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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horus Line

코러스 라인 (1975)

이름 없는 코러스 무용수들이 털어놓은 고백을 노래로 엮었고, 마지막에는 그 목소리들을 금빛 대열 하나로 모아 박수 속에 지워 내는 음악이다.

한눈에 보기 🔭💭

1. 출발미국 1975 초연무용수 녹음테이프퍼블릭 시어터2. 형식오디션 하루노래로 하는 고백텅 빈 무대와 거울3. 고백발레 교실사춘기 몽타주아무것도 못 느낌4. 전환캐시의 독무음악 없는 독백무릎 부상5. 절정사랑을 위해 한 일금빛 피날레커튼콜 없는 끝6. 유산퓰리처상6,137회 공연1985 영화판라인1975오디션 하루에 무용수들의 고백을 노래로 엮은 …
이야기의 무대 🧭🗺️
N미국뉴욕 브로드웨이버펄로로스앤젤레스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만든 사람들 ⏳🌊

  • 작곡가마빈 햄리시

    오스카 세 개를 받은 직후 이 작품으로 처음 브로드웨이 음악을 썼고,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함께 받았다.

  • 작사에드워드 클레번

    무용수들의 말투를 노랫말에 살렸으며, 이 작품이 그의 생전에 무대에 오른 유일한 뮤지컬이었다.

  • 감독마이클 베넷

    녹음 모임을 작품으로 키워 낸 연출가 겸 안무가로, 무대의 형식과 피날레를 설계했다.

  • 각본니컬러스 단테

    제임스 커크우드와 함께 대본을 썼고, 폴의 독백은 그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 제작조지프 파프

    퍼블릭 시어터에서 작품을 키운 뒤 브로드웨이로 옮겼다.

  • 주연도나 매케크니

    원 캐스트 캐시 역으로 「The Music and the Mirror」를 춤추어 토니상 뮤지컬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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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녹음기 앞의 무용수들

(테이프) 1974년 1월, 뉴욕의 한 연습실에 브로드웨이 무용수들이 모여 밤늦도록 녹음기 앞에서 자기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춤을 시작했는지, 집은 어땠는지, 왜 아직 무대에 서는지를 털어놓았다. 이 모임은 무용수 미숀 피콕과 토니 스티븐스가 마련했고, 연출가 겸 안무가 마이클 베넷이 곧 이끌게 되었다. 이 테이프에서 「코러스 라인」이 나왔고, 대본은 제임스 커크우드와 니컬러스 단테가 썼다. (작곡가) 음악은 마빈 햄리시가 맡았다. 그는 일곱 살에 줄리아드 예비 과정에 들어간 피아노 신동이었고, 브로드웨이에서는 작곡가가 아니라 「퍼니 걸」의 연습용 피아노 반주자로 일을 시작했다. 베넷이 안무한 「헨리, 스위트 헨리」에서는 춤 장면에 쓸 음악을 편곡했다. 1974년에는 「추억」과 「스팅」으로 하룻밤에 오스카를 세 개 받았다. 그 직후 퍼블릭 시어터의 조지프 파프에게 제안을 받았고, 이 작품이 그가 처음 쓴 브로드웨이 음악이 되었다. (무대) 작사는 에드워드 클레번이 맡았다. 작품은 1975년 4월 퍼블릭 시어터에서 막을 올렸고 7월에 브로드웨이 슈버트 극장으로 옮겼다. 1990년까지 6,137회 공연했으며, 이 시리즈에서 다룬 「캣츠」가 1997년에 넘어서기 전까지 브로드웨이 최장 공연 기록을 지켰다. 토니상 9개 부문과 1976년 퓰리처상 희곡 부문도 받았다.

II. 텅 빈 무대의 오디션

(무대) 무대에는 바닥에 그은 흰 선 하나와 뒤쪽 거울 벽뿐이다. 연출가 잭은 대부분 객석 어둠 속에서 목소리로만 등장하고, 조수 래리가 무용수들에게 동작을 가르친다. 스물네 명이 모였고 첫 탈락이 끝나면 열일곱 명이 남는다. 잭이 뽑으려는 사람은 남자 넷, 여자 넷이다. (반주) 막이 오르면 연습실 피아노 같은 반주가 쉬지 않고 몰아치고, 그 위로 잭이 박자를 세는 구령이 얹힌다. 음악이 따로 장면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오디션의 시간 자체가 된다. 동작을 외우는 속도, 틀린 사람을 골라내는 눈길, 숨이 가빠지는 몸이 모두 리듬으로 들린다. (속마음) 동작이 멈추는 틈마다 무용수들의 혼잣말이 합창으로 터져 나온다. 이 일이 꼭 필요하다는 절박함이다. 여러 목소리가 같은 소원을 서로 다른 사정으로 되뇌다가 한 화음으로 겹친다. 이어 잭은 이력서 사진을 내려놓게 하고, 한 사람씩 앞으로 나와 자기 이야기를 하라고 한다. (형식) 이 요구 하나로 작품의 형식이 정해진다. 이제부터 노래는 고백이다. 이 시리즈의 「페임」이 무용 학교에 들어가려는 젊은이들의 꿈을 그렸다면, 이 작품은 그 꿈을 이미 십 년쯤 살아 낸 사람들이 서 있는 자리를 그린다.

♪되고 싶어 (I Hope I Get It)1975뮤지컬 무대 Texas State University 뮤지컬 학과 · Cassie Abate 연출

막이 오르자마자 관객을 오디션 한복판에 세우는 여는 곡이다. 무용수들의 절박함이 동작과 혼잣말로 동시에 터져 나온다.

  • 도입은 연습실 피아노 반주처럼 짧은 반주 음형을 계속 되풀이하는 반복 반주(뱀프)로 시작한다. 그 위에 박자를 세는 구령이 얹혀서 노래라기보다 오디션의 실제 시간처럼 들린다.
  • 동작이 멈추는 순간 여러 무용수의 속마음이 서로 다른 사정으로 겹치다가 한 화음으로 모인다. 무용수 개인과 무리를 동시에 들려주는 이 방식은 작품 전체의 설계도 구실을 한다.
  • 발레, 재즈, 탭 동작이 바뀔 때마다 반주의 리듬 질감도 바뀐다. 음악만 들어도 지금 어떤 동작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 무대판 오디션은 텅 빈 무대 위 스물네 명으로 시작하지만, 1985년 영화판은 극장 밖까지 줄을 선 수많은 지원자로 판을 키워 장면의 규모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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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발레 교실이라는 피난처

(첫 고백) 처음 입을 여는 사람은 마이크다. 누나를 따라간 무용 교실에서 자기가 더 잘 해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이야기를 신나는 탭 리듬에 실어 부른다. 바비는 고향 버펄로에서 저지른 기행을 늘어놓으며 웃음 뒤로 외로움을 감춘다. 이어지는 짧은 노래에서는 여러 무용수가 질문 앞에서 머뭇거리는 모습이 이어진다. (세 여자) 실라, 비비, 매기가 차례로 어린 시절을 이야기한다. 세 사람의 집은 모두 편치 않았다. 차가운 부모, 깨어진 부부 관계, 거울 속에서 예쁘다는 말을 듣지 못한 아이가 있었다. 세 사람에게는 발레 교실만이 모든 것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 대목에서 처음으로 개인의 상처가 공동의 기억으로 바뀐다. (화법) 햄리시와 클레번은 대사와 노래의 경계를 일부러 흐린다. 대부분의 고백은 말하듯 시작해서 어느 순간 선율로 부풀어 오른다. 녹음테이프에서 받아 적은 말투가 노래 속에도 남아 있어서, 관객은 배역이 아니라 실제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웃음) 숨을 돌리는 대목도 있다. 노래를 못하는 크리스틴이 문장을 끝맺지 못할 때마다 남편 알이 끝을 채워 주는 짧은 듀엣이다. 무거운 고백 사이에 놓인 이 웃음이 공연의 호흡을 조절한다.

♪발레 교실에서 (At the Ballet)1975뮤지컬 무대 — A Chorus Line

실라, 비비, 매기 세 사람이 불행한 집과 발레 교실이라는 피난처를 차례로 이야기하는 곡이다. 개인의 상처가 처음으로 셋의 화음으로 묶인다.

  • 앞부분은 말하듯 툭툭 던지는 노래로 집안 사정을 늘어놓는다. 발레 교실 이야기에 이르면 선율이 길게 펴지며 부풀어 오른다. 메마른 현실과 꿈꾸던 장소가 선율의 모양으로 대비된다.
  • 세 목소리가 각자 따로 노래하다가 마지막에 서로 다른 음을 함께 쌓는 삼중창으로 겹친다. 세 사람은 다른 집에서 자랐지만 같은 곳으로 도망쳤다는 사실이 화음에서 들린다.
  • 실라 역의 켈리 비숍은 이 배역으로 1976년 토니상 뮤지컬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실라의 냉소적인 말투가 노래 첫머리의 색깔을 정한다.
  • 이 곡은 1985년 영화판에서도 살아남은 몇 안 되는 고백 넘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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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열두 살, 열세 살

(몽타주) 작품의 한가운데에는 사춘기 기억을 이어 붙인 긴 몽타주가 놓여 있다. 처음 몸이 변하던 때, 부모 몰래 한 일, 처음 사랑에 빠진 일, 자기가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 여러 사람의 입에서 짧게 튀어나왔다가 다시 합창 속으로 들어간다. 노래와 대사, 독창과 합창이 쉴 새 없이 자리를 바꾸는데, 이 무대판의 구성 방식은 영화 편집에 가깝다. (다이애나) 몽타주 중간에 다이애나 모랄레스의 이야기가 끼어든다. 연기 학교 즉흥 수업에서 교사는 무언가를 느껴 보라고 다그쳤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노래는 그 실패를 우스꽝스럽게 털어놓다가, 끝에 이르러 열여섯 살 아이가 자기 길을 스스로 고른 순간의 단단함으로 바뀐다. (밸) 밸의 노래는 훨씬 노골적이다. 춤 실력은 만점인데 외모 점수가 낮아 번번이 떨어지던 그녀는 수술로 몸을 바꾼 뒤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거리낌 없이 말한다. 경쾌한 쇼 음악의 겉모습 아래에는 이 업계가 사람을 어떤 잣대로 재는지에 대한 씁쓸한 관찰이 깔려 있다. (그늘) 이 대목의 웃음은 늘 그림자를 끌고 다닌다. 관객은 웃는 동안에도 이 사람들이 열여섯 개 자리 가운데 여덟 개를 놓고 겨루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못한다.

♪열두 살, 열세 살, 사랑아 (Hello Twelve, Hello Thirteen, Hello Love)1975뮤지컬 무대 Ross Lynch 외 · 2016 Hollywood Bowl

사춘기 기억 여러 개를 이어 붙인 긴 몽타주로, 무대판 음반에서 가장 긴 트랙이다. 여러 사람의 짧은 고백이 쉬지 않고 바통을 넘긴다.

  • 한 사람의 독창, 짧은 대사, 다른 이의 끼어드는 노래, 다시 합창이 영화 편집처럼 빠르게 이어진다. 곡 하나가 여러 장면을 한꺼번에 담는 몽타주 기법이다.
  • 합창이 같은 후렴을 되풀이하며 뼈대를 잡아 주고, 그 사이사이에 개인의 기억이 끼어든다. 그래서 장면이 흩어지지 않고 한 덩어리로 들린다.
  • 음반에서는 몽타주의 다른 부분까지 한 트랙으로 묶여 있다. 공연에서는 두세 차례에 나뉘어 이어지는 긴 흐름이라는 점을 떠올리며 들으면 좋다.
  • 1985년 영화판에서는 이 몽타주가 빠지고 새 노래 「Surprise, Surprise」가 그 자리에 들어갔다. 새 노래는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지만, 무대판 팬들 사이에서는 원래 몽타주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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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Nothing)1975뮤지컬 무대 Krysta Rodriguez · Hollywood Bowl

다이애나가 연기 학교 즉흥 수업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던 일을 털어놓는 노래다. 웃음으로 시작해 단단한 자기 확인으로 끝난다.

  • 대부분 대사처럼 말하는 노래(레치타티보)에 가깝게 흘러간다. 다이애나가 그때 교실 장면을 다시 연기하듯 이야기를 끌고 가며 관객을 웃긴다.
  • 여러 차례 되풀이되는 짧은 후렴이 그녀가 느꼈던 공허를 가리킨다. 곡이 끝날 무렵에는 같은 말이 자조에서 결심으로 뜻을 바꾼 듯 들린다.
  • 원 캐스트 프리실라 로페즈가 이 곡을 녹음했다. 로페즈는 같은 배역으로 「What I Did for Love」도 이끌었다.
  • 1985년 영화판에도 남은 곡이어서 무대판과 영화판의 해석을 견주어 듣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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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거울 앞의 캐시

(캐시) 오디션장에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하나 있다. 한때 주역 무용수였던 캐시다. 그녀는 잭과 함께 산 적이 있고, 잭이 만든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로스앤젤레스로 가서 연기에 도전했지만 일을 얻지 못했고, 이제 코러스 자리라도 얻으려고 돌아왔다. (대결) 잭은 그녀가 코러스에 서기에는 너무 튄다고 말한다. 캐시는 자기가 원하는 것은 그저 춤추는 일이라고 맞선다. 둘의 대화에는 직업 이야기와 옛 연인 사이의 앙금이 얽혀 있어서, 어느 쪽 말이 옳은지 쉽게 가르기 어렵다. (거울) 이어지는 「The Music and the Mirror」는 노래로 시작해 긴 독무로 넘어가는 이 작품의 대표 장면이다. 거울 벽 앞에서 캐시는 여러 겹으로 비친 자기 모습과 함께 춤추고, 음악은 템포와 색깔을 바꿔 가며 그녀의 몸이 아직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끌어낸다. (일치) 곧바로 무용수들은 공연에 실제로 쓰일 「One」을 배운다. 무대에 나오지 않는 어느 스타를 찬양하는 화려한 쇼 넘버다. 코러스는 고개 각도와 손끝까지 똑같이 맞춰야 한다. 래리와 잭은 캐시에게 덜 춤추라고, 다른 사람과 똑같이 하라고 거듭 주문한다. 앞 장면에서 독무로 빛나던 몸이 여기서는 문제로 지목되고, 작품의 질문이 분명해진다. 개인은 대열 속에서 어디까지 사라져야 하는가.

♪음악과 거울 (The Music and the Mirror)1975뮤지컬 무대 Charlotte d'Amboise · 2006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다시 춤추게 해 달라는 캐시의 호소가 노래에서 긴 독무로 넘어가는 장면이다. 작품에서 단 한 번, 한 사람이 무대 전체를 가진다.

  • 앞부분 노래는 간절하지만 절제되어 있다. 이어지는 춤 대목에서 관현악이 템포와 리듬을 몇 번이고 바꾸며 그녀의 기량을 하나씩 펼쳐 보인다. 독무 음악이 짧은 모음곡처럼 짜여 있다.
  • 무대 뒤 거울 벽은 캐시를 여러 겹으로 비춘다. 음악이 혼자 추는 춤을 받쳐 주는 동안, 무대는 그녀를 동시에 여럿으로 보여 준다. 다음 장면 「One」의 대열을 미리 비추는 장치로도 볼 수 있다.
  • 원 캐스트 도나 매케크니는 캐시 역으로 1976년 토니상 뮤지컬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이 장면은 그녀의 이름과 함께 기억된다.
  • 1985년 영화판은 이 곡을 새 노래 「Let Me Dance for You」로 바꾸고 원곡의 첫 소절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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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음악이 멈춘 자리

(정적) 작품에서 가장 긴 고백에는 음악이 없다. 잭이 폴을 따로 불러 이야기를 청하자, 폴은 남자아이로서 겪은 학창 시절의 고립, 여장 쇼 무대에서 일하던 시절, 그 무대 뒤에서 부모와 마주친 날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반주도 합창도 없이 한 사람의 목소리만 남는다. 지금까지 모든 고백을 노래로 바꿔 온 작품이 바로 이 대목에서 음악을 비워 두기 때문에 정적은 더 크게 울린다. 이 독백은 공동 대본가 니컬러스 단테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부상) 이어진 탭 연습에서 폴은 수술한 지 얼마 안 된 무릎을 다쳐 쓰러지고 병원으로 실려 간다. 남은 무용수들은 그 장면에서 자기 직업이 어떻게 끝날 수 있는지를 본다. 경력은 오디션에서 떨어져서가 아니라 몸 한 군데가 망가지는 것으로 하루아침에 끝날 수 있다. (질문) 잭이 묻는다. 더는 춤출 수 없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서툰 대답이 몇 마디 오간 뒤, 다이애나가 「What I Did for Love」를 이끌고 무용수들이 하나둘 목소리를 보탠다. 노래는 지나간 일을 후회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고, 춤이라는 일 자체에 바치는 헌사다. (위치) 이 곡은 무대 밖에서 가장 널리 불린 히트곡이 되었다. 그래서 고백의 연쇄가 이어지던 작품 안에서 이 곡만 유독 대중가요처럼 들린다는 평도 오래전부터 있었다.

♪사랑을 위해 한 일 (What I Did for Love)1975영화 장면 — Alyson Reed · 1985 영화 《A Chorus Line》

폴이 다쳐 실려 나간 뒤, 춤을 그만두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 다이애나와 무용수들이 함께 내놓는 대답이다.

  • 처음에는 독창으로 조용히 시작하고, 무용수들이 하나둘 목소리를 보태며 합창으로 커진다. 한 사람의 다짐이 모두의 다짐이 되는 과정이 소리의 두께로 그려진다.
  • 곡이 끝나 갈 즈음 음을 통째로 높여 다시 부르는 조바꿈(전조)이 감정을 끌어올린다. 극장 음악의 전통적인 고조 방식을 정직하게 따른 대목이다.
  • 작품 밖에서 가장 널리 불린 히트곡이 되었다. 그래서 고백의 형식을 지켜 온 작품 안에서 이 곡만 대중가요처럼 들린다는 평이 오래전부터 따라붙었다.
  • 1985년 영화판에서는 캐시가 무대를 떠나며 부르는 사랑 노래로 바뀌었다. 무대판에서 일과 춤에 바치던 노래가 연인을 향한 노래가 되면서 가사의 대상이 달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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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 금빛 한 줄

(호명) 마지막 선택의 순간이 오면 음악은 한발 물러선다. 무용수들은 이력서 사진을 들고 흰 선 위에 다시 늘어서고, 잭이 이름을 부르는 소리와 기다리는 침묵만 남는다. 누가 남고 누가 떠나는지는 직접 보는 편이 낫다. 다만 작곡가가 이 순간을 반주로 덮지 않았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하다. 결과가 주는 무게는 오롯이 배우들의 얼굴에 맡겨진다. (피날레) 잠시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진 무대에서 관객은 「One」의 완성된 공연을 본다. 오디션 내내 각자의 이야기로 구별되던 열아홉 사람이 한 명씩 나와 인사한 뒤, 모두 똑같은 금빛 의상을 입고 한 줄로 선다. 앞 장에서 땀에 젖은 연습복 차림으로 동작을 맞추던 그 곡이 이제 금관악기를 앞세운 화려한 쇼 음악으로 울려 퍼진다. (끝맺음) 이 공연에는 배우 하나하나가 박수를 받는 관례적인 커튼콜이 없다. 다리를 차올리는 대열이 계속 춤추는 가운데 조명이 꺼지고, 관객은 이 사람들을 다시 이름 없는 코러스로 떠나보낸다. 가장 화려한 음악이 가장 쓸쓸한 결말을 맡는 셈이다. (영화) 1985년 리처드 애튼버러 감독의 영화판은 마이클 더글러스가 잭을 맡았다. 영화는 몽타주의 대부분을 덜어 내고 새 노래를 넣었으며, 그 가운데 「Surprise, Surprise」가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원 — 리프라이즈와 피날레 (One (Reprise) / Finale)1975영화 장면 — A Chorus Line (1985)

연습복 차림으로 배우던 「One」이 금빛 의상을 입은 완성된 쇼 넘버로 돌아오는 피날레다. 고백하던 개인들이 하나의 대열로 바뀐다.

  • 앞서 연습 장면에서 들었던 선율이 금관악기를 앞세운 화려한 편곡으로 되돌아온다. 이렇게 앞서 나온 곡을 다시 부르는 리프라이즈 덕분에 관객은 같은 노래가 얼마나 다른 뜻을 갖게 되었는지 알아챈다.
  • 가사는 무대에 나오지 않는 어느 스타를 찬양하지만, 정작 무대에 선 것은 그 스타를 빛내 줄 코러스뿐이다. 화려한 찬가가 오히려 코러스의 자리를 비추는 아이러니가 이 곡의 핵심이다.
  • 다리를 차올리는 대열(킥라인)이 계속 춤추는 가운데 조명이 꺼진다. 관례적인 개별 커튼콜이 없는 결말이어서 음악은 끝나지 않은 채 멀어지는 것처럼 들린다.
  • 원 캐스트 앨범에서는 이 트랙이 음반을 닫는다. 1985년 영화판에서도 같은 곡이 대규모 군무 피날레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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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알려진 이야기

워크숍 단계에서 이 작품의 결말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 마지막에 뽑히는 무용수를 공연마다 다르게 고르는 방식을 시험했지만, 의상 담당자들이 매번 바뀌는 결말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반대해 결말을 고정했다. 초기 시연에서 관객 반응이 개운치 않자, 배우 마샤 메이슨이 모든 것을 제대로 해낸 인물이라면 자리를 얻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베넷에게 말했다고 한다. 지금의 결말은 이런 현장의 조율을 거쳐 굳어졌다. 무용수들이 녹음기 앞에서 털어놓은 이야기의 권리는 워크숍 과정에서 서명한 계약서로 1달러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약서에는 실명 사용에 관한 조항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작품이 크게 성공하자 베넷은 원래 무용수 열아홉 명에게 주간 흥행 수입의 0.5퍼센트를 나누는 새 약정을 마련했다. 작품의 재료가 된 삶에 어떻게 값을 매겨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그 뒤로도 오래 남았다. 뉴욕 공립도서관 공연예술관에는 개막 전 작업 과정을 담은 녹음 릴이 보관되어 있다. 2015년 무렵 나온 40주년 기념 재발매반은 이 릴에서 「Joanne」, 「It's All in Here」, 「Shoes」 같은 초기 곡과 버전을 보너스 트랙으로 처음 공개했다. 완성된 무대만 알던 사람들도 이 녹음을 통해 고백의 형식이 어떻게 다듬어졌는지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클레번은 1987년 마흔여덟 살에 세상을 떠나면서 실제 공연으로 이어지지 못한 노래를 천 곡 넘게 남겼고, 그 노래들로 무대 작품을 만들어 달라는 뜻을 유언에 남겼다. 오랜 동반자 린다 클라인과 로니 프라이스가 이 노래들로 그의 삶을 그린 뮤지컬 「A Class Act」를 엮었다. 이 작품은 2001년 토니상 음악상 후보에 올랐다.

용어 노트 📚🔎

콘셉트 뮤지컬

(말뜻) 콘셉트(concept)는 생각의 틀, 중심 발상이라는 뜻이다. 줄거리보다 하나의 주제나 형식이 작품 전체를 이끈다는 의미가 이 이름에 담겨 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한 사람의 이야기 대신, 하나의 상황이나 주제를 중심으로 여러 장면과 노래를 엮는 뮤지컬을 말한다. 「코러스 라인」은 오디션 하루라는 틀 안에 무용수 여럿의 고백을 늘어놓는 대표적인 예다. 수학여행 하루를 반 아이들 각자의 시선으로 돌아가며 쓴 학급 문집을 떠올리면 된다.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하나의 틀이 모든 글을 묶어 준다.

반복 반주(뱀프)

(말뜻) 영어 vamp는 원래 구두 앞쪽 가죽을 덧대어 고친다는 말이었다. 음악에서는 노래가 들어올 때까지 짧은 반주를 덧대듯 되풀이하며 버틴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짧은 화음이나 리듬 몇 마디를 계속 되풀이하며 다음 장면이나 노래를 기다리는 반주다. 「I Hope I Get It」 첫머리의 쉼 없는 피아노 반주가 이런 역할을 해서 오디션장의 긴장을 끊기지 않게 붙잡아 둔다. 체육 시간에 줄넘기 줄을 같은 속도로 계속 돌리고 있으면 친구가 아무 때나 뛰어들 수 있는 것과 같다. 뱀프가 돌아가는 동안 노래는 언제든 들어올 수 있다. (다른 데서는) 영어 vamp는 남자를 홀리는 요부라는 뜻으로도 흔히 쓰인다.

몽타주

(말뜻) 몽타주(montage)는 프랑스어로 조립, 짜 맞추기라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짧은 장면 여러 개를 이어 붙여 하나의 흐름을 만드는 기법이다. 원래 영화 편집에서 나온 말이다. 「코러스 라인」의 사춘기 몽타주는 여러 무용수의 짧은 기억과 노래, 대사를 빠르게 바꿔 가며 한 곡 안에 담는다. 졸업식에서 틀어 주는, 일 년 동안 찍은 사진을 음악에 맞춰 차례로 넘기는 영상과 비슷하다. 사진 한 장 한 장은 짧지만 이어 놓으면 한 해의 이야기가 된다. (다른 데서는) 경찰 수사에서는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얼굴 부위를 짜 맞춘 용의자 초상화를 몽타주라고 부른다.

말하는 노래(레치타티보)

(말뜻) 이탈리아어 recitativo는 낭독하다, 읊다(recitare)에서 나왔다. 노래하듯 읽는다는 뜻이 이름에 그대로 들어 있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선율을 길게 뽑기보다 말의 억양과 리듬을 살려 이야기를 빠르게 전하는 노래 방식이다. 오페라에서 줄거리를 끌고 가는 부분에 주로 쓰였고, 「코러스 라인」에서는 「Nothing」처럼 고백이 대화하듯 흘러가는 대목에 이 방식이 많이 쓰인다. 친구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흥분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목소리가 저절로 오르내리는데, 그 말투를 그대로 악보에 옮긴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앙상블(코러스)

(말뜻) 앙상블(ensemble)은 프랑스어로 함께라는 뜻이다. 코러스(chorus)는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함께 노래하고 춤추던 무리 코로스(choros)에서 왔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주역 뒤에서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출연자 무리를 말한다. 무대를 채우고 장면의 에너지를 만들지만 대개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다. 「코러스 라인」은 바로 이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세운 작품이다. 학예회 합창에서 맨 뒷줄에 서는 친구들을 떠올리면 된다. 한 사람씩은 잘 보이지 않지만, 그들이 빠지면 무대가 텅 빈다. (다른 데서는) 패션에서 앙상블은 서로 맞춰 입도록 만든 한 벌의 옷차림을 가리킨다.

리프라이즈

(말뜻) 프랑스어 reprise는 다시 잡다, 되풀이하다라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앞에서 나온 노래를 극의 뒷부분에서 다시 부르는 것이다. 같은 선율이라도 그 사이에 이야기가 흘렀기 때문에 뜻이 달라져 들린다. 「코러스 라인」의 피날레는 연습 장면에서 배우던 「One」을 완성된 무대로 다시 들려주어 관객에게 지난 두 시간을 되돌아보게 한다. 운동회 아침 연습 때 부른 응원가를 경기가 끝난 뒤 다시 부르면 같은 노래인데도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것과 같다. (다른 데서는) 펜싱에서는 첫 공격이 막힌 뒤 곧바로 다시 찌르는 동작을 르프리즈(reprise)라고 한다.

다리 차올리기 대열(킥라인)

(말뜻) 영어 kick(차다)과 line(줄)을 합친 말로, 다리를 차올리며 한 줄로 서는 춤 대열이라는 뜻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무용수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 줄로 서서 박자에 맞춰 똑같이 다리를 높이 차올리는 군무다. 오래된 쇼 무대의 화려함을 상징한다. 「코러스 라인」은 이 대열로 끝나는데, 모두가 완벽하게 똑같아지는 순간 각자의 이야기는 보이지 않게 된다. 체육대회 단체 줄넘기에서 모두가 같은 순간에 뛰어야 줄에 걸리지 않는 것처럼, 킥라인도 한 사람만 어긋나면 바로 눈에 띈다.

조바꿈(전조)

(말뜻) 전조(轉調)는 조(調)를 옮긴다(轉)는 뜻이다. 노래의 기준이 되는 음높이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말이다. (영화·뮤지컬 음악에서) 노래 중간에 전체 음높이를 올리거나 내려서 분위기를 바꾸는 기법이다. 뮤지컬에서는 곡 끝 무렵 음을 한 단계 올려 감정을 터뜨리는 데 자주 쓴다. 「What I Did for Love」의 마지막 고조가 그런 예다. 노래방에서 마지막 후렴만 키를 한 칸 올려 부르면 갑자기 더 벅차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