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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ux

듀스 (1993–1995)

한 사람은 곡을 썼고 한 사람은 그 곡을 입었다. 둘이 함께한 것은 3년이 안 됐지만, 그 시간이 한국 힙합과 댄스음악이 출발한 자리가 되었다.

한눈에 보기 🔭💭

1. 뿌리대한민국 서울 결성고교 동창 두 친구와와 2기 백업 댄서2. 데뷔나를 돌아봐뉴잭스윙 도입이현도 작곡·김성재 춤3. 정점우리는 첫 1위여름 안에서듀시스트4. 결단굴레를 벗어나 4주 1위1995년 6월 해체고별 콘서트5. 상실김성재 솔로 말하자면1995년 11월 별세사랑, 두려움6. 지금싹쓰리 리메이크AI 신곡 Rise또 하루듀스1993–1995와와 출신의 두 친구가 뉴잭스윙으로 한국 댄스…
무대의 여정 🧭🗺️
N미국대한민국서울1988–1995로스앤젤레스1995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곁의 사람들 ⏳🌊

  • 영향현진영

    두 사람이 백업 댄스팀 와와 2기로 연예계에 들어온 가수이며, 이현도가 작곡가로서 처음 곡을 실은 앨범의 주인이다.

  • 영향강원래·구준엽

    와와 1기 멤버로, 이들이 군에 입대하면서 김성재와 이현도가 2기로 뽑혔고, 두 사람은 뒤에 클론으로 활동했다.

  • 멤버이현도

    듀스 곡 대부분을 쓰고 프로듀싱했으며, 김성재가 떠난 뒤 「사랑, 두려움」을 완성하고 2025년 AI로 듀스를 되살리는 작업을 이끌었다.

  • 멤버김성재

    보컬과 랩, 그리고 팀의 춤과 스타일을 맡았고, 1995년 솔로 데뷔 이튿날 23세로 세상을 떠났다.

  • 영향비

    2020년 유재석·이효리와 결성한 싹쓰리의 첫 곡으로 「여름 안에서」를 리메이크해, 듀스의 여름 노래를 스트리밍 세대에게 이어 주었다.

YouTube에서 5곡 이어 듣기 ↗

I. 와와의 두 소년 · 1988–1993

(데뷔) 1993년 4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2인조로 데뷔했다. 멤버는 1972년생 동갑내기 김성재와 이현도였다. 첫 앨범 「DEUX」는 그달 23일에 나왔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이야기는 그보다 다섯 해쯤 앞선 고등학교 교실에서 시작된다. (만남) 두 사람은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가 끝날 무렵 친구의 소개로 만났다. 이현도는 훗날 첫눈에 서로를 알아봤다고 회고했다. 두 사람은 고교 시절부터 춤 실력이 뛰어났다고 전해진다. 이현도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음악을 만들었다고 했다. 랩이라는 말을 알기도 전에 브레이크댄스 음악의 리듬에 끌렸다는 것이다. 김성재는 훗날 한양대학교 관광학과를 졸업했다. 두 사람의 가족과 성장 환경은 공개된 것이 많지 않다. (와와) 연예계 첫걸음은 가수 현진영의 백업 댄스팀 '와와'였다. 1기 멤버 강원래와 구준엽이 군 입대로 활동할 수 없게 되자 두 사람이 2기로 뽑혔다. 이 무렵 이현도는 현진영의 앨범에 「너에게만」을 실으며 작곡가로도 첫발을 디뎠다고 알려져 있다. 무대 뒤에서 춤을 추던 소년이 이미 곡을 쓰고 있었던 셈이다. (독립) 두 사람은 자기들만의 팀을 만들기로 했다. 이름은 프랑스어로 둘을 뜻하는 'deux'를 영어식으로 읽은 것이다. 때는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랩과 춤을 가요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직후였다. 텔레비전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 유행을 정하던 시절에 두 백업 댄서가 무대 한가운데로 나섰다.

II. 나를 돌아봐 · 1993

(분업) 팀의 역할은 처음부터 분명했다. 이현도는 곡 대부분을 쓰고 편곡과 프로듀싱을 맡았으며 랩과 보컬을 함께 했다. 김성재도 보컬과 랩을 했고, 팀의 춤과 옷차림, 무대 위의 인상을 책임졌다. 곡을 만드는 사람과 그 곡을 몸으로 보여 주는 사람이 짝을 이룬 2인조였다. (뉴잭스윙) 1집 「DEUX」에는 뉴잭스윙, 컨템포러리 R&B, 팝 랩, 힙 하우스 같은 흑인음악 장르가 두루 담겼다. 미국에서는 이미 한 시대를 이룬 양식이었지만 한국 가요에서는 아직 낯설었다. 드럼머신이 찍어 내는 튀는 박자 위에 랩과 노래를 번갈아 얹는 방식은 그때까지의 댄스가요와 질감이 달랐다. (타이틀) 타이틀곡은 「나를 돌아봐」였다. 수록곡 「알고 있었어」와 함께 듀스라는 이름을 알렸다. 훗날 롤링스톤은 이 데뷔곡을 한국 대중음악 명곡 100선에 넣었다. 와와 시절 다져 온 춤이 이현도의 곡과 만나자, 두 사람이 무대에서 보여 줄 것이 처음으로 온전히 그들 자신의 것이 되었다. (표식) 두 사람은 동그라미 세 개를 방사형으로 놓은 로고를 옷에 새겨 팀을 표시했다. 무대 중간에 멤버 각자의 솔로 춤 구간을 넣어 즉흥적인 분위기를 냈다. 음악만이 아니라 옷과 춤이 팀의 정체성이 된 것이다. 카세트테이프와 CD가 함께 팔리고, 십대들이 텔레비전 무대를 보고 옷차림을 따라 하던 시절이었다. 듀스의 패션은 곧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이 되었다.

♪나를 돌아봐 (Turn Around and Look at Me)1993무대 듀스 · 1993 KBS 가요톱10

백업 댄서였던 두 사람이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걸고 내놓은 데뷔곡이다. 와와 시절 다진 춤과 이현도의 작곡이 이 곡에서 처음 하나가 되었다.

  • 박자가 살짝 튕기듯 밀고 당기는 드럼머신 비트가 곡 전체를 끌고 간다. 이 비트가 뉴잭스윙(힙합 리듬과 R&B 선율을 섞은 1980년대 말 미국 댄스음악)의 핵심이며, 몸이 먼저 반응하는 자리도 바로 여기다.
  • 랩과 노래가 한 곡 안에서 자리를 바꿔 가며 이어진다. 한 사람이 말하듯 박자에 말을 태우면(랩) 다른 사람이 선율로 받는 짜임은 당시 가요에서 낯선 구성이었다.
  • 드럼머신과 신시사이저로 쌓은 1990년대 초의 전자음이 지금 들으면 오히려 선명한 시대의 질감으로 들린다. 이현도는 2025년에도 이 드럼 중심의 사운드가 지금도 통할 거라고 자신했다.
  • 롤링스톤이 한국 대중음악 명곡 100선에 넣었고, 2025년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새 세대 관객에게도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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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듀시즘 · 1993–1994

(2집) 데뷔 여덟 달 만인 1993년 12월 30일, 2집 「Deuxism」이 나왔다. 1집과 2집은 같은 음반사를 통해 유통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춤은 더 격렬해졌고, 미국 힙합에 가까운 샘플링이 소리의 중심에 들어왔다. 첫 앨범이 장르를 소개했다면 두 번째 앨범은 그 장르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라임) 수록곡 「Go! Go! Go!」는 소리가 같은 음절을 맞추는 방식, 곧 라임의 짜임새로 한국어 랩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 준 곡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어는 문장 끝이 '-다'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영어처럼 각운을 맞추기가 어렵다. 이 앨범은 그 한계를 넘어 보려는 시도였다. 「약한 남자」도 이 무렵의 곡이다. (정상) 타이틀곡 「우리는」은 해를 넘겨 1994년 5월, SBS 「TV가요20」에서 22일과 29일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 듀스가 가요 순위 프로그램 정상에 선 첫 기록이었다. 2집은 뒷날 대한민국 100대 명반에도 이름을 올렸다. (공감) 듀스의 가사는 사랑 노래에 머물지 않았다. 사람 사이의 관계와 사회 현상을 소재로 삼아 또래에게 직접 말을 거는 화법이었다. 듀스를 따르는 팬들은 '듀시스트'라고 불렸고, 이 이름은 해체 뒤에도 남았다. 서태지와 아이들, 그리고 같은 해 데뷔한 R&B 그룹 솔리드와 함께, 듀스는 흑인음악이 한국 주류 가요로 들어오는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우리는 (We Are)1993무대 듀스 · 1994 KBS 가요톱10

2집 「Deuxism」의 타이틀곡으로, 1994년 5월 듀스에게 첫 순위 프로그램 1위를 안겼다. 또래에게 직접 말을 거는 듀스 가사의 태도가 잘 드러나는 곡이다.

  • 제목 그대로 '우리'라는 1인칭 복수로 말을 건다. 사랑 고백이 아니라 같은 세대에게 함께 서자고 말하는 화법으로 읽힌다.
  • 1집보다 무게가 실린 비트와 샘플링(기존 음반의 소리 조각을 따 와 반복해 쓰는 기법)에서 미국 힙합에 다가가려 한 2집의 방향이 들린다.
  • 격렬해진 2집의 안무와 함께 무대에서 보아야 곡의 박력이 온전히 전해진다. 춤이 비트를 눈으로 보여 주는 장치였다.
  • 2013년 데뷔 20주년 헌정 프로젝트에서 긱스가 이 곡을 리메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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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고! 고! (Go! Go! Go!)1993

2집의 수록곡으로, 한국어 랩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 준 곡으로 평가받는다. 장르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간 「Deuxism」의 성격을 압축한 곡이다.

  • 문장 끝의 소리를 맞추는 각운(라임)이 촘촘하게 짜여 있다. 한국어로 각운을 맞추기 어렵다는 통념에 맞선 시도로 평가된다.
  • 선율보다 리듬과 말의 소리가 앞에 서는 곡이라, 랩의 플로우(말을 박자에 태우는 방식)를 따라가며 들으면 재미가 커진다.
  • 제목처럼 앞으로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곡 전체에 흐르는데, 2집의 격렬해진 춤과 짝을 이루는 에너지로 들린다.

IV. 여름 안에서 · 1994

(리믹스) 1994년 9월 9일, 기존 곡을 새로 섞은 리믹스와 신곡을 함께 담은 「RHYTHM LIGHT BEAT BLACK」이 나왔다. 팬들은 이 앨범을 2.5집이라 부른다. 정규 앨범 사이에 리믹스 음반을 끼워 넣는 것은 당시 가요계에서 흔한 일이 아니었다. 같은 곡을 다른 소리로 다시 들려주겠다는 발상 자체가 클럽 문화에서 온 것이었다. (여름) 이 앨범의 타이틀곡이 「여름 안에서」다. 작사와 작곡은 이현도가 했다. 여름이 끝나 가는 9월에 나왔지만, 이 곡은 이후 한국에서 여름 노래의 대명사가 되었다. 지금도 해마다 여름이면 방송과 피서지에서 다시 들린다. 앞선 곡들보다 밝고 선율이 또렷해서, 흑인음악의 리듬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었다. (매체) 인기는 무대 밖으로 번졌다. 1994년 두 사람은 삼성전자의 CD 플레이어 'CD OK'와 '미니미니' 광고에 나왔다. 카세트에서 CD로 옮겨 가던 음반 시장에서, 새 매체를 파는 얼굴로 듀스가 뽑힌 것은 그들이 상징하던 새로움을 보여 준다. 같은 해 KBS 2TV 「밤과 음악사이」에도 출연했다. (속도) 데뷔부터 1년 반 남짓한 동안 정규 앨범 두 장과 리믹스 앨범 한 장이 나왔다. 곡은 거의 모두 이현도 한 사람이 썼다. 방송과 행사, 광고 일정이 이어지는 동안 작사·작곡·편곡을 모두 책임진 사람에게 쌓이는 무게는 컸다. 이 속도는 이듬해 팀의 결정에 그대로 이어진다.

♪여름 안에서1994무대 듀스 · 1994

리믹스 앨범 「RHYTHM LIGHT BEAT BLACK」의 타이틀곡으로, 9월에 나왔지만 한국의 여름 노래를 대표하는 곡이 되었다. 듀스의 곡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선율을 가졌다.

  • 앞선 곡들보다 밝고 선율이 또렷하다. 흑인음악의 리듬 위에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후렴(코러스)을 얹은 것이 이 곡의 생명력이다.
  • 말하는 이는 여름의 들뜬 기분 속에서 누군가를 떠올리며 말을 건다. 설렘과 그리움이 함께 섞인 정서다.
  • 1990년대 중반 신시사이저의 가볍고 반짝이는 소리가 여름 분위기를 만든다. 정규 앨범 사이에 리믹스 음반을 끼워 넣는 클럽식 발상에서 나온 곡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 걸스데이 소진과 래퍼 지조, 싹쓰리 등이 리메이크했다. 박문치가 편곡한 2020년 싹쓰리 판은 공개 직후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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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굴레를 벗어나 · 1995

(포스) 1995년 4월 13일, 3집 「Force Deux」가 나왔다. 프로듀서는 이현도였다. 펑크, 댄스홀, 느린 R&B(슬로 잼), 재즈 랩까지 앞선 앨범보다 넓은 양식을 오갔다. 활동 기간은 짧았지만 앨범을 낼수록 흑인음악의 본류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이 앨범에서 굳어졌다. 「의식혼란」, 「메시지」, 「반추」, 「상처」 같은 수록곡의 제목만 봐도 관심이 사랑 노래 바깥으로 넓어진 것이 보인다. (정점) 타이틀곡 「굴레를 벗어나」는 SBS 「TV가요20」에서 6월 11일, 18일, 25일, 그리고 7월 16일까지 통산 4주 1위를 했다. 2집의 「우리는」과 합쳐 듀스가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거둔 1위는 여섯 번이다. 얽매인 것에서 벗어나겠다는 제목은 그 무렵 두 사람의 처지와 겹쳐 읽히기도 한다. (해체) 그 한가운데인 6월 7일, 듀스는 해체를 발표했다. 밝힌 이유는 빡빡한 일정 때문에 건강이 나빠졌다는 것이었다. 이현도는 프로듀서의 길을, 김성재는 무대에 서는 엔터테이너의 길을 가고 싶어 했다고 훗날 알려졌다. 정상에 선 팀이 스스로 멈춘 것이다. 순위 프로그램 1위를 기록하는 와중에 고별을 준비했다. (고별) 7월, 두 사람은 고별 콘서트로 팬들과 작별했다. 그 실황은 공연 날짜를 제목으로 삼은 라이브 앨범 「DEUX LIVE 199507151617」로 남았다. 데뷔한 지 2년 3개월, 정규 앨범 세 장 만이었다.

♪굴레를 벗어나1995무대 듀스 · 1995 MBC 인기가요 베스트50

3집 「Force Deux」의 타이틀곡으로, 통산 4주 1위라는 듀스 최고의 성적을 남겼다. 이 곡이 1위를 하던 바로 그 시기에 팀은 해체를 발표했다.

  • 제목은 얽매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말한다. 팬들은 해체를 앞둔 두 사람의 처지와 겹쳐 이 곡을 읽기도 한다.
  • 펑크와 댄스홀까지 오간 3집답게, 앞선 앨범들보다 리듬이 묵직하고 짜임이 단단하게 들린다.
  • 곡 전체를 이현도가 프로듀싱했다. 데뷔 2년 만에 한 사람이 쓴 곡이 순위 프로그램 정상에 네 주를 머물렀다.
  • 해체 발표 뒤인 7월 16일에도 1위를 해서, 정상에서 스스로 멈춘 팀이라는 기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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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말하자면 · 1995

(휴식) 해체 뒤 두 사람은 미국으로 건너가 쉬었다고 전해진다. 팀은 해체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다. 1995년 8월 무렵 음반사 예당음향이 김성재에게 솔로 앨범을 제안했고, 김성재는 미국에서 1집을 녹음했다. 이현도는 김성재의 솔로 앨범을 곧바로 함께 준비했고 프로듀서를 맡았다고 알려져 있다. 이현도는 훗날 각자의 길을 가다가 다시 뭉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데뷔) 1995년 11월, 김성재의 솔로곡 「말하자면」이 나왔다. 듀스 시절 춤과 스타일을 맡았던 그가 처음으로 혼자 무대 중앙에 서는 곡이었다. 11월 19일 SBS 「생방송 TV가요20」에서 첫 무대를 가졌다. 그 무대는 그의 마지막 무대가 되었다. (상실) 이튿날인 11월 20일, 김성재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23세였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은 끝내 공식적으로 풀리지 않았고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말하자면」은 그가 떠난 뒤 KBS 「가요톱10」에서 1위 후보에 두 번 올랐다. (침묵) 이현도는 김성재의 죽음 뒤 은퇴를 선언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그는 이 일이 억울하고 답답하다며, 평생 짊어질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성재를 어두운 모습이 아니라 좋았던 모습으로 기억해 달라고 했다. 함께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도 했다. 한 사람이 곡을 쓰고 다른 한 사람이 그것을 입던 팀에서, 곡을 쓰던 사람만 남았다.

VII. 남은 목소리 · 1996–2026

(복귀) 이현도는 1996년 D.O라는 이름으로 솔로 앨범을 내며 돌아왔다. 1997년 3월 1일에는 듀스의 마지막 앨범으로 꼽히는 두 장짜리 베스트 앨범 「DEUX FOREVER」가 나왔다. 여기에 미발표곡 「사랑, 두려움」이 실렸다. 김성재가 생전에 녹음해 둔 목소리에 이현도가 새로 녹음한 목소리를 더해 완성한 곡이다. 수익금의 일부는 김성재의 유족에게 전해졌다. (계보) 이현도는 이후 프로듀서와 제작자로 활동했다. 그의 솔로 앨범 「The New Classik... And You Don't Stop」에는 조PD가 참여한 「소나기」가 실려 있다. 2013년에는 Mnet 「쇼미더머니2」에서 D.O크루를 이끌었다. 같은 해 데뷔 20주년 헌정 프로젝트가 열려, 「여름 안에서」를 걸스데이 소진과 래퍼 지조가, 「우리는」을 긱스가 다시 불렀다. 여러 후배 가수들이 듀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꼽힌다. (여름) 2020년 여름, 유재석·이효리·비가 결성한 싹쓰리가 첫 곡으로 「여름 안에서」를 리메이크했다. 편곡은 박문치가 맡았고, 곡은 공개 직후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스트리밍 시대의 청취자들이 26년 전의 여름 노래를 새 노래처럼 들었다. (재현) 2025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를 돌아봐」가 배경음악으로 쓰였다. 같은 해 이현도는 와이드컴퍼니를 세우고, 유족의 동의를 얻어 AI로 김성재의 목소리를 되살린 듀스 4집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11월 27일 신곡 「Rise」가, 2026년 4월 18일에는 발라드 「또 하루」가 공개되었다. 30년 전에 멈춘 2인조가 기술의 힘을 빌려 다시 둘이 되었다.

♪사랑, 두려움1997실황 이현도

김성재가 생전에 녹음하다 멈춘 목소리에 이현도가 목소리를 더해 완성한 곡이다. 1997년 「DEUX FOREVER」에 실렸고, 남은 사람이 떠난 사람과 함께 만든 마지막 듀엣이 되었다.

  • 김성재가 솔로곡으로 녹음하던 중 성대결절로 녹음이 끊겼고, 이후 듀스 4집의 타이틀곡으로 정해져 있던 곡이다. 미완의 녹음이라는 사정을 알고 들으면 목소리의 결이 다르게 다가온다.
  • 서로 다른 시기에 녹음된 두 목소리가 한 곡 안에서 만난다. 생전의 녹음과 나중에 더한 녹음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귀 기울여 볼 만하다.
  • 제목의 두 낱말처럼 사랑과 두려움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함께 다룬다. 고백보다는 망설임에 가까운 정서다.
  • 곡이 실린 앨범의 수익금 일부가 김성재의 유족에게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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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알려진 이야기

듀스라는 이름은 멤버들이 직접 지은 것이 아니다. 영화감독 신상옥의 딸 신승리가 둘을 뜻하는 프랑스어 'deux'를 제안했다. 그런데 프랑스식 발음 대신 영어식으로 읽은 '듀스'가 그대로 팀 이름이 되었다. 철자는 프랑스어이고 읽기는 영어식인 이 이름이 굳어진 경위는 팬들 사이에서나 오가는 이야기로 남았다. 결성 무렵 여성 멤버를 더하는 방안도 있었다. 후보로 거론된 미애(본명 김미애)가 고사하면서 듀스는 끝까지 2인조로 남았다. 둘이라는 팀 이름은 결과적으로 이 선택 덕분에 맞는 이름이 되었다. 듀스의 공식 디스코그래피로 꼽히는 목록에는 1996년에 나온 「DEUX BEST」가 빠져 있다. 이현도의 동의 없이 나온 음반이라, 이현도와 팬들이 공식 앨범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체와 김성재의 죽음 직후, 팀의 음악이 멤버의 뜻과 상관없이 시장에 다시 나왔던 1990년대 음반 산업의 한 단면이다. 「사랑, 두려움」에는 더 긴 사연이 있다. 처음에는 김성재의 솔로곡으로 녹음을 시작했지만 성대결절로 녹음이 멈췄다. 그 뒤 듀스 4집의 타이틀곡으로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 결국 4집은 나오지 못했고, 이현도가 김성재가 생전에 남긴 녹음에 자신의 목소리를 더해 곡을 완성했다. 30년 가까이 지나 이현도가 다시 듀스 4집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이렇게 오래 멈춰 있던 계획을 잇는 일이기도 하다. 2026년 4월 18일 공개된 「또 하루」의 발표일은 김성재의 생일과 같은 날이다.

용어 노트 📚🔎

뉴잭스윙

(말뜻) 영어 New Jack Swing에서 온 말이다. 뉴잭(new jack)은 미국 속어로 새로 등장한 사람을, 스윙(swing)은 박자가 그네처럼 살짝 밀고 당기며 출렁이는 느낌을 뜻한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1980년대 말 미국에서 힙합의 단단한 드럼 비트와 R&B의 부드러운 노래를 섞어 만든 댄스음악이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초 듀스와 현진영 같은 가수들이 이 소리를 가요에 들여왔다. 줄넘기를 떠올리면 쉽다. 그냥 일정하게 뛰지 않고 한 번은 길게, 한 번은 짧게 엇박으로 뛰면 몸이 저절로 들썩인다. 뉴잭스윙의 비트가 바로 그런 엇박의 출렁임을 품고 있다.

백업 댄서

(말뜻) 영어 back up은 뒤에서 받쳐 준다는 뜻이다. 가수 뒤에서 춤으로 무대를 받쳐 주는 사람을 말한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가수가 노래하는 동안 뒤나 옆에서 함께 춤을 추며 무대를 꾸미는 무용수다. 1990년대에는 백업 댄서 출신이 따로 팀을 꾸려 가수로 데뷔하는 일이 많았다. 와와 출신인 듀스와 클론이 대표적이다. 학교 연극에서 주인공 뒤에 선 합창단이나 무용 팀을 떠올리면 된다. 그 팀에서 가장 눈에 띄던 친구들이 다음 해 연극에서 주인공을 맡게 된 것과 비슷하다.

리믹스

(말뜻) 영어 re(다시)와 mix(섞다)를 합친 말로, 다시 섞는다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이미 발표한 곡의 노래와 악기 소리를 따로 꺼내 비트나 편곡을 바꿔 새 판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듀스의 「RHYTHM LIGHT BEAT BLACK」은 이런 리믹스 곡과 신곡을 함께 담은 앨범이라 2.5집이라 불린다. 김밥 재료를 그대로 두고 주먹밥으로 다시 만드는 것과 같다. 재료는 같은데 모양과 먹는 느낌이 달라진다. (다른 데서는) 요즘은 다른 사람의 영상이나 그림을 가져와 새로 편집하는 일도 리믹스라고 부른다.

샘플링

(말뜻) 영어 sample은 견본이나 표본을 뜻한다. 다른 음반에서 소리의 한 조각을 견본처럼 떼어 온다는 의미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기존 음반의 드럼 소리, 악기 한 마디, 목소리 한 토막을 잘라 와 반복하거나 변형해 새 곡의 재료로 쓰는 힙합의 핵심 기법이다. 듀스는 2집에서 미국 힙합에 가까운 샘플링을 본격적으로 썼다. 콜라주 숙제에서 잡지 사진을 오려 붙여 새 그림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오려 온 조각은 남의 것이어도 완성된 그림은 새 작품이 된다. (다른 데서는) 통계와 과학에서는 전체 가운데 일부를 골라 조사하는 표본 추출을 샘플링이라고 한다.

라임

(말뜻) 영어 rhyme은 시에서 줄 끝의 소리를 맞추는 운(韻)을 뜻한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랩에서 비슷한 소리가 나는 음절을 줄 끝이나 줄 안에 일부러 되풀이해 넣어 귀에 착 붙게 만드는 기술이다. 한국어 문장은 '-다'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라임을 맞추기 어렵다는 말이 많았다. 듀스의 「Go! Go! Go!」는 이 한계를 넘어 보려 한 곡으로 평가받는다. 끝말잇기와 거꾸로라고 생각하면 쉽다. 끝말잇기는 앞말의 끝소리로 다음 말을 시작하지만, 라임은 여러 줄의 끝소리를 같게 맞춘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

(한국 대중음악에서) 음반 판매량, 방송 횟수, 시청자 투표 같은 기준으로 한 주의 인기곡 순위를 매기고 1위 가수에게 트로피를 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다. 듀스가 활동하던 1990년대에는 KBS 「가요톱10」과 SBS 「TV가요20」 등이 유행을 좌우했다. 듀스는 「우리는」으로 두 번, 「굴레를 벗어나」로 네 번, 모두 여섯 번 1위를 했다. 반 대항 피구 대회에서 주마다 순위표를 붙여 두는 것과 같다. 그 순위표 맨 위에 오른 반이 그 주에 가장 주목받는다.

헌정 앨범

(말뜻) 헌정(獻呈)은 바칠 헌(獻)과 드릴 정(呈)을 써서 존경의 뜻으로 바쳐 드린다는 뜻이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후배 음악가들이 존경하는 선배의 곡을 새로 편곡하고 불러 모은 앨범이나 프로젝트를 말한다. 2013년 듀스 데뷔 20주년에는 여러 프로듀서가 참여해 「여름 안에서」, 「우리는」, 「떠나버려」를 다시 만들었다. 졸업하는 선생님께 반 친구들이 저마다 쓴 편지를 한 권으로 묶어 드리는 것과 비슷하다. 각자 쓴 방식은 달라도 한 사람을 향한 마음이 모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