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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 Wind & Fire

어스 윈드 앤 파이어 (1969–)

멤피스에서 드럼을 치던 소년은 재즈와 펑크, 아프리카의 엄지 피아노와 우주의 상상을 한 무대 위에 올려놓았다.

한눈에 보기 🔭💭

1. 뿌리미국 일리노이 시카고 결성멤피스 할머니 손체스 세션 드러머2. 이름사수자리 점성술로스앤젤레스 이주필립 베일리 합류3. 도약찰스 스테프니샤이닝 스타첫 그래미4. 무대피라미드와 마술스테프니의 죽음판타지5. 정점셉템버비지스 영화 출연피닉스 혼스6. 이어짐1984 휴지기모리스 2016 별세케네디 센터 공로상파이어1969–모리스 화이트가 세운, 재즈·펑크·영성을 하나…
무대의 여정 🧭🗺️
N미국이집트멤피스1941–1959시카고1959–1970덴버1951–1972로스앤젤레스1970–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함께한 사람들 ⏳🌊

  • 가족베르딘 화이트

    모리스의 동생으로, 1970년 형의 부름을 받아 합류한 뒤 반세기 넘게 베이스를 지켰다.

  • 스승램지 루이스

    모리스가 3년 가까이 몸담은 트리오의 리더로, 재즈와 대중성의 공존을 가르쳐 주었다.

  • 동료찰스 스테프니

    체스 레코드 시절부터의 인연으로, 1974년부터 197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공동 프로듀서이자 편곡자였다.

  • 후원클라이브 데이비스

    1972년 공연을 보고 워너에서 계약을 사들여 컬럼비아 시대를 열어 준 레이블 수장이다.

  • 동료필립 베일리

    1972년 합류한 덴버 출신 가수로, 그의 가성은 그룹 소리의 얼굴이 되었고 모리스 사후에도 그룹을 이끌었다.

  • 동료필 콜린스

    휴지기의 베일리 솔로 앨범을 프로듀싱하고 「Easy Lover」를 함께 불러 큰 히트를 거뒀다.

YouTube에서 7곡 이어 듣기 ↗

I. 멤피스의 드러머 · 1941–1969

(결성) 1969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스물일곱 살의 드러머 모리스 화이트가 작곡가 웨이드 플레먼스, 돈 화이트헤드와 함께 솔티 페퍼스라는 그룹을 꾸렸다. 이 작은 그룹이 이듬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어스 윈드 앤 파이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의 뿌리는 그보다 남쪽,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었다. (할머니) 모리스 화이트는 1941년 12월 멤피스에서 태어나 남부 멤피스의 공공주택 단지에서 주로 할머니 손에 자랐다. 어머니는 일찍 시카고로 떠나 그곳에서 의사 베르딘 애덤스와 재혼했다. 소년 모리스는 교회에서 노래했고, 이웃 친구 부커 T. 존스와 함께 드럼을 두드리며 음악에 빠져들었다. 부커 T.는 훗날 멤피스 소울을 대표하는 연주자가 된다. (시카고) 십대 말에 어머니가 사는 시카고로 옮긴 그는 시카고 음악원에서 작곡과 타악기를 공부했다. 새 가정에는 열 살 아래의 동생 베르딘 화이트와 더 어린 프레드 화이트가 있었다. 두 동생은 훗날 모두 형의 밴드에서 베이스와 드럼을 맡는다. (체스) 1960년대 중반 그는 블루스와 소울의 명가 체스 레코드에서 음반 녹음에 고용되어 연주하는 세션 드러머로 일했다. 폰텔라 배스의 「레스큐 미 (Rescue Me)」와 빌리 스튜어트의 녹음 등에 그의 드럼이 남아 있다. 이곳에서 그는 편곡자 찰스 스테프니를 처음 만났다. (램지) 1966년에는 재즈 피아니스트 램지 루이스의 트리오에 들어가 3년 가까이 전국을 돌았다. 이 시기 그는 아프리카의 엄지 피아노 칼림바를 손에 넣었고, 재즈의 즉흥과 대중적인 히트가 한 무대에서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다. 트리오를 떠날 무렵 그는 대중음악의 틀 안에서 영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밴드를 구상하고 있었다고 회고록에 적었다.

II. 원소의 이름 · 1970–1972

(서부) 솔티 페퍼스는 캐피톨 레코드에서 낸 싱글 「La La Time」으로 시카고 일대에서 작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모리스는 더 큰 무대를 원했다. 1970년 그는 로스앤젤레스로 근거지를 옮겼고, 시카고에 있던 동생 베르딘을 불러 베이스를 맡겼다. (별자리) 새 이름은 그의 점성술 차트에서 나왔다. 사수자리인 그의 별자리에서 으뜸 원소는 불이고, 계절의 성질로 흙과 공기가 따라온다. 그는 이를 흙, 바람, 불로 옮겨 그룹의 이름으로 삼았다. 점성술과 동양 철학, 고대 이집트에 대한 그의 관심은 이후 앨범 표지와 무대 연출에 꾸준히 배어난다. (워너) 그룹은 워너 브라더스와 계약해 1971년 데뷔작 「Earth, Wind & Fire」와 두 번째 앨범 「The Need of Love」를 냈고, 멜빈 반 피블스 감독의 독립영화 「Sweet Sweetback's Baadasssss Song」의 음악도 맡았다. 재즈와 사이키델릭 소울이 뒤섞인 이 시기의 음악은 일부 평단의 관심을 끌었지만 판매는 미미했다. 생활은 빠듯했고 방향을 둘러싼 이견도 쌓였다. 1972년 초 첫 라인업은 형제만 남기고 흩어졌다. (재건) 모리스는 처음부터 다시 꾸렸다. 콜로라도주 덴버 출신의 젊은 가수 필립 베일리와 같은 동네의 키보디스트 래리 던, 색소폰의 로니 로스, 드러머 랄프 존슨, 여성 보컬 제시카 클리브스가 합류했다. 교회에서 노래를 익힌 베일리는 남성의 높은 가성 음역을 자유롭게 오가는 목소리를 지녔고, 모리스의 굵고 따뜻한 테너와 짝을 이루며 이후 그룹의 소리를 결정짓게 된다. 같은 해 컬럼비아 레코드의 클라이브 데이비스가 이들의 공연을 보고 워너에서 계약을 사들였다.

III. 빛나는 별 · 1972–1975

(규율) 컬럼비아에서 낸 「Last Days and Time」(1972)과 「Head to the Sky」(1973)로 그룹은 조금씩 청중을 넓혔다. 기타의 알 매케이와 조니 그레이엄, 색소폰의 앤드루 울포크, 그리고 막내 프레드 화이트가 차례로 들어오며 라인업이 단단해졌다. 베일리의 회고록에 따르면 모리스는 멤버들에게 긴 합주 연습과 절제된 생활을 요구했고, 명상과 건강한 식단을 권했다. 밴드는 하나의 공동체처럼 움직였다. (스테프니) 1974년 「Open Our Eyes」에서 모리스는 체스 시절의 동료 찰스 스테프니를 공동 프로듀서로 불렀다. 로터리 커넥션과 미니 리퍼튼의 음반에서 섬세한 관현악 편곡을 선보였던 스테프니는 밴드의 거친 펑크 그루브에 정교한 화성과 현악·관악의 결을 입혔다. 「Mighty Mighty」는 R&B 차트 4위, 팝 차트 29위에 올랐다. (영화) 1975년 그룹은 하비 카이텔이 주연한 음악 산업 영화 「That's the Way of the World」에 출연하고 음악을 맡았다. 모리스는 시사회에서 영화가 실패하리라 직감하고 사운드트랙 앨범을 영화보다 먼저 내놓았다고 회고했다. 영화는 곧 잊혔지만 앨범은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고, 「샤이닝 스타 (Shining Star)」는 팝과 R&B 차트를 함께 정상에 올리며 그룹 첫 그래미를 안겼다. 흑인 음악 차트의 그룹이 팝 주류로 건너간 크로스오버의 순간이었다. (메시지) 모리스는 이 무렵부터 자신의 음악이 젊은 청중에게 자존과 희망을 건네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거리의 분노나 쾌락보다 스스로를 믿으라는 권유가 노래의 중심에 놓였고, 이는 이후 그룹의 거의 모든 히트곡을 관통하는 정서가 되었다.

♪샤이닝 스타 (Shining Star)1975실황 Earth, Wind & Fire · 2000 로큰롤 명예의 전당

영화는 잊혔지만 이 곡은 그룹을 팝 차트 정상에 올렸다. 스스로를 믿으라는 모리스의 메시지가 가장 단단한 그루브에 실린 노래다.

  • 도입의 짧고 날카로운 기타 리프(짧게 되풀이되는 악구)와 그 아래를 쉼 없이 튀어 다니는 베르딘 화이트의 베이스가 곡 전체의 엔진이다.
  • 모리스의 굵은 리드와 베일리의 높은 화음이 번갈아 나오며, 한 목소리가 아니라 밴드 전체가 노래하는 것처럼 들린다.
  • 관악기가 짧게 끊어 치는 악센트가 리듬 사이사이의 빈칸을 정확히 메운다.
  • 곡 끝에서 반주가 모두 빠지고 목소리만 남아 합창하는 짧은 마무리가 유명하다. 펑크 곡이 교회 합창처럼 끝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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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츠 더 웨이 오브 더 월드 (That's the Way of the World)1975실황 Earth, Wind & Fire · 2000 로큰롤 명예의 전당

같은 이름의 영화를 위해 썼지만 영화보다 오래 남은 표제곡이다. 세상의 무게를 받아들이되 마음의 순수함을 지키라는 성숙한 정서가 담겼다.

  • 느긋한 중간 빠르기(미드템포)에서 일렉트릭 피아노가 따뜻한 화음을 깔고, 그 위로 베이스가 부드럽게 굴러간다.
  • 찰스 스테프니의 손길이 느껴지는 풍부한 화성 진행이 단순한 소울 발라드를 재즈에 가까운 색채로 물들인다.
  • 모리스의 차분한 리드 사이로 베일리의 가성이 겹쳐 들어오는 대목에서 곡이 한 겹 더 밝아진다.
  • 후렴을 거듭 되풀이하며 서서히 소리를 줄여 가는(페이드아웃) 끝맺음이 곡의 명상적인 분위기를 길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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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피라미드의 무대 · 1975–1977

(무대) 1975년 말 라이브와 신곡을 묶은 두 장짜리 앨범 「Gratitude」가 다시 차트 1위에 올랐다. 무대 위의 그룹은 반짝이는 의상과 정교한 안무, 길게 늘어나는 즉흥 연주로 이름을 떨쳤다. 1970년대 후반 투어에는 마술사 더그 헤닝이 설계한 환상 장치가 더해져, 피라미드 세트와 공중에 떠오르는 연주자 같은 장면이 공연의 상징이 되었다. (상실) 1976년 5월, 다음 앨범 작업이 한창이던 중 찰스 스테프니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모리스에게 그는 음악적 형이자 가장 믿는 귀였다. 그해 나온 「Spirit」은 스테프니에게 헌정되었고, 표제곡의 고요한 분위기에는 상실의 그늘이 짙게 배어 있다. 이후 모리스는 편곡의 책임까지 직접 떠안으며 프로듀서로서의 비중을 키웠다. (이집트) 1977년 「All 'n All」을 앞두고 모리스는 이집트와 남미를 여행했다. 피라미드와 고대 신전의 이미지는 나가오카 슈세이가 그린 앨범 표지로, 브라질 음악의 리듬과 화성은 「Brazilian Rhyme」 같은 짧은 연주곡으로 옮겨졌다. 「Serpentine Fire」가 R&B 차트 1위에 올랐고, 베일리의 가성이 이끄는 「판타지 (Fantasy)」는 그룹의 가장 화려한 발라드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칼림바) 모리스는 자신의 제작사 칼림바 프로덕션을 통해 다른 가수들도 키웠다. 시카고 출신 자매 그룹 디 이모션스의 「Best of My Love」(1977)를 제작해 팝 차트 1위에 올렸고, 디니스 윌리엄스의 데뷔도 도왔다. 그가 그린 소리의 세계가 밴드 바깥으로 넓어지던 시기였다.

♪리즌스 (Reasons)1975공식 영상 — Earth, Wind & Fire

스튜디오 원곡도 아름답지만, 「Gratitude」에 실린 라이브 녹음이 이 그룹의 무대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가장 잘 보여 준다.

  • 필립 베일리가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남성 성악가의 진성 위쪽, 높은 가성(팔세토)으로 노래한다. 힘을 주지 않는데도 소리가 가늘어지지 않는 것이 그의 특징이다.
  • 라이브 판에서는 중반에 돈 마이릭의 알토 색소폰 솔로가 길게 펼쳐지며, 객석의 환호와 함께 열기가 차오른다.
  • 곡 끝에서 베일리가 한 음절을 여러 음으로 굽이치게 늘이는 창법(멜리스마)으로 가성을 길게 끌어올리는 대목이 이 녹음의 절정이다.
  • 사랑의 이유를 묻는 듯한 쓸쓸한 가사의 정서가, 라이브에서는 오히려 환희에 가까운 해방감으로 바뀌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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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Fantasy)1977실황 Earth, Wind & Fire

이집트와 남미 여행에서 돌아온 모리스가 만든 「All 'n All」의 중심곡이다. 스테프니를 잃은 뒤 그가 직접 펼쳐 보인 장대한 편곡의 세계가 담겼다.

  • 도입부의 웅장한 현악과 관악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지며 곡의 무대를 단숨에 세운다. 편곡에는 에디 델 바리오가 함께했다.
  • 베일리의 가성이 리드를 맡아, 꿈과 이상향을 향한 동경을 가볍게 떠오르는 목소리로 그린다.
  • 후렴에서 여러 겹으로 쌓인 합창이 넓게 퍼지며, 소울 그룹이라기보다 작은 오케스트라처럼 들린다.
  • 춤추기 좋은 일정한 박을 유지하면서도 화성이 계속 바뀌어, 디스코와 교향악 사이에 걸친 독특한 질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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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정점의 해들 · 1978–1983

(비지스) 1978년 그룹은 비지스와 피터 프램턴이 주연한 영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에 출연해 비틀스의 「Got to Get You into My Life」를 불렀다. 영화는 혹평을 받았지만 이들의 녹음은 팝 차트 10위권에 들었고, 모리스는 이 곡의 편곡으로 그래미를 받았다. 같은 해 그는 컬럼비아 안에 자신의 레이블 ARC를 세웠다. (셉템버) 같은 해 말 나온 베스트 앨범에는 신곡 하나가 실렸다. 모리스와 알 매케이, 당시 무명에 가깝던 작사가 앨리 윌리스가 함께 쓴 「셉템버 (September)」였다. 이 곡은 차트를 넘어 반세기 가까이 결혼식과 축제의 단골이 되었다. (혼) 1979년 「I Am」에서는 돈 마이릭이 이끄는 금관·목관 연주단, 피닉스 혼스의 혼 섹션과 제리 헤이의 편곡이 정점에 이르렀다. 디 이모션스와 함께한 「Boogie Wonderland」가 디스코 열기를 탔고, 데이비드 포스터 등이 쓴 발라드 「애프터 더 러브 해즈 곤 (After the Love Has Gone)」은 다시 그래미를 안겼다. (변화) 디스코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던 1980년, 두 장짜리 「Faces」는 앞선 작품들만큼 팔리지 않았고 알 매케이가 밴드를 떠났다. 1981년 「Raise!」의 「렛츠 그루브 (Let's Groove)」는 신시사이저와 로봇 같은 목소리를 만드는 보코더로 새 시대의 소리를 받아들여 큰 히트가 되었다. 그러나 1983년 기계음 중심의 「Electric Universe」가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자, 10년 넘게 쉼 없이 달려온 모리스는 1984년 그룹 활동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

♪셉템버 (September)1978공식 MV — Earth, Wind & Fire

정점의 해에 베스트 앨범의 신곡으로 나와 그룹의 가장 오래 사랑받는 노래가 되었다. 지나간 어느 밤의 행복을 회상하는 단순한 기쁨의 노래다.

  • 알 매케이의 경쾌한 기타 리프가 첫 마디부터 귀를 붙잡고, 곧바로 피닉스 혼스의 밝은 관악이 대답한다.
  • 후렴에는 뜻이 없는 음절이 들어간다. 작사가 앨리 윌리스가 바꾸자고 하자 모리스는 소리의 흥이 뜻보다 중요하다며 그대로 두었다고 그녀는 여러 인터뷰에서 회고했다.
  • 둘째·넷째 박을 또렷하게 치는(백비트) 드럼과 튀어 오르는 베이스가 걷는 속도보다 조금 빠른 춤의 박을 만든다.
  • 모리스와 베일리가 주고받는 보컬 사이로 높은 화음이 반짝이며, 곡 전체가 웃는 얼굴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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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더 러브 해즈 곤 (After the Love Has Gone)1979실황 Earth, Wind & Fire

밴드 바깥의 작곡가들이 쓴 곡이지만, 사랑이 끝난 뒤의 회한을 이 그룹만의 화음으로 노래해 그래미를 받았다.

  • 데이비드 포스터, 제이 그레이던, 빌 챔플린이 쓴 곡으로, 화음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자주 꺾이는 정교한 진행이 특징이다.
  • 베일리와 모리스가 번갈아 리드를 맡으며, 차분한 낮은 목소리와 애절한 가성이 같은 회한의 두 얼굴처럼 들린다.
  • 제리 헤이가 편곡한 관악이 후렴을 감싸며, 슬픈 발라드에 고급스러운 광택을 더한다.
  • 후반부에 조(키)를 높이며 감정이 한 단계 더 끓어오르는 지점이 곡의 클라이맥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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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 그루브 (Let's Groove)1981공식 MV — Earth, Wind & Fire

디스코 이후의 새 시대에 신시사이저를 받아들여 거둔 마지막 큰 히트다. 모리스와 웨인 본이 함께 썼다.

  • 도입부에서 사람 목소리를 기계음으로 바꾸는 장치(보코더)가 로봇처럼 말을 걸며 곡을 연다.
  • 신시사이저 베이스가 낮은 음역에서 반복되며 그루브의 뼈대를 세우고, 그 위로 손뼉과 관악이 흥을 더한다.
  • 여럿이 함께 외치듯 부르는 후렴이 파티의 단체 구호처럼 들려, 따라 부르기 쉽게 짜여 있다.
  • 론 헤이스의 컴퓨터 영상 효과가 들어간 뮤직비디오는 BET의 「Video Soul」에서 처음 방영된 영상으로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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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각자의 길 · 1984–1999

(베일리) 휴지기 동안 가장 눈에 띈 것은 필립 베일리였다. 그는 필 콜린스가 프로듀싱한 솔로 앨범 「Chinese Wall」(1984)을 냈고, 두 사람이 함께 부른 「Easy Lover」는 미국 팝 차트 2위, 영국 1위에 올랐다. 기독교 신앙을 공개적으로 밝혀 온 베일리는 가스펠 앨범도 꾸준히 냈으며, 「Triumph」로 그래미 가스펠 부문을 받았다. (솔로) 모리스는 1985년 첫 솔로 앨범을 내고 「Stand by Me」를 다시 불렀으며, 다른 가수들의 음반을 프로듀싱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자신의 사생활을 인터뷰에서 거의 드러내지 않았고, 대신 작업실이 그의 일상이었다. (재결합) 1987년 그룹은 「Touch the World」로 돌아왔다. 「System of Survival」이 R&B 차트 1위에 오르며 건재를 알렸다. 1990년 「Heritage」에는 슬라이 스톤과 MC 해머가 참여해 다음 세대와의 연결을 시도했고, 1993년 「Millennium」으로 그래미 후보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무대) 그러나 1990년대 초부터 모리스의 몸은 무대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손이 떨리고 움직임이 굳어 가는 증상이 나타났고, 1994년 무렵 그는 투어에서 물러나 제작과 운영에 전념했다. 그가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몇 해 뒤였다. 무대는 베일리와 베르딘, 랄프 존슨이 이끌었고, 1995년 그룹은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새겼다.

VII. 꺼지지 않는 불 · 2000–2026

(헌액) 2000년 그룹은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같은 해 모리스는 자신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음을 공개했다. 무대에 서지 못하는 창립자와 무대를 지키는 멤버들이라는 구도 속에서도 그룹은 해체하지 않았고, 2005년에는 젊은 프로듀서들과 함께한 「Illumination」으로 새 세대의 감각을 받아들였다. 2004년부터는 브라스 록 밴드 시카고와 여러 차례 합동 투어를 돌았다. (이어짐) 그들의 노래는 다른 세대의 목소리로도 이어졌다. 2018년 테일러 스위프트가 스트리밍 서비스 기획으로 「셉템버」를 어쿠스틱 컨트리풍으로 다시 불러 화제가 되었다. 2010년에는 모리스와 베일리, 베르딘, 알 매케이 등이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작별) 2016년 2월, 모리스 화이트는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잠든 채 세상을 떠났다. 일흔넷이었다. 같은 달 그룹은 그래미 평생공로상을 받았고, 그가 생전에 구술한 회고록 「My Life with Earth, Wind & Fire」가 그해 출간되었다. 2022년에는 색소폰의 앤드루 울포크가, 2023년 1월에는 막내 프레드 화이트가 세상을 떠났다. (현재) 2019년 베일리와 베르딘, 랄프 존슨은 케네디 센터 공로상을 받았고, 시상식은 고인이 된 모리스의 이름을 함께 기렸다. 9천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로 알려진 그룹은 2020년대에도 세 사람을 중심으로 투어를 이어 갔다. 멤피스의 할머니 집에서 시작된 한 사람의 구상은, 그가 떠난 뒤에도 무대 위에서 계속 울리고 있다.

덜 알려진 이야기

모리스 화이트는 가수이자 프로듀서로 기억되지만, 출발점은 녹음실의 드러머였다. 체스 레코드에서 그가 친 드럼은 당시 관행대로 음반에 이름이 거의 실리지 않았고, 폰텔라 배스의 「레스큐 미」 같은 히트곡에 그가 참여했다는 사실은 훗날 회고록과 연구자들의 정리를 통해서야 널리 알려졌다. 그룹의 첫 대중적 정점을 안긴 앨범 「That's the Way of the World」는 원래 영화 사운드트랙이었다. 모리스는 시사회에서 영화의 실패를 예감하고 앨범을 먼저 내도록 서둘렀다고 회고록에 적었다. 영화는 실제로 흥행에 실패해 거의 잊혔고, 그래서 이 명반이 영화 음악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오늘날에는 잘 언급되지 않는다. 찰스 스테프니의 몫도 종종 가려진다. 그는 그룹이 크게 성공한 시기의 편곡과 공동 프로듀싱을 맡았지만 1976년 마흔다섯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이후의 화려한 성공은 모리스 한 사람의 이름으로 기억되었다. 모리스 자신은 회고록에서 스테프니를 자신의 음악을 완성해 준 사람으로 꼽았다. 「셉템버」의 작사가 앨리 윌리스는 당시 이렇다 할 히트가 없던 작가였다. 이 곡을 계기로 그녀는 이후 여러 히트곡과 텔레비전 시트콤 「프렌즈」의 주제곡을 함께 쓰는 작가가 되었다. 그녀가 남긴 인터뷰들은 모리스가 가사의 뜻보다 소리의 느낌을 앞세우던 작곡가였다는 것을 보여 주는 드문 증언으로 남아 있다.

용어 노트 📚🔎

세션 연주자

(말뜻) 세션(session)은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하는 한 차례의 모임이나 시간을 뜻한다. 녹음실에서 한 번 모여 녹음하는 시간을 세션이라 부르는 데서 나온 말이다. (팝에서) 밴드의 정식 멤버가 아니라, 녹음할 때마다 불려 와 악기를 연주하고 보수를 받는 전문 연주자를 말한다. 여러 가수의 음반에 참여하지만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학교 합창대회 때 우리 반에 피아노 칠 사람이 없어서 피아노 잘 치는 다른 반 친구에게 반주를 부탁하는 것과 비슷하다. 무대의 주인공은 우리 반이지만, 소리의 큰 부분은 그 친구가 만든다. (다른 데서는) 컴퓨터나 인터넷에서는 사용자가 접속해 있는 한 번의 이용 시간을 세션이라고 한다.

칼림바

(팝에서) 아프리카에서 전해 온 작은 악기로, 나무 판이나 상자 위에 붙은 얇은 쇠막대들을 엄지손가락으로 튕겨 소리를 낸다. 그래서 엄지 피아노라고도 부른다. 맑고 동글동글한 소리가 나며, 모리스 화이트는 이 악기를 그룹의 상징처럼 무대와 녹음에 자주 썼다. 책상 모서리에 자를 대고 끝을 튕기면 띠잉 하고 떨리는 소리가 나는데, 칼림바는 길이가 다른 쇠막대 여러 개로 그런 소리를 음높이별로 내는 악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성(팔세토)

(말뜻) 가성(假聲)은 거짓(假) 목소리(聲)라는 뜻이다. 서양 이름 팔세토(falsetto)도 이탈리아어 falso, 곧 가짜라는 말에서 왔다. 평소 말하는 목소리와 다른, 꾸며 낸 높은 소리라는 뜻이 두 이름에 모두 담겨 있다. (팝에서) 성대를 평소와 다르게 얇게 떨게 해서, 원래 목소리로는 닿기 어려운 높은 음을 가볍고 부드럽게 내는 창법이다. 남자 가수가 쓰면 여자 목소리처럼 높고 투명하게 들린다. 친구들 앞에서 만화 속 귀여운 캐릭터 흉내를 내려고 갑자기 목소리를 높게 바꿔 본 적이 있다면, 그게 가성의 시작이다. 필립 베일리는 그 목소리로 곡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힘 있게 부를 수 있었다.

펑크(funk)

(팝에서) 1960~70년대 미국 흑인 음악에서 나온 장르로, 멜로디보다 리듬과 박자의 흥을 앞세운다. 베이스와 드럼, 짧게 끊어 치는 기타와 관악이 서로 맞물려 몸이 저절로 움직이게 만든다. 영국의 시끄러운 록 음악 펑크(punk)와는 영어 철자도, 성격도 다른 음악이다. 줄넘기를 여럿이 함께 할 때 돌리는 사람과 뛰는 사람의 박자가 딱 맞아야 계속 이어지듯, 펑크는 악기들이 서로의 박자에 꼭 맞물릴 때 살아난다. (다른 데서는) 우리말에서 펑크는 타이어에 구멍이 나거나 약속을 어기는 일을 가리키지만, 이것은 영어 puncture에서 온 전혀 다른 말이다.

크로스오버

(말뜻) 영어 cross over는 건너간다는 뜻이다. 한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 넘어간다는 의미가 이름에 그대로 들어 있다. (팝에서) 원래 특정 청중, 예를 들어 미국 흑인 청중의 R&B 차트에서 인기를 얻던 가수나 곡이 더 넓은 대중의 팝 차트에서도 크게 성공하는 일을 말한다. 장르를 섞는 음악을 가리킬 때도 쓴다. 우리 반 체육대회 스타가 전교 대회에서도 우승해 학교 전체가 아는 유명인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농구에서는 공을 한 손에서 다른 손으로 재빨리 옮겨 수비를 따돌리는 드리블 기술을 크로스오버라고 부른다.

혼 섹션

(말뜻) 혼(horn)은 원래 짐승의 뿔이라는 뜻이다. 옛날 사람들이 뿔에 입을 대고 불어 소리를 냈기 때문에, 입으로 부는 금관 악기를 혼이라 부르게 되었다. (팝에서) 트럼펫, 트롬본, 색소폰처럼 입으로 부는 악기 여러 대가 한 팀을 이뤄 함께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노래 사이사이에 짧고 힘찬 소리를 동시에 터뜨려 곡에 화려함과 박력을 더한다. 운동회 때 응원단이 나팔을 다 같이 빵 하고 부는 순간 운동장 분위기가 확 달아오르는 것처럼, 혼 섹션은 곡의 흥을 한순간에 끌어올린다.

보코더

(말뜻) 목소리(voice)와 부호로 바꾸는 장치(coder)를 합친 말이다. 원래는 목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 보내기 위해 만든 통신 기술이었다. (팝에서) 사람 목소리를 신시사이저 소리와 섞어, 말하는 것은 분명 사람인데 소리는 기계처럼 들리게 만드는 장치다. 1970~80년대 팝과 펑크에서 미래적이고 신기한 느낌을 내려고 자주 썼다. 게임이나 만화 속 로봇이 또박또박 말하는 목소리를 떠올리면 된다. 그 목소리를 노래의 음높이에 맞춰 부르게 하는 것이 보코더다.

리프

(팝에서) 곡 안에서 짧게 되풀이되는 기타나 베이스, 관악의 악구를 말한다. 노래의 멜로디와는 따로, 곡의 첫인상과 뼈대를 만든다. 첫 몇 초만 들어도 무슨 곡인지 알아맞히게 하는 소리가 대개 리프다. 운동 경기 응원에서 다 같이 반복하는 짧은 박수 구호를 생각하면 된다. 구호 하나만 들어도 어느 학교 응원단인지 알 수 있듯, 좋은 리프는 곡의 얼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