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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 Pistols

섹스 피스톨즈 (1975–1978)

존 라이든은 훗날 자서전 제목으로 이렇게 요약했다. '분노는 에너지다.'

한눈에 보기 🔭💭

1. 뿌리영국 런던 결성부티크 SEX매니저 맥라렌2. 결성자니 로튼 탄생글렌 매틀록 베이스스티브 존스 기타3. 폭풍그런디 사건애너키 인 더 UK공연 전면 보이콧4. 정점갓 세이브 더 퀸네버마인드 더 볼록스주빌리 보트 소동5. 붕괴시드 비셔스 합류미국 투어 파열윈터랜드 해체6. 유산시드와 낸시의 죽음PiL 결성명예의 전당 거부피스톨즈1975–19782년 남짓한 활동으로 런던에서 펑크의 규칙을 …
무대가 된 도시 🧭🗺️
N영국런던1955–1978뉴욕1978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멤버와 동료들 ⏳🌊

  • 멤버존 라이든

    보컬을 맡아 밴드의 목소리와 표정이 됐다.

  • 멤버스티브 존스

    기타를 맡아 앨범 대부분의 기타와 베이스를 직접 쌓아 올렸다.

  • 멤버폴 쿡

    드럼을 맡아 밴드에서 가장 꾸준히 함께한 멤버였다.

  • 멤버시드 비셔스

    매틀록을 대신해 베이스를 맡았고 무대 위의 상징이 됐다.

  • 매니저맬컴 맥라렌

    밴드를 기획하고 홍보했지만 로열티를 둘러싸고 로튼과 법정에서 맞섰다.

  • 경쟁조 스트러머

    더 클래시의 리더로 같은 런던 펑크 신에서 경쟁하며 공존했다.

YouTube에서 5곡 이어 듣기 ↗

I. 런던 변두리의 소년들 · 1955–1975

(결성) 1975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됐다. 그러나 그 전에 각자의 삶이 있었다. (존) 보컬을 맡게 될 존 라이든은 1956년 런던 핀즈버리 파크에서 아일랜드계 이민자 가정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뇌수막염을 앓아 혼수 상태에 빠졌고, 회복 뒤에도 한동안 기억장애를 겪었다고 본인이 밝힌 바 있다. 이 시기의 경험이 훗날 무대 위에서 보여준 뒤틀린 자세와 형형한 눈빛으로 이어졌다고 전해진다. (스티브) 기타를 맡은 스티브 존스는 1955년 런던 셰퍼즈 부시에서 태어나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 학교를 일찍 그만두고 떠돌았으며, 자신의 자서전 『론리 보이』에서 밴드의 초기 장비 상당수를 훔쳐 마련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폴) 드럼을 맡은 폴 쿡은 1956년 런던에서 태어나 전기 기술자 견습생으로 일했다. 학창 시절부터 존스와 단짝이었고, 둘이 함께 밴드를 꿈꿨다. (글렌) 베이스를 맡게 될 글렌 매틀록은 1956년생으로 세인트 마틴스 예술대학에 다니며 맬컴 맥라렌과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운영하던 첼시 킹스 로드의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 가게가 훗날 밴드의 산실이 됐다. (가게) 맥라렌은 한때 뉴욕에서 뉴욕 돌스를 잠시 관리하며 도발적인 무대 연출을 지켜본 경험이 있었다. 런던으로 돌아와 웨스트우드와 함께 연 가게 '섹스(SEX)'는 고무와 가죽, 안전핀을 소재로 한 옷을 팔았고, 그 손님들 중에서 밴드의 얼굴이 모일 참이었다.

II. 자니 로튼의 탄생 · 1975

(오디션) 매틀록과 존스, 쿡이 먼저 뭉쳤고, 보컬을 구하던 중 맥라렌이 가게에 드나들던 라이든을 눈여겨봤다. 가게 주크박스 앞에서 앨리스 쿠퍼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과장된 몸짓을 하던 모습이 결정적이었다고 전해진다. (개명) 라이든은 치아 관리가 엉망이어서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었는데, 존스가 이를 보고 '썩었다(rotten)'고 놀린 것이 그대로 무대 이름이 됐다. 자니 로튼이라는 이름은 이렇게 생겼다. (이름) 밴드 이름은 맥라렌의 가게 이름에서 따와 섹스 피스톨즈로 정해졌다. 1975년 11월, 런던의 세인트 마틴스 예술대학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짧고 거칠고 즉흥적인 연주였다. (태도) 넷은 음악적 숙련도보다 태도를 앞세웠다. 로튼은 정규 보컬 훈련을 받은 적이 없었고, 존스도 독학으로 기타를 익혔다. 맥라렌은 이 거친 미숙함을 오히려 상품으로 내세우려 했다. 웨스트우드가 디자인한 찢어진 옷과 안전핀 장식은 그 자체로 무대 밖 공연이었다.

III. 무정부 상태 · 1976

(계약) 1976년 가을, 이엠아이(EMI)와 계약하며 첫 싱글 「애너키 인 더 UK」를 발표했다. 혼돈과 무정부를 외치는 가사와 로튼의 비웃는 듯한 발성이 라디오 바깥의 소리를 들려줬다. (맨체스터) 그해 6월, 맨체스터 레서 프리 트레이드 홀에서 열린 공연은 관객이 많지 않았지만 훗날 신화가 됐다. 그 자리에 있던 소수의 관객 중에는 훗날 조이 디비전과 버즈콕스, 더 폴을 결성할 젊은이들, 그리고 더 스미스의 모리세이도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한 번의 공연이 여러 밴드의 씨앗이 된 셈이다. (그런디) 12월 1일, 저녁 텔레비전 토크쇼 《투데이》에 출연해 진행자 빌 그런디의 도발에 존스가 생방송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다음 날 타블로이드는 '더러움과 분노'라는 제목을 달았고, 전국의 공연장이 밴드를 보이콧했다. (투어) 그 여파로 '애너키 투어'의 상당수 공연이 취소됐다. 더 클래시와 더 댐드, 미국에서 건너온 하트브레이커스가 지원 공연으로 함께했는데, 이는 런던 펑크 신이 서로 얽혀 자라던 모습이기도 했다. 이엠아이는 결국 이듬해 초 계약을 해지했다.

♪애너키 인 더 UK (Anarchy in the UK)1976실황 Sex Pistols — Anarchy In The UK

EMI와 계약한 직후 발표한 데뷔 싱글로, 그런디 사건과 전국 보이콧 전야의 선전포고 같은 곡이었다.

  • 도입부, 존스의 기타가 볼륨을 끝까지 올린 펜더 트윈 리버브 앰프의 두꺼운 디스토션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순간을 들어보라. 여러 겹으로 녹음해 겹쳐 쌓은 소리다.
  • 로튼의 보컬은 멜로디를 따라가기보다 단어를 비웃듯 과장되게 굴린다. 특히 'R' 발음을 길게 끄는 방식에 주목.
  • 매틀록의 베이스는 혼란스러운 곡 전체에서 의외로 단단한 멜로디 라인을 그린다, 코러스 직전 구간에서 특히 뚜렷하다.
  • 전통적인 절-후렴 구조를 거부하고 끝까지 같은 긴장을 유지하는 구성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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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정점의 소동 · 1977

(해고) 1977년 3월, 에이앤엠(A&M)과 새로 계약했지만 회사 사무실에서 소동이 벌어져 엿새 만에 계약이 파기됐다. 곧이어 버진 레코드와 다시 계약하며 세 번째 레이블을 맞았다. (퀸) 엘리자베스 2세 즉위 25주년이던 6월, 「갓 세이브 더 퀸」을 발표했다. 국가(國歌)의 제목을 그대로 가져와 조롱하는 이 노래는 비비시(BBC)와 독립방송국에서 방송 금지됐다. 공식 차트 2위에 올랐지만 1위 집계를 둘러싸고 조작 의혹이 일 만큼 파장이 컸다. (보트) 즉위 기념 주간에 템즈강에서 유람선을 띄우고 공연을 강행하다 경찰이 들이닥쳐 여러 명이 체포됐다. 그중에는 매니저 맥라렌도 있었다. 이 소동 자체가 음반보다 더 큰 뉴스가 됐다. (볼록스) 10월, 앨범 《네버 마인드 더 볼록스, 히어즈 더 섹스 피스톨즈》가 나와 곧장 차트 1위에 올랐다. 제목의 '볼록스'라는 단어 때문에 노팅엄의 한 레코드점 점주가 외설물 진열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 말이 고대 영어에서 유래한 평범한 단어라는 전문가 증언 끝에 무죄로 끝났다. 프로듀서 크리스 토머스와 빌 프라이스는 존스의 기타를 여러 겹 덧입혀(오버더빙) 거친 소리 뒤에 두꺼운 벽을 쌓아 올렸다.

♪갓 세이브 더 퀸 (God Save the Queen)1977공식 MV — Sex Pistols

즉위 25주년 축제 분위기 한복판에 터뜨린 조롱이었고, 밴드를 상징하는 가장 큰 논란을 낳았다.

  • 제목부터 국가(國歌)를 그대로 가져와 뒤집는다 — 장엄해야 할 제목이 조롱의 도구가 된다.
  • 존스의 기타 리프는 두 음만으로 굵게 울리는 화음(파워 코드)을 반복해 단순하면서도 위협적인 느낌을 준다.
  • 토머스와 프라이스의 프로듀싱은 기타를 몇 겹이나 겹쳐 녹음해(오버더빙) 라이브보다 훨씬 두꺼운 벽을 만들었다.
  • 후반부 연호 구간은 합창처럼 쌓이며 끝까지 해소되지 않은 채 곡이 끊기듯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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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티 베이컨트 (Pretty Vacant)1977실황 Sex Pistols · 1996 재결성 공연

밴드가 가장 먼저 쓴 곡 중 하나로, 매틀록의 멜로디 감각이 짙게 밴 곡이다.

  • 존스가 찾아낸 두 음 리프가 곡 전체를 끌고 간다 — 단순함 자체가 메시지였다.
  • 조용한 벌스에서 쾅 터지는 코러스로 넘어가는 크고 작음의 대비(다이내믹스)가 또렷하다.
  • 매틀록이 곡과 가사를 주도해 쓴 곡으로, 그의 멜로디 감각이 가장 선명히 남은 트랙이다.
  • 로튼이 '베이컨트(공허한)'라는 단어를 두 음절로 끊어 발음하는 방식에 귀 기울여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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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네버 마인드 더 볼록스, 히어즈 더 섹스 피스톨즈》 (Never Mind the Bollocks, Here's the Sex Pistols)1977공식 MV 「Holidays In The Sun」 — Sex Pistols

유일한 정규 앨범으로, 떠들썩한 소동들 한가운데서 완성된 치밀한 녹음물이었다.

  • 펑크는 거칠게 들리지만 이 음반은 치밀하게 쌓아 올린 녹음이다. 존스가 기타는 물론 베이스 대부분까지 겹쳐 연주했다.
  • 곡과 곡 사이에 숨 돌릴 틈이 거의 없다 — 대표곡 「홀리데이즈 인 더 선」의 행군하는 듯한 리듬을 통해 앨범 전체의 속도감을 가늠할 수 있다.
  • 로튼의 보컬은 트랙마다 발성을 바꾼다 — 비웃음, 절규, 중얼거림을 오간다.
  • 좌우 스피커에 기타를 두 갈래로 나눠 배치해, 헤드폰으로 들으면 한쪽은 리듬, 한쪽은 장식적인 겹침임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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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베이스가 바뀌다 · 1977

(해임) 1977년 2월, 매틀록이 밴드에서 쫓겨났다. 비틀즈를 좋아한다는 이유가 공공연히 돌았지만, 로튼과의 불화가 더 근본적인 이유였다고 알려져 있다. 밴드의 가장 많은 곡을 쓴 작곡가가 이렇게 떠났다. (시드) 로튼의 어릴 적 친구 존 리치, 무대명 시드 비셔스가 베이스 자리를 메웠다. 연주 실력보다 외모와 태도가 기준이었다. 실제 녹음에서는 존스가 베이스 대부분을 직접 연주했고, 비셔스는 무대 위의 상징으로 기능했다. (간극) 비셔스는 음악보다 파괴적인 무대 행동으로 더 유명해졌다. 거친 언행과 자극적인 퍼포먼스가 언론의 소재가 됐고, 밴드 내부에서는 연주력 공백을 메우는 일이 과제가 됐다.

VI. 윈터랜드 이후 · 1978–1979

(투어) 1978년 1월, 미국 남부를 가로지르는 투어가 시작됐다. 보수적인 도시들에서 열린 공연은 처음부터 삐걱거렸고, 로튼과 맥라렌 사이의 불신은 돈 문제와 방향성을 둘러싸고 더 깊어졌다. (윈터랜드) 1월 14일 샌프란시스코 윈터랜드 공연이 마지막이 됐다. 로튼은 무대에서 관객에게 속았다는 기분이 든 적 없냐고 물은 뒤 그대로 마이크를 내려놓고 떠났다. 밴드는 그 자리에서 사실상 끝났다. (죽음) 비셔스와 연인 낸시 스펀전은 뉴욕 첼시 호텔에 머물며 생활했다. 1978년 10월 스펀전이 호텔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비셔스가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을 앞둔 1979년 2월, 그는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졌다. 스물한 살이었다. (영화) 맥라렌은 밴드를 자신이 설계한 사기극으로 그리는 영화 『위대한 로큰롤 사기』를 만들었다. 로튼은 이 서사에 자신이 이용당했다고 느꼈고, 두 사람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이 갈라졌다.

♪마이 웨이 (My Way)1978노래 시드 비셔스

비셔스가 죽기 몇 달 전 녹음한 곡으로, 밴드가 해체된 뒤 그의 상징적인 유작이 됐다.

  • 시나트라의 원곡이 담았던 우아한 체념을 비셔스는 빈정거리는 고함으로 완전히 뒤집는다.
  • 오케스트라풍의 장엄한 도입부 뒤에 거친 기타가 끼어드는 순간의 낙차가 이 곡의 농담이다.
  • 비셔스의 보컬은 음정보다 태도로 밀어붙인다 — 완벽히 부르는 것이 아니라 비웃듯 흉내 내는 것이 핵심이다.
  • 영화 『위대한 로큰롤 사기』의 한 장면으로 촬영되어, 연주보다 퍼포먼스 자체가 기록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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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8–2008

(소송) 해체 뒤 로튼은 맥라렌이 세운 회사를 상대로 저작권과 로열티를 둘러싼 소송을 벌였고, 다툼은 1986년에야 매듭지어졌다. 밴드의 이름과 녹음에 대한 권리가 비로소 멤버들에게 돌아왔다. (피아이엘) 밴드가 끝난 직후 로튼은 퍼블릭 이미지 리미티드(PiL)를 결성해 전혀 다른 방향의 음악을 시작했다. 존스와 쿡도 각자 세션과 다른 밴드 활동을 이어갔다. (재결합) 1996년 '필시 루커 투어'로 로튼, 존스, 쿡, 매틀록이 다시 뭉쳤다. 이후로도 2002년과 2003년, 2007~2008년에 간헐적으로 무대에 섰다. 비셔스의 빈자리는 매번 매틀록이 메웠다. (명예) 2006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이 결정되자 밴드는 공식 편지로 참석을 거부하며 그 상을 쓰레기라 불렀다. 제도권의 인정을 조롱하는 것이 밴드의 마지막까지 이어진 태도였다. 2년 남짓한 활동으로 남긴 자취는 이후 수십 년간 전 세계 펑크 밴드들에게 거울이 됐다.

덜 알려진 이야기

밴드가 영국 전역에서 공연 금지를 당하자, 1977년 여름 작은 마을들을 도는 비밀 투어를 기획했다. 공연장에는 섹스 피스톨즈 대신 '스팟츠(SPOTS, Sex Pistols On Tour Secretly)'라는 가짜 이름을 내걸었다. 그래도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퍼졌고, 공연장마다 정체를 눈치챈 팬들로 가득 찼다고 전해진다. 이 일화는 밴드의 공식 연대기보다 지역 신문 아카이브에 더 선명히 남아 있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네버 마인드 더 볼록스》 재판에서는 변호인이 영어 고문헌 전문가를 증인으로 세웠다. 이 전문가는 '볼록스'라는 단어가 중세 영어에서 사제를 가리키는 말이나 헛소리라는 뜻으로도 쓰여온 유서 깊은 단어임을 입증했고, 결국 외설 혐의는 무죄로 끝났다. 펑크 밴드의 음반 제목이 영어 어원학 강의실의 소재가 된 드문 사례다. 보컬 자리가 비어 있던 시기, 훗날 울트라복스와 비사지에서 활동하게 될 미지 유어가 맥라렌의 제안을 받았던 적이 있다고 스스로 여러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그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 일화는 밴드의 신화적인 결성담에 가려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용어 노트 📚🔎

펑크

(말뜻) 펑크는 영어 '펑크(punk)'에서 왔다. 원래는 불량배나 하찮은 녀석을 낮잡아 부르는 속어였는데, 1970년대 음악인들이 이 멸칭을 스스로 가져다 쓰며 정체성으로 삼았다. (록에서) 연주 기술을 뽐내기보다 짧고 빠르고 거칠게 터뜨리는 음악과 태도를 가리킨다. 정식으로 악기를 배우지 않았어도 할 말이 있으면 소리 지를 수 있다는 생각이 핵심이다. 체육 시간에 정식 기술이 없어도 온 힘을 다해 달리기만 하면 되는 단거리 달리기와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음악 밖에서 '펑크'는 여전히 하찮은 사람이나 질 낮은 것을 가리키는 속어로 쓰인다.

디스토션

(록에서) 기타 소리를 증폭기나 이펙트 페달로 일부러 한계 이상 밀어붙여 찢어지고 거칠게 들리게 만든 음색을 말한다. 스티브 존스는 펜더 트윈 리버브 앰프를 한계까지 올려 이 두꺼운 소리를 만들어냈다. 목이 쉬도록 일부러 소리를 질러서 원래보다 거칠고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사진이나 통신에서도 '왜곡'이라는 뜻으로 쓰여, 원래 신호나 형태가 일그러진 상태를 가리킨다.

파워 코드

(록에서) 기타 화음 중 가장 단순한 형태로, 세 음 중 밝고 어두움을 가르는 음(3도음)을 빼고 두 음만 굵게 울리는 화음이다. 장조인지 단조인지 모호한 대신 강하고 묵직하게 들려 펑크와 하드록의 기본 재료가 됐다. 피아노로 치면 화려한 화음 대신 건반 두 개만 눌러 쿵쿵 울리는 단순하고 힘센 소리를 떠올리면 된다.

오버더빙

(말뜻) 오버더빙(overdub)은 영어로 위에(over) 소리를 덧입힌다(dub)는 뜻이다. (록에서) 이미 녹음된 트랙 위에 새로운 연주나 노래를 겹쳐 녹음하는 방식이다. 기타리스트 한 명이 여러 번 녹음해 겹치면 마치 여러 명이 동시에 연주하는 것처럼 두꺼운 소리를 만들 수 있다. 스티브 존스는 앨범 녹음 때 기타는 물론 베이스까지 여러 겹 쌓았다. 도화지에 이미 그린 그림 위에 다른 색을 겹쳐 칠해 더 두껍고 풍성하게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더빙'은 영화에서 배우의 목소리를 다른 언어로 바꿔 입히는 작업을 가리키는 말로도 흔히 쓰인다.

리프

(록에서) 노래 전체를 끌고 가는 짧고 반복되는 기타(또는 베이스) 선율 조각을 말한다. 한 번 들으면 그 곡이 바로 떠오를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는 역할을 한다. 운동회 응원가에서 계속 반복되는 짧은 구호를 떠올리면 된다 — 한 번만 들어도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그 느낌이다.

B면

(말뜻) 'B'는 레코드판의 뒷면을 가리키는 알파벳 표기다. (록에서) 인기곡(A면)의 반대쪽에 실린 곡으로, 흔히 덜 다듬어졌거나 실험적인 곡이 담겼다. 공책 앞면에는 정답을 적고 뒷면에는 낙서나 메모를 끄적이는 것과 비슷해서, 뜻밖의 보물이 숨어 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