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on Maiden
질주하는 베이스와 날아오르는 목소리, 해골 마스코트 에디 — 지하클럽의 소음을 세계 최대 규모의 헤비메탈 공연으로 키워낸 밴드.
한눈에 보기 🔭💭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멤버와 동료들 ⏳🌊
- 멤버스티브 해리스
1975년 결성 이래 유일하게 자리를 지킨 베이시스트이자 주요 작곡가.
- 매니저로드 스몰우드
1979년부터 밴드의 사업과 이미지를 설계한 평생의 동업자.
- 멤버폴 디아노
초대 보컬로 펑크의 거친 에너지를 헤비메탈에 불어넣었다.
- 멤버브루스 디킨슨
1981년 합류해 밴드의 대표 목소리가 된 보컬이자 조종사.
- 멤버클라이브 버
초대 드러머로, 다발성경화증으로 2013년 세상을 떠났다.
- 영향라스 울리히
메탈리카의 드러머로, 십대 시절부터 아이언 메이든의 열렬한 팬이었다.
I. 이스트런던의 소년들 · 1956–1978
1975년 크리스마스, 영국 런던 동부에서 베이시스트 스티브 해리스가 아이언 메이든을 결성했다. 해리스는 1956년 3월 레이턴스톤에서 태어나 축구가 삶의 전부인 동네에서 자랐다. 소년 해리스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유소년팀 입단 테스트까지 받았을 만큼 축구에 진심이었지만 선수의 길 대신 베이스 기타를 골랐다. (이름) 밴드 이름은 중세의 고문 기구 '철의 처녀'에서 따왔다고 알려져 있으며, 해리스는 17세기 프랑스의 전설적 죄수를 다룬 영화를 보고 이 표현에 꽂혔다고 훗날 말했다. 건설 현장 제도사로 일하며 밤마다 클럽을 전전하던 해리스에게 밴드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탈출구였다. (혼돈) 1975년부터 1978년 사이 아이언 메이든을 거쳐 간 연주자는 십수 명에 달했다. 기타리스트, 드러머, 보컬이 몇 달 만에 바뀌기를 반복했고 해리스만이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다. (디아노) 1978년, 열여덟 살의 폴 디아노가 보컬로 합류했다. 펑크의 거친 에너지를 헤비메탈에 끌어들인 디아노의 목소리는 이후 이어질 밴드 정체성의 절반을 완성했고, 해리스의 정교한 베이스 리프와 부딪히며 초기 사운드의 거친 균형을 만들어냈다.
II. 사운드하우스의 밤 · 1978–1980
(스몰우드) 1979년, 로드 스몰우드가 매니저로 합류하며 아이언 메이든의 진짜 역사가 시작됐다. 스몰우드는 밴드를 산크추어리 뮤직 산하에 두고 평생에 걸쳐 밴드의 사업과 이미지를 설계한 인물로, 이후 수십 년간 해리스의 가장 가까운 동업자로 남았다. (신흥운동) 당시 런던 교외의 클럽 '뱅드왜건 사운드하우스'를 중심으로 젊은 헤비메탈 밴드들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었다 — 훗날 평론가들이 '뉴웨이브 오브 브리티시 헤비메탈'이라 부른 움직임이었다. 아이언 메이든은 자비로 200파운드를 들여 데모 「더 사운드하우스 테이프스」를 녹음해 우편 주문으로 직접 팔았고, 입소문만으로 수천 장이 팔려나갔다. (계약) 이 데모 덕에 1979년 말 EMI와 계약을 맺었다. 이듬해 발매한 데뷔 앨범 《아이언 메이든》은 며칠 만에 싸구려 스튜디오에서 완성됐지만 영국 앨범 차트 4위에 오르며 밴드를 단숨에 전국구로 올려놓았다. 당시 두 번째 기타리스트였던 데니스 스트래턴은 이 앨범 이후 방출됐고, 에이드리언 스미스가 그 자리를 채웠다. (에디) 이 무렵 화가 데릭 리그스가 그린 해골 마스코트 '에디'가 앨범 표지에 처음 등장했다. 원래는 라이브 무대 위에 세워둔 소품에서 출발한 캐릭터로, 이후 모든 앨범 표지와 투어 무대를 지배하는 밴드의 두 번째 얼굴이 됐다.
1980년 데뷔 앨범의 리드 싱글로, 폴 디아노 시절 거리의 에너지를 담은 밴드의 첫 히트곡이다.
- 폴 디아노의 보컬은 이후의 브루스 디킨슨과 달리 거칠고 즉흥적인 샤우팅에 가까워, 클럽 무대의 거친 공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 스티브 해리스의 베이스가 기타 리프를 거의 그대로 따라 연주하며 곡을 밀어붙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볼 만하다.
- 후렴이 축구장 응원가처럼 단순하게 반복돼, 라이브에서 관객 전체가 함께 외치도록 설계돼 있다.
- 1980년 BBC 음악 프로그램 「Top of the Pops」에 출연했을 때는 당시 관행이던 립싱크 대신 생연주를 고집해 화제가 됐다.
III. 처형자의 몰락 · 1980–1982
(킬러스) 1981년 발표한 두 번째 앨범 《킬러스》는 데뷔작보다 정교해진 연주를 보여주며 밴드의 입지를 넓혔다. 그러나 앨범을 둘러싼 투어에서 폴 디아노의 상태는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었다. (중독) 디아노는 술과 약물에 깊이 빠져 있었고, 공연 중 음정을 놓치거나 무대에서 갈피를 잃는 일이 잦아졌다. 스티브 해리스를 비롯한 다른 멤버들은 밴드의 미래를 걱정했고, 결국 1981년 9월 디아노를 해고했다. (디킨슨) 후임으로 영입된 브루스 디킨슨은 밴드 새슨 출신으로, 런던 퀸메리 칼리지에서 역사를 전공한 이력과 오페라에 가까운 폭넓은 성량을 지닌 보컬이었다. 디아노의 거친 샤우팅과 달리 디킨슨은 음역을 자유롭게 오가며 곡에 극적인 무게를 더했고, 이는 이후 아이언 메이든 사운드의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그늘) 디아노는 밴드를 떠난 뒤에도 자신의 이름을 건 밴드로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2024년 10월 세상을 떠났으며, 짧았던 재임 기간에도 불구하고 초기 아이언 메이든의 거리 감각을 상징하는 목소리로 오래 기억됐다.
폴 디아노의 마지막 정규작 《킬러스》에 실린 곡으로, 그의 몰락 직전 밴드가 도달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 곡은 스티브 해리스가 홀로 연주하는 베이스 리프로 문을 여는데, 베이스가 곡을 이끄는 아이언 메이든 특유의 구성을 초기부터 보여주는 예다.
- 후반부에는 데이브 머리와 이 앨범부터 새로 합류한 에이드리언 스미스의 두 기타가 화음을 맞춰 솔로를 주고받는다.
- 빠르게 두 음을 반복하며 몰아치는 리듬은 훗날 '갤럽 리듬'이라 불리게 될 주법의 이른 형태를 들려준다.
- 폴 디아노의 보컬은 거칠고 낮게 내리꽂히는 창법으로, 몸으로 밀어붙이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IV. 야수의 숫자 · 1982–1985
(야수) 1982년 발표한 세 번째 앨범 《더 넘버 오브 더 비스트》는 디킨슨이 참여한 첫 정규작이자 밴드를 세계적 스타덤에 올린 작품이었다. 타이틀곡은 미국의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로부터 사탄주의라는 비난을 받아 음반이 불태워지는 소동까지 벌어졌지만, 논란은 오히려 앨범의 상업적 성공을 부채질했다. (교체) 이듬해 드러머 클라이브 버가 밴드를 떠났다. 부친상 등 개인적 사정이 거론되지만, 정확한 경위는 엇갈린다. 후임 니코 맥브레인이 합류해 《피스 오브 마인드》(1983)부터 함께했고, 이 조합은 이후 수십 년간 밴드의 리듬을 지탱했다. (질주) 1984년 앨범 《파워슬레이브》와 이를 앞세운 월드 슬레이버리 투어는 약 11개월 동안 189회 공연을 소화한 강행군이었다. 이집트 신화를 소재로 한 무대 세트와 거대한 미라 모형 '에디'가 함께 움직이며, 밴드는 헤비메탈 공연을 하나의 시각적 서사극으로 끌어올렸다. (영향) 이 시기 해리스가 만들어낸, 말이 질주하듯 몰아치는 베이스와 드럼의 리듬은 이후 세대 메탈 밴드들의 교본이 됐다. 미국 메탈리카의 라스 울리히는 십대 시절 덴마크에서 아이언 메이든의 테이프를 구하러 다니며 팬으로 성장한 인물로, 훗날 인터뷰에서 이 시기의 아이언 메이든이 자신의 드럼 스타일에 남긴 흔적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브루스 디킨슨 합류 후 첫 싱글로, 밴드를 세계적 성공으로 이끈 전환점이었다.
- 곡을 여는 톰톰 드럼이 말발굽 소리를 연상시키며, 여기서 완성된 갤럽 리듬은 이후 밴드의 상징이 됐다.
- 브루스 디킨슨이 밴드에 합류한 뒤 부른 첫 싱글로, 폴 디아노 시절의 거친 샤우팅과 달리 넓은 음역을 자유롭게 오가는 창법을 들려준다.
- 절과 후렴 사이 템포와 다이내믹이 크게 바뀌면서 곡 전체가 질주하듯 상승하는 구조를 이룬다.
- 라이브에서는 공연의 절정부에 배치돼, 관객이 곡의 후렴을 그대로 따라 외치는 순간으로 유명하다.
니코 맥브레인이 처음 함께한 정규작으로, 대표곡 「더 트루퍼」는 이 시기 밴드의 서사적 야심을 압축해 보여준다.
- 곡의 도입부는 트윈 기타가 함께 연주하는 질주하는 리프로 시작해, 크림 전쟁 당시 기병대의 돌격을 음악으로 그린다.
- 데이브 머리와 에이드리언 스미스의 기타 솔로가 번갈아 이어지며 서로 다른 톤의 대화를 나눈다.
- 니코 맥브레인의 드럼은 이전보다 정교하고 힘 있는 필인으로 곡의 긴장을 조절한다.
- 브루스 디킨슨은 라이브에서 이 곡을 부를 때 영국 국기를 들고 무대를 가로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파워슬레이브》 시대, 월드 슬레이버리 투어의 강행군 속에서도 밴드가 놓지 않았던 정치적 시선을 보여주는 곡이다.
- 에이드리언 스미스가 쓴 메인 리프가 곡 전체를 이끄는데, 트윈 기타 화음이 어둡고 위태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 제목은 핵전쟁 위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운명의 날 시계'가 자정 2분 전을 가리킨다는 설정에서 따왔다.
- 브루스 디킨슨은 냉전기 군수산업에 대한 냉소를 담아, 격앙되기보다 건조하고 단정적인 어조로 노래한다.
- 라이브에서는 후렴 직전 브레이크 구간에서 관객의 함성이 크게 터지는 순간으로 꼽힌다.
V. 일곱 번째 아들과 균열 · 1986–1993
(실험) 1986년 앨범 《섬웨어 인 타임》은 기타 신시사이저를 도입해 공상과학적 색채를 더했고, 1988년 《세븐스 선 오브 어 세븐스 선》은 예지력을 지닌 일곱 번째 아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콘셉트 앨범으로 밴드의 가장 진지한 실험이었다. 상업적으로도 두 앨범 모두 성공했지만, 멤버들 사이에는 음악적 방향을 둘러싼 이견이 쌓이고 있었다. (탈퇴) 1990년, 기타리스트 에이드리언 스미스가 밴드를 떠났다. 해리스가 이끈 단순한 원점 회귀 방향에 스미스가 동의하지 못한 것이 이유로 알려져 있다. 후임으로 재니크 거스가 합류해 《노 프레이어 포 더 다잉》(1990)과 《피어 오브 더 다크》(1992)를 함께했다. (디킨슨 탈퇴) 1993년, 브루스 디킨슨이 솔로 활동에 전념하겠다며 밴드를 떠났다. 그는 이미 밴드 활동과 병행해 솔로 앨범을 내고 있었고, 창작의 자유를 원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의 마지막 무대가 담긴 실황 앨범은 이별을 앞둔 밴드의 긴장과 헌사가 함께 묻어 있는 기록으로 남았다.
에이드리언 스미스가 탈퇴하기 전 마지막으로 밴드에 남긴 개인적인 곡 중 하나다.
- 에이드리언 스미스가 혼자 작곡한 곡으로, 이전보다 단순하고 멜로디 중심의 구조를 택했다.
- 도입부의 신시사이저 선율이 앨범의 다른 곡들과 달리 부드럽게 곡을 연다.
- 고된 투어로 지친 마음을 담은 곡으로, 밴드가 그해까지 이어온 강행군의 피로가 스며 있다.
- 후렴에서 브루스 디킨슨의 목소리는 절제된 톤으로 곡의 정서를 담담하게 전달한다.
VI. 블레이즈의 시대 · 1994–1999
(베일리) 디킨슨의 빈자리는 무명에 가까웠던 블레이즈 베일리가 채웠다. 낮고 거친 그의 목소리는 디킨슨의 화려한 성량과는 전혀 다른 결이었고, 오랜 팬들의 기대와 부딪히며 어려운 시기를 견뎌야 했다. (침체) 1995년 《엑스 팩터》와 1998년 《버추얼 XI》는 음악적으로 진지한 시도를 담았지만 상업적으로는 밴드 역사상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공연장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고, 밴드 안팎에서는 해체설까지 돌았다. (복귀) 1999년, 브루스 디킨슨과 에이드리언 스미스가 나란히 밴드로 돌아왔다. 스티브 해리스는 이미 자리를 잡은 재니크 거스를 내보내는 대신 세 명의 기타리스트를 두는 이례적인 6인조 편성을 택했고, 이 결정은 이후 밴드의 표준 라인업으로 굳어졌다.
브루스 디킨슨이 떠난 자리를 채운 블레이즈 베일리 시대, 상업적 침체 속에서도 밴드가 시도한 가장 진지한 곡이다.
- 곡은 그레고리오 성가풍의 코러스로 문을 열어, 이전 앨범들과는 전혀 다른 음산한 분위기를 먼저 들려준다.
- 11분에 이르는 길이로, 스티브 해리스가 쓴 가장 야심 찬 구조의 곡 중 하나다.
- 블레이즈 베일리의 낮고 무거운 음역은 브루스 디킨슨과는 다른 결로, 곡의 음산한 정서와 맞물린다.
- 중반부의 긴 기타 솔로 구간은 리듬이 서서히 고조되며 곡 전체를 절정으로 이끈다.
VII. 귀환과 오늘 · 1999–2026
(귀환) 2000년 앨범 《브레이브 뉴 월드》는 재결합 라인업의 첫 정규작으로, 비평과 흥행 양쪽에서 밴드의 전성기에 견줄 만한 반응을 얻으며 완전한 부활을 알렸다. 이후 밴드는 자체 항공기 '에드 포스 원'을 띄워 세계를 도는 초대형 투어를 이어갔는데, 이 비행기를 직접 조종한 사람이 다름 아닌 조종사 자격을 가진 디킨슨이었다. (건강) 2015년 2월 브루스 디킨슨은 혀에 생긴 암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같은 해 치료를 마치고 완치 소식을 전했다. 디킨슨은 투병 직전인 2014년 녹음 기간에 2015년 앨범 《더 북 오브 소울스》에 실린 18분에 이르는 곡을 직접 작곡했는데, 이는 그가 평생 매달려 온 비행에 대한 애정을 담은 곡이었다. (상실) 오랜 동료들의 죽음도 이 시기를 지나갔다. 다발성경화증을 앓던 초대 드러머 클라이브 버가 2013년 세상을 떠났고, 밴드의 첫 목소리였던 폴 디아노 역시 2024년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 모두 생전 밴드의 헌사와 함께 오래 기억됐다. (현재) 2021년 앨범 《센주츠》를 내놓은 아이언 메이든은 2025년 결성 5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념 투어를 이어갔다. 스티브 해리스, 데이브 머리, 브루스 디킨슨, 에이드리언 스미스, 재니크 거스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반세기 가까이 형태를 바꾸면서도 밴드의 심장으로 남아 있으며, 니코 맥브레인은 2024년 투어 활동에서 물러나 2025년 50주년 투어부터는 사이먼 도슨이 드럼을 맡고 있다.
브루스 디킨슨이 자신의 또 다른 열정인 비행을 음악으로 옮긴 곡이다.
- 브루스 디킨슨이 홀로 작곡한 약 18분짜리 곡으로, 밴드 역사상 가장 긴 곡이다.
- 기타 대신 피아노 선율이 곡을 이끌어, 이전의 아이언 메이든과는 전혀 다른 편곡을 들려준다.
- 1930년 영국의 비행선 R101호 추락 사고를 소재로 삼아, 평생 비행에 매달려 온 디킨슨 개인의 관심이 곡에 그대로 묻어난다.
- 오케스트라 편성이 더해진 후반부는 헤비메탈보다 영화 음악에 가까운 웅장함을 낸다.
덜 알려진 이야기
초기 아이언 메이든이 클럽 무대에 세워 두던 해골 얼굴의 소품은 정식 앨범 아트가 나오기 전부터 팬들 사이에서 '에디'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화가 데릭 리그스가 데뷔 앨범 표지에 이 얼굴을 정식으로 그려 넣으면서 비로소 지금과 같은 마스코트의 모습이 완성됐다. 1975년부터 폴 디아노가 합류한 1978년까지, 밴드를 거쳐 간 연주자는 여러 계보 자료에 스무 명 가까이 이름이 오를 만큼 잦았다. 이 시기는 공식 음반이 하나도 남지 않아 팬덤 사이의 구전과 후대의 인터뷰로만 재구성되는, 밴드 역사에서 가장 흐릿한 대목이다. 데뷔 전 자비로 제작한 데모 「더 사운드하우스 테이프스」는 200파운드의 제작비로 만들어져 우편 주문으로만 팔렸는데, 초판은 번호가 매겨진 봉투에 담겨 발송됐다고 전해진다. 이 자가 제작 방식은 당시 영국 헤비메탈 신에서 드물지 않았지만, 이후 세계적 밴드가 된 아이언 메이든의 출발점이 이토록 소박했다는 사실은 잘 언급되지 않는다. 메탈 장르에서는 흔히 기타리스트나 보컬이 곡을 주도하지만, 아이언 메이든의 상당수 고전 곡은 베이시스트인 스티브 해리스 혼자 혹은 그가 중심이 되어 쓴 것이다. 콘셉트와 구조를 세밀하게 설계하는 그의 작곡 방식은 밴드가 보컬 교체를 두 번이나 겪고도 음악적 정체성을 잃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용어 노트 📚🔎
뉴웨이브 오브 브리티시 헤비메탈
(말뜻) '뉴웨이브 오브 브리티시 헤비메탈'은 영어 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을 줄인 말로, 그대로 풀면 '영국 헤비메탈의 새로운 물결'이라는 뜻이다. (록에서) 1970년대 말 영국에서 스무 살 안팎의 젊은 밴드들이 펑크의 거친 에너지와 하드록의 무게감을 합쳐 만든 흐름을 가리킨다. 아이언 메이든, 새슨, 다이아몬드 헤드 같은 밴드가 여기에 속했다. 학교 동아리로 치면, 기존 선배들의 정형화된 방식을 따르지 않고 또래끼리 새 규칙을 만들어 노는 신생 동아리 같은 것이었다.
갤럽 리듬
(말뜻) 영어 gallop은 말이 네 다리를 모두 땅에서 떼고 전속력으로 달리는 걸음걸이를 뜻하는 옛 프랑스어에서 왔다. (록에서) 베이스나 드럼이 '한 박-두 박-두 박'처럼 짧고 빠른 음을 반복해 말이 달리는 소리를 연상시키는 리듬을 가리킨다. 스티브 해리스의 베이스 연주가 대표적이다. 응원 구호에서 '쿵-쿵쿵, 쿵-쿵쿵' 하고 빠르게 반복하는 박수를 떠올리면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갤럽'은 경제 기사에서 '갤럽핑 인플레이션(galloping inflation)'처럼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오르는 상태를 가리킬 때도 쓰인다.
트윈 기타 하모니
(록에서) 두 명의 기타리스트가 같은 멜로디를 서로 다른 음높이로 동시에 연주해 두꺼운 화음을 만드는 연주법이다. 데이브 머리와 에이드리언 스미스, 재니크 거스가 번갈아 이 역할을 맡아 왔다. 두 친구가 같은 노래를 한 명은 원래 음으로, 한 명은 3도 높여 함께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콘셉트 앨범
(록에서) 앨범에 담긴 모든 곡이 하나의 이야기나 주제로 이어지도록 만든 앨범을 뜻한다. 짧은 영화 여러 편을 모아 놓은 옴니버스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줄거리로 이어지는 장편 영화에 가깝다. 《세븐스 선 오브 어 세븐스 선》은 예지력을 지닌 인물의 이야기를 앨범 전체가 따라간다.
파워 코드
(록에서) 세 개 이상 음을 쌓는 일반적인 화음과 달리, 기본음과 그보다 다섯 음 높은 음 두 개만 겹쳐 연주하는 단순한 화음이다. 밝고 어두운 느낌을 결정하는 음을 빼기 때문에 디스토션을 걸어도 소리가 탁해지지 않고 두껍고 힘 있게 울린다. 여러 재료를 다 넣지 않고 딱 소금과 기름만으로 맛을 내는 간단한 볶음 요리에 비유할 수 있다.
디스토션
(말뜻) 영어 distortion은 '비틀다, 일그러뜨리다'라는 뜻의 라틴어 distortus에서 왔다. (록에서) 기타나 베이스의 소리 신호를 증폭기에서 일부러 과부하시켜 원래의 매끄러운 파형을 찢어지듯 거칠게 만드는 효과다. 고장 난 스피커에서 소리가 지지직거리며 갈라지는 것을 일부러 음악에 이용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른 데서는) 사진이나 통계에서 '왜곡(distortion)'은 원래 정보가 실제와 다르게 비틀려 전달되는 것을 가리킬 때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