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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 Do-hyun Band

윤도현 밴드 (1994–)

한 솔로 가수의 반주자들로 모인 사람들이 해체와 재결성을 건너, 서른 해 동안 한 무대를 지켜 온 록 밴드.

한눈에 보기 🔭💭

1. 결성대한민국 서울 결성솔로 1집의 세션가을 우체국 앞에서2. 시련2집부터 밴드 명의해체와 너를 보내고허준 합류3. 광장오 필승 코리아Live Is Life첫 평양 공연4. 바깥YB로 개명유럽 클럽 투어나는 나비5. 두번째봄공존과 88만원나는 가수다흰수염고래6. 지금2018 평양 재방문국카스텐과 몽타주30주년 Odyssey밴드1994–솔로 반주단에서 출발해 광장의 노래를 부르고 …
무대의 여정 🧭🗺️
N대한민국서울1994–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곁의 사람들 ⏳🌊

  • 영향김현성

    데뷔곡 「가을 우체국 앞에서」를 작사·작곡해 윤도현 음악의 서정적인 출발점을 마련했다.

  • 프로듀서조동익

    1집 표제곡을 편곡해 포크 가수 윤도현의 첫 소리를 빚었다.

  • 영향신해철

    윤도현이 주연을 맡은 1996년 영화 「정글 스토리」의 음악을 맡은 선배 록 음악가다.

  • 멤버강호정

    「사랑 Two」를 편곡했고, 2집 시기 건반과 프로듀싱을 맡아 밴드 체제의 기틀을 놓았다.

  • 멤버허준

    해체 뒤 재결성 때 오디션으로 들어온 재즈 기타리스트로, 「박하사탕」 이후 밴드의 소리를 바꾸고 「흰수염고래」를 함께 지었다.

  • 우정하현우

    국카스텐의 보컬로, 2018년 YB와 합동 공연 「몽타주」를 함께 연 것으로 알려져 있다.

YouTube에서 8곡 이어 듣기 ↗

I. 반주단에서 밴드로 · 1994–1996

(출발) 1994년 12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가수 윤도현의 솔로 1집 「가을 우체국 앞에서」가 나오면서 이 밴드의 역사가 시작됐다. 1972년 2월에 태어난 윤도현은 고등학생 때 헤비메탈에 빠져 밴드를 꿈꿨다. 그러나 함께할 사람을 찾지 못해 혼자 통기타를 잡았고, 포크 팀에 들어가 노래를 익혔다. 그 뒤 통기타 하나로 대학로 곳곳을 돌며 노래했다. 첫 단독 공연 장소로 대학로 학전 소극장을 고른 것도 이 시절과 이어져 있다. 지금도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로 곡을 쓴다고 밝힌 작곡 습관 역시 이때 생겼다. (포크) 1집은 겉으로 보면 포크 가수의 앨범이었다. 표제곡 「가을 우체국 앞에서」는 김현성이 작사·작곡하고 조동익이 편곡했다. 윤도현은 이 곡을 데뷔 전부터 부르고 다녔다고 밝혔다. 같은 앨범의 「사랑 Two」는 이경희가 노랫말을 쓰고 임준철이 곡을 붙였으며, 편곡은 훗날 밴드의 건반 주자가 되는 강호정이 맡았다. 1995년 KBS 「가요톱10」에서 「타잔」을 부르며 방송에 나섰지만, 음반은 아는 사람만 아는 데 그쳤다. 카세트테이프와 CD가 함께 팔리고 순위 프로그램이 히트를 가르던 때라, 포크와 록 사이에 선 신인이 자리를 잡기는 어려웠다. (세션) 전환점은 무대에서 왔다. 1집 녹음과 공연을 함께한 세션 연주자인 기타 유병열, 베이스 박태희, 드럼 김진원이 그대로 남아 밴드가 됐다. 김진원은 1990년대 초 윤도현과 함께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태희와 김진원은 이후 서른 해 동안 자리를 바꾸지 않은 리듬의 뼈대가 됐다. 1996년 윤도현은 신해철이 음악을 맡은 영화 「정글 스토리」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무명 록 음악가의 꿈과 좌절을 다룬 이 영화는 아직 이름이 없던 밴드가 앞으로 걸을 길을 미리 보여 주는 듯했다.

♪가을 우체국 앞에서1994실황 윤도현 & 10cm · 2022 MBC 가든라이브

윤도현이 데뷔 전 대학로에서 부르고 다니던 노래로, 아직 밴드가 아니던 시절의 포크 가수 윤도현을 가장 잘 보여 준다.

  • 김현성의 곡을 조동익이 편곡했다. 통기타가 앞에 서고 다른 악기가 절제된 편성은 1990년대 초 포크 음반의 담백한 아날로그 녹음을 그대로 들려준다.
  • 훗날 록 무대를 휘어잡는 목소리와 달리 여기서는 힘을 빼고 가까이 말하듯 부른다. YB 시절의 거친 창법과 견줘 들으면 한 사람이 걸어온 거리가 보인다.
  • 가을이라는 계절과 기다림을 그리는 서정적인 노래로, 거창한 사건 없이 작은 풍경 하나로 정서를 쌓는다.
  • 2002년 월드컵 무렵 뒤늦게 다시 주목받았고, 2018년 방탄소년단 진의 커버와 2021년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2」의 리메이크로 새로운 세대에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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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Two1994무대 윤도현밴드 · 2005 MBC 김동률의 포유

1집에 조용히 실렸던 곡이 8년 뒤 2002년 라이브 앨범으로 다시 차트에 오른 노래로, 이 밴드가 앨범보다 무대에서 살아난다는 것을 보여 준 첫 사례다.

  • 느린 발라드에 록 밴드의 힘을 더한 노래(록 발라드)다. 편곡은 훗날 밴드 멤버가 되는 강호정이 맡았다.
  • 가장 높은 음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후렴마다 고음이 되풀이되어, 끝까지 버티는 호흡이 이 노래의 관건이다.
  • 제목의 Two는 편곡을 달리한 두 번째 버전이라는 뜻이다. 발매되지 않은 첫 버전이 따로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 1994년 스튜디오 녹음과 2002년 「Live Is Life」의 라이브 녹음을 비교해 들으면, 관객의 떼창(관객이 다 같이 따라 부르는 것)이 곡을 어떻게 바꿨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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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밴드의 이름으로 · 1997–2000

(명의) 1997년 2집 「윤도현 2 and Band」부터 앨범에 밴드의 이름이 함께 올랐다. 건반과 프로듀싱을 맡은 강호정, 어쿠스틱 기타와 타악기를 맡은 엄태환이 합류했다. 강호정이 곧 떠나면서 밴드는 5인조로 굳어졌다. 2집은 평단에서 좋은 평을 받았지만, 1997년 말 외환위기가 닥쳤고 가요계의 중심은 H.O.T.를 비롯한 기획형 댄스 그룹으로 옮겨 가고 있었다. 멤버 다섯이 함께 움직이는 록 밴드가 방송과 음반 시장에서 버티기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시절이었다. (소외) 1998년 3집 「소외」에는 「먼 훗날」 등이 실렸다. 이듬해 12월에 나온 4집 「한국 Rock 다시 부르기」는 앞선 세대의 한국 록을 밴드의 소리로 다시 부른 리메이크 앨범이었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1집에 실렸던 윤도현의 노래 「너를 보내고」를 밴드 편곡으로 다시 녹음한 것이었다. 포크 가수의 노래가 록 밴드의 노래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이 앨범 한 장 안에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해체) 그러나 2000년 멤버 사이의 갈등이 겹치면서 밴드는 해체를 택했다. 서울 정동문화회관에서 마지막 공연을 열었고, 윤도현은 그날 멤버들이 모두 울었으며 관객들도 끝인 줄 알고 울었다고 회상했다. 그 뒤 윤도현은 고향에서 잠시 개를 분양하는 일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사이 「너를 보내고」가 뒤늦게 라디오와 차트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뒤 그는 다시 음악으로 돌아왔다. (재결성) 다시 모인 밴드에는 두 기타리스트 유병열과 엄태환이 없었다. 그 자리는 재즈 기타리스트 허준이 메웠고, 밴드는 윤도현·허준·박태희·김진원의 4인조가 됐다. 2000년 9월에 나온 첫 라이브 앨범 「윤도현 밴드 Live」에는 팀의 맏형 같던 두 사람을 떠나보내며 만든 앨범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너를 보내고1999무대 YB · 2021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1집 수록곡을 4집에서 밴드 편곡으로 다시 녹음한 곡으로, 밴드가 해체한 사이 뒤늦게 사랑받아 멤버들을 다시 모이게 한 노래다.

  • 1994년 솔로 녹음과 1999년 밴드 녹음을 비교해 들어 보면 좋다. 같은 멜로디가 리듬 악기와 전기 기타를 만나 어떻게 커지는지가 들린다.
  • 애절하게 감정을 터뜨리기보다 절제된 목소리로 슬픔을 눌러 담는 창법이 곡의 정서를 이끈다.
  • 2002년 평양 공연과 함께 기억되는 노래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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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광장의 노래 · 2001–2002

(도시인) 2001년에 나온 5집 「An Urbanite」는 허준의 기타가 처음으로 중심에 선 앨범이었다. 재즈에 바탕을 둔 그의 연주는 이전의 기타 소리에 익숙하던 팬들에게 낯설다는 반응도 얻었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 「박하사탕」은 이창동 감독의 같은 제목 영화에서 나왔다. 영화에 감동한 김진원이 윤도현과 함께 노랫말을 썼고, 곡은 윤도현이 지었다. 뮤직비디오도 없이 차트에 오래 머물렀고, 윤도현은 훗날 이 곡을 자신의 첫손에 꼽았다. (응원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은 밴드의 운명을 바꿨다. 「오 필승 코리아」는 프로축구 부천 서포터즈의 응원가에서 비롯해 붉은악마가 불러 온 노래였다. 윤도현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 기업 광고 노래가 붉은악마 음반 「꿈★은 이루어진다」에 실렸고, 그 뒤 밴드의 곡으로 굳어졌다. 서울시청 앞과 전국의 거리를 메운 붉은 옷의 군중이 이 노래를 함께 불렀다. 같은 해 나온 두 번째 라이브 앨범 「Live Is Life」는 40만 장 넘게 팔렸다고 알려져 있다. 8년 전 1집에 실렸던 「사랑 Two」도 이 라이브 녹음으로 순위 프로그램에 다시 올라, 그해 Mnet 시상식에서 록 부문 상을 받았다. (평양) 같은 해 4월부터 윤도현은 이소라의 「이소라의 프로포즈」 뒤를 이은 KBS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 「윤도현의 러브레터」의 진행을 맡았다. 그는 이소라의 뒤를 잇는 데 부담이 컸다고 전해진다. 사생활에서는 2002년에 결혼했다. 9월에는 남북 예술인 평양 공연에 참가했다. 이로써 북한에서 공연한 첫 대한민국 록 밴드로 기록됐다.

♪박하사탕2001무대 YB · 2021 JTBC 유명가수전

허준이 합류한 뒤 처음 만든 5집의 타이틀곡으로, 이창동의 영화에서 출발해 윤도현이 첫손에 꼽는 노래가 됐다.

  • 김진원과 윤도현이 노랫말을 쓰고 윤도현이 곡을 지었으며, 편곡은 밴드 전체가 맡았다.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영화의 구조처럼, 잃어버린 순수한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곡 전체에 흐른다.
  • 후렴에서 절규하듯 내지르는 고음이 핵심이다. 가슴으로 내는 소리(흉성)와 가성을 넘나드는 대목은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자주 고르는 도전곡이 됐다.
  • 재즈를 배운 허준의 기타가 들어오면서 1990년대 밴드 시절보다 화성이 두터워진 것처럼 들린다.
  • 뮤직비디오 없이도 차트에 오래 머문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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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필승 코리아2002무대 윤도현밴드 · 2002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

축구장 응원 구호에서 시작해 2002년 여름 광장 전체의 노래가 된 곡으로, 이 밴드를 '국민 밴드'로 만들었다.

  • YB 버전은 다른 절 없이 후렴 하나만 되풀이하는 구조다. 몇 번만 들어도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응원가의 문법을 그대로 따랐다.
  • 곧게 밀어붙이는 드럼과 전기 기타의 힘찬 반주가 수만 명의 함성과 발 구르기를 받쳐 주는 역할을 한다.
  • 뿌리는 부천 서포터즈가 유럽 응원가를 들여와 부르던 노래다. 같은 시기 크라잉넛도 자기 곡에 이 후렴을 넣은 버전을 냈으니, 두 버전을 비교해 들어 볼 만하다.
  • 서울시청 앞 거리 응원의 기억과 떼어 놓을 수 없는 노래다. 음반 판매보다 거리에서 함께 부른 경험으로 기억되는, 드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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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YB, 바깥으로 · 2003–2008

(이름) 2003년 밴드는 6집 「[YB] Stream」을 냈다. 그해 전국 32개 도시를 돌았고, 세계 평화음악상(World Peace Music Award)을 받았다. 월드컵이 붙여 준 '국민 밴드'라는 별명은 고마운 만큼 무거웠다. 응원가 밴드가 아니라 록 밴드로 인정받는 일이 이 시기의 숙제였다. (유럽) 2005년 3월부터 4월까지 YB는 영국 신인 밴드 스테랑코와 함께 런던,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밀라노 등 4개국 7개 도시의 클럽을 돌았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서 작은 클럽부터 다시 시작한 이 여정은 다큐멘터리 「온 더 로드, 투」(2006)로 남았다. 같은 해 윤도현의 솔로 2집 「Difference」의 타이틀곡 「사랑했나봐」는 방송 순위 프로그램에서 11번 1위를 했다. (나비) 2006년 8월에 나온 7집 「Why Be?」는 신곡과 리메이크, 영어 버전까지 23곡을 두 장의 CD에 담았다. 타이틀곡은 「오늘은」과 「나는 나비」였다. 해외 밴드 같다는 말을 들을 만큼 연주와 녹음 품질이 좋아졌다는 평을 받았다. 이 앨범에서 「나는 나비」는 유치원생부터 어른까지 아는 YB의 대표곡이 됐고, 「아리랑」 리메이크는 월드컵 응원가로 쓰였다. (무대) 2007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음악 축제 SXSW에 한국 밴드로는 처음 섰고, 2008년에는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공연했다. 음반 시장은 MP3와 디지털 음원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었다. 이 시기 YB는 음반을 팔기보다 공연에서 길을 찾았다. (하차) 2008년 9월 KBS 개편에서 윤도현은 맡고 있던 TV와 라디오 진행에서 동시에 물러났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KBS 진실과미래위원회는 이 하차를 이후 이어진 출연 배제 사건의 시발점으로 판단했다.

♪나는 나비2006무대 YB · 2019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유럽 클럽 투어를 마치고 만든 7집의 타이틀곡으로, 응원가 밴드라는 꼬리표를 넘어 세대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대표곡이 됐다.

  • 날렵한 기타 리프(짧게 반복되는 기타 악절)로 문을 열고, 빠르게 달리는 모던 록(1990년대 이후의 세련된 록) 비트가 곡을 끝까지 이끈다.
  • 작고 여린 존재가 스스로 날개를 펴는 이야기를 밝고 힘차게 들려준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따라 부르는 곡이 된 이유가 여기 있다.
  • 해외 밴드 같다는 평을 받은 7집답게, 기타와 드럼의 소리 크기와 공간감이 이전 앨범보다 또렷하게 다듬어졌다.
  • 공연에서 가장 자주 연주되는 곡 가운데 하나다. 관객이 후렴을 받아 부르는 순간이 YB 공연의 대표 장면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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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두 번째 봄 · 2009–2012

(공존) 2009년 8집 「공존」은 7집 이후 2년 7개월 만에 나온 정규 앨범이었다. 아련한 사랑 노래 「아직도 널」을 타이틀로 내세웠지만, 청년 실업을 다룬 「88만원의 루징 게임」과 용산 참사의 아픔을 다룬 「깃발」이 더 많은 이야기를 낳았다. 윤도현은 책 「88만원 세대」를 읽은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다며,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려고 처음으로 어두운 노랫말을 써 봤다고 했다. 같은 해 YB는 한국 음악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순회 록 축제 Vans Warped Tour에 참가했다. (촛불) 2010년 데뷔 15주년을 맞은 YB는 밴드란 바람 앞의 촛불과 같고 15년을 버틴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라이브 앨범 「나는 나비」도 이해에 나왔다. 음반이 팔리지 않는 시대에 다섯 사람 남짓이 함께 먹고사는 일 자체가 밴드의 가장 큰 과제였다. (경연) 2011년 3월부터 8월까지 YB는 MBC 「나는 가수다」 원년 출연자로 김범수, 박정현, 이소라 등과 경연을 벌였고, 도중에 합류한 바비킴과도 무대를 나눴다. 이선희의 「나 항상 그대를」을 밴드식으로 편곡해 불렀고, 나미의 「빙글빙글」로는 1위를 했다. 경연 음원이 실시간 차트를 휩쓸던 때여서 「사랑 Two」, 「나는 나비」, 「너를 보내고」 같은 옛 곡들도 다시 차트에 올랐다. 밴드는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2002년 이후 두 번째 전성기를 맞았다. (고래) 같은 해 영국인 기타리스트 스캇 할로웰이 객원 연주자를 거쳐 정식 멤버가 됐다. 11월에는 EP 「흰수염고래」가 나왔다. 처음에는 조용히 묻히는 듯했지만 입소문과 오디션 프로그램을 타고 퍼져 나가, 교과서와 합창단의 노래가 됐다.

♪88만원의 루징 게임 (88만원의 Losing Game)2009실황 YB · 2022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책 「88만원 세대」에서 출발해 청년 실업을 정면으로 다룬 8집 수록곡으로, 윤도현이 처음으로 일부러 어두운 노랫말을 써 본 노래다.

  • 애틋한 타이틀곡 「아직도 널」과 정반대로 거칠고 무거운 기타 소리가 앞에 선다. 같은 앨범 안의 이 대비가 「공존」이라는 제목과도 맞닿는다.
  • 위로하기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비추는 화법을 택했다. 듣는 사람에게 답을 주기보다 상황을 그대로 보여 주는 태도다.
  • 2018년 국카스텐과의 합동 공연 「몽타주」에서 YB가 첫 곡으로 고른 노래로, 밴드가 이 곡에 두는 무게를 짐작하게 한다.
  • 2000년대 말 청년 세대의 좌절을 다룬 몇 안 되는 주류 록 노래로, 그 시대의 사회 분위기를 담은 기록으로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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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수염고래2011무대 YB · 2023 KBS 지구 위 블랙박스

「나는 가수다」로 두 번째 전성기를 맞은 해에 나온 EP의 표제곡이다. 처음에는 조용히 묻혔지만 입소문을 타고 교과서와 합창단의 노래가 됐다.

  • 윤도현이 대왕고래 다큐멘터리를 보고 노랫말을 썼고, 곡은 허준과 함께 지었다. 편곡에는 네 멤버가 모두 이름을 올렸다.
  • 가장 크고 힘센 존재가 아무도 해치지 않고 제 길을 간다는 생각을 담았다. 약한 이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말을 건네는 위로의 노래다.
  • 조용하게 시작해 밴드 전체가 차례로 쌓여 올라가며 커지는 구조다. 끝으로 갈수록 합창처럼 넓어지는 소리가 곡의 메시지를 받쳐 준다.
  • 합창단이 자주 부르고 정은지, QWER 등 여러 가수가 다시 불러, YB의 곡 가운데 다음 세대에 가장 넓게 퍼진 노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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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서른 해의 무대 · 2013–2026

(지속) 2013년 9집 「Reel Impulse」는 디컴퍼니에서 나왔다. 2015년부터 이듬해까지 데뷔 20주년 공연 「스무살」을 서울을 시작으로 14개 도시에서 열었다. 밴드는 월드컵과 「나는 가수다」를 두 번의 전환점으로 돌아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번의 전성기가 모두 방송과 광장에서 왔다는 것을 숨기지 않은 말이었다. 2016년에는 지난 곡들을 다시 녹음한 「Remind」를 냈다. (재회) 2018년 4월 1일 YB는 남북 예술단 평양 공연 「봄이 온다」 무대에 섰다. 첫 평양 공연 뒤 16년 만이었고, 그 실황은 앨범으로 나왔다. 그해 9월에는 국카스텐과 합동 공연 「몽타주」를 열었다. 두 밴드는 이 무대에서 「담배가게 아가씨」를 함께 불렀다. 방탄소년단의 진도 「가을 우체국 앞에서」를 불러, 오래전 데뷔곡이 새로운 세대에게 닿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2019년 10집 「Twilight State」를 냈고, 2021년에는 메탈리카 헌정 앨범 「The Metallica Blacklist」에 「Sad But True」로 참여했다. 2023년 윤도현은 희귀 림프종 투병 사실과 완치 소식을 직접 SNS로 알렸다. 2024년 10월 스캇 할로웰이 영국으로 돌아가면서 밴드는 다시 윤도현·허준·박태희·김진원 4인 체제가 됐다. 2025년에는 결성 30주년을 기념해 메탈 EP 「Odyssey」를 냈고, 후배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와 「Rebellion」을 발표했다. 고등학생 시절 헤비메탈을 꿈꾸던 소년의 출발점으로 서른 해 만에 돌아간 셈이다.

덜 알려진 이야기

(기원) 「오 필승 코리아」는 흔히 2002년에 만들어진 노래로 기억되지만, 뿌리는 그보다 몇 해 앞선 프로축구 경기장에 있다. 부천 서포터즈가 유럽 응원가를 들여와 부르던 노래와 구호가 붉은악마로 넘어가 국가대표 응원가가 됐다. 윤도현은 이 노래를 녹음할 때 큰 반향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노래가 한 나라의 여름을 대표하게 되리라고는 녹음할 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셈이다. (이별) 「너를 보내고」는 연인과의 이별 노래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그 덕분에 이 노래는 남북 양쪽에서 모두 불리는 노래가 될 수 있었다. (평양) 2002년 평양 공연 당시 밴드는 북측에서 '윤도현악단'으로 소개됐다고 전해진다. 남한 대중음악의 밴드라는 개념이 북한에 낯설던 때라, 공연은 이름부터 번역을 거쳐야 했다. 16년 뒤 2018년 평양 공연에서 YB는 다시 같은 무대에 섰다. (작명) YB라는 이름은 2005년 유럽 투어를 함께한 영국 밴드 스테랑코가 제안했다고 알려져 있다. 2003년 6집 제목에 이미 [YB]라는 표기가 들어 있었고, 정식 이름으로는 2006년 7집부터 썼다. 한국어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운 외국 무대에서 이 짧은 약칭이 정식 이름으로 굳어졌다. 국내에서는 지금도 윤도현 밴드라는 옛 이름이 함께 불린다.

용어 노트 📚🔎

세션

(말뜻) 영어 session은 라틴어 sessio(앉아 있음)에서 왔다. 원래 사람들이 함께 앉아 일을 보는 모임이라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가수의 녹음이나 공연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직업 연주자, 또는 그런 연주 활동을 말한다. 세션 연주자는 보통 무대 뒤에 있고 앨범 표지에 이름이 크게 나오지 않는다. 학교 합창대회 때 반주를 맡아 준 피아노 잘 치는 친구를 떠올리면 된다. 윤도현 밴드는 그런 반주자들이 아예 주인공으로 나선 경우다. (다른 데서는) 컴퓨터에서는 사용자가 접속해서 로그아웃할 때까지의 한 번의 이용 시간을 세션이라고 부른다.

객원 멤버

(말뜻) 객원(客員)은 손님(客)으로 온 구성원(員)이라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밴드에 정식으로 들어오지 않은 채 공연이나 녹음에 함께 참여하는 연주자를 말한다. 정식 멤버와 달리 언제든 떠날 수 있고, 작곡이나 수익 배분에서도 보통 빠진다. 학교 축구부 경기에 사람이 모자라 잠깐 뛰어 준 다른 반 친구와 비슷하다. 스캇 할로웰은 YB의 객원 기타리스트로 시작해 2011년 정식 멤버가 됐다.

라이브 앨범

(한국 대중음악에서) 스튜디오가 아니라 실제 공연장에서 녹음한 소리를 담은 음반이다. 관객의 함성과 박수, 연주자의 실수나 즉흥 연주까지 그대로 담긴다. 그래서 같은 노래라도 스튜디오 녹음과 느낌이 크게 다르다. 반 친구들 앞에서 발표할 때가 혼자 연습할 때보다 더 떨리고 힘이 나는 것과 비슷하다. 윤도현 밴드의 2002년 라이브 앨범 「Live Is Life」는 40만 장 넘게 팔렸다고 알려져 있는데, 라이브 앨범으로는 드문 기록이다.

역주행

(말뜻) 역주행(逆走行)은 거꾸로(逆) 달린다(走行)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발표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한 노래가 몇 달이나 몇 년이 지난 뒤 다시 순위에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방송, 공연 영상, 입소문 같은 뜻밖의 계기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오래전에 올린 게임 공략 영상이 몇 년 뒤 갑자기 조회수가 터지는 일과 비슷하다. 「너를 보내고」와 「사랑 Two」가 모두 1집 발표 뒤 몇 년이 지나서야 차트에 올랐다. (다른 데서는) 도로에서는 자동차가 정해진 방향과 반대로 달리는 위험한 운전을 가리킨다.

리메이크

(한국 대중음악에서) 이미 발표된 노래를 새 편곡과 새 목소리로 다시 녹음해 발표하는 것이다. 다른 가수의 곡을 다시 부르기도 하고, 자기 옛 노래를 새로 녹음하기도 한다. 할머니의 김치찌개 조리법을 그대로 두고 내 입맛에 맞게 재료를 바꿔 끓이는 것과 비슷하다. 윤도현 밴드의 4집 「한국 Rock 다시 부르기」는 앨범 전체가 리메이크로 이뤄졌다. (다른 데서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예전 작품을 새 배우와 새 연출로 다시 만드는 것을 리메이크라고 한다.

록 발라드

(말뜻) 발라드(ballad)는 춤추다라는 뜻의 라틴어 ballare에서 나온 말이다. 원래 춤에 맞춰 부르던 노래였는데, 나중에는 이야기를 담은 서정적인 노래를 뜻하게 됐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느리고 감성적인 발라드에 전기 기타, 드럼 같은 록 밴드의 악기와 힘찬 고음을 더한 노래다. 조용하게 시작해 후렴에서 크게 터지는 구조가 많다. 운동회 이어달리기에서 처음엔 천천히 출발했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전력 질주하는 것처럼 감정을 점점 끌어올린다. 「사랑 Two」가 대표적인 예다.

EP

(말뜻) EP는 영어 Extended Play의 줄임말로, 늘린 재생이라는 뜻이다. 한두 곡이 담긴 싱글보다는 길고 정규 앨범보다는 짧다는 데서 생긴 이름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보통 네 곡에서 일곱 곡 정도를 담은 짧은 앨범으로, 미니 앨범이라고도 부른다. 정규 앨범보다 만드는 시간과 비용이 덜 들어 자주 낼 수 있다. 학교 시험에 견주면 정규 앨범이 기말고사이고, EP는 중간에 치는 단원평가쯤 된다. YB의 「흰수염고래」(2011)와 30주년 기념작 「Odyssey」(2025)가 E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