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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nna Philharmonic · Tugan Sokhiev · Seong-Jin Cho

베토벤 4번 · 브람스 2번 — 10월 25일 예습 노트

새 교향곡은 어찌나 우울한지 자네는 견디지 못할 걸세. 악보에는 검은 상장(喪章)을 둘러 인쇄해야 할 거야. — 브람스가 출판인 짐로크에게, 1877년 · 정작 그의 가장 환한 교향곡을 두고 던진 농담

한눈에 보기 🔭💭

1. 베토벤 4번독주가 먼저오르페우스마지막 협연2. 브람스 2번뵈르터 호수한 여름의 완성전원 교향곡3. 씨앗 모티프레–도♯–레첼로·베이스네 악장 관통4. 그늘E단조 2악장트롬본의 그림자검은 날개5. 무대빈 필하모닉투간 소키에프조성진6. 예습 동선전곡 두 번카덴차 주목박수 참기노트10월 25일 공연(빈 필하모닉 · 지휘 투간…
두 작품의 지도 — 태어난 곳, 초연된 곳 🧭🗺️
N독일오스트리아베토벤 출생 1770함부르크브람스 출생 1833푀르차흐교향곡 2번 작곡 1877 여름두 곡의 초연 1808 · 1877

무대 위의 사람들 ⏳🌊

  • 피아노
    조성진
    1994년 서울 태생. 2009년 하마마츠 콩쿠르를 열다섯 살 최연소로 우승했고,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 무대의 한복판에 섰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미셸 베로프를 사사했고 도이체 그라모폰 전속으로 헨델(2023)과 라벨 전곡(2025, 탄생 150주년)까지 영토를 넓혀 왔다. 베토벤 4번은 독주가 먼저 말을 꺼내는 협주곡 — 여리게 시작하는 그 다섯 마디가 정제된 소리로 이름난 이 피아니스트와 어떻게 만날지가 이 밤의 핵심이다.
  • 지휘
    투간 소키에프
    1977년 북오세티야 블라디캅카스 태생.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서 전설적인 지휘 교사 일리야 무신의 마지막 제자 세대로 배웠다. 툴루즈 카피톨 국립오케스트라(2008–2022)와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2014–2022)의 음악감독을 지냈고 2022년 3월 두 자리를 함께 내려놓았다. 러시아·프랑스 레퍼토리로 이름을 얻었지만, 과장 없이 선율의 결을 살리는 지휘라 오늘 같은 '노래하는' 프로그램과 잘 맞는다.
  •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1842년 창단. 상임 지휘자를 두지 않고 단원들이 스스로 운영하며 매 공연 객원 지휘자를 초청하는 자치 악단이다. 빈 국립오페라 오케스트라 단원 가운데 선발되고, 빈 호른·빈 오보에 같은 고유 악기로 '빈 사운드'라 불리는 결을 지켜 왔다. 그리고 오늘 프로그램과의 인연 — 브람스 2번을 1877년 초연한 바로 그 악단이다. 149년 뒤, 초연 악단이 같은 곡을 다시 든다.
  • 1877년 초연의 지휘자
    한스 리히터
    브람스 2번을 1877년 12월 30일 빈 필하모닉과 초연했다. 바로 전해 바이로이트에서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전곡 초연을 지휘한 그 사람이다 — 서로 등을 돌렸던 바그너와 브람스, 두 진영을 오간 드문 인물. 초연 당시 3악장은 청중의 박수로 한 번 더 연주됐다.

I.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 독주가 먼저 말을 꺼내다 · 1806

(파격) 협주곡은 오케스트라가 문을 여는 장르였다. 독주자는 긴 서주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등장한다 — 모차르트의 협주곡 스물일곱 편이 전부 그랬다. 베토벤은 4번의 첫머리에서 이 관습을 뒤집는다. 피아노가 홀로, 여리게, G장조 화음 다섯 마디를 먼저 말한다. 그리고 오케스트라는 같은 조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 B장조에서 조용히 대답한다. 협주곡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중기) 이 곡은 1805–06년, 베토벤 중기의 가장 뜨거운 시기에 나왔다. 라주몹스키 사중주, 교향곡 4번, 열정 소나타와 같은 책상에서 쓰였다. 1808년 12월 22일 안 데어 빈 극장 — 교향곡 5번과 6번이 한꺼번에 초연된 그 전설적인 네 시간짜리 연주회에서 베토벤 자신의 독주로 공개 초연됐다. 청력이 무너져 가던 그가 협주곡의 독주자로 무대에 선 마지막 밤이었다. (오르페우스) 2악장 안단테 콘 모토는 짧다. E단조, 현악은 거친 유니즌으로 다그치고 피아노는 코랄처럼 부드럽게 답한다. 다그침은 조금씩 잦아들고, 끝에는 피아노의 노래만 남는다. 후대 사람들은 여기서 리라 하나로 저승의 문을 연 오르페우스를 읽었다 — 베토벤이 붙인 표제는 아니지만, 음악이 하는 일이 그 신화와 같아서 굳어진 해석이다. (론도) 3악장은 2악장에서 쉼 없이 이어진다. C장조인 척 시작해 이내 제자리 G장조를 찾아오는 장난, 그리고 이 곡에서 처음 등장하는 트럼펫과 팀파니 — 앞의 두 악장이 아껴 둔 빛을 마지막에 몰아 쓴다.

피아노 협주곡 4번 — 전곡 실황 ①Op. 58 · 1806

먼저 전곡을 통으로. 독주가 여는 다섯 마디와 B장조로 비켜 답하는 오케스트라 — 이 곡의 모든 것이 첫 페이지에 예고돼 있다.

  • 시작 — 오케스트라 없이 피아노가 먼저 여는 다섯 마디의 정적
  • 2악장 — 현의 다그침이 피아노의 노래에 눌려 잦아드는 과정
  • 1악장 끝 카덴차 — 이 독주자는 어떤 카덴차를 고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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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곡 실황 ② — 다른 손, 다른 해석Op. 58 · 1806

같은 곡을 다른 독주자로. 템포와 카덴차 선택이 갈리는 지점을 비교해 두면, 공연장에서 '조성진의 선택'이 들리기 시작한다.

  • 1악장 — ①과 첫 다섯 마디의 호흡이 어떻게 다른지
  • 카덴차 — ①과 같은 카덴차인지부터 확인
  • 3악장 — 트럼펫·팀파니가 처음 터지는 순간의 무게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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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의 독주자 — 조성진의 베토벤협주곡 5번 '황제' · MBC TV예술무대

조성진의 4번 실황은 아직 공식 채널에 없다(떠도는 영상은 무단 녹화들이라 싣지 않는다). 대신 같은 베토벤 협주곡 — MBC 무대의 황제 전곡 실황으로 그의 베토벤 소리를 미리 익혀 둔다.

  • 여린 대목의 타건 — 조성진이 '여리게'를 다루는 방식
  • 오케스트라와 주고받는 호흡 — 4번의 대화 악장을 상상하며
  • 카덴차 성격의 독주 대목 — 10월 25일 그의 카덴차를 점치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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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브람스 교향곡 2번 — 뵈르터 호수의 한 여름 · 1877

(한 여름) 1번 교향곡에 스물한 해를 쓴 사람이, 2번은 한 여름에 끝냈다. 1877년 여름, 케른텐의 호숫가 마을 푀르차흐 — 브람스는 '이곳엔 선율이 하도 날아다녀서 밟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편지에 썼다. 그 가벼움이 곡에 그대로 스며서, 초연 무렵부터 '브람스의 전원 교향곡'이라 불렸다. (농담과 진담) 정작 브람스는 출판인 짐로크에게 정반대의 농담을 보냈다 — 새 교향곡이 너무 우울하니 악보에 검은 테를 둘러 인쇄하라고. 순전한 농담만은 아니다. 햇살 같은 1악장 안에서도 트롬본과 튜바가 낮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왜 그런 어두운 소리를 넣었느냐는 물음에 브람스는 답장했다. '나는 심하게 우울한 인간이고, 검은 날개가 우리 위에서 끊임없이 퍼덕인다.' 이 곡의 밝음은 그늘을 아는 사람의 밝음이다. (세 개의 음) 전곡의 열쇠는 첫 마디에 있다. 첼로와 베이스가 내는 레–도♯–레 세 음 — 이 작은 씨앗이 호른 주제로, 왈츠풍 둘째 주제로, 피날레의 첫 주제로 모습을 바꿔 가며 네 악장을 관통한다. 이것 하나만 귀에 담아 가도 공연의 절반은 예습한 셈이다. (초연) 1877년 12월 30일 빈, 한스 리히터와 빈 필하모닉 — 10월 25일 무대에 서는 바로 그 악단이다. 오보에가 이끄는 3악장이 끝나자 청중이 박수로 같은 악장을 한 번 더 청했다 — 지금도 이 곡에서 가장 사랑받는 악장이다.

교향곡 2번 — 전곡 실황 ①Op. 73 · 1877

첫 마디의 첼로·베이스 세 음(레–도♯–레)을 붙잡고 끝까지. 씨앗 하나가 네 악장으로 자라는 과정이 이 곡의 건축이다.

  • 1악장 첫 마디 — 레–도♯–레, 그리고 곧장 이어받는 호른
  • 1악장 둘째 주제 — 첼로·비올라의 왈츠, 자장가를 닮은 노래
  • 4악장 — 숨죽인 시작과 마지막 트롬본의 D장조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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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곡 실황 ② — 다른 해석과 비교Op. 73 · 1877

전원의 밝음을 앞세우는 해석과 트롬본의 그늘을 짙게 깔아 주는 해석이 갈린다. 두 벌을 들어 두면 10월의 실연이 어느 쪽에 서 있는지 보인다.

  • 1악장 트롬본 — 그림자를 얼마나 진하게 드리우는지
  • 2악장 — 첼로의 긴 노래를 끌고 가는 템포
  • 3악장 — 목가와 빠른 변주 사이의 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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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예습 동선 — 공연장에서 무엇을 들을 것인가

(순서) 추천 동선은 세 걸음이다. 먼저 두 곡을 배경음악처럼 한 번 흘려듣는다 — 선율이 낯을 익히는 단계다. 다음, 위 곡 카드의 포인트를 들고 정독하듯 한 번. 공연 전날에는 베토벤 2악장과 브람스 3악장만 다시 듣는다. 짧고, 공연장에서 가장 크게 돌아오는 두 악장이다. (베토벤에서) 첫 다섯 마디의 정적을 놓치지 말 것 — 지휘자가 아니라 피아니스트가 공연을 여는 순간이다. 1악장 끝의 카덴차는 독주자의 선택을 듣는 자리다. 베토벤이 직접 써 둔 카덴차가 두 벌 있어 대부분 그중 하나를 치지만, 다른 카덴차를 들고 오는 독주자도 있다. 예습한 영상과 다르게 들린다면 바로 그 지점이다. (브람스에서) 레–도♯–레를 계속 추적할 것. 3악장에서는 오보에의 목가가 두 차례 빠른 변주로 튕겨 나갔다 돌아오는 템포 전환을. 그리고 4악장 — 소토 보체로 숨죽여 시작한다. 웅장한 개시를 기대하고 있으면 시작 자체를 놓친다. 마지막에는 트롬본이 D장조로 활짝 열리며 브람스의 네 교향곡을 통틀어 가장 환한 결말이 온다. 악장 사이 박수는 참는 것이 관례지만, 이 곡의 초연 청중은 3악장에 박수로 앙코르를 청했다 — 그 마음만은 이해하게 될 것이다. (하나의 밤) 프로그램으로 보면 G장조 협주곡과 D장조 교향곡 — 딸림조로 이웃한 두 조성이고, 성격으로 보면 둘 다 '노래하는' 작품이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밤이 아니라 선율이 끌고 가는 밤. 그래서 예습의 요점도 화려한 대목의 암기가 아니라 조용한 대목들 — 베토벤의 다섯 마디, 브람스의 세 음 — 을 미리 귀에 심어 두는 것이다.

용어 노트 📚🔎

카덴차 (cadenza)

협주곡 악장의 끝머리에서 오케스트라가 멈추고 독주자 홀로 기량을 펼치는 자리. 원래는 즉흥이었으나 베토벤은 4번을 위해 직접 두 벌을 써서 남겼다 — 오늘 독주자가 무엇을 치는지가 감상 포인트가 되는 이유.

아카데미 (Akademie)

베토벤 시대에 작곡가가 자기 작품만으로 여는 자체 기획 연주회. 1808년 12월 22일의 아카데미에서는 교향곡 5·6번, 협주곡 4번, 합창 환상곡이 한 밤에 초연됐다 — 난방도 안 되는 극장에서 네 시간.

소토 보체 (sotto voce)

'목소리를 낮춰'. 브람스 2번 4악장의 개시 지시 — 폭발 직전의 숨죽임이라, 웅장한 시작을 기대하면 시작 자체를 놓친다.

딸림조 (dominant key)

으뜸음에서 완전5도 위의 조. G장조의 딸림조가 D장조 — 조성 음악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 오늘 두 곡의 배치가 한 호흡으로 들리는 이유다.

같이 가는 사람에게 보내 주세요 — 예습은 나눌수록 공연이 커집니다.