상판에서는 이 장면이 통째로 빠졌다.

용어 노트 📚🔎

성스루(sung-through)

(말뜻) 영어 sung-through는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로 관통한다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대사로 이야기를 잇다가 가끔 노래하는 뮤지컬과 달리, 거의 모든 장면을 노래와 음악으로 이어 가는 방식이다. 「캣츠」는 대사가 거의 없이 넘버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친구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랩으로만 들려주는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말로 하는 설명이 끼어들 틈이 없으니 음악이 줄거리까지 맡아야 한다.

넘버

(말뜻) 영어 number는 번호라는 뜻인데, 옛 악보에서 곡마다 번호를 매기던 데서 한 곡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뮤지컬 안의 노래 한 곡, 또는 춤과 음악으로 이루어진 한 대목을 넘버라고 부른다. 「캣츠」에서는 고양이 한 마리마다 넘버가 하나씩 돌아간다. 학예회 순서지에 1번 합창, 2번 리코더 연주처럼 차례가 적혀 있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일상 영어에서는 그냥 숫자나 전화번호를 뜻한다.

연가곡(송 사이클)

(말뜻) 연가곡(連歌曲)은 이어진(連) 노래(歌曲)라는 뜻이다. 여러 곡이 하나의 묶음을 이룬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여러 편의 시에 각각 곡을 붙여 한 묶음으로 부르는 노래 모음이다. 극처럼 줄거리가 있지는 않아도 주제나 분위기로 이어진다. 로이드 웨버는 처음에 「캣츠」를 이런 연가곡으로 구상했다. 한 가수의 앨범에서 곡마다 이야기는 달라도 앨범 전체가 한 계절을 그리는 것과 비슷하다.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

(말뜻) 독일어 Leitmotiv는 이끄는(leit) 동기(Motiv)라는 뜻이다. 짧은 선율이 듣는 사람을 특정 인물이나 생각으로 이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특정 인물이나 감정, 사물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되는 짧은 선율이다. 「캣츠」에서는 그리자벨라가 나올 때마다 「메모리」의 몇 마디가 먼저 들린다. 게임에서 보스가 나오기 직전 늘 같은 음악이 깔리면, 화면을 보지 않아도 누가 나올지 아는 것과 같다.

조바꿈(전조)

(말뜻) 전조(轉調)는 조(調)를 바꾼다(轉)는 뜻이다. 조는 노래의 기준이 되는 음, 곧 음의 집 같은 것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곡 중간에 기준음을 옮겨 노래 전체를 더 높거나 낮은 자리에서 다시 부르는 기법이다. 대중가요의 마지막 후렴에서 한 단계 높아지며 분위기가 확 끓어오르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메모리」 후반에도 이런 도약이 있다. 노래방에서 마지막 후렴 때 키를 한 칸 올리면 갑자기 더 벅차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재현(리프라이즈)

(말뜻) 영어 reprise는 프랑스어 reprendre, 곧 다시 잡는다는 말에서 왔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앞에서 나온 넘버의 선율을 나중에 다시 부르는 것이다. 같은 선율이라도 상황이 바뀌어 다시 들리면 뜻이 달라진다. 「캣츠」에서는 그리자벨라의 노래가 1막에서 한 번 더 불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도 앞의 선율들이 돌아온다. 운동회 시작 때 부른 응원가를 끝날 때 다시 부르면 같은 노래인데도 하루를 다 보낸 뒤라 느낌이 다른 것과 같다.

패러디

(말뜻) 그리스어 parodia는 곁에서(para) 부르는 노래(ode)라는 뜻이다. 원래 노래 곁에 붙여 흉내 내 부르는 노래를 가리켰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잘 알려진 음악 양식을 일부러 과장해 흉내 내며 웃음이나 풍자를 만드는 기법이다. 「캣츠」 브로드웨이판의 그롤타이거 장면은 이탈리아 오페라의 화려한 아리아를 우스꽝스럽게 흉내 낸다. 친구가 선생님 말투를 똑같이 흉내 내면서 조금 부풀려 반 아이들을 웃기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영화나 광고에서도 유명한 장면을 비틀어 흉내 내는 것을 패러디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