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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e Baritoni — Serata Italiana

이탈리아 가곡 리사이틀 (1670–1937)

Caro mio ben, credimi almen, senza di te languisce il cor. 나의 사랑, 부디 믿어주오 — 그대 없이 이 마음은 시들어 가오. — 주세페 조르다니, 〈카로 미오 벤〉

한눈에 보기 🔭💭

1. 옛 아리아카로 미오 벤칼다라보논치니2. 글루크오페라 개혁파리데와 엘레나절제된 갈망3. 벨칸토벨리니 3곡도니체티긴 선율4. 토스티살롱 로만차꿈·매혹슬픔·기도5. 나폴리데 쿠르티스이중창앙코르의 자리6. 두 바리톤나건용김태한퀸 엘리자베스리사이틀1670–1937두 바리톤의 리사이틀 프로그램 13곡으로 듣는…
노래의 지도 — 작곡가들의 고향 🧭🗺️
N이탈리아독일베네치아칼다라 1670모데나보논치니 1670에라스바흐글루크 1714나폴리조르다니 1743 · 쿠르티스 1875베르가모도니체티 1797카타니아벨리니 1801오르토나토스티 1846

무대 위의 사람들 ⏳🌊

  • 바리톤
    나건용
    서울대 성악과 졸업, 드레스덴 국립음대 오페라 석사·최고연주자과정, 빈 국립음대 리트·오라토리오 최고연주자과정 수석. 2016년 부다페스트 국립극장 〈팔스타프〉 포드 주역. 오늘은 칼다라·보논치니, 벨리니의 달, 토스티의 슬픔과 기도를 맡는다.
  • 바리톤
    김태한
    2023년 만 22세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 역대 최연소 우승자 중 한 명. 서울대 수석 졸업,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 2023/24 시즌부터 베를린 슈타츠오퍼 오페라 스튜디오. 오늘은 조르다니·글루크, 벨리니의 장미, 도니체티의 눈물, 토스티의 꿈과 매혹을 맡는다.

I. 옛 이탈리아의 노래 — 아리에 안티케 · 17–18세기

(선집) 리사이틀의 첫머리에 놓인 네 곡은 흔히 '아리에 안티케'로 불린다. 17–18세기 이탈리아의 오페라 아리아와 실내 노래들을 19세기 말 출판인 알레산드로 파리소티가 선집으로 묶으면서 굳어진 이름이다. 성악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악보로 첫 이탈리아어 발성을 배우지만, 무대에서 대가가 부르면 전혀 다른 노래가 된다. (베네치아) 안토니오 칼다라는 1670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태어나 빈 궁정의 부악장까지 오른 바로크의 장인이었다. 같은 해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태어난 조반니 바티스타 보논치니는 런던에서 헨델과 맞붙은 라이벌로 이름을 남겼다 — 두 사람의 대결은 '트위들덤과 트위들디'라는 풍자시까지 낳았다. (개혁) 크리스토프 빌리발트 글루크는 이 무리에서 유일하게 이탈리아 바깥, 독일 바이에른의 에라스바흐 출신이다. 장식이 비대해진 오페라를 '노래는 시를 섬겨야 한다'는 원칙으로 뜯어고친 개혁가 — 오늘 부르는 곡은 그 개혁의 한복판, 빈에서 초연된 〈파리데와 엘레나〉에서 왔다. (나폴리) 그리고 주세페 조르다니. 나폴리 악파의 이 작곡가가 남긴 〈카로 미오 벤〉은 이탈리아 가곡이라는 장르 전체의 대명사가 됐다. 오랫동안 더블린에서 활동한 토마소 조르다니의 곡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나폴리의 주세페 쪽으로 정리되는 추세다.

Caro mio ben — 오 내 사랑1783경 · 김태한

이탈리아 가곡의 대명사. '나의 사랑, 부디 믿어주오 — 그대 없이 마음이 시든다'는 몇 줄의 호소가 전부다. 단순해서 어디도 숨을 곳이 없는, 성악가의 시금석.

  • 첫 프레이즈의 긴 레가토 — 숨을 어디서 쉬는지가 가수의 격을 가른다
  • 되풀이될 때마다 짙어지는 'credimi almen(부디 믿어주오)'의 호소
  • 한 음 안에서 소리를 부풀렸다 줄이는 메사 디 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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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del mio dolce ardor — 오 감미로운 나의 사랑1770 · 김태한

오페라 〈파리데와 엘레나〉에서 파리스가 아직 만나지 못한 헬레나를 향해 부르는 갈망의 노래. 글루크 개혁 오페라답게 장식을 걷어내고 선율 하나로 승부한다.

  • 현의 맥박 위에 한숨처럼 얹히는 앞꾸밈음
  • 'bramo(갈망하다)'가 반복될 때의 억눌린 열기 — 절제가 만드는 온도
  • 바리톤이 부를 때 한층 낮아지는 무게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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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raggio di sol — 태양의 빛 같이18세기 초 · 나건용

태양 빛이 잔잔한 바다 위에 평온하게 내려앉듯 — 웃는 낯 뒤에 남모를 근심이 숨어 있다는 노래. 바로크의 전형적인 자연 비유가 속마음의 어둠을 더 도드라지게 한다.

  • 잔잔한 반주(바다) 위에서 어두워지는 화성 — 겉과 속의 대비
  • 'segreto affanno(남모를 근심)'에서 가라앉는 음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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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 la gloria d'adorarvi — 그대를 사랑하는 영광을 위해1722 · 나건용

오페라 〈그리셀다〉의 아리아. '이뤄질 수 없어도, 그대를 사모하는 영광을 위해 사랑하겠다' — 절망마저 기품으로 노래하던 시대의 우아한 체념.

  • 다 카포 반복에서 가수가 얹는 즉흥 장식 — 바로크 관습의 재미
  • 'penar(괴로워하다)'조차 우아한 선율선 — 헨델의 라이벌다운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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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벨칸토 — 긴 숨의 노래 · 19세기 전반

(벨칸토)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의 벨칸토는 하나의 창법이자 시대다. 숨이 긴 선율, 매끄러운 레가토, 말하듯 자연스러운 고음 — 그 정점에 이탈리아 시칠리아 카타니아 출신의 빈첸초 벨리니가 있다. 서른셋에 파리에서 요절한 이 작곡가의 선율을 두고 베르디는 '길고 긴, 누구도 쓰지 못한 선율'이라 했다. (실내가곡) 오늘 프로그램의 벨리니 세 곡은 오페라가 아니라 살롱을 위한 실내 가곡이다. 장미에게 연인을 부탁하는 질투, 달에게 전언을 맡기는 세레나데, 냉정하다는 원망에 항변하는 격정 — 짧은 노래 안에 오페라 한 막 분량의 감정이 눌러 담겨 있다. (베르가모) 가에타노 도니체티는 벨리니와 같은 하늘 아래서 정반대로 일한 사람이다. 이탈리아 베르가모 출신으로 70편 넘는 오페라를 쏟아낸 속필의 대가 — 그러나 오늘 부르는 〈우나 라크리마〉는 그 명랑한 부파의 세계와 멀리 떨어진, 기도처럼 가라앉은 로만차다.

Vanne, o rosa fortunata — 가라, 오 행운의 장미여1829경 · 김태한

연인의 가슴에 놓일 장미에게 '행운아'라고 말을 거는 노래. 부러움이 질투가 되고, 질투가 다시 노래가 되는 살롱풍의 가벼운 우수.

  • 왈츠처럼 흔들리는 반주 위의 우아한 질투
  • 마지막 연에서 살짝 어두워지는 그늘 — 벨리니는 농담도 단조로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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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 lacrima — 눈물만년작 · 김태한

'눈물 한 방울'을 기도처럼 되뇌는 어두운 로만차. 오페라 부파의 속필가 도니체티가 만년에 남긴 정반대의 얼굴이다.

  • 'una lacrima(눈물 한 방울)'가 되풀이될 때마다 무거워지는 걸음
  • 마지막에 장조로 열리는 순간 — 눈물이 기도가 되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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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ga luna, che inargenti — 방랑하는 은빛 달이여1833경 · 나건용

시내와 꽃을 은빛으로 물들이는 달에게 사랑의 전언을 맡기는 세레나데. 벨리니 실내 가곡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곡.

  • '벨리니의 긴 선율' — 한 프레이즈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세어볼 것
  • 2절에서 같은 선율이 가사만 바꿔 돌아올 때의 은은한 변화
  • 달빛처럼 떠 있는 피아니시모 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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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 pietà, bell'idol mio — 아름다운 나의 우상이여1826경 · 나건용

메타스타지오의 시. '제발, 나를 잔인하다 말하지 마오' — 벨리니 실내 가곡 중 가장 격정적인 항변.

  • 빠르게 동요하는 반주 — 벨칸토의 우아함 밑에서 뛰는 조바심
  • 'crudel(잔인한)'에 실리는 악센트 — 원망과 애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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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토스티 — 살롱의 로만차 · 1846–1916

(토스티) 프로그램의 심장은 프란체스코 파올로 토스티다. 이탈리아 아드리아해 연안 오르토나에서 태어나 런던에 정착한 그는 이탈리아 왕가와 영국 왕실의 성악 교사를 지냈고, 1908년 에드워드 7세에게서 기사 작위를 받았다. 오페라를 한 편도 쓰지 않고 노래만으로 그 자리에 오른 유일한 이탈리아 작곡가다. (로만차) 토스티의 영토는 오페라 극장과 대중가요 사이, 살롱이다. 피아노 한 대와 목소리 하나로 완성되는 로만차 — 우아하지만 만만하지 않고, 대중적이지만 값싸지 않다. 오늘 두 가수는 각각 두 곡씩을 나눠 부른다. 김태한이 꿈과 매혹을, 나건용이 슬픔과 기도를 — 토스티의 네 얼굴이 나란히 놓이는 배치다.

Sogno — 꿈1886 · 김태한

스테케티의 시. 꿈속에서 연인이 곁에 무릎 꿇고 있었다 — 깨어나면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꾸는 꿈. 토스티 로만차의 정수.

  • 꿈결처럼 흔들리는 반주 — 현실과 꿈의 경계가 흐려지는 소리
  • 마지막 'sognai(꿈이었네)'에서 갑자기 식는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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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ia — 매혹1887 · 김태한

'그대가 지나간 자리에 꽃이 피는가, 무슨 마법을 부린 것인가' — 사랑에 걸린 주문을 반쯤 장난스럽게 캐묻는 노래.

  • 살롱 왈츠의 리듬 — 토스티 특유의 사교적인 우아함
  • 'malia(마법)'를 발음할 때의 장난기 — 심각하면 지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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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stezza — 슬픔1908 · 나건용

해질녘의 우수를 담담하게 걷는 노래. 슬픔을 외치지 않고 노래하는 — 토스티 만년의 절제가 여기 있다.

  • 절마다 조금씩 가라앉는 같은 선율 — 반복이 만드는 하강
  • '슬픔'을 울지 않고 부르는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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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ghiera — 기도나건용

'혼미하고 길 잃은 내 마음에 평화를 주소서' — 교회가 아니라 살롱에서 부르는 기도. 세속 가곡이 닿을 수 있는 경건의 자리.

  • 오르간처럼 받치는 화음 위의 낮은 간구
  • 종교곡이 아닌데도 스며드는 경건 — 살롱의 기도라는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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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나폴리에서 — 앙코르의 자리 · 1875–1937

(관습) 이탈리아 가곡 리사이틀의 마지막 자리는 관습처럼 나폴리에 내준다. 에르네스토 데 쿠르티스는 그 나폴리의 적자다 — 형이 시를 쓰고 동생이 곡을 붙인 〈돌아오라 소렌토로〉의 그 집안이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는 1935년, 당대 최고의 테너 베니아미노 질리가 주연한 동명 영화의 주제가로 세상에 나왔다. 극장에서 영화관 으로, 다시 전 세계의 무대로 — 가곡과 대중가요의 경계가 흐려지는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는 노래다. (이중창) 오늘 밤 이 곡은 두 바리톤의 이중창으로 불린다. 콩쿠르 무대라면 경쟁자였을 두 사람이 한 선율을 나눠 갖는 순간 — 리사이틀 전체가 이 마지막 화음을 위해 걸어온 셈이다.

Non ti scordar di me — 나를 잊지 말아요1935 · 이중창

'제비들이 돌아오듯, 나를 잊지 말아요' — 테너 질리의 영화로 세계에 퍼진 나폴리의 이별 노래. 오늘 밤은 두 바리톤의 이중창으로 리사이틀을 닫는다.

  • 칸초네 나폴레타나의 직선적인 호소 — 가곡과 대중가요의 경계가 녹는 순간
  • 두 바리톤이 3도로 겹칠 때의 화음 밀도
  • 클라이맥스 'non ti scordar di me'의 포르타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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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노트 📚🔎

아리에 안티케 (arie antiche)

'옛 아리아들'. 17–18세기 이탈리아 노래를 19세기 말 파리소티가 선집으로 묶으면서 굳어진 이름. 성악 공부의 첫 관문이자 리사이틀의 단골 오프닝.

벨칸토 (bel canto)

'아름다운 노래'. 숨이 긴 선율과 매끄러운 레가토를 최고 가치로 두는 이탈리아 창법이자, 로시니·벨리니·도니체티로 대표되는 19세기 전반의 양식.

로만차 (romanza)

피아노 반주로 살롱에서 부르는 서정 가곡. 오페라 아리아와 대중가요 사이의 영토로, 토스티가 이 장르의 대명사다.

다 카포 (da capo)

'처음부터'. A–B–A 형식에서 앞부분으로 되돌아가는 것. 반복될 때 가수가 즉흥 장식을 더하는 것이 바로크의 관습이었다.

메사 디 보체 (messa di voce)

한 음을 길게 끌며 소리를 점점 부풀렸다가 다시 줄이는 기술. 옛 아리아를 부를 때 기량을 가늠하는 척도.

칸초네 나폴레타나 (canzone napoletana)

나폴리 방언과 정서로 쓰인 대중 가곡. 〈오 솔레 미오〉 〈돌아오라 소렌토로〉 〈나를 잊지 말아요〉가 모두 여기 속한다.

바리톤 (baritone)

테너와 베이스 사이의 남성 음역. 사람의 말소리에 가장 가까운 성부로 불리며, 오늘 무대는 이 성부 둘의 리사이틀이다.

같이 가는 사람에게 보내 주세요 — 예습은 나눌수록 공연이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