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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Moon-sae

이문세 (1983–)

가수이기 전에 마이크 앞에서 말을 걸던 사람. 그 목소리가 작곡가 이영훈의 선율을 만나 1980년대 서울의 발라드가 되었다.

한눈에 보기 🔭💭

1. 뿌리대한민국 서울 출생명지대 밴드 화이트 호스전유성의 발탁2. 목소리1978 라디오 진행 시작별이 빛나는 밤에밤의 문교부 장관3. 이영훈3집부터 7집까지난 아직 모르잖아요사랑이 지나가면4. 정점1988 5집광화문 연가붉은 노을5. 홀로서기조조할인과 유희열13집 재회2008 이영훈 별세6. 지금빅뱅의 붉은 노을15집 봄바람17집 준비이문세1983–라디오 진행자로 시작해 이영훈과 함께 한국 발…
무대의 여정 🧭🗺️
N대한민국서울1959–현재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곁의 사람들 ⏳🌊

  • 후원전유성

    노래도 들어 보지 않고 목소리와 말솜씨만 보고 그에게 라디오 진행을 맡겨, 방송과 음악으로 가는 길을 열어 준 사람이다.

  • 프로듀서이영훈

    3집부터 7집까지 대부분의 곡을 쓰고 음반을 이끈 작곡가로, 한국 가요사의 대표적인 가수와 작곡가 짝을 이뤘다.

  • 우정고은희

    4집 「이별이야기」를 이문세와 함께 불렀고, 이 곡은 2009년 시트콤에 쓰여 다시 사랑받았다.

  • 프로듀서유희열

    1996년 「조조할인」을 써 주어 이영훈 바깥에서 새 얼굴을 찾던 이문세의 변신을 도왔다.

  • 우정나얼

    2015년 15집 타이틀곡 「봄바람」에 피처링으로 참여해 선후배 세대가 함께 부르는 노래를 만들었다.

  • 프로듀서헨(HEN)

    2023년과 2024년에 나온 17집 선공개곡들을 함께 만들며 60대 이문세의 새 노래를 이끌었다.

YouTube에서 8곡 이어 듣기 ↗

I. 통기타를 든 공대생 · 1959–1982

(출생) 1959년 2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태어났다. 자료에 따라 생일이 1월 17일 또는 2월 24일로 엇갈리는데, 1959년 음력 1월 17일이 양력으로 2월 24일이어서 음력과 양력 표기가 섞인 결과로 보인다. 부모와 형제, 어린 시절의 집안 형편은 본인이 공개적으로 자세히 밝힌 기록이 많지 않아 알려진 것이 적다. (밴드) 명지대학교 공대에 다니면서 대학 밴드 동아리 화이트 호스에서 음악을 시작했다. 등록금을 벌려고 시작한 음악이 그대로 생업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1970년대 후반은 통기타 포크와 대학가 음악이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되던 때였고, 그도 그 흐름 속에서 기타를 잡은 대학생이었다. (전유성) 그를 방송으로 이끈 사람은 개그맨 전유성이었다. 전유성은 훗날 이렇게 회고했다. 통기타를 든 젊은이들이 자주 찾아왔는데, 이문세는 말에 조리가 있고 목소리가 좋아 노래도 들어 보지 않고 일을 맡겼으며, 라디오 DJ 자리가 비었을 때 그를 보냈다고 한다. 1978년 CBS 라디오 「세븐틴」 진행으로 방송을 시작했고, 1981년에는 KBS TV 「달려라 방송차」의 MC를 맡았다. (목소리) 연예계에 첫발을 디딘 것은 가수가 아니라 진행자로서였다. 마이크 앞에서 보이지 않는 청취자에게 말을 거는 습관, 낮고 부드러운 음색, 재치 있는 말솜씨는 훗날 그가 노래하는 방식과 닮아 있다. 큰 소리로 압도하기보다 가까이서 조용히 말을 건네는 쪽이었다.

II. 늦게 온 첫 음반 · 1983–1984

(데뷔) 1983년 7월, 서라벌레코드에서 첫 정규 앨범 「나는 행복한 사람」을 냈다. 타이틀곡은 오동식이 작사·작곡한 노래로, 이문세라는 이름을 가수로서 처음 알린 곡이 되었다. 제목은 밝지만, 작가는 화장터에서 느낀 마음을 그대로 담은 슬픈 노래라고 밝힌 적이 있다. (모색) 이듬해 1984년 9월에는 현대음향에서 2집 「The Best」를 냈다. 이미 방송인으로 얼굴이 알려져 있었지만 가수로서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때였다. 처음 두 장의 음반은 뒤에 나올 히트작에 비하면 반응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행자의 인기와 가수의 인기는 같지 않았다. (매체) 당시 음악은 주로 LP(지름 30센티미터 안팎의 비닐 음반)와 카세트테이프로 팔렸다. 1980년 말 컬러TV 방송이 시작되면서 가요 프로그램의 화면이 화려해졌지만, 신곡을 듣는 사람들의 귀에 가장 먼저 닿는 곳은 여전히 라디오였다. 라디오 진행자가 직접 노래까지 부른다는 점은 그에게 유리한 조건이었다. (준비) 이 시기의 이문세는 노래할 목소리는 있으나 그 목소리에 꼭 맞는 노래를 아직 만나지 못한 가수였다. 말하듯 노래하는 그의 미성(곱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어울리는 선율과 이야기를 써 줄 사람이 필요했고, 그 사람을 곧 만나게 된다.

♪나는 행복한 사람1983무대 이문세 · 1996 KBS 이문세쇼

가수로서 이름을 처음 알린 1집 타이틀곡이다. 제목은 밝지만, 작가 오동식은 깊은 상실에서 이 노래를 썼다고 밝혔다.

  • 작곡가 오동식의 곡으로, 이영훈을 만나기 전 이문세의 목소리가 어떠했는지 들을 수 있는 출발점이다.
  • 밝은 제목과 쓸쓸한 정서가 엇갈린다. 슬픔을 드러내 울기보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의 말투로 노래한다.
  • 통기타와 1980년대 초 악단 반주가 중심인 아날로그 녹음으로, 다음 음반들의 정교한 현악 편곡과 비교해 들으면 차이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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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이영훈이라는 짝 · 1985–1987

(만남) 1985년 11월, 킹레코드에서 3집 「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냈다. 이 음반부터 1991년 7집까지 수록곡 대부분을 작곡가 이영훈이 썼다. 이영훈은 원래 연극 음악을 하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으며, 클래식에 가까운 화성과 문학적인 노랫말로 당시 가요와는 결이 다른 곡을 썼다. 두 사람은 이후 한국 가요사를 대표하는 가수와 작곡가 짝으로 꼽히게 된다. (별밤) 같은 해 4월 8일부터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진행을 맡아 1996년 12월까지 약 12년간 이어 갔다. 십대 청취자가 많았던 이 프로그램 덕분에 밤의 문교부 장관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1985년 MBC 연기대상 라디오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밤마다 학생들의 사연을 읽어 주던 목소리가 낮에는 순위 프로그램의 노래가 되었다. (정상) 1986년 「난 아직 모르잖아요」는 KBS 「가요톱10」에서 그에게 첫 1위를 안겼다. 1996년 「조조할인」까지 합쳐 그가 가요 프로그램에서 차지한 1위는 모두 10회로 집계된다. 3집은 골든디스크 본상도 받았다. (4집) 1987년 3월에 나온 4집 「사랑이 지나가면」은 이영훈이 프로듀서를 맡았고, 고은희와 함께 부른 「이별이야기」, 6분이 넘는 「그녀의 웃음소리뿐」 등을 실었다. 이 음반으로 골든디스크 대상을 받았고, 큰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나간 사랑을 담담하게 돌아보는 이영훈의 노래와, 감정을 쏟아 내기보다 눌러 담는 이문세의 창법은 이 무렵 하나의 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1985무대 이문세 · 1986 KBS 가요 힛트쏭

이영훈과 처음 함께 만든 3집의 타이틀곡으로, 1986년 KBS 가요톱10에서 그에게 첫 1위를 안겼다.

  • 피아노와 현악이 이끄는 반주에 클래식에 가까운 화음 진행이 얹힌다. 이영훈 발라드가 무엇인지를 처음 들려준 소리로 평가된다.
  • 고음을 힘껏 뽑아내기보다 말하듯 낮게 시작해 조금씩 감정을 쌓아 가는 창법이 라디오 진행자 이문세의 화법과 닮았다.
  • 아직 확신하지 못한 사랑 앞에서 망설이는 사람의 마음을 1인칭으로 고백하는 노래다.
  • 이 곡의 성공은 가수와 작곡가가 짝을 이뤄 음반 전체의 색을 정하는 방식이 한국 발라드에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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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지나가면1987실황 이문세 · SBS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골든디스크 대상을 받은 4집의 타이틀곡으로, 지나간 사랑을 조용히 돌아보는 이영훈과 이문세 발라드의 원형이다.

  • 느린 박자 위에 현악기 소리가 감정을 넓게 받쳐 준다. 노래보다 반주가 먼저 부풀어 오르지 않도록 절제한 편곡이 특징이다.
  • 끝난 사랑을 원망하지 않고 거리를 두고 되돌아보는 화법이다. 이문세의 담담한 음색이 그 거리를 지켜 준다.
  • 골든디스크 대상을 받은 음반의 대표곡으로, 카세트테이프 시대 발라드의 정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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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광화문의 노래 · 1988–1992

(5집)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9월, 5집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을 냈다. 「광화문 연가」, 「붉은 노을」, 「시를 위한 시」가 함께 실린 이 음반은 250만 장가량 팔린 것으로 전해지며, 골든디스크 본상을 받았다. 3·4·5집은 모두 큰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광화문 연가」는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 언저리, 서울 도심의 거리에 지나간 시간의 기억을 겹쳐 놓은 노래다. 서울에서 태어난 가수가 서울 한복판을 노래한 셈이다. 이 곡 덕분에 정동길은 지금도 이문세와 이영훈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곳이 되었다. 한편 빠른 박자의 「붉은 노을」은 발라드 가수라는 그의 이미지 바깥에 있는 곡으로, 당시 젊은 세대에게 크게 유행했다. (가정) 1989년 결혼해 가정을 이뤘다. 같은 해 11월에는 6집 「그게 나였어」를 냈다. 라디오 진행과 음반 활동, 순위 프로그램 출연이 맞물려 돌아가던 그의 생활은 이 무렵 가장 바빴다. (옛사랑) 1991년 9월에 나온 7집 「옛사랑」은 3집에서 시작된 이영훈 연작의 마지막 음반이 되었다. 타이틀곡 「옛사랑」은 화려한 고음 대신 낮게 읊조리는 노래로, 오래된 기억을 홀로 되짚는 사람의 마음을 그린다. 1980년대 이문세의 음반은 카세트테이프와 LP 시대가 낳은 대표 발라드 음반으로 남았다. 이 무렵 가요계에는 댄스 음악과 새로운 세대의 가수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광화문 연가1988무대 이문세 · 2000 KBS 이소라의 프로포즈

서울 도심의 거리를 기억의 무대로 삼은 5집 수록곡으로, 정동길에 이영훈 노래비가 서게 된 까닭이 된 노래다.

  •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 언저리라는 실제 장소에 지나간 시간과 사람에 대한 기억을 겹친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노래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 서두르지 않는 느린 박자와 넓게 퍼지는 현악 편곡이 회상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 훗날 이영훈의 곡을 엮은 뮤지컬의 제목이 되었을 만큼 두 사람의 음악 세계를 대표하는 곡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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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노을1988실황 이문세 · 2015 DMZ 평화 콘서트

발라드 가수 이문세의 빠른 노래로, 1988년 젊은 세대에게 유행했고 2008년 빅뱅의 리메이크로 다시 살아났다.

  • 느린 발라드가 중심인 이영훈 곡 가운데 드물게 박자가 빠르고 경쾌하다. 1980년대 후반 전자 건반(신시사이저) 소리가 섞인 반주에서 시대가 들린다.
  • 후렴(노래에서 되풀이되는 중심 부분)이 시원하게 열려 관객이 함께 부르기 좋다. 오늘날까지 그의 공연에서 앙코르를 맡는 이유다.
  • 신화, YB(윤도현 밴드), 빅뱅 등 여러 가수가 다시 불렀다. 2011년에는 원곡과 빅뱅 판이 함께 음악 교과서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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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랑1991무대 이문세 · 2021 MBC 놀면 뭐하니?

3집부터 이어진 이영훈 연작의 마지막 음반 7집의 타이틀곡으로, 한 시대를 닫는 노래가 되었다.

  • 화려한 편곡을 덜어 내고 목소리를 앞에 세운다. 혼잣말에 가까운 낮은 음역에서 노래가 시작되는 것처럼 들린다.
  • 오래전 사랑을 홀로 떠올리는 사람의 쓸쓸한 마음을 그린다.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기보다 스스로에게 되뇌는 화법이다.
  • 1990년대 초 댄스 음악이 몰려오던 무렵에 나와, 1980년대식 서정 발라드가 남긴 마지막 큰 울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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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혼자 걷는 길 · 1993–2007

(갈림길) 1993년 8집 「오래된 사진처럼」을 냈고, 이 음반으로 골든디스크 본상을 받았다. 이 무렵부터 이영훈과는 헤어졌다 다시 만나기를 거듭했다. 1995년에는 「작곡가 이영훈과 함께하는 95 Stage」를 내며 두 사람의 노래를 무대 위에서 다시 정리했다. 1993년에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진행으로 방송 부문 상도 받았다. (변신) 1996년 10집 「화무」에 실린 「조조할인」은 토이의 유희열이 쓴 곡으로, 이영훈 바깥에서 새 얼굴을 찾으려는 시도였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댄스와 랩이 순위 프로그램을 차지하던 1990년대 중반, 30대 후반이 된 발라드 가수는 젊은 작곡가와 손잡는 길을 택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12년 가까이 지킨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내려왔다. (방송) 1997년부터 2000년까지 MBC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를 진행했고, 11집 「Sometimes」(1998)와 12집 「휴 - 사람과 나무 그리고 쉼」(1999)을 냈다. (재회) 2001년 13집 「Chapter 13」에서 다시 이영훈과 함께했다. 이 음반은 처음의 발라드로 돌아간 앨범으로 평가받았다. 두 사람의 마지막 공동 작업은 자료에 따라 2001년 13집으로도, 2002년 음반 「Old & Best」로도 기록된다. 2002년에는 14집 「빨간 내복」을 냈고,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를 진행했다. 2005년 SBS 가요대전 라이브 부문 상을 받으며 공연하는 가수로서도 인정받았다. 그는 갑상선암 투병 사실을 2010년대 중반 방송에서 직접 밝혔다.

♪조조할인1996무대 이문세·이소라·윤도현·유희열 · 2020 스케치북

이영훈 바깥에서 새 얼굴을 찾던 시기에 유희열의 곡으로 이미지를 바꾼 10집 「화무」의 노래다.

  • 토이의 유희열이 쓴 곡으로, 1990년대 중반 세련된 팝 감각이 이문세의 목소리와 만난다.
  • 제목처럼 이른 아침 할인 상영관에 가는 젊은 연인의 일상을 가볍고 재치 있게 그린다. 무거운 이별 발라드와는 다른 표정이다.
  • 통통 튀는 리듬과 밝은 반주가 앞선 이영훈 시대의 느린 현악 발라드와 뚜렷이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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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떠난 사람, 남은 노래 · 2008–2014

(작별) 2008년 2월 이영훈이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문세는 그가 투병하는 동안 병문안을 갔고, 생전에 둘이서 40주년 음반을 함께 만들기로 했었다고 밝혔다. 그해 이영훈 헌정 공연을 준비했는데, 그 과정에서 나온 노래비 구상은 1주기에 열매를 맺었다. 덕수궁 돌담길 정동교회 앞에 이영훈을 기리는 노래비가 세워졌고, 서울시가 허가하고 지원해 대중음악 노래비를 세운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계승) 같은 해 11월, 빅뱅이 정규 2집 「Remember」의 타이틀곡으로 「붉은 노을」을 다시 불렀다. 그해 연말에는 빅뱅과 함께 무대에 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빅뱅 이전에도 여러 가수가 이 곡을 다시 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에는 원곡과 빅뱅의 노래가 함께 음악 교과서에 실렸다. 20년 전 노래가 아이돌의 목소리를 거쳐 10대에게 다시 닿은 것이다. (뮤지컬) 이영훈의 노래들은 무대 작품으로도 이어졌다. 그의 곡으로 꾸민 뮤지컬 「광화문연가」에는 윤도현이 출연했다. 2009년에는 4집의 「이별이야기」가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쓰여 다시 화제가 되었다. (무대) 이 시기 그는 새 음반보다 공연에 힘을 쏟았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이어진 「붉은 노을」 투어에는 100회 공연에 15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보도되었다. 디지털 음원과 스트리밍이 음반을 밀어내던 시대에, 그의 음악은 공연장에서 여러 세대가 함께 따라 부르는 노래로 살아남았다.

VII. 새로운 방향 · 2015–2026

(15집) 2015년 4월, 14집 이후 13년 만에 정규 15집 「New Direction」을 냈다. 국내외 작곡가들에게서 받은 200여 곡 가운데 9곡을 직접 골랐고, 마이클 잭슨과 셀린 디온의 음반에 참여한 미국 프로듀서 랜디 왈드먼이 함께했다. 타이틀곡 「봄바람」에는 나얼이 피처링으로 참여했고, 슈퍼주니어 규현과는 「그녀가 온다」를 함께 불렀다. 이영훈 없이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겠다는 뜻이 앨범 제목에 담겨 있었다. (16집) 2018년 10월에는 16집 「Between Us」를 냈다. 이때 그는 이영훈이 살아 있었다면 몇 곡을 채워 달라고 했을 것이라며 옛 짝을 떠올렸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SBS 「판타스틱 듀오」에서 일반인 참가자와 함께 노래하며 시즌 1 우승을 차지했고, 젊은 시청자들과도 다시 만났다. (지금) 2023년 12월 「Warm is better than hot」, 2024년 11월 「이별에도 사랑이」와 「마이 블루스」를 차례로 내놓았다. 셋 다 싱어송라이터 헨(HEN)과 만든 정규 17집의 선공개곡이다. 그는 예전과 달리 생각이 많아져 작업이 더디다고 털어놓았고, 2026년 10월 현재 17집이 완성됐다는 소식은 확인되지 않는다. 2024년 6월에는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로 13년 만에 라디오 진행석에 돌아왔고, 그해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은인) 2025년 9월 전유성이 세상을 떠나자, 그는 자신이 음악과 방송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 분이라며 애도했다. 그해 12월 서울 KSPO DOME에서 7년 만에 연 공연 「이문세 더 베스트」에는 이틀간 2만 4천 명이 모였다. 첫 곡은 「소녀」, 앙코르는 「붉은 노을」이었다. 공연은 이후 지방 도시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바람2015공식 MV — 이문세 (feat. 나얼)

13년 만의 정규 15집 「New Direction」의 타이틀곡으로, 나얼이 피처링해 후배 세대와의 만남을 보여 주었다.

  • 나얼의 소울(흑인 음악에서 온 감정 짙은 창법) 풍 목소리가 이문세의 맑은 음색과 주고받으며 겹친다.
  • 가볍게 흔들리는 리듬과 밝은 반주로 봄의 설렘을 그린다. 쉰을 넘긴 가수가 이별 대신 설렘을 노래한 점이 눈에 띈다.
  • 미국 프로듀서 랜디 왈드먼이 참여한 앨범답게 녹음이 깔끔하고, 음원 스트리밍(인터넷으로 바로 듣기) 시대에 맞춘 소리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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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알려진 이야기

그의 공식 연예계 데뷔는 가수가 아니라 진행자였다. 첫 음반이 나온 1983년보다 5년 앞선 1978년에 이미 라디오 마이크 앞에 앉아 있었다. 그를 처음 발탁한 전유성은 노래는 들어 보지도 않고 말솜씨와 목소리만 보고 일을 맡겼다고 회고했다. 별밤지기와 가수가 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이제 너무 익숙해서, 순서가 거꾸로였다는 점은 오히려 잘 떠올리지 않는다. 출세작 「나는 행복한 사람」의 사연도 제목과 다르다. 작사·작곡가 오동식은 이 노래에 화장터에서 느낀 마음을 그대로 담았다고 밝힌 바 있다. 행복을 말하는 제목 때문에 밝은 노래로 기억되지만, 사실은 상실을 겪은 사람이 스스로를 다독이는 노래에 가깝다. 이 이야기는 작가의 인터뷰로만 전해져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덕수궁 돌담길의 이영훈 노래비는 서울시가 허가하고 지원해 세운 첫 대중음악 노래비로 보도되었다. 이 구상은 이문세가 준비하던 헌정 공연에서 나왔고, 1주기에 제막되었다. 대중가요가 공공 공간에 기념물로 새겨진 드문 사례인데, 정동길을 걷는 사람들 가운데 그 내력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의 생일은 자료마다 1월 17일과 2월 24일로 갈린다. 1959년 음력 1월 17일이 양력 2월 24일이어서, 음력과 양력 표기가 섞인 것으로 보인다. 음력 생일을 쓰던 세대의 기록 습관이 남긴 작은 흔적이다.

용어 노트 📚🔎

발라드

(말뜻) 발라드(ballad)는 춤춘다는 뜻의 라틴어 ballare 에서 온 말이다. 처음에는 춤에 맞춰 부르던 노래를 가리켰지만, 차츰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린 노래라는 뜻으로 바뀌었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느린 박자에 사랑과 이별 같은 감정을 차분하게 담은 노래를 말한다. 1980년대 이문세와 이영훈이 피아노와 현악기를 쓴 서정적인 발라드를 크게 유행시켰고, 이후 한국 가요의 중심 장르가 되었다. 신나는 운동회 응원가가 댄스곡이라면, 졸업식 날 친구와 헤어지며 조용히 부르는 노래가 발라드에 가깝다. (다른 데서는) 영미 문학에서는 이야기를 담은 짧은 시, 곧 담시(譚詩)를 가리킨다.

정규 앨범

(말뜻) 정규(正規)는 바른(正) 규칙(規)이라는 뜻으로, 정식으로 정해진 것을 가리킨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가수가 여러 곡을 모아 정식으로 내는 음반이다. 1집, 2집처럼 번호를 붙여 세며, 몇 곡만 담은 싱글이나 미니 앨범과 구별한다. 이문세의 마지막 정규 앨범은 2018년 16집이고, 17집은 아직 만드는 중이다. 학교에서 보는 쪽지 시험과 학기말 정기 고사가 다르듯, 정규 앨범은 그 시기 가수의 음악을 제대로 정리해 보여 주는 결과물이다.

타이틀곡

(말뜻) 타이틀(title)은 영어로 제목이라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앨범에 실린 여러 곡 가운데 대표로 내세우는 노래다. 방송 무대와 홍보에 주로 쓰이고, 앨범 제목이 타이틀곡 이름을 따르는 경우도 많다. 이문세 3집의 타이틀곡은 「난 아직 모르잖아요」였다. 반 대항 합창 대회에 여러 곡을 연습했어도 대회 날 대표로 부르는 한 곡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데서는) 운동 경기에서는 챔피언 자리, 곧 우승 타이틀을 뜻하기도 한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

(한국 대중음악에서) 음반 판매량과 방송 횟수, 시청자 엽서 등을 합쳐 매주 인기곡의 순위를 매기고 1위를 발표하는 TV 프로그램이다. 1980~90년대에는 KBS 「가요톱10」이 대표적이었고, 여기서 1위를 하는 것이 인기를 재는 가장 확실한 잣대였다. 이문세는 1986년 「난 아직 모르잖아요」로 이 프로그램에서 처음 1위를 했다. 반에서 매주 칭찬 스티커 개수로 1등을 뽑는 것처럼, 숫자를 모아 그 주의 주인공을 정하는 방식이다.

라디오 DJ

(말뜻) DJ는 디스크자키(disc jockey)의 줄임말이다. 원반(disc), 곧 레코드판을 말을 다루는 기수(jockey)처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라디오 방송에서 음악을 골라 틀고 청취자의 사연을 읽으며 프로그램을 이끄는 진행자다. 이문세는 「별이 빛나는 밤에」를 12년 가까이 진행하며 밤의 문교부 장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쉬는 시간에 반 친구들 앞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소개하고 친구들이 쓴 쪽지를 읽어 주는 방송반 친구를 떠올리면 된다. (다른 데서는) 클럽에서는 음악을 이어 틀고 섞어 분위기를 이끄는 사람을 DJ라고 부른다.

리메이크

(말뜻) 리메이크(remake)는 다시(re) 만든다(make)는 뜻의 영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이미 발표된 노래를 다른 가수가 새 편곡으로 다시 불러 내는 것이다. 원곡자와 작곡가의 허락을 받아 정식으로 낸다는 점에서 단순히 따라 부르는 것과 다르다. 빅뱅이 2008년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리메이크해 10대들에게 다시 알렸다. 할머니의 김치찌개 조리법에 내 방식대로 재료를 더해 새로 끓이는 것과 비슷하다. 맛의 뼈대는 같지만 요리한 사람의 손맛이 들어간다. (다른 데서는) 영화에서는 예전 영화를 새 배우와 감독이 다시 찍는 것을 말한다.

피처링

(말뜻) 피처링(featuring)은 영어 feature 에서 온 말로, 특별히 내세운다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한 가수의 노래에 다른 가수가 손님으로 참여해 일부를 부르는 것이다. 노래의 주인은 그대로이고, 참여한 사람은 곡 제목 옆에 이름이 따로 표시된다. 이문세의 「봄바람」에는 나얼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내 발표 시간에 친구를 불러 한 대목만 같이 설명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과 같다. 발표의 주인은 여전히 나다.

선공개곡

(말뜻) 선공개(先公開)는 먼저(先) 공개한다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앨범 전체가 나오기 전에 수록곡 가운데 몇 곡을 미리 발표하는 것이다. 음원 스트리밍 시대에 듣는 사람의 관심을 오래 붙잡아 두려고 흔히 쓰는 방법이다. 이문세는 정규 17집에 실을 곡을 2023년과 2024년에 차례로 먼저 내놓았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예고편을 먼저 보여 주는 것처럼, 앨범을 미리 맛보게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