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rvana
고요와 굉음을 오가는 노래로, 대중음악의 지형을 하룻밤 사이에 바꿔놓은 시애틀의 3인조였다.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멤버와 동료들 ⏳🌊
- 멤버커트 코베인
리드 보컬과 기타를 맡았고 대부분의 곡을 쓴 주역이었다.
- 멤버크리스트 노보셀리치
베이스를 맡았고 결성 때부터 코베인과 가장 오래 함께했다.
- 멤버데이브 그롤
1990년 합류한 드러머로, 밴드의 사운드를 완성시켰다.
- 연인코트니 러브
1992년 코베인과 결혼했다.
- 프로듀서부치 비그
《네버마인드》를 프로듀싱해 밴드를 전국구로 올려놓았다.
- 경쟁에디 베더
펄 잼의 보컬로, 초기엔 서로 날을 세웠으나 후에 서로를 인정하는 사이가 됐다.
I. 애버딘의 소년들 · 1965–1986
(출생) 1967년 2월, 미국 워싱턴주 애버딘에서 커트 코베인이 태어났다. 아버지 도널드는 정비공이었고 어머니 웬디는 웨이트리스로 일했다. 두 살 아래 여동생 킴이 있었다. 코베인이 아홉 살이던 1976년 부모가 이혼했고, 그는 훗날 이 사건을 자기 인생에서 가장 큰 상처로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혼 뒤 그는 친척 집을 전전하며 살았고, 그 불안정함은 그가 평생 안정된 소속감을 갈구하게 만든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노보셀리치) 1965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컴프턴에서 크로아티아 이민자 가정의 아들로 크리스트 노보셀리치가 태어났다. 가족은 그가 어릴 때 애버딘으로 이사했고, 그는 큰 키와 냉소적인 유머로 학교에서 눈에 띄는 학생이었다. 코베인보다 두 살 많았던 그는 벌목업이 쇠퇴하던 이 작은 마을에서 코베인과 마찬가지로 펑크 록 레코드를 돌려 들으며 바깥세상을 상상했다. (소외) 애버딘은 벌목 산업으로 세워졌다가 1980년대 들어 급격히 기울던 마을이었다. 코베인은 이곳에서 동성애자 친구를 감쌌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훗날 밝혔고, 보수적인 마을 분위기에 반감을 키웠다. 미술 교사는 그의 그림 실력을 눈여겨봤고, 그는 스케치북을 늘 곁에 두는 학생이었다.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청소부로 일하며 기타를 익혔고, 한동안 다리 밑이나 친구 집 소파를 전전하며 지냈다. 이 시기의 고립감과 분노는 훗날 그의 노랫말 전반에 낮게 깔리는 정서가 됐다.
II. 결성과 첫 앨범 · 1986–1989
(결성) 1986년 무렵 코베인과 노보셀리치는 함께 밴드를 시작했다. 이름을 스키드 로, 펜 캡 추 등으로 여러 차례 바꾸다가 1988년 초 너바나로 정착했다. 코베인은 이 이름이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을 뜻한다는 점과, 당시 유행하던 험악한 밴드명들과 정반대로 부드럽고 깨끗하게 들린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드러머) 드러머 자리는 초기 몇 년간 계속 바뀌었다. 에런 버크하트를 거쳐 멜빈스의 데일 크로버가 잠시 함께했고, 1988년 채드 채닝이 합류하며 밴드는 첫 안정기를 맞았다. 시애틀 인근 벌목촌 출신 밴드 멜빈스는 코베인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준 선배 그룹으로, 그는 멜빈스의 리허설을 지켜보며 록 음악을 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전해진다. (블리치) 1989년 시애틀의 신생 레이블 서브 팝과 계약한 너바나는 프로듀서 잭 엔디노와 단 며칠, 총 606달러의 제작비로 데뷔 앨범 《블리치》를 완성했다. 조용하다가 갑자기 폭발하는 곡 구성을 즐겨 쓰던 미국 밴드 픽시스에서 영향을 받은 이 앨범은 두터운 기타 소음과 의외로 다정한 멜로디가 뒤섞인 사운드로, 당시 시애틀 지역에서만 회자되던 밴드를 조금씩 알리기 시작했다.
606달러라는 믿기지 않는 제작비로 완성된 데뷔작에는 훗날 세계를 흔들 밴드의 원형이 이미 담겨 있었다.
- 혼자 통기타로 쓴 멜로디에 밴드 전체가 왜곡된 기타 음색(디스토션)을 입혀, 팝적인 후렴과 거친 톤이 부딪히는 구성을 들어보라.
- 베이스와 드럼이 큰 기교 없이 단순한 리듬을 반복하며 곡을 떠받치는 방식은 이후 너바나 사운드의 원형을 보여준다.
- 보컬은 저음의 읊조림에서 후렴에서 갑자기 목을 긁는 창법으로 바뀌는데, 이 절제된 다이내믹은 데뷔작 전체를 관통한다.
- 라이브 버전에서는 스튜디오보다 훨씬 거칠고 빠르게 연주돼, 훗날 밴드의 폭발적인 무대 에너지를 미리 엿볼 수 있다.
III.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릿과 네버마인드 · 1990–1991
(그로울) 1990년, 워싱턴 D.C.의 하드코어 밴드 스크림에서 활동하던 데이브 그롤이 너바나에 합류했다. 버즈 오스본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봤던 그는 이전 드러머들보다 훨씬 강력하고 정교한 타격으로 밴드의 소리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노보셀리치는 훗날 그롤이 합류한 순간 밴드가 비로소 완성됐다고 회고했다. (계약) 1990년 말 너바나는 메이저 레이블 DGC와 계약했다. 프로듀서 부치 비그와 함께 로스앤젤레스에서 녹음한 두 번째 앨범 《네버마인드》는 애초 수십만 장 판매를 목표로 했으나, 1991년 9월 발매 이후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을 얻었다. (스멜스) 타이틀곡 격인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릿」이 라디오와 MTV를 장악하며 1992년 초 앨범은 빌보드 차트 정상까지 올랐다. 조용한 절과 폭발하는 후렴을 오가는 구성은 하루아침에 얼터너티브 록을 주류로 밀어 올렸고, 시애틀의 그런지 신 전체가 전국적인 조명을 받게 됐다. (충격) 갑작스러운 성공은 코베인에게 편치 않았다. 그는 1992년 한 인터뷰에서 같은 시애틀 출신 밴드 펄 잼을 유행에 편승한 무리라며 날을 세웠는데, 이는 훗날 두 밴드 사이에 오래 회자되는 일화가 됐다. 시간이 지나며 코베인과 펄 잼의 에디 베더는 서로를 인정하는 사이로 돌아섰고, 코베인 사후 베더는 여러 자리에서 그를 향한 존경을 밝혔다.
그롤이 가세하며 완성된 리듬 섹션 위에서, 밴드의 소박한 애버딘 시절 사운드가 하루아침에 전국구 앤섬이 됐다.
- 도입부의 두 음짜리 굵은 화음(파워 코드) 리프는 곡 전체의 뼈대를 이루며, 절에서는 낮게 눌렀다가 후렴에서 왜곡된 기타 음색(디스토션)으로 폭발하듯 커진다.
- 베이스는 기타 리프를 거의 그대로 따라가며 저음을 두껍게 받쳐 주고, 드럼은 후렴 직전 필인으로 곡을 밀어 올린다.
- 코베인의 보컬은 절에서 나른하게 시작해 후렴에서 목을 긁듯 내지르는데, 이 대비가 곡의 절정을 만든다.
- 중반 기타 솔로는 보컬 멜로디를 거의 그대로 기타로 다시 연주하는 단순한 구성으로, 화려한 기교 대신 멜로디를 강조한다.
- 뮤직비디오 속 체육관 라이브 촬영 장면과 함께 들으면, 스튜디오 녹음보다 한층 거친 라이브 특유의 에너지를 비교해 들을 수 있다.
예상을 뛰어넘은 성공으로 밴드를 얼터너티브 록의 중심에 세운 앨범으로, 매끈하게 다듬어진 사운드가 오히려 코베인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 대표곡으로 고른 「컴 애즈 유 아」는 코러스 이펙트를 입힌 맑은 기타 리프로 시작해, 앨범이 소음만이 아니라 정교한 편곡도 갖췄음을 보여준다.
- 부치 비그의 프로듀싱은 기타를 겹겹이 오버더빙(이미 녹음한 트랙 위에 다시 녹음해 겹쳐 쌓는 방식)해 두껍고 매끈한 벽을 만든 것이 특징이다.
- 앨범 전체에서 절과 후렴의 낙차, 이른바 조용하다가 갑자기 커지는 다이내믹 구성이 반복되며 앨범을 관통하는 문법을 이룬다.
- 그롤의 드럼은 이전 녹음들보다 훨씬 크고 단단하게 잡혀 있어, 리듬 섹션이 앨범의 무게 중심을 옮겼다는 평을 듣는다.
IV. 인 유테로와 언플러그드 · 1992–1993
(반동) 《네버마인드》의 매끈한 사운드에 부담을 느낀 코베인은 시카고의 프로듀서 스티브 알비니를 찾아갔다. 알비니는 오버더빙(이미 녹음한 트랙 위에 다른 소리를 겹쳐 녹음하는 방식)을 최소화하고 밴드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방식으로 《인 유테로》를 녹음했다. 레이블은 발매 직전 지나치게 거칠다며 일부 곡의 재작업을 요청했고, 이는 밴드와 회사 사이에 긴장을 낳았다. (투어) 인 유테로 발매 뒤 이어진 투어에서 코베인은 오랫동안 앓아 온 원인 불명의 위통에 시달렸다. 그는 이 통증을 다스리려 진통제와 헤로인에 의존하기 시작했고, 무대 위 그의 상태는 공연마다 눈에 띄게 오르내렸다. 동료들과 스태프들은 그의 건강 악화를 우려했다. (언플러그드) 1993년 11월, 밴드는 뉴욕에서 MTV 언플러그드(전자 악기 없이 어쿠스틱으로만 연주하는 공연 형식) 무대에 섰다. 데이비드 보위의 「더 맨 후 솔드 더 월드」와 미트 퍼펫츠의 곡들을 골라 채운 셋리스트는 이례적이었고, 촛불과 백합으로 장식된 무대에서 코베인은 그 어느 때보다 가라앉은 목소리로 노래했다. 이 공연은 훗날 그의 마지막을 예고한 순간으로 자주 회고된다.
레이블의 재작업 요구 속에서도 밴드가 지켜낸 어둡고 개인적인 정서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곡이다.
- 저음의 어쿠스틱 기타 리프 위에 전기 기타가 뒤늦게 왜곡된 음색(디스토션)으로 얹히며 곡이 점점 무거워지는 구성을 들어보라.
- 후렴에서 코베인의 목소리는 거의 절규에 가깝게 치솟는데, 이는 절의 낮고 건조한 창법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 브리지(절과 후렴 사이에 새로운 분위기를 넣어 곡에 변화를 주는 구간) 부분에서 기타 톤이 한층 날카로워지며 곡의 가장 어두운 순간을 만든다.
- 뮤직비디오의 초현실적인 이미지들과 함께 감상하면, 곡 특유의 음울한 정서를 더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스티브 알비니와 함께 매끈함을 거부하고 완성한 앨범으로, 성공 이후 밴드가 되찾으려 한 날것의 소리를 담았다.
- 대표곡 「덤」은 첼로 선율이 배음처럼 깔리는 드문 편곡으로, 알비니가 거친 사운드 안에 남겨둔 여백을 보여준다.
- 알비니는 마이크를 방 전체에 배치해 잔향을 그대로 살리는 녹음 방식을 택해, 오버더빙을 최소화한 날것의 질감을 앨범 전반에 남겼다.
- 보컬은 스튜디오 트릭 없이 거칠게 잡혀 있어, 코베인의 숨소리와 갈라지는 목소리까지 그대로 들린다.
- 《네버마인드》의 매끈한 벽 같은 기타 사운드와 비교해 들으면, 이 앨범이 의도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소리를 택했다는 것이 뚜렷이 드러난다.
언플러그드 무대에서 고른 낯선 커버곡은, 코베인이 그 시절 무엇을 마음에 담고 있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 전자 악기를 걷어낸 언플러그드 무대라 기타는 어쿠스틱으로만 연주되는데, 코베인은 원곡보다 한층 느리고 가라앉은 템포로 곡을 다시 짰다.
- 노보셀리치는 이 곡에서 어쿠스틱 베이스를 연주해, 밴드 특유의 록 사운드와는 다른 질감을 더한다.
- 보컬은 마이크에 바짝 붙어 거의 속삭이듯 부르다가 후렴에서 살짝 힘을 싣는 정도로만 감정을 조절해, 스튜디오 녹음들과 뚜렷이 다른 절제된 화법을 들려준다.
- 촛불이 켜진 무대에서 실황으로 녹음된 관객의 숨죽인 반응까지 함께 들으면, 이 공연이 남긴 무거운 분위기를 더 실감할 수 있다.
V. 로마에서 시애틀까지 · 1992–1994
(결혼) 1992년 2월, 코베인은 밴드 홀의 코트니 러브와 결혼했다. 그해 8월 두 사람 사이에 딸이 태어났다. 언론은 두 사람의 사생활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중독) 성공이 커질수록 그의 헤로인 의존도 깊어졌다. 1994년 3월, 유럽 투어 도중 로마의 한 호텔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쓰러져 응급 치료를 받았다. 주변 사람들은 이 사건을 자살 시도로 받아들였고, 그를 돕기 위한 개입이 뒤따랐다. (죽음) 1994년 4월 5일, 코베인은 시애틀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시신은 나흘 뒤인 4월 8일 발견됐고, 그의 나이는 27세였다. 그의 죽음은 이른바 '27세 클럽'으로 불리는 요절한 음악가들의 계보에 그를 올려놓았다. (해체) 코베인의 죽음으로 너바나는 사실상 활동을 마쳤다. 남은 두 멤버는 오랫동안 그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훗날 밝혔다.
1990년에 처음 쓰인 이 곡은 밴드가 남긴 정규 앨범의 마지막 트랙으로 남았다.
- 첼로가 낮게 깔리는 도입부는 곡 전체에 애도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고, 기타는 화려한 기교 대신 반복되는 단순한 리프로 곡을 떠받친다.
- 후렴에서 여러 목소리를 겹쳐 부르는 방식(코러스 하모니)은 앨범 《인 유테로》의 다른 곡들보다 한결 부드러운 순간을 만든다.
- 곡 후반 반복되는 짧은 후렴구는 점점 잦아드는 다이내믹으로 마무리돼, 밴드의 마지막을 예고하듯 여운을 남긴다.
- MTV 언플러그드 버전과 비교해 들으면, 스튜디오 버전의 두꺼운 사운드와 어쿠스틱 버전의 가라앉은 정서 사이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VI. 이후와 유산 · 1994–2026
(푸파이터스) 1994년 말, 데이브 그롤은 혼자 녹음해 두었던 곡들을 바탕으로 새 밴드 푸 파이터스를 결성했다. 그는 이후 수십 년간 활동을 이어가며 록 음악계의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노보셀리치) 크리스트 노보셀리치는 이후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한편, 크로아티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라는 배경을 살려 선거 제도 개혁 등 공공 활동에 오래 목소리를 냈다. (유산) 너바나가 남긴 세 장의 정규 앨범은 이후 얼터너티브 록의 기준점이 됐다. 밴드는 2014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고, 그 자리에는 노보셀리치와 그롤 외에도 여러 여성 보컬리스트가 함께 무대에 올라 코베인의 빈자리를 대신 노래했다. 애버딘의 작은 차고에서 시작된 소음은 이제 한 시대를 규정하는 사운드로 남아 있다.
덜 알려진 이야기
《블리치》앨범 크레딧에는 기타리스트로 제이슨 에버맨의 이름이 올라 있지만, 실제로 앨범에 그의 연주는 담기지 않았다. 당시 무일푼이었던 밴드를 위해 녹음비를 대신 내준 대가로 이름을 올려준 것이었다. 에버맨은 이후 잠시 투어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다 탈퇴했고, 사운드가든의 투어에도 잠시 몸담았다가 훗날 군에 입대해 미군 특수부대 대원이 됐다. 한 앨범에 이렇게 다른 두 인생이 스쳐 지나간 사례는 많지 않다. 코베인은 인터뷰에서 비틀스와 아바를 즐겨 듣는다고 여러 차례 밝혔는데, 이는 그가 대변하던 거친 얼터너티브 이미지와는 잘 맞지 않는 취향이었다. 전기 작가들은 그가 실제로는 정교한 팝 멜로디에 강박에 가까운 관심을 가진 작곡가였다고 말한다. 코베인이 남긴 낙서와 메모 노트는 사후 여러 해가 지난 2002년에야 《저널스》라는 책으로 묶여 출간됐다. 공개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이 자료는, 완성된 노래 가사보다 그가 평소에 어떤 문장을 습관적으로 끄적였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노보셀리치는 크로아티아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배경을 살려 록 밴드에서는 드물게 아코디언을 다룰 줄 알았고, MTV 언플러그드 무대에서 이를 직접 연주했다. 이 악기는 그가 밴드 활동 이후에도 오래 이어간 크로아티아계 커뮤니티 활동과도 무관하지 않은 배경으로 꼽힌다.
용어 노트 📚🔎
파워 코드
(말뜻) '파워 코드'라는 이름은 힘을 뜻하는 영어 파워와 화음을 뜻하는 코드를 합친 말이다. (록에서) 보통 화음은 세 개 이상의 음을 쌓아 장조나 단조 느낌을 만들지만, 파워 코드는 근음과 그 위 완전5도 음, 두 음만 써서 장단조 색깔 없이 굵고 강한 소리만 남긴다. 왜곡된 기타 음색(디스토션)과 함께 쓰면 소리가 뭉개지지 않고 깨끗하게 울려서, 록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기타 화음이 됐다. 두 사람이 화음을 맞추는 대신 같은 음을 옥타브만 다르게 부르는 것과 비슷하게, 색깔보다 무게를 택한 화음이다.
디스토션
(말뜻) 디스토션(distortion)은 영어로 '일그러뜨림, 왜곡'이라는 뜻이다. (록에서) 기타 앰프나 이펙트 페달이 원래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큰 신호를 받으면 소리 파형이 찌그러지면서 거칠고 두꺼운 음색이 생기는데, 록 음악가들은 이 현상을 일부러 이용해 강렬한 기타 톤을 만든다. 마이크에 대고 너무 크게 소리를 지르면 스피커에서 소리가 찢어지듯 들리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그런지
(말뜻) 그런지(grunge)는 영어로 '때, 지저분함'을 뜻하는 속어다. (록에서) 1980년대 후반 미국 시애틀 등에서 나온 록 음악 스타일로, 두껍고 지저분한 기타 사운드에 무기력하거나 냉소적인 태도가 섞인 것이 특징이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옷차림과 무대 매너도 이 이름과 함께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졌다.
언플러그드
(말뜻) 언플러그드(unplugged)는 전기 플러그를 뽑는다는 뜻의 영어 단어에서 왔다. (록에서) 전기 기타나 신시사이저 같은 전자 악기의 전원을 뽑고, 어쿠스틱 악기만으로 연주하는 공연이나 녹음을 가리킨다. 미국 방송사 MTV가 1989년부터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을 만들며 널리 퍼진 말이다.
오버더빙
(말뜻) 오버더빙(overdubbing)은 '위에'라는 뜻의 오버와 '겹쳐 씌우다'라는 뜻의 더빙을 합친 말이다. (록에서) 이미 녹음해 둔 트랙을 들으면서 그 위에 다른 악기나 목소리를 새로 녹음해 겹치는 방식으로, 한 사람이 여러 파트를 연주하거나 소리를 여러 겹으로 두껍게 쌓을 때 쓴다. 합창 연습에서 한 성부를 먼저 녹음해 틀어 놓고, 그 소리를 들으며 다른 성부를 얹어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브리지
(말뜻) 다리를 뜻하는 영어 브리지(bridge)에서 온 말이다. (록에서) 노래의 절과 후렴이 반복되는 사이에 다른 멜로디나 분위기를 넣어 곡에 변화를 주는 구간을 가리킨다. 말 그대로 곡의 앞부분과 뒷부분을 이어 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다른 데서는) 카드 게임 브리지처럼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음악 밖에서는 실제 다리나 안경다리를 가리킬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