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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loody Valentine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1983–)

기타 소리를 안개처럼 두껍게 쌓아 올려, 소음과 멜로디의 경계를 지운 밴드였다.

한눈에 보기 🔭💭

1. 뿌리미국 뉴욕 출생아일랜드 더블린 결성고딕록 영향2. 개편빌린다 버처 합류베를린 방랑3. 돌파크리에이션 계약이즌트 애니싱홀로코스트 노이즈4. 정점러브리스 완성글라이드 기타역재생 사운드5. 공백아일랜드 레코드 이적미완성 앨범장기 침묵6. 귀환재결합 공연엠비브이 발표슈게이즈 원류발렌타인1983–왜곡된 기타의 벽 속에 멜로디를 숨겨 슈게이즈…
무대가 된 도시 🧭🗺️
N영국아일랜드독일뉴욕1963더블린1983–1986베를린1984–1985런던1985–1997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멤버와 동료들 ⏳🌊

  • 멤버케빈 실즈

    기타와 보컬, 밴드의 소리를 설계한 핵심 인물.

  • 멤버콜름 오 시오시그

    결성 때부터 함께한 드러머이자 죽마고우.

  • 멤버데비 구지

    1985년 런던에서 합류해 리듬의 뼈대를 맡은 베이시스트.

  • 멤버빌린다 버처

    1987년 합류한 기타·보컬로, 몽환적 사운드의 목소리.

  • 레이블 대표앨런 맥기

    크리에이션 레코드를 이끌며 밴드와 오아시스를 함께 세상에 내놓은 인물.

  • 코크틴 트윈스 기타리스트로빈 구트리
YouTube에서 5곡 이어 듣기 ↗

I. 더블린의 소년들 · 1963–1984

(결성) 1983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됐다. 기타리스트 케빈 실즈는 1963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더블린으로 건너와 자랐고, 드러머 콜름 오 시오시그는 더블린에서 나고 자랐다. 둘은 1978년 더블린 남부의 가라테 대회에서 처음 만났고, 고딕록과 포스트펑크에 빠져 지내다 함께 밴드를 만들기로 했다. (이름) 밴드의 이름은 1981년 캐나다에서 만든 저예산 슬래셔 영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에서 따왔다. 다만 실즈는 이 이름이 제안됐을 때 그것이 영화 제목인 줄 몰랐다고 밝혔다. 결성 초기 라인업에는 보컬 데이브 콘웨이와 건반 주자 티나 더킨이 참여했다. (고딕) 초창기 사운드는 지금의 몽환적인 소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밴드는 닉 케이브의 버스데이 파티나 아일랜드 동료 밴드 버진 프룬스 같은 어둡고 신경질적인 포스트펑크·고딕록에 기울어 있었고, 1985년 스스로 돈을 모아 첫 미니 앨범을 냈다. 이 시기 음악은 훗날의 명성과 거의 겹치지 않는, 잊힌 출발점으로 남았다. (구지) 1985년, 밴드가 런던으로 옮긴 뒤 베이시스트 데비 구지가 합류해 리듬의 뼈대를 든든히 받쳤다. 이때부터 이어질 오랜 시간 동안 그는 실즈와 오 시오시그 곁을 지킨 붙박이 멤버가 됐다. 아직 대중의 눈에는 들지 않았지만, 결성 초기의 더블린 클럽 무대는 훗날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릴 밴드가 첫걸음을 뗀 자리였다.

II. 방랑과 개편 · 1985–1987

(베를린) 더블린에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한 밴드는 활로를 찾아 유럽을 떠돌았다. 1984~85년 무렵 서독(오늘날 독일) 베를린으로 옮겨가 활동했고, 이후 다시 영국 런던에 자리를 잡았다. 낯선 도시를 옮겨 다니며 밴드는 돈도 인기도 없이 근근이 버텨야 했다. (교체) 1987년, 결성 때부터 함께한 보컬 데이브 콘웨이가 밴드를 떠났다. 그의 자리를 채운 사람은 빌린다 버처였는데, 이 합류로 실즈-오 시오시그-구지-버처로 이어지는, 이후 밴드를 대표하는 라인업이 완성됐다. (변화) 버처가 들어오면서 밴드의 소리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신경질적이던 고딕록의 기운이 걷히고, 그 자리에 나른하고 흐릿한 멜로디가 들어섰다. 같은 해 발표한 「Strawberry Wine」과 「Ecstasy」 같은 곡들은 이 변화의 중간 지점을 보여주는 기록으로 남아 있다. (구트리) 코크틴 트윈스 특유의 안개 같은 기타 톤은 실즈에게도 눈에 보이는 참고점이 됐지만, 정작 실즈는 자신이 원하는 소리에 만족하지 못해 이후 스스로 프로듀싱을 도맡는 쪽으로 기울었다.

♪스트로베리 와인 (Strawberry Wine)1987

빌린다 버처가 처음 목소리를 얹은 곡으로, 고딕록에서 몽환적인 소리로 넘어가는 밴드의 변곡점을 보여준다.

  • 도입부 기타는 이전 곡들의 어두운 톤을 벗고 맑은 잔향(리버브)을 두른 소리로 시작한다.
  • 빌린다 버처의 나른하고 낮게 읊조리는 창법은 이후 밴드의 시그니처가 될 화법의 출발점이다.
  • 후렴에서 두 기타를 왼쪽·오른쪽 스피커에 각각 배치(패닝)해 넓은 공간감을 만든다.
  • 드럼은 단순한 비트만 유지해 기타가 자유롭게 흔들릴 여백을 내어준다.

III. 크리에이션 시대 · 1988

(계약) 1988년, 밴드는 앨런 맥기가 운영하던 영국 레이블 크리에이션 레코드와 계약했다. 크리에이션은 훗날 오아시스를 세상에 내놓을 레이블이기도 했는데, 맥기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소음과 멜로디가 뒤섞인 소리에서 무언가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홀로코스트) 같은 해 낸 싱글 「You Made Me Realise」는 짧고 경쾌한 곡이었지만, 라이브에서는 후반부에 하나의 음을 붙잡고 몇 분에서 길게는 수십 분까지 이어지는 소음 구간이 따라붙었다. 팬들 사이에서 '홀로코스트'라 불린 이 구간은 밴드를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밴드'라는 별명으로 이끈 상징이 됐다. (앨범) 1988년 11월 발표한 첫 정규작 《Isn't Anything》은 평단의 큰 지지를 받았다. 두터운 기타 소리 벽과 그 안에 낮게 잠긴 목소리라는 이후 밴드의 특징이 이 앨범에서 뼈대를 갖췄고, 라이드나 슬로다이브 같은 밴드들이 뒤이어 이 소리를 이어받으며 '슈게이즈'라는 장르가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완벽주의) 이 시기 실즈는 소리를 만드는 데 있어 만족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녹음하는 성향을 드러냈다. 함께 일한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그의 집요함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이 완벽주의는 다음 앨범에서 훨씬 더 크게 불거지게 된다.

♪유 메이드 미 리얼라이즈 (You Made Me Realise)1988무대 My Bloody Valentine · 1988 Plastic (스페인 TV)

짧고 경쾌한 싱글이지만, 라이브의 소음 구간 '홀로코스트'로 밴드를 시끄러움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 곡 앞부분은 짧고 경쾌한 록 곡의 형태로, 라디오에서도 튈 만큼 대중적인 후렴을 들려준다.
  • 라이브에서는 중반부 이후 하나의 음을 붙잡고 몇 분에서 수십 분까지 이어지는 소음 벽 구간이 따라붙는다.
  • 이 구간에서 케빈 실즈는 트레몰로 암(음을 흔드는 막대)을 계속 흔들며 코드를 뭉개, 물결치는 소음 덩어리로 들리게 만든다.
  • 스튜디오 버전은 이 소음이 짧게 정리돼 있어, 라이브 부틀렉과 비교해 들으면 같은 곡을 얼마나 다르게 다뤘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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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이즌트 애니싱》 (Isn't Anything)1988실황 「Soft as Snow (But Warm Inside)」 My Bloody Valentine · 1989 런던 ULU

슈게이즈의 뼈대를 처음 세운 첫 정규작으로, 소리 벽과 잠긴 목소리라는 밴드의 특징이 자리 잡았다.

  • 앨범 전체에서 기타는 또렷한 리프보다 두툼한 소리 벽으로 쌓여 있고, 보컬은 그 벽에 살짝 잠긴 듯 낮게 섞여 있다.
  • 대표곡으로 고른 「Soft as Snow (But Warm Inside)」는 산업적인 반복 리듬 위에 어두운 저음 기타가 짓누르듯 깔린다.
  • 곡 후반 기타는 리버스(거꾸로 녹음한 소리)로 처리돼, 시작과 끝이 뒤바뀐 낯선 잔향이 흘러나온다.
  • 이 앨범을 기점으로 라이드, 슬로다이브 같은 밴드들이 이 소리 쌓기 방식을 이어받아 슈게이즈가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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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러브리스 · 1989–1991

(제작) 두 번째 정규작 《Loveless》의 녹음은 1989년부터 약 2년에 걸쳐 이어졌다. 실즈는 만족할 소리가 나올 때까지 스튜디오와 엔지니어를 계속 바꿔가며 작업했고, 그 과정에서 든 비용은 소속사 크리에이션의 재정을 크게 흔들 정도로 불어났다. (글라이드) 이 앨범에서 실즈는 기타에 달린 트레몰로 암(음을 흔드는 막대)을 코드를 치는 동안 계속 흔드는 연주법을 밀어붙였는데, 이는 이후 '글라이드 기타'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여기에 거꾸로 녹음한 기타 소리와 겹겹이 쌓은 오버더빙이 더해져 낯선 질감이 탄생했고, 이 지치고 반복적인 제작 과정 자체가 또렷한 형체 없이 흘러가는 앨범의 분위기에 그대로 스며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표) 1991년 11월 발표된 《Loveless》는 당장 큰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슈게이즈를 넘어 록 음악 전체를 대표하는 앨범으로 재평가됐다. 다만 그 대가로 크리에이션은 거의 파산 지경에 이르렀고, 이 빚은 훗날 오아시스의 성공이 회사를 되살리는 밑거름이 될 때까지 레이블의 어깨를 무겁게 눌렀다.

♪투 히어 노우즈 웬 (To Here Knows When)1991실황 My Bloody Valentine · 2008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안개 같은 소리로, 밴드가 상업성보다 실험을 앞세웠음을 보여주는 싱글이다.

  • 뚜렷한 드럼 비트 없이 시작해, 곡 전체가 마치 떠 있는 안개처럼 흘러간다.
  • 기타는 트레몰로 암으로 음을 계속 흔들어, 관악기가 길게 우는 소리처럼 들리게 처리됐다.
  • 빌린다 버처의 목소리는 배경음처럼 믹스 깊숙이 묻혀 노래인지 악기인지 구분이 흐려진다.
  • 당시 라디오에서 틀기 힘든 파격적인 형식임에도 싱글로 냈다는 점에서 소리 실험 우선의 태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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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러브리스》 (Loveless)1991공식 MV — My Bloody Valentine

제작 과정이 밴드와 소속사를 흔들 정도였던, 이후 록 음악사에서 가장 자주 재평가된 앨범이다.

  • 앨범을 여는 「Only Shallow」는 콜름 오 시오시그의 폭발적인 드럼 인트로로 시작해, 곧 트레몰로 암으로 흔든 두꺼운 기타 소리 벽이 그 위를 덮는다.
  • 보컬은 앞으로 나서지 않고 소리 벽 뒤에 낮게 깔려, 노래가 아니라 하나의 질감처럼 들리도록 의도적으로 섞였다.
  • 기타는 수십 개의 트랙을 겹쳐 녹음(오버더빙)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한 대의 기타가 낸 소리라고 믿기 어려운 두께를 지녔다.
  • 뒤이어 흐르는 「To Here Knows When」과 이어 들으면, 시끄러운 곡과 안개 같은 곡을 오가는 앨범의 구성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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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긴 침묵 · 1992–1997

(이적) 러브리스 이후 크리에이션은 다음 앨범에 들어갈 막대한 제작비를 감당하기 어려워했고, 밴드는 1992년 아일랜드 레코드와 계약했다. 새 레이블은 상당한 선급금을 지급했지만, 정작 완성된 앨범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변화) 이 시기 드러머 콜름 오 시오시그와 베이시스트 데비 구지가 밴드를 떠났고, 밴드의 중심은 실즈가 홀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소리를 만지는 쪽으로 옮겨갔다. 몇 해에 걸친 작업에서 곡은 쌓였지만 완성되지는 못했다. (해산) 1997년, 아일랜드 레코드는 결실 없던 지원을 끊었고 밴드는 뚜렷한 발표 없이 활동을 접었다. 멤버들은 각자의 길로 흩어졌으며, 이 시기의 미완성 녹음들은 오랫동안 소문으로만 떠돌았다.

VI. 귀환 · 2007–2013

(재결합) 2007년, 실즈·오 시오시그·구지·버처는 다시 모여 밴드를 재건했다. 이듬해인 2008년 올 투모로우스 파티스 페스티벌을 비롯한 무대에 다시 섰고, 공연장에는 청력 보호를 위한 귀마개가 배부됐다 —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밴드'라는 별명이 유효함을 확인시켜 준 자리였다. (완성) 2013년 2월, 15년 넘게 오가며 만들어 온 세 번째 정규작 《m b v》를 밴드 홈페이지를 통해 스스로 발표했다. 발표 당일 몰려든 접속자로 사이트가 한동안 마비됐는데, 이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의 열기를 짐작하게 해주는 일화로 남았다. (평가) 《m b v》는 《Loveless》의 소리 실험을 그대로 이어가기보다, 그 위에서 조금씩 다른 결을 찾으려 한 결과물로 받아들여졌다. 오랜 공백을 두고도 밴드의 정체성이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뉴 유 (New You)2013

오랜 공백 뒤 나온 곡으로, 예전보다 담백해진 사운드에서 밴드가 조금씩 나아가려 했음이 드러난다.

  • 또렷하게 들리는 베이스 라인이 곡을 이끌어, 데비 구지의 리듬이 안개 뒤에서 앞으로 걸어 나온 인상을 준다.
  • 기타는 여전히 흔들리는 톤을 쓰지만, 러브리스 시절보다 소리 벽이 얇아져 곡의 윤곽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 노래하는 방식도 한결 담백해져, 예전처럼 목소리를 소리 속에 완전히 숨기지 않는다.
  • 오랜 공백 뒤에 나온 곡임을 알고 들으면, 밴드가 예전 방식을 고집하기보다 조금씩 다르게 나아가려 했음이 들린다.
♪앨범 《엠비브이》 (m b v)2013연주 「she found now」 — My Bloody Valentine (비주얼라이저)

20년 넘는 공백을 딴 세 번째 정규작으로, 스스로 홈페이지를 통해 배포하며 화제가 됐다.

  • 앨범을 여는 「She Found Now」는 케빈 실즈가 직접 부르는 낮고 아련한 목소리가 두터운 기타 톤 뒤에 잠겨 있다.
  • 리듬 없이 흐르는 도입부는 명확한 박자보다 분위기를 먼저 세우는 밴드의 오랜 습관을 보여준다.
  • 발매 당일 밴드 홈페이지가 몰려든 접속자로 마비됐다는 일화와 함께 들으면, 21년 만의 신보를 기다린 팬들의 열기가 실감 난다.
  • 전체적으로 기타 소리는 예전보다 선명해졌지만, 여전히 트레몰로 암으로 흔든 흔적이 곡 곳곳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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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 지금 · 2013–2026

(재발매) 2021년, 밴드는 도미노 레코드를 통해 지난 앨범들을 새로 리마스터링해 다시 냈다. 오랫동안 절판되거나 구하기 힘들었던 초기 음반들도 이때 다시 빛을 봤다. (영향)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이 세운 소리 쌓기 방식은 이후 라디오헤드를 비롯한 여러 밴드에도 흔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으며, 슈게이즈라는 장르의 원류로 꾸준히 언급된다. 실즈는 그 사이 프라이멀 스크림 같은 동시대 밴드의 앨범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네 사람은 오늘날에도 간간이 무대에 오르며 밴드를 이어가고 있다. 화려한 신보 소식은 드물지만, 이들이 남긴 소리는 여전히 새로운 세대의 기타 밴드들에게 참고점으로 남아 있다.

덜 알려진 이야기

《Loveless》 녹음에는 열아홉 곳에 이르는 스튜디오와 엔지니어가 거쳐 갔다고 전해진다. 실즈가 원하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스튜디오와 엔지니어를 자주 바꾸며 작업을 이어갔다고 전해진다. '홀로코스트'라 불린 「You Made Me Realise」의 소음 구간은 라이브 공연을 거듭하며 즉흥적으로 길어져 정식 순서로 자리 잡았다고 알려져 있다. 밴드 이름의 출처인 1981년 영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은 정작 밴드의 음악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실즈는 이 이름이 제안됐을 때 그것이 영화 제목인 줄 몰랐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이런 가벼운 뒷사연은 밴드가 쌓은 무거운 사운드의 명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2013년 《m b v》를 밴드 홈페이지를 통해 스스로 배포했을 때 몰려든 접속자로 사이트가 마비된 사건은, 스트리밍이 자리 잡기 전 인터넷에서 한 밴드의 신보를 향한 열기가 얼마나 폭발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 초기 사례로 음악 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종종 회고된다.

용어 노트 📚🔎

슈게이즈

(말뜻) 신발을 뜻하는 슈(shoe)와 바라본다는 뜻의 게이즈(gaze)를 합친 말이다. 무대에서 관객을 보지 않고 발밑의 이펙트 페달을 내려다보며 연주하는 모습에서 붙었다. (록에서) 기타 소리를 겹겹이 쌓고 흐리게 만들어 마치 두꺼운 안개 벽을 세우는 음악 스타일을 가리킨다. 보컬은 또렷하게 앞으로 나서기보다 그 안개 속에 잠긴 듯 낮게 섞인다. 여러 명이 동시에 리코더를 불며 또렷한 음보다 소리가 뭉치는 느낌 자체를 즐기는 합주와 비슷하다.

트레몰로 암(글라이드 기타)

(말뜻) 트레몰로는 이탈리아어로 떨림을 뜻하는 말에서 왔다. (록에서) 기타 브릿지에 달린 쇠막대를 눌렀다 놓으면 현의 팽창이 흔들리며 음높이가 파르르 떨리는데, 이 장치와 연주법을 함께 부른다. 코드를 치는 동안 이 막대를 쉬지 않고 흔들어 음을 물처럼 출렁이게 만드는 연주법은 흔히 '글라이드 기타'라 불린다. 그림을 그릴 때 붓을 화면에서 떼지 않고 계속 문질러 윤곽을 흐리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디스토션

(록에서) 원래 맑게 울리는 기타 소리를 앰프나 전용 장치로 일부러 찢어지고 거칠게 만드는 효과다. 소리 신호를 한계 이상으로 밀어붙여 파형의 끝을 뭉개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렀을 때 나는 거친 음색을 기타로 흉내 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른 데서는) 사진이나 렌즈에서 상이 일그러지는 왜곡 현상을 가리킬 때도 같은 말을 쓴다.

리버스 기타

(록에서) 기타 연주를 녹음한 뒤 그 소리를 거꾸로 뒤집어 트는 기법이다. 소리의 시작과 끝이 뒤바뀌면서 익숙한 화음도 낯설고 흐릿하게 들린다. 자기 목소리를 녹음해 거꾸로 들으면 전혀 다른 말처럼 들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오버더빙

(말뜻) 위에(over) 덧입힌다(dub)는 뜻 그대로, 이미 녹음된 소리 위에 다른 소리를 겹쳐 녹음하는 것이다. (록에서) 한 사람이나 한 악기가 같은 곡을 여러 번 녹음해 겹쳐 넣거나, 이미 녹음된 트랙 위에 새 악기를 더하는 방식이다.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은 기타 하나를 수십 번 겹쳐 녹음해 두꺼운 소리 벽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사람이 같은 소리를 겹쳐 외치면 한 사람 목소리보다 훨씬 크고 두껍게 들리는 것과 비슷하다.

피드백

(록에서) 기타에서 나온 소리가 앰프를 거쳐 다시 기타 줄을 흔들고, 그 소리가 다시 앰프로 들어가 커지는 과정이 되풀이되며 만들어지는 날카로운 울림이다. 마이크를 스피커에 너무 가까이 대면 나는 삐- 소리와 원리가 같다.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은 이 소리를 사고가 아니라 하나의 악기처럼 다뤄, 공연에서 몇십 분씩 이어지는 소음 벽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