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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rano Sumi Hwang in Recital

소프라노 황수미 리사이틀

진정한 음악은 그 시대와 그 사람들의 생각을 되비춘다. 내 사람들은 미국인이고, 내 시대는 오늘이다. — 조지 거슈윈 · 오늘 밤 마지막 블록을 쓴 사람이 자기 음악을 설명하며

한눈에 보기 🔭💭

1. 헨델 둘1709 베네치아1738 런던나무 그늘의 노래2. 슈베르트 셋음악에게미뇽의 그리움송어와 피아노3. 오페라 둘수잔나의 정원마르그리트의 보석듣는 귀가 있다4. 우리말 둘나태주 · 그말가람 이병기 · 별시가 노래로5. 2부 색소폰몰리넬리 탱고거슈윈 셋허버트의 농담6. 예습 동선아리아는 상황가곡은 시박수 자리리사이틀제11회 M 클래식 축제 황수미 리사이틀(9/…
노래의 지도 — 베네치아에서 뉴욕까지 🧭🗺️
N영국프랑스오스트리아베네치아아그리피나 초연 1709런던세르세 초연 1738빈피가로의 결혼 1786 · 슈베르트 가곡 1817파리파우스트 초연 1859뉴욕허버트 1911 · 거슈윈 1935

일부 지명 좌표 출처(가공): GeoNames (CC BY 4.0) · Pleiades (CC BY 3.0)

무대 위와 뒤의 사람들 ⏳🌊

  • 소프라노황수미

    서울대 음악대학 학사·석사를 마치고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오페라 · 리트&오라토리오)을 졸업했다.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이고, 그 전후로 ARD 뮌헨 2위와 아넬리제 로텐베르거 콩쿠르 우승을 거쳤다. 독일 본 오페라와 비스바덴 헤센 주립극장, 제네바, 테아터 안 데어 빈에서 주역으로 노래했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의 올림픽 찬가가 이 목소리다. 가곡 반주의 대가 헬무트 도이치와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음반 'Songs'(2019)를 냈을 만큼 오페라와 리트를 나란히 해 온 가수다. 2026년 7월에는 예술의전당 '투란도트'에서 류를 불렀다. 그런 이력이라 오늘처럼 아리아와 가곡과 재즈를 한 무대에 세우는 프로그램이 무리가 아니다. 현재 경희대 성악과 교수.

  • 피아노방은현

    독일 드레스덴 국립음대에서 **가곡반주과** 석사와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성악 반주는 '따라가는 일'이 아니라 별도의 전공이다 — 시를 읽고 성악가의 호흡을 설계하는 훈련을 몇 년 받은 사람이 무대에 함께 오른다는 뜻이다. 독일 브레머하펜 시립극장 음악코치를 지냈고, 현재 국립오페라단 오페라스튜디오 음악코치로 있다. 오늘 프로그램에서 '송어'의 피아노와 '보석의 노래'의 왈츠는 반주가 아니라 배역에 가깝다.

  • 게스트 색소폰송영준

    경북예술고와 경희대 음악대학 기악과를 나왔고, 금호영아티스트로 선발돼 독주회를 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일보 신인음악회 무대에도 선 것으로 전해진다. 2부에서 무대에 올라 혼자 한 곡(몰리넬리)을 연주하고, 거슈윈 세 곡에서는 목소리와 나란히 선다 — 성악 리사이틀에 색소폰이 들어오는 일은 흔치 않으니 오늘의 이변은 여기다.

  • 편곡안성민

    2부 거슈윈 세 곡을 소프라노 · 색소폰 · 피아노 편성으로 옮긴 것으로 소개된 편곡자. 원래 재즈 밴드나 오케스트라가 받쳐 주던 노래를 세 사람이 감당해야 하므로, 색소폰이 어디서 오블리가토(장식 선율)를 맡고 어디서 피아노에 자리를 내주는지가 곧 편곡의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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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헨델 — 나무 그늘 아래에서 · 1709 · 1738

(첫 곡) 오늘 밤의 첫 음은 오페라 '세르세'의 막이 열리자마자 나오는 노래다.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가 정원에 서서 플라타너스 한 그루의 그늘을 찬미한다 — 사랑 노래도, 분노의 아리아도 아니고, **나무에게 말을 거는 노래**다. 오페라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개막곡이 하필 이런 장면인 것이 이 곡의 농담이자 매력이다. (라르고라는 오해) 흔히 '헨델의 라르고'라 불리지만 악보의 지시는 라르게토다 — 후대의 편곡들이 한없이 느리게 늘여 놓으면서 굳은 별명이다. 원래는 극의 첫 장면을 여는, 짧고 담담한 노래다. 오늘 얼마나 느리게 가는지 재 보는 것도 하나의 감상법이다. (1738년의 실패) '세르세'는 1738년 런던 헤이마켓 왕립극장에서 초연됐고 **흥행에 실패했다**. 진지한 신화 오페라를 기대한 관객에게 이 작품의 희극적인 어조가 낯설었다. 오페라는 잊혔지만 첫 아리아만 살아남아 300년 가까이 불린다 — 오늘도 그 한 곡만 무대에 오른다. (스물넷의 헨델) 두 번째 곡은 거꾸로 29년 전으로 간다. '아그리피나'는 1709년 성탄절 베네치아에서 초연돼 스물네 살 독일 청년을 하루아침에 유럽의 이름으로 만든 작품이다. 로마 궁정의 음모극이고, '크나큰 기쁨'은 그 소용돌이 속에서 포페아가 부르는 짧고 반짝이는 승리의 노래다. 느린 명상으로 열고 빠른 기쁨으로 받는 이 두 곡 배치가, 앞으로 90분 동안 반복될 이 리사이틀의 문법이다 — **느림과 빠름, 무거움과 농담을 짝지어 놓는다.**

♪그리운 나무 그늘이여 — 오페라 '세르세'헨델 · HWV 40 · 1738노래 Christopher Lowrey (카운터테너)

막이 열리자마자 나오는 그 노래. 흔히 '헨델의 라르고'로 알려졌지만 악보 지시는 라르게토다 — 얼마나 느리게 가는지 재 보며 들을 것.

  • 첫 마디 — 반주가 노래보다 먼저 도착한다
  • 장식음 — 반복 구간에서 가수가 무엇을 더하는가
  • 끝맺음 — 박수를 부르지 않고 조용히 닫는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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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슈베르트 — 음악에게, 미뇽에게, 송어에게

(음악에) 슈베르트가 스무 살에 쓴 '음악에'는 음악 자체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노래다. 시는 친구 프란츠 폰 쇼버가 썼고, 곡은 2분이 채 되지 않는다. 이 짧은 노래가 200년 동안 음악회의 마지막 인사로 쓰여 왔다 — 연주자들이 무대를 떠나며 부르는 곡이라는 뜻이다. 오늘은 그것을 앞쪽에 놓았으니, 인사가 아니라 선언에 가깝다. (미뇽) 미뇽은 괴테의 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 나오는 소녀다. 유랑극단에 팔려 온 아이이고, 자기가 어디서 왔는지 말하지 못한 채 남쪽 나라를 그리워한다. 슈베르트는 이 소녀의 시들에 몇 번이고 다시 곡을 붙였다 — 같은 시에 여러 번 손을 댔다는 사실 자체가 그가 이 인물을 놓지 못했다는 증거다. 그리움이라는 한 가지 감정만으로 이루어진 노래이니, 선율을 좇기보다 목소리의 온도를 들을 것. (송어) 그리고 분위기가 뒤집힌다. '송어'에서 실제 주인공은 피아노다 — 오른손이 물속을 튀어 오르는 여섯 음짜리 무늬를 쉬지 않고 그린다. 노래는 세 절인데, 낚시꾼이 물을 흐려 송어를 잡는 순간 **그 무늬가 깨진다.** 이야기가 음악의 사건이 되는 이 한 자리가 곡 전체의 목적이다. 두 해 뒤 슈베르트는 이 선율을 실내악으로 다시 써서 '송어' 5중주를 남겼다 — 그쪽을 먼저 아는 사람이 많지만, 원본은 오늘 부를 이 가곡이다.

♪음악에 — D. 547슈베르트 · 1817 · 쇼버 시노래 Gerald Finley (베이스바리톤) · Harding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2분이 안 되는 노래. 200년 동안 음악회의 마지막 인사로 쓰여 온 곡을 오늘은 앞쪽에 놓았다 — 인사가 아니라 선언이다.

  • 피아노 왼손 — 걸어가는 듯한 저음의 걸음
  • 두 절의 차이 — 같은 선율을 두 번째에 어떻게 다르게 놓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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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 — D. 550슈베르트 · 1817 · 슈바르트 시노래 Aksel Rykkvin (바리톤) · Piers Lane (피아노)

주인공은 피아노다. 오른손이 그리는 여섯 음짜리 물결 무늬가 낚시꾼이 물을 흐리는 순간 깨진다 — 그 한 자리가 곡의 목적.

  • 오른손의 튀는 무늬 — 시작부터 쉬지 않는다
  • 3절 — 무늬가 무너지는 정확한 순간
  • 두 해 뒤의 '송어' 5중주와 같은 선율임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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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모차르트 — 정원에서, 듣는 귀를 알면서

(상황) '피가로의 결혼' 마지막 막, 밤의 정원. 수잔나는 곧 남편이 될 피가로가 덤불 뒤에서 엿듣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피가로는 그 노래가 백작에게 가는 것이라 믿고 질투로 타들어 간다. 관객만 진실을 안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레나데가 사실은 골탕 먹이기라는 것을. (왜 두 제목인가) 프로그램에 '마침내 그 순간이 오고…'와 '오라, 지체 말고'가 나란히 적힌 것은 두 곡이 아니라 한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앞은 레치타티보(말하듯 노래하는 대목), 뒤가 아리아다. 오페라에서는 상황을 설명하는 레치타티보가 아리아를 데려온다 — 리사이틀에서도 그 문을 생략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듣기) 이 아리아의 어려움은 고음이 아니라 **단순함**이다. 반주는 얇고 선율은 느리게 걸어간다. 숨을 어디서 쉬는지가 그대로 들리는 곡이라, 성악가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종류의 아름다움이다. 진심과 연기가 한 선율 위에 겹쳐 있다는 것 — 그 이중성이 들리면 이 곡을 다 들은 것이다.

♪오라, 지체 말고 — '피가로의 결혼' 4막모차르트 · K. 492 · 1786노래 Lisette Oropesa (소프라노)

엿듣는 남자를 알면서 부르는 사랑 노래. 레치타티보 '마침내 그 순간이 오고'가 아리아를 데려오므로 프로그램에 두 제목이 함께 적혀 있다.

  • 레치타티보에서 아리아로 넘어가는 이음매
  • 숨 자리 — 반주가 얇아 그대로 들린다
  • 진심과 연기가 한 선율에 겹치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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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우리말 두 편 — 그말 · 별

(자리) 세 언어를 오가는 이 프로그램에서 우리말 두 편은 모차르트와 구노 사이, 1부의 가장 조용한 자리에 놓인다. 앞뒤로 화려한 오페라 아리아가 서 있으니 대비는 뚜렷하다 — 큰 소리 다음의 낮은 목소리다. (그말) 나태주의 시에 황미래가 곡을 붙였다. 나태주는 '풀꽃'의 시인이고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을 맞은 사람이다. 짧고 쉬운 말로 쓰기 때문에 작곡가들이 유난히 자주 찾는데, 2025년에는 아예 자기 시 오천여 편을 작곡 공모전에 통째로 열어 주기도 했다 — 시인과 작곡가는 사람을 위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만 이 곡 '그말'은 2026년 4월 테너 김현수의 노래로 발표된 신작이라 자료가 거의 없다. **오늘 처음 듣는 사람이 대부분일 신작**이라는 뜻이니, 사전 지식 없이 듣는 편이 오히려 정직하다. 시가 짧을수록 노래는 어려워진다 — 붙일 말이 적으니 음악이 감정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 (별 — 두 번째 곡) '별'은 사정이 정반대다. 가람 이병기의 시조에 붙은 노래인데, **이미 국민가곡이 하나 있다.** 이수인이 마산의 여고 음악교사 시절에 쓴 '별'이 그것이다. 1970년 서울음악제에서 초연되고 방송을 타며 누구나 아는 노래가 됐다. 오늘 부르는 것은 그 곡이 아니라 윤학준이 같은 시조에 새로 붙인 곡이다. (그래서 무엇을 듣나) 관객 대부분이 이수인의 선율을 외우고 있다는 전제 위에서 듣게 되는 노래라는 뜻이다. 같은 시행을 윤학준이 어디서 다르게 끊고 어디서 다르게 올리는지 — 익숙한 자리에서 예상이 어긋나는 지점이 이 곡의 본편이다. 작곡가 윤학준은 '마중'(허림 시)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창작동요에서 출발해 선율은 부르기 쉽게 쓰고 색채는 화성에서 내는 편이니, 노래를 좇기보다 피아노의 화음이 바뀌는 순간에 귀를 두는 편이 낫다. (시조라는 형식) 이병기는 20세기 초 시조를 되살린 시인이자 국문학자다. 1926년에 '시조란 무엇인가'를 써서 부흥 운동을 이끌었고, 1939년 '가람시조집'을 냈다. 시조는 세 줄과 정해진 글자 수를 가진 정형시라 형식이 이미 리듬을 품고 있다 — 특히 **종장 첫머리에서 어조가 한 번 꺾인다.** 그 자리에 화성 변화나 쉼이 놓이는지 들어 보면, 작곡가가 시조의 리듬을 따랐는지 거슬렀는지가 바로 드러난다. (발음) 우리말 노래는 발음이 곧 악기다. 외국어 가곡에서는 넘어가던 자음 하나가 여기서는 다 들린다 — 같은 가수의 목소리가 모국어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할 수 있는, 이 리사이틀에서 가장 정직한 두 곡이다.

♪그말 — 나태주 시 · 황미래 곡한국 가곡 · 2026노래 김현수 (테너) · KBS 누가누가 잘하나

2026년 4월 테너 김현수의 노래로 발표된 신작이라 공개된 기록이 거의 없다. 사전 정보가 없는 편이 오히려 정직한 감상이 되는 자리.

  • 짧은 시 — 음악이 감정을 혼자 감당하는 대목
  • 우리말 자음이 그대로 들리는 발음의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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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 윤학준의 곡으로가람 이병기 시조 · 한국 가곡노래 황수미 · 2024 세일 한국가곡 상설무대

오늘의 가수가 오늘의 곡을 부른 실황(세일 한국가곡 상설무대, 2024년 2월). 이 예습 노트에서 가장 확실한 한 장이다 — 같은 시조에 붙은 이수인의 국민가곡과 무엇이 다른지 미리 견줘 볼 수 있다.

  • 익숙한 자리에서 예상이 어긋나는 지점
  • 종장 첫머리 — 어조가 꺾이는 곳에 무엇을 놓았나
  • 피아노 화음이 바뀌는 순간 — 이 작곡가의 색은 거기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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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구노 — 보석 앞에서, 1부의 폐막

(함정) 1부는 프랑스 오페라의 가장 유명한 소프라노 아리아로 닫는다. 구노의 '파우스트' 3막, 마르그리트는 자기 집 문 앞에서 보석함을 발견한다. 누가 두고 갔는지 그는 모른다 — 메피스토펠레스가 그를 무너뜨리려고 놓아둔 미끼다. 보석을 하나씩 걸치며 거울 속의 자기를 보고 놀라는 장면이 이 노래다. (왈츠와 웃음) 음악은 왈츠 박자로 굴러가고 성악은 웃음소리처럼 튀어 오른다 — 콜로라투라(빠르게 굴리는 장식 기교)가 감정 표현 그 자체로 쓰이는 대표적인 예다. 기교가 화려할수록 장면은 더 잔인해진다. 관객은 그것이 함정인 줄 알기 때문이다. (배치) 이 곡이 1부의 마지막이라는 점을 기억해 둘 것. 나무 그늘의 명상으로 시작해 우리말의 낮은 목소리를 지나, 화려함의 정점에서 불이 켜진다. 그리고 인터미션 15분 뒤, 무대에는 없던 악기 하나가 올라온다.

♪보석의 노래 — 오페라 '파우스트' 3막구노 · 1859노래 황수미 · 2018 여수음악제

메피스토펠레스가 놓아둔 보석함 앞에서 거울 속 자기를 보고 놀라는 장면. 왈츠 박자 위에서 콜로라투라가 웃음소리처럼 튀어 오른다.

  • 웃음처럼 굴러가는 장식음 — 기교가 곧 감정
  • 왈츠 박자 — 무도회가 아닌데 왜 왈츠인가
  • 관객만 아는 것: 이것이 함정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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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2부 — 색소폰이 들어온다 · 뉴욕 1911–1936

(문을 여는 건 목소리가 아니다) 2부의 첫 곡에는 노래가 없다. 로베르토 몰리넬리의 '뉴욕으로부터의 네 장의 사진' 중 '탱고 클럽'을 색소폰이 혼자 연주한다. 몰리넬리는 클래식과 재즈를 오가는 이탈리아 작곡가이고, 이 모음곡은 색소폰 연주자들의 현대 표준 레퍼토리다. 성악 리사이틀에서 기악 솔로가 한 곡을 통째로 가져가는 배치는 흔치 않다 — 2부가 다른 세계라는 선언으로 읽으면 된다. (거슈윈 셋) 이어 거슈윈 세 곡이 소프라노 · 색소폰 · 피아노 편성으로 온다(안성민 편곡). '서머타임'은 오페라 '포기와 베스'(1935)의 자장가 — 미국 노래 중 가장 많이 다시 불린 곡으로 꼽힌다. '블라, 블라, 블라'는 정반대다: 달과 유월과 사랑을 읊는 상투적인 가사를 대놓고 조롱하는 **농담 노래**다. '바이 스트라우스'는 재즈에 밀려난 빈 왈츠를 편들며 짐짓 왈츠로 쓴 곡이다. 셋 다 웃기려고 쓴 데가 있는 노래이니, 1부의 진지함을 그대로 들고 오면 곡을 놓친다. (마지막 농담) 끝 곡은 빅터 허버트의 오페레타 '인챈트리스'(1911)에서 '예술이 나를 부르네' — 부제가 '프리마돈나가 되고 싶어'다.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어 안달하는 아가씨가 자기 재능을 뽐내며 콜로라투라를 쏟아내는 코믹 아리아다. 성악가가 성악가를 흉내 내는 노래를 **진짜 프리마돈나가** 부르는 것 — 90분의 마지막 자리로 이보다 영리한 선택은 없다.

♪탱고 클럽 — '뉴욕으로부터의 네 장의 사진'몰리넬리 · 색소폰 솔로연주 브랜든 최 (색소폰) · 안두현 지휘 KBS교향악단

2부의 문을 여는 곡에는 노래가 없다. 클래식과 재즈를 오가는 이탈리아 작곡가의 모음곡이고, 색소폰 연주자들의 현대 표준곡이다.

  • 탱고의 관절 — 박자가 걸리는 자리
  • 색소폰의 음색 폭 — 속삭임에서 비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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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스트라우스거슈윈 · 1936노래 Laetitia Gerards (소프라노) · Lucas·Arthur Jussen (피아노)

재즈에 밀려난 빈 왈츠를 편들며 짐짓 왈츠로 쓴 농담. 오늘은 색소폰이 함께 서니, 조롱당하는 쪽과 조롱하는 쪽이 한 무대에 있다.

  • 왈츠 흉내 — 진짜 빈 왈츠와 어디가 다른가
  • 가사의 능청 — 진지한 척할수록 더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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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나를 부르네 — '인챈트리스'빅터 허버트 · 1911노래 Julia Koci (소프라노) · Chanda VanderHart (피아노)

프리마돈나가 되고 싶다고 안달하는 아가씨의 코믹 아리아. 성악가 흉내를 진짜 성악가가 내는 곡이라, 마지막 자리에 맞춤이다.

  • 콜로라투라의 과장 — 어디까지 밀어붙이는가
  • 말과 노래 사이 — 연기가 시작되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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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 예습 동선 — 90분을 어떻게 들을까

(세 가지만) ① **아리아는 상황을 먼저.** 헨델·모차르트·구노 네 곡은 가사를 몰라도 장면만 알면 다 들린다 — 나무 그늘, 승리, 엿듣는 정원, 보석 함정. 위 본문의 네 문장이 곧 예습이다. ② **가곡은 시가 절반이다.** 슈베르트 세 곡과 우리말 두 편은 짧으니, 시를 한 번 읽고 가면 노래가 낭독으로 들리기 시작한다. ③ **2부는 웃을 준비를 하고 갈 것.** 거슈윈과 허버트는 진지하게 들으면 손해다. (박수) 오늘은 연가곡이 없어 곡마다 박수를 쳐도 된다. 다만 두 자리는 예외다 — 모차르트의 레치타티보와 아리아 사이(한 덩어리다), 그리고 슈베르트 세 곡처럼 같은 작곡가의 묶음은 관례상 묶어서 받는 경우가 많으니 주위를 한 박자 살피면 된다. (오늘의 관전 포인트) 한 사람의 목소리가 이탈리아어 · 독일어 · 우리말 · 영어를 건너간다. 언어가 바뀔 때 발음과 호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2부에서 색소폰이라는 낯선 동료를 만났을 때 그 목소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 이 두 가지가 오늘 밤의 본편이다.

♪오늘의 목소리 — 황수미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2014노래 황수미 · 2014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 실황

우승 무대의 실황. 오늘 들을 목소리의 원점이다 — 콩쿠르의 긴장과 리사이틀의 여유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재미는 공연장의 몫.

  • 여린 대목의 집중력 — 이 가수의 서명
  • 언어 전환 — 어떤 언어에서 가장 자유로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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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노트 📚🔎

레치타티보 (Recitativo)

(말뜻) 이탈리아어 recitativo는 '이야기하듯 말한다'는 뜻의 recitare에서 왔다. 노래라기보다 말을 읊는 대목이라는 성격이 이름에 그대로 담겨 있다. (음악에서) 오페라에서 인물이 지금 상황과 사연을 설명하는 대목으로, 정해진 선율보다 말의 리듬을 따라 읊조리듯 노래한다. 그 뒤에 감정이 터져 나오는 아리아가 이어지는 게 보통이다. 연극에서 배우가 사건을 설명하는 대사를 한 다음 노래나 춤 같은 클라이맥스 장면으로 넘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 오늘 모차르트 곡의 제목이 둘인 것도 레치타티보와 아리아가 한 세트로 붙어 다니기 때문이다.

콜로라투라 (Coloratura)

(말뜻) 이탈리아어로 '색을 입힌다'는 뜻이다. 단순한 선율에 화려한 장식음을 얹어 색을 칠하듯 꾸민다는 데서 이름이 나왔다. (음악에서) 목소리로 음을 빠르게 굴리고 높은 음역을 뛰어오르며 화려하게 장식하는 노래 기교를 가리킨다. 체육 시간에 기본 동작에 회전이나 점프 같은 화려한 기술을 얹어 보여주는 것과 비슷하다 — 구노의 '보석의 노래'에서는 이 화려한 기교가 웃음소리처럼 튀어 오르며, 기교가 화려해질수록 장면은 오히려 더 잔인하게 들린다.

리트 (Lied)

(말뜻) 독일어로 그냥 '노래'라는 뜻이다. 하지만 음악 용어로는 피아노와 성악을 위한 독일 예술가곡이라는 특정한 종류를 가리키는 말로 굳어졌다. (음악에서) 피아노 반주와 목소리가 대등한 짝을 이루어 시 한 편을 음악으로 옮기는 독일어 가곡이다. 시가 절반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가사와 음악이 똑같이 중요하다. 그림책을 읽을 때 글과 그림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고 한 장면을 함께 완성하는 것과 비슷하다 — 오늘 부를 슈베르트의 세 곡이 이 형식의 표준이다.

'헨델의 라르고'

(말뜻) 라르고(Largo)는 이탈리아어로 '넓게', 라르게토(Larghetto)는 '조금 넓게'라는 뜻으로 둘 다 느리게 연주하라는 지시어지만, 라르게토가 라르고보다는 덜 느리다. (음악에서)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 첫머리 아리아를 후대 사람들이 부르는 별명이다. 정작 악보에 적힌 지시어는 라르게토인데, 후대의 편곡자들이 이 곡을 한없이 느리게 늘여 연주하면서 '라르고'라는 별명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원곡은 짧고 담담한 곡인데, 마치 짧은 별명 하나가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 것과는 다른 뜻으로 더 유명해지는 것과 비슷하다.

시조 (時調)

(말뜻) 한자로 때 시(時), 가락 조(調) — '그 시대의 가락'이라는 뜻이다. 원래는 노래로 불리던 정형시였다는 사실이 이름에 그대로 남아 있다. (음악에서) 세 줄(초장·중장·종장)과 정해진 글자 수를 지키는 우리 옛 정형시 형식이다. 특히 마지막 줄인 종장의 첫머리에서 어조가 한 번 꺾이는 규칙이 있어, 형식 자체가 이미 리듬을 품고 있다. 랩을 할 때 정해진 박자 안에 가사를 맞춰 넣어야 하는 것처럼, 시조에 곡을 붙이는 작곡가는 이 정해진 리듬을 그대로 따를지 일부러 거스를지부터 정해야 한다 — 가람 이병기의 '별'이 그런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