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ge Against the Machine
기타와 마이크로 거리의 시위를 무대 위에 그대로 옮겨놓은 밴드였다.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멤버와 동료들 ⏳🌊
- 멤버톰 모렐로
기타를 맡았고, 하버드 정치학 전공의 사상적 뿌리를 밴드에 불어넣었다.
- 멤버잭 델라로차
보컬과 가사를 맡아 밴드의 정치적 목소리를 대표했다.
- 멤버팀 커머포드
베이스를 맡아 두꺼운 저음으로 리듬 섹션을 지탱했다.
- 멤버브래드 윌크
드럼을 맡아 밴드 결성의 첫 연결고리가 됐다.
- 프로듀서릭 루빈
커버 앨범 《레니게이즈》를 함께 제작했다.
- 협업크리스 코넬
사운드가든 보컬로, 남은 세 멤버와 오디오슬레이브를 결성했다.
I. 로스앤젤레스의 네 사람 · 1964–1991
199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결성됐다. (모렐로) 톰 모렐로는 1964년 5월 미국 뉴욕 할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케냐 출신 독립운동가였고, 어머니 메리 모렐로는 일리노이 출신 교사였다. 부모가 갈라선 뒤 어머니를 따라 시카고 근교 리버티빌로 옮겨 자랐고, 그 마을에서 유일한 흑인 가정으로 지내며 겪은 일들을 훗날 여러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해 우등으로 졸업한 뒤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여러 일을 하며 생계를 이었다. (델라로차) 잭 델라로차는 1970년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로베르토 델라로차는 치카노 미술가 집단의 일원으로 활동한 화가였고, 그 정치적 감수성은 아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10대에는 하드코어 펑크 밴드 인사이드 아웃에서 절규하는 창법을 익혔고, 그 밴드의 곡 제목 하나가 훗날 새 밴드의 이름이 됐다. (어바인) 잭 델라로차와 팀 커머포드는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함께 자란 어릴 적 친구였다. 모렐로는 록업이라는 밴드에서 활동했고, 록업이 해체된 뒤 델라로차가 어릴 적 친구 커머포드를 베이시스트로 불러들였다. (결성) 모렐로는 랩 하듯 내뱉는 델라로차의 목소리를 듣고 그를 보컬로 끌어들였다. 기타 모렐로, 보컬 델라로차, 베이스 커머포드, 드럼 윌크로 팀이 꾸려졌고, 이름은 델라로차가 몸담았던 인사이드 아웃의 곡 제목에서 따왔다. 모렐로가 세 든 방에서 첫 합주를 했고, 자체 제작한 데모 테이프가 입소문만으로 수천 장 팔리며 여러 음반사의 관심을 끌었다.
II. 분노를 앨범에 담다 · 1992
(계약) 1992년 에픽 레코드와 계약하며 메이저 데뷔가 이뤄졌다. 밴드는 이례적으로 완전한 창작 통제권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회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데뷔) 같은 해 발표한 자심작 앨범은 랩의 리듬과 메탈의 무게를 그대로 겹쳐 놓은 소리로 평단과 대중 모두를 놀라게 했다. 표지에는 1963년 베트남에서 분신한 승려 틱꽝득의 사진을 실어 저항의 상징으로 삼았다. (수록곡) 수록곡 「킬링 인 더 네임」은 경찰의 인종차별적 폭력을 겨냥한 곡으로, 일부 방송사에서 방영이 제한됐지만 오히려 저항 정신을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 잡았다. (주법) 모렐로는 이펙트 페달과 픽업 토글 스위치를 이용해 기타를 마치 턴테이블처럼 긁는 소리로 바꾸는 주법을 개발했고, 이는 밴드 사운드의 정체성이 됐다.
경찰 폭력에 맞선 데뷔 싱글로, 이후 밴드를 상징하는 곡이 됐다.
- 도입부 리프는 드롭D 튜닝으로 눌러 만든 두 음짜리 굵은 화음(파워 코드)이 절뚝이듯 반복되며 무게를 만든다.
- 베이스와 드럼은 절제된 펑크 리듬으로 리프가 숨 쉴 공간을 남겨 둔다.
- 델라로차의 창법은 절제된 랩조 벌스에서 후반부 절규에 가까운 외침으로 급격히 바뀐다.
- 브리지에서 모렐로는 픽업의 소리 전환 스위치(토글 스위치)를 빠르게 딸깍이며 마치 턴테이블을 긁는 듯한 소리를 만든다.
- 곡 끝의 후렴은 라이브에서 관객 전체가 함께 외치는 구간으로 굳어졌다.
랩과 메탈을 하나로 겹친 데뷔작으로, 이후 장르 지형을 바꿔 놓았다.
- 표지의 분신 사진은 앨범이 담은 저항의 태도를 시각적으로 먼저 선언한다.
- 곡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기타 솔로 대신 반복되는 리프 자체가 곡의 중심을 이룬다.
- 모렐로는 와우 페달과 소리를 일부러 왜곡하는 이펙트(디스토션)를 겹쳐 써서 기타 소리를 사이렌이나 스크래치처럼 들리게 만든다.
- 스튜디오에서는 즉흥성을 살리려 대부분 즉석 연주로 녹음해, 곡마다 거친 질감이 살아 있다.
- 첫 곡 「봄트랙」의 도입부만 들어도 앨범 전체의 긴장감을 짐작할 수 있다.
III. 분노의 확장 · 1993–1997
(사상) 밴드는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사형수 무미아 아부자말 등 정치적 대의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음악과 행동을 분리하지 않았다. 놈 촘스키의 책을 즐겨 읽었다는 모렐로처럼, 멤버들의 정치의식은 무대 밖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시위) 1993년 롤라팔루자 페스티벌에서는 음반 심의 제도를 비판하며 15분 동안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알몸으로 서 있는 무언의 시위를 벌였다. (앨범) 1996년 두 번째 앨범 《이블 엠파이어》 (Evil Empire) 를 내며 상업적으로도 정점에 올랐다. 「불스 온 퍼레이드」는 와우 페달과 위미 페달을 겹쳐 쓴 리프로 새로운 기타 어법을 제시했다. (연대) 같은 해 티베트 프리덤 콘서트 무대에 비스티 보이즈 등과 함께 올라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보탰다.
군사 개입을 겨냥한 곡으로, 정치색이 짙어진 두 번째 앨범을 대표한다.
- 와우 페달을 밟았다 뗐다 하며 만든 리프는 사람 목소리처럼 울어대는 소리를 낸다.
- 커머포드의 베이스는 행진하듯 낮게 내려가는 선율로 곡 전체의 긴장을 지탱한다.
- 윌크의 드럼은 톰(북)을 강조한 타격으로 군악대 같은 분위기를 더한다.
- 중반부에는 다른 악기가 잠시 빠졌다가 다시 폭발적으로 되돌아오는 구간(브레이크다운)이 있어 곡의 극적인 낙차를 만든다.
- 라이브에서는 대개 공연의 첫 곡으로 쓰여 관객을 단숨에 끌어올린다.
IV. 로스앤젤레스의 전투 · 1998–2000
(프로듀서) 1999년 세 번째 앨범 《더 배틀 오브 로스앤젤레스》 (The Battle of Los Angeles) 를 브렌던 오브라이언과 함께 제작하며 한층 정제되고 힘 있는 사운드를 완성했다. (영상) 「슬립 나우 인 더 파이어」의 뮤직비디오는 감독 마이클 무어의 손을 거쳐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촬영됐고, 촬영 중 실제로 거래소 문이 잠시 닫히는 소동이 벌어졌다. (우드스톡) 1999년 우드스톡 99 무대에서는 성조기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로 큰 논란을 낳으며 밴드의 급진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투어) 세계 각지를 도는 대규모 투어로 밴드는 상업적 정점에 올랐지만, 정치 노선과 음악적 방향을 둘러싼 멤버 간 이견도 서서히 쌓여갔다.
증권거래소 앞에서 찍은 영상으로도 유명해진, 자본주의를 정면으로 겨냥한 곡이다.
- 브렌던 오브라이언의 프로듀싱은 이전보다 각 악기 소리를 선명하게 분리해 들려준다.
- 잔잔하게 시작하는 벌스는 후렴에서 멤버 여럿이 함께 외치는 합창으로 확장된다.
- 모렐로의 솔로 구간은 여전히 턴테이블 스크래치를 흉내 낸 주법으로 채워져 있다.
- 곡 말미의 후렴 반복은 점점 겹겹이 쌓이는 목소리로 긴장을 고조시킨다.
밴드가 상업적으로 가장 높이 올랐던 시기의 기록이다.
- 전작보다 좌우로 넓게 배치된 기타 이펙트가 스테레오 공간을 가득 채운다.
- 커머포드의 베이스는 여러 곡에서 왜곡된 음색을 써서 기타와 구분이 모호해질 만큼 두껍다.
- 가사가 다루는 로스앤젤레스 폭동과 노동 운동의 역사는 곡의 제목과 분위기에도 배어 있다.
- 「게릴라 라디오」의 도입 리프는 방송 잡음을 흉내 낸 소리로 시작한다.
V. 갈라서다 · 2000–2001
(탈퇴) 2000년 10월 델라로차는 밴드의 의사 결정 구조가 더는 자신의 개인적 표현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성명을 내고 탈퇴를 선언했다. (커버) 탈퇴 발표 직전 녹음을 마친 커버 앨범 《레니게이즈》 (Renegades) 가 뒤이어 발매됐다. 밥 딜런, 브루스 스프링스틴, 아프리카 밤바타 등 자신들에게 영향을 준 곡들을 다시 연주하며 뿌리를 정리한 음반이었다. (새밴드) 남은 세 멤버 모렐로, 커머포드, 윌크는 사운드가든의 보컬이었던 크리스 코넬과 새 밴드 오디오슬레이브를 결성해 2001년부터 활동을 이어갔다.
탈퇴 직전 완성한 커버 앨범의 수록곡으로, 밴드가 자란 뿌리를 되짚었다.
- 원곡의 전자음 멜로디를 모렐로가 이펙트로 흉내 낸 기타 선율로 옮겨 놓았다.
- 델라로차의 랩은 원곡의 리듬감을 살리면서도 한층 거칠고 공격적인 톤으로 부른다.
- 리듬 섹션은 무거운 기타 아래에서도 원곡의 춤곡 같은 그루브를 놓치지 않는다.
- 커버곡 선곡 전체를 함께 들으면 이 밴드가 랩과 펑크, 록에서 무엇을 빌려 왔는지 드러난다.
VI. 다시 뭉치다 · 2007–2011
(재결합) 2007년 코첼라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르며 7년 만에 재결합을 공식화했다. (투어) 이후 몇 해에 걸쳐 대형 페스티벌과 단독 공연을 이어갔지만 새 앨범 없이 과거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데 그쳤다. (솔로) 그 사이 모렐로는 '더 나이트워처맨'이라는 이름의 포크 성향 솔로 활동을 병행하며 저항가요 전통을 이어갔다. (휴식) 201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대규모 공연을 끝으로 밴드는 다시 활동을 쉬었다.
VII. 멈춘 행진 · 2019–2026
(재결합) 2019년 밴드는 다시 재결합을 알리며 대규모 투어를 예고했다. 랩 듀오 런 더 주얼스가 공연 개막을 함께하며 세대를 넘는 연대를 보여줬다. (연기) 2020년 팬데믹으로 투어는 미뤄졌다가 2022년에야 재개됐다. (부상) 2022년 7월 시카고 공연 도중 델라로차가 다리를 다쳐 이후 일정을 의자에 앉은 채 소화해야 했고, 결국 남은 일정은 취소됐다. (현재) 2024년 1월 브래드 윌크가 네 멤버를 대신해 더는 투어나 공연을 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내며 활동을 접었고, 이후 각자의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덜 알려진 이야기
밴드 이름은 새로 지어낸 것이 아니라, 델라로차가 몸담았던 이전 하드코어 밴드 인사이드 아웃의 한 곡 제목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저항적인 새 밴드에 어울리는 이름을 고심하다가 옛 동료의 곡 제목을 다시 꺼내 쓴 셈이다. 모렐로는 초기 데모 카세트에 담아 둔 리프 일부가 훗날 데뷔 앨범의 곡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1993년 롤라팔루자 무대의 무언 시위는 오늘날에도 사진 몇 장으로만 남아 있을 뿐 자세한 경위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당시 음반 심의 표시 제도에 반대해 15분간 아무 연주도 하지 않은 채 서 있기만 한 이 행위는, 화려한 퍼포먼스보다 침묵으로 메시지를 전한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데뷔 당시 에픽 레코드와 맺은 계약에는 밴드에 완전한 창작 통제권을 보장하는 조항이 들어 있었는데, 이는 신인 밴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조건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용어 노트 📚🔎
리프
(말뜻) 정확한 유래는 분명치 않지만, 후렴을 뜻하는 영어 단어 리프레인(refrain)을 줄인 말이라는 설이 있다. (록에서) 곡 전체를 떠받치는, 짧게 반복되는 기타나 베이스의 선율 혹은 화음 패턴을 가리킨다. 응원 구호를 계속 반복해 외치듯, 리프도 곡 내내 되풀이되며 노래를 기억하게 만든다.
파워 코드
(록에서) 근음과 완전5도 두 음만 눌러 굵고 단순하게 울리는 화음으로, 록과 메탈 기타 리프의 기본 뼈대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다 함께 짧고 굵은 구호를 외치는 것처럼, 소리는 단순해도 힘이 세다.
와우 페달
(말뜻) 페달을 밟을 때 나는 소리가 사람이 와, 와 하고 우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해서 붙은 의성어 이름이다. (록에서) 발로 밟았다 뗐다 하면서 특정 음역을 강조해, 기타 소리를 마치 사람 목소리처럼 변화시키는 장치다. 입 앞에서 손을 오므렸다 폈다 하며 소리를 냈다 줄였다 하는 장난과 비슷한 원리다.
디스토션
(말뜻) 비틀어 짜다라는 뜻의 라틴어 디스토르퀘레(distorquere)에서 온 말로, 소리를 일부러 비틀어 찢어지게 만든다는 의미가 이름에 그대로 담겨 있다. (록에서) 앰프나 페달로 소리 신호를 한계 이상 증폭해 거칠고 찢어지는 음색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마이크에 너무 가까이 대고 크게 소리 지르면 스피커에서 소리가 찢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다른데서는) 사진이나 렌즈에서 화면 가장자리가 휘어져 보이는 왜곡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브레이크다운
(말뜻) 부수다, 무너지다라는 뜻의 영어 표현 브레이크 다운(break down)에서 왔다. 곡의 진행이 잠깐 무너지듯 단순해진다는 뜻이 담겨 있다. (록에서) 곡 중간에 다른 악기가 잠시 빠지고 리듬만 남거나 아주 단순한 패턴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폭발적으로 되돌아오는 구간을 말한다. 놀이기구가 천천히 정상까지 올라가 잠깐 멈췄다가 떨어지는 순간의 스릴과 비슷하다. (다른데서는) 기계나 협상이 고장 나거나 결렬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오버더빙
(말뜻) 위에라는 뜻의 오버(over)와 음을 입힌다는 뜻의 더빙(dub)이 합쳐진 말이다. (록에서) 이미 녹음된 연주 위에 다른 악기나 목소리를 나중에 따로 녹음해 겹쳐 넣는 방식을 말한다. 밑그림을 그려 놓고 나중에 색을 덧칠하는 미술 시간과 비슷하다. (다른데서는) 영화에서 외국어 대사를 다른 언어로 바꿔 입히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